7년전쟁(김성한)
1. 개요
七年戰爭
2010년 타계한 김성한 작가의 역사 소설. 1974년부터 사료를 수집하기 시작해 1984년부터 1989년까지 동아일보에 연재되었고 1990년 단행본 전 7권으로 출간되었다.[1] 이후 임진란(1592년) 7주갑[2] 을 맞이해 2012년 임진년에 총 5권으로 재출간되었다. 자료수집과 집필기간만 총 15년으로 작가의 역사소설 중 최고의 작품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3] 이성계, 요하, 왕건에 이은 마지막 역사소설.
2. 특징
- 동아시아 삼국전쟁으로서의 임진왜란을 그린 최초의 역사소설
임진왜란을 소재로 한 창작물중에서 전쟁 전반을 객관적으로 가장 잘 조명한 것으로 평가된다. 임진왜란이라는 전쟁은 한중일마다 부르는 명칭이 다양한데[4] 이 작품은 동아시아 국제전으로 바라보고 있다. 단순한 전쟁묘사뿐 아니라 왜란 직전 조선과 일본의 모습부터 전쟁 소강시기인 1593년부터 정유재란 직전까지의 모습도 상세히 담아내고 있다. 읽다보면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임란의 교과서같은 느낌이다. 당연히 1980년대에는 이러한 접근법이 비판을 받았으며 결국 1990년 단행본 발간시 7년전쟁이 아닌 임진왜란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했었다. 최근 임진왜란이라는 명칭논쟁이 일어나면서 결국 2012년에 본래 작가가 의도한 7년전쟁으로 재출간되었다. 즉 7년간의 전쟁을 거시적 시선으로 담담히 그려낸 최초의 창작물이라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 철저한 고증, 입체적 인간상, 간결한 문체
철저한 고증도 돋보인다. 국내사료는 물론이고 일본및 중국 사료까지 모두 섭렵하고 전쟁을 다양한 시각에서 풀어냈다. 작가가 직접 일본 및 중국 현지답사를 해서 소설의 무대도 조선으로 한정되지 않고 베이징과 오사카를 넘나든다. 또 여러 등장인물을 단편적인 시각이 아닌 다양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보통의 임란 관련책은 전체적으로 딱딱하고 이야기로써의 재미는 좀 떨어지는데 이 책은 맛깔나는 구어체는 물론이고 간결하고 힘있는 문체로 전개되어 그리 지루하지 않다.
다만 지금보면 곳곳에 고증오류가 보이는데 예를 들어 명이 문치주의로 인해 문약한 나라였다던가...[5] 조선 조정이 전쟁 대비를 안 했다던가...[6] 옛날 작품임을 감안하고 삼국지 연의보는 기분으로 넘기자.
다만 지금보면 곳곳에 고증오류가 보이는데 예를 들어 명이 문치주의로 인해 문약한 나라였다던가...[5] 조선 조정이 전쟁 대비를 안 했다던가...[6] 옛날 작품임을 감안하고 삼국지 연의보는 기분으로 넘기자.
- 무능한 통치자는 만참으로도 부족한 역사의 범죄자다.
각권 서두마다 있는 작가의 문구이다. 이 말은 놀랍게도 삼국의 지도자인 선조와 도요토미 히데요시, 그리고 만력제 모두에게 적용되는 말이다. 즉 전쟁 책임을 단순히 왜놈들이 아닌 조선 지배층의 무능에서도 찾고있다. 또 만력제의 찌질함을 잘 묘사했으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무리한 원정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잘 드러나 있다. 일본인들은 무조건 나쁘고 조선은 피해자이며 명나라는 조선을 구원한 대국이라는 이분법적 사고관에서 한참 벗어나 있는 것이다.
3. 각권 개요
- 1권: 붓을 든 자와 칼을 든 자
칼의 나라 일본과 붓의 나라 조선, 그 사이에서 생존을 도모하는 쓰시마. 전쟁을 막으려는 세력의 온갖 술수와 안간힘도 들을 귀가 없는 상대에게는 소용없고 전운은 짙어만 간다.
- 2권: 전쟁의 설계도
한달음에 서울을 점령하는 일본군. 사령관들은 일찌감치 도망가고 임금도 도성을 버린 채 망명까지 생각한다. 용기와 충성, 배신과 비겁...... 전쟁의 소용돌이는 인간이 타고난 온갖 미추를 분출시키는데...
- 3권: 조선의 영웅들
육지에서는 의병이, 바다에서는 수군이 일본군을 괴롭힌다. 수도를 점령해도 끝이 나지 않는 이상한 전쟁에 일본군은 '출구전략'을 고민하고, 명의 참전이 임박해지면서 전쟁은 복잡한 양상을 띤다.
- 4권: 비밀과 거짓말
진퇴양난의 일본과 복수를 꿈꾸는 조선. 명의 심유경과 일본의 유키나가 사이에 비밀 거래가 오가고 조선은 미온적인 북경의 태도에 초조해진다. 전투와 외교전이 교차하는 가운데...
- 5권: 재침 그리고 기이한 화평
히데요시는 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재침이라는 승부수를 던지고, 대군이 다시 바다를 건너오자 다급해진 조선 조정은 치명적인 실책을 저지른다. 히데요시의 죽음 전후 일본과 명은 기이한 화평을...
4. 등장인물
임란시기답게 상당히 많은 인물이 나오기 때문에 나열할 수가 없다. 다만 이 소설의 주연을 굳이 꼽자면 고니시 유키나가와 심유경 정도. 그외 선조나 도요토미 히데요시 정도가 될 것이다. 특히 고니시 유키나가의 경우 작가가 굉장히 공을 들인 등장인물이라 할 수 있다.
의병장들은 3권에 많이 나온다. 임란 이야기를 시간순으로 조정-의병-조정식으로 교차로 하면 복잡해지기때문에 의병분량은 몰입하기 쉽게 몰아놓았다. 거병 순서대로 곽재우가 먼저 등장하며 정인홍, 권응수, 김면 등도 다루며 조헌과 영규대사를 마지막으로 다시 외교전으로 돌아온다.
신각, 유극량같은 인물들도 따로 챕터를 내어 묘사하고 있다.
당연히 충무공 이순신 장군도 나오지만 분량은 소설 전체로 보면 그리 많지 않다. 3권에 등장. 물론 먼치킨으로 나오며 작가 역시 이순신을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
5. 기타
7년전쟁이지만 이야기의 시작은 1587년으로 1598년까지 사실상 12년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2권 중반부에 가서야 전쟁이 시작되며 1권은 사실상 전쟁 이전의 양국의 모습을 그렸다. 이 때문에 정여립의 난이나 건저의 파동도 1권 후반에 나온다. 정여립의 난은 논란이 많지만 전통적 시각을 따라 정여립이 난을 일으킨 것으로 해석했다.
노량 해전을 마지막으로 소설은 막을 내리지만 에필로그 챕터가 따로 있어 소설의 후일담을 정리했다.
2015년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이 일부 에피소드를 여기서 차용했다.
[1] [image] 이때 제목은 7년전쟁이 아닌 《임진왜란》. 지금은 도서관 보존서고에서나 찾을 수 있는 희귀한 책이 되어 버렸다.[2] 1갑이 60년이다. 7갑은 420년.[3] 작가의 다른 작품인 이성계, 요하, 왕건보다 다루는 시기는 짧은데(1587년~1598년 12년 정도) 분량은 오히려 훨씬 많다.[4] 각각 중국에선 '항왜원조전쟁', 한국은 '임진왜란', 일본에서는 '분로쿠의 역'이라고 부른다.[5] 명나라항목을 들어가보면 알겠지만 명나라는 당시 지금의 미국 혹은 그 이상의 강대국이었다,물론 토목의 변이나 사르후 전투같은 흑역사도 있었지만 사실 역사적인 강대국들은 모두 흑역사가 있다.[6] 그 숫자가 십만을 넘는다고 생각하지 못했을 뿐 조선 조정은 외침 자체는 예상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