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O군/계급
1. 개요
북대서양 조약기구의 군사력인 NATO군은 세계 최대 규모의 다국적군이다.
하지만 이런 다국적 기구의 숙명과도 같은 것이 갖가지 분야에서의 표준화 문제인데, NATO의 구성세력은 20~30개국에 달하며 쓰는 언어만도 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다. 일단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데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마셜 플랜의 수혜를 입은 나라들이 많은 특성상 NATO의 군수품 보급에 있어 일정 수준까지는 표준화가 가능하였고 NATO탄이 동맹국들 외에도 여러 나라에서 쓰이는 등 성과도 적지 않았으나, '''언어'''[1] 와 '''군사 교리의 발전 배경으로 작용하는 각국 고유의 군사학사(史)''' 등은 어떻게 표준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에 따라 던져지는 과제 중에서 중요한 것이 군사 계급의 교통정리이다.
2. 의의
한국군의 경우 미군의 계급체계를 적절히 번역해서 받아들인 편이고 그 미국이 NATO의 창설을 주도했기 때문에 병 계급이 쓸데없이 많은데 부사관 계급은 너무 적은 점을 제외하면 많이 어긋날 것은 없다[2] . 문제는, 미군 외의 주변 적국 또는 우방국 군대와 교류할 때 어떻게 대응시키느냐라 할 수 있다. 장교 문서에 소개된 군사 계급의 역사를 보면 전체적인 개요는 파악이 되지만 '''이외에도 온갖 해괴한 명칭의 계급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엎치락뒤치락하며 신설/폐지를 반복했고, 일부 국가에서는 그런 해괴한 계급명이 오늘날에도 살아남아서 멀쩡히 쓰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개요만으로는 충분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결국 '어차피 피할 수 없는 혼선에 유기적으로 대처하고자 만든' NATO의 갖가지 규격과 표준에는 계급 대응 관계 역시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사실 한국어 화자나 한국 사람들에게 친숙한 (준)소중(상)대×위령장 식의 계급은, 동양권이 서양 군사학계의 발전되었으면서도 검증된 시스템을 자신들의 실정에 맞게 적절히 취사선택하여 받아들이면서 한중일이 제각기 방식으로 번역[3]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육군과 해군의 군사 용어나 계급이 군종 뿐만 아니라 병과마다도 천차만별이며, 다른 나라라지만 똑같은 언어 쓰고 심지어 역사도 겹치는 군대가 서로 다른 용어를 쓰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이 현실이나, 대한민국 국군과 국방부, 또는 일반 언론이나 일반인들도 북한이라는 코 앞의 위협과 주변 4강의 실정에만 주로 주목하며 군사사를 비롯한 배경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하는 군사 용어와 계급 대응을 그냥 머릿수 내지 별 개수(...) 같은 걸로만 끼워맞추는 실정이기에 NATO에서 정한 계급 코드를 참조하는 것은 주변 4강을 포함한 여러 강대국 군대의 계급 체계 뿐만 아니라 편제, 역사를 이해하는데에 있어 도움이 될 수 있다.
3. 코드
NATO에서는 장교와 사병(병, 부사관) 계급을 분리한 다음 각각 10개[4] , 9개 단계[5] 로 세분화하여 회원국들이 자기네 실정을 감안하면서도 타국과의 협력에 용이하게끔 계급 코드를 정하였다. 일단 서방권 국가들이니만큼 육군 대령이 Colonel이고 대위는 Captain이고 장군은 General로 불리는 등 어떤 면에서는 대동소이하다고 볼 수 있으나 꼭 그렇지는 않으며, 부사관 계급에서는 같은 언어를 쓰는 나라끼리도 차이가 꽤 많다. 또한 20세기에 출발하여 육해군보다 역사가 짧은 공군의 계급명을 설정할 때도 영국군은 굉장히 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공통적인 것은, 소위와 중위를 구분하는 것이 딱히 철저하지 않고 준사관은 부사관과 따로 분리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준사관 계급 운용에 있어서는 오히려 미군이 많이 특이한 편.
나토군의 이 계급 코드는 어디까지나 코드일 뿐이다. 용어는 나라별로 굉장히 다르다. 한국군과 대동소이한 미군/계급의 E-1~E-9를 OR-1~OR-9로 치환하고 O-1~O-11을 소위와 중위를 하나로 묶어서 1계단씩 낮춘 OF-1~OF-10으로 보면 어느 나라라도 개수 자체는 어긋나지 않는 편이지만, 각국 계급명의 조어법이나 계급별 주요 보직 등을 살펴보면 코드와 맞지 않는 부분도 은근히 많다.
4. 탁상공론?
하지만 나라마다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역사가 다른 점은, 정말로 어쩔 수 없다. 세계적인 트렌드인 해군 특유의 수장도 의식적으로 튕기는 해군이 있는가 하면, 계급장의 체계가 타국과 '''어긋난''' 경우도 있다. Commandant, Divisional General, Squadron Vice Admiral, General Admiral 같은 장교 계급명이나 Brigadier, Major 같은 '''부사관''' 계급명은 처음 듣는 이들에게는 개념이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는 혼란을 선사한다. 특히 접두어 접미어 같은 조어법은 서유럽 언어들은 비슷한 면이 많기 때문에 NATO 회원국들부터가 어떻게 이거랑 저거랑 같은 계급이냐는둥 의문을 표하기도 할 정도. 게다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냉전이 무너지고 소련이 황폐화되고''' 이러한 현실 속에 서유럽과 교류가 뜸했던 동유럽 국가들이 들어오면서 기존 회원국들끼리 맞춰놓은 NATO 계급체계가 오히려 이들에게는 맞지 않는 면이 있다는 의견 역시 힘을 얻었다. 특히 이런 나라들은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들이라 러시아와의 적대관계가 이어지는 나토에서는 이들에 대한 배려를 안할 수는 없는 편이기도 했다.
하지만 더 복잡해지기 전에 이런 틀이라도 만든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 볼 수도 있다. NATO 회원국이나 관계자들 역시 NATO 계급 코드가 원래 있던 것들을 끼워맞춘 것이지 코드에 맞춰 각국이 계급을 설정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으며 그에 따라 적절히 유연성을 발휘하기에 NATO군은 오늘도 평화롭게 그럭저럭 잘 굴러가고 있다.
5. 관련 문서
[1] 유럽연합과 마찬가지로(사실 구성원이 꽤 겹치기도 한다) NATO 역시 공문서나 국제회의의 통번역 비용에 막대한 비용을 소모하고 있다.[2] 본래 국군 창군 당시에는 미군의 계급체계를 충실히 받아들여 부사관 계급은 특무상사/일등상사/이등상사/일등중사/이등중사/하사로 6단계, 병 계급은 일등병/이등병 2단계였으나, 한국전쟁을 치룬 후 부사관은 상사/중사/하사 3단계, 병은 병장/상등병/일등병/이등병 4단계로 '''구 일본군 식으로 퇴보'''하고 말았다. 그나마 원사가 1989년 생겨 부사관이 4단계로 늘었지만...[3] 한국은 준장 계급을 도입하고 (비록 대한제국 때나 썼다지만) 참-부-정 단계를 도입하거나 '좌' 대신 '령'이란 말을 쓰는등 국군도 제갈길을 갔다. [4] Officer : OF-1(소위&중위)부터 OF-10(원수)까지 구분된다.[5] Other Ranks : OR-1(훈련병 또는 이등병)부터 OR-9(주임원사 또는 준위)까지 구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