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니(조류)
1. 개요
기러기목 오리과 고니속에 속하는 조류. 한자로는 鵠(고니 곡)이 있으며, '흰 새'라는 의미의 한자어 백조(白鳥)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이름대로, 호주에 사는 흑고니를 제외하면 새하얀 깃털을 가지고 있다. 단순한 흰색이 아니라 깃털이 물에 젖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름기 그루밍 덕분에 몸에 윤기가 흘러서, 깨끗한 물에 사는 고니를 햇빛이 쨍한 날에 가까이서 보면 눈이 부실 정도로 희다.
백조는 일본식 표현이므로, 한국어로 쓸 때는 '고니'라고 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며, 조선시대에도 쓰였던 기록이 있다.
기러기목 오리과의 조류로 하얀 털에 길고 가는 목이 특징. 주로 겨울에 남쪽으로 내려오는 철새다. 그 외형 때문에 창작물에서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로 등장할 때가 많으며, 이는 유명 발레 작품인 백조의 호수 때문에 더욱 강하게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백조의 호수, 백조 왕자 등 유럽의 동화에선 유독 이 동물로 변하는 저주가 자주 등장한다.
2. 특징
2.1. 생태
고니의 종류는 상당히 다양하며 유럽, 아시아, 북아메리카, 호주 등에 고루 분포한다. 모든 종류가 물가에 살며 주로 강이나 호수, 습지를 선호한다.
모든 종류가 초식 중심의 잡식성으로, 주로 물풀이나 갈대나 벼같은 식물의 뿌리, 열매를 먹지만 경우에 따라 수서곤충이나 작은 물고기를 먹기도 한다. 천적으로는 알과 새끼를 노리는 까마귀, 맹금류, 여우와 성체를 드물게 사냥하는 검독수리 등의 대형 맹금류가 있다.
일부일처제로 짝을 맺으면 평생을 같이 살지만 간혹 드물게 바람을 피는 개체도 있다. 수초를 쌓아올린 둥지에 알을 낳으며 새끼 때에는 털이 하얗지 않고 회색에 가까운 잿빛이며, 이는 성장하면서 하얗게 변한다.[1] 암수 모두 양육에 참여하며 어미 고니는 새끼를 등에 태우며 키우기도 한다.
우아하게 물 위에 떠 있는 걸로 보이지만, 정작 물에 잠긴 아래 쪽에선 빠지지 않기 위해 끝임없이 발을 빠르게 움직인다고 하여, 일본 등지에선 남 몰래 노력하는 사람을 이 고니에 비유하기도 한다. 일본 미디어의 영향으로 한국에서도 이렇게 알려진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 알려진 사실'''로, 물 속의 고니 다리가 비쳐보일 정도로 투명하고 맑은 물에서 실제로 보면 대부분 평온하게 천천히 살랑살랑 움직인다. 몸집도 크고 다리도 길기 때문.[2]
고니 역시 물 위를 떠다니는 다른 새들과 마찬가지로 꽁지깃 뿌리 부근에 물에 젖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기름샘을 가지고 있다.[3] 일반적으로는 여기서 나오는 기름을 고양이가 그루밍하듯이 온 몸에 묻히거나[4] 공기를 채워 그 부력을 이용하여 물 위에 뜨는 것일 뿐, 딱히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발을 버둥거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물 위에서 전진할 때는 물갈퀴질을 하긴 하며, 이때 짧은 다리를 허우적대는 모습이 좀 안쓰러운 건 사실이다. 허나 이것마저도 직접 보면 알겠지만 한 번 속도가 붙으면 우아하게 미끄러지기만 하기 때문에 별로 허우적대지도 않는다. 유유히 수면을 전진하는 모습을 자세히 보면 발은 뒤로 뻗은채로 가만히 있는다.
2.2. 공격성
멀리서 본다면 매우 우아해 보이겠지만,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 게 좋다. 영역개념과 새끼를 보호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거침없이 공격하며 물리면 매우 아프다. 거위가 성질이 더러운 것으로 유명한데, 거위를 뻥튀기 시켜놓은 덩치인데 성격도 거위못지 않으니 동물원 같은데 가서 함부로 손가락 내밀지 말자. 부리가 그렇게 날카롭거나 하진 않기 때문에 다치기보단 부리에 찝혀서 몹시 아픈 정도다.[5] 어쨋든 사람한테는 자꾸 꼬집어서 아프다는정도 말고는 그렇게까지 큰 피해를 주지는 못한다. 다만 날개로 후려치기도 하는데 이건 좀 위험하긴 하지만 사람 다리를 부러뜨릴 정도라는 말은 과장된 이야기다. 다만 서유럽~북유럽에 서식하는 혹고니는 매우 성격이 난폭하기 때문에 혹고니의 공격으로 '''사람이 익사한''' 사례가 존재한다. 물론 고니가 힘이 강력한 새인건 맞지만[6]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관찰할 수 있는 야생 고니들의 경우 아예 가까이 갈 일이 없어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오기 전에 자기들이 먼저 도망가기도 하고 대부분이 보호종이라 접근이 불가능하다.
영역을 침범한 까마귀를 물에 빠트린 뒤 물에 들어가서 까지도 '''끝까지 쫒아가''' 하악거리며 응징하는 네덜란드 혹고니의 위엄. 마치 날개로 때리는 소리가 사람을 패는 소리와 비슷하다. 흠좀무.
3. 인간과의 관계
도쿄에 있는 왕궁 주변 연못, 부도칸 주위 해자에도 고니가 산다. 얘들은 사람이 다가오면 도망가는데, 그래도 꽤 가까이서 볼수 있고 큰고니라 우리나라 경복궁 경회루 연못에서 볼수 있는 것보다 덩치가 커서 그 크기에 놀라게 된다.
유럽 귀족이나 왕족들은 요리상에 공작이나 고니 통구이 따위를 종종 올린다. 이 경우 깃털은 미리 뽑아 두었다가 요리 후 다시 붙인 것이다. 영국 왕실이 템즈 강에서 소유한 고니 같은 것도 이렇게 요리하는데 쓰려고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크루세이더 킹즈 시리즈같은 중세 배경의 창작물에서 "왕실 고니 사육사" 같은 직책을 자주 접할 수 있으며 이것 역시 고니가 귀족의 식재료로 영유되던 것에 기원한다. 성 안의 내정관직으로 거마(車馬) 관리관, 궁정 사냥꾼 등과 함께 중요한 직책으로 취급되며, 현재 유럽의 왕가들에도 명예관직으로 남아있다. 템즈 강의 고니들의 경우 스완 어핑(Swan upping)이라고 해서, 왕실에서 사람들이 나와 고니들에게 직접 왕실 표식을 붙이고 고니가 제대로 있는지를 확인하는 행사가 정기적으로 이루어졌다. 현대에도 이 행사 자체는 남아있는데, 물론 행사의 성격이 바뀌어서 고니들의 생태를 확인하고 보호하기 위한 동물 보호 활동으로 바뀌었다.
맛은 당시 고위층 말로는 거위의 상위호환 취급이었다고 한다. 거위는 고니를 못먹는 경우에나 먹는 고기 였다고 하는데, 현재는 먹어보기 힘들어서 확인이 힘들다.
유럽의 공원[7] 에 살고 있는 혹고니들은 지속적인 무료급식 탓에 사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요… 사람이 들고 있는 음식을 뺏어 먹기까지 하며 먹을게 뿌려지면 주변의 작은 새들을 뭉개고 자신이 독식하려 들기도 하고 심지어 먹을 걸 안 주면 옷을 물고 늘어지는 처절함을 보여준다. 비둘기는 피하기라도 하는데 얘네는 덩치가 있다보니 피하지도 않는다. 물에 떠있는 놈들에게 먹을 걸 뿌리거나 혹은 시야를 향해 빈 손을 안에 먹이가 있는 것처럼 살짝 주먹을 쥐고 흔들면 낚시를 하는 것도 가능. 거기다 우아하게 카메라 각까지 잡아주는 여유도 보여주기 때문에 사진 찍고 싶으면 과자나 빵 부스러기를 준비하면 매우 쉽게 근접사진을 찍을 수 있다. 자는 걸 깨우면 도망가지 않고 성질을 낸다. 특히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폰델공원에 서식하는 혹고니들은 사람에게 달려들어 마치 고양이 처럼 하악대며 먹을 걸 구걸하기로 유명하다.
우리가 서양권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는 고니들의 모습은 주로 서유럽이나 북유럽 일부에 서식하는 혹고니(Cygnus olor)들이다. 북아메리카에 사는 고니들은 대개 나팔고니(Cygnus buccinator)들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쉽게 관찰할수 있는 큰고니(Cygnus cygnus)들은 고니들 중에서도 크기가 꽤 커서 실제로 보면 놀라는 경우가 많은 편으로, 양 날개를 펼치면 2.5미터에서 3미터에 달하는 것도 있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귀납법의 단점을 설명하는 예시로 '''검은 백조'''(흑고니) #가 자주 등장한다. 흑조 이론 항목 참조.
3.1. 고니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 가면라이더 시리즈
- 김곤 - 타짜(만화)
- 스완, 데네브 - 이런 영웅은 싫어
- 스완 메이[8] -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
- 로엔그린 - 고니를 타고 다니는 기사가 등장한다.
- 백조의 호수 - 오데트
- Mr.2 봉쿠레 - 원피스
- 미운 오리 새끼
- 백조 쥰 - 과학닌자대 갓챠맨
- 빠샤메카드 - 프리버디
- 슈퍼전대 시리즈
- 아르피엘 - 소노라 알바 메르디유
- 아히루 - 프린세스 츄츄
- 요괴메카드 - 엘레강스왕
- 벡터맨 버지니아 - 지구용사 벡터맨
- 시그너스 효가 - 세인트 세이야
- 꼬지보리/스완나[9] - 포켓몬스터 BW
- 백조몬 - 디지몬 시리즈
- 설탕백조 - 쿠키런
영어로 고니를 의미하는 Swan과 발음이 같지만 이쪽은 Swann이다.
- 레드스완(슈퍼스트링) - 슈퍼스트링
- 명일방주 - 바이비크
4. 관련 문서
[1] 이 때문에 나온 동화가 미운 오리 새끼.[2] 오히려 몸도 작고 다리도 짧은 오리야 말로 백조만큼 갈려면 발을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3] 기름샘의 위치는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나, 물 위에 뜨는 새라면 모두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부리를 이용해 깃털에 기름을 묻히는 것도 동일하다.[4] 이 기름이 없으면, 가령 비누목욕시킨 뒤 물에 넣으면 뜨지 않고 빠질 것이라는 편견도 있으나 실상은 기름이 없어도 '''안 빠진다.''' 무슨말인지 모르면 고니의 실루엣과 '''배가 왜 물에 뜨는지'''를 생각해 보자. 기름을 바르는 '''주된''' 이유는 '''물에 뜨기 위해서'''가 아니라 '''물기에 의해 깃털이 젖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깃털이 물에 젖으면 무거워지고 그럼 비행이 힘들어지고 게다가 체온까지 낮아지기 때문에 생명조차 위험해지는 3연벙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흔히들 군대에서 닦고 조이고 기름치듯 고니도 기름 가지고 날개깃과 꼬리깃 등 전반적인 깃 관리도 한다. 그리고 비행에 특화된 조류 특성상 덩치에 비해서 가볍기 때문에 더 잘 뜬다. 기름기가 뜨는 데 간접적으로 도움이 되긴 하지만 그게 주 목적은 아닌 것. 조류의 비행 매커니즘은 생각보다 과학적이고 복잡하다.[5] 빨랫집게와 구조가 비슷하다.[6] 일반적으로 새들은 덩치에 비해 힘이 강력한 편이다.[7] 대표적으로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이나 영국의 버킹엄 궁전 등. 정원뿐 아니라 제네바나 안시 같은 데 가면 자연호수에도 사람의 무료급식에 익숙한 것들이 많이 돌아다닌다.[8] 정확히 말하자면, 이쪽은 캐릭터가 아닌 종족이다. 송성준의 검은 가시나무 광대에서도 이 종족이 등장하나, 곧 연재가 중단됐고 덕분에 항간에선 비홀더와 동일한 사례가 아니겠냐는 소문이 돌았다. 자세한 건 비홀더 항목 참조.[9] 미운 오리 새끼가 모티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