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프 체펠린급 항공모함
1. 제원
2. 개요
크릭스마리네의 항공모함 설계안 '''그라프 체펠린급 항공모함(Graf-Zeppelin-Klasse)'''.
3. 개발
1935년 아돌프 히틀러가 지시하여 건조를 시작하였다. 당시 크릭스마리네 총사령관 에리히 레더 제독은 1945년까지 4척의 항공모함을 포함한 대규모 대양함대를 건설하기 위한 Z 계획을 수립하였다. 하지만 애초에 함선설계기술이 열악[1] 한 독일이 독자적으로 제대로 된 항모를 만들 수 있을리는 만무했고, 독일 독자적으로는 항공모함을 건조하기 힘들다고 판단, 독일보다 육,공군 기술력은 딸리지만 상대적으로 해군 기술력이 우월한 일본 제국에게 도움을 청했고[2] 결국 일본의 기술 지원하에 건조가 진행되었다. 이때 방문한 항공모함이 이후 진주만 공습에 참가한 아카기. 다만 개조항모라는 특성상 그다지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는 듯하다. 덕분에 애당초 독일은 히류의 설계도를 원했지만 일본이 거부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형상을 볼 때 아카기와 유사점이 상당히 보인다.
이 때까지만 해도 그라프 체펠린의 건조에는 반대가 없었다. 아무리 항공모함보다 전함이 중시되던 시절이었다고 해도 항공모함 자체는 함대의 정찰용 및 선제타격용으로 가치가 확립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다만 영국-독일 해군조약이 체결된 시기인 1935년에야 건조가 시작되었으므로 다가올 전쟁에 시간이 안 맞을 가능성이 많았지만, 당장 영국과 전쟁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히틀러의 구두약속을 믿은 크릭스마리네는 원래의 건조계획을 그대로 유지했다.
4. 시련과 중지
그러나 1939년에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이후 육군에 밀린 해군은 예산의 부족으로 항공모함 건조 계획을 2척으로 줄인다. 당초 계획은 항모(Flugzeugträger) A~D의 네개의 함을 건조하는 것이었으나 C와 D의 건조는 시작되기도 전에 백지화된다. 게다가 원래 세계대전이 벌어지면 영국같이 해군에 중점을 둔 국가도 건조중이던 대형함선을 건조중지하거나 폐기처분할 정도로 상황이 안좋게 변한다.[3] 당연히 독일의 사정은 더 안좋았으므로 1940년엔 아예 해체명령이 떨어지지만... 다행히 노르웨이를 독일이 점령하게 되자 해안선 방어라는 명목으로 겨우 보존된다. 그렇게 노르웨이에서 잉여하게 지낼 무렵...
전함 비스마르크 등의 손실로 인해 가뜩이나 없던 해군 전력이 부족해지고 타란토 공습과 진주만 공습으로 인해 항모가 단순히 항공기용 수송함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는 걸 히틀러가 알게 되자 다시 그라프 체펠린을 완공시킬 것을 명령한다. 작업은 다시 박차를 가하게 되고, 적어도 1943년이나 1944년 정도면 실전참가가 가능하리라고 보았다.
일단 어느 정도 선체가 완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더 필요해진 것은 독일이 항공모함을 만드는 것은 처음이었으므로, 함재기 파일럿이 있을리 없었고, 그로인해 이함, 착함 등의 훈련을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 함재기로는 Bf109 T와 Ju87 C/E 등을 쓰기로 되어있었으며 이는 공군에서 운용하던 형태를 항공모함에서 운용할 수 있게 개조한 형태인데 이로 인해서 항공모함의 설계를 추가로 더 변경해야 했다.[4] 이 과정에서 독일에서 하늘에 뜨는 것은 모두 내 소관[5] 이라며 괴링이 지휘권을 요구해와서 대혼란을 겪었다.[6] 괴링 덕분에 육군과 해군의 항공대도 전부 공군 파견대가 들어가는 상황에서 해군이 함정까지 양보할 순 없었으므로, 결국 함정은 해군의 지휘하에 운용하되 항공기와 조종사 및 승무원, 정비사 등은 공군이 파견되어 들어가는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하지만 항공모함이 다 완성될 때까지 영국이 손가락만 쪽쪽 빨고 있을 리가 없었다. 당연하게도 그라프 체펠린이 건조중이던 킬 항구에 야간 공습을 걸었다. 그러나 야간 기습이라 목표 식별이 힘들었기 때문에 실패. 당시 영국 조종사들은 전부 자기가 그라프 체펠린을 격침시켰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그라프 체펠린이 아니라 전함 그나이제나우가 손상을 입었다.
영국 공군이 저지하는데 실패한 그라프 체펠린의 완성은 아이러니하게도 아돌프 히틀러에 의해 저지된다. 바렌츠 해 해전에서 독일 해군 수상함 부대가 보인 졸렬한 전투때문에 분노가 치민 히틀러가 그라프 체펠린의 건조를 중지하기로 결정한 것. 결국 95% 정도 완성된 상태에서 건조가 완전히 중단되고, 무장은 해체되어 노르웨이의 해안포대로 이동되었다.
항모 B (Flugzeugträger B)는 1940년 7월 1일 진수를 목표로 1938년 기공되었으나 1939년 9월 19일 이후 건조가 중지되고, 자재는 유보트 건조에 전용된다. 아머드 덱(Armored Deck)까지 완성되어있던 선체는 1940년 2월 28일까지 녹슬도록 방치되어있다가 레더 제독의 명령으로 스크랩 명령이 떨어진 후 4개월에 걸쳐 해체된다. 크릭스마리네는 진수 전에는 함명을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름이 붙지는 않았으나, 1차 대전 중 전사한 비행선 지휘관 페터 슈트라서(Peter Strasser)의 이름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이 붙었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지금은 찾을 수 없지만, 2008년경에 터닝포인트: 그라프 체펠린(Turning Point: Graf Zeppelin)이란 TV 시리즈에서 1942년에 완성되어 군함 2척의 호위를 받으며 뉴욕을 공격한다는 내용이 나왔다...#
5. 말로
이후 그라프 체펠린은 목재저장 등 함선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용도로 사용되면서 반쯤 방치된 상태를 유지하다가, 1945년 4월 슈테틴 항에서 소련군의 진격을 앞두고 항구를 폐쇄할 목적으로 흘수 밑의 밸브를 열어 자침한다.
전후 소련군은 그라프 체펠린을 건져올려 소련 본국으로 옮긴 후 수리복구 및 개장을 통해 항모로 쓰려 했다. 그러나 가라앉아 있던 동안 발생한 부식 등 전체적인 손상이 심각해서 결국 훈련용 표적으로 쓰기로 한다. 고철 처리하지 않고 표적으로 쓴 이유는 항공모함을 공격하려면 대체 얼마나 많은 양의 폭탄을 쏟아부어야 하는가에 대해 알기 위해서였다. 따라서 실제 작전중인 항공모함을 가정해서 내부에 유류와 폭탄을 적재한 상태로 포격과 공습의 목표가 되었다. 소련군의 예상보다는 좀 더 버텼지만 결국 발트해의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이렇게 가라앉은 그라프 체펠린은 21세기가 되어서야 발견되었는데, 소유권 문제를 두고 독일과 러시아, 폴란드간에 약간의 잡음이 있었지만, 본질적으로 고철의 가치밖에 없어서 그냥 바다 속에 방치되어 있는 상태다.
6. 평가
완성되지도 못했지만, 어쩌면 완성될 수 있었으나 끝내 완성되지 못한 독일의 '환상의 항모'라 그런지 아주 인기가 많은 편이다. 1943년에 예정대로 완성되었다면 스펙 자체는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실제로 완성되었다고 해도 영국 및 미국의 거대한 해군 앞에서는 한줌의 전력일 뿐인데다가, 항공모함 건조 경험이 없는 독일이 건조한 탓에 설계방향부터 문제가 있는 등, 별 효과는 없었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조금만 짚어봐도 초기 미군이나 일본군처럼 항공모함이 구축함 등을 직접 상대하려고 대구경 함포를 달아놓았고 또한 함체가 설계상 결함이 있어서 다시 건조를 시작했을 때는 벌지를 측면에 더덕더덕 붙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서 항공모함은 홀로 다닐 경우에는 잠수함 등에게 맛있는 표적을 제공할 뿐이라서 반드시 호위함이 필요한데, 당시 독일 해군의 사정으로는 호위함을 붙여줄 여력이 없었다. 그리고 대양으로 빠져나가려면 영국 해군, 미국 해군의 방어망은 물론이거니와 지형상의 문제로 인해 영국 본토 등에서 날아오는 영국 공군과 미국 육군 항공대의 공습까지 막아야 하는데, 함재기의 숫자도 그렇게 많지 않아서 이걸 다 방어하는 것은 무리다. 이런 상황에서는 완성되었더라도 항구를 떠나지도 못하고 밥만 축내다가 앞서 언급한 실제 그라프 체펠린의 경우처럼 허망하게 사라지거나, 용감하게 구축함 2~3척과 함께 단독출격한 후 영국 해군이나 미국 해군의 집중공격을 맞고 처참하게 격침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결론적으로는 실제 성능은 미덥지 않지만, 태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전설이 된 군함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러한 전력 불균형 같은 현실에서의 문제는 함선 수 등의 밸런스를 맞추는 대부분의 게임에서는 해결되는 데다가, 쓸데없는 주포 또한 다른 유저들이 협동을 더럽게 안 하는 (현실로 치면 오합지졸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는) 해전 게임에서는 호위 없는 항모에 돌격하는 구축함 등을 격퇴하는데 요긴하게 쓰인다.
7. 매체에서
- 스트라이커즈 1945 2의 북극면 보스로 등장한다. 그라프 체펠린(스트라이커즈 1945) 항목을 참고. 게임에서 등장하는 그라프 체펠린 중에서 가장 유명한 녀석으로 추정.
- 네이비필드에서 독일 2차 항공모함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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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비필드2에서 독일 9티어 항공모함으로 등장한다.
- 내가 히틀러라니!에서는 괴링이 히틀러가 흘린 정보에 의해 레지스탕스에게 암살되는 바람에 그라프 체펠린이 완성되고, 대낮에 영국 해안을 당당히 항해해 (영국 해군이 낚여서 엉뚱한 데로 간 데다 독일 수상함대가 호위하고 있어서 당장 공격할 수가 없었다.) 영국 뇌격기 50여 기와 전투기 100여 대, 중폭격기 20여 대를 박살내고 빠져나가며 루프트바페와 함께 영국군에게 빅엿을 선사한다. 당시 독일 함대는 샤른호르스트, 티르피츠, 프린츠 오이겐, 그나이제나우, 그라프 체펠린, 구축함 8척, 어뢰정 12척 등으로 구성된, 크릭스마리네의 U보트를 제외하고는 전체 전력이라고 해도 무방할 함대였다. 이후 대서양 호송선단 부근에서 계속 깔짝거리면서 영국 해군을 신경쇠약에 걸리게 하고, 출항했다가 이를 노리고 출격한 영국 함대가 U보트와 어뢰정에게 엿을 먹는 패턴이 종전 때까지 반복된다. 이것 때문에 영국 해군은 전함을 몇 척씩 날려먹었다. U보트를 잡자니 전함과 항공모함한테 구축함이 사냥당하고 함대를 공격하자니 전함과 순양함, 항모가 유보트에게 당하는 미치고 팔짝 뛸 상황, 그렇다고 대규모 함대를 편성하자니 대서양 수송선단이 마비될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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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월드 오브 워쉽에서 독일 8티어 프리미엄 항모로 등장한다. 후기 설계안이 아우구스트 폰 파르제팔이 정규 8티어 항모, 초기 설계안이 에리히 뢰벤하르트라는 이름으로 6티어 프리미엄 항모로 등장한다.
- 모바일 게임 큐라레: 마법 도서관에도 출연했다. 모에선은 기본이요, 수영복 버전도 있다.
- 함대 컬렉션에 칸무스로 등장한다, 그라프 체펠린(함대 컬렉션) 참조.
- 중국 모바일게임인 전함소녀에서도 등장한다. 그라프 체펠린(전함소녀) 참조. 또한 2번함인 페터 슈트라서의 일러도 공개됐다.
- 벽람항로에서도 등장한다. 그라프 체펠린(벽람항로)와 페터 슈트라서(벽람항로) 참조.
- 호시노 유키노부의 '멸망한 짐승들의 바다'라는 단편만화집에서는 소비에트 연방에 의해 MiG-19를 함재기로 이용하는 원자력 추진 쇄빙선 항공모함으로 마개조되어 등장하나 방사능 사고로 자침한다. 이를 미 해군 원자력 잠수함인 노틸러스가 목격한다.
- 걸즈 앤 판처에서 쿠로모리미네 여학원의 학원함으로 등장한다.
- Naval Creed:Warships에서 4티어 프리미엄 항모로 등장한다, 상당히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항모로, 특히 급폭기의 자동 조준원이 구축함 안쪽으로 들어가는 막장 조준원으로 유명하다, 다만 제공 잡는것은 심히 문제가 있는편.
- SCP 재단의 항목들 중 SCP-1942-JP에서 언급된다. 독일 제3제국의 오컬트 부서 아넨에르베 암흑군단이 니드호그라는 이름으로 완성시킨 모양.
- 대체역사소설 내 독일에 나치는 필요없다에서는 라이히스마리네의 유일한 항공모함으로서 등장한다. 역사가 바뀌어 영국의 협력으로 함포가 철거되고 함재기 운용에 최적화가 된 그라프 체펠린은 이후 비스마르크와 함께 태평양 전선에 참가. 미, 영 해군과 함께 일본 제국 연합함대와 최후의 함대 결전을 치르는 등 활약한다.
[1] 1차대전의 패배로 인한 베르사유 조약으로 대형주력함의 보유가 금지되어 인력들이 흩어지고 전후 혼란 등으로 연구개발이 단절되었다.[2] 이외에도 서로 각종 기술들을 전해줬는데 일본은 독일에게 건함, 어뢰 기술 등을 전수해주고 독일로부터 전차, 제트엔진 기술 등을 넘겨받았다.[3] 전쟁이 터졌는데 군함 건조 중지라니?할 수도 있지만, 이는 최소 몇달에서 최대 몇년이 걸려야 전력화시킬 수 있는 대형 함선의 건조에 들어갈 자원, 인력, '''돈'''을 투입할 여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미국같이 능력이 넘쳐서 전시필요물자를 다 만들어내면서도 대형군함을 대량건조한 사례는 예외중의 예외다.[4] 이게 괴링이 억지를 부려서 문제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이는 약간 억지스러운 감이 있다. 영국의 경우 호커 시허리케인, 슈퍼마린 시파이어와 같이 지상기지에서 운용하는 항공기를 함재기로 개조해서 활용하였다. 더군다나 영국이 함재기 개발과정에 한 삽질들을 생각하면 이미 검증된 공군기를 개조해서 사용한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5] 실제로 괴링은 독일 항공군 장관과 수렵청장을 겸하고 있어서 민간 항공기 뿐 아니라 새 사냥조차 그의 허가를 받아야 가능했으므로 농담은 아니었다.[6] 이와 비슷한 사례로 이탈리아 해군은 수상기를 제외한 항공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정해버린 이탈로 발보가 있다. 영국의 경우도 Fleet Air Arm이 1924년에 공군에서 창설되었다가 1937년에 해군으로 넘어간다. 그 이전까지는 영국 함재전투기들도 공군 소속이었다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