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택
'''가장 완벽한 계획이 뭔지 알아? 무계획이야.'''
1. 개요
영화 기생충의 주인공.
어째 피자 박스 접기를 해도 불량이고 기우의 친구 민혁이 찾아올 때도 찬장에 머리를 박고 기정이 위조한 문서로 기우가 면접을 갈 때도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라고 말하는 허당기 있고 약간은 웃픈 캐릭터다.
2. 작중 행적
잘 자다가 와이파이가 잘 터지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는 기우의 말을 들은 박충숙에게 발로 걷어차이며 첫 등장한다.
이후 이전부터 안면이 있는 아들 친구인 민혁이 찾아와서 할아버님이 주시는 선물이라며 수석을 건네받자 참으로 시의적절하다고 말한다. 그 다음 날, 학력을 위조하고[3] 부잣집 과외 면접을 보러 가는 기우에게 "서울대학교 문서위조학과, 뭐 그런 거 없나?",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라는 약간 웃픈 말을 남긴다. 그리고 과외를 나간 기우가 정식으로 채용이 되어 제법 두둑한 과외비를 선금으로 받아오자 기념으로 기사식당에 갔을 때 발레파킹과 대리운전 경력이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4]
후에 기정이 윤 기사를 자르게 만든 뒤 '제시카(기정) 삼촌의 운전기사'로 위장해 테스트 주행 기회를 얻게 되고, 발레파킹과 대리운전 경력을 살려[5] 박 사장네 운전기사로 고용된다. 이후 기택의 거짓말로 국문광이 잘리고 나서 'The Care'[6] 명함을 박 사장에게 건네준다. 이런 회사는 어떻게 알게 되었냐는 박 사장의 질문에 자신도 베테랑 운전기사다 보니까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었는데, 박 대표님께 먼저 고용된 터라 거절하고 명함만 가지고 있었다고 말해 넘긴다. 이후 그의 부인 충숙이 새로운 가정부로 들어오면 온 가족이 박 사장네 집에서 일하게 되는 기묘한 상황이 된다.
박다송의 생일을 맞아 박 사장 가족이 다 같이 캠핑을 떠난 사이 기택 가족은 박 사장네 집에 전세라도 낸 듯 각종 먹거리를 푸지게 먹으며 술 파티를 벌이는데, 충숙이 술에 취해서 "박 사장님이 여기 딱 들어와 봐. 김기택 이 인간? 바퀴벌레처럼 숨겠지? 얘들아, 안 그래?"라는 말에 순간적으로 욱하며 유리잔을 던져버리고 충숙의 멱살을 붙잡지만 연기였다며 웃어넘긴다. ~ 이러한 기택의 돌발 행동은 잦은 실패로 인해 기택의 자존감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이며, 이를 건드렸을 때 폭력적으로 돌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성향은 기택이 우발적으로 박 사장을 살해하는 것에 대한 복선이 된다.
그런데 갑자기 해고된 前 가정부인 국문광이 박 사장네 집을 찾아와 지하실에 놓고 온 물건이 있으니 가져가게 해달라고 사정하고, 마지못해 그녀를 집에 들이게 된다. 그리고 충숙과 함께 지하실에 내려간 문광이 숨겨진 비밀문을 통해 방공호로 내려가자 그들을 몰래 미행하고 문광의 남편 오근세가 오래 전부터 지하실에 숨어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몰래 대화를 엿듣던 중 근세가 대만카스테라 경영을 시도했다가 붐이 꺼져 망했다는 사연을 듣고 동병상련의 처지를 느낀다. 그 후 충숙이 경찰에 신고하려는 순간 발을 헛디뎌 계단에서 굴렀는데, 함께 엿들으러 온 아들, 딸과 함께 떨어지는 바람에 문광에게 위장취업이라는 것을 들키고 만다. 결국 기택의 어쩌다 삐끗하는 습관이 파국의 시발점이 된 셈이다.[7][8]
이 장면을 문광 부부가 스마트폰 카메라로 모두 동영상 촬영을 했기에 역으로 약점을 잡혀 협박당하고 벌을 받게 되는데, 이들 부부가 이런저런 썰을 풀면서 잠시 회상에 잠겨 방심한 사이 소파를 밀어버리고 가족과 함께 문광 부부를 제압하는 데 성공한다. 그런데 캠핑을 떠났던 박 사장네 가족이 폭우로 인해 스케줄이 취소되어 8분 안에 집으로 돌아온다는 말을 듣고 서둘러 문광과 근세를 방공호로 데려가 근세를 묶고 문광까지 묶으려 하지만 문광에게 뒷발차기로 제압당한다. 그 후 충숙에 의해 굴러떨어진 문광이 벽에 머리를 부딪혀 심하게 다치는 것을 목격하고 쓰러진 문광을 끌고 방공호로 데려가 입에 재갈을 물린다. 손에 묻은 피를 보고 기겁하지만 문광의 숨소리를 듣고는 안도하고 같이 방공호에 숨는다. 그리고 근세가 있는 곳으로 가자 근세는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를 박 사장 버전으로 개사한 노래를 부르는 것을 목격한다. 재기의 의지를 잃고 맹목적으로 박 사장을 찬양하는 근세에게 "너는 계획도 없냐?"[9] 며 일갈한다.
그 후 몰래 빠져나와 집을 탈출하려 하지만 다송이가 밖에서 자려고 나오는 바람에 급하게 탁자 밑에 숨는다. 시간이 지나 소파에는 박 사장과 연교밖에 없고 박 사장이 기택을 선을 넘을락말락 하면서 결국에는 안 넘지만 냄새가 선을 넘는다는 말을 듣고 모멸감을 느낀다.[10] 박 사장 부부가 잠든 틈을 타 집에서 탈출하려 하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고 다송이 무전기를 켜는 바람에 들킬 뻔하지만 다행히 바닥에 엎드려 있어서 들키지 않았다. 이후 집에서 빠져나와 계획이 있다며 집으로 돌아가자고 하지만 집은 이미 폭우로 인해 침수되었고, 어쩔 수 없이 필요한 것들만 챙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기택은 충숙의 메달을 챙기고 수석을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는 기우에게 빨리 나오라고 재촉한다.
비상 대피소인 동네 체육관에서 잠을 자다가 기우에게 하는 대사는 슬프면서도 왠지 섬뜩하다.
다음 날 연교는 다송의 홈파티를 기획하며 기택을 불러 같이 쇼핑을 나간다.[12] 이후 차에서 통화 중인 연교가 기택을 슬쩍 쳐다보며 전에는 잘 모르겠다고 했던 기택의 냄새를 느끼고 창문을 열자 기택은 굳은 표정으로 자신의 옷 냄새를 맡는다."절대 실패하지 않는 계획이 뭔지 아니? '''무계획이야, 무계획. 노 플랜. 계획을 하면 절대로 계획대로 안 되거든, 인생이.''' 여기도 봐. 여기 있는 사람들이 오늘 "떼거지로 체육관에서 잡시다" 하고 계획을 했었겠냐. 근데 봐. 지금 다같이 마룻바닥에서 쳐자고 있잖아. 우리도 그렇고. 이래서 계획이 없어야 돼, 사람은. 계획이 없으니까 뭐가 잘못될 일도 없고, 또 애초부터 계획이 없으니까 뭐가 터져도 아무 상관 없는 거야, 사람을 죽이건, 나라를 팔아먹건... 씨발, 다 상관없다 이 말이지. 알겠어?"[11]
이후 박 사장의 요청에 의해 풀숲에 숨어 인디언 분장을 하고 다송이 치료 목적으로 트라우마 극복 상황극을 하기로 한다. 기택은 "사모님이 원래 이벤트, 서프라이즈, 이런 거 좋아하시나 봐요."라고 묻고 박 사장이 "그런 편이라고. 올해는 유난히 그런다."라고 대답하자 기택은 "애 많이 쓰시네요 대표님도... 그런데 뭐 어쩝니까. 사랑하시는데..."라며 공격적이고 선을 넘는 언행을 보인다.
그때 기정이 지하실에서 올라온 근세의 칼에 찔린다. 충숙이 근세를 막기 위해 뛰쳐나오자 근세는 기정을 내팽개쳤고, 충격을 받은 기택은 기정에게 달려들어 기정의 출혈을 어떻게든 막아보려 한다. 이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기우가 피투성이가 된 채로 다혜에게 업혀져 나가는 모습을 보고 더 큰 충격을 받아 패닉에 빠진다. 차키를 던지라는 박 사장의 말을 듣고 서둘러 차키를 던지지만 충숙과 근세의 몸에 깔린다. 이후 충숙이 근세를 제압하여 그를 살해하고 박 사장은 근세를 들어내 깔린 키를 가져오는데, 근세의 몸에서 나는 악취를 맡고는 코를 틀어막는다. 박 사장의 행동을 본 기택은 일순간 눈빛이 달라지더니 갑자기 박 사장에게 다가가 '''그를 칼로 찔러 죽인다.''' 눈앞에서 박 사장의 죽음을 목격한 연교는 혼절하고, 이성을 되찾은 기택은 잠시 동안 눈을 감고 서 있다가 계단을 통해 빠져나간다.
얼마 후 뉴스에서는 노숙자가 난입해 살인을 저질렀으나, 반격당해 죽고 운전기사가 갑자기 고용주를 죽인 사건으로 알려져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집 앞 CCTV에서는 기택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고[13] , 결국 기택의 행방은 오리무중인 상태로 남게 된다.
계절이 겨울로 바뀌고 사건이 잠잠해진 뒤 기우는 산에 올라 외국인 가족이 새로 들어선 부잣집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집 계단의 전등이 깜빡거리는 것을 발견한다.
모스 부호임을 직감한 기우는 녹음기를 꺼내 모스 부호를 녹음하고 첫 마디를 해독하는데, '아들아'라는 메시지가 나와 기택이 보낸 편지임이 밝혀진다.
'''사실 기택은 박 사장을 죽이고 나서 그동안 방공호에 숨어 살아온 것이다.''' 계단을 내려온 후 연교 친구의 차 때문에 닫히지 않았던 차고 문을 발견하고 지하실로 숨어버린 것이었다. 편지에서는 기정이와 박 사장 생각에 많이 울기도 하고 그리고 박 사장을 죽이고 나서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순간 깨달았다는 표현이 나온다.[14] 워낙 끔찍한 일이 일어나 집이 오랫동안 팔리지 않아 그동안 고생을 했다고 한다.[15] 그동안 문광도 묻어주고 사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독일인 가족이 이사를 오고 가정부를 고용해서 음식을 가지러 갈 때마다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16]
이후 돈을 벌어 박 사장의 저택을 구매한 기우와 다시 재회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는 기우의 망상이었고, 심지어 모스 부호조차 보낼 수 없는 기우의 경우 편지를 보낼 방법이 없어 연락조차 할 수 없는 암담한 결말로 끝난다.
3. 평가
집안 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그런지 학력을 위조하고 부잣집 과외 면접을 보러 가는 기우에게 "야, 서울대학교 문서위조학과, 뭐 그런 거 없나? 야, 이 (문서 위조를 한) 기정이 얘, 수석입학하겠다.", "아들아, 아버지는 네가 자랑스럽다."라는 말을 하며 서류를 위조하는 범죄를 저지르는 아들과 딸에 대해 나무라지 않으며, 또 한편으로는 자신이 일자리를 뺏은 윤 기사를 걱정하면서도 더 좋은 곳에 취직했을 것이라며 자기합리화를 하는 인물이다.
박 사장을 죽이면서 갑작스러운 흉기 난동을 부린 근세보다도 박 사장 가족과 자신의 가족에게 직접적으로 가장 큰 비극을 일으킨 인물이다.
인디언 놀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놓고 싫은 티를 내면서 그래도 사모님을 사랑하니까 하시는 거 아니냐고 선을 넘는 발언을 해 동익과 살짝 심리적인 싸움을 겪은 건 사실이나 그래도 평소에 동익을 죽일 만큼의 개인적 원한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 터이다. 당시 동익을 죽였던 심리는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박 사장 가족 몰래 테이블 밑에 숨어있을 때 박 사장이 기택에게 냄새가 난다고 발언한 것을 들었고, 마침 이전에도 반지하 냄새 때문에 같은 가족인 것을 들킬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 상황에서 기택에게 냄새란 '부자와 빈민을 나누는 상징'과 같은 것이 되었을 것이다. 특히 폭우로 인해 집이 침수되어 피난을 간 상황이라 씻지도 못하고 더욱 냄새가 심해졌는데, 그런 상황에서 연교를 데려다주는 도중 연교는 "홍수 때문에 날씨가 맑아져서 다행이다."라는 식으로 얘기한다. 반지하 같은 아랫동네에 사는 빈민인 기택의 입장에서는 재앙이었던 일이 높은 언덕에 위치한 윗동네 집에 사는 박 사장네 가족은 이를 행운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덧붙여서 연교는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지만 차 안에서 풍기는 악취에 코를 싸쥐는 행동을 보인다. 이를 통해서 기택은 또 다시 부자와 빈민 사이의 간극을 느끼게 되고 여기서도 냄새라는 상징과 연결된다. 즉, 기택에게 있어서 냄새란 일종의 빈민으로서의 열등감을 자극하는 상징이 된 것이다.
빈민의 열등감을 제외하더라도 기택은 이미 극도의 스트레스로 정신이 불안정했다. 첫째로 기택이 동익 부부가 자는 틈을 타 테이블 밑에서 탈출할 때 동익 부부가 다송의 무전기 소리에 깨자 기택은 얼어붙어 아무것도 못하고 모든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굴욕적으로 자신의 무기력함을 보였다. 둘째로 기택이 천운의 도움으로 탈출한 이후 안전한 자신의 집에 돌아갈 기대를 했지만 예기치 않은 폭우로 자신의 보금자리와 한 줌 있는 가재도구들을 모두 잃었다. 셋째로 본의든, 아니든 자신은 계획이 없음을 기우에게 알려주는 바람에 기우가 자기 손으로 사건을 수습하려다 역으로 근세에게 당했다. 마지막으로 딸 기정이 자신 앞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있었고, 기택 본인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또한, 아들 기우도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도 없었다. 아내 충숙마저도 근세의 칼에 수차례 자상을 입었다. 한마디로 기택은 가장으로서 최악의 상황을 직면했다. 어지간히 정신력이 강한 사람도 이 상황에서는 제정신을 유지하기 어려운데 욱하는 성질인 기택은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심적으로 폭발 일보 직전이 된다.
그리고 근세의 칼부림 사건 이후 차키를 가져오는 과정에서 동익이 근세에게서 나는 냄새에 또 다시 미간을 찌푸리고 코를 싸쥔다. 당연하게도 이는 그저 순수하게 냄새가 났기 때문에 한 행동일 터지만 기택의 입장에서 이것은 또 다시 '부자들이 빈민을 냄새나는 존재로 여기는 행동'으로 비춰졌고 반지하 같은 아랫동네에 사는 자신들과 지하 비밀기지에 숨어 사는 근세가 동일 취급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따라서 그런 사전에 가지고 있던 열등감 트리거와 복합적인 감정들이 한순간에 터져서 우발적인 행동을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기택이 순간적인 감정이 폭발할 수 있는 타입이라는 복선은 이전에 있었다. 술 마시며 놀던 도중 아내가 한 바퀴벌레 발언에 화가 나서 술상 위를 밀어버리고 순간적으로 멱살을 잡았던 것이다. 당시에는 연기였다면서 수습했으나, 기택의 욱하는 성격을 잘 보여준 장면이다. 하지만 본인도 죽이고 난 뒤에 큰 죄책감에 시달렸는지 지하에 들어가 박 사장에게 미안하다며 연신 우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박 사장을 살해한 것이 기택 본인 가족 입장에서도 더 큰 피해를 주었다. 당장 본인은 평생 지하실에 갇혀 살게 될 운명이니 말이다. 박 사장을 살해하지만 않았더라도 기우나 충숙과 마찬가지로 문서위조, 사기죄, 주거침입 등의 혐의는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날 수도 있었다.[17]
일반적인 한국 영화 클리셰를 완전히 빗겨나가는 인물이다. 보통 이런 가난한 집안의 가장들은 신파를 위한 소모품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이쪽은 자신의 가족을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하면서도 윤 기사를 걱정하는 등 정말로 현실에 있을 만한 선악으로 구분하기 힘든 인물이다. 재난 영화의 답답한 등장인물처럼 착하기만 한 것도 아니고 감정 이입이 안 되는 영화 속 악인들처럼 악독하지도 않다. 이 영화 속 대부분의 인물들도 이처럼 선악으로 나누기 힘든 인물들로 딱히 깊은 악의를 갖고 행동하는 인물이 없음에도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다.
그리고 아이러니한 것이 근세와 비슷한 결말을 맞이했는데, 자신도 근세처럼 방공호에 살게 되고 소중한 것을 잃었으며 살인자가 되어 인생을 망쳤다는 점이 비슷하다. 다만, 근세는 도피의 목적으로 방공호에 살았던 반면, 봉준호 감독의 말로는 기택은 또 한편으로는 단죄의 의미로서 감옥만도 못한 방공호에서 살기로 한다고 한다. 마지막에 기우에게 보내는 편지에도 자신을 구해주라는 요구나 바람은 없고 단순히 안부를 전하는 내용뿐이다.
봉준호는 인터뷰에서 기생충을 만들면서 클로드 샤브롤의 영화 의식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렇게 보면 기택은 의식에서 살인을 저지르는 노동자 계급 고용인 소피에 대응된다고 볼 수 있다. 캐릭터성도 유사한 구석이 있는데 소피는 계급적 격차의 상징인 문맹이라는 사실에 열등감을 느끼고 범죄자 기질이 있는 데다 마지막에는 기택과 비슷하게 고용주와 그의 가족들을 전부 살해한다.
한국 영화에서 묘사되는 전형적인 가장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인물. 내외면에 양면성이 공존하는 성향을 지녔다. 좋은 능력을 가졌으나 운이 없어 실패만 주구장창 겪어왔고, 산수경석을 알아보는 등 식견이 높으나 피자 박스를 접는 실용적인 손재주는 없으며, 사기 행각을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걱정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기택은 가족들 중 유일하게 사기 행각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근세에게는 계획 없음을 나무랐으나 아들 기우에게는 도리어 계획 같은 건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것에서 그의 내면에 존재하는 이중잣대와 양면성을 볼 수 있다. 주변에서 한 번은 볼 법한 매우 현실적이고 세속적인 인물. 봉준호 감독이 언급했던, 선인도 악인도 아닌 자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4. 기타
- 이름은 허허실실한 이미지였던 정치인 이기택에서 따왔다고 한다.
[1] 대만카스테라[2] 송강호 전담 성우이다.[3] 기정이 PC방에서 포토샵으로 위조해 줬다.[4] 여기에다 과거에 사업을 했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대만카스테라를 팔다가 모종의 사건으로 말아먹은 모양이다.[5] 박 사장이 들고 있던 커피가 잔잔히 흔들리게만 할 정도로 운전 실력이 상당히 좋다는 묘사가 나온다.[6] 기택 가족이 만들어 낸 가상의 도우미 알선 회사로, 명함은 기정이 이전과 마찬가지로 포토샵으로 만들었다.[7] 이는 봉준호 감독의 전매특허이기도 하다.[8] 정확히는 기우가 굴러떨어지면서 고통을 호소하며 "아 아버지!"라고 외친 것 때문에 위장취업이라는 것을 들켰다.[9] 후에 밝혀지는 사실이지만 사실 기택도 계획이 없다.[10] 이때 불안한 OST가 흘러나오는데, 이 OST의 이름은 '기택의 전두엽'이다.[11] 이때 또 다시 기택의 전두엽이 흘러나온다.[12] 이때 활기찬 OST가 나오지만 기택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매우 불안한 멜로디가 섞인다. 아주 잠깐 연교만을 비추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때만 불안한 멜로디가 없어진다. 충숙, 기우, 기정이 나올 때도 불안한 멜로디가 없다. 오로지 기택뿐이다.[13] 문광이 집에 들어오던 날 자신이 다시 찾아왔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CCTV의 전선을 모두 끊어놔 녹화가 되지 않았었다.[14] 이 장면에서도 '기택의 전두엽'이 흘러나온다.[15] ...라고 하지만 오히려 집안에 아무도 없어서 눈치볼 필요가 없었던지라 심정적으로는 편했던 듯 하다. 아무도 없는 마당에서 일광욕을 하거나 하염없이 하늘을 바라보는 등 배는 좀 고프더라도 편안한 삶을 보내는 기택의 모습이 그려진다.[16] 기택 曰 살인난 집이라고 아무도 집을 안사니까 부동산 새끼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외국인들 상대로 구라를 쳐서 비싸게 팔아먹었다고 한다. 음식가지러 갈 때마다 목숨을 걸어야 하지만 독일 소시지 같은게 많아서 풍족하긴 한 모양이다.[17] 아직 네 사람이 가족이라는 사실이 들통나지 않았으므로 운이 좋으면 사건을 유야무야 넘기고 계속해서 박 사장 집에서 일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사람이 죽은 사건이므로 경찰이 수사를 했을 것이고, 그랬으면 자연스레 사기가 탄로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