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우
1. 개요
영화 기생충의 등장인물.
반지하 집에서 가난하게 살고 있다.[2] 그렇게 현재는 가족 전원이 백수로 살던 중, 명문대생 친구인 민혁이 외국에 교환학생을 가야 해서 자신이 맡고 있던 고액 과외를 기우에게 부탁하면서 스토리가 시작된다.
수능을 4번(군대 가기 전에 2번, 전역 후에 2번) 봤지만 원하는 대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것으로 나온다. 학력을 연세대학교 경상대학[3][4]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것으로 속이고 영어 과외를 맡는다. 작중에서 친구인 진짜 명문대 공대 재학생인 민혁이나 박다혜[5] , 최연교가 다 그의 실력을 신뢰하고 과외 수업도 무리없이 진행하는 것으로 묘사된다.[6][7]
2. 작중 행적
[image]
민혁이 교환학생 때문에 외국에 나가게 되면서 그 시기 동안 이성적으로 관심이 있는 다혜를 자신을 대신해서 잘 보살펴달라고 부탁받는다. 위조한 대학 재학 증명서를 들고 박 사장네로 가서 시범 과외를 하게 된다. 이때 본인을 케빈 쌤으로 소개한다. 이때 기우는 다혜의 손목을 잡고 맥박을 재며 시험은 기세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연교는 민혁에게 주던 만큼의 월급을 주려고 하다가 슬쩍 10만 원을 빼고 기우에게 주는데, 정작 줄 때는 물가 상승률을 생각해서 조금 더 넣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이 집의 어린 아들 박다송이 미술에 재능이 있다며 연교가 자랑하는 것을 듣고 기우는 자신의 사촌의 후배가 시카고의 일리노이 주립대학교를 다니는데, 미술 전공을 했다며 슬쩍 소개해 주게 된다.[8] 그러면서 자신의 여동생인 기정을 '제시카'라는 교포 이름으로 속여 박 사장네로 끌어들인다.
이때 다혜는 기우에게 "제시카 쌤, 선생님 여자친구 아니냐"며 질투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때 기우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면서 다혜의 유혹을 받아들여 처음으로 키스를 하게 된다. 다혜와의 키스를 시작으로 기우는 신분 상승의 욕망을 느끼기 시작한다.
가정부 국문광에게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다혜를 통해 알게 되자, 문광을 쫓아낼 계획을 세운다. 복숭아 털을 몰래 문광한테 뿌려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시켜 병원으로 보냈고, 그 후 기정과 기택이 연교를 속여 문광이 결핵 환자인 양 믿게 만드는 데 성공한다. 이리하여 기우의 가족이 박 사장 일가를 속이고 박 사장네 집에서 일하게 된다.
다송의 생일을 맞아 박 사장 일가가 캠핑을 하러 떠나자 기택 가족은 박 사장의 저택을 제 집인 양 들어앉아 쓰게 된다. 기우는 집 앞 정원에 누워 다혜의 일기장을 읽으며 여유를 즐긴다. 기우는 다혜와 결혼해서 이 집에서 사는 것을 꿈꾸면서 노골적으로 어차피 상견례는 그때만 대역을 쓰면 되고, 하객도 알바를 동원하면 된다고 말한다.
한창 파티를 즐기던 중 문광이 찾아오고, 지하 방공호에 숨어 살던 오근세의 존재를 알게 된다. 자신들의 비밀을 알게 된 문광 부부와 크게 싸워 그들을 제압한다.
폭우로 박 사장 가족이 급히 귀환하자 탁자 밑에 숨어 있다가 겨우 탈출해 아버지 기택, 동생 기정과 함께 자기 집으로 간다. 중간에 "민혁이었다면 어떤 계획을 생각했을까?"라고 혼잣말을 하자, 기정한테서 "민혁 오빠한테는 절대 이런 일이 안 생기지!"라는 대답만 듣는다. 그런데 집은 이미 폭우로 인해 침수된 상태였고, 제일 중요한 것만 챙겨 나오라는 기택의 말에 따라 기우는 수석을 챙겨 대피한다.
이후 체육관에 수재민을 위해 지어진 긴급 대피소에서 잠을 자면서 아버지에게 생각해두었다고 한 계획이 무엇이냐고 묻는데, 기택은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무계획'이 가장 좋은 계획이다."라고 답한다. 이어 기택이 왜 수석을 들고 나왔냐고 묻자, 기우는 자꾸 수석이 자신에게 달라붙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자신이 다 책임을 지겠다고 말하고는 눈에 눈물이 살짝 고인다.
다음 날 다송의 생일파티에 초대된 기우는 그냥 자신이랑 놀자고 하는 다혜에게 밑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가방 안에 넣은 수석을 들고 아래로 내려가서 근세를 죽이려고 한다. 하지만 도중에 수석(신분 상승의 기회)을 놓치는 바람에 근세가 눈치채고, 쓰러진 문광한테 주의를 기울인 사이에 근세한테 올가미로 목을 졸린다. 자신이 가져온 수석을 주운 근세의 공격을 피하고 도망치지만 계단 끝에 올가미가 걸려 넘어지고 뒤쫓아온 근세로부터 수석으로 머리를 내리찍혀 정신을 잃는다. 출혈이 심한 상태에서 확인사살로 한번 더 내리찍혔으나, 이후 기우를 찾아 1층으로 내려온 다혜에게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진다.
한 달 후 병원에서 깨어난 뒤 살아남은 가족인 어머니와 함께 재판을 받는다. 혐의는 사문서위조, 주거침입, 폭행치사.[9] 깨어난 뒤 한동안은 실없이 웃는 증상을 보였다. 사건이 마무리된 이후 집으로 돌아왔을 때 여전히 그 전에 살았던 반지하 집으로 돌아온다.
아버지의 행방을 모르는 것은 매한가지인데, 경찰들은 가족이 알 것이라고 생각해 그와 충숙을 미행한다고 한다. 미행이 뜸해졌을 무렵, 박 사장의 예전 집을 찾아가 쌍안경으로 살피는데, 그곳에서 지하실에 숨은 기택의 모스 부호로 이루어진 불빛 신호를 목격하고 그것을 해석해 아버지의 편지를 읽게 된다.
기우는 반지하집에 급하게 돌아와서 바로 아버지에게 답장을 쓰기 시작한다. 내레이션으로 흐르는 답장에서 기우는 우선은 돈을 많이 벌겠다는 계획을 세운다.[10][11] 이후 성공한 모습으로 저택을 매입하는 장면이 나오고, 아버지는 그저 계단으로 올라오시기만 하면 된다면서 지하에 있던 기택이 올라와 천천히 마루를 거쳐 기우에게로 다가가고, 따사로운 햇빛을 맞으며 말없이 서로를 안으면서 암전된다.
그리고 다시 밝아진 화면 속에는 눈 내리는 어두운 겨울날, 시작할 때와 똑같은 구도로 기우와 충숙이 여전히 반지하 집에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즉, 기우와 기택의 상봉은 한낱 계획 내지는 꿈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날이 올 때까지 건강하세요. 그럼 이만."이라는 마지막 대사[12] 와 함께 영화가 끝난다.
3. 평가
자기 손으로 집안을 부흥시킬 뻔했지만, 결국 자기 손으로 파멸에 이르게 하고 말았다.
기우가 물난리가 난 집에서 수석이 물 위로 떠오르는 것을 보았던 것은 기우의 시각에서 벌어진 착각 같은 것으로, 영화적 장치이다. 물 위로 떠오를 리가 없는 수석이 물 위로 떠오른다고 착각했던 것은 수석으로 대표되는 기우의 실현이 불가능한 신분상승의 욕망이 고조되었음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이어지는 장면에서 "뭐하니"라고 묻는 아버지를 등지고 수석을 들고 있는 기우가 있는 반쪽 화면만 불빛이 깜박거리다가 완전히 꺼지는 장면은 기우의 마음의 어둠(살인 욕망)을 표현한다. 이때의 수석의 존재는 신분 상승의 욕망이 아니라 그를 이루기 위한 살인 욕망이다.
이후 기우는 수석을 강가로 돌려 보내는데, 그 자신의 신분이 하층(하천의 물속)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신분 상승의 욕망을 버리고 현실적으로 살아가겠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수석이 가지는 의미를 조금 더 분석해보면 단순한 돌멩이에서 집안의 장식품이 된, 말 그대로 '''신분이 상승한 돌'''이므로, 그런 신분이 상승한 돌을 원래 있어야 할 하천으로 돌려보낸다는 점은 위의 두 가지 의미를 모두 품고 있다고 봐도 된다.
4. 기타
- 어떻게 보면 기우는 이 영화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 결말에서 기우가 수석을 어떻게 돌려받았는지는 나오지 않지만 범행 도구였으니 경찰이 증거물로 압수하고 재판 후에 돌려줬을 것이다. 다혜가 수석이 누구 것인지 봤으니 경찰도 출처를 바로 알게 되었겠지만 수석에 주목을 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13]
- 봉준호 감독의 계산에 의하면, 최저임금 수준의 수입으로 기우가 그 저택을 구입하려면 547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기우가 그 집을 사겠다고 이야기했을 때, 관객은 그것이 불가능할 것임을 직감적으로 알게 되므로 더욱 비극적으로 느끼게 된다고.
[1] 재학 증명서를 조작할 때 1995년 5월 24일생으로 나온다.[2] 하지만 원래는 그렇게까지 가난하지 않고, 과거에는 꽤 괜찮게 살았던 것으로 여러 가지 작중 정황을 통해 추측이 가능하다.[3] 실제로는 연세대학교(서울) 단과대학 명칭에 '경상대학'은 없고, 경영대학(경영학과)과 상경대학(경제학과, 응용통계학과) 명칭을 사용한다고 한다.[4] 반대로 말하면 박동익이나 최연교가 조금만 신경을 썼다면, 하다못해 연세대학교 공식 홈페이지에서 1분만 찾아봤어도 학력위조를 사전에 눈치챌 수도 있었다는 것. 동익 부부가 자녀 교육이나 정신 치료를 위해 수백만 원에 달하는 자금을 쓰지만, 실제로는 그 과정에 대해선 그렇게 신경쓰고 있지 않고 그냥 돈을 때려부어서 해결하고자 했다는 증거. 특히 봉준호 감독이 연세대학교 출신이기 때문에 이는 의도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과외나 취업을 위해 학력을 속이는 사칭범들은 증명서 위조는 완벽하게 해놓고 전혀 틀린 체계의 학번이나 잘못된 단과대 명칭을 말해 정체가 들통나는 경우가 많다.[5] 부모가 고소득층인 만큼 학교 성적이 좋을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과외 교사가 어설프게 지도한다면 금방 의심했을 것이다. 다만 다혜는 기우에 연애 감정을 느낀 상태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어설픈 면이 드러났다 하더라도 기우와의 만남을 지속하기 위해 그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6] 기택네 집안이 과거에는 좀 살았다가 여러 번 사업을 말아먹으면서 완전히 주저앉았다는 것이 이 영화 내의 설정이다.[7] 다른 관점에서, 5수생이라도 상위권 대학생임을 사칭해 무리없이 타인을 가르칠 수 있는 실력이 나온다는 점에선 학벌주의에 대한 반례로 볼 수도 있다.[8] 해당 대학의 Graphic Design 전공을 응용미술이라고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바로 이 대학과 학과가 구체적으로 언급된 것을 보면, 연세대 재학 증명서를 위조하면서 "저 이 대학 꼭 갈 거거든요."라고 말했던 기우의 말처럼 기정 역시 이 그래픽 디자인 학과로 가려고 했다가 집안 사정으로 진학하지 못했다고 추측할 수도 있다.[9] 폭행치사는 정당방위로 인정받는다.[10]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돈을 벌어 이 집을 사는 것은 계획이 아니라 목표이다. 계획이란 '무슨 일을 어떻게 시작해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벌겠다' 같은 것이다.[11] 그렇게 끼고 살던 수석도 강물에 돌려놓는 장면이 나온다.[12] 사실 이 기우의 편지는 무단잠입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사실상 기택에게 부칠 방법이 없어, 기택에게 도달조차 하지 못한다.[13] 경찰 입장에서는 '기우가 왜 생일파티에 수석을 가져간 건지'에 대한 의심도 있었을 법하고 여차하면 수석을 선물한 민혁까지 의심받을 수 있는 증거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