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 로빈/비판
1. 개요
밀짚모자 해적단에 합류하기 시작한, 정확히 말하자면 '''동료로서 합류를 한 것이 아닌, 갈곳이 없으니까''' 밀짚모자 일당에게 빌붙은 시절부터 꾸준히 비판받는 부분이 있다. 바로 동료가 되기 전, 바로크 워크스에서 저질렀던 만행에 대해 '''그 어떠한 반성의 묘사도 없다는 점이다.''' 또 '''특정 목적을 위해 한 공동체를 파괴하려 한 건 로빈의 고향인 오하라를 없앤 세계정부나 알라바스타를 멸망 직전까지 몰아붙인 로빈이나 똑같은데, 왜 하나는 지탄받고 하나는 동정받느냐'''이다.
2. 상세
니코 로빈이 도플라밍고를 욕할 명분이 있음?
내로남불 甲
vs'''"관심없어.... 나라나 사람이 살든 죽든..."'''
- 알라바스타 왕국 편에서
'''"지도 위로 인간을 확인할 수 있어?!!! 당신들이 세계를 그런 눈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그처럼 잔혹한 짓을 할 수 있는 거야..!!!"'''
- 에니에스 로비에서
(나라를 뺏으려 하던 도플라밍고의 행동을 듣고) '''"교활한 남자...!!"'''
- 드레스로자 편에서
악역 이미지는 바로크 워크스 회장 크로커다일이 다 가져갔고 로빈은 주인공 일당을 도와준 점, 결국 크로커다일에게 병기의 정보를 내어주지 않은 점 등, 알라바스타 왕국 편 내내 행적이 악역치고 매우 모호한데다 악당 조직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과거로 인한 동정표를 받았다.("우리 목적은 공장 파괴 하나잖냐?!"며 우솝이 프랑키를 설득하는 와중에) '''"도플라밍고가 용서가 안돼... "'''
- 드레스로자에서
하지만 크로커다일이 최후에 로빈를 해치려 들면서 한 ''' "바로크 워크스 사 내에서 4년간의 너의 활동은 두뇌, 지휘력 모두 뛰어난 것이었다. 내겐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어. 넌 이용 가치가 있는 여자였다고 할 수 있었다." ''' 라는 대사와 국왕군과 반란군의 내전을 의미하는 '유토피아 작전'의 결행 준비를 크로커다일에게 보고하는 보아 알라바스타 왕국 내전에 깊이 관여했으며, 적극적으로 행동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크로커다일의 오른팔로서, 로빈의 작전가담은 크로커다일에 버금가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는 두뇌가 뛰어났다는 평가는 그렇다 쳐도 '''지휘력''' 또한 뛰어났다는 것은 4년간 사장을 수행하면서 실제로 바로크 워크스 내의 부하들을 다뤄서 실제로 무슨 성과가 났어야 할 수 있는 대사다.
4년 간 뭘 얼마나 도왔는지 알 수 없고 추측의 영역이 강하다고들 말하지만 본편에 등장해 유토피아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크로커다일의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직접 드러난 니코 로빈의 면모들을 자세히 보면
- 유토피아 작전의 결행 시각에 맞춰 작전을 완벽히 수행하기 위해서 빌리언즈 150명 나노하나에 대기
- 유토피아 최종 결전을 위한 오피셔 에어전트 소집
- 나노하나 빌리언즈에게 비비와 코자가 절대 만나지 못하도록 하라는 사장의 지시를 빌리언즈에게 전달
그리고 당시 모호하게 대했던 건 루피 정도였지, 알라바스타 왕국 관계자들은 크로커다일과 마찬가지로 가차없이 대했다. 비비의 미행을 일부러 허용해 사장의 정체를 파악하게 도움을 줬다는 말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결과론적인 시선일 뿐. 자신을 공격하는 사장에게 "4년이나 손을 잡았는데, 당신이 이렇게 나올 것도 예상 못했을 줄 아나 보지?!" 란 대사와 함께 보면 어떤 정의감보다는 그저 크로커다일도 최종적으로 배신할 생각이니 본인 말마따나 미행할 수 있게 해준 것에 가깝다. '''무엇보다 비비는 로빈이 데려다준 레인 베이스에서 죽을뻔했다.'''
게다가 "주인공을 도와줬다는 이유로 악행이 쉴드 받는다면, 4년 가뭄 조작으로 내전 밑밥 깐 건 뭐가 되나?!"는 말도 있다. 이 과정이 과거 4년간의 일이라 로빈이 직접적으로 댄스파우더와 연관있는 지면이 없어서 로빈과 댄스파우더 간 연관성은 비약이라 일축하는 의견도 있으나, 크로커다일이 "댄스파우더 제조에 필요한 은을 얻기 위한 자금" 이라는 대사와 그 "자금"을 모은다는 밀리언즈와 연락하는 장면, 댄스 파우더의 운송을 고의적으로 노출시켜 가뭄의 화살을 코브라에게 돌리게 한 빌리언즈들과 연락과 보고를 계속 하며 사장을 수행하는 면모를 보였다. 또한 사장의 대사인 두뇌, 지휘력이 모두 뛰어나 이용가치가 있었다는 대사들과 종합적으로 보면 댄스 파우더로 가뭄을 일으켜 내전을 조장한 일이,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이유로 로빈은 딱히 관여했는지 알 수 없다는 점. 나아가 모든것이 크로커다일만의 작품이라 말하는 것은 어렵다. 다시 말해서 크로커다일과 로빈의 합작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
진짜 역사가 쓰여진 리오 포네그리프를 찾기 위해서라지만, 그 과정은 본인과 상관없을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피로 얼룩져 있었다. 크로커다일 밑에서 4년 간 댄스 파우더로 기후를 조작해 나라 하나를 파탄 상태로 만들고, 그걸 죄다 성군 네펠타리 코브라에게 뒤집어 씌웠다. '유토피아 작전'이라는 내전을 주도해 나라 하나를 멸망 일보 직전까지 몰아세웠다. 밀짚모자 일당 선원 전부가 동료 합류 이전까지 어떤 소동을 겪은 후 합류한다지만, 다른 동료들과 비교해도 죄질도 스케일도 차원이 다르다. 악당 출신에서 아군으로 합류하는 사례는 밀짚모자 일당의 돈을 훔친 악연으로 시작된 프랑키가 있으나, 프랑키 패밀리는 작중에서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해적의 돈만을 훔치는 이들이었으니 로빈과의 비교는 불가능하다. 게다가 프랑키 본인이 직접 "어디서 훔쳐온 돈을 해적이 잘난 척 되찾으려 하지마라"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물론 직접적인 브레인 크로커다일을 건너뛰고 알라바스타 멸망을 위한 공작을 모두 로빈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억지겠지만, 크로커다일 머리에서 나온 최종 명령을 하달하고 이를 수행할 때나, 비비와 유자의 접선을 막기 위한 사장의 지시를 빌리언즈에게 보고할 때도, 언제나 로빈은 작중 내 핵심 장소에서 사장의 그림자로서 사장의 명령을 수행하며 부하들에게 연락해왔다. '''그런 본인의 말과 행동이 무고한 알라바스타인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 지 모를 리는 더더욱 없다.''' 애초에 비서실장급으로 최종 작전 막바지까지 오너를 수행하며 함께했고 모든면에서 훌륭했다라는 평가까지 받은 사람이 직접적으로 나라 파괴공작을 꾸미는 장면이 없다는 이유 하나라 쉴드받기엔 무리다.
조로의 경우도 해적들만 사냥하는 현상금 사냥꾼이었고, 해적단 가담 사유도 되도 않는 괘씸죄로[1] 해군의 원님재판을 받고 총살당할뻔한 게 원인인지라 정상참작 사유가 있다.[2] 상디는 성질 더러운 요리사, 우솝은 장난심한 동네 소년, 쵸파는 착한 의사 지망생, 브룩은 해적이었지만 밀짚모자 일당과 마찬가지로 악질 해적은 아니었던 걸로 보이니 죄질이라고 말할 것도 없다. 나미의 경우 도둑질을 많이 했지만 마찬가지로 해적들만 털었고,그것도 소매치기 정도였으니 기껏해야 경범죄범. 게다가 해군이 해적과 결탁해 있는 상황[3] 에서 나름대로 마을을 구하려고 한 일이니 어느 정도의 참작사유가 있다. 그나마 징베가 피셔 타이거 밑에 있던 시절 인간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한 전적이 있지만, 비무장한 민간인을 상대로 폭력을 휘둘렀다는 묘사는 없다. 이렇듯 모든 일행의 크고 작은 악행을 다 합쳐도 나라를 통째로 망하게 하려고 했던 로빈과는 비교도 안 된다. 비교가 되어도 애들 장난 수준이다.
로빈의 살기 위해 배신을 반복할 수 밖에 없는 힘든 과거를 감안하더라도 선술한 행위가 정당화 될순 없고 무엇보다 알라바스타 왕국 테러는 도가 상당히 지나친 행위였다. 아론의 경우에는 '얼마나 안타까운 과거를 지니고 있든, 그가 행한 악행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였다'는 취급과는 대조적이다. 아론에게는 '불쌍한 과거를 지녔고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지만 어쨌건 악행을 저지른 자' 에 대한 적절한 태도[4] 를 보여주는 반면, 로빈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한 챕터를 할애해서라도 안타까운 과거만을 조명하고 악행에 대해선 현재까지도 철저히 묵인하고만 있다. 애초에 아론이나 로빈이나 한 악행의 수위는 거기서 거기이다. 정도만이 차이날뿐.[5] 그런데 아론은 단지 악당이란 이유로 동정도 용서도 못받지만 로빈은 아군으로 들어온 이후 이렇다 할 처벌도 받지 않았다. 적어도 아론이나 크로커다일은 감옥이라도 갔었고 그중 아론은 여전히 감옥에 갇혀있다.
크로커다일과 루피와의 1차전 때 로빈이 루피를 살려주고 마지막 결전 때 루피에게 해독제를 주어 그가 이길 가능성을 살려 주었지만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 승리할 수 있었던 건 천운이었고 특히 2차전 때 루피의 타고난 운이 없어 리타이어했다면 그 이후 알라바스타의 멸망을 막을 전력은 주인공 측에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알라바스타에서 저지른 행동들은 자기 고향을 짓밟은 세계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반성하는 묘사도 없이 넘어갔다. 무너지는 유적 안에서 네펠타리 코브라 국왕에게한다는 말도 고작 "난 그저 역사를 알고 싶었을 뿐인데 내 꿈에는 적이 너무 많아."라는 자기합리화 발언이다. 그녀가 크로커다일의 조직에 속했을 때 저지른 일이 명백히 알라바스타와 그 국민들을 고통받게 했다는 점에서, 그녀에게 "지도에서 오하라가 사라졌다고 했지...? 지도 위로 인간들을 확인할 수 있어?!" 라는 대사를 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선술했다시피 국왕군과 반란군의 내전을 의미하는 유토피아 작전의 시행명령을 내린 걸로 보면 로빈이 살해 의도가 있었느니 없었느니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도플라밍고가 드레스로자에 한 행위에 대해 엄청나게 분노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게 자신이 바로크 워크스 시절에 알라바스타에 하려고 했던 일과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바로크 워크스 시절 비비가 미행할수 있도록 도와주고 아무것도 없는 섬의 영구 지침을 주었을때 이런 비극을 바라지 않았다고 할 수 있지만 이 또한 확실히 묘사된 적이 없기에 어디까지나 추측의 영역이다. 게다가 비비를 도왔건 말건 어쨌든 그녀가 알라바스타를 기후 조작으로 말려죽인 건 사실이다. 자기 잘못은 생각치도 않고 남 잘못만 욕하는 셈.
후에 로빈이 죄책감/책임감을 느끼는 듯한 장면이 한두 번쯤은 있어도 좋겠다 싶은 상황에서도 '''로빈의 과거 행적에 대한 일은 철처히 묵인된다.''' 악행은 철저히 묵인되고 다른 악역들과 달리 그저 과거의 안타까운 점만 조명하는 전개의 모순에 대해 선술한 "지도 위로 인간들을 확인할 수 있어?!" 라는 대사를 비틀어 로빈에게 있어 지도에서 섬은 사라지면 안 되지만 나라는 지워도 되나. 라는 작품의 이중잣대를 지적하는 반응도 존재. 이런 면에서는 악역미화라고 욕먹는 나루토의 우치하 오비토보다 심한 편이다. 오비토는 최소한 자신의 죄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는 묘사라도 있었다. 로빈이 반성했다는 것을 작가가 그림과 말풍선으로 나타내야, 독자들이 '저 사람이 반성을 하긴 했구나.'라고 수긍할 수가 있다. 진정한 동료가 나타나서, 정말로 지키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서 "살고 싶다." 라고 한다고 하지만 본인이 해친 페루나 코브라 국왕, 또한 이간질당한 알라바스타 국민들에게 그런 소중한 존재가 없었나?
사실 독자들이 이 문제점을 비판하거나 지적하는 진짜 이유는 이들의 행동이 나빠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작품 안에서 미화를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오버로드의 주인공 일행은 다 대량 학살을 반복하고, 헬싱의 아카드는 사람을 100만 단위로 죽였으며, 워해머의 인류제국은 전체주의의 극한인 세력이다. 하지만 이 작품들은 어디까지나 캐릭터들이 비난을 받을 뿐, 작품 자체는 전혀 비판받지가 않는다. 왜냐하면 작품도 독자도 그 등장인물들이 선한 인물(+진정으로 선을 중시하거나 추구하는 자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제대로 알고 있으며, 이들을 미화하려는 시도를 조금도 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그래서 작품 내적인 요소로 욕할지언정 작품 외적으로는 비판하지 않는 것이다.
원피스가 무슨 나쁜 악당 저지하고 응징하는 영웅들이나 용사들의 절대적인 권선징악과 정의구현을 주제나 소재로서 만든 작품도 아니고, 어디까지나 동료와 자유를 추구하는 해적만화일 뿐[6] 이니 선이나 악같은 개념에 신경끄고 미화할 시도를 안 했다면, 밀짚모자 해적단이 로빈을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받아들였어도 내로남불 태도로 범죄자들을 자기들 좋을대로 대하면서 용서를 해줘도 독자들은 "뭐 해적놈들의 인성이 원래 그런 것인데 바랄 게 더 있을까" 정도로만 퉁치고서 넘어갔을 것이다.[7] 다만 이런 경우라고 해도, 아래 문단에서 지적한대로 "비비랑 헤어진지 얼마나 되었다고 해서 비비의 원수랑 그렇게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거냐? 도덕이 없다고 해서 의리까지도 없는 거냐?" 수준의 비판은 가능하다. 뭐 이런 경우라고 해도 굳이 해적들의 인성 드립으로 못 넘어갈 건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말이다.[8]
하지만 '''세계정부 못지않은 만행을 저질렀는데다가''' 자신의 죄악을 반성하는 자세도 일절 없는 '''전범'''이 지도 위로 인간을 확인할 수 있냐 같은 인류애적인 소리를 지껄이거나 자신과 똑같은 만행을 저지른 악당에게만은 엄청 분노하게끔 만들어서 스리슬쩍 억울한 피해자로만 보이게끔 미화시키고, 그래놓고 살고싶어 타령이나 하고, 해적단이 무슨 유엔군마냥 이나라 저나라 도와주러 다니고 악인을 용서 못한다고 화내는 등등 노골적으로 등장인물을 선하게 표현하려고 하니 이런 사단이 난 것이다.
이미 로빈은 알라바스타의 요인들인 네펠타리 비비 & 네펠타리 코브라 부녀, 이가람, 페루 등에게 위해를 가했다. 이 정도의 일만으로도 이 일이 덮어지고 미화되는 로빈에게 가해지는 비판이 과도하지는 않다. 자신의 안위상 소극적으로 도울수밖에 없단 점에서 빈스모크 레이쥬에 가깝다고는 하지만, 레이쥬와 로빈의 태도를 비교해보면 확연한 차이가 있다. 레이쥬는 자신의 안위 상 소극적으로 도울 수밖에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디에게 '아버지의 명령에 거역할 수 없게 개조되었고, 나도 범죄에 가담한 공범자'라며 사정을 설명함과 동시에 본인의 잘못을 인지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로빈은 '''최소한의 해명이나 반성조차도 없었다.'''
또한 네펠타리 코브라와의 대화에서 확실하게 사과할 기회는 있었다. 하지만 로빈이 한 대사는 '''"나의 꿈에는 적이 너무 많아"라는 구차한 자기 변명 뿐이었다.''' 모험하는 내내 나는 범죄자라며 궁상을 떨기까지 할 필요는 없지만, 사건이 거의 끝났을 때 사과해야 할 피해자 당사자와의 대화에서도 사죄의 말 하나도 없던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로빈이 밀짚모자 일당에 가담한 것을 보도를 통해 봤을때도 알라바스타 고위층들은 죄다 놀랐다. 그나마 비비 정도가 "루피의 선택이니 존중하겠다"는 식으로 쿨하게 넘어갔고 코브라 또한 로빈의 아픈 과거사를 들어봤다는 식으로 말하긴 하는데, 이를 로빈을 용서하거나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는 없다.
옹호 문단에서는 추후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해석될지 알 수 없다고는 했지만 본편 와노쿠니 시점까지 단 1번의 과거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다. SBS나 여러 매체를 통해 짦게나마 언급할려면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것마저도 없으며, 완결이 머지않은 시점에서 알라바스타 사건의 가해자인 로빈의 역할은 그저 로드포네그리프를 해독할 수 있는 역할만이 강조되며, 피해자인 비비는 핸콕, 사보와 함께 좋지 않은 결말을 암시하고 있는데 과연 오다 자체가 이러한 미화 문제에 관해 문제 의식이라도 있는지가 의문이다.
3. 옹호
그러나 알라바스타 편 시점의 로빈은 세계정부의 주도하에 '''8살짜리 꼬마에게 전 세계가 달려들어 범죄자의 하수인이 되는 것 외의 살아갈 기회를 모조리 박탈한 결과'''라는 점을 참작해야 한다. 로빈이 악역 출신으로 많은 논란을 가진 캐릭터이나 그럼에도 팬층이 존재하는 것은 단순히 밀짚모자 일당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만큼 기구하며, 무엇보다 불가항력으로 가득찬 인생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오하라를 떠난 순간부터 그녀에게 걸린 부당한 누명과 [9][10] 아이스버그와의 대화에서 사용한 표현대로 그녀의 인생은 완전히 망가졌다.[11] 로빈이 섬을 나선 후 여러 가정집이나 가게에서 일을 도우며 멀쩡하게 살려고 몇 번이고 시도했음에도 세계정부의 방해로 범죄집단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었다. 당시 로빈의 죄명은 특정한 악행이 아니라, 실상을 보면 '''고대문자를 알고 있는 것'''이고, 대외적으로는 세계의 멸망을 바라는 악마가 '''살아있다는 것''' 그 자체였으므로 치를 수 있는 죄값 자체가 없었기에, 죽고싶은게 아닌 한은 자수의 길도 당연히 선택할 수 없었다. 심지어 범죄자들의 집단에 들어가서도 어정쩡한 범죄집단에서는 로빈을 노리는 해군들을 감당하지 못하기에 결국은 크로커다일같은 큰 손과 손을 잡는 수밖에 없었던 것이며 그에 따라 협력하게 된 범죄의 스케일도 자연스레 커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단순히 기구하게 살았으니 가엾다는 감정적인 문제가 아니라, 여기까지의 과정에 '''로빈이 자신이 의지로 고를 수 있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는 사실이다.[12] 비판론에서는 로빈이 역사를 알고 싶다는 자신의 야망은 소중하고, 알라바스타의 국민들의 목숨은 소중하지 않았느냐는 비난이 여러차례 강조되고 있으나, 사실 로빈에게는 야망이냐 양심이냐를 저울질할 기회조차 없었다. 다른 선택지가 있었다고 한다면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는 것 정도였을 것이다. 나아가 비판론에서는 로빈이 도플라밍고나 세계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기에 이들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 주장하고 아론과도 비견하고 있지만, 이들은 전말만 로빈과 비슷할 뿐, 명백히 '''심신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자신의 야망과 복수를 위해 수많은 사람을 죽이는 길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큰 차이가 있다.[13] 8살 때부터 숨만 쉬고 있어도 세계정부에게 목숨을 노려져 평범한 삶을 살려는 시도마저 전부 좌절당한 로빈을 이들과 다름없다고 폄하하는건 부당한 평가이다. 세계정부의 고위 장관으로서 잘 먹고 잘 살며 버스터콜을 자신의 출세 도구쯤으로 여긴 스팬담과 바다에 대한 지배욕으로 그를 승인한 세계정부는 말할 것도 없다.
이렇듯 모든 사정을 알 수 있는 독자의 시점에서는 아무런 선택의 자유가 없던 로빈이 끝내 크로커다일에게 협조하게 된 것은 로빈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세계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의견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이러한 의견의 차이는 세계정부 정도 되는 규모의 정부조직이 사회적 책임을 '''완전히 배반'''[14] 했을 때, 그로 인해 범죄냐 죽음이냐까지 내몰리고 공동체에 협조할 이유를 상실한 개인에게 어디까지 책임을 지울 수 있냐는 관점의 차이에 의한 것이며, 도덕적인 우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기에 옹호론이 마냥 감정에 의한 오류로 치부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 이게 사법재판이 아니라 창작물의 캐릭터에 대한 평가 문제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게다가 로빈은 전 세계의 공동체로부터 거부당해 세계의 안위나 평화를 염려해야할 의리가 무엇 하나 없었음에도, 마지막 순간에 크로커다일에게 플루톤의 정보를 넘기지 않고 자기 자신이 위기에 빠지는 행동으로 일말의 정의감이 남아있음을 합류 전에 이미 보인 바 있다.[15] 즉 이러한 정의감은 당시의 절박한 상황 때문에 로빈에게 다른 사람이나 국가까지 생각할 이유나 여유가 없어서 발휘되지 못했을 뿐[16] , 합류하기 전부터 원래 로빈이 갖고 있던 요소이며, 특히 플루톤이나 버스터 콜 같은 파괴병기에 대한 경계는 이러한 상태에서도 유지했을 정도로 굳건했다. 이것이 CP9편 이후 정신적인 절박함을 대부분 떨쳐내고 나서 겉으로 드러나게 된 것 뿐이므로 딱히 표리부동한 행적은 아니다. 로빈이 놓였던 배경을 생각하면 살기 위해 범죄조직이 시키는 대로 협력한 바이올렛이나 레이쥬의 포지션에 더 가까운 편
그럼에도 로빈의 과거 행적 자체가 무고한 시민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잘못임은 분명하다. 관점에 따라서는 로빈 개인의 책임만으로 볼 수 없고, 하찌나 레이쥬와 같은 깔끔한 반성 묘사가 없다는 비판에서는 완전히 자유롭기 어려우나, 이는 작품 외적인 선에서는 어느정도 설명이 가능하다. 원체 독백보다는 대화로 인물관계를 그려가는 작가의 스타일상, 로빈이 알라바스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현재 로빈과 비비, 코브라가 직접 대면하지 않는 한은 묘사되기가 힘들며[17] , 로빈 본인이 알라바스타에 대해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는지 하찌처럼 죄의식을 품고 있는지는 결국 현재 확정할 수 있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차후 전개에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1] 그나마 이 괘씸죄도 헤르메포의 개념상실한 짓에 원인이 있고, 헤르메포를 직접 공격한 것도 아니고 헤르메포의 늑대를 죽였을 뿐이다.[2] 실제로 루피의 입단제의를 받자 해군에 의해 9일이나 굶겨진 상황에서도 '스스로 악당으로 전락하겠다는거냐? 잘해보셔' 라고 비꼴 정도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자가 조로다. 해군에게 우호적인 강력한 전력이 될 수 있었던 인재(조로)를 현상금 3억을 넘는 골칫거리로 만든 것은 해군의 병맛나는 인사&조직 관리가 큰 원인이다.[3] 정확히는 희대의 쓰레기 네즈미 해군 지부 소령이 아론이 이끄는 해적단과 결탁한 상황이었다.[4] 작품 내에선 아론의 과거만을 보여줄 뿐이며, 피해자인 나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아론을 동정할 생각은 없다.' 고 하며 하찌도 아론이 사과해도 용서받지 못할 행동을 했다고 하며 절대 변호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징베는 자신이 아론이 저지른 '만행'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하는 등, '''불쌍한 과거가 있긴 한데 어쨌든 명백히 나쁜 놈이고 용서받거나 동정받을 수 없음'''을 보여준다.[5] 아론은 '''이십 몇개의 마을'''을 털었지만 로빈은 '''한 나라'''를 털어서 통째로 가뭄으로 고통받게 만들고 내전을 일으켜 '''나라 전체'''가 망할뻔했다. 결과적으로 아론보다 로빈이 더 죄가 무겁다.[6] 실제로 루피 일행도 스스로가 좋은 사람이라고 여기진 않는다. 민간인들의 반응 등등을 통해서도 해적들이 엄연한 범죄자라는 사실을 솔직하게 표현한다.[7] 실제로 개그 요소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거짓말쟁이에 허세도 가득한 허풍쟁이 우솝, 호색한 상디, 성희롱을 일삼고 성추행도 저지르는 치한 브룩, 무전취식과 음식 절도를 일삼고 무턱대고 막나가서 주변에 민폐를 끼치기도 하는 루피, 수전노에다가 가끔 도둑질도 하고 툭하면 괜히 남캐들을 폭행하기도 하는 폭력녀 나미, 노출증(?)으로 보이고 양아치 끼도 조금은 보여주는 프랑키, 호전성이 너무 높은 조로 등등을 보면 쵸파를 제외한 모든 멤버들이 도덕적 결함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쵸파 역시 도덕적으로는 완벽하지 않은 캐릭터라는 것을 보여주긴 하는데다가, 모두 다 어떨 때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괜히 치사한 처사를 보여주기도 하고. 그런데 이들은 최소한 미화되지는 않으며, 독자들에게 해학적인 면을 보여줌과 동시에 가끔씩 사과나 반성의 독백 같은 것들이 있으니까 그러려니 말할 수가 있겠지만, '''로빈은 그런 것조차도 없다.'''[8] 근데 아래에 있는 문단을 봐도 알 수 있듯이, 밀짚모자 일당이 로빈을 아무렇지도 않게 순순히 받아준 일은 밀짚모자 해적단 멤버들의 캐붕이나 그 이상의 문제라고 볼 만한 수준이다. 굳이 로빈에 대한 미화가 전무했더라도 그냥 가볍게 넘어갈 만한 문제가 절대 아니다.[9] 현상수배범은 당연 보자마자 신고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어린 아이한테 그러는 것은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지만 갈수록 높아지는 소년범의 비율로 인해 현 소년법을 폐지하라는 요구가 빗발치는 것이 현실이다.[10] 즉 결론을 말하자면 로빈을 신고해서 현상금을 타먹으려는 어른들을 악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런데도 원피스 만화 내에서는 마치 그들을 사악한 존재로 묘사, 비판의 여지가 있다.[11] 물론 그 어른들이 로빈의 과거사를 모르는 이상 '현상범 A'로만 보이니 무조건 그들을 비난할 수만도 없다. 원피스 세계관에서 '일반인의 눈에는' 해적과 현상범은 분명한 악당이다.[12] 하필이면 알라바스타에 있는 바로크 워크스까지 찾아온건 로빈의 선택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는데, 이건 봉변을 본 알라바스타 입장에서 들만한 생각이지 로빈 입장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 나중에라도 밀짚모자 일당같은, 약탈을 생업으로 삼지 않고 로빈을 절대로 버리지 않는 해적단에 소속된 것은 순전히 운이 좋았던 거고, 혁명군은 혁명군 측에서 로빈을 찾아 헤맸는데도 접촉하지 못했다는 언급이 있다. 그렇다면 세계정부로부터 살아남으려면 바로크 워크스가 아니라도 다른 대형 범죄조직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데, 로빈 입장에선 현재와 아무 차이가 없다.[13] 아론은 어인족의 희망으로 여기고 따르던 선장인 피셔 타이거가 살해당했고, 도플라밍고는 천룡인에게 거부당하고 사람들의 광기에 휩쓸려 죽을 뻔했다는 고난을 겪었으나, 아론은 징베의 은혜로 자유의 몸이 된 시점부터, 도플라밍고는 패왕색 패기로 민중을 제압하고 빠져나온 시점부터 심신의 자유가 있었으며, 그럼에도 로빈처럼 선하게 살려는 시도 없이 곧바로 악행을 시작했다. 심지어 악역 간부 캐릭터중에 가장 잘 반성했고 이미지 변화에 성공했다고 여겨지는 하찌도 어인섬으로 돌아갈 수도 있었는데 자기가 좋다고 아론을 따라간거다. 마찬가지로 이미지 변화에 성공한 베라미는 단지 루피를 존경하게 되었을 뿐, 2부 시점에서도 돈키호테 패밀리에게 적대적인 집단을 무자비하게 박살냈다는 언급으로 보아 절대로 선역화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14] 비록 오하라가 법을 어겼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클로버 박사의 말마따나 정의가 아닌 세계정부와 천룡인의 안위를 위한 악법이었으며, 당시 8살이던 로빈에게 씌워진 세계의 멸망을 바란다는 오명과 군함 공격의 죄명은 완전한 누명이다. 즉 책임에 해이한 수준이 아닌 완전한 배반행위이다.[15] 당시 로빈이 인생을 반쯤 포기한 상태이기도 했지만, 정말로 죽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이런 행동을 했다면 자신을 죽이려는 크로커다일에게 반격할 이유도 없었고, 뭣하면 플루톤의 위치를 알려주고 다른 포네그리프를 찾아나서도 별 상관은 없었을 것이다. 즉 최후의 일선은 스스로의 의지로 밟지 않은 셈이다.[16] 상기된 주석에서는 '범죄자 A' 인 로빈을 신고한 시민들의 행동이 악이라 규정지을 수 없다고 하고있지만, 사실 마찬가지로 로빈의 입장에서는 알라바스타 역시 '세계정부 가맹국 A'이고, 시민들은 빵 하나만 사러 가도 오하라를 모욕하고 자신을 신고할 '적' 들이다. 애시당초 밀짚모자 일당과 합류하기 전까지는 로빈의 적은 전 세계였으므로, 10년을 넘게 이렇게 산 로빈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적'인 국가와 민중에게 연민을 느낄 이유가 없으며, 그럼에도 고고학자의 긍지라도 발휘해 병기를 넘기지 않은 마지막 행동만 해도 충분히 숭고한 행동이다.[17] 알라바스타 편 당시 로빈과 코브라가 짧게 대화를 나누기는 했지만, 길게 대화를 나눌 시간도 없었을 뿐인더러, 사실 로빈이 병든 마음을 확실하게 고치고 인류애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하늘섬 이후 cp9편 중간부터이기에, 당시 로빈이 사죄하기를 기대하는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