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레스(왜행성)
[clearfix]
1. 개요
Ceres
화성과 목성 사이에 위치한 태양계의 왜행성이다. 소행성대 천체들 중에서 가장 거대한 천체로, 소행성대 전체 질량의 31%, 거의 3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1]
2. 발견
세레스는 1801년 1월 1일, 이탈리아의 천문학자인 주세페 피아치가 발견했다. 공식적인 명칭은 "1 세레스"로 가장 처음 발견된 소행성체이므로 식별 번호가 1번으로 붙었다,
처음 발견되었을 당시에는 행성으로 분류되었는데, 1845년 아스트라이아#s-2의 발견 이후 새로운 소행성들이 수두룩하게 보고되면서 소행성으로 분류되었다. 이후 명왕성의 행성 퇴출 사건으로 인해 왜행성 개념이 창안되었을 때는 또 다시 왜행성으로 분류되는 등 꽤나 기구한 사연을 가진 천체이다. 즉, 지금은 소행성이 아니라 엄연히 왜행성의 지위를 가진 천체이지만, 어쨌든 가장 먼저 발견된 소행성으로써 분류 번호는 여전히 1번을 가지고 있다.
발견 비화 또한 다소 독특하다. 태양계의 행성 위치에 대해 티티우스-보데 법칙을 적용하면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자리가 하나 비게 된다. 이는 티티우스-보데 법칙의 허점으로 간주되었지만, 천왕성의 발견으로 이 법칙의 신뢰도가 갑자기 높아지면서 화성과 목성 사이에도 행성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이 때 올베르스의 역설로 유명한 하인리히 빌헬름 올베르스[2] 등의 24명의 천문학자들이 황도면을 여러 구역으로 잘게 쪼갠 후 각자 한 구역씩을 맡아서 모든 영역을 빠짐없이 관측하는 방식으로 이 미지의 행성을 찾아내기로 했다.
그러나 독일 학자들이 이렇게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 동안 이탈리아의 주세페 피아치가 '''우연히''' 세레스를 발견해버렸다. 저 24명의 천문학자 그룹도 나중에 다른 소행성들을 추가로 발견하기는 했지만, 현재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실은 피아치도 저 그룹의 일원이 될 예정이었으나, 초청장이 미처 도착하기도 전에 세레스를 발견해버렸다고 한다.
3. 특징
세레스는 아직 그 기원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원래는 소행성대에서 형성된 원시 행성이라는 설도 있었으나, 후술될 오카터 크레이터에서 발견된 암모니아염에 의해 카이퍼 벨트 등의 장소에서 생성되어 지금의 소행성대로 흘러 들어온 천체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3]
화성과 목성 사이의 중간 거리를 메우는 위치에 있다는 점 때문에 일부 과학자들은 미래에 행성간 항해가 자유로워는 시대가 오게 된다면 이 천체에 반드시 우주 정거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2014년 1월, NASA에서 허블 우주 망원경을 통해 세레스에서 다량의 수증기가 분출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다만 훨씬 이전부터 달, 화성, 목성의 위성 가니메데 및 칼리스토에서 대량의 얼음이 관측되었었고, 목성의 위성 유로파나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에서도 세레스와 같은 대량의 수증기 분출이 관측된 바 있다. 유로파나 엔셀라두스는 아예 바다가 존재할 것이라고 예측되는 등, 물 자체는 태양계에서 의외로 상당히 흔한 물질이다.
다만 문제는 대부분 얼어있거나 기화한 상태라는 것인데,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기 위해선 여러가지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액체 상태의 물이 확인되었거나, 사실상 존재한다고 봐야 하는 천체들은 지구, 유로파, 엔셀라두스, 가니메데, 세레스가 전부이다. 그 외에 어쩌면 존재할 지도 모른다고 추정되는 천체는 엔셀라두스와 비슷한 환경일 가능성이 엿보인 디오네#s-2 정도가 끝이며, 타이탄은 안정적으로 액체가 유지되어 강, 바다, 호수, 삼각주 등이 존재하지만, 그 액체의 정체는 물이 아닌 '''탄화수소'''이다.
이름의 유래는 로마 신화에서 농사와 곡식을 주관하는 여신인 케레스로, 중국어권에서는 '곡신성(穀神星)'이라는 의역 단어로도 부른다.[4]
세레스에 있는 크레이터의 명칭 중에 자청비라는 한국어 명칭이 붙은 지형이 있는데 제주도의 지방신으로 농업을 담당한다고 한다. 이 이름은 독일항공우주센터의 슈테판 슈뢰더(Stefan Schröder) 박사가 제안해 승인을 받았다.
4. 돈 탐사선
2015년, 돈 탐사선이 세레스에 도착해, 최초로 왜행성에 도착한 탐사선이자 최초로 2개의 천체 궤도를 돈 탐사선으로 이름을 남기게 되었다.[5] 세레스에 대한 본격적인 탐사는 탐사선이 보다 가까운 궤도에 완전히 진입한 4월 중순부터 시작되었으며, 이로써 인류는 세레스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문서 참조.
5. 빛나는 점
과거 허블 우주 망원경이 세레스에서 흰 점이 찍힌 장면을 관측했지만, 이게 무엇인지는 해상도가 낮아 파악할 수 없었다. 때문에 돈 탐사선이 접근하면 이 물체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2015년 2월 말에는 46000 km 떨어진 곳에서 찍은 사진이 공개되었는데, 사실 점은 하나가 아니라 2개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선명하게 보이는 광원 2개의 정체가 무엇인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과학계는 매우 흥미롭다는 반응이었다. 과학자들은 화산활동으로 인해 생겼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영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얼음 덩어리이거나 지각 내부의 수분이 분출하여 생기는 얼음 입자라는 추측이 있다.
[image]
고화질 사진으로 찍힌 흰 점들 중 하나. 이 얼음산의 높이는 약 4km로 NASA는 '아후나 산(Ahuna Mons)'이라고 이름 붙였고, 가장 밝게 빛나는 점이 위치한 넓이 92km, 깊이 4km의 거대한 크레이터를 '오카터(Occator)'라고 명명했다. 더 많은 사진은 NASA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데, 가장 근접해 찍은 사진은 4,400km에서 찍은 사진이다.
돈 탐사선의 지속적인 관측 결과에 따르면 흰 점이 130개 이상 발견되었고, 이 흰 부분은 황화마그네슘의 한 종류인 헥사하이드라이트 또는 암모니아가 풍부한 점토일 것이라고 한다.
2020년 8월 11일 세레스에서 소금 바다가 있으며, 지하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한다고 기사가 나왔다. #
[1] 다음 가는 베스타나 팔라스의 경우 각각 8.6%, 6.7%를 차지한다.[2] 소행성 베스타의 발견자이기도 하다.[3] Recent Hydrothermal Activity May Explain Ceres' Brightest Area[4] 토성 밖에 있는 태양계 행성들은 다 한자를 통해 번역한 것이라 전부 이런 느낌의 단어이다. 천왕성은 우라노스가 우주 창조 설화에서 하늘을 상징했던 신이었기 때문에 '하늘의 왕'이라는 뜻에서, 해왕성은 넵투누스가 바다를 다스리는 신이기 때문에 '바다의 왕'이란 뜻으로, 명왕성은 플루토가 저승 세계(명계)를 다스리는 신이기 때문에 '명계의 왕'이란 뜻으로 이름이 지어졌다.[5] 돈은 2011년에 소행성 베스타의 궤도에 진입해 1년 간 탐사를 진행했던 적이 있다. 그 뒤에 베스타를 떠나 세레스에 도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