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홈 17연승의 비밀
1. 개요
쌍방울 레이더스가 1996년 8월 14일 현대 유니콘스 전부터 이듬해 1997년 4월 13일 LG 트윈스 전까지 전주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리는 홈 경기에서 '''17연승'''이라는 기록을 세운 사건. 참고로 이 홈구장 17연승 기록은 현재까지도 '''KBO 리그 단일 구단 홈구장 최다 연승 기록'''으로 남아있다.
쌍방울은 창단 당시인 1991년 공동 6위를 제외하고 8위-7위-8위-8위를 기록한 한국프로야구 전통의 최약체 팀이었다.[1] 그러다가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고 쌍방울도 야구단에 아낌없는 지원을 쏟아부으면서 강팀으로 올라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지금도 깨지지 않는 '''홈 17연승'''을 쌍방울이 기록하게 될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여러 이야기가 떠돌았다.
2. 연승 일지
- 1996년 9월 5일 이후 홈경기가 띄엄띄엄 있었던 것은 당시 경기 일정이 우천으로 인한 잔여 경기 소화 일정이었기 때문이다.
- 1996년 10월 7일과 8일에 열린 현대 유니콘스와의 플레이오프 1, 2차전도 쌍방울이 승리를 거뒀지만 포스트시즌 경기는 연속경기 승리 기록에 포함되지 않는다.
3. 귀신이 도운 17연승?
홈 17연승의 배경에는 김성근의 지도력과 쌍방울 선수들의 투혼도 있었지만, 가장 대표적으로 떠돌았던 소문은 '''귀신의 장난.''' 전주에 원정을 오는 팀들은 원정 숙소였던 '''전주 코아호텔'''에서 머물렀는데, 이 코아호텔에서 귀신을 봤다는 선수들이 속출했던 것.
전주 코아호텔은 한신공영이 1983년에 전주코아백화점을 개점한 후 2년 뒤인 1985년에 건립된 특2급호텔로 111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었다. 전주에서는 단연 최고급 호텔이었다. 귀신 소동이 도는데도 여전히 코아호텔을 원정 숙소로 사용했던 이유는 '''전주에 4성 이상의 특급 호텔이 없어서.''' 코아호텔이 문을 닫은 현재까지도 '''없다.''' 2017년에 문을 연 라마다호텔 등도 3성급 호텔에 불과하다. 전주시가 국내 대표적 관광지로 발돋움한 상황에서도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적되는 점이 바로 특급호텔의 부재이기도 하다. 물론 한옥마을 중심으로 게스트하우스가 많이 생겼다고는 하지만 호텔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상당하다.
4. 각종 소문
전주 코아호텔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는 소문은 1992년부터 있었다. 당시 OB 베어스는 전주 원정경기를 위해 코아호텔에서 머무르고 있었는데 김형석과 김상호가 맥주를 마시고 방으로 들어오다가 '''표정이 전혀 없이 침대에 앉아있는 정체불명의 여성'''을 보고 너무 무서워서 밤을 꼬박 샜다고 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형석과 김상호가 술에 취해 헛것을 본것이라며 다들 무시했다. 특히나 김형석과 김상호 모두 OB 선수단 내에서는 알아주는 술꾼이었기에 술김에 그랬겠거니 했을 수도 있다.
1994년, OB 베어스의 박현영[3] 은 코아호텔의 방에서 자고 있다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잠에서 깼는데 '''침대 바로 옆에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가 서있었다고 한다. 박현영의 이야기를 들은 김상호가 염불을 하면서 귀신을 잡으려다가 침대가 무지막지하게 흔들리는것에 놀라서 트레이너의 방으로 도망쳤다고 한다. 이 소동으로 OB 선수들 사이에선 전주 코아호텔에 귀신이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게다가 OB의 흑역사인 OB 베어스 항명파동이 일어난 곳도 바로 이곳이었다는 것 때문에 귀신의 장난이 아니냐는 뒷이야기가 돌았다. 실제로 OB는 92년 쌍방울과의 상대전적이 10승 8패로 근소한 우위였지만 전주에서는 3승 6패에 불과했다. 94년에는 아예 8승 10패로 뒤지기까지 했다. 물론 윤동균 감독과 선수들 사이의 불화 때문에 팀이 막 나가긴 했지만. 이후 김인식 감독이 부임한 1995년에는 귀신이 없었는지 쌍방울과의 상대전적이 14승 1무 3패였다.
한동안 잠잠하던 귀신소동은 1996년 다시 시작되었다. 현대 유니콘스 선수들 사이에서 코아호텔에 머물다가 귀신을 봤다는 소문이 돌았고 공교롭게도 8월 14-16일의 3연전에서 현대는 쌍방울에게 스윕을 당했다. 이후 쌍방울은 다음시즌인 1997년 4월 13일까지 홈구장 17연승의 대기록을 쓰게 된다. 이때 귀신 때문에 학을 뗐는지 현대와 쌍방울의 96년 플레이오프 때 현대 선수들은 코아호텔에 머무는 것을 거부해 대전광역시 유성구로 숙소를 옮겼는데, 유성에서 전주까지 오는 고속도로까지도[4] 플레이오프 당시에 공사를 한 탓에 현대 선수들은 전주구장에 늦게 도착할 수밖에 없었고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모두 쌍방울에게 내주는 원인이 된다.
소문으로는 코아호텔이 지어질 당시에 한 남자가 호텔에서 자살했으며, 이후에 한 여자가 객실에서 자살했는데 바로 김상호와 박현영이 머무르던 그 방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코아호텔은 귀신소동 때문에 소문이 안좋게 나고 심지어 현대 선수들이 코아호텔에 머무는것을 거부하기까지 하자 손해를 보았다면서 언론중재위원회에 귀신소동을 보도한 언론사들을 제소하는 사태까지 있었다.
야구계에서는 꽤나 널리 퍼진 소문이었던 모양으로 모 방송에서 이를 취재한적이 있으며 각 구단 선수들이 자신의 경험담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쌍방울 감독이던 김성근 감독도 이런 귀신소동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인터뷰하기도 했다.
5. 그 이후
허나 코아호텔의 귀신도 쌍방울을 더 지켜줄수 없었는지 쌍방울은 이후 IMF 사태를 겪으면서 모기업의 부도로 어려움을 겪다가 2000년 해체되면서 전주에는 더이상 프로구단이 없게 되었다.
코아호텔 자체도 롯데백화점 전주점이 오픈한 이후 전주코아백화점이 쇠락해졌고 코아호텔 역시 이렇다 할 시설 개선이 없다보니 사람들이 찾지 않는 호텔이 되어 결국 2011년 7월 재정난으로 문을 닫았고, 2013년에 이랜드그룹이 인수했다. 다만 이랜드에서 인수해 놓고 재무 상태가 안 좋다면서 손을 놓아버린 상황이라 폐건물이 되어버렸다. 기사
6. 여담
- KIA 타이거즈가 전주가 아닌 군산 월명 야구장에서 제2 홈경기를 하는 이유가 전주의 귀신소동 때문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물론 이는 근거 없는 말인게 전주종합운동장 야구장은 아마추어 경기조차 근근히 하는 매우 낙후된 야구장이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고, 전통의 강호 군산상고가 위치해 있기 때문에 월명 야구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이다. 그리고 군산상고가 NC 다이노스의 팜으로 지정되자 KIA 타이거즈는 더이상 월명야구장에서 경기를 치르지 않고 있다.
- 쌍방울 해체 이후 프로야구와는 거리가 있던 전주시가 프로야구 제10구단을 창단하려 할때 귀신의 도움이 있는거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창단위원회에서 언급되기도 했다. 하지만 10구단은 kt wiz가 되면서 호텔이 폐업했으니 귀신이 이승을 떠난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돌곤 했었다.
- 2019년 12월 22일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서 '그라운드의 귀신 소동'이라는 이름으로 방영되었다.
7. 관련 문서
[1] 유일하게 꼴찌가 아니었던 1993년의 꼴찌팀은 당시 리빌딩 중이었던 태평양 돌핀스.[2] 왼편과 뒷편의 건물은 전주코아백화점(現 세이브존 전주코아점). 한때는 전주발 김포국제공항 경유 인천국제공항행 대한관광리무진 공항버스의 출발지였다가 2014년 6월 9일부로 덕진동으로 이전하였다.[3] 휘문고를 졸업하고 1987년 OB에 입단했다. 이 당시 김태형이 OB 주전 포수였고 박현영은 백업 역할을 했다. 이후 삼성을 거쳐 쌍방울에서 은퇴했다. 은퇴 후 경기고등학교 야구부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4] 현재는 대전~논산 구간이 호남고속도로의 본선이 아닌 지선으로 구분되지만 이 당시만 해도 호남고속도로의 본선은 회덕JC에서 시작되는 이 도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