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신화
1. 개요
켈트 신화 중 아일랜드에 살던 켈트족이 전승한 신화다. 같은 켈트권인 웨일즈 신화와 공통점이 많다. 주 배경은 현 북아일랜드 얼스터지만 아일랜드의 다른 지역이나 교류가 있던 웨일스, 영국 남부의 콘월 지방도 등장하곤 한다.
2. 대계 구분
대계(cycle)란 시대구분과는 다르다. 아일랜드 신화는 이야기(story) 단위로 보존되어 있다. 필사문헌에는 여러 이야기들이 대중 없이 채록되었다. 예컨대 쿠 훌린이 주인공인 이야기와 핀 막 쿨이 주인공인 이야기가 함께 수록되었을 수 있다. 이렇게 중구난방으로 흩어진 이야기들을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인물, 연결되는 사건 등을 기준으로 묶어 인위적으로 분류한 것이 '대계'다.
예컨대 열왕 대계란 말 그대로 아일랜드의 왕사에 대한 이야기들을 모은 것이다. 코르막 막 아르트에 관한 이야기는 그가 아르드리였기 때문에 열왕 대계지만, 또한 코르막이 핀 막 쿨의 시절 아르드리였기 때문에 피니언 대계에도 속한다.
그리고 어느 대계에도 속하지 않는 민담, 전설들이 허다하다.
2.1. 신화 대계
Cycle of Mythology
카사르인, 파르홀론인, 네메드인, 피르 볼그, 투어허 데 다넌, 밀레시안 순으로 에린의 지배자가 바뀌는 과정을 그린다. 주요 화소는 투아하 데 다난에 집중되었다. 심지어는 밀레시안에게 쫓겨난 후에도 여전히 투아하 데 다난의 이야기만 잔뜩 나온다.(…) 우리에게 친숙한 '켈트 신화'는 바로 이것. 켈트 신화 중 가장 환상적이고 장엄하며 신비하다. 브리튼 섬이나 갈리아보다 자료가 풍족한 편이라서 그런 것이지만.
앞의 파르홀론족과 네메드족의 다툼은 피르 볼그족과 투아하 데 다나안족의 이야기와 지나치게 비슷하기 때문에 본래 피르 볼그와 투아하 데 다나안의 싸움에 관한 신화가 먼저 있고, 그것을 본떠서 앞의 두 종족은 오히려 후기에 생성된 신화라는 설이 있다.
또한 투아하 데 다나안과 포보르의 다툼을 다룬 신화가 가장 원형에 가깝고 파르홀론, 네메드, 피르 볼그, 밀레시안에 관한 신화는 상대적으로 후기에 속한다는 설도 있다.
2.2. 얼스터 대계
Cycle of Ulster
울라(아일랜드의 동북부, 오늘날의 얼스터) 지방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이야기한다. "붉은 가지 대계"라고도 한다. 울라인들이 적국 코나크타(아일랜드 북서부, 오늘날의 코노트) 및 무운(아일랜드 남서부, 오늘날의 먼스터)과 항쟁하는 혈투를 주로 다루었다.
쿠 훌린이 이 시대의 대표적인 영웅이다. 굉장히 영웅적이고 비장, 장엄한 내용이 이 시대의 특징이다.
2.3. 피니언 대계
Cycle of Fianna
시대가 흘러 아일랜드가 통일되고 그 수도에는 '코르막 막 에르트'가 대왕으로서 앉아있었다. 이 왕 밑에는 '핀 막쿨'이라는 인물이 이끄는 '피아나'라는 기사단(?) 혹은 부대가 있었는데, 이들의 행적이 주된 내용이다.
티르 나 노그 페이지에서 잠깐 언급한 바드 '오신'도 이 시대의 인물. 실제 역사 흐름에서는 대략 기원후 2~3세기의 이야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대의 이야기는 윗 시대와 다르게 로맨스가 주류이다.
2.4. 열왕 대계
Cycles of the Kings
아일랜드의 전설적인 왕들을 다루는 부분. 실존인물과 전설이 뒤섞여 자세한 검증이 필요하다.
코르막 막 아르트
니얼 노이기얼러흐
오간 모르
코날 코르크
구어레 아드네 막 콜만
디어르마트 막 케르발
루가드 막 콘
콘 케드커하크
로에가레 막 니얼
크림한 막 피다
브리안 보루마 - 확실한 실존인물로 여겨진다. 아일랜드를 최초로 통일한 인물로서 아일랜드인의 존경을 받는다.
3. 문헌
켈트 신화가 기록된 판본의 대부분은 가톨릭 전파 이후 수도사 등이 기록했다. 아일랜드 신화는 북유럽 신화의 에다와 같은 단일 총집편은 없지만, 여러 필사본 문헌들에서 산재했다.
- 회갈색 암소의 서 (Lebor na hUidre)
- 1106년 이전에 작성. 얼스터 대계에 속하는 여러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 라긴의 서 (Lebor Laignech)
- 12세기 하반기에 작성. 신화 대계의 설정집인 에린 침략의 서가 여기에 보존되어 있다.
- 발러 언 모터의 서 (Leabhar Bhaile an Mhóta)
- 우어 마너의 서 (Leabhar Ua Maine)
- 1392년-1394년에 작성. 족보집으로, 아일랜드의 왕가, 귀족가들이 어떤 고귀한 핏줄에 속하는지 기록한 것이다. 왕들의 계보를 논한 것이므로 열왕 대계에 속한다.
- 라칸의 서 (Leabhar Leacain)
- 1397년-1418년에 작성. 상술한 라긴의 서와 중세 법률서인 '권리의 서'를 베껴쓴 것이다.
- 반점의 서 (An Leabhar Breac)
- 1408년-1411년에 작성. 파트리치오, 콜룸바 등 성인들의 행장들과 함께 잡다한 전설담들이 수록되어 있다.
- 라칸의 황색서 (Leabhar Buidhe Leacáin)
- 1391년-1401년 작성. 얼스터 대계 이야기가 풍부하게 보존되어 있고 그 외의 이야기들도 있다.
- 파르 미의 서 (Leabhar Fhear Maí)
4. 참고 사항
[1] 데르드러 사건으로 인해 코나크타로 망명간 페르구스 및 페르구스를 따라간 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