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1. 발음
발음은 /압/으로 '압', '앖', '앒'과 동일하다. '앏'은 쓰인 예는 없으나 '엷다', '떫다' 등이 대체로 ㄹ로 발음되므로 '압'이 되진 않을 듯. 뭐 '밟다'처럼 '밥다'인 경우도 있지만... 아무튼 앖/앒/앏은 쓰지 않는다. '압'은 한자 押(압수, 압류), 壓(압력, 압정), 鴨(압구정) 등의 한자가 있어서 가끔 쓰인다.
2. 쓰임
정면을 뜻하는 단어로 쓰인다. 한자는 '前(앞 전)'이다. 그래서 '역전앞과 같은 겹말도 있다.
공간을 가리키는 포괄적인 단어이다 보니 시간에도 대해서 비유적으로 쓴다. 문화권마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한국어 '앞날'과 '앞으로'는 '''미래'''를 뜻하는 말이다. 한편 신기하게도 한자어가 포함된 '전날'과 '전(前)에는'은 '''과거'''를 뜻하는 말이다. 보통 '앞' = '전'이지만 의미가 다른 사례 가운데 둘이다.
반대말은 '뒤'. '안팎'과 유사하게 '앞뒤' 역시 한 단어로 쓰인다. 이 단어도 비유적 의미로서 앞말과 뒷말을 뜻하기도 하여, '앞문장과 뒷문장'이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 밖에 '앞'이 들어 있는 단어는 굉장히 많아서 여백이 부족하다. 신조어 가운데에서는 전방을 보고 이동기나 이동속도 부스터를 낭비해서 자멸을 초래하는 '앞 점멸' 같은 표현도 있다.
받침이 'ㅍ'인 몇 없는 명사이기도 하다. 그 밖의 명사로는 '헝겊', '늪', '숲', '옷섶', '옆', '잎', '짚'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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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까지는 의외로 'ㄹ' 받침이 있어서 '알ㅍ'으로 썼다(용비어천가 16장). 이 형태는 이황의 도산십이곡(1565)에서도 확인된다. 한편 구운몽(1687)에서는 이미 '압픠'로 'ㄹ'이 사라진 것을 볼 수 있다.
아무튼간에 모음이 온 때 'ㅍ' 소리가 났던 건 꽤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1] 다만 받침에 'ㅍ'을 썼던 건 1933년 한글 맞춤법 통일안 때야 인정되었다. 그 전까지는 '압피'로 중철로 적거나 '압히'로 'ㅂ'과 'ㅎ'으로 나눠서 적었다. 'ㄹ'계 겹받침은 이따금 쓰이기도 하였는데,[2] 그 때도 'ㄿ'이 아닌 'ㄼ', '앏'으로 적었다.[3] 겹받침이 쓰였을지언정 8종성 원칙은 여전히 지켜졌기 때문이다. 'ㅍ'을 받침에 쓸 수 있게 된 때까지 'ㄹ' 발음이 남아 있었으면 '읊다'와 함께 'ㄿ' 받침을 쓰는 '앒'이라는 형태가 나왔겠지만 아쉽게도 '앒'이라는 형태는 문헌에서 나오지 않았다.
반대말 '뒤'는 용비어천가에서 '뒤ㅎ'로 'ㅎ'이 붙어있었다. 이 역시 구운몽에서는 'ㅎ'가 떨어져 현재의 '뒤'가 되었다.
3. 다른 언어에서
'앞'이라는 개념은 거의 기초어휘이므로 '앞'이라는 의미의 단어가 없는 언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세상 어디엔가는 있을 수도 있겠지만.
많은 문화권에서 '머리'가 '앞'이라는 의미로 자주 쓰인다. 한자에서도 '두괄식'이라고 하면 글의 앞부분에 중심 내용이 오는 것이고, 영어의 head 역시 앞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정작 사람 머리는 그다지 앞에 있지 않지만. 똑바로 섰을 때 제일 앞에 오는 부분은 가슴. 이 경우에 주로 꼬리와 대응돼서 앞-뒤를 구성하는 것을 보면 동물의 형태에서 유래한 표현 같기도 하다. 앞서 말한 '가슴'은 그다지 '앞'이라는 의미로 쓰이지 않지만 반대로 사람한테서 뒤에 해당하는 등은 '뒤'의 의미로 쓰일 때가 많다. '배후'라는 표현도 있고, 백 같은 말도 있고.
일본어에서는 주로 前라고 쓰고 まえ라고 읽는다. 음독으로는 ぜん. 한국어와는 달리 시간상으로는 과거만을 의미하고 미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先(さき)라는 한자도 앞을 의미하는데 동사와 접속해서 목적지를 뜻하는 식으로 확장되기도 한다. 한편 さき는 과거도 되고 (さきほど) 미래도 된다(これからさき)는 점이 한국어 '앞'과 유사하다.
4. '앞'이 들어가는 나무위키 문서
일본어 역명에는 '~앞역(~前駅)'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역이 굉장히 많다. 한국에서는 주로 그냥 ~역이라고 하는 편. 한대앞역이나 외대앞역처럼 한국에서도 '앞역'을 쓰는 사례가 조금 있기는 하다. 리다이렉트 문서는 포함하지 않았다.
대구광역시에서는 정류장에 '~앞'을 꽤 많이 쓰는 편이다. 바로 앞에 있는 경우 '~앞' 정류장으로 이름이 붙고, 길을 건너야 하는 경우 '~건너'와 같은 이름이 붙는다.
- 앞머리
- 앞다리살
- 앞마당
- 앞잡이
- 앞니
- 앞산
- 앞치마
- 앞트임
- 발앞굽
- 앞구르기
- 앞차기
- 어이 그 앞은 지옥이다
- 앞으로
- 현관 앞에 있는 것
- 앞말잇기
- 우익수 앞 땅볼
- 꿈이 아냐, 거짓이 아냐, 눈 앞에 펼쳐진 행복한 정경.
[1] 앞의 고형(故形)은 '앒ㅅ'으로 삼국 시대 이전부터 써온 것으로 추정된다.[2] 당시에는 소리가 나는 자음만을 받침에 쓰는 것이 우세했으므로, 이 때문에 ㄺ, ㄼ 등과 같은 ㄹ계 겹받침은 실제로 ㄹㄱ, ㄹㅂ으로 동시에 소리가 났었으리란 견해도 있다.[3] 눈 앏픳 즐기기를 ᄒᆞᆯ 거시라 - 번역박통사(1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