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페어팩스 로체스터
'''Edward Fairfax Rochester'''
샬럿 브론테의 소설 제인 에어의 등장인물이자 이 소설의 남주.
손필드의 주인으로, 나이는 대략 30대 후반에서 40대 정도.[1] 성깔있고 야성적인 인상에 잘생기지도 않았고 [2] 키도 그다지 크지 않지만 제인이 내린 몸평은 '''a good figure in the atheletic sense of the term(체육인의 견지에서 보면 훌륭한 몸)'''. 승마로 단련되었는지 몸은 좋다. -
젊은 시절 형만 편애하는 아버지에게 속아 부유하지만 정신병을 가진 버사 메이슨과 결혼을 했고, 형과 아버지가 죽음에 따라 손필드의 주인이 되었다. 정신병을 가진 아내를 사랑할 수 없어 젊어서부터 여러 곳을 떠돌아다녔다. 제인을 포함한 등장인물들 대부분에게 못생겼다는 평[3] 을 듣는데도 제인 이전까지 아내를 제외한 -공식적인 애인이 셋이나 있었던 것을 보면 돈은 확실히 많은 듯(…).
여러 애인을 뒀지만 모두 좋지 않은 관계로 끝났다가, 순수한 제인 에어를 만나 사랑을 느껴 그녀와 결혼하려 하지만 막판에 버사 메이슨의 존재가 드러나 실패한다. 제인 에어는 정부로라도 있어 달라는 간청을 - 거절하고 그를 떠난다.
백방으로 제인을 찾지만 실패하고, 몹시 난폭해져서 은둔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다가 [4] 버사가 손필드에 불을 질러 저택이 무너지기 직전 그녀를 구하려다가 한쪽 팔을 잃고 실명까지 하여 장애인이 된다. 하지만 제인과 재회한 후 좋은 의사를 만나 한쪽 눈 시력은 회복하고 행복한 인생으로 결말을 맺는다.
진 리스가 쓴 제인 에어의 프리퀄 <광막한 사르가소의 바다>에선 제인 에어에서 나왔던 로체스터는 사실 기만자(1번 문단), 위선자, 가식남이라 불릴 정도의 반전 면모를 보여준다.
버사 메이슨[5] 과 결혼한 건 재산 상속이 불가능한 차남이라는 자기 입장을 어떻게든 개선시키려는 이유 정도였으며 식민시대에 유럽 귀족 백인 입장에서 식민지(자메이카) 출신의 버사(앙투아네트)에게 편견을 품은 것과 주변 사람들의 이간질, 버사의 어머니의 정신병[6] 을 보고 버사도 정신병력이 있을 거라 믿은 것 때문에 자기가 한 때 지켜주겠다고 약속까지 하며 사랑을 맹세했던 버사를 '''돈줄'''로 취급하는 속물적이고 위선적인 면모를 보여주게 된다.[7]
그리고 로체스터가 영국으로 버사를 끌고온 다음엔 영국 법도를 이용해 버사의 재산을 모두 자기 걸로 만들고 버사는 감방과도 같은 다락에 가둬놓는 식으로 방치, 안 그래도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영국에 떨궈진 버사는 결국 외로움과 한 등이 해소되질 못해 정신병을 앓게 되며 끝내 집에 불을 지르게 된다. 덕분에 광막한 사르가소의 바다를 읽은 사람들 중엔 로체스터는 제인이랑 결혼해서 행복을 찾을 자격이 있냐는 의견을 보일 정도.
한편 다른 의미에서는 로체스터 역시 당시 영국의 제산 상속 제도와 가부장제의 피해자였기에 어찌할 수 없이 속물이 되고 말았다는 의견도 있다. 빅토리아 시대에서는 재산 분할을 막겠다는 명목 탓에 상속제도가 장남에게만 몰빵이었고 차남, 삼남 등 손아래동생들의 경우 여자를 구해다가 재산을 새로 가지지 않으면[8] 무일푼 신세가 되어 힘든 삶을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9] 그리고 로테스터 역시 이런 환경 속에서 자라났기에 입장이 급했고 (버사에겐 인간적으로 못된 짓을 한 건 맞지만) 속물적이 될 수밖에 없는 부분은 감안해야하지 않냐는 의견이 나온듯.[10]
사실 다른 작가가 쓴 '사르가소의 바다'까지 안 가고 제인 에어 본편만 보더라도 '''로체스터는 비판의 여지가 꽤 있다.''' 1인칭 화자 시점에 자연스레 이입하는 독법을 벗어나서 보면 이렇게 나쁜 놈이었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다!
일단 <광막한 사르가소의 바다>는 크레올에 대한 부정적인 프레임에 대해 비판하고자 나온 다른 작가의 작품으로, 본작이나 본작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 없다.[22] 당시 시대적 상황과, 그 시대 속의 작가의 한계를 놓고 보면, 버사는 작정하고 유부남과의 사랑에 정당성을 주기 위해 부정적 요소를 종합해 만든 캐릭터였다. 모든 작품의 진실은 원작자의 설정이 우선인데, 작가는 버사가 미치지 않았는데 미쳤다는 오인을 받았을 거란 설정을 했을 법한 단서도 언급도 딱히 남기지 않았으며 생전에도 그런 말을 한 적 없다. 크레올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담은 것에 반성하는 말을 했지만, '사실 버사는 미치지 않았다.'고 언급한 적은 없다. 버사가 드레스를 찢어 놓는 등 질투에서 비롯된 행동이 그녀가 정상인일 수도 있다는 전제나 암시를 의도해 넣은 것은 아니었을 것이고 정신질환자에 대한 작가의 무지에서 나온 표현일 수 있고, 사실 딱히 광인이 하지 못할 짓도 아니다.[23] 버사는 유부남을 사랑했던 작가배경상 작정하고 부정적으로 그린 캐릭터라 작가설정에서 버사는 집안내력으로 인한 확실한 구제불능의 정신병자였을 가능성이 높다.[24] 자살에 가깝다고 했는데, <광막한 사르가소의 바다>에서는 자살에 가깝게 그려졌지만 로체스터가 서술한 바에 의하면 미쳤기 때문에 저지른 사고에 가까웠다.
시대를 감안하면 로체스터가 오히려 할 만큼 한 편이었다. 당시는 정신병자에 대한 의학적 처치라는 것이 정말 무지막지했고, 인도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라곤 전혀 없었다. 과거의 정신병원은 그저 환자들을 매우 열악한 환경에 가둬놓고 치료라는 명목으로 물고문을 비롯하여 온갖 해괴한 고문을 가하다 죽어나가게 하는, 포로수용소나 다름없었다. 일반적인 광인에 대한 취급과 이미지는 매우 안 좋아서 그런 잔혹한 장소인 정신병원 시설에 보내버려도 아무도 욕을 하지 않는 시대였지만, 로체스터는 버사를 위해 굳이 집에 두고 간호사를 고용하여 케어했다. [25]
버사가 미쳤다는 것과 자신이 버사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비밀에 부친 것도, 버사의 광란이 주변에 알려지면 정신병원에 보내길 강요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지 않고 조용히 살려면 버사 입장에서도 당시 시대엔 알려지지 않는 게 차라리 나을 수 있다. 감금은 당연한게, 버사는 매우 폭력적인 광인으로 나온다. 밖에 나와 봤자 혐오와 멸시만 받을 것이고, 여차하면 도망쳐서 헤매다 죽거나 사고쳐서 남을 다치게 할 위험도 있는 광인이었다. 그정도 폭력적인 광인이면 현대 시대에도 폐쇄병동 입원, 즉 감금하고 치료하는 것밖에는 답이 없으니, 감금 자체가 해선 안될 짓이라고 하긴 좀 애매하다.
또한 외딴 집[26] 에 가두어 그레이스 풀을 상주시키는 방법도 생각해 봤지만 춥고 습한 곳이라 건강 상하기 딱 좋으니 간접살인이나 마찬가지라 생각해서 의혹을 사는 것을 무릅쓰고 손필드로 데려왔다 하니 나름의 성의도 있다. 마지막에도 로체스터는 버사를 어떻게든 살리려고 노력했고, 그 때문에 장애인이 되기도 했다. 당대의 광인 취급을 보면, 버사에게 한 처사가 특히 악랄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당시 시대상황에서 구제불능의 폭력적인 광인이라면, 로체스터가 할 수 있는 한에선 가장 안전하고 쾌적하게 살 수 있도록 케어한 것에 가깝다.
그리고 위 비판 항목에서 로체스터가 버사의 재산으로 여자를 만났다고 서술되어 있는데, 로체스터는 작중에서 아버지와 형이 죽는 바람에 집안의 재산을 모두 물려받아 부자가 됐다고 스스로 말했다. 부자가 된 결정적인 요인은 버사의 지참금이 아니라 로체스터 가의 재산을 상속했기 때문이고, 셀린 바랭 등과 놀아나고 다닌 건 그 이후니까 버사의 재산보다는 상속재산으로 놀고 다녔다고 쳐줄 여지도 있다. - 당시 시대 관념상 돈 있는 남자가, 아내가 정신병으로 아내 구실을 전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를 두는 것은 칭찬할 만한 일은 아니어도 불륜으로 심하게 지탄받을 일 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아델에게 양육자 노릇을 제대로 안 했다는 것도, 관점에 따라서는 동시대 남들에 비해 잘한 편에 속한다. [27] 셀린을 연상시키는 모습이 정 꼴보기 싫고 귀찮았다면 데려오자마자 다른 사람 집을 적당히 물색해 보내버리거나 기숙학교로 보냈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자연과 풍요를 누리도록 자기 본진(?) 손필드에 살게 했으니[28] 그만하면 헬렌 친부[29] 보다 나은 양부인 셈이다. 가정교사를 구해주려고 나름 세심하게 손썼다는 대목도 있다. 하인들이 '주인나리의 옛 애인인데 미친 여자라 감금중이다'라는 정도로 알고 있었던 3층의 비밀에 대해 처음부터 제인에게 함구하게 한 것이 로체스터다. 저택에 괴상한 비밀이 있다는 소문이 나면 가정교사가 올 리 없으니 아델이 교육도 못 받을까봐 걱정했기 때문이다.[30]
잘 알려진대로 로체스터의 모델은 작가가 열렬히 짝사랑했던 벨기에 브뤼셀의 기숙학교 교장 콘스탄틴 에제(Constantin Héger)다. 그는 흑발에 까탈스럽고 '미친 수고양이나 하이에나처럼' 신경질을 내기도 했으며 지적으로 가혹한 기준을 요구하며 학생들을 몰아세웠다는 기록이 있다. 샬럿은 그의 아내에게 꾸준히 견제당했는데, 주인공 제인도 로체스터의 숨겨진 아내 건 때문에 로체스터와 잠시 결별하게 된다.
샬럿 브론테의 짝사랑은 제인 에어와 달리 집요하고 노골적이었다. 에제 교장에게 뜨거운 구애 편지를 상당히 많이 보냈으나 상대는 꿈쩍도 하지 않고 번번이 찢어서 쓰레기통에 버렸고, 그러면 그 부인인 조에 에제 교장이 집어내 꿰맞춰 복구하기를 반복했다.(..) 이렇게 찢어진 걸 꿰맞춰 붙여놓은 편지가 지금은 브론테 전시장의 유물로 관람할 수 있다고 한다.(...)
에제 교장의 인물상은 로체스터보다 <교수>와 <빌레트>, 특히 <빌레트>에서 더 선명하게 나타난다. 또한 이 두 작품 공통으로 짝사랑의 숙적(?)인 에제 부인은 치밀하고 유능하며 위선적이고, 꼼꼼하게 주인공 커플의 사랑을 훼방놓는 교장으로 등장한다. [31]
정작 최대 베스트셀러인 <제인 에어>에는 에제 부인을 반영하는 캐릭터가 없고 콘스탄틴 에제의 모습 또한 크게 변형되었다. 성깔있고 못생기고 흑발에 츤데레라는 점 정도 말고는, 샬럿 브론테의 오너캐 소설 3편 중 남주인공과 실제 모델의 접점이 가장 적은 작품이다.
모델이 에제가 아니라 샬럿의 남동생 브랜웰이라는 설이 있는데, 브랜웰은 거칠고 막 살았으며 능력부족, 의지박약의 찌질이로 브론테 집안에서 유일하게 인간구실 못하는 자식이었다. 로체스터의 터프하게 간지나는 모습하고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
'로체스터 백작'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페어팩스 부인의 말에 따르면 로체스터 가문은 "늘 존경받아왔고 이 근처의 땅은 거의가 아득한 옛날부터 로체스터 가문의 것"이긴 하지만 작위를 가진 귀족은 아니다. '로체스터 경'(Lord)이 아닌 '로체스터 씨'(Mr)로 불리고 손필드 저택에 대한 묘사만 보더라도 "귀족의 저택이 아니라 신사의 저택이었다"라고 나와있으니 뼈대 있는 젠트리 계급을 말하는 듯. 애초에 잉그램 남작 가문의 딸인 블랜치와 결혼을 고려하는 이유 중 하나도 "귀족인 그녀의 작위와 인맥"이다.
'''여장'''을 한 전적이 있다. 해당 링크 248페이지부터 참고. 블랜치 잉그램을 비롯한 주변 지역 사회 유지들과 귀족들을 불러 파티를 여는 와중에 집시 점쟁이 노파로 여장하고 몰래 들어오는 장면이 나오는데[32] 이 때 다른 사람들에게 점을 봐주다가[33] 제인의 점을 봐줄 때서야 정체를 드러낸다.
이 장면은 로체스터가 완벽한 할매 목소리로 긴 대사를 소화해야 하는 난해함 때문인지 영상물로 각색할 때는 대개 생략된다. 드물게 충실하게 재현한 영상. 20분부터.
여장 말고도 최종장에 가면 여자용 아이템을 차고 다니는 것이 밝혀지는데 바로 제인에게 선물했던 진주목걸이. 제인이 가출했을 때, 안그래도 돈도 없는데 유일하게 돈 될 만한 진주목걸이를 두고 간 걸 보고 마음이 아파서 그날부터 자기가 걸고 있다고. 물론 목도리로 잘 가리고 다닌다.(..)
원작에선 키도 크지 않고 비율도 안좋고 못생겼다고 누차 강조되는데, 영상화된 로체스터들은 모두 '''잘생겼다.''' - 심지어 오슨 웰즈도 연기한 적도 있고 1983년 제작된 드라마에서는 역대 제임스 본드(!) 중 한 사람인 188cm의 티모시 달튼(Timothy Dalton)이 몰입도 높은 연기를 펼친 바 있다.(..)[34] 영미문학사에서 손꼽히는 매력적인 남주인공.
1. 개요
샬럿 브론테의 소설 제인 에어의 등장인물이자 이 소설의 남주.
2. 상세
손필드의 주인으로, 나이는 대략 30대 후반에서 40대 정도.[1] 성깔있고 야성적인 인상에 잘생기지도 않았고 [2] 키도 그다지 크지 않지만 제인이 내린 몸평은 '''a good figure in the atheletic sense of the term(체육인의 견지에서 보면 훌륭한 몸)'''. 승마로 단련되었는지 몸은 좋다. -
젊은 시절 형만 편애하는 아버지에게 속아 부유하지만 정신병을 가진 버사 메이슨과 결혼을 했고, 형과 아버지가 죽음에 따라 손필드의 주인이 되었다. 정신병을 가진 아내를 사랑할 수 없어 젊어서부터 여러 곳을 떠돌아다녔다. 제인을 포함한 등장인물들 대부분에게 못생겼다는 평[3] 을 듣는데도 제인 이전까지 아내를 제외한 -공식적인 애인이 셋이나 있었던 것을 보면 돈은 확실히 많은 듯(…).
여러 애인을 뒀지만 모두 좋지 않은 관계로 끝났다가, 순수한 제인 에어를 만나 사랑을 느껴 그녀와 결혼하려 하지만 막판에 버사 메이슨의 존재가 드러나 실패한다. 제인 에어는 정부로라도 있어 달라는 간청을 - 거절하고 그를 떠난다.
백방으로 제인을 찾지만 실패하고, 몹시 난폭해져서 은둔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다가 [4] 버사가 손필드에 불을 질러 저택이 무너지기 직전 그녀를 구하려다가 한쪽 팔을 잃고 실명까지 하여 장애인이 된다. 하지만 제인과 재회한 후 좋은 의사를 만나 한쪽 눈 시력은 회복하고 행복한 인생으로 결말을 맺는다.
3. 프리퀄 <광막한 사르가소의 바다>에서
진 리스가 쓴 제인 에어의 프리퀄 <광막한 사르가소의 바다>에선 제인 에어에서 나왔던 로체스터는 사실 기만자(1번 문단), 위선자, 가식남이라 불릴 정도의 반전 면모를 보여준다.
버사 메이슨[5] 과 결혼한 건 재산 상속이 불가능한 차남이라는 자기 입장을 어떻게든 개선시키려는 이유 정도였으며 식민시대에 유럽 귀족 백인 입장에서 식민지(자메이카) 출신의 버사(앙투아네트)에게 편견을 품은 것과 주변 사람들의 이간질, 버사의 어머니의 정신병[6] 을 보고 버사도 정신병력이 있을 거라 믿은 것 때문에 자기가 한 때 지켜주겠다고 약속까지 하며 사랑을 맹세했던 버사를 '''돈줄'''로 취급하는 속물적이고 위선적인 면모를 보여주게 된다.[7]
그리고 로체스터가 영국으로 버사를 끌고온 다음엔 영국 법도를 이용해 버사의 재산을 모두 자기 걸로 만들고 버사는 감방과도 같은 다락에 가둬놓는 식으로 방치, 안 그래도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영국에 떨궈진 버사는 결국 외로움과 한 등이 해소되질 못해 정신병을 앓게 되며 끝내 집에 불을 지르게 된다. 덕분에 광막한 사르가소의 바다를 읽은 사람들 중엔 로체스터는 제인이랑 결혼해서 행복을 찾을 자격이 있냐는 의견을 보일 정도.
한편 다른 의미에서는 로체스터 역시 당시 영국의 제산 상속 제도와 가부장제의 피해자였기에 어찌할 수 없이 속물이 되고 말았다는 의견도 있다. 빅토리아 시대에서는 재산 분할을 막겠다는 명목 탓에 상속제도가 장남에게만 몰빵이었고 차남, 삼남 등 손아래동생들의 경우 여자를 구해다가 재산을 새로 가지지 않으면[8] 무일푼 신세가 되어 힘든 삶을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9] 그리고 로테스터 역시 이런 환경 속에서 자라났기에 입장이 급했고 (버사에겐 인간적으로 못된 짓을 한 건 맞지만) 속물적이 될 수밖에 없는 부분은 감안해야하지 않냐는 의견이 나온듯.[10]
3.1. 그럼 원작에선 어땠는가?
사실 다른 작가가 쓴 '사르가소의 바다'까지 안 가고 제인 에어 본편만 보더라도 '''로체스터는 비판의 여지가 꽤 있다.''' 1인칭 화자 시점에 자연스레 이입하는 독법을 벗어나서 보면 이렇게 나쁜 놈이었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다!
- 일단 그가 버사에게 보인 태도가 잔인했다는 건 반박의 여지가 없다. 로체스터는 버사에 대해 방탕하고 음란하고 부도덕하다고 묘사했지만, 그녀가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서술이 없으며, 이때 한 말도 순전히 로체스터 시각에서 본 묘사인데다, 그것도 전처가 살아있는데 제인과 중혼을 하려 한 것에 대해 제인에게 자신 곁에 남아달라고 애원할 때 한 말이라 더욱 신빙성이 없다. 특히 제인 에어의 배경이 된 당시의 영국은 성적 보수성의 정점을 찍던 시절로 좋은 집안 여성들은 성적으로 "천사처럼" 무지할 것을 요구받았으며 바람직한 부부관계란 쾌락이 아닌 번식을 위해 행해져야 한다는 가르침이 남녀 모두에게 강요되었다. 어느 정도였냐면, 여성들은 결혼 전까지 성교는 물론 임신이란 단어도 아예 모르고(!) 자랐으며 심지어 남편과의 잠자리에서 오르가슴을 느꼈다는 이유로 색정광이라는 낙인이 찍힌 여성도 있었다. 남성들은 성적인 쾌락을 아내에게 가르치는 것은 천사와 같은 아내를 타락시키는 행위이므로 그런 욕망은 정부나 매춘부로 채우라고 배웠다(...). 버사에 대한 음란하고 부도덕하다는 평가도 이러한 시대상황을 감안해서 보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그는 차남이었기 때문에 그가 가진 재산 상당부분은 버사가 그와 결혼할 때 가져온 것이며[11] 설령 버사의 성품과 행동이 로체스터의 묘사 그대로라고 할지라도 병든 본처를 숨겨놓고 갓 성년을 지난 스무 살은 어린 아가씨에게 미혼인 것처럼 속여 결혼하려 한 것 또한 비난을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또한 그가 제인에게 고백한 바에 따르면 제인과 만나기 전에도 정부를 여럿 두었었다. 그가 이름을 말한 정부만 해도 자친타, 클라라, 아델의 생모인 셀린 바렝 등등이 있다. 분명히 그렇게 정부를 두었을 때도 로체스터는 유부남이었으니 빼도 박도 못할 불륜에, 그들에게 생활비를 주고 애인 노릇을 시킨 것이라는 것을 상기해 본다면 상습 매춘. 이 난잡한 과거를 제인에게 이실직고할 때조차 '(버사 때문에) 상처받은 영혼을 안고 타락의 구렁텅이를 헤매던 가엾은 나...☆' 하는 식으로 자기연민에 빠지는 찌질함을 보여준다.
또한 그가 제인에게 고백한 바에 따르면 제인과 만나기 전에도 정부를 여럿 두었었다. 그가 이름을 말한 정부만 해도 자친타, 클라라, 아델의 생모인 셀린 바렝 등등이 있다. 분명히 그렇게 정부를 두었을 때도 로체스터는 유부남이었으니 빼도 박도 못할 불륜에, 그들에게 생활비를 주고 애인 노릇을 시킨 것이라는 것을 상기해 본다면 상습 매춘. 이 난잡한 과거를 제인에게 이실직고할 때조차 '(버사 때문에) 상처받은 영혼을 안고 타락의 구렁텅이를 헤매던 가엾은 나...☆' 하는 식으로 자기연민에 빠지는 찌질함을 보여준다.
- 두 번째로, 자신의 자식인[12] 아델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것도 비판받을 면이다.[13] 애정을 주지 않는 것도 그렇지만, 아이가 선물 받고 기뻐서 인사하는 모습까지 비꼬며 '쟤 엄마가 딱 저렇게 해서 남자 돈 우려먹었지' 등의 언사를 서슴없이 하니 정신적 학대가 아닐 수 없다.[14] 후에 몰락한 이후에도 아델을 굉장히 엄격한 학교에 집어넣고 신경도 쓰지 않는 등 돌보지 않았다. 나중에 좀 더 교풍이 자유로운 학교로 전학시켜준 것도 결국 제인이었으니 아버지로서도 실격.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델이 너무 어려서 로체스터 씨의 이러한 언사가 뭘 의미하는지 제대로 몰라서 정서적 충격을 그다지 받지는 않았다. 전술한 선물 받고 인사하는 장면에서도 아델은 "어때요? 엄마도 이렇게 했지요? " 라고 말하며, 로체스터 씨는 "바로 그거야.. 너희 엄마는 그렇게 해서 내게 영국 금화를 우려내었던 거란다. " 라고 답하는데. 아델이 머리가 조금만 더 커서 이 말이 뭘 의미하는지 액면 그대로 알았다면(..) 삐뚤어지기 딱 좋을 만큼 정서적 충격을 받고 있었을 것이다.
- 세 번째로, 제인과 본격적으로 연인관계가 되기 전에도 제인의 질투를 유도하기 위해 블랜치에게 어장관리를 하기도 했다. 로체스터 본인은 블랜치가 자신이 재산이 별로 없단 소문을 듣자마자 등돌렸다면서 코웃음쳤지만, 사실 블랜치는 작중에서 제인과 다른 사람들에게 좀 거만하게 군 것 외엔 별달리 유별난 악행을 저지르지도 않았으며[15] , 그 당시 재산 많은 신랑감[16] 을 잡는 것만이 호구지책이었음을 생각하면 대단히 비난할 일도 아니다.
로체스터야 블랜치의 성품을 깠지만, 어차피 나이차도 많고[17] 그닥 잘생기지도 않았고 성격도 괴팍하고 냉소적인 로체스터와의 결혼은 오직 부와 작위의 교환이라서 고려했으니 당연한 반응. 자신도 재산 때문에 버사와 결혼해서 지참금만 빼먹은 주제에 내로남불.
더구나 블랜치가 로체스터를 사랑하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다른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블랜치 본인이 이용당했음을 생각해 보면 로체스터 쪽이 욕을 먹어야 할 판이다.
더구나 블랜치가 로체스터를 사랑하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다른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블랜치 본인이 이용당했음을 생각해 보면 로체스터 쪽이 욕을 먹어야 할 판이다.
- 마지막으로, 작중에선 엄청나게 미화되는(...) 제인과의 관계도 사기결혼. 밑바닥 양아치급 범죄. 일단 앞서 말한 대로 엄연한 유부남이 처녀를 속여 중혼을 시도했다. 이는 현대의 기준으로 판단해도 사기에 해당하는 범죄지만 제인 에어의 배경이 된 시대의 영국에서 만일 로체스터가 이 사기결혼에 성공했을 경우, 제인은 평생 제대로 된 결혼도 못하고 아이를 낳아도 사생아 취급을 받아야 한다. 당시의 영국(잉글랜드)은 반드시 영국 국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신도 명부에 혼인사실을 등록해야 인정을 받을 수 있었는데 제인의 경우 로체스터가 이미 다른 여자와 등록된 상태이니 정식 아내는 될 수 없고 그렇다고 제인이 로체스터와 등록한 사실도 지워지지 않으므로 법률상 미혼조차 아니게 되어 다른 남자와 새출발하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교회는 기본적으로 이혼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혼인무효조차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인정해주지 않았으므로 평민인 제인이 혼인무효 소송에서 이겨 미혼신분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 평생을 손가락질 받으면서 로체스터의 첩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다. 자녀가 태어날 경우 사생아이기 때문에 로체스터의 성을 쓸 수 없는 것은 물론 출생증명서에 문제가 있으니 제대로 진학이나 취업, 결혼도 할 수 없고 심지어 제대로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해 교회에서 로체스터 가의 가족석에 앉을 수 없다. 만약 교구신부가 엄격한 사람이라면 제인과 그 자녀들은 아예 교회에 발을 들여놓지도 못하게 될 가능성조차 있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지역 유지였고 결혼 경험이 있으며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로체스터는 이러한 사실들을 잘 안다.[18] 결혼사기가 들통난 후에도 반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중혼을 폭로함으로써 계획을 망쳐버린 처남을 욕하며 제인에게 자신의 정부가 되라고 강요한다. 당연히 건실하게 살아온 제인이 이를 수락할 리 없었고, 끝까지 거절당하자 화를 버럭버럭 내며 강간을 시도하기까지 했다. 노골적으로 묘사되지 않아서 그렇지 로체스터가 윽박지르고 제인이 저항하다 힘이 딸려서 어차피 안되는 걸 깨닫고 포기하자 로체스터가 정신 차려서 물러나는 장면이 있다. 강간 미수를 저지른 셈이다.
그가 제인과 약혼했을 당시 보인 행동에서도 제인 자체를 똑바로 보고 사랑하기보다는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여성의 환상을 사랑하는 느낌이 많이 드러난다. 그리고 제인이 자기 기대에 부응하지 않으려들자 거의 협박에 가까운 식으로 대화를 하는 등, 제인을 어떻게든 자기 뜻대로 굴리려고 하는 지배욕을 드러내는 모습도 종종 나오는 편. 이 점을 눈치채고 못마땅해하던 제인이 되려 그의 찬사에 어깃장을 놓으면서 그가 뻔한 애정표현을 집어치우고 삐지는 모습에 더 만족스러워할 정도. 그가 중혼을 들킨 직후 제인에게 하는 호소에서도 '음탕한 전처와 이런저런 정부들과 다른, 단정하고 순수한 여자'에 대한 기대가 많이 드러난다. 근데 같잖게도 방탕한 전처 대신 순수한 여자를 갈망해왔던 로체스터 본인이이야말로 정작 이나라 저나라를 누비며 문란하게 매춘이나 일삼던 남자였다.
그가 제인과 약혼했을 당시 보인 행동에서도 제인 자체를 똑바로 보고 사랑하기보다는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여성의 환상을 사랑하는 느낌이 많이 드러난다. 그리고 제인이 자기 기대에 부응하지 않으려들자 거의 협박에 가까운 식으로 대화를 하는 등, 제인을 어떻게든 자기 뜻대로 굴리려고 하는 지배욕을 드러내는 모습도 종종 나오는 편. 이 점을 눈치채고 못마땅해하던 제인이 되려 그의 찬사에 어깃장을 놓으면서 그가 뻔한 애정표현을 집어치우고 삐지는 모습에 더 만족스러워할 정도. 그가 중혼을 들킨 직후 제인에게 하는 호소에서도 '음탕한 전처와 이런저런 정부들과 다른, 단정하고 순수한 여자'에 대한 기대가 많이 드러난다. 근데 같잖게도 방탕한 전처 대신 순수한 여자를 갈망해왔던 로체스터 본인이이야말로 정작 이나라 저나라를 누비며 문란하게 매춘이나 일삼던 남자였다.
- 그 외에, 원작의 로체스터는 개인의 행복을 중시하고 행복을 위해서라면 관습을 깰 수도 있다는 면모를 보인다.[19] [20] [21] 또 마초적이고 이기적이며 지배와 통제에 관한 강력한 집착이 있는 성격이다. 손필드 화재로 몸이 망가진 후, 제인에게 이 점에 대해 고백한다. 자기 힘만 믿고 오만하게 살아오다가 신에게 크게 징벌당해 이제 겸손을 배웠다고.
4. 옹호점
일단 <광막한 사르가소의 바다>는 크레올에 대한 부정적인 프레임에 대해 비판하고자 나온 다른 작가의 작품으로, 본작이나 본작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 없다.[22] 당시 시대적 상황과, 그 시대 속의 작가의 한계를 놓고 보면, 버사는 작정하고 유부남과의 사랑에 정당성을 주기 위해 부정적 요소를 종합해 만든 캐릭터였다. 모든 작품의 진실은 원작자의 설정이 우선인데, 작가는 버사가 미치지 않았는데 미쳤다는 오인을 받았을 거란 설정을 했을 법한 단서도 언급도 딱히 남기지 않았으며 생전에도 그런 말을 한 적 없다. 크레올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담은 것에 반성하는 말을 했지만, '사실 버사는 미치지 않았다.'고 언급한 적은 없다. 버사가 드레스를 찢어 놓는 등 질투에서 비롯된 행동이 그녀가 정상인일 수도 있다는 전제나 암시를 의도해 넣은 것은 아니었을 것이고 정신질환자에 대한 작가의 무지에서 나온 표현일 수 있고, 사실 딱히 광인이 하지 못할 짓도 아니다.[23] 버사는 유부남을 사랑했던 작가배경상 작정하고 부정적으로 그린 캐릭터라 작가설정에서 버사는 집안내력으로 인한 확실한 구제불능의 정신병자였을 가능성이 높다.[24] 자살에 가깝다고 했는데, <광막한 사르가소의 바다>에서는 자살에 가깝게 그려졌지만 로체스터가 서술한 바에 의하면 미쳤기 때문에 저지른 사고에 가까웠다.
시대를 감안하면 로체스터가 오히려 할 만큼 한 편이었다. 당시는 정신병자에 대한 의학적 처치라는 것이 정말 무지막지했고, 인도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이라곤 전혀 없었다. 과거의 정신병원은 그저 환자들을 매우 열악한 환경에 가둬놓고 치료라는 명목으로 물고문을 비롯하여 온갖 해괴한 고문을 가하다 죽어나가게 하는, 포로수용소나 다름없었다. 일반적인 광인에 대한 취급과 이미지는 매우 안 좋아서 그런 잔혹한 장소인 정신병원 시설에 보내버려도 아무도 욕을 하지 않는 시대였지만, 로체스터는 버사를 위해 굳이 집에 두고 간호사를 고용하여 케어했다. [25]
버사가 미쳤다는 것과 자신이 버사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비밀에 부친 것도, 버사의 광란이 주변에 알려지면 정신병원에 보내길 강요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지 않고 조용히 살려면 버사 입장에서도 당시 시대엔 알려지지 않는 게 차라리 나을 수 있다. 감금은 당연한게, 버사는 매우 폭력적인 광인으로 나온다. 밖에 나와 봤자 혐오와 멸시만 받을 것이고, 여차하면 도망쳐서 헤매다 죽거나 사고쳐서 남을 다치게 할 위험도 있는 광인이었다. 그정도 폭력적인 광인이면 현대 시대에도 폐쇄병동 입원, 즉 감금하고 치료하는 것밖에는 답이 없으니, 감금 자체가 해선 안될 짓이라고 하긴 좀 애매하다.
또한 외딴 집[26] 에 가두어 그레이스 풀을 상주시키는 방법도 생각해 봤지만 춥고 습한 곳이라 건강 상하기 딱 좋으니 간접살인이나 마찬가지라 생각해서 의혹을 사는 것을 무릅쓰고 손필드로 데려왔다 하니 나름의 성의도 있다. 마지막에도 로체스터는 버사를 어떻게든 살리려고 노력했고, 그 때문에 장애인이 되기도 했다. 당대의 광인 취급을 보면, 버사에게 한 처사가 특히 악랄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당시 시대상황에서 구제불능의 폭력적인 광인이라면, 로체스터가 할 수 있는 한에선 가장 안전하고 쾌적하게 살 수 있도록 케어한 것에 가깝다.
그리고 위 비판 항목에서 로체스터가 버사의 재산으로 여자를 만났다고 서술되어 있는데, 로체스터는 작중에서 아버지와 형이 죽는 바람에 집안의 재산을 모두 물려받아 부자가 됐다고 스스로 말했다. 부자가 된 결정적인 요인은 버사의 지참금이 아니라 로체스터 가의 재산을 상속했기 때문이고, 셀린 바랭 등과 놀아나고 다닌 건 그 이후니까 버사의 재산보다는 상속재산으로 놀고 다녔다고 쳐줄 여지도 있다. - 당시 시대 관념상 돈 있는 남자가, 아내가 정신병으로 아내 구실을 전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를 두는 것은 칭찬할 만한 일은 아니어도 불륜으로 심하게 지탄받을 일 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아델에게 양육자 노릇을 제대로 안 했다는 것도, 관점에 따라서는 동시대 남들에 비해 잘한 편에 속한다. [27] 셀린을 연상시키는 모습이 정 꼴보기 싫고 귀찮았다면 데려오자마자 다른 사람 집을 적당히 물색해 보내버리거나 기숙학교로 보냈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자연과 풍요를 누리도록 자기 본진(?) 손필드에 살게 했으니[28] 그만하면 헬렌 친부[29] 보다 나은 양부인 셈이다. 가정교사를 구해주려고 나름 세심하게 손썼다는 대목도 있다. 하인들이 '주인나리의 옛 애인인데 미친 여자라 감금중이다'라는 정도로 알고 있었던 3층의 비밀에 대해 처음부터 제인에게 함구하게 한 것이 로체스터다. 저택에 괴상한 비밀이 있다는 소문이 나면 가정교사가 올 리 없으니 아델이 교육도 못 받을까봐 걱정했기 때문이다.[30]
5. 캐릭터의 모델
잘 알려진대로 로체스터의 모델은 작가가 열렬히 짝사랑했던 벨기에 브뤼셀의 기숙학교 교장 콘스탄틴 에제(Constantin Héger)다. 그는 흑발에 까탈스럽고 '미친 수고양이나 하이에나처럼' 신경질을 내기도 했으며 지적으로 가혹한 기준을 요구하며 학생들을 몰아세웠다는 기록이 있다. 샬럿은 그의 아내에게 꾸준히 견제당했는데, 주인공 제인도 로체스터의 숨겨진 아내 건 때문에 로체스터와 잠시 결별하게 된다.
샬럿 브론테의 짝사랑은 제인 에어와 달리 집요하고 노골적이었다. 에제 교장에게 뜨거운 구애 편지를 상당히 많이 보냈으나 상대는 꿈쩍도 하지 않고 번번이 찢어서 쓰레기통에 버렸고, 그러면 그 부인인 조에 에제 교장이 집어내 꿰맞춰 복구하기를 반복했다.(..) 이렇게 찢어진 걸 꿰맞춰 붙여놓은 편지가 지금은 브론테 전시장의 유물로 관람할 수 있다고 한다.(...)
에제 교장의 인물상은 로체스터보다 <교수>와 <빌레트>, 특히 <빌레트>에서 더 선명하게 나타난다. 또한 이 두 작품 공통으로 짝사랑의 숙적(?)인 에제 부인은 치밀하고 유능하며 위선적이고, 꼼꼼하게 주인공 커플의 사랑을 훼방놓는 교장으로 등장한다. [31]
정작 최대 베스트셀러인 <제인 에어>에는 에제 부인을 반영하는 캐릭터가 없고 콘스탄틴 에제의 모습 또한 크게 변형되었다. 성깔있고 못생기고 흑발에 츤데레라는 점 정도 말고는, 샬럿 브론테의 오너캐 소설 3편 중 남주인공과 실제 모델의 접점이 가장 적은 작품이다.
모델이 에제가 아니라 샬럿의 남동생 브랜웰이라는 설이 있는데, 브랜웰은 거칠고 막 살았으며 능력부족, 의지박약의 찌질이로 브론테 집안에서 유일하게 인간구실 못하는 자식이었다. 로체스터의 터프하게 간지나는 모습하고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
6. 기타
'로체스터 백작'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페어팩스 부인의 말에 따르면 로체스터 가문은 "늘 존경받아왔고 이 근처의 땅은 거의가 아득한 옛날부터 로체스터 가문의 것"이긴 하지만 작위를 가진 귀족은 아니다. '로체스터 경'(Lord)이 아닌 '로체스터 씨'(Mr)로 불리고 손필드 저택에 대한 묘사만 보더라도 "귀족의 저택이 아니라 신사의 저택이었다"라고 나와있으니 뼈대 있는 젠트리 계급을 말하는 듯. 애초에 잉그램 남작 가문의 딸인 블랜치와 결혼을 고려하는 이유 중 하나도 "귀족인 그녀의 작위와 인맥"이다.
'''여장'''을 한 전적이 있다. 해당 링크 248페이지부터 참고. 블랜치 잉그램을 비롯한 주변 지역 사회 유지들과 귀족들을 불러 파티를 여는 와중에 집시 점쟁이 노파로 여장하고 몰래 들어오는 장면이 나오는데[32] 이 때 다른 사람들에게 점을 봐주다가[33] 제인의 점을 봐줄 때서야 정체를 드러낸다.
이 장면은 로체스터가 완벽한 할매 목소리로 긴 대사를 소화해야 하는 난해함 때문인지 영상물로 각색할 때는 대개 생략된다. 드물게 충실하게 재현한 영상. 20분부터.
여장 말고도 최종장에 가면 여자용 아이템을 차고 다니는 것이 밝혀지는데 바로 제인에게 선물했던 진주목걸이. 제인이 가출했을 때, 안그래도 돈도 없는데 유일하게 돈 될 만한 진주목걸이를 두고 간 걸 보고 마음이 아파서 그날부터 자기가 걸고 있다고. 물론 목도리로 잘 가리고 다닌다.(..)
원작에선 키도 크지 않고 비율도 안좋고 못생겼다고 누차 강조되는데, 영상화된 로체스터들은 모두 '''잘생겼다.''' - 심지어 오슨 웰즈도 연기한 적도 있고 1983년 제작된 드라마에서는 역대 제임스 본드(!) 중 한 사람인 188cm의 티모시 달튼(Timothy Dalton)이 몰입도 높은 연기를 펼친 바 있다.(..)[34] 영미문학사에서 손꼽히는 매력적인 남주인공.
[1] "내가 당신보다 스무 살이 많다"는 식의 대사가 나오는데, 작중 제인의 나이는 18세라고 나오므로 로체스터는 38세 가량인 듯하다.[2] 본인도 이를 인정하긴 한다.[3] 제인이 애정을 담아 로체스터의 얼굴을 그렸더니 조지애나 리드가 보자마자 하는 말이 '어글리맨'(..)[4] 이상하게도, 제인이 떠난 후엔 제인을 만나본 적도 없는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예쁘지도 않은 가정교사가 멀쩡한 로체스터를 베렸다고 제인을 비하하는 소문이 돌았다. 왜 그런 소문을 내버려뒀는지는 의문(...) 근데 어떤 독자는 이 소문이 제인을 잘 모르는 마을 사람들이 낸 소문이라 치기엔 좀 이상하다며, 손필드 쪽에서 퍼뜨린 소문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5] 광막한 사르가소에서의 설정에 의하면, 본명은 앙투아네트고 버사라는 이름은 로체스터가 제멋대로 붙인 이름이며, 메이슨 씨의 친딸이 아니라 의붓딸이다.[6] 첫 남편(버사의 친부)이 죽고 나서 해방된 흑인 노예들에 의해 심하게 시달렸고 아들(버사의 남동생)도 잃으면서 정신질환이 발병하고 말았다. 그리고 정신병원에 입원한 뒤 흑인 남성들에게 수시로 윤간을 당했는데, 이를 두고는 '그 여자가 음탕해서 흑인들과 난잡하게 논다'는 얼토당토않은 헛소문까지 퍼졌다.[7] 사실 그가 버사와 결혼하려 했던 이유도, 버사가 무일푼 신세로 내몰릴 자신에게 돈을 쥐어줄 돈 많은 여자여서 그걸 노리고 결혼한 것이다(...) 즉 애초에 사랑이 아니라 '''돈 때문에 버사에게 접근하고 버사와 결혼하려 했으니''' 버사와 로체스터의 관계가 파탄 이상으로 참혹한 관계(한 쪽이 다른 한 쪽을 쭉 감금하고 은폐한 것)가 된 것도 어쩌면 예정된 수순이었을지도...[8] 혹은 '''재산을 물려받은 장남이 후사 없이 죽어버리지 않으면.''' 로체스터의 경우 버사와 결혼한 거 외에도, 재산을 정식으로 상속받은 형이 자식 없이 일찍 죽어서 자기가 그 재산을 얻을 수 있었다.[9] 이를 한정상속이라 한다.[10] 물론 다른 작가가 재해석해서 쓴 프리퀄이므로 너무 믿지는 말자. [11] 후에 로체스터의 형이 자식 없이 죽어 물려받은 재산도 있지만 형이 죽기 전까지 거의 버사의 지참금으로 생활했다.[12] 셀린 바렝이 바람을 피웠다는 것이나 외모가 닮지 않았다는 이유로 로체스터는 친자식일 리 없다고 생각하지만, 로체스터의 친딸일 가능성도 존재하며 정말 아델과 로체스터가 친생자 관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로체스터가 인지를 했으니 어쨌건 부녀지간은 맞다.[13] 일단 본인은 처음엔 노총각이어서 애들이 그닥 좋지 않다, 그 다음엔 정부였던 셀린이 로체스터 아이라고 우겨댄 것도 있고 애 혼자 불쌍하게 남아있으니까 데려온 것 뿐이다 하는 식으로 변명하지만(...)[14] 그래서 나중에 제인이 아델에게는 어머니나 주인님의 실책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대놓고 말하기도 했다.[15] 자기보다 신분이든 지식이든 약간이라도 모자란 사람은 무시하는 등 좋은 사람이 아니지만, 작품에 등장하는 상류층 출신 치고 안 그러는 사람이 오히려 드문 편(..) 심지어 로체스터 본인조차도 어떤 부분에서는 은근히 제인을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언사를 하기도 하는 판이다.[16] 장자상속으로 개털 되는 차남 이하의 남자들은 신붓감[17] 로체스터는 제인과는 말할 것도 없고, 블랜치보다도 한참 연상이다. 게다가 결혼 적령기가 많이 늦춰진 지금도 40 전후 남성은 결혼 상대론 좀 늙었다는 평이 따라오는 편인데, 저 시절엔 완전 늙다리 취급이었을 것이다(...)[18] 비밀이 있으니 결혼 1년 후 밝히겠다고 약속하는데, 그 시점이면 허니문 베이비가 생겼다고 가정할 시 아이가 막 태어나 제인이 마음대로 운신을 못 하게 된다. 꼼꼼한 빅픽처.[19] 다만 작중에서 로체스터가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부정적으로 묘사된다. 그 개인의 행복 추구를 위해서랍시고 당장 자기 아내였던 버사를 갖다가 10년간 감금 + 은폐질을 해왔으며, 버사를 둔 상태에서 온갖 여자들(유부녀 포함)을 만나고 다니는 방탕한 생활을 했던 주제에 이를 불쌍한 자기 운명 운운하고 자기합리화나 시전하며, 자기의 행복을 위해서 제인을 속이고 중혼을 저지르려드는 막가파적 면모를 보이기 때문.[20] 사실 이는 제인 에어가 어느 정도 그 당시의 보수적인 시대 풍조를 긍정하는 시선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 보면 된다. 제인의 경우 주체적인 여성상을 상징하긴 하나 작중에서 보수적인 사회의 풍조에 어느 정도 감화되는 모습도 보이고, 그 당시 지배자들이 피지배자들에게 권장했던 것처럼 개인의 행복보다는 (체제에 순응하며) 분수에 맞게 사는 것과 법과 의무가 더 우선되어야 한다하는 사상을 은연중에 드러내며, 결말마저도 자기 행복만 중요했던 로체스터를 회개하는 식으로 기존 사회가 권장했던 풍조에 순응하도록 만드는게 긍정적으로 묘사되기 때문이다.[21] 그냥 돈 많고 지체높고 남성이라서 운신의 폭이 무한대로 넓었기 때문 아닐까. 제인 에어도 자신의 행복과 감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돈도 없고 여성이다보니 철저히 자기검열하는 모습으로 사는 것처럼.[22] 당장 본편에서 버사에 대해서는 상세히 언급된 부분 자체도 거의 없다. 가족 관계도 메이슨 이외에는 언급 자체가 없어 파악이 되지 않고, 단순히 중혼 고발 사건 당시 드러난 버사의 외형적인 부분, 로체스터 씨가 언급하는 버사의 '백치와 광인이 3대에 걸쳐 나온' 대략적인 집안 내력 등. 등장이 몇 장면 없는 조연 캐릭터 답게 설정 자체가 매우 빈약한 것. 다시 말해 광막한 사르가소의 바다의 버사는 그냥 진 리스 본인이 로체스터를 작정하고 까기 위해 만든 아예 다른 캐릭터라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비유하자면 괴도 뤼팽의 작가 모리스 르블랑이 경쟁작인 셜록 홈즈를 까기 위해 대폭 열화시켜 만든 '헐록 숌즈' 같은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23] 조현병이나 심한 조울증 환자나 혹은 둘 다 섞인 심한 조현정동장애 환자들은, 완전히 광인 상태라 하더라도 기억이 완전히 없는 건 아니라서, 잠깐 정신이 맑아져 페어팩스가 남편이며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인식을 했다면 광인으로서 할 수 있을 법한 행동이다.[24] 당장 작중 로체스터의 말에 따르면 메이슨 가문은 '백치와 광인이 3대에 걸쳐 나오는 집안' 이었다고 하며, 버사 또한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케이스로 보여진다.[25] 유럽의 정신병원은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드는 여성을 쉽게 치워버리는 편리한 방법으로 오랫동안 기능했다. 아버지나 남편이 한마디만 하면 그대로 입원당했고 퇴원은 불가능이었다. 심지어 성욕이 강하다거나 반항적이다, 말이 많다, 침울하다, 사치스럽다...아무 말이나 하면 충분히 정신병원행의 근거가 되었다. 이는 유구한 역사로 화가 렘브란트도 자신이 사귀던 애인에게 위자료 주기 싫어 치우려고 써먹은 수법이고, 제인 에어 시대 이후에도 건재했다. 유명인의 사례만 해도 조각가 카미유 클로델이 정신병원에 갇혀 끝내 나오지 못한 사실 등, 정신병원과 여성의 역사만으로도 방대한 주제다. 여자가 정신병원 갇히는 게 얼마나 쉬운지 맛보려면 소설 <핑거스미스>(박찬욱 감독 <아가씨>의 원작)나 잉그리드 버그만 주연 영화 <가스등>을 보자.[26] 펀딘 장원. 손필드 대화재 후 로체스터가 은둔해서 폐인생활을 하는 곳이다. 건물 자체는 문제 없으나 너무 쓸쓸하고 외진 곳이라 세들 사람도 못 구하고 방치해온 집.[27] 애초에 아델은 친모 셀린에게 대놓고 헌신짝 취급을 받으며 버려진 애나 다름없는데 자기 아이가 아닐거라 의심해서 내심 싫어라하면서도 기어이 갈데도 마땅찮은 아델을 손필드까지 데려와 기른게 로체스터이긴 하다.[28] 게다가 아델이 외로움에 시달리긴 했지만 일단은 돌봐줄 프랑스인 소피도 붙여줬고 최소 하인들보단 훨씬 더 높은 신분 취급을 받게 해주긴 했다. 물론 애 앞에서 애 엄마가 불륜질한걸 들먹이면서 아동학대적인 폭언을 가한 건 잘못되긴 했지만.[29] 폐병 있는 애를 수용소같은 학교에 처박아놓고 자기는 재혼해서 애가 '어차피 나를 보고싶어하지도 않으실 거'라고 생각하며 혼자 죽게 했다. [30] 참고로 로체스터는 내심 아델을 뻐꾸기 새끼로 취급하며 꽤나 꺼림칙하게 여겼는데도 불구하고 일단 명목상 보호자를 자처했으니 자기가 심적으로 허락하는 만큼의 조치는 해줬다고 볼 수 있다. 뻐꾸기 새끼로 자식을 취급해 더 나쁘게 대해버리는 아버지들도 있는걸 고려해보면 이상적인 양부는 될 수 없다 쳐도 그나마 좀 양반이다. 어찌보면 친모에게 대놓고 버림받은 아델에 대한 연민과 나름의 애정, 아델이 실은 불륜녀(셀린)의 뻐꾸기 새끼일지도 모른다는 의심, 자길 버린 불륜녀에 대한 미움이 동시에 투사돼 아델에 대해 저렇게 행동했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자기가 상심했다고 아델을 엄격한 기숙학교로 보내버린다던가 하는 면모를 보면 결국 기분 내키는대로 해줬다는걸 부인하기는 힘들다.[31] 에제 부인의 모습은 <교수>의 조라이데 로이터 교장, <빌레트>의 모데스트 베크 교장으로 그려졌다. 에제 부인은 <빌레트>를 읽고 격분했다고 한다.[32] 심지어 목소리까지 할머니처럼 바꿔서 다른 사람들은 물론 제인도 로체스터의 손에 낀 반지가 그 점쟁이 할머니의 반지와 동일하다는 걸 발견하고, 로체스터가 스스로 정체를 드러내기 전까진 눈치채지 못했을 정도다. [33] 블랜치 잉그램은 점을 보고 나서 불쾌해하며 점쟁이를 깎아내렸는데, 내심 블랜치 잉그램을 저평가했던 로체스터가 이때 로체스터 재산이 얼마 안된다고 풍겨서 잉그램 양의 인상이 확 구겨진 것이다. 반면 블랜치 다음으로 점을 본 세 자매 손님의 경우 그 점쟁이는 뭐든 안다면서 감탄했다. 사교계에서 교류하며 자연스레 알게 된 사적인 정보들을 이용한 모양.[34] 사실 여주 제인도 스스로 외모에 자신감이 없어할 정도로 미형은 아니라는 점이 명시되는데 그래도 배우들은 다들 이쁘게 뽑힌다(…) 아무래도 비주얼이 중요한 영상물 특성상 시청자들이나 관객의 이목 집중을 위해서라도 주역인 제인과 로체스터 담당 배우들을 공평하게 미형으로 뽑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일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