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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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등장인물
2.1. 주요 인물
2.2. 로우드 자선학교
2.2.1. 헬렌 번즈
2.2.2. 마리아 템플 선생
2.2.3. 브로클허스트 씨
2.3. 손필드
2.3.1. 페어팩스 부인
2.3.3. 아델 바랭
2.3.4. 그 외의 하인들
2.4. 게이츠헤드
2.5. 리버스 가문
2.5.1. 신 존(St. John)[1]
2.5.2. 다이애나 리버스 & 메리 리버스
2.6. 기타 인물들
3. 줄거리
4. 각색 및 2차 창작
5. 평가
6. 그 외


1. 개요


Jane Eyre
1847년 영국샬럿 브론테[2] 가 커러 벨이라는 남자 필명으로 내놓은 소설.[3]
아름답고 수줍은 여주인공들이 대세였던 시대,[4] 안 예쁘고 격정적이며 독립적인 여성이 전면에 등장한 획기적인 소설로 평가받는다. 예쁘지 않지만 총명하고 의지 굳은 가난한 처녀 제인 에어가 명문가의 가정교사로 들어갔다가 주인과 사랑에 빠진다는 전형적인 로맨스 구도도 있다.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동시에 격렬한 논란도 불러일으켰다. 보수적인 비평가들에게 여자 주인공의 굽힐 줄 모르는 자의식과 독립적인 인간이라는 선언이 영 불편했는지, 정치적 반역과 분노가 가득하다고 비판해 금서 목록에도 오르기도 했다. 심지어 샬럿 브론테의 친구였고 샬럿 사후 우호적인 전기를 펴낸, 그 자신 논쟁적인 정치소설을 썼던 작가 엘리자베스 개스켈조차도 자신의 딸이 20세가 되기 전까지는 제인 에어를 읽지 못하게 했다.

2. 등장인물



2.1. 주요 인물



2.1.1. 제인 에어


제인 에어 항목 참고.

2.1.2. 에드워드 페어팩스 로체스터


에드워드 페어팩스 로체스터 항목 참고.

2.2. 로우드 자선학교



2.2.1. 헬렌 번즈


로우드 자선학교 시절의 제인의 친구. 나이는 제인보다 3살 정도 연상.
스코틀랜드 노섬벌랜드 출신으로[5] 말이 없고 병약한 아이였으나 뛰어난 지식과 기품 있는 품성을 지녀 제인의 인격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당시 스캐처드라는 이름의 쓰레기 같은 선생이 대체 그녀의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었는지 별다른 잘못도 하지 않은 그녀를 매우 심하게 괴롭히고 갈구는 등 심각하게 부당한 대우를 했으나 반항하거나 적대감을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선생을 이해해주는 대인배의 모습을 보였다.[6][7][8]
템플 선생은 그녀의 뛰어난 자질과 더불어 병세까지 알아보고 거의 편애와 다를 바 없이 돌보고 지도했으나 헬렌을 깊이 흠모하게 된 제인은 질투조차 하지 않았다.
제인은 헬렌의 신앙심과 선한 마음에 많은 감화를 받고 가장 친한 친구가 되지만 고질병이었던 결핵으로 요절한다. 헬렌의 용태가 아주 좋지 않다고 들은 제인이 그녀의 개인 침실로 숨어들어가서 속내를 털어놓고 이야기하다가 끌어안고 잠들었는데 다음날 아침 제인은 잠든 채, 헬렌은 죽은 채 사람들에게 발견되었다... 가족으로 아버지가 있긴 했으나, 헬렌 본인이 말하길 '최근에 결혼을 하셨으니까 날 그리워하진 않으실 거야.'라고. 이 대사를 볼 때 헬렌의 아버지는 재혼을 해서 새 가정을 꾸렸으며 후처에게 빠져 헬렌에게는 관심도 없는 모양이다. 죽어가는 상황에서 본인 입으로 친부가 자기를 그리워하지 않을 거라 말할 정도라는 건... 덤으로 작가의 동생을 투영한 캐릭터다.
<헬렌이 묻힌 곳은 브로클브리지 교회 묘지였다. 헬렌이 죽고 헬렌의 묘는 15년 동안 잡초가 무성한 흙더미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곳에 헬렌의 이름과 라틴어로 '나는 다시 부활하리라'라는 비문이 새겨진 회색 대리석 묘비가 서있다>는 대목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제인이 로체스터와의 결혼 후 헬렌의 무덤을 찾아가 신경 써준 듯하다.
여담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상당한 보수주의자다. 찰스 1세가 신하들에게 처형당한 것에 대해 '''국왕이 나라를 배신해도 신하가 국왕한테 하극상을 하면 안 된다'''는 투로 말하면서 분노하는 장면이 있다.[9]
찰스 1세가 세간에 알려진 것만큼이나 나쁜 사람은 아니었지만[10] 영국은 물론 헬렌의 출신지였던 스코틀랜드 입장에서도 결코 좋은 왕은 아니었고, 지도자로써 부족한 면모가 있었던 건 둘째다치고, 국왕이 매국노 같은 짓을 해도 아랫사람들이 국왕을 처벌할 순 없다는 논지를 강하게 주장하는 것 때문에 깬다는 평도 있다.[11]

2.2.2. 마리아 템플 선생


로우드 자선학교의 교장. 로우드의 유일한 양심. 지성, 품위, 선의, 공정, 도량과 배포를 두루 갖춘 완전체로 묘사되는, 교육가의 화신 같은 인물이며 제인의 롤모델. 하지만 대빵은 브로클허스트 씨인지라 명색이 교장임에도 불구하고 템플 선생의 재량권은 지극히 제한되어 있다. 그래도 선량하고 현명한 교사로, 정말 열악하기 그지없는 로우드 자선학교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 아이들을 챙기는 인물이다.[12]
아침부터 못 먹을 음식이 급식되는 바람에 쫄쫄 굶은 학생들을 위해 본인 책임하에 치즈 바른 빵을 제공했다가 - 브로클허스트 씨에게 혼나기도 했다.
그 외에 제인의 학교생활과 인격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멘토. 제인이 브로클허스트에게 공개매도당한 날 일부러 불러다 해명을 듣고 다정하게 위로해 주고, 증언을 해줄 약사 로이드에게 편지를 내는 등 신속하게 조치해 공식적으로 명예회복을 시켜 준다. 다른 선생들은 학생들을 배려하려는 이렇다할 노력도 없고 심지어 헬렌을 괴롭힌 스캐처드처럼 학생을 마구 학대하는 교사도 있는 와중에, 이 학교에서 유일하게 교육자의 윤리에 부합하는 모범을 보여준다. 헬렌만은 따로 불러서 라틴어를 가르치거나 건강을 돌보거나 하는 편애를 보였지만 헬렌의 처지도 그렇거니와 교사도 사람이니까....
제인이 수석을 놓치지 않고 학교생활을 훌륭하게 해나간 것도 오로지 이 템플 선생의 인정과 사랑을 받기 위한 노력이다.
제인이 교사로 재직한 지 2년차가 되었을 때 결혼해서 학교를 떠난다. 제인은 템플 선생의 마차가 떠나자마자 로우드가 의미없는 곳이라고 느끼고 외부 구직을 개시한다.

2.2.3. 브로클허스트 씨


목사로, 로우드 자선학교의 운영자.[13] 제인의 평에 따르면 '''돌기둥'''같은 인상의 소유자로, 매우 뻣뻣하고 딱딱한 느낌이 드는 외모의 나이든 남성이다.[14] 성격도 외모와 똑같다.
최초 등장은 게이츠헤드[15]에 방문해서 제인을 만나는 부분. 리드 부인의 말만 듣고 제인을 거짓말쟁이라 부르며 지옥불 운운하는 위협을 하고 성경 중에서 시편을 제일 좋아해야 하고 안그러면 사악한 마음이라는 증거라는 둥 해괴한 설교를 늘어놓는다.[16]
광신적 금욕주의를 추구하지만 자기 말고 '''학생들에게만 강요하는''' 인물이다. 학생들의 삶의 질을 개판 5분 전으로 만든 사람으로, 얼마나 심하냐면 '''아침에 죽이 다 타버려서 학생들이 아침 굶고 배를 곯으며 수업받으니까 보다못해서 템플 선생님이 애들한테 식사로 치즈 바른 빵을 제공했더니 그걸 가지고 사악한 육신을 배불리니 어쩌고저쩌고 하며 일장연설을 할 정도'''.[17]
그 외에도 학생들의 식단과[18] 위생이며 난방이며 다 수용소 급인 것도[19] 이 자의 부정부패와 가학적인 금욕주의 때문.
이렇듯 학생들을 학대할 뿐더러 성격이 어찌나 고약한지, 학교에 들어온지 얼마 안 되는 제인을 불러내 세워놓고 거짓말쟁이고 패륜아니까 모두 이 애를 따돌리라고 연설하고 30분간 의자 위에 올라가 서 있는 조리돌림같은 벌을 주거나,[20] 학생들이 머리카락을 땋는 것도 용납할 수 없다고 부들부들 분개하면서 원래 곱슬머리인 아이의 머리조차 도저히 가만 보아넘기지를 못하고 강제로 자르게 하는 등 사디스틱한 짓을 잔뜩 한다. 심지어 절대 남에 대해 나쁘게 말 안하는 헬렌이 제인을 달래며 '''브로클허스트 씨를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사람은 로우드에 하나도 없고, 반대로 네가 그 사람에게 예쁨받았다면 공공의 적이 되었을 것''' 하는 말을 했을 정도이다.
작중에서 본인이 사치스럽게 입고 다닌다는 묘사는 원작에서도 영상물에서도 나오지 않지만,[21] 그 부인과 딸들은 요약본에서조차 잘 차려입었다는 말이 나오는 걸 보면 신분 낮은 아이들에게만 금욕을 강요할 뿐 정작 가족들은 호화롭게 사는 내로남불 위선자.[22]
봄이 올 무렵 발진티푸스가 한창 나돌자 자기 목숨이 아까워서 학교에 절대 안 온다.[23] 이때 학생들이 40명 넘게 사망하는 참사가 터지자[24] 결국 외부에서 로우드 학교의 실상을 주목할 수밖에 없었고 브로클허스트는 허수아비로 명목만 유지하며 실권을 다 빼앗기는 수모를 겪는다.[25] 그가 손을 뗀 덕분에 로우드는 훌륭한 학교로 대폭 개선된다.
그 뒤로는 직접 등장은 없고 딱 두 번 언급된다. 첫번째는 로우드의 교사 생활을 그만두고 가정교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제인이 절차대로 이 양반에게 그 사실을 알리자 '리드 부인이 너의 보호자이니 그 사람의 허락을 구해라'라는 답장을 보냈다는 부분이고, 두번째는 가정교사가 되기 전 제인의 내력에 대해 로체스터가 물을 때 로우드의 학교생활을 설명하면서 언급되어 디스당하는 부분.[26]
로우드 학교는 샬럿이 어린 시절 자매들과 함께 한 때 다녔고 결국 그 중 둘이 죽어나가게 만든 기숙학교를 모델로 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브로클허스트 씨는 그 당시 해당 학교의 관계자거나 당시 자선학교들에 만연한 열악한 교육환경 + 그걸 조성하는 사람들을 상징하기 위해 만든 캐릭터이다.
단, 문제의 열악한 학교는 작가의 필생의 짝사랑인 콘스탄틴 에제 교장의 벨기에 학교와는 다른 곳이다.

2.3. 손필드



2.3.1. 페어팩스 부인


손필드의 관리인이자 로체스터의 먼 친척.[27] 본명은 앨리스 페어팩스다.
로체스터가 손필드를 비우는 동안 저택을 관리하며 하인들을 지휘하는 한편 아델을 키우고 있다. 먼 친척이긴 하지만 로체스터와 일단 호적상 친척인지라 손필드의 다른 하인들보다 상전 대접을 받으며, 본인도 그들과 자신이 같지 않으니 터놓고 대화를 나누거나 할 수는 없다고 명확하게 선을 긋는 처신을 한다.
아델을 사랑하며 돌봐주고 제인 또한 항상 존중하고 양딸처럼 아껴준다. 작중묘사로 볼 때 그다지 지적으로 뛰어난 점은 없으나 선량하고 충실하며 유능한 집사장. 3층 방에 뭔가 비밀이 있다는 사실은 대강 알지만 감금된 사람이 아내인 것까지는 모른다.[28]
로체스터와 제인과의 약혼 소식을 듣고 제인에게 충고하기를, 신분이며 재산과 나이 차이도 너무 크고, 놀 만큼 놀아본 부유한 중년 남자가 딸 뻘의 가정교사를 집적거리는 따위의 일은 흔히 벌어지는데 거기 홀랑 넘어가지 말라는 취지의 팩폭을 한다. 제인은 이 말이 섭섭해 페어팩스 부인을 원망하나 부인 입장에서는 고용주의 인격을 정면비난하는 위험을 무릅쓰면서 제인의 미래를 생각해 현실적인 직언을 한 것이다. [29]
읽다보면 이 페어팩스 부인이 정실부인의 존재를 뻔히 알면서 주인에게만 충성하느라 제인한테 숨겼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만일 알고 있었다면 잉그램 양과의 혼담을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을 리 없다. 이 점은 착각하지 말자.

2.3.2. 버사 앙투아네타 메이슨


버사 앙투아네타 메이슨 항목 참고.

2.3.3. 아델 바랭


손필드 저택에서 길러지고 있는 10살 정도의 여자아이. 친딸도 친척도 아니고 로체스터 성도 쓰지 않으니 수양딸도 아닌 애매한 신분.
과거 로체스터의 정부였던 프랑스오페라 무용수 셀린 바랭이 당신 딸이라며 떠맡기고 외국으로 날라 버리는 바람에 손필드에 오게 되었다.[30] 셀린이 양다리를 걸친 데다[31] 아이가 자신과 닮은 데가 없다는 이유로[32] 로체스터는 아델이 처한 상황이 너무 안 좋아 할 수 없이 데려오기는 했으나 결코 자기 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33]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델은 로체스터를 시종일관 좋아하고 잘 따르며, 제인에게도 애정과 호감을 지니고 있다.
작중 최악의 콩가루 집안에서 자랐으나[34] 비뚤어진 데라곤 조금도 없는, 단순하고 낙천적이며 활발한 아이. 작중 묘사에 의하면 특출나게 영특하진 않고, 제인을 만나기 전에는 규율 있는 양육을 받지 못해서 약간 산만하고 제멋대로인 면모도 있었다고 하나, 제인이 잘 가르쳐서 많이 발전했다고 한다. 캐릭터 묘사는 그야말로 그 시대 영국인들이 생각하던 프랑스인의 전형. 발랄하고 쾌활하며 가무를 즐기는 등.... 춤과 노래는 어머니를 보고 배웠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어머니의 직업이 오페라 무용수라 그런 걸 접할 기회가 많았던 모양. 다만 어른들이나 부를 노래까지 뜻 모르고 따라 외운 듯, 제인 앞에서 연인에게 배신당한 여자가 재기를 다짐하는 노래를 불러서 제인이 그걸 듣고 몹시 당황한다.
제인이 손필드 저택에 들어온 계기가 이 아이였다. 제인이 구직 광고를 냈을 때 마침 손필드에서는 아델을 가르칠 가정교사를 찾던 중이라, 제인의 광고에 답신을 보내 채용을 했다. 아델은 제인을 몹시 좋아하며 잘 따르고, 제인도 아델에게 애정을 느낀다. 나중에 제인이 아델의 내력을 듣고는, 천덕꾸러기 고아로 자란 자기 자신의 처지와 동일시해서 연민을 가지고 더욱 사랑해 주었다.
제인이 떠난 후엔 폐인이 된 로체스터가 가혹한 규율의 기숙학교에 치우듯 보내버리지만 이후 돌아온 제인이 '좀 더 관대하게 운영되고 집과 가까워서 자주 찾아갈 수 있고 가끔 집에도 데려올 수 있는 학교'를 찾아 전학시킨다. 제인이 로체스터와 결혼하며 자동으로 제인에게도 딸이 되었고,[35] 훌륭하게 성장하여 제인에게 더할 나위 없는 벗이 되었다.

2.3.4. 그 외의 하인들


  • 레아
손필드에서 일하는 하녀. 비중은 별로 없다.
  • 존과 메리 부부
손필드에서 일하는 사람들. 이쪽도 별 비중은 없지만 대를 이어온 하인으로 로체스터를 끝까지 모신다.
  • 소피
아델의 보모로, 아델처럼 프랑스 출신. 역시 비중은 없다. 아델을 데리고 첫등장할 뿐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제인이 말을 붙이고 질문을 해도 그다지 열성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묘사가 있다. 프랑스어밖에 못 하는데 저택 내에 프랑스어를 하는 사람은 어린 아델과 제인 에어, 그리고 말도 못 붙일 로체스터 셋 뿐이다. 외롭기로는 손필드에서 버사 다음으로 안습한 처지로 보인다. 아델이 기숙학교로 간 이후에는 말도 안 통하는 만리타국에서 어떻게 사는지 알 수가 없다. 작가에게서 잊혀진듯(..)
  • 그레이스 풀
손필드의 하녀. 음산하고 무뚝뚝하며 다른 하인들과도 거리를 두고 지내는데 왠지 월급은 남들의 다섯 배 이상 받는 등 특별 대우를 받고 있어 제인의 눈에는 미스테리의 인물로 보인다. 실은 전직 정신병원 간호사로, 덩치가 크고 힘이 좋아 버사 메이슨의 감시를 맡고 있다. 로체스터의 혼인 사실을 알고 있는 3인방 중 한 명. 제인이 손필드에 와서 버사의 기괴한 웃음 소리에 놀랐을 때 그 웃음의 주인으로 오해받기도 했다. 맡은 일은 잘 하나 문제는 술을 좋아하는 탓에 가끔 취해 잠드는 일이 있었고, 버사 메이슨은 그 틈을 타 방을 탈출해 결국 두 번에 걸쳐 방화를 한다. 방화사건 때 그레이스가 범인이라고 알고 있는 제인은 일개 하인이 이런 사고를 치고도 어떻게 해고를 안 당할까 의아해한다.[36]

2.4. 게이츠헤드


  • 리드 부인
풀네임은 사라 리드. 게이츠헤드 저택의 여주인이자 제인의 외숙모.
그녀에게 있어선 남편인 제인의 외삼촌이 제인을 잘 부탁한다고 했지만 남편이 죽자 제인을 학대하고 결국엔 제인을 자선학교로 보내버린다. 나중에 제인의 친숙부(제인의 아버지의 형제)가 제인을 데려가려 리드 가에 연락하자, 제인이 부자가 될 것이 못마땅해 제인이 죽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아들 존의 자살 이후 충격을 받아 급격하게 병약해져 죽는다. 이때 정신이 오락가락하면서 말하는걸 보면, 남편이 하나뿐인 여동생을 굉장히 아끼는 것[37]이 질투가 나서 시누이를 미워했고 그 감정이 그녀의 딸에게까지 옮았으며, 안 그래도 미운 아이를 남편이 자기 자식들보다도 더 챙기자 정말로 증오하게 되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남편이 죽은 후에도 남의 눈이 없었음에도 제인을 계속 길러주기는 했다만.
제인이 로우드로 간 후 제인의 숙부 에어 씨가 재산을 모은 후 제인을 찾으려고 그녀에게 연락하는데, 그렇게 증오하던 제인이 부유하게 살게 될 것을 질투한[38] 리드 부인은 제인이 로우드에서 티푸스로 죽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나중에 임종이 다가왔을 때 이것이 양심의 가책이 되어 제인을 불러오라고 했고, 제인이 그녀를 만나러 오자 이 사실과 자신이 제인에게 품었던 복잡한 감정[39]을 털어놓는다. 제인은 그녀를 용서하고 화해하고자 했으나 끝내 제인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숨을 거둔다.
  • 리드 씨
제인의 삼촌이자 리드 부인의 남편으로, 리드 부인과의 사이에선 1남 2녀를 두었다. 작중에선 고인으로, 생전엔 게이츠헤드 저택의 주인이었다.
가난한 목사와 결혼하면서 집안과 의절한 여동생[40]을 유일하게 신경썼던 사람으로,[41] 그녀가 죽자 여동생의 딸인 제인을 데려와 자기 자식들과 함께 길렀고, 죽기 전에도 리드 부인에게 제인을 잘 돌봐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로 여동생과 조카 사랑이 컸다. 그러나 바로 그 점 때문에 리드 부인은 제인을 더 싫어하게 되었다. 그러나 제인이 너무 어릴 적에 죽어버려서 제인은 이후 자기편이라곤 없는 친척집에서 온갖 구박을 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되고, 그에 대한 기억도 별로 없다. 살아계셨으면 내게 잘해주시지 않았을까 생각하는 정도.
작중 초반에 나오는 '붉은 방(Red room)' 은 그가 죽었던 침실이기도 한데, 그래서 제인은 그 붉은 방을 무서워했다.
  • 일라이자 리드
리드 부인의 장녀. 어렸을 때부터 돈을 굴렸으며,[42] 미인인 동생 조지애나에 비하면 수수한 외모에 키가 아주 크고 깡마른 체격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인간미라곤 전혀 없고 매사에 철저하고 금욕적이며 하루 일과를 칼같이 계획해서 일초도 오차없이 보낸다.[43] 질서와 절도 오타쿠로, 영국의 국교에서 카톨릭으로 개종까지 하면서 수녀원을 지망하는 이유도 신앙 때문이 아니라 철저하게 질서있는 생활만을 하고 싶기 때문. 귀족이나 부자와 결혼할 꿈 밖에 없는 나태한 조지애나를 몹시 경멸한다. 다만 가족 일에는 무관심한 것처럼 보여도 조지애나가 야반도주했을 때는 악착같이 추적해 잡아냈는데, 조지애나 말마따나 신분상승할 동생에 대한 질투인지 가문의 평판때문인지[44] 분명하게 서술되진 않았다. 리드 부인의 장례식 후 제인과 나름대로 덕담을 나누며 화해 비슷한 걸 하고[45], 프랑스로 떠나서 수녀가 된다. 후에 그 수녀원의 원장이 된다고. 리드 삼남매 중 유일하게 유능하고 건실한 인물이다. 일라이자가 장남이었으면 리드 가는 폭망은커녕 재벌 될 각. 수녀원에 전재산을 기부했다는데, 리드 가에는 빚잔치뿐이고 딸에게는 그나마 상속권도 없다. 그런 판에 재산이 어디서 났을까 생각해보면, 어릴때부터 해오던 고리대금(..)으로 착실히 모아왔을지도 모른다.
  • 조지애나 리드
리드 부인의 차녀. 금발에 푸른 눈, 발그레한 뺨을 가진 빼어난 미인으로 런던에 갔다가 귀족 남성과 사랑에 빠졌는데 주변에서 결혼을 반대하자 야반도주해서 숨어 살다 붙잡혔다. 그런데 그들을 붙잡은 게 바로 언니인 일라이자 리드. 그래서 두 사람은 철천지 원수다. 제인의 의견에 따르면 미인이기는 한데 모친을 닮은 턱이 좀 세보인다고. 블랜치 잉그램 못지않게 못된 성격에 게으르고 의존적이며, 이때문에 언니에게 사람 취급도 못 받는다.[46] 어머니의 죽음 후에 짐꾸리기 따위 뒤치닥거리도 제인에게 다 떠맡겼고, 소원대로 부유한 상류층 남자와 결혼했다.
  • 존 리드
리드 가의 장남. 약에 쓸래도 쓸데가 없는 전형적인 부잣집 망나니 도령 캐릭터. 어머니인 리드 부인과 함께 제인 에어 초반부의 빌런 포지션이라 할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제인을 패고 동물을 죽이는 등 싸이코패스인데다 어머니도 개무시한다.[47] 못생기고 비만에 담즙 과다로 얼굴빛이 좋지 않다고 나온다. 난폭하고 끈기 없는 성격으로 학교도 때려치우고 도박에 빠져살다가 결국 도박빚에 쪼들려 집안을 말아먹은 뒤[48] 자살.
최소 자기가 한 짓에 양심의 가책이라도 미미하게 느꼈던 리드 부인과 달리 이쪽은 그런 거 없다.

2.5. 리버스 가문



2.5.1. 신 존(St. John)[49]


외아들로 태어나 집안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목사가 된 인물로, 부모는 일찍 세상을 떠났고 두 여동생과 함께 의좋게 살고 있다. 제인이 손필드를 탈출한 뒤 거지꼴로 헤매다가 우연히 신 존의 식구들에게 발견되어, 굶어죽기 직전인 제인을 구해주고 일자리도 준다. 후에 제인의 사촌이었음이 밝혀진다.[50] 나이는 29살.
성직자로서의 사명감과 신앙심이 대단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독단적이고 스스로에게 강요하는 것만큼이나 남에게도 같은 성취를 요구한다. 제인에 대한 첫인상은 못생겼다(not at all handsome), 고집세고 성깔있을 게 분명하다는 등 비호감이었지만,[51] 시간이 지날수록 제인의 지성과 물욕없고 담백한 인품, 외유내강의 성격 등을 높이 평가하게 되고, 자신이 계획한 험난한 선교활동의 길에 부려먹을(…) 훌륭한 조수감으로 점찍는다.
그리하여 선교 활동을 위해 인도로 떠날 날이 코앞인데 갑자기 불러놓고 명령조로 청혼을 한다. 그 구혼이 매우 뜬금포였을 뿐 아니라, 대놓고 당신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선교사의 아내 노릇을 잘 견딜 재목이기 때문에 청혼하는 것이고, 지금은 뭐라하건 결혼하고 나면 그럭저럭 결혼생활을 해나갈 정도의 사랑은 생길테니 문제없다는 식으로 밀어붙인다. 이에 제인은 '''당신이 생각하는 사랑이란 참 경멸스럽군요''' 하며 당연하게도 단호히 거절한다.[52]
정작 그는 왜 거절당했는지 몰랐기 때문에 경멸(scorn)이라는 말에만 화가 나 뒤끝이 작렬하면서도 강압적인 청혼을 계속한다.[53] 읽다보면 이건 청혼도 뭣도 아니고 그냥 답정너. 그것도 나라는 남자를 봐서 결혼해달라는 게 아니라 결혼 안하면 너는 신에게 등돌리는 중죄인이라고 - 딱 자르는 걸 청혼이라고 하고 있으니 말 안통하고 독선적이기로는 브로클허스트하고 싸워도 이길 듯. 제인은 로체스터 생각 때문에 결혼할 마음은 1도 없었지만 신 존이 초인적인 의지와 능력의 성직자 인 점은 매우 존경하고 있었기 때문에, 끈질긴 세뇌와 카리스마에 말려들어 청혼을 받아들일뻔 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어디선가 환각처럼 들려온 로체스터의 목소리를 듣고 손필드로 떠난다.[54] 결국 로체스터와 결합하기로 한 제인에게 완전히 거절당한 그는 단신으로 인도로 가고 "스스로 정한 길로 뛰어들었고 지금도 그 길을 가고 있다"고 제인이 말한다.
마지막 단원에 보면 제인은 신 존에게 편지로 로체스터와의 결혼을 알렸다. 결혼에 대해서는 답장이 없었지만 '신 존은 그 뒤로도 자주는 아니지만 꾸준히 편지를 보내왔다'고 한다. 제인이 이 글을 쓰는 시점으로 설정된 결혼 10년차에도 인도에서 살아있었다. 하지만 작품 말미에 모종의 병에 걸려 생명을 다해가고 있다고 나온다.[55] 그는 제인에게 자신은 죽음이 두렵지 않으며 아마 이 다음에 올 편지는 신 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자신의 죽음을 알리는 편지가 될 것이라고 제인에게 썼다.[56]
작중 최고 미남으로, 키가 크고 단정한 체격에 옷맵시도 멋지고 아름다운 금발머리에 마치 그리스 시대의 조각상처럼 반듯하게 생겼다고 묘사된다.[57] 성격 또한 인도 선교에 일생을 바치고자 할 정도로 더없이 고결하지만[58] 사랑 같은 속세의 열정에 대해서는 냉정하여 로체스터와는 여러 모로 대조되는 인물이다. 리버스 가문은 2백년 동안 이어 내려온 유서 깊은 집안으로 가정부 한나의 말에 따르면 헨리 왕(헨리 튜더를 말하는 듯하다.) 시절부터 신사(젠트리, gentry) 계급이었다고 한다.
일부 독자들은 나이 보정과 외모 보정 먹은 브로클허스트 씨 같은 인물이라 평하기도 한다.[59]

2.5.2. 다이애나 리버스 & 메리 리버스


신 존의 누이동생들로, 두 사람 모두 신 존과는 다르게 다정하고 부드러운 성격이다. 노숙을 하던 제인을 가엾게 여겨서 거두어주었던 인물들이다. 남매의 아버지가 오래 전에 믿고 투자했던 숙부의 사업이 파산하는 바람에 집안의 재산을 거의 날려버려 일찍부터 경제적으로 자립해서 생활했다.
비록 신 존과 성격 차이는 크지만 우애는 깊어서 하나밖에 없는 오빠이자 가장이기도 한 신 존이 인도 선교사를 지망하자 무척 걱정하고 서운해 했다. 그런데 신 존이 제인에게 청혼했다는걸 알게 되자, 신 존이 제인과 결혼하면 인도로 가는 걸 포기하고 영국에 남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뻐하며 제인에게 청혼을 받아들이라고 권했다. 하지만 신 존이 제인까지 데리고 인도로 갈 생각이라는 것을 알고는 경악해서, 인도에서 혹사당해 말라죽게 될 거라며 결혼을 결사반대한다. -
리버스 가문 세 남매가 제인의 사촌이라는 것과 돌아가신 숙부가 제인에게만 유산을 물려줬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두 사람을 친언니처럼 생각하던 제인에게서 각자 5천 파운드씩 증여받게 된다. 나중에 다이애나는 해군 장교와 결혼하고 메리는 성직자와 결혼했으며, 로체스터와 결혼한 제인과 자주 편지로 연락을 하고 1년에 한 번씩은 로체스터 저택을 방문해서 제인과 즐거운 시간을 갖는 등 계속해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부수적이지만 재미있는 것은 리버스 삼남매가 리드, 잉그램 삼남매들과 평행을 이룬다는 점이다. 셋 다 흑발 언니, 금발 여동생 조합이다. 블랜치 잉그램은 몸매가 '다이애나 여신'같다는 묘사가 있고 동생 쪽은 이름도 그냥 똑같은 메리고 얌전한 캐릭터로 겹친다. 잉그램 남작은 큰 키의 미남인데 기운없고 머리 둔한 남자이고 신 존은 마찬가지로 큰 키의 미남이며 초인적인 스태미너와 날카로운 두뇌의 소유자이다. 잉그램 남매의 인간성+능력치 업그레이드 버전이 리버스 남매. 또 여기서 한번 더 뒤틀면 리드 삼남매. 리드 자매 역시 흑발 언니, 금발 동생이다. -

2.6. 기타 인물들


  • 제인의 부모
말 그대로 제인의 부모. 제인이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 죽었기에 작중 극초반부터 고인이다.
제인의 어머니의 경우 원래 리드 씨의 여동생이었지만 가난한 목사였던 제인의 아버지 에어 씨와 결혼했기 때문에 집안의 지원을 못 받았고,[60] 오직 리드 씨만이 출가한 여동생을 계속 신경써왔던듯.
제인이 태어나기 전부터 빈민가에서 활동하다가 티푸스에 걸려서 둘 다 사망했다고 한다. 그들의 사후 리드 씨는 여동생의 아이인 제인을 내버려둘 수 없어서 집에 데려온 후 자기 가족들과 함께 키우게 되었다고.
  • 로이드 선생
게이츠헤드에 방문한 약제사 선생으로, 붉은 방에 갇혔다가 기절한 제인을 치료해주었다. 그가 제인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성격은 인자한 게 맞는듯하나, 제인의 고충(리드 부부의 친자식이 아니라 얹혀사는 친척이라는 입장 때문에 소외당하고, 존이 먼저 자기에게 시비를 걸거나 잘못을 해도 자기 혼자만 죄인이 되어 혼나는 것 등)을 옆에서 다 듣고도 별로 공감하거나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이진 않는다. 오히려 제인이 이런 좋은 곳(게이츠헤드)에서 사는 걸 왜 기쁘게 여기지 않느냐는 투로 질문을 던진다...근데 로이드가 이 말을 던질 때가 방금 전에 제인이 오빠(존)이 늘 나를 때린다고 말한 직후다.... 이걸 보면 제인을 보는 시선에서나 태도에서나 게이츠헤드 사람들과 별 다를 것 없는 인간임을 알 수 있다.[61] 제인이 자기 신세를 한탄하는 걸 들은 후 제인을 학교로 보내면 어떻겠냐고 리드 부인에게 조언을 건네는데, 이게 리드 부인이 제인을 로우드로 보내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나마 나중에 로우드의 템플 선생이 제인의 됨됨이를 묻는 편지를 보냈을 때는 제인을 위해 성의껏 답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
  • 베시
게이츠헤드[62]에서 일하는 하녀 중 한 명. 모두 제인을 냉대하는 집에서 제인에게 동정심을 가지고 챙겨주는 단 한 사람이 바로 그녀였다.[63] 제인이 로우드로 떠날 때 아쉬워하고 배웅해 주는 유일한 친구.
제인이 다 장성한 뒤에 손필드로 가게 될 무렵에 재등장해서 제인과 반가운 재회를 한다.[64] 그녀의 말에 따르면 5년 전에 마부 로버트 리븐과 결혼했으며, 보비라는 아들과 제인이라는 딸을 뒀다고 하며, 제인과 재회할 땐 아들 보비를 데려와 소개시켜주기도 했다. 이후 게이츠헤드의 현황을 이야기하고 제인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 후[65] 제인 에어의 삼촌이 게이츠 헤드에 방문했다라는 사실을 간략하게 알려준다.[66]
  • 메리 앤 윌슨
로우드 자선학교에서 제인이 나중에 사귄 친구. 헬렌이 죽은 다음에 사귄 친구로 보인다.
영리하고 기민하며 재치 있고 기발한 면이 있을 뿐더러 제인을 편하게 해준 면모도 있는 좋은 친구였다고 하는데, 정작 제인은 뒤에 가선 메리는 헬렌보단 열등한 친구라고 하면서[67] 메리를 저평가한다. 이후 제인이 다 커서 손필드에서 일하게 될 시점에선 자기가 친구 없다고 하는 걸 봐선, 딱 학창시절에만 어울리고 소식 끊긴 사이가 되어버린듯하다.
작중 묘사에 의하면 메리는 뭔가를 말해주기를 좋아했고 이야기에 대한 재능이 있었다고 한다. 이건 질문하기와 이야기 분석을 좋아하는 제인의 특징과 맞물려서 학창시절에 둘은 꽤 죽이 잘 맞는 편이었다고 하는걸 보면, 제인이 헬렌과 비교해서 나중에 메리를 저평가한 게 있지만 그래도 서로 잘 어울리는 친구였을지도.
  • 리처드 메이슨
버사 메이슨의 오빠.[68] 서인도 제도에 살고 있다. 작중 묘사되기를 풍채 훤하고 잘생겼지만 맹탕같은 인상이라고. 손필드에 파티가 한창일 때 등장한다. 동생을 보러 방문했다가[69] 물어뜯겨 큰 상처를 입었다.
나중에 로체스터와 제인의 결혼식에 변호사와 함께 찾아와 그가 이미 결혼했음을 증언했다.[70] 메이슨 가문의 광인의 피는 그에게도 흐르고 있다.[71] 버사와는 달리 매우 비리비리하고 심약하다. 매제인 로체스터는 그를 딕(리처드의 애칭)이라고 부르며 친근한 태도로 대하기도 하고 자신의 비밀과 직결된 사람이니 일단 잘해주긴 하지만, 진심으로 신뢰하지는 않는다는 언행을 간혹 보인다.
  • 블랜치 잉그램[72]
손필드 근처의 저택에 사는 귀족 아가씨. 아버지는 작고한 잉그램 남작이며 유일한 아들인 남동생이 작위와 재산의 대부분을 이어받아 잉그램 경이 되었다.[73] 미모와 교양, 가문을 다 갖춘 지역 사교계의 여왕이지만 허세가 쩌는데다 거만하고 속물이다. 로체스터의 접근에 응해 결혼할듯 했지만 로체스터가 짐짓 돈 별로 없다고 뒷소문을 내고 떠보자 즉시 태세전환해 버렸다. 로체스터도 애초에 블랜치가 좋아서 교제한 게 아니라 그녀와 결혼할 것처럼 파티를 여니 어쩌니 했던 것은 제인의 질투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술수일 뿐이었다. 성격이 좋지 않다고는 하나 로체스터에겐 한결같이 기만당하고 이용당하기만 한 사람이라 어느 정도 동정하는 독자도 있다. 그렇거나말거나 제인이 한자리에 있을 때 들으라는 듯이 가정교사들이란 다 천한 족속이라고 떠든다든가 아델을 대놓고 천대하는 언행 등 한결같이 못돼먹은 귀족 아가씨 캐릭터로, 어딜 보나 빌런 포지션.
  • 로자먼드 올리버
신 존이 사랑하는 아가씨로 지역 유지[74]의 외동딸이다. 미녀라면 꽤 여럿 봤던 제인이 눈을 의심할 정도로 아름답다고 찬양하는 작중 최고 미인이자 아버지가 지역에서 차지하는 입지도 높으며[75] 다정다감하고 상냥한 성격. 신 존이 엄친아라면 로자먼드는 엄친딸. 신 존에게 적극적으로 들이대나 신 존은 인도 선교사업에 대한 열망 때문에 끝끝내 거부한다. 신 존을 포기한 후 자신에게 걸맞는 상대와 결혼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퇴장.
  • 존 에어[76]
제인의 아버지의 남동생, 그러니까 친삼촌이다. 마데이라에서 포도주 사업으로 큰 부를 축적한 부자.
형의 딸 제인을 찾아다니고 있었으며 생전에 리드 부인과 접선하는데 성공하지만, 그를 통해 신세를 펴게 될 제인을 고깝게 여겼던 리드 부인은 제인이 죽었다라고 구라를 치는 바람에, 제인과 그는 생전에 만나지 못했다.[77]
그러나 그는 메이슨과 안면이 있었기 때문에 로체스터와 메이슨 가문의 혼사를 알고 있다. 이때 제인에게 편지를 받고 제인이 살아있다는 것 + 조카가 결혼사기 저지르려는 사람에게 속아 중혼을 하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그가 변호사와 메이슨을 손필드로 급파하여 결혼식을 중단시킨 것.[78]
이 시점에서 이미 병상에 있던 존 에어는 제인과 만나지 못하고 죽지만, 유산으로 2만 파운드라는 거금을 그녀에게 상속하면서 하루아침에 제인을 엄청난 갑부로 만들어주게 된다.
작중 비중은 별로 없고 다른 사람들의 언급으로 간접적으로밖에 등장하지 못하지만, 제인이 한순간에 인생반전을 하게 해주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

3. 줄거리


부모를 여의고 외숙모 집에 얹혀사는 고아 소녀 제인 에어는 외숙모와 외사촌들의 학대를 받는다. 제인은 어느날 참다못해 자신을 심하게 때리는 사촌오빠에게 육탄전으로 반격을 하고 혹독한 벌을 받는다.[79] 결국 브로클허스트씨라는 목사가 운영하는 로우드라는 자선학교[80]로 쫓겨나다시피 가게 되는데 이곳은 엄격하다 못해 잔인한 교육과 추위와 굶주림이 만연한 열악한 환경이었다.[81][82][83]
이런 어려운 환경에서도 제인은 헬렌이란 친구와 자애롭고 용감한 템플 선생님을 만나 위로를 받고 욱하는 성격은 고치지만 강인함과 정의감은 간직한 채로 성숙해간다. 전염병이 돌자 영양실조 상태에 놓여있던 학생들 다수가 죽고 여기엔 헬렌도 끼어있었다.[84] 이 일을 계기로 학교 환경이 대폭 개선된다.[85] 제인은 성실히 공부하여 교사로 일하게 된다.
입학한 지 8년 후 모교의 교사로 일하고 있던 제인은 더 넓은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욕구에[86] 가정교사 광고를 냈다가 로체스터 가문의 손필드 저택의 여자아이의 가정교사로 채용된다. 그녀가 가르치게 된 손필드의 아델은 로체스터의 옛 정부였던 프랑스 오페라 무희의 딸로 로체스터의 아이인지 아닌지도 의심스러운 핏줄이다. 제인은 추남에 괴짜인 로체스터와 운명의 만남을 갖고 그들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지성과 감수성에 끌리게 된다.
이 와중에 제인은 병든 외숙모가 죽기 전 할 말이 있다는 전갈을 받고 임종을 지키러 로우드 입학 이후 처음으로 외숙모의 집에 돌아간다. 그녀를 심하게 괴롭혔던 외사촌오빠는 빚으로 자살하고 집안은 풍비박산난 상태.[87] 제인은 어린 시절의 분노를 딛고 처음으로 자신을 학대했던 외숙모와 외사촌언니들을 한 발 물러서 냉정하게 바라보며 증오를 버리고 동정심을 느낀다. 예쁜 외사촌 언니 조지애나는 비루한 삶을 탈출하기 위해 부잣집 남자에게 의존하는 껍데기뿐인 결혼을 택하는데 나중의 제인의 결정과 대조되는 결정이다. 외숙모는 제인의 백부가 제인을 양녀삼아 재산도 상속해주려고 하니 소재를 알려달라고 했던 편지를 3년간 숨기고 있었고, 이 편지를 내준 뒤 죽는다.
제인의 로체스터에 대한 사랑은 점점 커져간다. 제인은 로체스터의 재산을 노리고 그와 결혼하려는 잉그램 양이 등장하자 그에겐 어울리지 않는 자신의 신분이나 볼품없는 외모에 절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두 사람은 사랑을 고백하고 결혼 준비를 한다. 이때 제인이 하는 자신이 동등한 인간이라는 정열적인 주장과 제인을 귀여운 신부로만 대하려는 로체스터에게 제인이 자신은 예쁜 소유물이 아니라고 일침을 놓으며 밀고 당기는 대화 장면은 관련 문학 강의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는 중요한 대목. 로체스터를 대화로 놀리는 제인 에어의 수법은 가히 압권.
그러나 결혼식 전날 밤 제인은 곧 유령 같은 여자가 자신의 면사포를 찢는 것을 목격하고 불길한 징조가 이어진다. 그리고 결혼식 날 로체스터에겐 아직 부인 버사 메이슨이 멀쩡히 살아있다는 사실이 폭로된다. 로체스터가 젊은 날 돈을 위해 아무런 애정 없이 결혼했던 서인도 제도 크레올계 여자로 미치광이 정신병자가 많이 나온 집안의 유전으로 인해 완전히 미쳐버린 후 저택 안에 갇혀있었던 것. 제인이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로체스터 침실에 불을 지른 범인도 이 사람이었다.[88]
제인은 로체스터의 기만에 가슴 아파하면서 곁에 남아있어 달라는 그의 요청에 대해 그의 정부로 남을 수는 없다며 뿌리친다. 그리고 자신이 손필드에 눌러앉아 있고서는 이도저도 안된다 판단하고 그날 밤으로 야반도주해 버린다.
정처없이 무작정 나온 제인은 우여곡절 끝에[89] 자신의 사촌이자 목사인 신 존과 그의 여동생들을 만나 하층계급 소녀들을 위한 작은 자선학교에 선생님으로 부임한다.
그 와중에 백부가 돌아가시며 제인에게 2만 파운드의 유산을 남기고 제인은 재산을 사촌들과 나누어 가진다. 미남이며 도덕적이지만 냉정한 신 존은 선교활동을 위해 인도로 떠나기 전에 제인에게 "사랑하지는 않지만 선교사의 아내로서 뛰어난 자질이 있어 높이 평가한다. 나의 선교사업은 신의 명령이므로 당신은 반드시 나와 결혼해서 인도로 가야 한다."며 구혼한다.
당시 결혼하지 못 한 여자의 고달픈 운명과 선교 활동에 대한 끌림에도 불구하고 제인은 애정 없는 결혼은 할 수 없다며 거절한다. 사촌언니들이 '제인은 인도로 가서 선교 활동을 하면 몸이 약해 젊은 나이에 죽을 게 틀림없다'고 반대했음에도 제인은 선교 활동 자체는 하고 싶어하여 신 존에게 아내가 아닌 사촌누이로서 따라갈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으나 신 존이 부부도 아닌데 그렇게 사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반대했다.
신 존은 신앙심과 봉사를 내세워 제인에게 결혼을 종용하고 제인도 흔들리려는 찰나 로체스터의 목소리를 듣고는 신 존을 뿌리치고 손필드로 간다.[90]
제인이 손필드에 도착해보니 손필드는 로체스터의 부인 버사가 불을 질러 완전히 불타 내려앉았다. 버사는 죽었고 고용인들은 흩어진 상태. 로체스터는 이 화재로 상당한 재산을 잃은데다[91] 장님이 되고[92] 한 팔을 잃은 장애인이 되어있었다.[93] 그리고 이어지는 "독자여, 저는 그와 결혼했습니다.(Reader, I married him.')"는 수많은 독자를 울린 유명한 문장.[94]
그리고 조촐하지만 신실한 해피 엔딩.[95]

4. 각색 및 2차 창작



수십 차례에 걸쳐 영상화가 이뤄졌으며 각 버전에 대한 평가는 로체스터와 제인 에어를 맡은 배우들에 따라 극과 극이다. 전반적으로 명성에 비해 각색하기 까다로운 원작이라는 평이 많다. 특히 국내에서는 2006년 BBC가 만든 드라마 제인 에어가 호평을 많이 받는 편이다. 연출면에서 상당히 섬세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며 제인 에어 역을 맡은 루스 윌슨과 로체스터 역을 맡은 토비 스티븐스[96]의 연기도 훌륭하다. 또한 책에 충실한 각색과 입체적으로 각각의 캐릭터를 그려내면서도 현대적인 해석을 가미한 점은 특히 이 작품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원작 소설에서 형편없이 짓밟힌 버사 메이슨의 존엄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돋보이기도. 내면의 불꽃을 누르고 숨죽여 사는 제인을 두고 로체스터가 새장에 갇힌 새에 비유하지만, 정작 고향에서 멀리 떨어지고 인신까지 감금당해 정말 새장의 새 처지인 쪽은 버사라는 해석이 암시된다.
현재 유튜브에서 무료로 전편을 찾아볼 수 있는 영상물로는[97] 1983년 11부작 드라마와 1997년 영화가 있다. (잘 검색해보면 40년대, 70년대 작 등도 올라와 있지만 워낙 고색창연해서 위화감이 있다.)
1983년작은 젤라 클락, 티모시 달튼 주연. 출연진의 연기나 배경 고증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시간의 제약이 덜한 만큼 원작의 대사와 장면들을 거의 텍스트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주연은 물론 페어팩스 부인, 그레이스 풀, 블랜치 잉그램, 리처드 메이슨, 세인트 존 리버스 등 조연진의 싱크로율이 빠짐없이 높고 연기도 훌륭할 뿐더러 하녀 베시나 레아의 심한 사투리를 깨알같이 살리는 등 디테일이 돋보인다.
세련미는 다소 떨어지지만, 원작을 읽으면서 이 대화를 실제 인물이 말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상상해보는 덕후라면 꼭 챙겨보도록 하자.
1997년 영화는 사만다 모튼, 키어런 하인즈가 주연을 맡았다. 사만다 모튼의 청순한 미모가 돋보이지만 작품에 문제가 많다. 중요 대사의 포인트를 다 뭉개버린 각본과 캐릭터 붕괴는 기본이고 전체적으로 각색을 넘어 원작 파괴가 매우 심각하다. 감독이 원작을 읽기나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 혹시라도 책을 안 읽고 이 무료 영화로 대충 제인 에어를 파악하려는 시도는 하지 말 것.
버사 메이슨의 시각에서 제인 에어의 이야기를 재창조한 진 리스(Jean Rhys)[98]의 소설,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The Wide Sargasso Sea) 역시 영화화가 되긴 했는데 호주에서 '''19금의 도색 영화'''로 만들어졌다. 한국 출시 제목은 ''''카리브 해의 정사''''. 원작의 호불호도 갈리지만 영화는 거의 원작 모독 수준[99]. 그러나 2006년에 BBC에서 만들어진 드라마 "광막한 바다의 사르가소"는 한 번쯤 볼 가치가 있다. DVD로는 볼 수 있으니 보고 싶은 분은 사서 보자.
원작 소설이 너무 유명해서 스핀오프와 후속작 등이 꽤 많다. 한국에서 번역된 건 크림 전쟁이 100년 이상 지속된 이세계 영국[100]에서 악당이 제인 에어 작품에 들어가서 벌이는 사건과 주인공들의 활약으로 제인 에어와 로체스터의 결혼이라는 결말[101]을 끌어내는 '제인 에어 납치 사건'뿐이다.
외국에서는 제인 에어의 딸[102]이 주인공인 작품들, 아델 바랭을 주인공으로 해서 제인 에어를 재구성하는 이야기나 그레이스 풀을 통해서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이야기 등이 있다. 제인 에어의 비중은 적지만 폭풍의 언덕크로스오버한 이야기도 있다. 히스클리프가 종적을 감췄을 동안 로체스터 저택에서 교육을 받았다는 이야기. 두 주인공의 결혼생활을 비틀어 보이는 작품도 심심찮게 보인다. 결혼 후 로체스터가 제인을 정신병자로 몰아간다든가, 제인이 로체스터의 무력함을 한껏 이용해 우위를 점해 로체스터가 마지못해 산다든가.

2011년 4월, 미아 바시코프스카마이클 패스벤더가 각각 제인 에어, 로체스터를 맡아 연기한 영화 제인 에어가 개봉했으며, 호불호는 갈리지만 심한 악평은 없었다. 평작으로 보는 관객들과 달리 평론가들은 대체로 호평하는 수준. 서정적인 영상미가 특히 이 작품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으며 캐릭터의 감정에 따른 배경의 변화가 탁월하다. 복식이나 건물 양식에 대한 고증도 준수한 편. 이 영화의 감독을 맡은 캐리 후쿠나가 가 일본미국인[103]라서 그런지 동서양의 조화가 느껴지는 장면들도 꽤 있다.[104] 흔히 로맨스보다 적은 비중으로 다루어지는 고딕소설적인 면을 적절히 살려 음침한 공포도 유발한다. 또한 제인 에어가 로체스터를 떠나는 시점부터 이야기를 진행하여서 극의 진행 순서를 비틀면서도 원작의 향취와 분위기는 잘 담아낸 편이다. 아무리 그래도 제인 에어가 훤한 대낮에 2층 창문으로 뛰어내려 집에서 탈출하고 사라져 버리는 연출은 깨지 않을 수 없다. 원작에서는 불면 날아갈듯 약해진 제인인데 이 영화에서는 체력이 절륜하다는 부조화.
뮤지컬화도 몇 차례 이루어졌다. 2000년 브로드웨이 초연한 버전의 넘버들이 좋아서 은근히 앓는 뮤덕들도 제법 있는데, 흥행 성적이 별로인지 한국에 들어오는 것은 요원해보인다. 일단 뮤지컬 제작사 달컴퍼니의 박용호 대표가 라이센스를 샀다는 인터뷰를 한 적은 있는데...

4.1. 제인(연극)


2021년 한국에서 연극으로도 상연되었다(1월 29일 ~ 3월 7일). 두 배우가 등장하며, 한 명은 제인 에어 역을, 나머지 한 명은 로체스터를 포함한 여러 역을 맡는다. 일부 인물은 대사로만 언급된다. 당연한 소리지만 원작에 비해 일부 내용이 축소되거나 삭제되었다. 이를테면 로우드의 전염병은 언급되지만 이사장 브로클허스트의 몰락이 생략되었다. 이어 제인 에어가 숙부의 유산을 받았다는 언급도, 이를 받아서 친가 사촌들에게 나누어줬다는 언급도 없다. 손필드의 마지막 소식을 듣고, 제인 에어는 미술 교실을 연 후 다이애나 리버스와 포옹하며 연극을 마친다.

5. 평가


수작이지만 크레올[105]에 대한 인종차별적 요소는 현대에 와서 평가를 깎아먹고 있다. 당대에 크레올에 대한 영국과 유럽 사회의 지배적인 인식을 브론테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작가 역시 버사 메이슨을 미친 것으로 묘사할 필요는 없었을 거라는 후회를 표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영국 사회에서의 기독교(감리교, 복음주의 교회등)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고 개인의 정체성과 신학적 고민이 이렇게 잘 드러난 작품도 없기에 아직도 영국문학을 배울 때 꼭 읽어야만 하는 작품이다.
주류 해석은 기본적으로 수동적인 기존 시대의 여성상에서 벗어나 독립적이고 주체적이 되는 성장형 여성을 그리는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오히려 제인이야말로 기존 시대상에 결국 길들여지는 여성이고[106] 더 독립적이었던 건 버사가 아니냐는 해석[107]도 있다. 실제로도 제인 에어를 읽고 나서 대부분의 해석에 따르지 않고 '''어딜 봐서 페미니즘 소설인지 전혀 모르겠다'''는 감상을 말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 당대에야 엄청나게 파격적인 여성상이었으나, 현대의 시각에서 보면 여지없이 '개념녀의 제눈찌르기', '이런 호구 어디없나요'(...). 모든 것이 '불멸의 사랑'이라는 매력적인 테마에 어물쩍 가려졌을 뿐, 결국 제인과 로체스터가 대충 대등한 듯 맺어진 것은 제인이 부자가 되고, 로체스터가 신체적으로 극도로 무력해지고 사교계에서도 떨려나 처지가 역전된 이후에나 가능했다. 더구나 결혼 후에는 그 젊고 앞길 창창한 제인이 간호사와 비서 노릇, 즉 빅토리아 시대 여성들을 옥죄던 '가정의 천사' 역할을 자발적으로 행복하게 수행한 셈이다. 제인이 돈 많고 로체스터가 회개했다지만 실상은 제인 본인의 입으로 말한 대로 'nurse, housekeeper'에 수족처럼 시중들어주는('to wait on you, to be eyes and hands to you') 사람이 된 것 뿐이니 맥빠지지 않을 수 없다. 작품 내내 제인의 중요한 본성으로 강조되던 활달함, 야심, 더 넓은 세상으로 뻗어나가려는 야성에 가까운 충동 등[108] 난데없이 사라져 납작한 해피엔딩이 된 것도 실망스러운 결말이다. 그냥 이럭저럭 템플선생화한 것인가?
또한 제인과 로체스터의 대화를 따라가 보면, 로체스터는 어떤 상황이든 기분따라 친절과 무례와 고성까지 멋대로 오가는 반면, 제인의 말은 갑을 관계가 아닐 때조차도 마치 하인처럼 철저히 가다듬어지고 눈치를 봐가며 달래고 계산하는 감정노동으로 점철되어 있는 점도 눈에 띈다.
하지만 시대적 한계를 고려하지 않는 해석은 무리가 될 수 있다. 제인 에어가 시대를 앞서간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이라는 점만은 이견의 여지가 없다. 제인 에어가 무슨 마르크스도 아니고 체제를 공격하거나 전복적인 사상을 주장하는 사람이 아니다. 기존의 사회제도와 종교적 윤리 등에 충실하면서 그 안에서 독립된 자아를 추구하고 실현했던 사람이다. 원래 야성적이었는데 보수적인 요구에 길들여져 꺾인 것도 딱히 아니다. 당시로 보면 엄청난 고등교육이라고 할 수도 없는 평범한 교양교육을 받은 사람이니, 당대의 사회제도나 통념을 근본적으로 초월해서 혁신적인 생각을 가진다는 것은 무리이다.
로체스터와의 관계도 그러하다. 로체스터가 난폭하고 거친 성격이라서 제인 에어가 수동적으로 그에게 끌린 것이 아니라, 남성이랍시고 또는 상류층이랍시고 자신을 무시하지 않고 솔직하고 대등한 태도로 교감을 나누었기 때문이다. 로체스터가 결혼식 실패 후 제인 에어에게 정부 신분으로 남아주면 외국의 별장을 여행하며 사는 호화스러운 생활을 보장하겠다고 설득하자, 제인 에어는 자기 원리원칙에 따라 집을 나간다. 돈 없고 집도 없는 여자는 길에서 굶어죽을 수도 있는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윤리를 지킨 것이다. 그리고 고결하지만 권위적인 것으로는 로체스터보다 더한 신 존이 자기를 따라 선교사 아내로 가자고 했을 때에도, 종교적 이상에 굴하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택하는 결단을 보여준다. 도덕이나 이상은 도외시하고 애정만을 중시했던 로체스터나 인간적인 감정은 도외시하고 이상만을 추구했던 신 존 사이에서, 애정과 이상 간에 균형을 잡고 그들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였던 사람이 제인 에어였다. 제인 에어는 이런 선택으로 행복을 쟁취한다. 나중에 장님이 된 로체스터와 결합하지만, 장애인 로체스터는 제인 에어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며 그녀에게 모든 것을 내주고 맡긴다.
제인 에어와 로체스터가 꾸리는 가정도 관습적으로 남편이 군림하고 아내는 굴종하는 가정이 아니다. 남자와 여자가 동등한 자격으로 인간으로서의 자유와 존엄을 가지는 가운데 조화롭게 행복을 이루어가는 그런 가정이다. 제인 에어는 로체스터와 있으면서 "나도 아무것도 숨길 필요 없고 그도 아무것도 숨길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행동하며 그것이 조화를 이루는 상태"였다. 그것이 제인 에어가 이상으로 삼던 남녀관계였고 가정이었다.
크레올에 대한 편견도 그렇다. 분명 크레올에 대한 취급이 편견에 가득찬 것이었음은 사실이지만, 로체스터가 버사가 일으킨 화재로 장님이 되었을 때 사람들이 "천벌이다"하고 수군거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로체스터의 버사에 대한 학대가 잘못된 것이었음을 책에서 밝혀놓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샬롯 브론테의 못 이뤘던 연애사라든가[109] 편견이 상당수 반영된 소설이라는 해석도 있다. 대표적인 예시가 위에도 언급된 크레올과 관련된 편견,[110] 그 외에도 은연중에 나타나는 '''변화'''에 대한 거부,[111] 프랑스 폄하[112], 영국 우월주의[113], 제국주의[114] 등등.
영미권 고딕 소설의 클리셰인 '순진한 여자가 어두운 과거를 지닌 남자가 사는 음습한 저택으로 들어가 사건을 겪는다'라는 전개를 본격적으로 정착시킨 작품이기도 하다. 레베카, 나사의 회전, 크림슨 피크가 대표적. 즉 저택 호러물의 시조 중 하나다. 간접적으로는 김기영하녀(1960)도 이 영향권에 있다.

6. 그 외


진 웹스터의 소설 《키다리 아저씨》에서 주인공 제루샤 애벗이 읽는 소설 중 하나로 등장한다. 마침 주인공도 고아원 출신이라 "리펫 부인(주인공이 지내던 고아원의 원장)을 알기 때문에, 브로클허스트 씨가 어떤지 잘 알 수 있었다."는 식으로 언급하기도 한다. 뒤이어 말하길 자신이 지냈던 존 그리어 고아원은 제인이 지내던 로우드처럼 아이들을 학대하는 막장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에게 필요한 사랑을 제대로 주기보단 이사회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 아이들을 죄다 틀에 박아 찍어내듯이 키워내는 곳이었다고 덧붙인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작중 등장하는 아동 학대 수준의 열악한 환경은 저자인 샬럿 브론테를 비롯한 브론테 자매가 실제로 겪었던 사례이다. 그래서 브론테 자매가 모두 단명한(그나마 가장 오래 산 샬럿이 향년 39세, 에밀리 향년 30세, 앤 향년 29세.) 이유도 이 어린 시절 당한 학대로 인해 건강을 해쳤기 때문이란 해석이 있다. 브론테 자매는 원래 6남매(1남 5녀)로, 샬럿 위에 마리아와 엘리자베스라는 두 언니들이 더 있었으나 이들은 이 열악한 환경 때문에 병에 걸려서 10살 내외의 나이에 일찍 죽었다.
단, 이 로우드의 모델이 된 학교는 샬럿 브론테의 짝사랑 콘스탄틴 에제의 학교하고는 다른 곳이다.

[1] 성자 존이라는 의미로 쓰일 경우 세인트 존이지만 사람의 이름일 경우 세인트 존이 아니라 신 진이나 신 존이라고 발음한다.[2] 폭풍의 언덕의 저자 에밀리 브론테, '아그네스 그레이'의 저자 앤 브론테가 동생들이다.[3] 이때 에밀리 브론테는 엘리스 벨, 앤 브론테는 액튼 벨이라는 필명으로 소설을 내놓았다가 이 작품이 베스트 셀러가 되고 난 뒤 브론테 자매 전부 본명이 알려졌다.[4] 성격이 당당하긴 하지만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서도 주인공은 보통 예쁘다. 아니, 오스틴은 얼굴을 상당히 밝혀서 미모가 딸리는 작품 속 인물들에 대한 취급이(지성과 교양이 모자란 캐릭터들만큼 가차 없이 까지는 않지만) 좋은 편은 아니다. 기존의 선남선녀 주인공이 아니라 추남추녀(?)를 내세운 소설이란 점에서 참 획기적이다.[5] 영화에선 진저(머리카락이 붉은 색 계통인 유럽인)로 묘사된다.[6] 다만 현실의 어려움과 부당한 처우에 대해 제인처럼 적극적으로 불평불만을 품고 저항하기보다는 어쩔 수 없지, 하면서 적극적으로 맞서싸우기를 포기하고 넘어가는, 현실순응형 인물이라 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릴 적이나 커서나 현실에 마냥 순응하지 않고 때로는 어른(리드 숙모)에게도 개기거나, 그 당시 당연시하게 간주된 풍조에 반발하는 자주적 모습을 보이는 제인과는 대조되는 부분.[7] 헬렌의 순종적인 모습은 현대의 독자들에게는 답답하기 이를데 없고 당대의 기준으로도 좀 극단적인 캐릭터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헬렌이 단순히 무기력한 순응형이 아닌 점은 제인이 석판 깬 날 잘 드러난다. 스캐처드 선생에 대해서는 다 내탓이오로 일관하면서, 정작 학교 최고 권력자인 브로클허스트가 제인에게 말 걸지 말 것을 명령했을 때는 그가 떠나자마자 곧바로 혼자 제인에게 돌아와 저녁밥까지 챙겨준다. 전교생 80명이 모두 브로클허스트를 싫어한다면서도 이날 제인을 챙긴 학생은 헬렌이 유일했다. 자신이 당하는 일은 '오른뺨 맞으면 왼뺨도' 원칙에 따르면서도 친구가 당한 일에는 명령을 거역하고 도움의 손을 내미는, 그야말로 그리스도적인 선행을 실천하는 인물이다. 스캐처드 선생의 학대에 대한 태도도 그렇다. 기존 권위에 무조건 복종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믿어서 그런 게 아니고 헬렌의 대사를 읽어보면 어찌된 애인지 원체 세속의 일에 관심이 없다. 절대적인 신 앞에서 모두가 고만고만한 죄인일 뿐이고 자신은 오직 겸손하게 모든 일이 신의 큰 뜻이려니 받들 뿐이라는 식으로 살아가니 순응적이라기보다는 해탈한 것에 가깝다.[8] 비슷한 시기의 미국 소설인 톰 아저씨의 오두막의 주인공인 톰과 비교해봐도 좋은데, 작중 헬렌 번즈는 (오두막집 톰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기독교적이고 보수적인 관점의 영웅상'으로 제시된 인물이다. 기독교적 윤리관에서 모범적인 인물은 '세상의 고난과 유혹에 결코 굴복하지 않고 '''견뎌내면서''' 스스로의 양심과 신앙을 지키는 인물이고, 그 대가로 주어지는 것이 바로 (신에 의한) 구원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제인과 같이 적극적으로 싸워서 자신의 의지를 실천하는 인물은 사실 보수적인 기독교 윤리관에서는 그리 긍정적인 인물로 보지 않는다. 이런 헬렌의 모습을 '해탈'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상당한 오해의 여지가 있고, 그보다는 심판은 오직 신의 몫이므로 자신의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기보다는 신의 뜻에 모든 것을 맞기는 인물이고, 이러한 인물이 순종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눈 앞에 있는 권위에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신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라 보는 쪽이 더 적합하다. 따라서 이 인물이 자신이 당하는 부당함에는 순종하면서도 친구나 다른 사람의 일에는 저항하는 것 역시 이는 '스스로 견뎌내는 것'의 영역을 넘어 '다른 사람에 대해 저지르는 잘못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 후술된 바와 같은 정치적 보수성 역시 이러한 성격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라 볼 수 있다. 즉, 격정적이고 저항적, 독립적인 인물상인 제인 에어의 탄생 배경에 순종적이고 고전적인 미덕을 갖춘 친구의 영향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 작가의 의도라 볼 수 있다. 또한 이런 종류의 고전적 미덕을 가진 것으로 묘사된 인물들이 현대인 독자들에 눈에는 '고구마 100개 물 없이 먹은 것처럼 갑갑하게' 느껴지는 것 역시, 사회적 가치관의 변화로 인해 흔히 발생하는 일이다.[9] 요약본에선 생략되기도 하는데, 완역본에선 그대로 나온다. 찰스 1세에 대한 헬렌의 팬심이 드러난다.[10] 찰스 1세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세간에 암군/폭군이라 알려진 것과는 달리, 개인적으로는 청렴하고 인품이 좋았으며, 대내외적으로 큰 사고를 저지른 인간도 아니었다. 또 그를 죽인 사람들도 민중을 위해 그를 죽였다기보단 그를 죽인 이유를 뒷받침하려고 민권 사상을 마련했던 비하인드가 있다 그러나 국왕으로써의 찰스 1세는 영국 왕권의 역사에 무지했고 의회와 불통이었으며 영국 말고도 자기가 다스려야 할 스코틀랜드엔 정작 별 애착이 없어서 이를 잘 관리하지 않았는데, 이후 이게 동군연합 문제가 되고 종국엔 본인의 목숨마저 끝장내는 사달이 나고 말았다. 즉 찰스 1세는 개인적으론 나쁘지 않은 사람이었지만 왕으로썬 확실히 미흡한 측면이 있는 사람이긴 했다.[11] 헬렌의 이 발언은 작가 개인의 시선이나 그 당시 프랑스 혁명이 결국 왕과 왕비까지 끌어내린 것을 경계하던 영국 지배층의 프로파간다(피지배층은 무슨 일이 있어도 체제에 저항하지 말고 지배층과 현 체제에 얌전히 순응할 것)가 반영된 발언이라 보는 사람들도 있다.[12] 그러나 외부에 로우드 자선학교의 실태를 고발하지 못한 것으로 봐선 어느 정도 체제에 순응하는 인물이던가, 브로클허스트 씨를 두려워했던 측면이 있으리라 보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그것도 어느 정도 이해해줄 수 있는 부분인 게, 브로클허스트 씨는 학교의 이사장이고 명망 높은 목사인 반면 템플 선생은 교장이라 해도 결국은 일개 고용인 처지였음을 생각해야 한다. 21세기에도 내부고발이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13] 로우드 자선학교의 설립자인 나오미 브로클허스트의 장남. 학교의 운영과 재정에 전권을 가지고 있다.[14] 영화에서도 뻣뻣하고 메마른듯한 느낌의 나이든 남성 배우들이 브로클허스트 씨의 배역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15] 제인이 원래 살던 곳. 리드 부인의 저택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16] 이때 제인이 즐겨 읽는다고 밝힌 성경은 요한계시록, 다니엘, 창세기, 사무엘, , 요나, 그리고 출애굽기, 열왕기, 역대기는 일부만. 모두 흥미진진하고 격렬한 스토리가 있는 부분으로, 아이가 읽기에 알맞다. 어릴 때 교회에 다니면서 '이야기 성경' 같은 각색물을 접해본 독자라면 공감할 듯. [17] 그 뒤에 하는 말은 더 가관인데 자기는 우리 학교 애들이 이렇게 굶고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금욕적인 자세로 공부하도록 길러져야 한다'''는 투로 말을 한다.[18] 아침은 질 나쁜 죽(그마저도 타는 날엔 못 먹는다.), 점심은 질 나쁜 감자와 좀처럼 보기 힘든 '''상한''' 고깃조각(아마 염장고기로 추측됨)을 넣고 끓인 무언가(..), 티타임은 물과 귀리 과자 약간, 저녁은 빵 반 조각으로 구성된다. 성장기 아이들(제인이 10살 혹은 1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데 제인 또래의 아이들도 많이 있다고 나온다.)이나 청소년기에 접어들거나 성년에 가까워진 아이들(무려 20세처럼 보이는 학생도 있다)을, 이 학교에서 졸업할 때까지 쭉 저 영양실조 걸리라고 고사지내는 듯한 극도로 열악한 식사나 먹으라고 강요해왔던 것. 물론 영국의 식생활 문화가 이 시절에도 그닥 좋지는 않았지만 브로클허스트 씨가 자초한 로우드의 생활은 그야말로 고문 수준이긴 했다.[19] 겨울이면 물이 얼어있어서 손 씻기조차 못하게 되는 적도 있었고, 수도관에도 이상이 있는지, 아니면 수원지에 이상이 있는지 물 맛이 짭잘하지 않나, 봄에는 티푸스가 돌아서 학생의 상당수가 죽어나가질 않나 학생들 입장에선 복마전이 떠오를 정도.[20] 그 때 제인은 브로클허스트 씨의 부인과 딸들을 보느라고 잠시 정신을 팔았던 걸 감추기 위해 석판으로 얼굴을 가렸는데, 아차 하는 사이에 석판을 떨궈버린 탓에 브로클허스트 씨의 주의를 끌어버렸다.[21] 그래도 모피코트 등 비싼 옷을 맘껏 입는다. 그가 그런 옷을 입고 다닐 무렵 학생들은 추위도 막지 못할 초라한 교복을 입고 생활하고 있었다. 나중에 제인이 로체스터와 페어팩스 부인에게 로우드 시절의 생활을 이야기할 때 "돈을 아끼겠다고 쓰지도 못할 실과 바늘만 제공했다"고 말했는데, 페어팩스 부인이 "false economy(번역하면 대충 '그런 건 경제적인 거라고 할 수 없는데' 정도의 의미)"라고 디스할 정도. 이외에도 학생들 생활복의 칼라를 규정보다 한개 더 썼다는둥, 바늘은 두개 말고 딱 하나만 줘야 한다는둥 깨알같다.[22] 브로클허스트 부인과 딸들이 교실에 들어오자, 제인은 그들이 '조금 일찍 와서 브로클허스트 씨의 복장 강의를 들었다면 좋았을 뻔'이라고 생각했다.[23] 평소엔 질릴 정도로 학교를 자주 드나들었던 주제에 병 옮는게 무서웠는지 이 시기 동안만은 발길을 끊었다. 그래서 느슨해진 분위기 덕에 학생들이 조금은 숨통이 트였다.[24] 학생들이 총 80명 좀 넘는다고 하니 무려 절반이 죽었다![25] 쫓겨나지는 않았는데 일단 로우드 학교 설립자의 가족관계라는 그놈의 가문빨 덕인 듯하다. 그래도 그가 손을 뗄 수밖에 없게 되자 로우드 학교가 정변하는걸 보면 그 정도만으로도 로우드 학교가 개선되는 데엔 충분했던 걸로 보인다.[26] 참고로 로체스터도 제인이 로우드 출신임을 알고 그런 곳에서 8년간이나 어찌 살았냐고 하는데, 이 부분은 로우드 환경이 어떻다는 의미가 아니고 8년이나 수도사처럼 속세와 격리되어 살아왔다는 데 놀랐다는 뜻이다. 로체스터는 자세한 사정은 잘 몰랐고, 그런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브로클허스트를 숭배하며 모시지 않느냐는 질문을 해서 제인을 벙찌게 한다.[27] 15년 전에 죽은 남편은 손필드 근처 교회의 목사였고 그 남편이 로체스터 어머니 쪽 친척이었다. (그래서인지 로체스터의 미들네임도 '페어팩스' 이다) 혈연은 아니고 사돈쯤 되는 셈.[28] 로체스터는 버사를 너무 미워한 나머지 결혼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결혼 사실 자체를 아는 사람이 선친과 형을 제외하면 처남 메이슨과 감시인 그레이스 풀, 절친한 의사 한 명에 국한된다.[29] 사실 이 당시의 사회상을 생각해보면 제인-로체스터의 관계와 같은 부유한 중년 남자-젊은 가정교사의 관계는 페어팩스 부인의 우려처럼 남자쪽이 여자를 가지고 놀다 버리는 형태로 끝날 가능성이 충분히 높았다고 보아야 하며, 이 경우 피해의 대부분은 (어리고 신분 낮은)여자 쪽이 짊어지게 된다. 그리고 실제 작중에서 로체스터의 행태 역시 제인과 만나기 전의 과거사는 접어주더라도 유부남임을 숨기고 중혼을 하려 한 것이었으니 페어팩스 부인의 충고는 별로 틀리지 않았다. 굳이 틀렸다고 한다면 속여서 '가지고 놀' 생각이 아니라 속여서 '이용해먹을' 생각이었고, 페어팩스 부인의 짐작보다 로체스터가 더 나쁜 놈(거짓말까지 했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즉 자신을 둘러싼 사회적 제약을 극복하고 싶어하는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인물상인 제인에게는 페어팩스 부인과 같은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인물은 답답하게 여겨지고, 이런 인물이 자신을 만류하는 것에 원망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제인을 걱정하는 페어팩스 부인의 마음은 진짜이며, 자신과 가치관이 다르더라도 이런 소중한 조언에는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작가의 의도인 셈. 따라서 어릴 적 친구인 헬렌과 함께 제인과는 다른 가치관에서 긍정적 인물상을 보여줌으로써 이야기에 입체성을 부여하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30] 셀린은 아델을 방치한 다음 자기 애인과 함께 이탈리아로 떠버렸다고 한다. 아델은 엄마가 '성모 마리아에게 가버렸다'고 알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이에겐 자기가 죽었다고 말하라고 전하고는 떠나버린 모양이다.[31] 로체스터의 애인으로 호텔에서 호화 생활을 하면서 그 호텔에 다른 남자를 데려와 로체스터 흉을 보다가 현장에서 딱 걸렸다.[32] 제인도 아델을 살펴본 후 과연 안 닮았다고 인증했다. 다만 자식들 외모 유전은 랜덤이니 이런저런 추측은 해봤자 무의미하다. 물론 유전자 검사라는 확실하고 효과적인 친자감별 수단이 없던 저 시대에 그나마 아버지들이 저 아이가 내 자식인가를 추측할 수 있는 수단은 상대의 정숙함, 아니면 외모 정도밖에 없으므로 로체스터의 태도가 아예 이해 안 가는건 아니다.[33] 호화로운 선물을 사다주긴 하나, 귀찮으니 먹고 떨어지라는 투의 냉랭한 태도로 일관하며 그 이상의 애정은 주지 않는다. 심지어 아델이 선물을 받고 즐거워서 춤을 추며 제 나름대로 감사와 애정을 표하는 걸 두고 "쟤 어미가 딱 저렇게 해서 남자 돈을 우려먹었다"고 비웃는 등, 아델이 셀린을 닮은 면모를 보일 때마다 경멸을 일삼는다. 제인이 떠난 뒤에는 규율이 빡빡한 기숙학교에 보내버려서 아델은 두 번째로 버림받는다. (제인이 다시 돌아온 뒤에야 그걸 알고 찾아가서 챙겨주었다) 로체스터 입장에선 양다리를 걸친 아이 엄마도 밉고 아이도 자기 자식으로 여겨지지 않으니까 아델이 '마지못해 거둔 뻐꾸기 새끼' 정도에 불과한 존재이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식의 정서적 학대가 용인되는 것은 아니다.[34] 생부가 누구인지도 분명치 않은 사생아에, 어머니가 버리고 떠난 뒤에는 친척도 아닌 어떤 가난한 부인에게 떠맡겨져 방치되어 있었다고. 아델이 어머니에게 노래와 춤, 시 낭송 등을 배웠다고는 하나 실상은 어머니에게 별로 사랑받지 못하고 짐짝으로 취급받았을 확률이 높다.[35] 과거와 달리 제대로 입양아 처리가 되어서 딸로서 호적에 오른듯하다.[36] 이때 제인의 뇌내망상의 흐름이 재미있다. '로체스터 씨가 약점잡힌듯 끌려다니는 걸 보니 내연관계가 있었나보다. → 둘이 나이도 비슷하니 젊을땐 → 암만 젊어도 저 외모에 설마 → 성격이 매력일 수도 있지 → 로체스터 씨는 외모보다 과단성이나 독특한 성격에 끌리는 것 같다 → 아무래도 날 좋아하는 것 같은데 나만 해도 외모는 별로고..어젯밤엔.. 두근두근'[37] 그녀가 집안이 반대하는 결혼을 하고 가족에게 절연당했는데 리드 씨만이 온갖 정성으로 도와줬다고 한다.[38] 당시 리드 가는 존 리드의 낭비 때문에 가세가 심하게 기울어 있었다.[39] 제인이 로우드로 가기 직전, 브로클허스트 씨 앞에서 자신을 거짓말쟁이라고 매도한 외숙모에게 제인이 "나는 존 리드를 빼면 당신이 세상에서 제일 싫다. 두 번 다시 외숙모라고 안 부르겠다"라고 말하며 그간의 울분을 토하자 리드 부인은 상당히 충격을 받는다. 병상에서 그때를 떠올리며 제인에게 말하길 "9년 동안 함부로 대해도 꾹꾹 눌러 참던 애가 10년째 되던 해에 그렇게 폭발하다니, 내가 때렸던 짐승이 사람의 목소리로 나를 비난하는 것 같았다"고. 이를 볼 때 자신이 한 행위들에 대해 일말의 가책은 있었던 듯하다.[40] 제인 에어의 어머니.[41] 집안에서 동생이 의절당한 후에도 혼자 온갖 정성을 다하며 도왔다고 한다.[42] 직접 닭을 키우고 식물을 재배해 하인들에게 비싸게 팔고 그 돈으로는 엄마를 은행삼아 3개월마다 무려 50~60% 이자를 받아내는 재테크를 한다! 사실 장사가 되는 이유는 하인들이 리드 부인에게 '일라이자가 팔고 싶어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다 사 주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라고(..)[43] 기도서에서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예배규정'(..)[44] 제인 에어보다 한 세대쯤 전이 배경인 오만과 편견의 묘사에 따르면 집안의 딸 한 사람만 야반도주해서 평판을 더럽혀도 그 집안 딸 모두가 혼사가 막힌다고 할 정도의 보수적인 시대인데, 제인 에어의 배경인 빅토리아 시대는 오만과 편견의 배경인 조지안 시대보다도 더 보수적이었다고도 하니 여파가 작지는 않았을 것이다.[45] 일라이자: 네가 어머니의 장례식 이후 여기 남아서 이런저런 일들을 세심하게 챙겨 준 것이 무척 고맙다. 잘 지내라, 너는 분별 있는 사람이라 뭘 해도 잘 할 거다 / 제인: 언니도 분별 있는 사람이니 잘 지낼 거라 믿고, 언니가 가진 것들은 조만간 수도원 벽 안에 갇힐 테지만 거기서의 삶이 언니에게 잘 맞고 스스로 만족한다면 나는 걱정하지 않겠다[46] 어느 날 일라이자는 "너 같이 게으르고 쓸모없는 것은 살아 있을 가치조차 없다. 나처럼 규칙적이고 부지런하게 살려는 노력을 한 번이라도 해 봐라. 지금이니까 이런 말도 해 주는 거지 어머니 돌아가시면 나는 너랑 연 끊을 거다"라고 폭언을 했고 조지아나는 "내가 귀족 남자랑 결혼하고 신분 상승할 게 질투나서 내 혼사 망쳐 놓고(남자와 야반도주한 걸 찾아낸 일을 말한다) 저런 소리를 한다"며 한 시간 넘게 울었다고.[47] 물론 문자 그대로 막무가내에 앞뒤 안 재는 성격은 아니며 비겁하고 자기 몸은 잘 사린다. 제인이 한 번은 기선제압해서 제대로 한대 쥐어박자 울면서 엄마에게 도망갔다(…) [48] 빚 때문에 감옥에 2번이나 들어갔는데 리드 부인이 가까스로 두 번 다 빼냈다.[49] 성자 존이라는 의미로 쓰일 경우 세인트 존이지만 사람의 이름일 경우 세인트 존이 아니라 신 진이나 신 존이라고 발음한다.[50] 신 존 남매들의 어머니가 제인 아버지와 친남매(즉, 제인의 고모)였다. 즉, 제인에게 신 존 남매들은 고종사촌인 셈.[51] 제인은 신 존의 미모를 본 뒤 본인이 저렇게 완벽하니까 남의 못생김에 예민한가보다 하고 빠르게 납득한다.[52] 제인 입장에선 신 존의 청혼이 아내를 빙자한 노예 물색의 타깃으로 자길 찍은게 훤히 보이니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도 신 존의 목적도 그거긴 했으나 '''그게 왜 문제냐'''는 투로, 자신의 어디가 잘못됐는지 모른다.[53] 묵시록에서 불신자가 유황지옥에 떨어진다는 대목을 봉독하며 제인에게 눈총을 쏜다(...) [54]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나누는 대화를 보면 신 존의 독선적이 면이 드러나는데, '''제인이 무슨 배신을 한 것 같은 말투'''여서 제인은 제인대로 기막혀하는 반응을 보인다.[55] 원작에서 처음부터 병약하다고 나오지 않는 걸 보면 인도에서 살다가 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적응하기 힘든 외지 기후에서 무리하다가 병에 걸린건지 아니면 그 지역에 흔한 풍토병에 걸린 것인지는 불명.[56] 그런데 어떤 영화판에서는 명성을 위해서 사는 속물로 그려지고 있다. 원작파괴…지만 제인 에어와 로체스터를 결혼시키려는 설정 때문에 그런 것.[57] 영미권 소설에서 그리스형이 언급되면 잘생겼다는 의미로 통용된다고.[58] 물론 이 선교가 그 당시 횡행했던 제국주의 침략 수단의 일부였다고 보는 사람들은 이를 비판받을 요소로 보기도 한다.[59] 광신도 같은 면이 있고 권위적인 점에서는 막상막하. 그러나 신 존은 자기한몸의 안위를 초개같이 여기며 임무수행에 정진하는 찐 성직자이고, 브로클허스트는 세속의 부귀영화가 가장 소중한 주제에 입만 열면 신앙을 나불거리는 부유층 위선자이므로 오히려 같은 목사로서 정확히 대조적이다.[60] 즉 제인의 어머니는 자기 의지로 가난한 목사인 제인의 아버지와 결혼했다는 말이 된다.[61] 근데 요약본에선 은근히 로이드 씨의 저런 면이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62] 제인의 삼촌 가족인 리드 가족이 살던 저택.[63] 그렇지만 제인의 말을 잘 믿어주지 않고 리드 가족에게 온순하고 착하게 굴 것을 조언하기만 하는 점에선 그 시대 사람 + 한 집안의 하녀로써의 한계를 못 벗어던진 인물이라 볼 수도 있다.[64] 그녀 왈, 리드 부인이 보낸 게 아니라 제인이 손필드로 가면 다시는 못 볼 것 같게 되어서 자기 혼자서 제인을 만나러 온 것이라고 한다.[65] 이 때 제인에게 '우아한 숙녀로 잘 자랐다'고 칭찬하고, 다방면으로 훌륭한 교양을 쌓은 제인에게 감탄한다.[66] 리드 부인과 존 에어 사이의 대화 내용까지는 알 수 없었으니 이 일이 얼마나 결정적인 사건인지도 몰랐다.[67] 메리는 헬렌과 달리 제인이 듣고 싶어하는 자극적인 뜬소문이나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선에서 그치기 때문이라는게 그 이유다.[68] 사르가소의 바다에서는 버사의 의붓오빠, 그러니까 버사의 어머니의 두 번째 남편의 전처의 아들로 나온다.[69] 실은 로체스터가 버사를 잘 관리하고 있는지(그러니까 감금하고 잘 숨겨뒀는지) 확인하러 온듯. 버사가 그 꼴인데도 고향으로 데려가려 하기는커녕 로체스터에게 찍소리도 못한다. 버사가 오빠를 죽일 듯 공격한 걸 보면 버사 입장에선 오빠 역시 원망스러운 존재이자 로체스터에게 자신을 팔아먹은 공범이라는 추측도 있다.[70] 사실은 아래에 나온 존 에어(제인의 삼촌)이 부탁해서 한 폭로였다.[71] 메이슨 가문은 크레올 가문인데, 당시 크레올들은 유럽인들에게 정신병자나 광인 기질을 지닌 것으로 취급받았다. 리처드 역시 크레올이므로 작가의 편견이 그대로 투사된다.[72] 프랑스어에서 온 이름이라 '블랑슈'라고 번역하는 버전도 있다.[73] 그러니 블랜치는 겉으로 화려한 귀족 숙녀지만 돈 많은 남편을 구하지 못하면 처지가 딱해질 수밖에 없다.[74] 아버지 올리버 씨는 바늘 공장과 주물 공장을 경영하며 이 지역 남자들 대부분이 거기서 일하고 있다.[75] 다만 대대로 존경 받아온 가문인 신 존의 집안에 비해 바늘 장인에서 시작해 자수성가한 타입. 올리버 씨는 이런 면에서 유서 깊은 가문의 마지막 후손인 신 존을 높게 평가한다.[76] John Eyre.[77] 리드 부인은 죽음을 하루이틀 앞두고서야 제인을 불러 이를 고백한다.[78] 즉 이 사람이 제인과 로체스터의 첫 번째 결혼 시도가 불발된 내막이다. 제인이 첩 신세가 되는 것도 제때 막아주고 유산도 듬뿍 물려주었으니 그야말로 수호요정.[79] 유년시절의 중요한 장면인 공포의 <붉은 방>이 여기에서 등장한다.[80] 이 학교가 자선학교인 이유는 학비가 연 15파운드로 책정되어있긴 하지만 기숙학교의 학비로는 상당히 모자라는 금액이므로 부족분을 기부금으로 충당하기 때문이다.[81] 이는 그 유명한 영국 요리를 만든 원흉 중 하나인 금욕주의에 기인한 학교 운영 방침 때문이다. 브로클허스트 씨는 단순한 부패 이사장의 차원을 넘은, 금욕주의를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광신도다. 그 탓에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음식은 매우 형편없는 인색한 분량과 질을 자랑한다. 예를 들어보면 아침엔 죽 한 그릇, 점심엔 '질이 나쁜 감자와 좀처럼 보기 힘든 상한 고깃조각을 넣어 끓인 무언가', 저녁엔 빵 반 조각과 커피, 티타임 때는 물과 귀리 과자 약간. 그마저도 죽을 태우는 날엔 먹을 수가 없어 학생들은 쫄쫄 굶은 상태로 오전을 보내야 한다. 이를 보다 못한 템플 선생이 치즈 바른 빵을 임시로 급식하도록 했지만 브로클허스트 씨는 이를 알고 템플 선생을 질책했다. 그야말로 천하의 개쌍놈. 상황이 이러다보니 판본에 따라서는 고학년 학생이 저학년 학생의 밥을 뺏어먹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환경이 열악하더라도 외숙모와 사촌들에게서 벗어난 것만으로도 기뻐하던 제인조차 음식에 대해서는 맛없는 것이라도 잔뜩 먹고싶다는 생각을 한다.[82] 참고로 여기에서 말하는 죽을 태울 경우 진짜로 구역질이 나서 먹을 수가 없다. 탄 부분을 최대한 골라내려고 해도 남은 부분에서까지 탄내가 나서 구역질이 나기 때문이다. 전날 밤 입맛이 없어 굶은 제인이 식사 기도가 끝나자마자 한 입 먹었다가 도저히 먹을 수 없을 정도였다. 또한 번역된 본문에 상한 고깃조각이라 나온 것은 오래된 염장고기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싼값에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고기라면 단연 염장고기였기 때문이다. 이는 환경 부분도 만만치 않아서 세면대는 6명이서 하나를 쓰고 침대는 둘이서 하나(이층침대도 '''아니다'''!)를 쓰며, 정원은 상시 낀 안개 때문에 질척거린다.[83] 심지어 이 인간은 성격까지 못돼먹은지라 선천적인 고수머리였던 줄리아라는 여학생을 보고 그게 무슨 상관이냐며 머리를 바싹 밀도록 지시하게 하기도 했다. 제인과는 사실상 천적으로, 리드 부인의 거짓말만 듣고 제인을 힐난한다.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제인을 일부러 불러내서 전교생 앞에서 제인을 거짓말쟁이에 패륜아라고 선언하고 그 하루는 그 누구도 제인에게 말도 걸지 말 것을 지시한 것으로도 모자라 수업이 끝날 때 까지 제인을 의자 위에 세워 망신을 준다. 이 사건으로 인해 학교에 잘 적응하던 제인은 큰 절망감에 빠지고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 했다. 다행히 일주일만에 제인의 무고함이 알려졌지만 학생 하나를 매장시키려고 한 것만으로도 쓰레기 인증.[84] 하도 전염병에 걸린 학생이 많아지자, 의사가 건강한 학생들에게는 햇빛을 쬐게 하라고 처방을 내려 엄격하던 규칙이 느슨해진다. 참고로 헬렌은 전염병이 아니라 지병이었던 폐렴으로 죽었다.[85] 티푸스가 로드에서 왜 그렇게 큰 피해를 냈는지에 대해 사회적으로 관심이 집중되었고, 로드의 개판 오분 전인 환경과 광신적 금욕주의에 기반을 둔 막장 교육 실태가 대대적으로 까발려졌다. 본문에 보면 건물의 매우 안 좋은 위치, 찝찔하고 냄새나는 식수, 학생들이 먹는 음식의 형편없는 분량과 질 등에 대해 조사가 이루어졌다는 부분이 있다. 결과적으로 브로클허스트 씨는 개쪽을 당하고 학교에는 대대적인 개선이 이루어졌다. 몇몇 자산가들이 거액을 기부해 더 나은 위치에 교사를 신축했고, 막장스러운 학교 운영 방침을 뜯어고친 것이다. '재산과 가문 관계로' 무시될 수 없는 브로클허스트 씨는 여전히 회계 감독의 지위에 있지만 실무는 훨씬 자비로운 사람들이 모두 빼앗았다고 나온다.[86] 로드의 보수가 짠 것도 한 몫 했다. 제인은 교사로 일하며 연봉 15파운드를 받았는데, 손필드에서는 여자아이 한 명만 가르쳐주는 댓가로 30파운드를 제시했다. 게다가 의식주까지 모두 제공했기에 망설임 없이 이직을 택한다.[87] 주 원인은 존의 도박빚. 리드 부인이 제인을 만나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할 때 '들어오는 돈의 3분의 2는 저당의 이자를 꺼나가는 데 쓰인다'는 부분도 있다. 이 놈은 판사 되라고 법대 보내놨더니 집안을 말아먹었다.[88] 버사 메이슨의 비극을 탈식민주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책이 진 리스(Jean Rhys)의 "광막한 바다 사르가소(The Wide Sargasso Sea)"다. 관심 있다면 이 책도 필독.[89] 돈도 없이 낯선 마을을 헤매다가 길거리에서 거의 굶어죽을 뻔했다. 빵집에서 장갑과 손수건이라도 팔아서 빵을 사려다 수상한 사람 취급에 쫓겨나기도 하고, 허기에 못이겨 먹을 것을 구걸하는 비참함도 겪는다.[90] 처음엔 환각이라 생각했지만 나중에 로체스터의 말에 의하면 정말 그가 창문을 열어둔 상태로 하늘을 보며 제인을 불렀고, 로체스터는 바람에 들려오는 제인의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제인이 그 사실을 밝히진 않지만.[91] 따지고 보면 소실된 건 저택과 그 안에 있던 귀중품 정도이고, 영지나 은행에 들어있는 재산이 어떻게 됐다는 얘기는 없으니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었을 듯하다. 그냥 건물주가 집에 불나서 현금자산 다 날렸지만 건물은 멀쩡한 상태라고 보면 되는 것. 실제 영지를 가진 귀족들의 수입은 영지에 소작을 주는 소작료가 매우 큰 부분을 차지했다. 정원사가 살던 오두막에서 지낸다고는 하지만 자포자기해 아무데서나 대충 지낸다는 쪽에 더 가까운 묘사라...[92] 원래 두 눈 다 안 보였지만, 이후 어느 날 한쪽 눈의 시력이 아주 약간 돌아온 것을 보고 런던의 유명한 안과 의사에게 치료를 받아 시력을 회복했다.[93] <한쪽 눈은 튀어나오고, 한쪽 팔은 외과의사인 카터 씨가 즉시 절단해야 할 만큼 엉망으로 부서져있었습니다. 그리고 남은 한 눈도 염증으로 인해 시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사실 불타 무너지는 저택에서 붕괴에 휩쓸려 대들보에 깔리고도 그 정도로 끝난 것도 기적이다.[94] 작품을 대표하는 한 문장으로, 제인 에어 굿즈조차 대개 이 문장으로 제작된다. 이것이 왜 특별한지는 제인 에어 인물 소개 항목 참조[95] 원래 작가는 제인과 로체스터를 결혼시키지 않을 작정이었지만 독자들의 요청으로 결혼을 시켰다고 한다.(한국에도 번역된 '제인 에어 납치 사건'이라는 SF 소설에서는 이 전개가 책 속에 들어가는 능력이 있는 주인공들 때문이라는 설정을 만들었다.) 연재 소설도 아닌데 독자 요청으로 수정이라는 상황이 어떻게 일어났냐면 그 시절 출판 관행 때문이다. 당시에는 3권으로 나누어 출판하는 것이 흔했다. 이게 3부작이기 때문에 3권이 아니라 1권일 것을 3권으로 나누어 출판하곤 했다는 것. 출판 비용이 높아서 우선 첫 권(사실상 한 권의 1/3권)을 팔아보고 나머지 출판 여부를 정했으며, 그 수익으로 나머지 출판의 펀딩으로 사용했었다. 제인 에어도 1-15장, 16-26장, 27-38장으로 3권이었다. 적어도 완결이 날 만큼 수요가 확실했고 독자의 피드백도 자연스레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96] 미네르바 맥고나걸을 연기한 영국의 유명 여배우 매기 스미스의 아들이다.[97] 2020년 4월 기준[98] 참고로 진 리스도 도미니카 연방(당시엔 영국 식민지) 출신의 크레올이다. 한마디로 크레올 시점에서 소설을 다시 쓴 셈.[99] 묘하게도 상술된 2006년작 제인 에어에 등장하는 버사 메이슨의 외모가, 카리브해의 정사 주연 카리나 롬바르드와 상당히 흡사하다.[100] 처음에는 대체역사물로 소개되었지만 대체역사물은 아니다. 이후 시리즈에서 주인공들은 차원의 문을 통해서 현재 우리들이 사는 세계로 들어오는 이야기가 나온다.[101] 이 세계의 원래 결말은 신 존과 결혼을 다짐하는 제인 에어의 다짐이다.[102] 원작에서 언급된 제인과 로체스터의 자식은 아들이지만 분명히 "첫 아이(First Born)"라는 언급이니 그 뒤에 낳은 자식이 있는 건 설정파괴는 아니다.[103] 일본인 아버지와 스웨덴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104] 제인과 로체스터가 사랑을 확인하고 나서 손필드 저택에서 산책하는 장면에 벚꽃이 활짝 핀 나무들이 줄지어 나온다.[105] 크레올은 일반적으로는 서인도 제도의 혼혈들을 가리키는 단어이지만 당시에는 넓은 의미로 쓰였다. 혼혈뿐만 아니라 서인도 제도에서 나고 자란 백인들을 크레올이라고 가리키기도 했다. 진 리스의 Wide Sargasso Sea를 읽으면 알 수 있지만 크레올들은 非백인들에게도 평판이 좋지 않아 백인 바퀴벌레라고 불리기도 했다.[106] 제인은 분명히 양성평등을 스스로도 주장했고 주체적인 여성이 될 것을 목표로 하며, 실재로도 초중반부까진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으로써 행동했다. 그렇지만 로체스터와 본격적으로 교류하고 연애적 호감을 품게 되면서 '''그 당시 여성들처럼 남성에게 지배되는 것을 은연중에 더 긍정적으로 여기고 어딜 봐도 지배적이고 독선적이지 상냥하진 않은 로체스터를 계속 미화하고, 로체스터의 피해자인 버사 편에 서는 대신 가해자인 로체스터에게 동조하며, 그가 둘러대는 의혹에 대해서도 한 치의 의문도 품지 않고, 그의 곁을 떠난 다음에도 그를 '주인님' 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끝내는 '학교를 세우겠다' 라는 스스로의 꿈까지 버리고 챙겨줄 필요 없는 로체스터를 찾아가 그의 아내가 되길 자처하는 것이야말로 그 당시 빅토리아 시대에서 권장하던 '아내 = 가정의 천사' 사상에 수긍하는게 아니냐'''라는 해석. 다만 소설 내용이 모두 제인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지라 독자들은 기본적으로 제인에 이입하며 읽기 때문에 독자들이 내용을 볼 때도 제인의 시선 필터를 거쳐서 작중 내용을 바라보게 되므로, 이런 걸 별로 이상하게 해석하지 못하고 '그렇구나' 하면서 받아들인다는 해석도 있다.[107] 버사는 자기를 가둬놓는데 동조한 남매 리처드, 자기를 가둬놓은 로체스터를 공격하는 식으로 계속 저항하며, 목숨마저도 골방에 갇혀서 죽을 날만 기다리는게 아니라 스스로 끊는 식으로 마무리한다. 즉 대등한 관계라고 말하지만 로체스터와 교류하면서 순종적인 여성(가정의 천사)으로 만족한 제인과 달리, 버사는 미쳐버린 후에도 끝까지 남자들에게 저항하며 목숨마저도 스스로의 손으로 거둠으로써 반항을 표현하는 독립적인 여성이었다는 해석. 해당 해석을 한 사람은 기독교계에서 죄악이라 여겨져서 금기시되는 자살을 버사의 최후로 내려준 작가도 깠다[108] 어린 시절의 분노 폭발, 학교생활 중 그리는 상상화, 템플 선생이 떠난 후에 깨어난 야심 , 손필드에서 새 생활을 시작하고도 느끼는 초조함의 토로, 유명한 사랑 고백 장면 등을 추동하는 것이 이 특성이다[109] 샬롯은 (위에도 기술되어있지만) 유부남인 교사를 짝사랑했는데, 상대는 관심이 없어 끈질긴 구애에도 불발로 끝났다. 본인이 짝사랑한 남성을 투영한 캐릭터라 추측되는 로체스터가 아무리 문제 있는 인간이라 쳐도 제인이 계속 끌리는 묘사가 작중에서 계속 나온다든가, 로체스터의 부인으로 나오는 버사가 악역 + 크레올 + 기독교 사회에서 금기시되는 자살 기믹을 붙이고 나온 것 등이 '''실패한 사랑의 대체구현'''이 아니냐는 해석. 샬롯이 원래 제인을 결혼 안 시키려 했다고 하긴 했어도, 제인이 샬롯 본인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 인물임과 동시에 버사의 취급이나 로체스터의 취급 등을 보면 옛날 감정이 완전 없다고 하기엔...[110] 작중 악역으로 등장하는 버사 메이슨은 말할 것도 없고, 사실상 로체스터와 공범이었다 나오는 버사의 남매 리처드도 크레올이라는 이유에서인지 그 당시 유럽인들이 지니던 크레올에 대한 편견인 '광증' 기믹이 반영되었다. (게다가 리처드의 경우 사실상 작중 포지션이 결혼 사기를 치려는 로체스터를 막아주면서 제인이 그에게 넘어가지 않게 해주는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또 제인에게 직접적인 피해는 안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제인은 그를 보자마자 꺼림칙하다는 식으로 묘사한다)[111] 요약본에선 주로 생략되지만 원본에서 헬렌 번즈가 독재자였던 찰스 1세의 사망에 분노하고 그를 옹호하는 언급, 개인의 행복을 중시하는 로체스터와 달리 분수와 의무를 중시하는 제인의 가치관이 끝에가서 승리하듯 묘사된 것 등등. 사실 이 시기가 프랑스 혁명을 시발점으로 '''국민이 왕조도 무너뜨릴 수 있다'''라는게 대놓고 증명되면서 유럽 자체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던지라 빅토리아 여왕을 주축으로 한 영국 지배층에서 기존 체제에의 순응을 보수적으로 강조하던 시기이기 때문에 작가도 영향을 받았다고 추측할 수 있다.[112] 프랑스인 아델의 성격을 묘사하며 노골적으로 드러난다.[113] 온 유럽을 헤매며 여러 나라 여성이랑 난잡한 성생활을 하던 로체스터를 정착 + 구원시킨 것이 '''건전한 영국 여자'''인 제인이라는 점.[114] 인도크레올에 대한 편견 섞인 묘사들, 제국주의 수탈의 앞잡이나 다름없는 신 존의 인도 선교를 신성한 사역으로 보는 것, 로체스터의 첫 결혼 지참금은 물론, 해피엔딩을 결정적으로 이끄는 존 에어의 유산도 모조리 식민지를 강탈해서 나온 돈이라는 점. 제인 부부의 안락한 삶은 식민지의 여성(버사)과 자연과 노동(포도주 생산)을 짓밟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