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존덕정
1. 개요
昌德宮 尊德亭
창덕궁 후원에 있는 정자이다. 관람지 권역에서 가장 화려하고 규모가 큰 정자이다.
2. 이름
‘존덕(尊德)’ 뜻은 ‘덕(德)을 높이다(尊)’이다. 임금이 덕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훌륭한 정치를 하라는 마음을 담았다.
3. 역사
헌종 때 지은 《궁궐지》에 따르면, 1644년(인조 22년)에 지었다. 첫 이름은 육면정(六面亭)이었으나 훗날 존덕정으로 고쳤다. 이후 불타거나 훼손되지 않은 채 오늘에 이른다.
4. 구조
4.1. 건물 주변
- 건물 북쪽에 연못이 있다. 《동궐도》를 보면 원래는 반월 모양의 연못 반월지(半月池)와 사각형의 연못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 두 연못을 합쳐 하나로 만들어 현재에 이른다.
- 존덕정 동편으로 시내가 지난다. 그 위에 돌다리를 세웠다. 아치 위와 옆에 석축을 쌓고 그 위에 돌기둥을 올렸다. 그리고 돌기둥 위에는 돌란대를, 돌기둥 하단에는 판석을 끼웠다. 돌란대와 판석 사이에는 하엽동자기둥을 두어 난간을 구성했다.
- 돌다리 동남쪽에 돌로 만든 조형물이 있다. 총 6단으로, 맨 윗단에는 연꽃을 조각했다. 그 아래로 2, 3, 4단은 둥글게 만들었고 단 사이마다 구슬 모양을 새겨넣었다. 5단에는 잎사귀문을 조각했다. 제일 아랫단은 8각으로 만들었으며 덩굴과 모란을 새겼다.
- 돌다리와 존덕정 사이에 일영대(日影臺)가 있다. 일영대는 해시계를 올려놓으려고 만든 대로, 원래는 그 위에 해시계가 있었으나 지금은 대만 남았다. 헌종 때 지은 궁궐지에 따르면 원래는 돌다리의 남쪽에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북쪽에 있다.
총 네 단으로, 제일 아랫단은 8각이나 최대한 둥글게 만든 흔적이 보인다. 위로 올라갈수록 면적이 넓어진다. 밑에서 2, 3째 단에는 구름을 새겼고, 제일 윗 단에는 연덩굴을 조각했다. 윗단 상부에는 홈이 파여있는데 해시계를 놓았던 흔적이다.
4.2. 건물
- 지붕은 육모지붕이다. 처마는, 아랫층은 홑처마, 윗층은 겹처마로 만들었다. 보통 홑처마를 만들 땐 서까래를 둥글게 만들지만, 존덕정의 홑처마 서까래는 네모난 것이 특징이다. 추녀마루는 기와로 마감했고 지붕 꼭대기에는 청동으로 만든 절병통을 얹었다.
- 공포는 초익공이며 주두는 원형이다. 단청은 모로단청으로 칠했다. 기둥은 원형이고 주춧돌은 6각형이다. 북쪽은 연못과 맞닿아 있기에 북면에는 주춧돌대신 세로로 긴 돌기둥을 연못 바닥에 맞닿게 만들었다. 그래서 마치 연못에 발 담그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다.
- 각 기둥 하단부마다 난간을 설치했다. 다만, 건물로 들어가는 서남면, 남면, 동남면 부분에는 기둥 양 옆에 짧게 난간을 두었다. 난간의 모양은 바깥기둥과 안쪽기둥에 설치한 것이 다르다. 안쪽 기둥의 난간은 평난간으로, 풍혈을 뚫은 궁판을 두고 그 위에 난간기둥과 돌란대를 둔 형태이다. 바깥기둥의 난간은 ‘만(卍)’자 형 교란으로, 그 위에 하엽동자 모양의 난간기둥과 돌란대를 얹은 형태이다.
- 서남쪽, 남쪽, 동남쪽 칸의 창방에는 연꽃과 덩굴, 기하학적인 문양의 장식 틀을 두고 그 밑에 박쥐 모양의 낙양각을 두었다. 그러나 서북쪽, 북쪽, 동북쪽 칸의 창방 밑에는 교창을 두어 다르게 만들었다.
- 남쪽과 북쪽의 기둥 4개 위에 대들보를 2개 얹었고 그 위에 대들보를 잡아주는 간보를 설치했다. 그리고 대들보와 간보 위에 포대공을 두어 중도리를 받치게 했다. 중도리에는 6각형 모양의 우물반자를 설치하고 그 안의 보개천장에 청룡과 황룡을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이 조각해 걸었다.# 반자를 제외한 나머지 천장은 서까래가 보이는 연등천장이다. 각 모서리의 서까래는 부챗살 모양의 선자연 형태이다.
- 실내 바닥은 마루인데 안쪽과 바깥쪽이 다르다. 안쪽 바닥은 우물마루로 깔았으나 바깥 바닥은 장마루로 깔았다.
- 북쪽 칸에 정조가 쓴 《만천명월주인옹자서》 판을 걸어놓았다.
- 안쪽기둥의 바깥쪽에 주련을 걸었다. 주련에는 시를 적어놓았다. 주련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盛世娛遊化日長 (성세오유화일장)
>태평성세에 즐겁게 놀며 덕화(德化)의 날은 기니
>
>羣生咸若春風暢(군생함약춘풍창)
>온갖 백성 교화되어 봄바람 화창하네
>
>庶俗一令趨壽域 (서속일령추수역)
>뭇 백성들 한결같이 태평성대로 나아가게 하고
>
>從官皆許宴蓬山 (종관개허연봉산)
>근신(近臣)들도 모두가 봉래산 잔치에 허락 받았네
>
>艶日綺羅香上苑 (염일기라향상원)
>고운 봄날 비단 치마는 상림원(上林苑)에 향그럽고
>
>沸天簫鼓動瑤臺 (비천소고동요대)
>하늘까지 치솟는 피리소리 · 북소리는 요대(瑤臺)를 뒤흔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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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성세에 즐겁게 놀며 덕화(德化)의 날은 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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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羣生咸若春風暢(군생함약춘풍창)
>온갖 백성 교화되어 봄바람 화창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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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庶俗一令趨壽域 (서속일령추수역)
>뭇 백성들 한결같이 태평성대로 나아가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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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從官皆許宴蓬山 (종관개허연봉산)
>근신(近臣)들도 모두가 봉래산 잔치에 허락 받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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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艶日綺羅香上苑 (염일기라향상원)
>고운 봄날 비단 치마는 상림원(上林苑)에 향그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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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沸天簫鼓動瑤臺 (비천소고동요대)
>하늘까지 치솟는 피리소리 · 북소리는 요대(瑤臺)를 뒤흔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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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여담
- 1907년(융희 원년)에 일본 요시히토 황태자(훗날의 다이쇼 덴노)가 방한하여 창덕궁에 들렀을 때 의민태자(영친왕)과 함께 존덕정에서 찍은 사진이 남아있다.
- 2010년부터 문화재청에서 매년 봄과 가을에 여는 ‘창덕궁 후원에서 만나는 한권의 책’ 행사 장소로 사용한다. 정자 내부에 책을 비치해두어 시민들이 후원의 경치를 보며 독서할 수 있게 한다.[2] 행사 기간은 일정하지 않으나 대략 4월 중순 ~ 5월 중순(봄), 10월 중순 ~ 11월 중순(가을)이다. 창덕궁 후원 입장료만 내면 별도로 들어가는 돈은 없다. 2020년에는 코로나 19 사태로 진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