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도리가후치 전몰자 묘원
1. 개요
도쿄도 치요다구 삼반초 2번지에 자리한 봉안당 및 묘지공원. 1959년에 세워졌다. 야스쿠니 신사와 달리 일본 정부가 직접 유지, 관리한다. 소관 부서는 한국의 환경부에 해당되는 일본 환경성. 이는 치도리가후치 전몰자 묘원이 국민공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립묘지이다. 언론에선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지도리가후치 전몰자 묘원이라고 표기한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해외에서 사망한 무명용사와 민간인들의 유골 35만 5404구를 안치했다.
문득 이곳보다 한국인에게 훨씬 더 알려진 야스쿠니 신사는 무엇인가 궁금해 질 수 있는데,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정부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설 종교 법인에 불과한 곳이다.[1] 그래서 국립묘지도 아닌 곳에 상당수 일본 정치인들이 허구헌 날 참배하는 것에 대해서 무언가 유착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야스쿠니 신사와 달리 고위급 전범은 없다. 전범급이 될 만한 인물이면 웬만하면 제때 시신을 수습했을 테니까. 야스쿠니 신사의 영새부에 이름이 기록된 전범들이 시키는 대로 하다 억울하게 또는 뭣 모르고 가버린 병사, 수병, 하사관, 하급 장교들이 묻혀 있어 야스쿠니 신사에 비하면 치우지지 않은 곳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심지어 일본과 전쟁을 치른 미국의 국무장관이나 국방장관들도 이곳을 국립 추도시설로 보아 방문시 참배한다. 일본 공산당도 여기선 참배를 가졌다.#
나치에 대한 모든 만행을 청산한 독일에서도 독일 국방군 및 무장친위대에서 후기 강제징집된 군인에 대한 추모만큼은 이루어진다. 물론 스스로 가입한 슈츠슈타펠 대원이나 나치 주요 인사 등의 악질 전범들은 모조리 화장하여 흔적을 없앴다. 단, 슈츠슈타펠 중에서도 지크프리트 하이드리히나 파울 하우서 등의 일부 상식적인 인물들은 제외.
바로 뒤에 일본 황궁이 자리하고 있는 데 이는 해당 묘원의 원래 부지가 세습친왕가 가야노미야 저택 부지였으나 2차대전 중 미군 공습에 의하여 저택이 파괴되어 폐허인 상태로 궁내청측이 가지고 있었으나 이후 도쿄 내 부지에 묘원을 설치하기 위하여 부지를 물색하던 중 일본 정부에 의하여 발견되어 묘원이 되었다.지금도 묘원 주변에는 궁내청 소유의 토지,저택이 있다는 사실이 미카사노미야 노부코 비의 부상 보도를 통해서 확인된 바 있다.
2. 현황
21세기 들어 야스쿠니 신사를 대체할 국립 추도시설 논란이 일본 좌우 진영 양쪽에서 일자 이곳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야스쿠니 신사를 불쾌히 여기는 미국 쪽에서도 존 케리 국무장관이나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2013년 10월 3일 이곳을 방문해 참배한 바 있다. 대체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여 한국, 중국과 갈등을 빚는 일본 정치인에 미국이 내린 무언의 경고로 보는 편. 사실 미국이 판결한 전범을 신령화하는 야스쿠니 신사는 미국에게도 굉장히 거슬리는 곳이다. 아베 신조가 2013년 10월 17일에서 20일 사이의 야스쿠니 신사 추계 예대제에 참배를 보류한 것도 이 탓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의 입장을 잘 파악하여 일본 사회에 전달한다는 평을 받는 보수 성향 요미우리 신문까지 대체 추도시설을 둬야 한다고 사설을 내건 상태다. 진보 성향의 언론인 아사히 신문 역시 당연히 비슷한 사설을 냈다. 관련기사. 2000년대 초반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실제 치도리가후치를 국립 추도시설로 쓰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었으나, 자민당 내부 반대 세력과 야스쿠니 신사의 상징성을 강조하는 일본내 우익들의 성화 때문에 무위로 돌아간 적도 있었다.[2]
다만 일본의 강경 우익 세력은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꾸준히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3] 치도리가후치 전몰자 묘원을 국립 추도시설로 확립해도 야스쿠니 신사의 참배객은 존재할 것이다. 그에 따라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반대하는 일본인들의 추도시설로 남을 가능성은 있다. 그래도 확정된다면 최소한 총리는 여기서 할테니 주변 국가들과 언론의 대대적인 반발은 그나마 무마할 수 있을 듯 하다.[4]
3. 기타
- 야스쿠니 신사: 사설 종교기관이지만 전범들이 합사된 것도 모자라 정부 관료들이 때때로 참배를 하는 탓에 논란의 중심이 되어있다. 이 중에는 한국인도 합사되어 있어 여러차례 소송을 걸기도 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기각되었다.
- 순국7사묘: 합장(合葬)[* 저곳에 있는 것이 인골인 만큼 '둘 이상의 혼령을 한곳에 모아 제사지냄'이라는 의미의 합사라는 말을 쓰기에는 부적합하다. '한 개의 봉분 속에 하나 이상의 시신을 한 묘혈(墓穴)에 나란히 매장하는'이란 의미로 쓰는 합장(合葬)이라는 말이 맞다.]된 사람 전원이 일본 제국이 일으킨 각종 전쟁을 주도한 A급 전범들이다. 전범 미화의 끝판왕 격으로, 구성원 개개인이 어떤 침략전쟁을 주도했는지는 문서 참조.다만 마쓰이 이와네와 히로타 고키는 억울한 측면도 있다.
- 야요이 위령당(弥生慰霊堂): 순직한 경찰관과 소방관들을 모시는 신사라서 정치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어보이지만, 건축 양식 부문에서 야스쿠니 신사를 흉내낸 탓에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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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론 국영화 시도는 있었지만 반대 목소리로 번번히 막혔다. -[2] 여담으로 고이즈미 준이치로는 한국과 중국에선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및 역사, 영유권 문제 등으로 상당한 극우주의자라고 인식되는 경향이 있으나, 사실 그의 정치 성향은 일본에선 오히려 리버럴에 가깝다고 평가받기도 하는 등 좀 복잡다단한 측면이 있다. 자세한건 항목 참조.[3] 이들 우익 세력은 천황가에게도 무언의 압력을 넣고 있는데, 전범 합사 이전에는 천황가도 종종 참배하긴 했지만 전범 합사 이후로는 참배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도 '야스쿠니는 국립 기관이 아닌 사립 기관이므로 다른 사립 기관들과의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갈 필요가 없다'라며 참배를 거절할 명분도 충분하기 때문. 실제로 야스쿠니에 참배하는 거물 정치인들도 말로는 '공무원으로서가 아닌 어디까지나 개인으로서 참석하는 것이다'라며 선을 긋고 있다. 속내는 뻔하겠지만...[4] 그런데 이것도 좀 무의미한게 그 아베조차도 국제 여론이 부담스러웠는지, 2010년대 후반 들어선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안하고 있다. 즉, 대체 시설이고 뭐고를 떠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부터가 총리가 해야 될 의무 따위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