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왕자

 


1. 소개
2. 기타 매체에서의 인용
3. 그 외


1. 소개


'''The Happy Prince'''
오스카 와일드가 1888년 지은 동화.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남을 돕는 왕자, 제비대인군자스러움과 감동적인 살신성인 스토리로 인해서 현재까지도 걸작 동화로 손꼽히며 수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다.
마을 광장의 높은 탑 위에 서 있는 보석으로 번쩍번쩍하게 치장한 행복한 왕자의 동상이 있었다. 원래 이 왕자는 생전에 부유하게만 살아서[1]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고 생을 마감했는데, 이렇게 동상이 되어 높은 곳에 서면서 비로소 세상에 얼마나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이 많은지 알고 눈물을 흘렸다.[2]
한편, 갈대를 사랑하게 되어 따뜻한 남쪽 나라로 돌아가는 타이밍을 놓쳐 부랴부랴 떠나는 길이었던 한 제비가 우연히 행복한 왕자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왕자는 제비에게 부탁해 아픈 아이가 있는 가난한 재단사, 어머니가 병들어 고민하는 소년, 성냥팔이, 불쌍한 할아버지, 병원비를 내지 못하는 가난한 아이같은 어려운 사람에게 자신의 몸에 장식된 금과 보석, 심지어는 사파이어로 만든 자신의 눈까지 떼어내서 나누어주면서 도와준다는 훈훈한 이야기.
제비는 왕자의 부탁을 들어주는 과정에서 남쪽으로 돌아가는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고, 실명하는 상황에서도 사람들을 도우려는 왕자에게 감화되어 끝까지 왕자의 곁을 지키다가 결국 동사했다. 금, 보석을 마구 떼어주면서 볼품없어진 왕자의 동상은 사람들의 손에 철거됐고[3] 철거된 왕자의 동상은 불길 속에서 녹여졌지만 그의 심장[4]만은 녹지 않아 제비의 시체가 버려진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그리고 그 때 천국에서 천사에게 명령하길 "지상의 저 도시에서 가장 존귀한 것을 두 개만 가져오너라"라고 명령했는데 그때 천사가 가져온 것이 바로 왕자의 녹슨 심장과 제비의 시체였다. 여기에 신은 흡족해 하면서 '제비는 이제 천국을 누비면서 영원히 노래를 부를 것이고 왕자는 영원히 그 노래를 들으리라'라는 축복을 내리는 것으로 동화는 끝난다. 참고로 동화책이나 소설 매체에서는 다르게 각색되며, 일례로 심장과 제비를 천사가 가져오면서 신이 명령하자 왕자의 영혼과 제비의 영혼이 천국으로 올라가는 삽화 등이 나오기도 한다.

2. 기타 매체에서의 인용


  • 프린세스 츄츄에서 왕자 뮤토의 모티브로 추정. 일명 모두를 사랑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진정한 왕자. 사람이든 동물이든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으면 자기 상황 생각안하고 뛰어드는 바람에 초반에 주변 인물들 속을 많이 썩혔다. 전반부의 왕자를 생각하면 후반부는 말 그대로 후새드. 하지만 마지막에 본명이 지그프리트로 밝혀졌으므로 진짜 모티브는 이쪽일 듯.
  • 크레용 신짱 원작에서는 스핀오프 스토리로 각색되었다. 돈만 밝히는 대통령이 세운 토오루 왕자 동상이 신짱 제비를 만나게 되고 자신의 귀금속을 떼어 선행을 도와주는 원작 노선을 따라가다가 동상이 볼품없게되자 대통령이 자신을 모델로 한 새로운 동상을 만들려고 세금 착취를 하겠다고 본색을 드러내는 모습이 신짱 제비의 소니 초소형 8mm 제비 사이즈 카메라에 녹화, 방송국에 보내 추방시켰다. 애니에서는 귀족들이 철거할려고 행복한 왕자가 자신의 금과 보석을 나눠서 도와준 사람들이 말린 것으로 바꿨다. 그 결과 왕자 동상은 철거되지 않았으며 신짱 제비도 원작과 다르게 동사하지 않고[5] 근처 사우나 건물에서 동면하면서 다시 만날 봄날을 기약하는 걸로 끝.
  • 자우림 7집 수록곡 幸福한 王子는 이 동화를 모티프로 동화가 가진 현실적인 비극의 이미지를 극대화하여 쓰여진 곡이다. 원작과 다른 점이라면 왕자의 동상이 지니고 있는 보석의 종류와 위치다. 원작에서는 왕자의 눈은 사파이어, 검에는 루비, 심장은 납으로 지어진 것으로 묘사되었다면 자우림의 노래에서는 눈에는 진주, 입술에는 루비, 심장은 황금으로 된 것으로 묘사된다.
  • 신약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12권에서 하마즈라 시아게가 아이하나 에츠(가짜)의 복수심을 해소하기 위해 죽지 않을 정도로 처맞아 주려는 카미조 토우마를 보면서 행복한 왕자를 떠올리고는 자기 목숨만을 가장 밑에 두고 장기말처럼 다루는 카미조 토우마의 사고방식이 정말 오싹하다고 생각했다.
  • 페그오에서 베니엔마를 구해준 선량한 할아버지가 보물을 받고 행복한 왕자처럼 조용히 남들에게 베풀면서 자신은 여전히 가난하게 살다가 죽기 직전에 울고 있는 베니엔마에게 '내가 베푼다는 걸 굳이 알릴 필요는 없었다.'고 말하면서 세상을 떠났고 할아버지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장례식을 치러줬다.
  • 블랙 클로버의 초대 마법제는 원래는 왕자인데 모종의 이유로 석상이 되었다. 이후, 제비가 된 네로가 눈에 마법석을 꽂아주는 등 매우 흡사한 설정이다.
  • 가디언 테일즈 월드 8-4 의 서브퀘스트 중에서 행복한 눈사람이라는 퀘스트를 하다보면 한 눈사람이 자신이 쓰고있던 모자, 목도리, 자켓 그리고 심지어 자신의 당근(코)을 떼서 거지한테 주는 등 각종 진행상황 보아 행복한 왕자의 설정과 비슷하다.[6]
  • 야마꼬툰에서 왕자의 몸 조각과 보석들을 갖게된 시민들이 줄줄이 경찰서로 불려가 나라에 범죄율이 증가했다는 매우 동심파괴스러운 패러디가 나온다.

3. 그 외


원전에서는 제비가 왕자를 떠나지 못한 이유는 '''왕자를 너무 사랑해서'''였다. 심지어 동사하기 전 왕자에게 키스한 다음 "사랑하는 왕자님, 안녕."이라고 말했는데, 여기서 이 제비는 '''수컷'''이다.[7] 사실 이렇게 써 놓은 것만 보고는 자칫 오해하기 쉬운데, 작중 연출에서는 제비가 왕자에게 가지는 마음은 경애 이상을 넘어가진 않는다. 문학에서 사랑한다는 표현을 얼마나 많이 쓰는데 그게 전부 성애적 표현이고, 또 동성에게 표하는 사랑이 동성애로 직결되겠는가 말이다.[8]
다만 작가가 의도적으로 동성애적인 배경을 깔아 두었음은 사실인 것 같은데, 이유는 작가가 오스카 와일드니까. 실제로도 양성애자였을 뿐 아니라, 그의 자뻑성향을 봤을 때 왕자는 자신의 비유, 사람들은 자신을 비난하는 세인들이고 제비는 자신의 연인... 같은 구도로도 해석 가능하다.
자기 헌신이라는 주제의식이 분명해지면서 재조명받았지만, 애초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은 그런 교훈같은 걸 느끼면서 읽는 게 아니다. 와일드의 성격을 봤을 때 책을 덮었을 때 스쳐가는 처연한 아름다움과 슬픔 등을 느꼈다면 그것으로 올바르게 읽었다는 칭찬을 들을 법 하다.
또한 왕자와 제비가 선행에 대한 보답을 죽어서나 받는 모습에서 약간의 씁쓸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들의 선행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도움은 되었을지언정 근본적으로 세상을 바꾸지는 못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개인의 희생만으로는 사회를 바꿀수 없다는 나름 심오한 메세지가 이 동화 속에 담겨있을지도 모른다.
혹자들은 농담삼아 이 왕자를 가리켜 밀당의 고수라고 평하는데 제비가 처음에 떠나려고 할 때마다 '한번만 더 도와줘, 응?'이라고 하면서 붙잡더니 결국 떠나기에도 너무 늦어버린 제비가 앞도 못 보게 된 왕자의 곁을 지키려는 마음을 먹고 나서야 비로소 "그래 제비야, 내가 너무 붙잡았지? 지금이라도 얼른 떠나거라."라면서 보내주려 한다거나. 사실 이 동화 속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왕자의 마수에 걸려든 제비일지도 모른다.

[1] 이런 생활 덕분인지 생전엔 불행이란 게 와닿지 않고 행복하게 살다 갔다고 한다.[2] 이를 보면 생전에 부유함에 젖은 채 세상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 채 살았어도 그래도 나름대로는 개념있고 심성이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3] 왕자는 아무래도 망한 왕조의 왕자인 듯 하다.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동상을 철거하게 한 시장이나 높으신 분들은 서로 자기 동상을 화려하게 이 자리에 세운다고 지들끼리 싸우면서 세금낭비를 하는 풍자적인 장면도 들어가 있다.[4] 제비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금이 갔다.[5] 개그 애니메이션 특성상 비극적 결말은 짱구는 못말려와 맞지 않다고 느껴진듯.[6] 자켓까지 주고나서 자신은 햇빛에 녹아 사라진다.[7] 원전에서 이 제비를 지칭하는 대명사가 남성형인 'he'다.[8] 결정적으로 시기를 보자 19세기 후반이다. 특히 이 작품 쓰여진지 불과 1년 후 동성애 매춘 여관이 발각된 '클리블랜드 스캔들' 벌어졌으며 작가 역시도 동성애를 이유로 2년간 감옥에서 썩었다. 즉 이 때는 아직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은 때였다. 이런데 동성애자인 제비가 신의 선택을 받아 천국에 갔다고 했다면 당대 사회의 통념과는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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