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욕

 

1. 소개
2. 유럽의 혼욕
3. 일본의 혼욕
4. 한국의 혼욕
5. 매체
6. 관련 문서


1. 소개


混浴
주간 동아의 참고기사
남자여자가 함께 목욕을 하는 것.
보통은 결혼한 부부 사이에서나 가능한 일이라 여겨질 수도 있으나, 문화권에 따라서는 혼탕이란 형식으로 생판 남남인 남녀들 사이에서 혼욕이 이뤄지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그런 경우라도 쌍방이 나체인 경우는 또 드문 듯.
그러나 고대/중세의 목욕탕에서는 남탕과 여탕의 구분이 없었으니 이쪽이 오히려 '''평범한 경우'''였다. 이 때문에 목욕탕은 퇴폐적인 장소로 손꼽혔다. 물론 일반적인 곳은 이용 시간대를 구분하거나 옷을 입고 탕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퇴폐적인 형태의 목욕탕은 오히려 유곽과 비슷한 개념으로 운용됐다. 중세 서양화나 일본의 춘화 등에서 간간히 그 흔적을 볼 수 있다. 보통 독일일본의 혼탕이 유명하다.

2. 유럽의 혼욕


'(전략)중세 말기인 14세기에 이르자 독일에서는 목욕 문화가 더욱 점진적으로 전개되었다. 특히 당시 독일의 대중목욕탕은 다른 유럽국가와는 달리 향연의 장소가 될 정도로 고대 로마시대의 목욕 문화를 답습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결혼식이나 특별한 연회가 있을 때면 일반 가정이 아닌, 대중목욕탕을 이용하였고 그곳에 초대된 모든 사람은 맨몸을 드러낸 채 환담을 하거나 술을 마시며 여흥을 즐기기도 하였다.'

유럽의 목욕문화

프로이센은 오래전부터 혼욕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혼욕은 일종의 파티와 같은 것으로 마을에 축제가 있을 때에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 옷을 벗고 목욕을 하며 회포를 풀었다고 한다. 중세 교황 비서였던 포조 브라촐리니는 자신의 기록에서 이와 관련된 기록을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포조는 독일 바덴(Baden)의 온천장을 둘러보고 깜짝 놀랐다. 그는 피렌체에 있는 친구에게 이렇게 썼다. "젊은 여자나 나이든 여자나 할 것 없이 남자들 앞에서 벌거벗은 채로 물에 들어갑니다. 사적인 내밀한 부분이나 엉덩이도 다 드러내놓은 채 말입니다." 남자와 여자가 쓰는 욕탕 사이에는 일종의 격자 같은 것이 있어서 공간이 분리되어 있기는 했지만, 그 분리라는 것은 그야말로 최소한의 수준이었다. 포조는 그곳을 이렇게 묘사한다. "곳곳에 야트막한 창문이 많아서 목욕하는 이들이 창문을 사이에 두고 함께 음료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있지요. 그들은 양쪽 방향에서 서로를 만지기도 했는데, 마치 이 모두가 관습이라도 되는 것처럼 자연스럽더군요."

「1417년, 근대의 탄생」 p.219~p.220

현재 독일에는 전국적으로 수많은 혼탕이 있으며 대부분 건식/습식 사우나를 구비하고 있다. 비스바덴, 바덴바덴 등 지명에 baden[1]이 들어가있으면 어디든 목욕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보면 된다. 젊은 여자도 남자도 많지만 다들 묵묵히 자기 일에만 열중하거나 담소만 나눈다. 오히려 그런 자리에서는 타인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등의 행동이 보이면 그 자리에서 강제로 쫓겨날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나체주의 항목도 참조.
한 번 가본 신현준 말로는 동양인들은 사람들을 너무 쳐다보고 다녀서, 동양인이 들어오면 꺼린다고 한다. 사실, 의외로 이런 데서 실제로 목욕을 해보면 그렇게 성적 감흥 같은 게 일어나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곳은 친구들끼리, 커플끼리 놀러가기도 하는 곳이다. 체코를 배경으로 한 영화 호스텔에도 이 장면이 나오는 걸 보면 중부유럽, 혹은 핀란드의 사례를 보면 동부까지 포함해서 광범위하게 이런 일이 흔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독일은 공창제를 실시하므로 일반적인 목욕탕뿐 아니라 성매매가 포함된 형태의 목욕탕도 있기 때문에 독일에서 혼탕에 가고 싶다면 구분해서 가야 한다.
핀란드의 경우, 다들 알다시피 집집이 사우나가 있는 나라인데, 어느 남자가 핀란드의 친구 집에 가서 사우나를 하고 있는데 친구의 여동생이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오더라고(...). 쑥스러워 하니까 오히려 여동생이 웃으면서 나가더란다. 이처럼 독일핀란드에는 대부분의 목욕탕이 혼탕인 경우가 많다. 물론 이쪽 동네의 공중목욕탕은 우리나라의 목욕탕과 개념이 좀 많이 달라서, 주기적으로 씻으러 가는 곳이기보다는 우리가 온천 가듯이 가는 곳이다.
헝가리의 세체니 온천, 아이슬란드의 노천온천 같은 곳도 관광지로 유명한데, 여기는 홀랑 벗고 씻는 게 아니라 수영복은 입고 이용한다.

3. 일본의 혼욕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것과는 정반대로 현실의 일본에서는 혼탕이 별로 없다. 한국에서 외국의 남녀혼탕을 말하면 주로 일본을 연상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일본 혼탕에 가보면 이미 남에게 몸을 보이건 말건 신경 안 쓰는 노인들밖에 없다. 실제로 젊은 남녀가 들어가는 혼탕은 수영복을 착용하게 하는 등, 사실상 온수 수영장에 가깝다. 규슈에 유카타만 입고 들어가는 혼탕이 있었다고 한다.[2]그래도 옷을 입기 때문인지 젊은 남녀가 많았지만 사실 그 유카타란 게 젖으면 몸에 착 달라 붙고 얇아서 다 비친다고(...).
실제 피트니스 같은 경우 샤워실은 남녀가 분리되어 있지만, 샤워실에 연결된 사우나는 남녀 공용으로 되어 있다.
일본의 혼욕의 역사는 매우 긴데 보통 에도 시대 이전부터 존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에도 시대 때는 물부족이 심해서 사우나를 목욕이라 했으며 혼욕도 사우나탕에 남녀가 같이 들어간 형태였다. 맞선을 혼욕탕에서 보는 경우도 많았다. 당시 서로의 알몸을 보면서 몸에 이상이 없는가를 체크했다고 한다.
그러나 1853년에 터진 쿠로후네 사건이 혼욕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 일본에 방문한 페리 제독은 혼욕을 하는 모습을 보며 음탕한 사람들이라고 표현을 했으며, 이후 메이지 시대에 들어가 서양에 비춰지는 일본의 모습을 걱정하며 혼욕 금지령을 내렸다. 이후 일본에서의 혼욕 문화는 빠르게 사라져갔다.[3]
현대의 일본의 경우 '''사실상''' 전국에서 혼욕이 금지되어 있는데, 사실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본의 공중목욕탕법과 료칸업법(業法)에 의하면 혼욕을 금지한다는 문구는 없지만, 후생노동성의 지침에는 '10세 이상의 남녀는 혼욕하지 않을 것'이라 명기되어 있다.
이에 도도부현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6세~11세 이하를 예외로 두고 그 이상의 남녀는 혼욕을 금지하는 조례를 만들었다고 한다. 즉, 어느 현에선 6세 이하까지인 경우도 있고 어느 현에선 11세 이하까지인 경우도 있다. 일본 나이인 걸 감안하면 한국 나이로 할 경우 8세~13세 이하이다(...). 법적으론 소학교 6학년까지로 되어있는 현도 있다는 것이지만, 사실상 정말로 소학교 고학년의 아이가 이성의 목욕탕에 들어가는 경우는 사실상 거의 없다고 봐야하며 드물다.
하지만, 가정에서는 이 연령대가 조금 더 높아지는 경우도 간혹 있다. 그러니까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혼욕을 하는 사례도 있다. 놀라운 점은 2차 성징이 나타난 이후에도 혼욕이 관대한 분위기라는 점이다. 물론, 혼욕을 혐오하는 부모도 있겠지만 이 부모들이 절대 다수가 아니며 남편과 딸의 혼욕을 탐탁지 않아 하면서도 에둘러서 만류하는 경우도 있다. 몇몇 아버지들이 딸이 아직 아이이거나, 딸이기 때문에 그런 거 없다면서 "'''딸이 싫어하지 않는데''' 왜 그러냐?" 하고 되물어 보면 오히려 무안해진다고 한다(...).
그러니까 가족 간의 혼욕은 가족 관계가 돈독해서 그런 건데 굳이 참견할 거리가 아니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심지어 '''성인이 되어서도''' 가족과 혼욕을 하는 경우도 꽤 있다. 여기서 생긴 촌극이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의 아빠-딸 혼욕 장면이 일본에서는 별로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이다.
어쨌든 '''원칙적'''으로는 일본 전역에서 혼욕을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조례에 의해 료칸이나 대형 공중목욕탕에서 가족탕이라는 것을 운영하여 예외로 혼욕이 가능한 지역도 있다. 대표적으로 효고현, 오사카부, 시가현, 아오모리현, 아키타현 등이다. 이런 곳에서는 가족이라는 신분이 확실할 경우 혼욕이 가능하다. 또한, 수영복을 착용하면 혼욕이 가능한 온천도 지역에 따라 존재한다.
다만, 여전히 '가족탕, 수영복 착용' 등의 제한이 없는 일반적인 혼욕이 가능한 온천도 다수 남아 있다. 오래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온천의 혼욕은 '옛날부터 그렇게 되어 있다'는 이유로 알아서 '묵인'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는 지도적 지침에 불과해 법적 구속력도 없다고 한다. 이런 곳은 대부분 대도시가 아닌 인구가 적은 시골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데, 외국인의 눈이 닿기 어려운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혼욕이 궁금해서 힘들게 찾아 가더라도 대부분 지역 토박이 사람들만 보고 올 확률이 높을 것이다. 그것도 어르신들이 대다수. 그냥 기대는 금물이며 어차피 있더라도 쉽게 사고 칠 일도 없다. 그나마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진 곳으로는 야쿠시마의 해안가 온천이 있다.
작가가 벳푸 혼탕에 간 일을 떠올리면서 썼다는 단편
메이지 시대 이후 외부의 눈을 의식해 규제를 강화한 곳은 도쿄, 오사카 등 대부분 대도시 위주이며 규슈도호쿠 지방의 경우는 강하게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어져 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혼욕을 전제로 한 공중목욕탕의 신설은 더 이상 허용하고 있지 않으므로, 앞으로 줄어들면 줄어들었지 늘어날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일본 온천에는 혼탕이 흔하기는 했지만, 요즘은 거의 사라지는 추세다. 탕이 여러 개일 경우, 시간에 따라 여탕이나 남탕으로 바꿔서 쓰게 하기도 한다. 탕에 따라 유효 성분 등이 다르므로, 온천 메구리를 돌 때에는 시간대를 잘 맞춰서 모든 온천을 다 이용하면 좋다...라고는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온천의 주 고객층은 여성이므로, 남탕은 볼품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남자 온천 여행객은 아침 시간 등에 잠깐 남탕으로 개장 되는 여탕을 꼭 이용하자.
대개는 이렇게 전통과 가족 명분이라는 명목으로 이뤄지지만, 이런 동네에서도 유흥내지 성매매로 활용하는 경우도 존재하는 어두운 면을 맞고 있다. 이를 반영하는 윤락업소의 명칭도 따로 존재하니, 이름하여 소프랜드.[4] 이는 후술할 이웃나라 한국으로도 수입되어 '증기탕'이란 명칭으로도 이어지는 중이다.

4. 한국의 혼욕


현대는 혼욕의 개념이 없어졌지만 고려 시대에는 일반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송나라 사신으로서 1123년에 고려를 방문한 서긍이란 인물이 쓴 '''<선화봉사고려도경>'''이란 책에는 고려는 혼욕이 일반적인 풍습인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 기록을 풀어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고려의 풍속은 사람들이 모두 깨끗하다고 기록되어있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다. 그들은 항상 중국인이 때가 많은 것을 비웃는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목욕을 한 후 집을 나서며, 여름에는 하루에 두 번씩 목욕을 한다. 흐르는 시냇물에 많이 모여 남녀 구별 없이 모두 의관을 언덕에 놓고 물이 흐르는 것을 따라 속옷을 드러내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

'''선화봉사고려도경'''

물론 고려 시대엔 지금과 같은 대형 공중목욕탕이 없었기 때문에[5] 계곡이 곧 목욕탕이 되곤 했는데 지금으로선 상상할 수도 없지만 남자든 여자든 거기서 그냥 벌거벗고 목욕을 하는 게 일반적이었던 것이다.# 아울러 고려인들이 중국인들이 더럽다고 욕하고 한 걸 보면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인들을 두고 더럽다고 인식했던 모양이다. 사실 중국은 물이 귀한 환경이라서 그런 것이다. 중국인 항목으로.
조선시대로 오면서 유교사상을 중시하는 종교적 환경의 변화로 목욕문화가 변화를 맞게 된다.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남녀의 혼욕과 알몸 노출목욕을 불온한 행위로 간주하여 황실이나 양반들은 목욕전용 옷을 걸치고 전신욕을 하였다. 이때부터 집에서 옷을 입은 채, 겨우 함지박과 대야를 이용한 수준의 부분 목욕의 시대가 열렸다. 조선시대 목욕풍속은 성문화를 퇴폐시하는 유교사상이긴 하지만 청결을 중시하여 부분목욕문화가 발달한 시기이다.문화재청, 우리 선조의 목욕문화. 이러한 조선시대의 인식이 지금도 남아서 현재까지도 한국에는 혼욕 문화가 없다. 있다고 해도 가족 단위로만 이루어질 뿐으로 집 안의 욕실이나 온천 내 가족탕이라고 하여 가족들끼리만 목욕을 하는 곳에서만 혼욕이 이루어질 뿐이다. 그나마 자녀들이 아직 어릴 때 이야기고 크면 가족 단위 혼욕도 거의 없다. 애들이 크면 서로 부끄러우니까.
현재 법적으로 대한민국에서의 혼욕은 금지이다. 만 5세 이상의 남녀는 목욕실에 동반입장이 불가능함을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다.# 앞으로도 한국 내에선 혼욕 문화가 자리잡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아이들이 들어오는 것조차도 질색하는 경우가 많은데, 성인이 함께 벌거벗고 목욕을 하는 걸 좋아할 리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 5세 이상이지만 아직까지 혼자 목욕할 수 없는데 성별이 같은 보호자가 없다면(ex. 한부모 가정) 대부분의 목욕탕에서는 무료 도우미가 있으니 신청하면 된다.

5. 매체


  • 2D 계열의 에로게에로 동인지에서는 로망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대개 남녀가 모두 옷을 입지 않은 것으로 묘사되기에 곧바로 H신으로 직행할 수 있는 등 아주 훌륭한 소재가 된다. 덕분에 2D에서는 로망으로 여겨지곤 하나, 수위가 수위인 만큼 실제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 문화권에 따라 실제 존재하는 곳이 일부 있다 하나, 공공연히 나체을 드러내는 경우는 적은 듯. 실제 우리나라에도 수영복 정도의 복장을 갖춰 입고 입장하는 남녀 혼탕은 몇 군데 찾아볼 수 있기도 하지만, 한국의 정서상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혼탕은 거의 없고, 대부분은 말만 혼탕일 뿐이지 온천수를 이용해 운영되는 워터파크에 가까운 곳이 대부분이다.
  • 스위스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유스에서 고급 호텔에 있는 혼탕이 나온다.

6. 관련 문서


[1] 영어로 '목욕하다'를 뜻하는 bathe와 동일한 의미[2] 가고시마의 후루사토 류진온천 호텔이었으나, 경영난으로 폐업했다(...)[3] 그래도 혼욕 문화가 있다는 사실 자체는 오랫동안 남았는지 1935년 조선에서 쓰여진 소설에서도 "일본 여관은 흔히 혼탕을 하지 않느냐"하고 묻는 부분이 있다.#[4] 본래는 '터키탕'이라고 불렸으나, 터키 측의 국격 훼손을 우려하여 외교측의 항의로 터부시되고 있는 명칭이다.[5] 공중목욕탕이라고 할 만한 시설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고, 신라고려의 대형 사찰에는 욕조와 목욕시설이 있었다고 한다. 유물은 일부 석조 욕조 유물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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