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틸
'''주자 견제의 달인''' 앤디 페티트한테서 뽑아낸 자코비 엘스버리의 홈스틸
1. 정의
3루 주자가 홈을 목표로 도루하는 행위를 말한다.
홈플레이트 근처에는 포수가 있는데다가 '''투수란 원래 포수에게 공을 던지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설프게 뛰었다가는 포수가 투구를 받은 뒤 바로 태그아웃된다. 공은 주자보다 훨씬 빠른 법이니까. 또한 내야플라이나 삼진, 직선타, 3루 방면의 빠르고 짧은 땅볼 등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3루 주자는 웬만해서는 득점에 성공하는데[1] , 무모하게 홈스틸을 시도하다 횡사하면 3루 주자도 사라질 뿐더러 아웃카운트만 하나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정말 허를 찌를 수 있는 상황에서만 홈스틸을 시도하며, (스퀴즈 번트 실패로 인해 도루실패로 기록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성공하지만 이런 상황 자체가 자주 나오지 않기 때문에 진기명기 취급받는다. 특히 다른 주자의 도움을 받지 않은 단독 홈스틸은 상대 배터리를 안드로메다로 보내는 행위로 상대에게 엄청난 정신적 대미지를 준다.
아마야구 같은 데서는 의외로 왕왕 벌어지는 경우가 있다. 바로 주자 1, 3루 상황에서 1루주자가 2루로 도루를 시도할 때 포수가 멋모르고 2루로 공을 송구하는 경우. 프로에서도 잡기 힘든 도루인데 아마야구라고 뭐 다를 게 있겠는가? 멋모르고 1루주자 잡겠다고 송구했다가 한 점을 내주는 경우가 왕왕 있으며, 이 때문에 주자 1, 3루 상황에서 프로와 달리 아마야구의 경우는 함부로 도루를 잡겠다고 포수가 2루로 송구하지 않는다. 정리하면, 1루 주자가 뛴다 → 포수가 2루로 송구한다 → 그 틈에 3루주자가 뛴다 → 2루에 있던 2루수 또는 유격수가 다시 홈으로 송구한다 → 근데 송구가 보통 느리거나 부정확하며, 공을 받고 던질 때 딜레이가 생기므로 결과적으로 둘 다 도루성공(...) 뭐 이런 식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에 함부로 던지지 않으며, 던졌다 하면 홈 스틸이 왕왕 일어나는 것. 간혹가다가 수비측이 한번 더 머리를 써서 포수의 견제를 투수가 끊어서 주자를 잡는 플레이를 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상대 투수가 홈스틸 가능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야 하고[2][3] , 투구동작이 크고 느리며, 컨트롤이 부정확할수록 성공 확률이 높다. 포수의 블로킹 능력을 언급하는 경우도 있는데, 프로 레벨에서의 도루 특히 홈스틸은 기본적으로는 투수에게서 뺏는 것이므로 포수의 수비력은 큰 상관이 없다. 수비진이 다른 주자에게 정신이 팔려 있는 상황에서는 홈스틸의 성공 확률이 크게 올라간다. 따라서 가장 흔히 홈스틸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은 주자 1-3루 상황.
물론 다른 주자가 횡사하면 도루는 인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투아웃 1-3루 상황에서 타자가 도저히 답이 없다 싶을 때는 1루 주자가 일부러 협살에 걸려서 시간을 끄는 사이에 3루 주자가 홈을 밟는 전술을 쓰기도 한다. 만루에서는 대타를 쓰면 썼지 홈스틸은 거의 안나온다.[4]
홈스틸을 하던 3루 주자가 투수의 투구에 맞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몸에 맞는 공 상황처럼 곧바로 볼데드가 되고 스트라이크 존 통과 여부나 스윙 여부 등에 따라 볼 카운트가 올라간다. 2스트라이크에서 3루 주자가 홈스틸을 시도했는데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공에 맞으면 타자는 자동으로 삼진 아웃 처리가 된다. 이 경우 2사였다면 득점 인정 없이 곧바로 이닝이 종료되지만 무사나 1사였다면 3루 주자의 득점을 인정하며 다른 주자에게도 (설령 그 주자가 도루할 의사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1개 루씩 안전진루권을 부여한다.
이렇게 어려운 작전이라 설사 감독 지시가 났다해도 주자의 판단에 따라 실행 여부가 결정된다 보면 된다.
1.1. KBO 야구 규칙 상의 홈스틸
3루 주자가 안타나 폭투없이 홈으로 들어온다고 모두 홈스틸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이는 매우 까다로운 kbo의 홈스틸 관련 규정 때문인데, 윤병웅 KBO 기록위원장이 쓴 이 기사를 읽어보자.
우선 KBO 공식 야구규칙(2013년판 기준)에서 도루를 규정하는 부분은 10.08항이다. (a)항의 <주1>에서 "홈스틸인 경우 3루주자가 투구전에 스타트했더라도 폭투 또는 패스트볼의 도움없이 득점할 수 있었다고 기록원이 판단하였을 경우에 한하여 그 주자에게 도루를 기록한다. 단, 3루 주자가 홈플레이트를 통과한 것이 폭투 또는 패스트볼에 의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그와 함께 더블 스틸을 시도한 다른 주자가 투구 전에 스타트했다면 그 주자에게 도루를 기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g)항에서 "주자가 단순히 수비 측의 무관심을 틈타 진루하였을 경우 도루를 기록하지 않고 야수선택으로 기록한다."고 되어있다.
요약하자면, "폭투나 패스트볼의 도움 없이"[5] , "그리고 수비의 무관심이나 실수도 없이" 3루주자가 홈 도루에 성공해야 비로소 홈스틸로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성공 가능성도 낮은데 공식기록으로 인정받기는 더더욱 낮은 것이다. 대표적 예로 2013년 5월 23일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6회에 나온 권용관의 홈스틸(?)은 공식 기록상으로 야수선택으로 인정되었다.
그러나 사실 위의 사항은 대부분 기록원의 판단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이게 뛰었는데 폭투나 패스트볼의 도움 없이도 가능한 거였는지 어찌 알 것이며, 수비가 정말 무관심했는지 무관심한 척 했던 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의 리그에서 권용관과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성공한 홈스틸들은 모두 홈스틸로 기록이 인정되었다. #
KBO 규정하에 가장 홈스틸이 나오기 쉬운 상황은 주자 1, 3루 상황이다. 1루 주자가 2루로 도루를 시도하고, 이를 잡기 위해 포수가 2루에 공을 던지면, 이때 3루 주자가 홈스틸을 시도한다. 3루 주자는 홈에서 세이프 되고, 홈 승부를 보는 사이 1루 주자는 2루에서 세이프가 되면, 결과적으로 '''더블 스틸'''을 성공한 것이 되고, 규정상 3루 주자의 '''홈스틸'''이 인정된다.[6]
2. 사례
대한민국 프로야구 역사상 첫 홈스틸은 1982년 7월 21일에 있었던 해태 타이거즈 VS 삼미 슈퍼스타즈의 경기에서였다. 이 경기에서 해태의 김일권 선수는 삼미 슈퍼스타즈를 상대로 홈스틸을 시도해 성공했고 안 그래도 약체로 악명높았던 삼미 슈퍼스타즈 팀에게 제대로 굴욕을 시전했다.
신죠 츠요시는 2004년 올스타전에서 MVP를 받기 위해 홈런을 치겠다 하였는데, 정작 그 결과물이 '''안타 뒤 3루에서 홈으로 홈스틸'''이 되어버렸다. 근데 '''성공했다.''' 그래서 결국 MVP 수상.
한화 이글스의 정원석은 심판 오심(...)으로 인해 홈스틸(?)을 날려 먹은 적이 있다. 정원석이 홈스틸을 시도했고, 이에 상대팀 LG 트윈스 임찬규의 보크를 저지르며 투구했으며 정원석이 홈에서 아웃되며 경기가 끝났다. 문제는 4명의 심판 모두 임찬규의 보크를 보지 못하는 오심을 저질렀다. 결국 기록상으로는 '주루사(홈스틸 실패)'가 되었다. 다만, 보크가 인정되었더면 '보크에 의한 진루+득점'이 되기 때문에 역시 홈스틸이 아니게 된다. 자세한 내용은 임찬규 보크 오심 사건 항목 참조.
2012년 4월 24일, 대구구장에서 8년만에 국내무대로 복귀한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이 롯데 자이언츠 배터리를 상대로 홈스틸을 성공시켰다. 그 외에도 이승엽은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하기 전인 1997년 6월 24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3회초에 홈스틸을 기록한 적이 있었다. 게다가 이 홈스틸은 다른 주자의 도움 없이 혼자서 기록한 '''단독 홈스틸'''이었다.
한국시간 2012년 7월 15일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경기에서 9회초 2사 1점차때 다저스 마무리 투수 켄리 잰슨의 방심을 이용한 에버스 카브레라의 홈스틸 그리고 역전 장면.
자주 나오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투수에 따라 당황할 수도 있는데, 이미 투구 동작에 들어갔을 경우 '''반드시 투구를 해야 한다.''' 뛴 주자를 잡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당황해서 멈추면 '''보크'''다. 실제로 2012년 9월 5일 대구 LG 트윈스 vs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투수 레다메스 리즈가 예상치 못한 강명구의 홈스틸에 당황하면서 보크를 범했다. 그리고 그 1점차 때문에 졌다. 그 직후에 김상수의 머리쪽으로 빈볼을 던져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2013년 7월 5일에는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간의 경기에서 유재신이 홈스틸을 성공했다. 이 도루는 '''주자 만루, 그것도 동점 2사 풀카운트에서''' 모든 주자가 도루에 성공한 트리플 스틸이다. 해당 문서에 자세한 내용이 있다.
2014년 6월 13일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 간의 경기에서 박경수가 홈 스틸을 시도해 성공했다.
2014년 7월 16일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 간의 경기에서 역시 박경수가 차우찬과 이흥련 배터리를 상대로 홈 스틸을 시도해 성공했다. 이흥련 포수는 태그를 할려고 했으나 박경수가 순간적으로 몸을 비틀어 홈스틸을 성공시켰다.[7]
정수근은 '''대구'''에서 벌어진 주말 '''낮경기'''에서 1회초 선두타자로 출루했다가 이어진 2사 만루 상황에서 투수 '''성준'''의 인터벌과 더위에 지치다 못해 냅다 홈스틸을 시도하다 아웃된 전력이 있다.(...) 이 때 1회초는 무려 30분이 넘게 소요되었으며 단일 이닝 최장시간 무실점 기록(...)으로 남아 있다.
2015년 8월 9일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7회말 오재원이 홈스틸을 시도하였다. LG의 포수 최경철이 빈 글러브로 태그했다가 사기친 게 드러내서 오재원은 세입이 인정되었다. 보통 홈스틸이 아니라 오재원이 대각선으로 점프해서 태그를 피한 뒤 다시 역으로 몸을 비틀며 홈에세이프가 된건데 사실 그때 최경철이 발로 오재원의 손을 막아서 홈터치를 못했다! 그 전에 태그가 됐긴 했지만 빈글러브였고, 아웃 선언이후에 오재원이 억울해하면서 홈을 한 번 찍었다! 그리고, 두산에서 정식으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는데 빈 글러브가 당연히 발각되었고 홈스틸 세이프로 인정되었다. 오재원, 합의 판정으로 간 역동적인 홈 태그 피하기 참조.
2015년 9월 12일 kt wiz와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5회초 주자 2사 1, 3루에 1대1 동점 상황에서 3루주자 박기혁이 홈스틸을 성공하며 역전에 성공하였다.[8]
2016년 6월 30일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11회초 주자 2사 1, 3루 9-9 동점 상황에서 3루주자 채은성이 홈스틸을 성공하며 역전에 성공하였다. 해당 문서 참조.
2016년 8월 19일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6회말 주자 2사 1, 3루 2-1 LG 리드 상황에서 LG의 더블스틸 상황에서 오지환의 재치와 로사리오의 오판으로 성공하면서 쐐기점수를 획득한다.
2018년시즌 들어 한화 이글스의 한용덕 감독의 빠른 야구로 한화의 홈스틸이 잦았다.
2019년 8월 28일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8회말 주자 2사 만루 3:2 두산 리드 상황에서 상대 투수 박민호가 로진백을 바르는 사이 3루주자 오재원이 홈으로 득점하면서 쐐기점수를 박았다. 기록은 도루 1개에 실책 1개. 투수 악송구로 나머지 주자가 진루한 게 실책으로 인정되었다. 오재원, 홈 베이스를 훔쳐내는 엄청난 센스를 보면 신성현의 헛스윙 장면을 리플레이하는 사이에 해설자들이 갑자기 당황하며 외치고, 화면이 급히 바뀌는 모습이 나온다. 중계 카메라조차 알아차리지 못한 기발한 홈스틸이라는 이야기.
2020년 9월 15일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2회초 NC가 주자 1, 3루 상황에서 1루 주자인 강진성이 2루 도루를 시도했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포수가 2루로 송구한 사이 3루에 있던 권희동이 홈으로 파고들었다. 유격수가 잡아서 재빨리 홈으로 송구했으나 권희동은 포수의 태그를 기막히게 피하며 홈스틸에 성공하였다. 이는 NC창단 이후 최초의 홈스틸 성공이다. 그런데 재밌는건 창단 최초로 3루 도루를 성공한 것도 권희동이며 둘다 이중도루였다.
3. 관련 문서
[1] 이 때문에 홈스틸은 비교적 2사 후에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무사나 1사와는 달리 2사 상황에서는 범타가 나오면 득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2] 이 때문에 홈스틸은 투수가 우완일 때보다 좌완일 때 하기 유리하다. 투수가 3루주자를 볼 수가 없기 때문[3] 반대로 우완일 경우 2사에서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하기 위해 세트포지션이 아닌 와인드업 포지션을 잡을 때를 들 수 있다. 애초 이 자세를 취한다는 건 타자에 더 집중한다는 의미이므로 주자도 좀 더 대담해질 수 있는 셈.[4] 하지만 다른 루에 있는 동료들(?)과 함께한다면 불가능은 없다. 해당 문서에 나온 내용이 그 대표적인 사례.[5] 단, 동시에 같이 뛴 다른 주자가 도루에 성공했다면 홈 스틸로 인정해준다.[6] 보통 이 경우라면 순순히 2루 도루를 허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는, 포수가 2루에 던지는 척하며 투수에게 던지고, 3루 주자가 홈스틸을 시도할 때 다시 포수가 돌려 받아 홈에서 아웃을 잡아내는 것이 정석적인 플레이다.[7] 다만 이건 삼중도루, 즉 트리플 스틸이다. 만루 상황에서 주자였던 박용택과 정성훈도 동시에 도루를 감행해 성공시켰기 때문.[8] 이 날 두산은 삼중살에다 병살타 5개까지 기록하면서 답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