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침공
1. 줄거리
연대를 알 수 없는[1] 5월의 어느날 화성인이 지구에 출현한다. 지구에서는 화성인들이 출몰한다니까 환영하기 위해 인파가 몰려드는데, 착륙한 화성인들은 환영나온 사람들을 보고 즐거워하는 듯 보였으나(진심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한 사람이 가져온 비둘기를 날리자 새를 본 화성인들은 갑자기 경악하더니 바로 새를 총으로 쏴 죽이고는 환영 인파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여 몰살시킨다.[2] 이후 화성인 대표는 미국 국회의사당에 나와서 공식 사과의 메시지를 낭독하지만, 낭독이 끝나자마자 부하들은 레이저총을 난사해 국회의원들을 몰살시킨다.
이에 도넛 가게를 운영하는 가족의 큰 아들(잭 블랙)은 지구수비대에 지원했는데 바로 끔살.[3][4] 그 후 이 사건을 취재하는 기자(마이클 J. 폭스), 백악관 보좌관, 심지어는 영부인까지 계속 끔살의 연속이다. 기자는 나탈리를 구하다 총에 맞아 산화하고 보좌관은 화성인들이 보낸 스파이에, 그리고 영부인은 마구 도망치다 외계인이 쏜 총에 맞아 떨어지는 샹들리에에 깔려 죽는다.
특히 화성인과 의사소통을 시도하려고 노력했던 케슬러 교수(피어스 브로스넌)는 그를 인터뷰했던 여기자 나탈리(사라 제시카 파커)와 함께 화성인에게 납치당해 끔찍한 생체 실험을 당하게 된다. 이 실험이라는 것이 케슬러 교수와 나탈리의 머리를 절단한 후 개 몸뚱이에 이식해 버린 것.[5][6][7]
화성인들을 제지하려던 어떠한 시도도 성공하지 못하고, 화성인들은 미국을 넘어서서 프랑스 및 전세계를 초토화하는 지경에 이른다. 마침내 화성인들 중 두목 화성인과 그의 두 부관은 백악관을 점령해 미국 대통령(잭 니콜슨)과 마주하게 되지만 대통령은 화성인들을 감화시키려고 연설[8] 을 하여 화성인들을 감동시켜 참회의 눈물을 흘리게 한다... 는 건 훼이크고 대통령이 화해의 악수를 청하자마자 바로 돌변하여 대통령마저 끔살시키고, 끔살된 대통령을 바라보며 원을 그리는듯한 손짓을 한다.
세계가 이렇게 돌아가는 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화성인을 막을 생각은 하지 않고 부동산 투기에나 열을 올리고 있었다. 사실 화성인들의 과학력이 너무 뛰어나서[9] 지구의 무기는 소용이 없기는 했다. 다만 대보병 전투에선 그럭저럭 지구의 총기가 먹히긴 해서 화성인의 헬멧을 깨뜨려 지구 대기를 견디지 못하게 하는 식으로 몇명 죽이긴 했다.
참고로 이 영화에서 화성인들이 지구를 침공한 이유는 '''자신들의 선민의식을 바탕으로 지구인들에게 집단괴롭힘을 시전하면서 사디즘적인 쾌락을 즐기고, 이와 동시에 유희와 우월감을 얻으려는 것'''에 있는듯 하다. 대략적으로 보면 자신들의 총에 맞아 불타죽는 지구인들을 보면서 재밌다고 깔깔 웃는다든지, 자신들에게 쏜 핵폭탄을 빨아들이고 비웃는다든지, 파괴된 타자마할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는 장면이 이를 말해준다.
하지만 이 막강해 보이던 화성인들도 어이없는 최후를 맞이하게 되는데, 앞서 말한 도넛 가게의 둘째아들이 치매 걸린 할머니를 모시러 가던 중[10] 할머니가 즐겨듣던 낡은 컨트리 음악('슬림 휘트먼(Slim Whitman)'이란 가수의 'Indian Love Call')이 화성인들에게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것.[11][12] 도넛 가게 둘째아들은 이 사실을 전국에 알려 화성인들을 퇴치하고 할머니와 함께 지구를 구한 영웅이 되어 대통령의 딸(나탈리 포트만)에게 폐허가 된 백악관에서 훈장과 키스를 받으며 영화는 끝이 난다. 재미있게도 미국 국가를 연주하는 밴드가 멕시코인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런 줄거리 전개에 비해 출연진이 무척이나 화려하다는 게 이 영화의 또 다른 특징이다. 잭 니콜슨, 사라 제시카 파커, 나탈리 포트먼, 잭 블랙, 피어스 브로스넌, 대니 드비토, 마이클 J 폭스와 같은 쟁쟁한 배우들을 화면에서 발견할 수 있다.
2. 평가
사실 이 영화는 '''팀 버튼 감독 자신이 너무나도 좋아하는 B급 영화를 자기 식대로 찍은 작품이다.''' 어느 쪽을 중점으로 두느냐에 따라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릴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소위 못 만든 영화들보단 낫다. 팀 버튼 감독 최고의 영화라고 하는 사람도 더러있다.
'''이런 취향이 없는 관객들'''과, '''감독의 전작들인 비틀쥬스, 가위손, 배트맨 리턴즈를 보고 기대한 사람들은''' 제대로 낚였고 팀 버튼 감독에게 처음으로 흥행 실패를 안겨주었다. 7천만 달러 제작비로 4천만달러 남짓을 벌었기에... 그나마 해외 흥행이 꽤 반응이 좋아서 1억달러 가까운 추가 수익을 거두면서 본전을 거두긴 했다.[13]
일단 포스터에서부터 B급 정서를 강하게 풍겨주는데 1960년대 큰 인기를 끈 트레이딩 카드 게임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그리고 이 시대 설정이 보여주듯, 이 작품은 50년대 미국의 B급 SF영화에 대한 오마주 성격이 짙다. 작품에 등장하는 소품이나 시대적 배경 역시 1950~60년대의 이미지를 강하게 나타내준다. 가끔씩 등장해주는 미군의 모습도 전형적인 1950년대 수준이다. 사용하는 총기와 장비를 보면 은근 베트남전쟁 당시의 무장 같기도 하다.
바로 이 직후에 팀 버튼 감독이 찍은 작품이 오스카 후보에도 오른 에드 우드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점은 분명해지는데[14] , 수많은 싸구려 SF영화들에 대한 나름의 애정을 표시한 에드 우드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해도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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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나오는 화성인은 1962년에 발매되어 인기를 끈 화성침공(제목부터 이 제품 이름을 썼다)풍선껌에 들어있는 트레이딩 카드의 기괴한 모습을 그대로 따온 것[15] 으로 2010년에 재발매되기도 했다. 그런데 50여 년전 제품이라고 하지만 시리즈를 보면 그야말로 사람을 뼈째로 녹이고 여러 동물을 뼈만 남기고 녹이거나 나아가 공룡까지 뼈와 살을 분리하여 죽이는 그림이 시리즈로 나오는 괴기한 모습을 담고 있다...화성침공 카드 시리즈 이 곳에서 전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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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심슨 가족이라든지 여러 패러디로 나왔었다..
원반형 UFO는 1950년대 레이 해리하우젠의 걸작 SF에 나온 비행접시들을 쏙 빼닮았다[16] . 당랑거철 식으로 항전을 주장하는 강경파 군인 같은 인물은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의 오마주이며,[17] 싸구려 컨트리 음악을 들으며 궤멸되는 녹색화성인의 모습은 1차적으로는 소설 우주전쟁의 박테리아 몰살처럼 으스대던 인물들을 비웃는 것과 동시에 각종 괴수물의 황당한 해결법을 패러디하고, 또한 엉성한 영화들의 구조에 대한 풍자의 성격이 짙다.
역설적으로 영화적으로 외계인을 물리치는 게 고작 컨트리 노래(미국 우월주의자들 중 미국풍 컨트리가 미국의 자랑이라고 하는 이는 과연 얼마나 될까?)인 등, 되려 지구와 인류를 지키는 건 한물간 음악과 그리고 한물가보이는 이들이다. 전직 권투 챔피언이지만 한물가서 나이트 클럽 경비원이던 흑인은 포위 속에서 외계인들을 맨주먹으로 때려눕히며[18] 일행을 구하기 위하여 희생되는줄 알았더니 죽은 화성인 얼굴을 발로 뭉개며 당당하게 살아돌아오면서 백인 주인공을 위하여 희생하는 착한 흑인 클리셰도 깬다. 참고로 나이트 클럽에서 노래부르던 가수는 바로 1960~70년대 영국 인기가수이던 톰 존스이다.
여러 명배우도 이러한 영화적 비전에 동의해 출연했고, 잭 니콜슨 같은 경우는 스스로가 일인 다역을 제안했을 정도였다. 그가 맡은 과장된 위선으로 자멸하는 미국 대통령이나 허풍선이 사업가 같은 인물처럼 영화 전체에 허세와 자만에 찌든 인물군상이 묘사되며 이러한 연출로 비평가들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물론 이러한 영화의 코드를 이해하지 않은 악평도 나누어 받았다. 흥행 자체도 미국 내에서는 실패였으나, 유럽 및 아시아에서는 고른 지지와 해외에서 되려 더 흥행을 거두었다.일본에선 1997년 그 해의 외국 최고 영화 10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유태인 찬양이 가득한 인디펜던스 데이가 아주 외면받은 아랍권에선 반대로 이 영화가 꽤 흥행에 성공했다. 아마 아랍권의 반미감정도 한몫 했을지 모른다. 이 정도로 미국이 처참하게 당하는 작품이 영화계전체를 통틀어 몇이나 될까? 휴고상과 같은 SF의 권위있는 상들에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또한 흥행 및 호불호가 갈리는 평가와 별개로 의외로 팬들이 상당히 많고 DeviantArt 같은 데 보면 팬 코스프레도 보인다. 주로 '''인간으로 변장한 화성인 자객''' 코스가 대부분. 여담으로 이 화성인 자객 역할은 당시 팀 버튼 감독의 '''애인'''이었던 리사마리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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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당연히 개봉했지만 내용이 저러니(...) 서울관객 39,431명에 그쳐 흥행 실패했다.
3. 기타
인간들을 무차별 공격하며 "우리는 친구입니다. 평화를 원합니다."라고 번역기가 잘못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도 그렇고 첫 연설 장면에서 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는 제스쳐를 대통령을 끔살 한 이후 하는 것도 그렇고 처음부터 그냥 지구정복이 목표였던 듯.[19]
특이하게도 LG-IBM이 자사의 PC선전에 이 영화의 외계인들을 등장시켰다. 지구를 침공하러 왔다가 멋진 PC에 반해서 눈물을 흘리는 내용.
그리고 IDW코믹스에서 발간되었으며 2000A.D.출신의 저지 드레드와 크로스오버 하였다. 참조
월마트의 2020년 수퍼볼 광고에 화성침공의 외계인들이 스타 트렉,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레고 무비, 맨 인 블랙 등등 월마트의 물건을 사는 다양한 고객 중 하나로 출연하였다. 월마트 수퍼볼 광고.
4. 패러디
그 유명한 빵상 완전정복 영상의 원본이 이 영화다.# 끝부분에 베토벤 바이러스가 흘러나오는 것도 덤.
[1] 전반적으로 지구의 군사력이 외계침략물이 곧잘 나오던 1950년대 분위기다. 다만 현대식 전자오락기도 있고 하니 그냥 이것저것 섞인 짬뽕 시대인 듯.[2] 대통령 연설 이후 미국 휘장에 나온 독수리를 보고 분노하거나 백악관 침입 시에도 새장에 새를 보자마자 공격하는 등 기본적으로 새를 싫어하는 듯하다. 다만 화성인들은 잘 지내려다가 새를 보고 빡쳐서 공격했다기보단 처음부터 지구를 공격할 목적으로 침공한 듯.[3] 쏠려고 총을 들었는데 탄창이 아래로 쑥(...). 그러자 냅다 항복하려다 끔살된다.[4] 이때 자기 옆에 있던 깃발을 들어 백기를 대신하는데, 그 깃발은 바로 '''성조기'''. 조금 설명이 필요한데, 도넛 가게 가족은 전형적인 꼴통우익 집안이고 아들이 군대를 간 이유도 그래서다. 아들이 죽는 장면은 생중계돼서 가족에게 보여지는데, 문제는 음질 상태가 안좋아 항복대사가 들리지 않았다. 즉, 가족 입장에선 '''아들이 항복하려다가 죽은게 아니라, 죽기전 성조기를 흔들며 '미국만세'를 외친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블랙 코미디.[5] 케슬러 교수는 처량하게도 머리만 나뒹구는 신세.[6] 이러한 실험 장면은 토드 브라우닝(31년작 드라큘라로 유명한)의 고전 영화 <프릭스>의 오마주다.[7] 해당 수술은 실제로도 있었다. 이름하야 '전신 이식 수술'이라고 하는데, 1970년에 로버트 화이트 박사(2010년 작고)가 이끄는 신경외과팀이 원숭이 두 마리의 머리와 몸통을 통째로 바꾸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의 기술로도 척수를 연결하지 못해 사지 마비 상태에 그친다고 한다. 뇌 이식 항목 참조.[8] 그런데 이 연설이라는 것도 실상 위선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애초에 대통령은 장관들이 먼지가 되어 죽어나가는 동안에 숨어있었으며, 연설 내용도 묘하게 화성을 비하하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9] 그야말로 코스믹 호러 수준이며 '''핵폭발을 장난감 같은 외형을 지닌 기계로 무력화시키는 것도 모자라 그걸 흡입하면서 낄낄대는''' 모습을 보여준다.[10] 다른 가족들은 둘째의 말은 무시하고 싸우겠다며 무장하다가, 가족의 모습에 질린 둘째가 집을 혼자 떠나자마자, 화성인들의 거대병기에게 싸워보지도 못하고 허무하게 한방에 집채로 박살난다.[11] 가수의 목소리가 공명을 일으키는 것처럼 묘사된다.[12] 이는 1978년작 토마토 대소동을 오마주한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것은 해당 항목 참조[13] 일반적으로 영화는 극장주와 배급사가 거의 1대 1로 수입을 나눈다. 때문에 흥행수입을 2로 나누면 만든 쪽의 수입이 되기 때문에 제작비*2가 손익분기점이다. 여기에 DVD나 기타 영상물로 2차수입이 약간 더해지긴 하는데, 화성침공의 경우는 극장수입만 고려하면 거의 본전인 셈이다.[14] 사실 이 영화에 대한 제작 제안이 있었던 당시 버튼 감독은 에드우드를 준비중이었으며, 에드우드와 같이 50년대 B급 영화에 대한 그의 애정을 표현하는데 무척 적당한 작업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15] 뉴머신 우뢰매 5의 베가와 그의 부관인 고저스의 디자인도 이 카드의 영향을 받은것일 가능성이 있다. 베르세르크에 나온 고드 핸드인 보이드도 대놓고 이 녀석을 그대로 썼다고 해도 될 정도이다. 덧붙여 공교롭게도 뉴머신 우뢰매 5의 베가도, 화성침공의 두목 외계인도 모두 보라색 계열의 의상을 입고있다. 게다가 베가가 목이 잘린 후에도 에스퍼맨을 공격했던 것과, 화성침공의 두목 외계인이 악수로 미국 대통령을 끔살시켰던 장면도 비슷하기도 하다.[16] 특히 워싱턴의 각종 구조물을 공격하는 모습은 1950년대 외계침공물의 명장면을 패러디한 것이다.[17] 그 군인이 화성인에게 권총을 쏘면서 하는 말도(우린 바다에서도 들판에서도 싸울것이다. 우린 항복하지 않는다)처칠이 2차대전 당시 의회에서 전쟁지지를 위해 한 연설이다. 허나 여기선 연설을 마친 군인은 화성인의 축소광선에 맞고 작아진 다음 밟혀서 으앙 죽음...[18] 외계인 리더에게 맨손으로 맞짱 뜨자며 도전하자 리더도 덤비라는 듯 옷을 던지고 복싱 자세를 취하는데, 신체조건이 우월한 흑인이 일방적으로 화성인 리더를 두들겨패자 화성인 부하들이 비열하게 다굴을 시전한다![19] 다만 우호표시를 담은 인간측 메시지를 보고 화성인의 수장들이 비웃는 장면이나, 대통령의 일장연설을 듣고 눈물까지 흘리며 공감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대통령을 죽여버린 것을 보면 번역이 잘못된게 아니라 처음부터 화성인들의 기만책이었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