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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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MLB 역사상 유일하게 0:3에서 4:3으로 뒤집은 시리즈.'''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의 유명한 라이벌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벌인 2004년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A'''merican '''L'''eague '''C'''hampionship '''S'''eries)를 말한다. 2004년 10월 12일부터 10월 20일까지 진행되었으며, 보스턴이 4:3으로 양키스를 꺾는다. '''현재까지는 MLB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7전 4전승제 포스트시즌에서 처음으로 3:0에서 3:4로 역전하는 리버스 스윕이 나온 사례'''며, 보스턴은 월드 시리즈에 진출하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4:0으로 셧아웃시키며 1918년 이후 86년만에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MVP는 4차전과 5차전 끝내기 홈런과 끝내기 안타를 기록한 데이빗 오티즈.
2. 2003년 애런 분의 끝내기 홈런, 그 이후
이 두 팀은 2003년에도 챔피언쉽 시리즈에서 만났다. 당시 보스턴은 7차전 8회초까지 5:2로 앞서며 숙명의 라이벌 양키스를 누르고 85년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절호의 찬스를 잡았으나, 8회말 선발투수였던 에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와르르 무너지며,[1] 눈앞에 다가온 승리가 날라가 버렸고, 연장전에서 양키스의 3루수 애런 분이 끝내기 홈런을 날리면서[2] 보스턴 레드삭스는 또다시 밤비노의 저주의 악령에 사로 잡히면서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하였다.
여담으로 그 해 월드시리즈에서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시카고 컵스가 격돌할 수도 있었는데, 만약에 실제로 벌어졌다면 패전팀은 '''말도 못할 욕을 바가지로 먹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월드 시리즈에서는 뉴욕 양키스와 플로리다 말린스가 격돌했고, 말린스의 조시 베켓이 양키 스타디움에서 4:2의 승리를 확정짓는 완봉승을 거두면서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2.1. 보스턴 레드삭스
당시 7차전에서 선발 투수였던 페드로 마르티네즈는 7이닝 동안 2실점만 허용하고 8K를 잡으면서 3이닝 4실점 1K의 로저 클레멘스를 강판시키고 8회를 5:2로 앞서는 상황에서 시작했지만, 제구와 구위가 급격히 흔들리며 동점을 허용하고 교체됐다. 교체 타이밍을 잘못 잡았던 그래디 리틀 감독은 바로 짤렸고,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감독을 역임했던 테리 프랑코나가 새로 부임한다.
또한 포스트 시즌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왔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커트 실링을 트레이드해오고, 마무리 투수 키스 폴크까지 영입하며 전력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그리고 2루수 자리를 토드 워커에서 마크 벨혼으로 바꾸었다.
2.2. 뉴욕 양키스
당시 텍사스 레인저스에 있던 MLB 최강의 유격수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두고 보스턴과 뉴욕은 끈질기게 겨뤄왔다. 당시에는 보스턴이 먼저 매니 라미레즈[3] 를 통해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를 성사시켰으나 롸드의 계약 수정 등 여러가지 사안이 겹치며 선수노조가 개입하여 계약이 무효화되었고, 대신 양키스가 2월에 알폰소 소리아노를 주는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면서 롸드는 핀 스트라이프를 입게 되었다. 다만 당시의 주전 유격수였던 데릭 지터의 자리를 넘볼 수가 없었기 때문에[4] A-Rod는 이후 3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한다. 그 이전엔 애틀랜타에서 게리 셰필드를 데려오며 폴 오닐 은퇴 이후 구멍이었던 외야 한 자리를 채웠다.
또한 앤디 페티트와 로저 클레멘스가 FA로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이적하게 된다. 그 빈자리를 메운 건 하비에르 바스케스와 케빈 브라운이었다.
3. 2004년 정규 시즌
뉴욕 양키스는 시즌 시작 전만 해도 프라이어-우드가 버티고 있는 시카고 컵스, 배리 지토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등과 함께 최강의 선발진을 구축하였다고 생각했으나, 막상 시즌이 시작하자 결과적으로는 대실패. [5] 그러나 시즌 시작 전 영입한 알렉스 로드리게스까지 추가된 타선은 이것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막강하였기에 역시나 양키스는 호성적을 낸다. 보스턴은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커리어 로우를 찍으며 부진했지만 실링과 데릭 로우가 그 약점을 채웠고 타선에선 1번타자 자니 데이먼이 부활하고 라미레즈-오티스 듀오가 대활약을 펼치며 양키스를 따라가기 시작한다.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에는 뉴욕 양키스는 압도적인 AL 전체 1위, 보스턴은 아슬아슬한 와일드카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보스턴 레드삭스의 단장 테오 엡스타인은 노마 가르시아파라를 트레이드시킨다.''' 당시 노마의 존재는 레드삭스 그 자체였으며, 어느 누구도 노마의 지위를 넘볼 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트레이드는 파격적인 트레이드였다.[6] 대신 골드 글러브 유격수 올랜도 카브레라를 데려왔고, 추가로 롤 플레이어인 데이브 로버츠와 덕 민케이비치도 영입했다. 레드삭스는 트레이드 이후 25경기동안 10연승을 포함 무려 21승 4패로 사실상 와일드카드는 확정지었으며, 전반기때만 해도 견고해 보였던 양키스의 AL 동부 1위자리를 위협했다.
시즌 최종 성적은 뉴욕 양키스가 101승 61패로 지구 1위, 보스턴 레드삭스가 98승 64패로 지구 2위, 와일드카드로 진출하게 된다. 정규시즌 성적은 양키스가 근소하게 우세했지만 피타고리안 승률, 투수진 WAR 총합, 야수진 WAR 총합은 모두 레드삭스의 우위였다.
4. 2004 ALDS
뉴욕 양키스는 미네소타 트윈스를 3:1로, 보스턴 레드삭스는 애너하임 에인절스를 3:0으로 꺾고 챔피언쉽 시리즈에 진출한다.
5. 2004 ALCS
1,2,6,7차전은 지구 1위였던 양키스의 홈인 양키 스타디움에서, 3,4,5차전은 와일드카드 승자였던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에서 진행되었다.
이하의 점수판에 나오는 굵은 글씨는 승리팀/결승타점을 말한다.
5.1. 1차전
1차전에는 마이크 무시나와 커트 실링이 격돌하였다. 포스트시즌에 강하다고 알려졌던 실링이었지만 3이닝 6피안타 2볼넷 6실점으로 크게 무너진 뒤 강판당하였다. 반면 무시나는 6이닝 1아웃을 잡을때까지 퍼펙트. 이후 4실점을 했지만 양키스는 구원투수 팀 웨이크필드를 난타하며 추가점수를 뽑으면서 승기를 굳혔다. 마쓰이 히데키는 5타수 3안타 5타점의 대활약을 보여줬다. 마리아노 리베라는 세이브를 거두었다.'''What's hard to believe, it was almost exactly one year ago tonight that Aaron Boone hit that home 11th inning home run to beat the Red Sox.'''
믿기 힘들겠지만, 애런 분이 작년에 레드삭스를 11회에 격침시킨 홈런을 친 뒤 거의 1년이 지났습니다.
-1경기 시작 전 조 벅의 시작 멘트.
5.2. 2차전
2차전에서는 존 리버와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격돌하였다. 전형적인 투수전의 양상으로 경기가 흘러갔고, 페드로는 6이닝 4피안타 4볼넷 3실점으로 패전, 리버는 7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었다. 역시 이 경기에서도 리베라는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이 해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정규 시즌에 양키스에게 한 번 털린 뒤, '양키스에게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 양키스를 내 아버지라고 불러야겠다.'[7] 라는 발언을 해서 그 뒤부터 양키스 팬들에게 'Who's your daddy?'라는 야유를 받게되었는데, 본격적으로 그 야유가 시작된게 바로 이 경기부터였다.
5.3. 3차전
우천으로 인해 하루 연기된 3차전에서는 케빈 브라운과 브론슨 아로요가 맞붙었다. 양 선발 모두 2이닝만을 던진 채 박살나면서 조기 강판되었으며 2차전과는 정반대로 타격전의 양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뉴욕 양키스는 구원투수 하비에르 바스케스가 4.1이닝 4실점으로 나름대로 잘 막은데(?!)비해 삭스는 이후 '''13'''실점을 하며 마운드가 탈탈 털리는 안습한 상황을 맞게 된다. 결국 3:0으로 뉴욕 양키스가 리드를 가져갔다.
사실상 3:0에서 역스윕한 전례가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월드시리즈의 한 자리는 양키스의 것이라고 모두가 생각했다. 게다가 펜웨이에서 대패한 모습을 본 보스턴 홈 팬들은 크게 실망한채 대부분이 기대를 접었다. 심지어 4회 대량실점 당시 경기장을 우르르 떠나는 팬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대거 잡힐 정도. .
실제로 당시 The BOSTON GLOBE라는 신문에는 아래와 같은 기사가 올라왔다.
말 그대로 팬들도 선수들도 모두 무기력과 절망에 빠져버린 순간...'''이었으나...''''''They are down, 3–0, after last night's 19–8 rout, and, in this sport, that is an official death sentence. Soon it will be over, and we will spend another dreary winter lamenting this and lamenting that.'''
그들은 어젯밤 19-8의 패배로 3-0의 상황으로 몰렸다. 이것은 이 스포츠에서는 공식적인 사형선고다. 이게 끝나면 우리는 이것을 슬퍼하며 쓸쓸한 겨울을 보낼 것이다.
5.4. 4차전: The Steal
4차전에서는 올랜도 에르난데스와 데릭 로우가 상대로 결정되었다. 3회초에는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2점 홈런이, 5회말에는 올랜도 카브레라-매니 라미레즈-데이빗 오티즈의 연타로 3점이, 6회초에는 마쓰이 히데키-버니 윌리엄스-토니 클락에 의해 2점이 나면서 4:3으로 양키스가 리드를 가져간 상황이었다.
그리고 9회말, 어김없이 마리아노 리베라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2003년에도 3세이브를 기록했고 이 시리즈에서도 2번의 세이브를 기록한 리베라였기 때문에 사실상 게임은 끝났고 양키스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밤비노의 저주는 굳건할 것이라 굳게 믿었으나...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케빈 밀라가 볼넷을 골라 나갔고 바로 대주자 데이브 로버츠가 나왔다. 리베라가 무려 견제를 네 번이나 연속으로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로버츠는 패기롭게도 리드의 폭을 넓히면서 리베라를 압박하더니, 결국 초구에 도루를 시도하여 성공시켰다. [9]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The Steal'''.당시 레드삭스 선수들이 이야기 해주는 The Steal[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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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타자 빌 뮬러가 적시타를 치면서 로버츠가 홈에 들어왔다.''' 리베라가 블론세이브를 범한 것부터 이미 경기가 이상하게 흘러갈 것이라는 분위기가 풍겼지만 어찌됐건 간에 리베라는 이닝을 마무리지었다.'''Roberts is going, Posada's throw. Roberts, SAFE!'''
로버츠가 뜁니다. 포사다가 던집니다. 로버츠, 세이프!
연장전에 돌입한 양팀은 11회까지 점수를 내지 못했고, 양키스는 12회초에서 득점을 내지 못했다. 경기는 새벽 1시가 넘어서까지 진행되었다. 그리고 12회말, 매니의 단타 뒤에
'''오티즈의 투런 홈런이 윌리엄스버그에 떨어지면서 경기가 종료되었다.''''''Ortiz into deep right field. Back is Sheffield! We'll see ya later tonight!'''
오티즈의 타구가 우측으로 뻗어나갑니다! 셰필드가 따라갑니다! (넘어간 뒤) 오늘 밤에 다시 뵙겠습니다![12]
끝내기 홈런으로 보스턴은 극적으로 승리하였지만 여전히 시리즈 전적은 뉴욕이 3:1로 리드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었다.
5.5. 5차전
5차전에서는 마이크 무시나와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격돌하였다. 보스턴은 오티즈의 적시타와 제이슨 배리텍의 밀어내기 볼넷[13] 을 통해 2점을 뽑았고, 뉴욕은 버니 윌리엄스의 솔로 홈런을 통해 1점을 만회한 상황이었다.
6회초 양키스는 포사다-시에라-카이로가 출루하면서 만루의 찬스가 왔고, 데릭 지터가 싹슬이 2루타를 쳐내면서 4:2로 역전을 시켰다. 게다가 로드리게스와 셰필드까지 출루하면서 또 다시 위기를 맞지만 마쓰이를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은 막아내었다. 페드로의 성적은 6이닝 7피안타 5볼넷 4실점.
이에 질세라 보스턴은 과거 레드삭스에서 구원왕을 차지했던 구원투수 톰 고든을 상대로 오티즈가 솔로홈런을 뽑아내었다. 양키스는 리베라를 조기에 투입해 실점을 막으려 했지만 배리텍의 희생플라이로 인해 점수는 4:4 동점이 된다. 리베라는 이 시리즈에서 2번의 블론을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기록의 몇 안되는 아픈 기억 중 하나를 기록하게 된다.
그러나 이 뒤로 뉴욕과 보스턴은 이렇다할 점수를 내지 못한 채 연장전에 돌입하게 된다. 양키스는 구원투수 팀 웨이크필드에 막혀 3이닝동안 버니 윌리엄스의 단타 이외에 안타를 치지 못한채 틀어막히게 된다.
그리고 14회말, 자니 데이먼과 매니 라미레즈가 출루한 상황에서 데이빗 오티즈가 4차전에 이어 끝내기 안타를 날리면서 경기를 종료시켰다.
'''Ortiz fights it off, center field! Damon running to the plate! And he can keep on running to New York! Game 6 tomorrow night!'''
오티즈가 밀어내면서 중견수 앞에 떨어뜨립니다! 데이먼이 홈으로 달려듭니다! 그대로 뉴욕까지 달려도 되겠습니다! 내일 밤 6차전에서 뵙겠습니다![14]
결국 시리즈는 뉴욕에서 결판이 나게 되었으며, 시리즈 스코어는 여전히 3:2로 뉴욕이 리드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보스턴의 남은 선발을 통해 서서히 역스윕의 그림이 그려지게 되는데...
5.6. 6차전
비로 인해 펜웨이에서의 경기가 지연되었기 때문에 경기장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5차전 바로 다음날 경기가 진행되었다. 양팀의 선발은 커트 실링과 존 리버.'''Curt Schilling's performance tonight will long live in New England baseball lore.'''
오늘 커트 실링의 피칭은 뉴 잉글랜드 야구 역사에 오랫동안 남을 것입니다.
이 경기에서 그 유명한 '''블러디 삭스'''가 생겨났다. '''커트 실링은 당시에 발목 섬유가 끊어진 상황에서 부상을 참고 등판을 했는데, 이 당시에 신었던 양말에 피가 번진 모습이 찍히면서 레드삭스의 사기가 상승하였다.''' 그런데, 이 피가 진짜 피가 아닌 요오드라는 설도 있다.경기 전에 실링이 부상을 당한 것은 맞지만 피가 베어나올 정도의 수술은 아니었다는 주장. 공식적으론 피가 맞다지만 핏빛 양말 이야기가 나올 때 마다 잊히지 않고 나오는 음모론이기도 하다.
부상당한 실링 때문에 기습 번트를 통해 안타를 노릴거라 예상한 사람도 있었지만 양키즈 타자들은 전혀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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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블러드 삭스 못지 않게 유명한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파리채 사건'''이 이 날 동시에 일어났다.
8회말 양키스의 공격에서 1사 1루 상황, 주자는 데릭 지터. A로드는 평범한 1루 땅볼을 치고 1루를 향해 달리지만 그 순간 A 로드를 태그하러 오던 브론슨 아로요가 공을 놓쳐버리고 그 사이 A-로드는 2루로, 지터는 홈인하여 양키스는 3:4로 추격점을 올리게 된다. 그러나 프랑코나 감독이 A-로드의 수비방해를 언급하며 심판에게 항의를 했고, 6심합의로 A-로드의 수비방해를 인정했다. 슬로 비디오로 확인해 보니 A-로드가 아로요의 팔을 내리쳐서 글러브에서 공을 놓치게 만든 게 명백히 확인. A-로드의 삽질로 추격점은 날아가고 아웃 카운트만 하나 늘어난 채 2사 1루가 된다. 다음 타자는 범타. 이 사건을 계기로 A-로드의 평판은 땅으로 추락하게 된다. 게다가 평범한 땅볼이었으면 2사 2루가 될 거를 2사 1루로 만들어버려 양키스 팬들에게도 왜 쓸데없는 플레이를 했냐면서 욕을 먹었다.
경기는 4회초 1:0으로 앞선 보스턴의 마크 벨혼이 3점 홈런을 치면서 일찌감치 쐐기를 박았다(이 와중에도 타구가 관중의 손에 맞아 심판 합의 판정이 진행됐다).
양키스는 버니가 솔로홈런을 치면서 추격했지만 브론슨 아로요와 키스 폴크에게 막히면서 경기는 7차전으로 이어졌다.
실링은 7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를 거두었고, 리버는 7.1이닝 9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이로써 레드삭스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시리즈 3연패 뒤 3연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결과는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그리고 결전의 날이 밝았다.
5.7. 7차전
데릭 로우와 케빈 브라운의 선발 예고가 있었고 경기는 진행되었다. 보스턴은 초반부터 데이먼이 출루한 뒤 도루를 성공시키면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매니 라미레즈의 타구에 홈에서 보살당하면서 공격의 흐름을 끊나 싶었는데...
'''뒤이어 나온 오티즈가 투런 홈런을 쳐냈다.'''
2:0으로 보스턴이 리드를 잡자 점차 양키스에게 불안한 어둠의 그림자가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2회초에도 밀라-뮬러-카브레라가 1안타와 2볼넷을 만들면서 걸어나갔고 1사 만루의 상황이 만들어졌다. 조 토레 감독은 브라운을 급히 강판시키고 3차전에서 호투했던 하비에르 바스케스를 내보내 막을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타석에는 자니 데이먼. 워낙에 X맨 노릇을 하던 터라(시리즈에서 29타수 3안타 0.103) 보스턴에서는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으나...
'''동굴맨은 바스케스의 초구를 강타하여 우월 만루 홈런을 쳐냈다.''' 보스턴은 6:0으로 달아났다.
만루홈런을 맞은 뒤 양키스타디움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3회말 데릭 지터의 1타점 적시타가 터졌지만 중심타선이 침묵하는 양키스에게는 큰 점수 차이였다. 게다가 데이먼이 바스케스를 상대로 또다시 투런 홈런을 작렬하면서 사실상 경기는 레드삭스에게 많이 기울어진 상황이 되었다.
마운드에서는 데릭 로우가 6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으로 양키스의 타선을 묶었다. 그리고 7회에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등판하였다. 이는 전년의 악몽을 씻을 수 있는 기회를 준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실패였다. 3개의 안타를 맞고 2실점. 그러나 이미 상황이 상황인지라 보스턴도 페드로도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다. 양키 스타디움에는 "Who's your daddy?"가 가득히 울렸지만 그것이 양키스의 마지막 득점이었다.
벨혼의 솔로 샷과 올랜도 카브레라의 희생플라이를 통해 2점을 뽑은 레드삭스는 9회말까지 양키스를 틀어막고 승리를 거뒀다. 시리즈 스코어 4:3. 메이저리그 최초의 역스윕이 달성되는 순간이었다.
데이빗 오티즈는 두번의 끝내기를 기록하며 ALCS MVP가 되었다. 그리고 보스턴은 기세를 몰아 2004년 월드 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를 4:0으로 완파하며 월드시리즈 패권을 차지하게 된다.
6. 뒷이야기
- 사실 마리아노 리베라는 친척의 부고로 인해 3차전이 진행되는 동안 잠시 자리를 비웠다. 그 사이에 이동하면서 피로가 쌓여 경기를 제대로 풀어나갈 수 없었다라는 일부 주장도 있다.
- 이 당시 내셔널 리그 챔피언십 또한 박빙이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4:3으로 꺾고 진출하였는데, 5차전에서는 제프 켄트의 끝내기 쓰리런, 6차전에서는 짐 에드몬즈의 워크 오프 홈런이 터지면서 이쪽도 박터지게 싸웠다. 그러나 이쪽 동네가 워낙에 드라마를 썼던지라 그냥 묻혔다.
- 당시에 활약했던 매니와 오티즈가 약물 복용자라는게 알려진 후 일부에선 2004년 월드 시리즈와 ALCS도 다 우승 반납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물론 약물복용이 나쁜짓이고, 비난 받아야하지만 그런식으로 따지면 약물 복용한 로저 클레멘스를 데리고 1999년, 2000년 월드시리즈를 우승한 뉴욕 양키스나 시즌 MVP급 활약을 했던 약물복용자 멜키 카브레라를 데리고 시즌을 운영, 후에 월드시리즈 우승도 차지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대부분의 월드시리즈 우승팀들도 전부 우승 반납해야한다. 당장 4차전에서 오티즈의 굿바이 홈런을 지켜봤던 개리 셰필드 역시 약물 복용자이다. 게다가 2004 시즌에 양키스가 영입해서 잘 써먹은 선수가 다름아닌 약동자였다. 2004 월드시리즈 상대였던 세인트루이스의 팬들이야 다소 억울할 수 있겠지만 양키스 팬들이 억울하다고 하는 건 억지에 가깝다.
- 이 시리즈에서 의외의 활약을 보인 것은 데릭 로우. 부진한 정규시즌 성적 때문에 디비전 시리즈에서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했지만 커트 실링이 부상당한 4차전에서 등판하여 호투, 이후 마지막 7차전에서도 호투를 보여 월드시리즈에서도 선발투수로 활약한다.
- 나이키는 시기적절하게 7차전이 끝난 후 보스톤 팬들의 심금을 울리는 광고를 틀었다.
- 이후 2007년에도 보스턴은 챔피언쉽 시리즈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상대로 1:3으로 벼랑끝에 몰리지만 조시 베켓의 역투로 되살아나며 나머지 6/7차전을 승리로 이끌고 월드시리즈에 진출, 콜로라도 로키스를 스윕시키며 두번째 우승을 차지한다.
- 2013년을 마지막으로 마리아노 리베라가 은퇴하면서, 9월 15일 양키스의 시즌 마지막 보스턴 원정 경기에서 리베라의 은퇴를 기념하는 행사가 있었는데, 보스턴은 2004 ALCS 4차전 9회 "The Steal"의 주인공들(케빈 밀라, 데이브 로버츠, 빌 뮬러)의 인터뷰와 당시 게임 영상, 그리고 이듬해 2005년 펜웨이파크 개막전에서 나온 레드삭스 팬들의 함성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