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월드 시리즈
1. 개요
월드시리즈가 시작된지 100년이 되었다. 2003년 10월 18일부터 25일까지 6차전으로 치뤄진 플로리다 말린스와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 시리즈 경기.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면서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사건이다. 양키스는 이 대회 이후 6년 동안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루지 못한다. 그리고 조 토레의 양키스 감독으로서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경기였다. 시리즈 MVP는 조시 베켓이 수상했다.
2. 양 팀 상황
2.1. 2003년 뉴욕 양키스
2003년은 양키스에겐 뜻깊은 시즌이었다. 바로 양키스로서 맞는 100번째 시즌이었던 것. 아울러 바로 이 해에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간판 타자였던 마쓰이 히데키가 양키스에 영입되었다. 여기에 기존 선발선수들이 건재한 가운데 조 토레 감독의 탁월한 용병술에 힘입어 101승 61패로 라이벌 보스턴 레드삭스에 6경기 앞선 아메리칸리그 동부리그 우승으로 시즌을 마감하고,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손에 땀을 쥐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7차전에서 5-2로 뒤지던 8회초 호르헤 포사다가 페드로 마르티네즈를 상대로 동점타를 쳐낸 데 이어[1] 애런 분이 11회말 팀 웨이크필드에 초구를 통타, 좌월 끝내기 및 월드시리즈 진출 결정을 짓는 결승 홈런으로 월드 시리즈에 나가게 된다.[2]
2.2. 2003년 플로리다 말린스
2003년 말린스는 대대적인 트레이드를 통해 선수층을 견고하게 만들었다. 이 중에는 최고의 포수로 이름을 떨치던 이반 로드리게스를 영입한 것이 하이라이트였다. 아울러 이때 미겔 카브레라와 돈트렐 윌리스를 마이너리그에서 승격시키고, 그리고 당시 명 마무리로 유명했던 우게스 울비나까지 영입하면서 선수층을 두텁게했다. 그러나 내부로는 상당히 곤란한 과정을 겪었는데 먼저 시즌을 제프 토보그 감독하에 출발했으나 16승 22패란 초라한 성적과 더불어 선발 3인방이었던 A.J. 버넷, 조시 베켓, 그리고 마크 레드맨이 모두 이러저런 부상을 안고 시즌을 지냈다. 결국 5월 11일, 토보그 감독이 해임되고 잭 매키언 감독이 후임으로 말린스 지휘봉을 잡았는데 이게 신의 한 수가 되어 91승 71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확정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10경기차 뒤진 2위로 시즌을 마감했으나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디비전시리즈에서, 시카고 컵스를 챔피언십에서 제압[3] 하고 팀 사상 2번째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한다.
3. 진행
3.1. 1차전
1차전에서 양키스는 데이비드 웰스를, 말린스는 브래드 페니를 등판시켰다. 1회초 말린스가 1점을 득점해서 1대 0으로 앞서다가 3회말 데릭 지터의 적시타로 동점을 얻었으나 5회초에서 말린스가 2점을 추가로 올려 3대 1로 역전을 이뤘다. 양키스는 버니 윌리엄스가 솔로홈런으로 3대 2로 추격을 시작했다. 9회말 마무리로 올라온 말린스의 마무리 울비나는 제이슨 지암비를 볼넷으로, 1사후 루벤 시에라를 다시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양키스는 동점주자로 대주자 데이빗 델루치를 올렸으나 알폰소 소리아노가 3볼 2스트라이크 카운트에서 폭삼을 당한데 이어 닉 존슨까지 뜬공으로 아웃되면서 플로리다가 3대 2로 1차전 승리를 가져갔다.
3.2. 2차전
2차전에는 양키스는 앤디 페티트를, 말린스는 마크 레드맨을 등판시켰다. 페티트는 8과 2/3이닝동안 6안타 1볼넷으로 호투했으며 오직 데릭 리의 적시타로 득점을 허용한 비자책점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양키스는 1회말 마쓰이 히데키의 3점 홈런으로 3대 0으로 앞서고 있다가 2회말에 1점을 추가 4대 0으로 앞서가고 있었고 4회 소리아노의 2점 홈런으로 6대 0으로 경기를 확실하게 제압했다. 말린스는 9회초에 1점을 올리는 것으로만 만족해야했고 결국 6대 1로 양키스의 2차전 승리, 시리즈 1승 1패로 원점으로 돌렸다.
3.3. 3차전
플로리다에 열린 3차전에는 사실상 에이스인 마이크 무시나와 조시 베켓을 각각 올려 투수전을 시전한다. 플로리다는 1회말 미겔 카브레라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려 1대 0으로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4회초 양키스는 1점을 득점, 1대 1 동점으로 경기를 팽팽한 균형으로 이어갔다. 조시 베켓은 7회까지 단 한 점을 내주는 짠물 투구를 펼쳤으나 8회 초 베켓을 구원등판한 돈트렐 윌리스가 마쓰이 히데키에게 좌측으로 날리는 적시타를 두들겨 맞으며 양키스가 2대 1로 경기를 역전했다. 그러다가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의 영웅 애런 분이 솔로홈런으로 포문을 열고, 알폰소 소리아노를 볼넷, 데릭 지터를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킨 1,2루에서 버니 윌리엄스가 3점포를 쏘아올려 경기를 사실상 결정지었으며 마리아노 리베라가 마무리를 잘 지어, 양키스의 6대 1 승으로 2승 1패의 시리즈 리드를 만들었다.
3.4. 4차전
4차전 선발을 양키스는 로저 클레멘스를, 말린스는 칼 파바노를 올렸다. 말린스는 1회말 미겔 카브레라가 2점 홈런과 데릭 리의 1타점 적시타로 3대 0으로 앞서나갔다. 양키스는 2회초 1점을 올려 3대 1로 추격을 시작했다. 8회를 아무런 문제없이 잘 끌어오던 말린스는 9회초 울비나를 올려 경기를 매조지으려고 했다. 그러나 버니 윌리엄스 1사후 안타로 출루시킨 뒤, 마쓰이 히데키를 볼넷으로, 호르헤 포사다를 포스 아웃 시킨 2사후에 대타 루벤 시에라가 풀카운트 상황에서 파울을 2개를 쳐낸 후에 우측 코너로 가는 3루타로 3대 3 동점을 허용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버렸다. 10회, 11회의 연장을 조용히 지낸 양 팀은 12회말 말린스가 양키스의 제프 위버에게서 알렉스 곤잘레스가 끝내기 홈런으로 경기를 마감 4대 3 승리로 시리즈 2승 2패로 동률을 이룬다.
3.5. 5차전
마이애미에서 계속된 5차전에서는 1차전 선발이 다시 등판했다. 양키스가 선취점을 올려 1대 0으로 앞선 상황에서 양키스 선발 데이비드 웰스는 1회만 던진 상황에서 등부상으로 조기 강판되고 쿠바 출신 호세 콘트레라스를 등판시켰으나 3회 3볼넷, 3실점의 부진함을 보였다. 양키스는 6대 1로 뒤지던 7회초, 데릭 지터의 적시타로 추격을 시도했으나 더 이상의 추가점 없이 9회초로 들어가 제이슨 지암비의 홈런포로 추가점을 올리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것으로 6대 4 말린스의 승리로 시리즈 3승 2패의 상황에서 뉴욕으로 향한다.
3.6. 6차전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린 양키스. 양 팀이 2차전 선발들을 그대로 올리는 것으로 6차전은 시작됐다. 양 팀 모두 3회까지 매이닝 주자가 나갔지만 계속 무득점인채로 진행되던 경기상황은 5회초 말린스가 연속 3안타로 1득점, 6회초에 실책과 볼넷, 희생타로 1점을 각각 득점하여 2대 0이 된다. 그리고 불과 3일 휴식 후 선발등판이라는 모험을 강행한 조시 베켓은 경기를 5피안타 2볼넷 무실점의 완봉승으로 이끌어 시리즈를 마감한다. 특히 마지막 타자였던 호르헤 포사다의 땅볼 타구를 잡아 직접 태그하여 아웃시켰다. 말린스에게 1997년 이후 6년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 MVP는 당연히 16이닝 동안 단 1실점만을 허용하며 양키스 타선을 꽁꽁 묶은 베켓에게 돌아갔다.
4. 여담
- 로저 클레멘스는 이 월드시리즈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에 시리즈 내내 양키스 팬들은 그에게 아낌없는 갈채를 보내주었다.[4] 그런데 다음해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이적한다. 심지어 2005년부터는 스프링캠프기간까지도 계약을 하지 않은 채 선발투수가 필요한 구단들의 간을 보면서 자기 몸값을 높이는 흥정질을 하면서 6월부터나 시즌을 뛰는, 귀족알바의 추태를 보여서 팬들에게 씹힌다. 그래도 성적은 레전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훌륭했으니[5] 뭐 그러려니 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2007년 12월 약물파동이 터지면서 망했어요.
- 2003년 6월 11일, 양키스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에게 무안타 패를 당했는데 양키스에게는 45년만에 처음 당하는 무안타 영봉패였고 이 대기록에 애스트로스는 무려 6명의 투수를 투입시켰다. 그들은 로이 오스왈트, 피트 먼로, 커크 살루스, 브래드 릿지, 옥타비오 도텔, 그리고 빌리 와그너였다.
- 전년도 올스타전 무승부로 인해 올스타전 승리팀에게 홈필드 어드밴티지가 주어진 첫 시리즈이다.
- 월드시리즈 패전팀이 승리팀에 득점에 앞선 시리즈였다. 6차전으로 진행된 이 경기에서 양키스는 말린스에게 21대 17로 득점에서 앞섰다.
- 말린스는 지구우승을 하지 못했음에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두 번이나 차지한 팀이 됐다. 아울러 포스트시즌 내내 한 번도 홈그라운드 이점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우승한 첫 번째 팀으로 기록을 올렸다. 이후 말린스는 17년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는 긴 침체기에 빠졌다.
- 당시 KBO와 MLB가 같은 날(10월 25일)에 포스트시즌을 끝냈다! 당시 한국시리즈는 7차전 정민태의 완봉승으로 끝이 났고, 여기도 조시 베켓의 완봉승으로 끝이 났다!
- 이 해 ALCS와 NLCS는 모두 7차전까지 가서야 월드시리즈 진출팀이 결정되었다. 각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좌절한 팀들은 보스턴 레드삭스와 시카고 컵스였는데 만약 이 두 팀이 월드시리즈에 올라갔다면 당시 기준으로 마지막 우승이 각각 85년 전, 95년 전으로 월드시리즈 우승 못한 기간이 도합 180년이라는 단두대 매치가 성사되었을 것이다.
- 2018 시즌 전, 마이애미에 새로운 CEO으로 뉴욕 양키스의 간판 타자 데릭 지터가 취임했는데, 팀을 풍비박산 내고있다. 마이애미 팬들은 2003년 월드 시리즈에 대해서 지터가 복수를 하는 것이 아니냐며 맹렬히 비판.
- 17년 뒤인 2020년 9월 25일에는 마이애미가 뉴욕 양키스를 꺾고, 지구 2위로 와일드 카드를 거머쥐며 17년만에 가을야구를 하는 기묘한 결과가 나왔다.
5. 우승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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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말린스의 월드 시리즈 우승반지
[1] 이 때 그래디 리틀 레드삭스 감독은 투구수가 100개를 넘기면 반드시 페드로를 교체하라고 당부한 테오 엡스타인의 신신당부를 멋대로 씹었다가 결국 이 해를 끝으로 모가지...[2] 그리고 이 해 겨울 애런 분은 농구하다가 무릎을 다쳐서 다음 시즌을 다 날린다.[3] 6차전에서 바로 모두가 다 아는 어떤 불쌍한 청년의 파울볼 강탈 사건이 일어났다. 사실 강탈이라고 보기도 어렵지만... 그리고 컵스는 멸망.[4] 이미 2003년 시즌을 기준으로 클레멘스는 300승ㆍ3000Kㆍ사이영상 6회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상황이었다. 명예의 전당이야 떼어놓은 당상이라는 것이 당시의 인식. [5] 2004 시즌은 내셔널리그 사이영을 수상했고, 2005-2006 시즌도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6] 여담으로 브랜든 나이트는 일본프로야구 다이에 호크스로 이적하여 2003년 일본시리즈 우승반지를 획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