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FIFA 월드컵 독일/준결승
1. 개요
2006 FIFA 월드컵 독일의 진행상황 중 준결승전과 3위 결정전에 대해 설명하는 문서.
브라질, 잉글랜드가 허무하게 탈락하고 개최국 독일과 빗장수비 이탈리아, 뉴 골든제레네이션 포르투갈, 레 블뢰 군단 프랑스가 4강에 진출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까지 8강에서 독일에게 패해 탈락하면서 1982년 스페인 월드컵 이후 24년만에 4강이 전부 UEFA 소속 국가들로 채워졌다.
2. 대륙별 준결승 진출국
이 대회 4강 진출 국가는 전부 유럽에서 나왔다.
3. 준결승 1경기: 독일 0 - 2 (연장) 이탈리아
하지만 피를로의 실제 평점은 5점으로 낮다. 이 경기에서 평점이 높은 선수는 선제골을 넣은 파비오 그로소로 평점 9점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시모네 페로타, 마우로 카모라네시의 평점도 8점을 받을 만큼, 이탈리아의 측면에서의 공격이 독일을 무너뜨렸다고 봐야된다.
월드컵에서 3회씩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는 개최국 독일과 빗장수비 이탈리아의 대결, 독일은 이탈리아를 메이저 대회에서 만날 때마다 허무하게 무너져 버렸지만[1] , 경기가 치러지는 도르트문트 경기장에서 펼쳐진 A매치에서 13승 1무로 불패신화를 이어가고 있었다는 점에서 경기 결과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었다.
전반전, 독일은 프링스를 대신해서 나온 켈이, 피를로를 잘 마크하면서 대등하게 경기를 이끌었고 이에 이탈리아는 카모라네시와 페로타의 측면공격으로 활로를 뚫으려 했다. 전반 초반 토티의 위협적인 프리킥 슛팅으로 첫 포문을 연 뒤, 전반 종료직전 피를로로부터 볼을 따낸 발락이 바로 클로제에게 패스로 연결, 클로제는 프리 상태에 놓인 슈나이더에게 볼을 넣었고, 슈나이더가 냅다 슛을 때리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냈다.
후반에도 양팀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이어갔고, 독일은 오버페이스를 한 보로프스키와 슈나이더를 빼고 슈바인슈타이거와 오동코어를 투입했으며, 이탈리아 역시, 측면을 휘저었던 키모라네시와 페로타를 빼고, 질라르디노와 이아퀸타를 투입한다. 연장 접어들면서, 독일의 집중력이 떨어졌고 이에 이탈리아는 질라르디노가 독일 좌측을 붕괴시킨 뒤, 슛팅을 때리지만 골대 바로 앞에서 포스트를 맞혔으며 다시 한 번 얻은 코너킥 찬스에서 잠브로타가 때린 중거리슛이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독일은 포돌스키의 결정적인 슛이 부폰의 선방에 막히는 등 접전을 벌인 끝에 연장전에 돌입했다.
특히 포돌스키의 슛은 대충 때려도 슈팅이 강력하기로 소문난 포돌스키가 잠브로타의 오버래핑으로 생긴 빈공간에서 노마크 상태에서 작정하고 왼발로 갈겼고 부폰의 머리와 크로스바 사이의 좁은 공간으로 총알같은 속도로 날아갔으나 부폰이 그걸 말도 안되는 반응속도로 쳐냈다. 실제로 포돌스키가 슛을 날리고 부폰이 쳐내기까지 걸린 시간은 대략 0.4초 였다. 그야말로 '''미친 선방.''' 그리고 연장 전반 또한 동점으로 마무리했다.
그러던 승부차기를 앞두고 있던 119분, 피를로의 패스를 받고 그로소가 논스톱 감아차기 슈팅을 골로 성공시키며 0-0 균형을 깼다. 주목할 점은 골이 나오기 직전의 코너킥을 원래 키커인 피를로가 차지 않고 델피에로가 찼다. 그리고 박스 밖에서 기다리던 피를로는 찰듯말듯 페이크 동작으로 그로소에게 완벽한 어시스트를 차려주었으니 피를로가 골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2] 그리고 결승전에서는 코너킥을 직접 차 마테라치에게 어시스트를 해주었다. 월드컵 준결승전, 결승전이라는 무대에서 한 선수를 각각 다른 전략으로 이용해 골을 만들어낸 것을 보면 이때 이탈리아 대표팀에는 확실히 혜안이 존재했던 듯.
그리고 2분 후 추가시간, 마지막 기적을 바라던 독일의 공격을 파비오 칸나바로가 끊어냈고 완벽한 역습 찬스에서 질라르디노의 센스 넘치는 패스를 받은 델피에로가 추가골을 터뜨리며 확인 사살. 골 넣고 세리머니를 하기도 전에 주심이 경기종료 휘슬을 불면서 이탈리아가 120분간의 명승부를 끝내고 12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이 경기에서 피를로가 MOM에 선정이 되었지만, 실제 경기력은 이탈리아의 토티 + 피를로 vs 독일의 발락 + 켈의 치열한 중원싸움에, 이탈리아가 키모라네시와 페로타의 왕성한 활동으로 독일의 측면을 점차 붕괴시켰고, 교체해서 들어온 이아퀸타와 질라르디노가 붕괴되고있는 독일 측면에 쐐기를 박으며, 연장전에서 독일은 수세에 놓일 수 밖에 없었다. 전반 이탈리아의 중원과 대등하게 맞선 독일의 중앙 4미들진은 지나친 오버페이스로 서서히 지쳤으며, 그 와중에도 발락은 싱싱한 교체자원인 이아퀸타를 마크하고, 다시 빌드업을 지원하고, 마테라치의 시선을 유도하면서 포돌스키의 결정적인 찬스를 제공하면서 고군분투했으나, 결국 당시 기량이 절정인 그로소의 일격과 백전노장 델피에로의 끝내기로 이탈리아의 승리로 끝난다.
독일은 또다시 아주리 징크스를 깨지 못하며 울분에 떨어야 했다. 8강에서 이탈리아가 우크라이나라는 영양간식 팀을 상대로 하품이나 쩍쩍하면서 쉽게 이기고 올라온 반면 독일은 우주괴수 아르헨티나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씨름을 한 끝에 올라와서 힘을 다 빼버린데다 징크스까지 겹쳐서 패배한 것이다. 얼마나 이 패배가 독일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으면 훗날 브라질 참극이 벌어졌을 때 독일이 브라질을 위로하면서 개최국으로서 우승의 기회를 놓쳤던 경기라며 이 경기를 언급했을 정도였다.
4. 준결승 2경기: 포르투갈 0 - 1 프랑스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스 1기 멤버이자, 2000년대 세계적 미드필더 양대산맥인 지네딘 지단과 루이스 피구의 대결로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되었다. 전반 33분에, 앙리가 PK를 얻어내고, 지단이 이를 성공시키며 1대0 앞서 갔고, 이 골이 결승골이 되어 프랑스가 결승에 진출한다. 호날두의 뚝 떨어지는 무회전 프리킥을 바르테즈가 힘겹게 쳐냈는데 그것이 피구의 머리에 연결되면서 절호의 찬스를 맞았으나 피구의 헤딩슛은 위로 떠버리고 말았다. 경기 중 포르투갈의 가장 좋은 찬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상황. 결국 골이 나오지 않고 경기종료. UEFA 유로 2000 4강전처럼 이번에도 지단의 PK로 승부가 갈렸다. 피구는 지단과 유니폼 교환 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5. 3위 결정전: 독일 3 vs 1 포르투갈
2골 1도움을 기록한 슈슈의 그야말로 원맨쇼. 슈바인슈타이거가 멋진 중거리슛으로 골을 터뜨렸고 프티가 슈바인슈타이거의 어시스트(...)를 받으며 자책골, 또 다시 슈바인슈타이거가 중거리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로시츠키가 미국전에서 넣은 중거리슛을 떠올리게 하는 골. 후반 막판 루이스 피구의 크로스를 누노 고메스가 만회골로 연결시켰으나, 그대로 경기는 종료되었다.
레만에게 주전자리를 내주고 세컨드 골리로 참여한 올리버 칸은 3/4위전에서 풀타임 출전하며 파울레타, 데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위협적인 슈팅을 수차례 멋지게 선방하며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해냈고, 피구 역시 경기 막판 독일 수비진 4명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환상적인 궤적의 크로스로 1어시를 기록하며 클래스를 과시했다. 경기 후 자신들의 국대 은퇴경기를 치른 두 레전드, 칸과 피구는 서로 유니폼 교환을 하며 포옹하는 훈훈한 장면을 보여주었다.
[1] 이 징크스는 UEFA 유로 2016에 이르러서야 겨우 깨진다.(그러나 승부차기 승리였기에 공식적으로는 무승부로 진정한 설욕을 하지 못했다.)[2] 심지어 피를로는 패스 직전 고개까지 돌리며, 노룩 패스를 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