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이랑의 비극
1. 개요
'''미네이랑의 비극''' 또는 '''미네이랑의 치욕'''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개최국 브라질이 독일에게 무려 '''1:7이라는 기록적인 점수로 대참패한 사건'''이다.
2. 불안한 시작
브라질과 독일은 2002 월드컵 결승전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서 2번째로 맞붙게 되었다.
64년만에 자국에서 월드컵을 치르게 된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은 어느 때보다도 우승에 대해 큰 기대를 받는 상황이었으나, 첫 경기인 크로아티아전부터 뭔가 좀 삐걱거렸다. 스코어 상으로는 3:1로 이기기는 했는데, 경기 내용은 그다지 좋지 못했고, 특히 마르셀루의 자책골로 경기를 시작하기까지 할 정도였으며, 또 이 자책골은 '''브라질이 A매치에서 넣은 최초의 자책골이었다.'''[1][2]
다음 경기인 멕시코전은 기예르모 오초아의 신들린 선방 쇼에 막혀 0:0으로 비겨버리면서 제3대륙(북중미카리브,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을 상대로 한 17전 전승 기록도 여기서 끝이 났으며, 멕시코는 제3대륙 소속으로 최초로 브라질을 상대로 승점을 딴 국가가 되었다.[3] 비록 크로아티아와 멕시코가 약팀들이 아니기는 해도 브라질에 비해서는 분명 이름값이 떨어지는 팀들인데, 그러한 두 팀을 상대로 브라질은 좀 찝찝한 결과를 내고 말았다는 것부터가 문제였다. 특히 시작하자마자 자책골을 냈다는 것은 대회 시작부터 이미 브라질의 수비 조직력에 균열이 있었다는 것이며 한편으로는 브라질 선수들이 수만 명의 홈 팬들과 1억 명 이상의 국민들 눈앞에서 '''지나치게 긴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했다.
그나마 선수들 간의 내분이 벌어진 카메룬을 상대로 4:1 대승을 거두어 2승 1무에 조 1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이러한 브라질의 졸전은 본선 토너먼트에서도 이어졌다. 16강 칠레 상대로는 아예 자기들이 갖고 있는 모든 힘을 다 들이부어 승부차기까지 가는 난타전을 했고, 이렇게 지쳐서는 과연 8강에서 제대로 힘이나 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까지 들게 되었다. 이 월드컵에 참가한 남아메리카의 팀들은 아르헨티나는 지역예선부터 계속 이기는 경기를 시전해오고 있었고 콜롬비아 역시 일본, 코트디부아르, 그리스를 상대로 시원하게 전승 가도를 달렸다. 칠레 역시 비록 네덜란드에게는 밀렸으나, 스페인과 호주를 깨 버렸고, 우루과이 역시 우승 경험이 있는 이탈리아와 잉글랜드를 연파하는 등 죄다 어떤 형식으로든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반면 브라질은 시종일관 상대팀에게 질질 끌려다니다가 비기거나 억지로 겨우 이기는 등 좋지 못한 경기들이 많았다. 승률로 따지면 승부차기를 무승부로 봤을 때 아르헨티나 5승 1무 1패(승률 72%), 콜롬비아 4승 1패(승률 80%), 칠레 2승 1무 1패(승률 50%), 우루과이 2승 2패(승률 50%), 브라질 3승 2무 2패(승률 43%)로 16강 진출에 성공한 남미의 5개팀 중 유일하게 승률이 50% 미만이었다. 그러니 16강에서 승부차기로 힘을 다 쏟아버린 브라질은 8강에서 콜롬비아를 상대로 이길 수 있을 지 어떨지도 모르는 상황.
아니나 다를까, 8강에서 브라질은 역시 졸전 끝에 콜롬비아를 2:1로 이기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치아구 시우바와 네이마르를 잃었다. 특히 치아구 시우바는 상대 골키퍼 앞에서 쓸데없는 행동으로 인해 경고를 받아 경고누적으로 나오지 못하게 되었고, 네이마르는 후안 카밀로 수니가와의 경합 도중 척추를 다치는 중상을 입고 응급실에 실려갔다.
이렇게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수비 조직력은 불안했고, 그래서 상당수의 축구팬들이 개막전인 크로아티아전 하나만으로 브라질에 '''저 팀은 우승 못한다'''는 혹평까지 날렸다. 그런 팀인데다가 특히나 콜롬비아전 이후에는 팀의 기둥급 선수를 둘이나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이미 패배는 예견된 일이나 다름없었다.
독일 역시 준결승에 오기까지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첫 경기에서 포르투갈을 4:0으로 대승했지만 가나와 2:2 진땀 무승부를 거두고 미국도 겨우 1:0으로만 이겨 16강에 올랐고, 알제리를 상대로 엄청난 고전과 연장 혈투 끝에 간신히 2:1로 이겨 8강까지 갔다. 8강전은 굳이 따지면 강호 프랑스와 엇비슷한 경기를 펼쳐 1:0으로 이겼으니 크게 흠잡을 것은 없었으나, 후반전에 수비 불안으로 인해 마누엘 노이어가 고생하며 겨우겨우 올라온 것이기도 했다. 그랬기 때문에 브라질과의 준결승을 앞두고도 많은 전문가들이 브라질의 승리를 점치기도 했다. 어쨌든 구관이 명관이기도 하고, 브라질 홈에서 치르는 경기이기도 해서 누가 이기더라도 최소한 박빙의 승부를 점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설마 '''그 브라질이 1:7이라는 상상 이상의 처참한 스코어로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고까지는 당연히 그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3. 경기 내용
해당 경기를 치르던 시점에서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과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요 기록들은 다음과 같다.
3.1. 선발 명단
3.2. 전반전
'''And Brazil's World Cup is surely over!'''
(브라질의 월드컵은 이제 확실히 끝났습니다!)
독일이 무려 '''5골'''을 넣었으며, 그 중 3골은 '''23분에서 26분 사이'''에 나왔고, 29분에 또 한 골이 나왔다. 토마스 뮐러, '''미로슬라프 클로제''', 사미 케디라가 한 골씩, 토니 크로스가 두 골을 넣었고, '''클로제는 이 골로 월드컵 최다 골 기록을 경신했다'''. 타이 기록을 갖고 있던 호나우두가 현장 중계석에서 지켜보고 있는 앞에서 넣은 골이라 더욱 의미있는 골이었다. 독일은 결승전의 체력 안배를 생각해서인지 5골을 넣은 이후로는 다소 고삐를 늦추는 모습을 보였다.이영표: 어, 이게 뭡니까!
조우종: 어, 또 뚫려요! 또 뚫려요! 어, 안쪽에 외질.[8]
아, 사미 케디라.이영표: 아.....!
조우종: 아 이번에는, 아...
조우종: 자, 이게 지금 어떻게 된 일인가요? 어, 토니 크로스가 또 다시 하나...
이영표: 여기서, 여기서 브라질의 월드컵은 끝났습니다.
- 독일의 4번째 골이 나온직후 KBS 멘트
'Man of the Match'에도 뽑힌 토니 크로스는 그야말로 이 비극을 연 주인공으로 봐도 될 정도로 맹활약을 펼쳤다. 뮐러가 넣은 첫 번째 골을 어시스트했고,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한 뮐러에게 킬 패스를 찔러주더니 아예 세 번째 골은 스스로 넣었다. 그리고 그 세 번째 골을 넣고 나서 브라질이 하프라인에서 킥오프를 하자마자 페르난지뉴의 실수를 정확히 캐치하여 곧바로 공을 뺏어내 네 번째 골까지 성공시키며 브라질을 탈탈 털었다.
방송으로는 '''세 번째 골의 리플레이 영상이 끝나자마자 또 크로스가 골을 넣은 장면이 나간 셈이다'''. 이 네 번째 골은 방송 3사 모두 세 번째 골에 대한 얘기를 한창 진행하고 있던 상황에서 터진 탓에 제대로 콜을 하지 못했다. 그만큼 급작스러웠던 것이다. 이 골로 선수 개인이 최단 시간(69초) 내에 멀티골을 넣은 기록을 세웠다.
그야말로 브라질의 입장에선 희대의 굴욕이었고, 사실상 이 이후로 브라질 선수진의 멘탈은 완전히 박살나버리고 말았다. 그 동안은 약간 실망한 표정만 보여주던 브라질 관중들도 이 네 번째 골이 터지자 어린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울음을 터뜨리며 멘붕하는 장면이 방송에 나왔을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그 이후 중계방송에서는 아예 브라질 관중들의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쉽게 말하면 브라질의 수비는 '''알제리 쇼크의 상위호환'''을 찍을 정도로 심각하게 허술했다.
3.3. 후반전
배성재: 마라카낭의 비극을, 1950년의 비극을 잊기 위해서 이번 대회를 준비했습니다만, 그 비극은 잊혀지겠습니다.
차범근: 더 큰 비극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배성재: 네, 더 큰 비극으로 잊혀지겠습니다.'''
- 독일의 7번째 골 직후 SBS 멘트.
전반전에만 5골을 먹으며 정신없이 털리던 브라질은 후반전이 되자 그나마 정신줄을 잡고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고, 오스카르가 계속해서 기회를 만들어 갔다. 후반 10분까지는 엄청난 점수 차 때문인지 독일 수비진의 집중력이 떨어져 브라질이 파고 들어갈 틈이 생겼지만, 독일의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의 자비 없는 선방에 족족 무력화되며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노이어는 골대 바로 앞에서 하미레스가 오스카르에게 전달해준 킬패스를 커트했으며, 몇 분 뒤 이어지는 오스카르의 슈팅 그리고 파울리뉴의 2연속 슈팅까지 자신의 코앞에서 막아냈다.[10] 이후 독일은 적절히 체력 안배를 하면서도 '''철저하게 박살내서 일어나지도 못하게 하겠다'''는 선언이라도 하듯 다시금 집중력을 끌어올렸으며 앞선 세 번의 공격 찬스를 마지막으로 후반전에서 브라질의 공격은 완전히 침묵했다. 조별 리그 포르투갈전에서도 독일은 전반을 3:0으로 마치고도 후반 내내 경기 주도권을 절대 내어주지 않았는데, 점수 차가 더 크게 벌어진 이날 경기에서는 더더욱 그런 면모가 강했다. 독일은 무려 5골을 몰아치던 전반과 비교하면 수비적으로 풀어나가긴 했지만, 기회만 왔다 하면 순식간에 적진으로 역습을 가해 브라질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곤 했다. 배성재 캐스터의 말대로 '''정말로 독일은 적당히 할 생각조차도 없었다'''. 거기다 설령 독일이 적당히 해준다 한들 이미 멘탈이 터져나간 브라질이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조우종: 어, 쉬를레! 고오오오올!
조우종: 안드레 쉬를레! 7호 골, 일곱번째 골을 만들어 냅니다. 브라질 역사상 가장 큰 점수차의 패배! 자, 이렇게 끌려갈 순 없습니다, 브라질. 7 대 0! 믿을 수 없는 스코어!
- 독일의 7번째 골 직후 KBS 멘트.
그러나 브라질의 공격진은 이 상황에서도 차근차근 공격을 풀어나가기보다는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에서 헐리웃 액션을 하면서 페널티킥을 유도하려했는데 자비심은 물론 홈 어드밴티지까지 갖다버린 심판[11] 은 정확한 판정으로 이러한 시도를 모두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프레드가 헐리웃 액션을 하자 관중석에서는 바로 야유가 터져나오는 등[12] 홈 팬마저도 브라질 대표팀의 경기력을 질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헐리웃 액션이 계속 벌어지자 독일 선수들은 심판에게 카드를 꺼내라고 항의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리고 그 와중에 후반 24분 교체해서 들어온 쉬를레가 필립 람에게 패스를 받아 '''또 골을 넣었다'''. 승리가 확실한 상황에서 골을 넣었다는 점 말고도, 뮐러가 득점왕 선두로 올라설 수 있는 상황을 가로채며 골을 넣고 말았다는 점에서 눈치 없다는 말을 들었다. 대회 2연속 득점왕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뮐러는 골 장면 직후 욱하기도 했다. 물론 뮐러는 금세 쉬를레에게 다가가서 하이파이브를 나눴다.[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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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6:0이 되면서 중계 TV 화면의 '''득점자 리스트가 스크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팀의 득점자가 4명을 넘어서면 공식 중계 화면에 더 이상 표시할 곳이 없기에 자동으로 스크롤이 돌아가는데, 후반 24분에 쉬를레가 6번째 골을 넣으면서 뮐러, 클로제, 크로스, 케디라에 이은 독일의 5번째 득점자가 된 것. SBS의 배성재 아나운서가 어처구니없다는 투로 이 황당한 스크롤 상황을 여러 번 언급하기도 했다. 쉬를레는 33분에 크로스바를 강타하며 들어가는 간지폭풍 하프 발리 슛 추가 골까지 성공시켰다. 해탈한 브라질 관중들은 쉬를레에게 기립박수를 보냈으며, 브라질의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는 망연자실한 채 그대로 그라운드에 드러눕고 말았다.
여기에 후반 44분 외질이 노 마크 1:1 찬스에서 또 슛을 날렸으나 다행히(?) 빗나갔다. SBS 배성재 캐스터는 이를 두고 '''"자신의 등번호 스코어는 만들지 않았습니다."'''라고 표현했으며, KBS 조우종 캐스터 역시, '''''8번째 골은 나오지 않았습니다.'''''라는 멘트를 날렸다. 성지가 될 뻔했던 페이지 이후 외질의 실수로 구사일생하고 얻어낸 역습의 찬스를 이용해 마침내 오스카르가 90분에 만회골을 넣긴 했지만, 영패를 면했다는 마지막 자존심만 세웠을 뿐이었다. 그나마도 독일이 역습 상황에서 브라질 진영까지 밀고 올라갔다가 사실상 경기 다 끝나가니까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지 않은 상태에서 넣은 것이다. 롱 패스 한 번에 오프사이드 트랩이 무너졌고, 홀로 오스카르를 쫓아가던 제롬 보아텡이 간단한 페인트 동작에 어이없이 속아넘어가면서 노이어와의 단독 찬스를 내주게 되었는데, 평상시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한 독일 수비진의 능력을 고려한다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장면들이었다. 이후 경기를 대비하기 위해 불필요한 경합으로 부상이나 경고를 받는 걸 피하려는 의도였겠지만, '불쌍해서 봐줬다'고 해도 믿을 상황이었다. 추가 시간을 남겨두고 아깝게 클린시트가 날아가 버린 노이어 혼자만 보아텡에게 고함을 치며 짜증내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거기에 화내는 노이어와 그런 노이어에게 어이없어 하는 수비진을 보며 "이런 상황에서도 화를 내는 독일을 보십시오!"라고 해설자가 확인사살.
브라질의 경기력에 이전부터 문제가 제기되기는 했어도 어쨌든 브라질 대 독일이라는 두 정상급 팀의 대결에서 역사에 남을 명승부를 기대했던 팬들의 멘탈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갔다. 이 경기 이전에 대부분의 팬들의 반응은 예측불허의 접전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승부차기까지 갈 것이라 예상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물론 팀의 최대 주축 멤버였던 네이마르와 시우바가 결장하긴 해도 '주축멤버가 빠진다고 해도 브라질은 브라질인데 설마 그렇게 쉽게 무너지겠냐'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다른 의미에서 명승부가 되었기에''' 문제가 되었다. 예상을 전혀 빗나가는 엄청난 결과에 일찌감치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브라질 관중들이 속출하고, 곳곳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관중도 카메라에 잡혔다. 경악한 것은 다른 전 세계인들도 마찬가지. 중간에 자다 깨서 TV를 켰다가 '''난데없이 웬 야구 스코어가 찍힌 걸 보고 '어? 내가 잘못 봤나?' 하고 눈을 의심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국내 3사 중계진도 당혹스러웠는지 스코어가 4:0이 될 시점부터는 거의 브라질을 응원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KBS의 이영표 해설위원은 '''"해설자로서 중립은 지켜야겠지만 브라질이 이렇게 져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라고 걱정어린 목소리로 안타까워했고, 심지어 분데스리가에서의 경험때문에 독일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SBS의 차범근 해설위원마저도 2:0까지는 독일을 칭찬하다가 3:0이 되는 시점부터 독일이 골을 넣을 때마다 '''"아...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라며 무척 당혹해했다. 5:0이 되었을 때는 '''"아… 이거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라고 1998년의 아픈 기억까지 곱씹으면서 브라질을 동정#s-1했고, 막판에는 "이제 골 그만 넣었으면 좋겠네요. 축구인으로서 더 이상 이런 경기는 보고 싶지 않을 정돕니다."라는 말까지 할 정도로 경기 내내 브라질의 처절한 모습을 진심으로 안타까워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브라질의 몰락을 안타까워했던지 오스카르가 경기 종료 직전에 극적인 만회골을 넣자 방송 3사의 캐스터와 해설위원 모두 대한민국 대표팀이 골을 넣은 것처럼 기뻐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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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골이 들어간 후 그물의 반동으로 튕겨나온 공이 무실점이 무산되어 실망한 채 주저앉은 노이어의 가랑이 사이로 절묘하게(…) 들어가는 바람에 나온 장면이다. 오스카르가 공을 꺼내려 하자 노이어는 '''그대로 일어나서 그냥 가져가게 했다'''.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하면 노이어의 플레이 스타일과 관계가 있는데, 본래 노이어는 승부욕이 지나치게 커서 실점하면 그 공을 넘겨주지 않고 자기가 빼앗아 감싸안고 엎드려 버리거나 공을 엉뚱한 데로 던져버리며 경기를 지체시키는 행동을 자주 보여줘서 축구 팬들 사이에서 가끔 논쟁이 되기도 했다. '''그런 걸로 유명한 노이어가 공을 그냥 가져가게 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 종료. '''그렇게 브라질은 멸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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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역사상 보기드문 일방적 점수차로 압승을 거둔 독일의 환호와는 달리, 그것도 자기들의 홈에서 역사에 남을 굴욕을 맛보면서 참패를 당한 브라질. 만회골을 만들어낸 오스카르는 그라운드에 드러누워서 얼굴을 가린 채로 서럽게 울었고, 그 밑으로는 독일과 브라질 최종 점수판이 나타난다.
그나마 브라질을 영패에서 구원한 오스카르가 가장 서럽게 울면서 그 밑으로 나오는 7:1 스코어 보드는 경기 내외의 모든 내용을 함축하는 명장면(…)이 되었다.
4. 평가
4.1. 브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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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축구는 전술의 발전에 힘입어 강팀이 약팀을 일방적으로 학살하는 경우가 잘 발생하지 않게 되었다. 상대보다 전력이 달리거나 레드카드를 받아 수적 열세에 처한 경우 등 불리한 상황에 처한 팀은 노골적으로 수비 라인을 끌어내리고 걸어잠그는 방향을 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도로 발전한 수비 전술 덕분에 이걸 일방적으로 깨부수기는 쉽지 않다. 이란과 아르헨티나의 조별 리그 경기에서 이란이 펼친 철벽 수비가 좋은 예이다.
그런데 상대와 전력차가 거의 없을 경우, 실점을 만회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밀고 올라가다 오히려 허점을 찔리면서 잇달아 실점하는 경우가 생긴다. 2013/2014 UEFA 챔피언스 리그 4강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홈에서 레알 마드리드에게 0:4로 완패한 것과 전기 대회인 남아공 월드컵에서 독일에게 4:0으로 완패한 아르헨티나가 좋은 예.
박문성 해설위원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독일이 한 수 위인지라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으로 하고자 했으며, 특히 첫 골을 먹고 나서 수비수들이 흥분해서 공수의 균형을 걷잡을 수 없이 무너트렸던 것이 참패의 원인이다.' 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박문성 기자의 칼럼.
KBS의 이영표 해설도 경기 중 두 번째 골이 들어간 다음에 '불안한 마음에 조급하게 올라오다가 더 많은 기회를 내줄 수 있다.'라고 지적했는데, '''이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토니 크로스가 세 번째 골을 꽂아넣었다'''.
브라질의 공격진이 이 날 보여 준 모습은 역대 최악 그 자체였다. 프레드, 조, 헐크 등 공격진이 어찌나 부진했는지 '''수비수'''인 마르셀루와 다비드 루이스가 가장 위협적이었을 정도이다.[14] 호마리우, 베베투, 호나우두, 히바우두에 빛나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를 꾸준히 보유했던 브라질이 이토록 빈약한 공격진을 가진 것이 놀라울 지경이며 대회 전에 얘기가 나왔던 호나우지뉴, 카카 등 자원도 아쉬울 지경이다.[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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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부진했던 원톱 프레드의 전반전 히트박스. 다른 거 없이 킥오프만 5번이나 하는 촌극을 벌인 덕분에 히트박스가 1s 오비탈처럼 센터서클에 기하학적으로 깨끗하게 집중되어 있다. 이날 프레드는 알제리전에서의 '''박주영'''에 비견될 만한 병맛나는 존재감을 자랑했다. 이 덕에 한국에선 농담 삼아 말하던 '''프주영'''이 프레드의 공인 별명으로 굳어져버렸다.[16] 브라질 내에서도 가장 심하게 혹평을 받은 선수로, 공만 잡으면 관중석에서 야유가 들려왔으며 심지어 윌리안과 교체되어 들어갈 때도 거센 야유가 쏟아졌다. 헐크라고 나을 게 없어서, 개인기로 무리하게 개인 돌파만 시도하다가 독일의 윙백들에게 영혼까지 털렸다.
이런 상황에선 미드필더 라인에서 대등한 싸움을 해도 독일의 골문을 위협할까 말까인데, 페르난지뉴와 오스카르 그리고 루이스 구스타부의 미드필더 라인은 슈바인슈타이거와 케디라를 몸빵으로 세운 독일의 가공할 만한 미드필더 라인에 그야말로 힘 한 번 못 써보고 밀려났다. 미드필더 힘싸움에서 밀리자 브라질은 세밀한 공격작업을 못하고 아득바득 볼 키핑을 해서 하프 라인을 넘으면 단순하게 전방 공격수를 향해 내질러주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의 활동반경이 스위퍼 수준이었기 때문에 브라질이 경기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공격 루트가 완전히 막혀 버렸다.
이렇듯 공격이 안 되면 하다 못해 수비라도 열심히 해야 하는데, 수비수들이 공격을 하는 상황이 나와 버리니 수비도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코너킥 상황에서 브라질의 수비진이 완전히 놓친 뮐러의 선취점으로 브라질의 수비 라인은 무너졌고, 2번째 골부터는 공황장애라도 온 듯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초반부터 마르셀루의 오버래핑이 위태위태하더니 브라질의 양쪽 수비 라인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또한 다비드 루이스는 8강전에서 골맛을 봤기 때문인지 수비수의 본분을 망각하고 최전방까지 활발하게 올라가면서 얘가 수비수인지 공격수인지 분간을 못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결장한 시우바를 대신해서 주장 완장까지 차고 있었는데, 이 상황에서 공황 상태가 되어버리니 팀이 덩달아 무너지는 것은 어찌보면 예견된 일이었다.
수비 라인을 전체적으로 조율해야 할 단테는 월드컵이라는 빅매치에 처음 나온 탓인지 어리버리한 모습을 보이면서 말 그대로 영혼까지 털리는 경험을 하였다. 마이콘은 오버래핑하는 루이스 자리를 채우느라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를 조율해야 할 시우바는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으니, 결국 이렇게 참담한 결과가 나오고 만 것이다. 다비드 루이스의 단점을 시우바가 잘 메꿔주고 있었으나 시우바가 결장하자마자 일이 터져버린 것이다.
뮐러의 골이야 백 번 봐줘서 실수라고 쳐도[17] , 두 번째 골부터는 치아구 시우바 없이는 조율이 전혀 안 되는 모습이었다. 클로제의 골은 페널티 박스 근처에 브라질 수비수가 6명이나 있었지만 밀착수비는 커녕 공격수와 골대 사이가 텅 비어 있었고, 줄리우 세자르가 막아낸 첫 번째 슈팅을 걷어내러 가는 선수도 없었다. 토니 크로스의 두 골은...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케디라의 골은 외질에게 준 패스가 오프사이드로 보이긴 했으나 아무도 이의 제기조차 안 했을 정도로 브라질 수비수들의 멘탈이 완전히 박살나버린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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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골 상황.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브라질의 수비는 독일의 공격진들에게 뒷공간을 계속 내줬다. 당연히 클로제와 뮐러는 이 뒷공간을 신나게 털어먹었고 수비 조직력은 일거에 무너졌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다비드 루이스와 마르셀루의 무리한 오버래핑으로 수비 라인 자체가 무너져 버려 독일의 공격진들은 브라질 진영을 완벽하게 휘젓기 시작했다.
4.2.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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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미드필더진과 수비 라인의 간격을 좁게 유지하면서 브라질의 볼 배급을 하프라인부터 원천 차단했는데 사미 케디라와 토니 크로스는 브라질의 미드필더진과의 힘싸움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였고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는 수비 라인 바로 위에 위치하면서 브라질의 공격시도를 전부 씹어먹었다. 특히 케디라는 평소에 활약을 해도 눈에 띄지 않는 편인데 이번 경기에서는 어마어마한 활동량과 피지컬을 과시하면서 브라질의 중원을 박살냈고 최전방까지 올라가서 공격을 하는 모습도 보이며 급기야는 골까지 넣었다.
또한 클로제는 36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하프라인 이후부터 전방까지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브라질 수비의 혼을 빼놓았고, 필립 람은 본래 자리인 오른쪽 풀백으로 돌아가더니 리미터라도 해제한 듯 브라질의 날개를 초토화시키면서 경기장을 휘젓고 다녔으며 2어시스트로 자신이 세계 최고의 풀백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토마스 뮐러 역시 클로제와 더불어 브라질의 수비진을 농락하며 초반 브라질을 무너뜨리는 데 앞장섰다.
4.3. 종합
브라질 축구는 개인기를 예술로까지 승화시킨 축구로 많이들 알려져 있지만, 개인기뿐만이 아니라 역대 브라질 선수들의 피지컬 능력과 조직력 또한 세계정상급이다. 호마리우나 호나우두의 경기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개인기로 수비수를 농락하는 모습 못지않게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은 수비진을 압도적인 스피드와 피지컬로 한순간에 뭉개버리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날 브라질의 공격진들은 람을 제외하면 '''평균''' 키가 190에 달하는 독일 수비수들의 압도적인 피지컬에 대항하지 못해 제대로 된 공중볼 다툼 하나 하지 못하는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부상으로 결장한 네이마르의 부재가 아쉬웠다고 하지만, 네이마르가 나왔어도 피지컬적인 경합이나 제공권 측면에서도 여전히 밀렸을 것이다.
물론, 그나마 키가 작은 람을 상대로는 선전했느냐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다. 람은 경기 내내 미친듯한 수비력과 윙어 뺨치는 공격력으로 브라질의 왼쪽 라인을 아예 없애버리다시피 하는 괴물같은 활약을 펼쳤다. 역시 축구는 '''체력과 조직력의 바탕 위에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스포츠'''라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경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런 대패를 '''거의 1세기 만에''' 당해 보는 브라질의 감독과 코치진은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3번째 골을 먹었을 때 수비 라인을 정비하고 전술적인 움직임을 지시해 줬어야 할 스콜라리 감독은 전반 내내 어떠한 상황변화도 시도하지 않은 채 망연자실해서 그대로 경기를 포기했다.
종합적으로 보자면 두터운 장갑과 화력을 앞세운 최신 기술력의, 독일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상대하기에 브라질이라는 전차는 과거의 화력과 장갑 모두 너무나도 도태되어 있었다. 브라질이 요즘 시대에 WM 포메이션을 쓰고있는 것도 아닌데 도태되었다는 표현이 어울리지는 않지만 불과 십수년 전 브라질의 수비진과 공격진은 가히 세계 최강이었다. 그에 비해서 이번 대표팀은...
이 경기를 통해 브라질은 1975년 對칠레전 이래로 39년간 이어온 홈 무패 행진을 62경기(43승 19무)에서 마감하는 것은 물론 80년만에 한 경기에서 7실점을 허용하면서 1920년 우루과이에게 당한 0:6 패배 이후 거의 한 세기가 지난 94년만에 대표팀 역사상 최다 점수차 패배 타이 기록을 세우고 말았다. 역대 월드컵 개최국 중 가장 많은 골 차이로 당한 패배이자 월드컵 사상 4강전에서 한 팀이 가장 많은 골을 넣은 경기로 기록된 건 덤. 심지어 스페인의 그 1:5 굴욕마저 이 브라질의 대패로 인하여 완전히 묻혀버리고 말았다.
스페인은 당시 주축 멤버인 후안 카프데빌라, 카를레스 푸욜의 은퇴[18] , 차비 에르난데스와 사비 알론소,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 핵심 중원들의 기량 하락 및 노쇠화와 스페인의 전술인 티키타카의 파훼법이 나타났음을 핑계로 댈 수 있을지 몰라도[19] 브라질은 안방에서, 그것도 4강전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으니 가히 역대 월드컵을 통틀어서도 가장 처참한 경기라 할만 했다.
'''전반전 다섯 골, 후반전 두 골을 실점'''한 것은 1954 스위스 월드컵에서 스위스가 오스트리아에게 5:7로 진 후 60년만에 나온 기록이자 동시에 브라질 팀이 기록한 월드컵 역사상 최다 실점이다.(이전 브라질의 월드컵 최다 실점은 5점) 게다가 이전 기록과 비교해 보면 더더욱 비참한 게, 1938년 월드컵에서 브라질은 폴란드에게 5골을 먹고도 연장 접전 끝에 6골 넣어 어쨌든 이겼고, 1954년 월드컵의 스위스는 전반 초반까지 3:0으로 앞서다가 역전당한 것이다.
독일과 브라질은 이로서 월드컵에서만 1승 1패씩을 주고 받은 셈인데, 독일 입장에서는 2002년 월드컵 결승전 때의 무득점 패배를 말로 주고 거기에 이자까지 듬뿍 쳐서 넘치도록 갚아준 셈이 된 것이다. 사실은 정산을 제대로 한 거다(?).
이외에도 경기 이전까지 월드컵 누적 득점2위(216골) 자리였던 독일은, 경기 후 1위(223골)의 자리에 올랐다. 문제는 '''종전 1위가 바로 상대편인 브라질'''. 브라질은 시합 전까지는 220골로 1위를 고수하고 있었으나, 경기 후 221골로 2위로 내려앉았다. 물론 4년 뒤에는 카잔의 기적으로 인해 간접으로 덕을 봤는지 229골로 다시 1위를 되찾았지만.....
한편 이런 비극은 또 2년 뒤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도 영향을 크게 미칠 수밖에 없다. A매치 대표팀보다 어린 선수들에게 오늘의 사태와 비교하여 이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면서 벼랑 끝으로 내몬다면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축구의 메달이 금메달일 것이라는 장담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복지 예산을 대폭 줄여 그 돈을 월드컵에 쏟아붓고, 군부대를 동원해 빈민을 쫓아내고 이들의 피눈물이 서린 판자촌 터에 경기장을 지으면서까지[20] 매달린 엄청난 국가적 대행사의 결과가 이 모양 이 꼴이 돼버렸으니 여당인 노동자당은 다가오는 10월 선거에서 참패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되어버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카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심각한 적자까지 예상되는 것은 덤. 결국 얼마 못 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페트로브라스 게이트의 여파로 탄핵당하면서 여당의 걱정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5. 기록
경기 결과를 통해 수많은 기록이 탄생되었고, 브라질은 문자 그대로 '''국치일'''을 맞이했다.
- 월드컵 경기로서
- 경기 시작 후 최단 시간 팀 5득점(독일, 29분)
- 종전 기록(30분): 유고슬라비아 9-0 자이르, 1974 서독 월드컵 조별 리그 2조 3경기
- 팀 최단 시간 4득점(독일, 6분, 23분~29분)
- 종전 기록(7분): 오스트리아 7-5 스위스, 1954 스위스 월드컵 8강 4경기, 25분~32분.
- 개인 최단 시간 2득점(토니 크로스, 69초)
- 개인 통산 최다 골 기록 경신(호나우두 15골→ 미로슬라프 클로제 15+1=16골)
- 팀 통산 월드컵 최다 골 기록 경신(브라질 220+1=221골→ 독일 216+7=223골)
- 경기 시작 후 최단 시간 팀 5득점(독일, 29분)
- 독일 대표팀 통산 2000호 골 달성(토마스 뮐러)
- 역대 최다 8번째 결승 진출
- 월드컵 4강전 경기로서
- 최다 점수 차 경기(6점) 및 팀 최다 득점 경기(독일, 7점)
- 종전 기록 - 1950 브라질 월드컵 포함
- 브라질 7-1 스웨덴, 1950 브라질 월드컵 결승 리그 1경기
- 종전 기록 - 토너먼트제 한정
- 아르헨티나 6-1 미국, 1930 우루과이 월드컵 4강 1경기
- 우루과이 6-1 유고슬라비아, 1930 우루과이 월드컵 4강 2경기
- 서독 6-1 오스트리아, 1954 스위스 월드컵 4강 2경기
- 월드컵 개최국의 경기로서
- 최다 실점 타이(7점)
- 종전 기록: 스위스 5-7 오스트리아, 1954 스위스 월드컵 8강 4경기
- 최다 점수차 패배(6점)
- 종전 기록(3점)
- 멕시코 1-4 이탈리아, 1970 멕시코 월드컵 8강
- 남아공 0-3 우루과이, 2010 남아공 월드컵 조별 리그 A조 3경기
- 브라질 팀의 A매치 경기로서
- 최다 점수차 패배 타이(6점)
- 종전 기록: 브라질 0-6 우루과이, 1920년 남미 선수권 대회
- 월드컵 최다 점수차 패배(6점)
- 종전 기록(3점): 브라질 0-3 프랑스, 1998 프랑스 월드컵 결승전
- 월드컵 최다 실점(7점)
- 종전 기록(5점): 브라질 6-5 폴란드, 1938 프랑스 월드컵 1라운드
- 홈 무패 행진 마감(1975년 이후 62경기만에)
- 미네이랑 경기장으로서
- 독일 팀만 한 경기장에서 17골 득점
기록에는 제외되었으나, 브라질이 A매치 경기에서 7골을 내준 것도 1934년 유고슬라비아전(4:8)에 이어 무려 80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다만, 이 당시의 브라질은 2010년대 현재의 벨기에, 콜롬비아, 멕시코 정도의 수준으로써 국제대회 우승권과는 거리가 있는 팀이었다. 이미 강호가 된 지금의 브라질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6. 원인
6.1. 셀레상의 패인
6.1.1. 자국 정부와 국민들의 지나치게 가혹한 압박
브라질 선수들은 독일 선수 11명이 아니라 '''6만 명''', 그것도 상대팀 응원단이 아닌 '''자국 정부와 자국민들'''과 싸우고 있었다. 홈 팀인데 홈 어드밴티지는 고사하고, 원정팀만도 못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진행했고, 결국 선수들에게 심리적으로 악영향을 끼쳤다.
단적으로 얘기해서 위 경기 영상중 매치데이 라이브 풀버전을 보면 경기 초반에 양 국가의 국가제창이 나오는데 브라질 국가가 연주될때 미네이랑 경기장 안의 6만명이 일제히 브라질 국가를 목청껏 제창할때 엄청난 위압감을 보여주었다. 사실 이 위압적인 홈 응원이 이 준결승 전에서만 나온 것이 아니라 크로아티아와의 개막전도, 멕시코와 카메룬과의 경기에서도, 칠레와의 16강전과 콜롬비아와의 8강전에도 브라질이 이때까지 치렀던 5경기 내내 경기장안의 관중들은 99.9% 노랗게 물들여지고 브라질을 광적으로 응원해왔다. 이것이 결국 선수들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되었던 것이다. 서포터들뿐만 아니라 앞서 얘기했듯 이번 대회는 마라카낭의 비극을 이기기 위한 대회, '''이번에 우승 못 하면 가만 두지 않을 것'''이라고 국민들이 사실상 브라질 전역에서 협박이나 하고 있었으니 이렇게 무너지게 되었다. 독일한테 지고 나서 아직도 브라질 서포터들은 정신을 못 차렸는지 네덜란드랑 3/4위전에서도 어떻게든 마지막 경기는 이기라고 지금까지와 똑같이 광적으로 브라질에게 협박과 다름없는 야유를 퍼부었다. 결국 네덜란드에게도 3:0으로 완패를 하며 브라질을 박살내는 데 일조를 하였다.
원래 남미 사람들이 잉글랜드/이탈리아와 함께 축구 응원을 광적으로 하는 걸로 유명하지만, '''이번 대회에 출전한 남미 6팀 중 브라질이 가장 심각했다.''' 인근 지역이라서 브라질까지 원정 응원 온 아르헨티나 응원단은 매 경기마다 경기장이 하늘-하얀색으로 뒤덮였지만 선수들에게 심리적인 부담은 주지 않았고, 콜롬비아와 칠레도 이 정도로 광적인 응원을 하진 않았다. 우루과이는 마라카낭의 비극 당사자라서 똑같이 브라질과 사이가 안 좋은 아르헨티나와 달리 원정 응원보다 브라질 관중들에게 많은 야유와 상대팀 응원을 받아서 응원조차 제대로 못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1934년에 이탈리아가 '''이탈리아를 위해 죽어라'''라고 외치다가 이탈리아가 선취점을 상대에게 내주면 '''역전골을 넣을때까지 죽어라 만 외치거나''', 1978년에 아르헨티나도 아르헨티나의 매 경기들이 두루마리 휴지를 들고 아르젠티나~ 를 연호해 광적으로 응원해었다. 이땐 서포터들이 광적으로 응원해도 어차피 경기 결과를 알고있을 선수들과 정부에겐 그냥 상대방을 더욱 확실히 제압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당연히 브라질은 이런 사기극을 안 했으니 선수들이 부담을 느낀 것이다.
애초에 브라질 축구팬들은 무슨 경기가 나오든, 심지어는 브라질과 관계없는 경기조차도 재미없거나 맘에 안 드는 경기 운영이 나오면 그 즉시 야유를 퍼붓는 성향이 있었다.[21] 한 마디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화려하고 화끈하고 재미있는 공격 축구를 하면 열광적으로 환호해주는데 반해, 그와 반대로 지루하고 수비적인 축구를 하면 그 즉시 비난과 야유 세례를 퍼부었다. 자국 축구 국가대표팀마저 이러한 야유의 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으며, 심지어는 우승, 준우승이라는 어지간한 국가는 범접할 수 없는 성적을 달성한 1994 FIFA 월드컵 미국, 1998 FIFA 월드컵 프랑스 당시에도 좋은 성적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잘했다고 칭찬해주기는커녕 오히려 브라질 대표팀이 지나치게 지루한 경기를 펼쳤다는 이유로 혹평과 야유를 보냈다. 그나마 1994년에는 아일톤 세나의 사망사고가 있었고 우승했으니까 혹평과 야유는 1998년 보다는 '''약하게 한 거고''' 1998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에게 0:3으로 진 것에 대해서는 아예 '''청문회'''까지 열었을 정도였다. 현대 축구는 플레이메이커나 판타지스타가 존재하던 과거와는 달리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으며, 무엇보다 브라질 축구계의 공격수 인재풀도 예전 같지 않은 등 시대가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화려하고 화끈한 공격축구로 우승할 것'''을 요구하는 브라질 국민들의 요구는 감독과 선수들에게 심리적으로 엄청난 중압감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국민들이 더욱 더 높은 목표를 갈망한 것은 월드컵 개최 자체가 엄청난 국가의 부담과 분열을 야기했기 때문이다. 개막 직전까지 브라질 전역에서는 브라질 월드컵 개최 반대 시위가 일어날 정도였다. 이렇게 된 이상 찍 소리 못할 정도로 우월한 경기내용으로, 우승이라는 결과까지도 완벽하게 쟁취해야 한다는 보상심리가 작용한 것이다.[22]
따라서 브라질 정부도 국민들의 여론을 전혀 통제하지 않았다. 오히려 개최에 대한 불만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마라카낭의 비극이라는 초대형 비극을 언급하면서 분위기를 더욱 채찍질했다. 조 추첨식에 마라카낭의 비극의 주역인 우루과이의 알시데스 기지아를 초청하면서까지 자국에서 개최하는 월드컵에서 반드시 우승한다는 것을 못 박아 놓으면서 이번에 반드시 마라카낭의 비극을 극복한다는 식으로 프로파간다를 해 나갔던 것. 월드컵 캐치프레이즈에서조차 다른 나라들은 "진격해라, 명예롭게"와 같은 흔히 볼 수 있는 상투적인 격려의 문구들이었지만, 브라질 정부는 노골적으로 "마라카낭의 비극 극복과 6번째 대관식"을 강조했다.[23]
덕분에 국가 전체적으로 '''"이번 월드컵은 홈에서 뛰니까 브라질 대표팀이 당연히 우승, 우승 못 하면 마라카낭 당시처럼 역적."''''식으로 부담과 협박을 동시에 가하는 꼴이었던 것이다. 참고로, 마라카낭의 비극 당사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당시 선수들의 심리는 거의 콜로세움에 들어가기 직전의 로마 검투사들의 상태와 같았으며, 그 사건 이후 사실상 국가대표팀에서 영구추방을 당한 그들은 평생 동안 쏟아지는 비난과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고통스럽게 살아야만 했었다. 마라카낭의 비극 당시 브라질 대표팀의 골키퍼였던 모아시르 바르보자 나시멘투 문서를 보면 그들이 받았던 고통을 조금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라카낭 전에서 뛰었던 자국 선수들이 어떤 비참한 말로에 빠졌는지 브라질 대표팀 또한 모를 리가 없었으니 자신들도 홈에서 우승 못 하면 그런 꼴이 될 거라는 공포에 시달리게 된 것은 당연지사였다.
실제로 칠레와의 16강전에서 피말리는 승부차기가 끝난 이후, 브라질 선수들은 울음을 터트리면서 중압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결승까지 7경기이므로, 브라질이 우승한다는 가정 하에서 보면 정확히 절반 지점까지 왔을 뿐인데, 이미 선수들의 심리 상태가 저 지경까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결국, '''대회 중간에 정신과 의사까지 초청해서 상담을 받아야만 했다.''' 16강전과 8강전, 4강전의 브라질 대표팀의 모습을 비교해 보면, 갈수록 극단적 파상공세를 취하는 쪽으로 전술이 바뀌어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승리만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화끈하고 격렬한 경기 내용까지 요구하는 광적인 브라질 팬에 둘러싸인 상황 속에서 선수들은 강박적으로 공격적인 움직임을 취하게 된 것이다.
사실 1994년 미국 월드컵 때도 그런 분위기가 컸지만, 그때는 둥가라는 브라질 역사상 가장 위대한 주장이자 실리주의자가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모든 비난을 감내하고 내부를 다스렸고, 사적으로는 둥가와 원수 지간이나 다름없었던 베베토조차 '''"나도 둥가 그 망할 놈과는 상종하기 싫다. 허나 이번엔 그 놈의 말이 다 맞고 우리는 모두 그 놈을 따라야 한다."'''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며 팀 분위기를 다잡아주었지만, 이번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에는 그 정도의 발언권 있는 정신적 지주 하나 없었다. 그나마 치아구 시우바가 어떻게든 분위기를 추스르는 한편 팀을 리드하고 네이마르가 에이스 역할을 하며 분투하고 있었으나, 하필 바로 직전 경기에 각각 경고 누적을 당하고 부상을 입어 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으니... 더욱이 자국인 브라질에서 하는 월드컵이었으니 홈팬들의 지나친 요구와 야유는 선수들에게 대단히 생생하게... 그것도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있었다.
더군다나 은퇴한 선배 축구선수들도 이러한 브라질 대표팀이 경기 하나를 마칠 때마다 "잘 했다", "수고했다"는 식으로 격려하고 응원해주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그 경기에 대해 너무 가혹할 정도로 혹평을 퍼부었다. 온갖 무리수와 반대를 뚫고 강행한 월드컵 개최였기 때문에 브라질 정치권에서조차 우승 외에는 사실상 정치적 활로가 없는 상태였기에 온갖 높으신 분들의 입김에 허구한 날 국가대표팀을 쪼아댈 수밖에 없었던 것.
독일전을 앞두고서는 이러한 심리적 압박이 덜어지기는커녕 설상가상으로 더욱 심해지기만 했다. 맞은 편 대진에서는 절대 지고 싶지 않은 라이벌인 아르헨티나가 브라질의 희망과 달리 광탈하지 않고 4강까지 올라던 것이다. 만에 하나, 브라질이 4강에서 탈락하고 아르헨티나가 결승까지 진출한 뒤 더 나아가 우승까지 거둔다면 바로 옆 나라 아르헨티나인들은 브라질 땅에서 브라질인을 조롱하는 것은 물론이고, 두고두고 이를 가지고 놀려댈 것이 불을 보듯 뻔했다.[24]
게다가 네이마르가 8강전에서 부상을 당해서 출장이 불가능해진 것도 단순히 전력상의 손실 이상의 과도한 정신적인 부담을 불러왔다. 국민들이 '''네이마르를 봐서라도 이기자'''며 더더욱 가열차게 대표팀 선수들을 압박했던 것이다.
이렇게 2중 3중 4중 5중으로 선수들을 정신병 직전까지 갈궈댄 결과, 독일전에서 선제골을 허용하자마자 브라질 대표팀은 그야말로 와르르 멘탈붕괴를 일으키고 말았다. 더욱 가혹한 사실은 이번 경기에서도 브라질이 3점차, 4점차로 몰리자 브라질 관중들은 이러한 브라질 선수들을 끝까지 응원하고 격려하기보다는 오히려 독일의 골에 박수 갈채를 보낼 정도였고, 경기가 끝난 이후 통곡하는 브라질 선수들을 가장 격려했던 사람들은 바로 독일 선수들과 임원진이었다는 것이다. 굳이 프로까지가 아니더라도 아마추어 축구 수준에서만 생각해도 점수차가 벌어질 때 멘탈 관리가 엄청나게 힘들다는 것쯤은 축구를 해본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다. 특히나 수비수의 경우 실책 하나가 실점으로 연결되는 상황이라 가뜩이나 집중해야 되는 상황 속에서 아무리 국가대표라고 해도 홈 관중이 경기장 전체에서 야유를 보내고 있는데 그걸 과연 제대로 견뎌내는 수비수가 어디 있단 말인가? 이 정도까지 왔다면 더 이상 홈 어드밴티지가 아니라 '''홈의 저주'''나 다를 바가 없었다.[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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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구 시우바를 대신해 주장을 맡았던 다비드 루이스의 눈물의 인터뷰. 월드컵 개최를 두고 빚어졌던 브라질 국내의 극심한 정치적, 사회적 갈등을 선수들도 깊이 의식하면서 경기에 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브라질 공화국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 정말 국민 모두가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최근 브라질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을 제외하더라도) 최소한 축구에서만큼은 온 나라가 웃는 것이 저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들 알 것이라 생각합니다.''' 독일은 우리보다 준비가 잘 되었고, 정말 경기를 잘 풀어 나갔습니다. 6분 만에 4골을 내 준 것은 슬프고...인생에 많은 교훈을 주었습니다. - 당시 주전 센터백이자 임시 주장이였던 다비드 루이스
다비드 루이스는 수비수이면서 자꾸 공격적인 포지션을 취하다가 벌인 삽질이 결정적으로 수비를 붕괴시켰다는 혹평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소속 팀에서는 이 정도로까지 무리하게 공격작업에 가담하는 선수가 아니다. 이는 브라질 대표팀의 퍼포먼스가 생각보다 저조했음을, 그리고 브라질 정부와 홈팬들의 압박이 상당히 심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해주는 정황이다.[26]
6.1.2. 선수들의 전선이탈
네이마르는 8강전에서 후안 카밀로 수니가의 살인 니킥을 당해 척추 부상으로 아웃당했고, 그나마 브라질의 정신적 지주로 남아 있었던 치아구 시우바마저 쓸데없는 골키퍼 차징으로 인한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상황. 문제는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이 이후의 크랙 역할을 어이없게도 '''최후방 수비수인 다비드 루이스'''에게 대신 맡겼으며, 그 다비드 루이스가 골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바람에 본연의 임무인 최후방 수비를 하지 않고 상대방 진영 골대까지 공을 몰고 가는 등 기본적인 전술전략 자체가 모조리 망가졌다. 독일은 그렇게 크게 뚫려버린 브라질 수비 라인의 구멍을 적절히 활용하였으며, 그렇게 대승을 거두며 브라질에게 기록적인 대패를 안겨주었다. 물론 상위 문단에서 보면 알겠지만, 다비드 루이스의 오버래핑은 미친 척을 해서라도 본인이 주장으로서 뭔가를 하고자했기 때문에 나온 행동이었다. 본인의 역량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이었던 셈. 이 경기에서는 이미 실점을 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다비드 루이스가 수비를 재정비한다고 해도 경기를 마음놓고 뒤집을 수는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자.
그 후 3/4위전에서라도 정신을 차렸으면 평가가 조금은 달라질 수도 있었겠지만, 다비드 루이스는 그 3/4위전에서마저 본연의 임무인 수비를 망각한 채 역시 골에만 광적으로 집착하는 행동을 보였고,[27] 결국 0-3으로 완패당하며 네덜란드에게 3위 자리를 거의 퍼주다시피 선물했다. 그 결과 다비드 루이스는 '''2014년 FIFA 월드컵 최악의 선수로 선정'''되는 굴욕까지 겪고 말았다. 물론 삽질이 있었다고는 해도 월드컵 경기 내내 그가 보여준 태도와 팀에 대한 기여도, 그리고 경기 내외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가혹한 평가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6.1.3. 세대교체의 실패와 빈약한 공격력
호나우두 & 히바우두 세대 다음으로 브라질에서 스트라이커를 맡아줄 자원으로는 아드리아누, 파투, 호비뉴, 디에고 코스타 등을 꼽을 수 있었다. 그러나 파투는 밀란 시절 후반부터 성장이 일찍 멈췄으며, 연이은 부상으로 기량이 하락하고 있었다. 아드리아누는 정신적인 방황으로 2006년부터 완전히 몰락하였고[28] , 호비뉴 역시 레알 시절 후반부터 성장이 일찍 멈추고 기량이 하락하였다. 최후의 카드였던 디에고 코스타는 스콜라리가 이상하리만큼 발탁하지 않는 홀대로 인해 스페인으로 귀화해 버렸다.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선수들이라고 나을 게 없어서 최전방의 프레드와 조, 측면의 헐크 등은 제 몫을 전혀 해주지 못했다.
프레드는 조별예선 카메룬전에서 1골을 넣은 게 전부였고, 헐크는 4강까지 단 1골도 기록하지 못한 것도 모자라 16강 칠레전에서는 승부차기까지 실축했다. 프레드는 월드컵을 시작하기 전부터 부상으로 2013 시즌을 9경기밖에 치르지 못했을 정도로 폼이 상당히 떨어져 있었고, 그 결과 브라질 국가대표팀 사상 최초로 '''4강까지 1골밖에 못 넣은 9번'''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썼다.[29] 헐크는 한 술 더 떠 러시아에서 정체된 어정쩡해진 선수일 뿐이다. 또 서브 공격수인 조는 2013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서 대활약했고 2013년 남미 올해의 팀에 뽑히기도 하는 등 전년에는 폼이 훌륭했지만, 이 대회에서는 어찌 된 일인지 성인대표팀에 낀 청소년대표 수준의 기량밖에 보여주지 못해 대체 어떻게 발탁되었는지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이렇듯 최전방 공격수들이 부진하자 공격 포인트가 네이마르에게 지나치게 집중되었고, 당연히 상대팀은 모든 수비와 견제의 초점을 네이마르에게 맞추었다. 이것은 결국 8강전에서 네이마르가 수니가에게 견제받으며 부상으로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했고, 브라질은 이빨 빠진 호랑이로 전락하였다. 똑같이 공격에서 원맨팀으로 캐리하던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는 토너먼트 이후 골은 침묵했지만 그래도 마지막 경기까지 피치 위에서 상대 수비수를 끌고 다녔고, 메시를 받치던 곤살로 이과인, 앙헬 디마리아, 세르히오 아궤로, 에세키엘 라베시는 '''최소한 프레드, 조, 헐크보단 훨씬 존재감이 있었고, 디마리아와 이과인은 골도 넣었다.''' 각각 16강과 8강에서 골을 기록했는데 둘 다 결승골이었다.[30]
6.1.4. 베테랑 선수들과 정신적 지주의 부재
팀에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존재는 선수 간의 결속을 굳게 하여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준다. 산전수전 다 겪어본 베테랑의 경험은 어리고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에게 큰 힘으로 작용한다. 1950년의 그 경기에서도 홈 팬들의 압도적 응원 열기와 선제골까지 내준 그 어려운 상황에서 우루과이가 역전우승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당시 우루과이 대표팀의 주장 옵둘리오 바렐라가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아주었던 것이 주효했다.
그러나 이번 브라질 국가대표팀의 에이스인 네이마르의 나이는 겨우 22살이었으며, 팀의 구심점이 되기에는 경험이 너무나도 부족했다. 8강전까지는 30살의 주장 치아구 시우바가 이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주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8강전 경고 누적으로 치아구 시우바가 결장하게 되자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치아구 시우바가 빠지자 팀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주는 캡틴이 없어진 것이다. 위에 서술한 선수들의 멘탈 문제도 치아구 시우바가 있었기에 그나마 어떻게 어떻게 버티고 있었다. 역으로 치아구 시우바라는 걸출한 캡틴이 있었음에도 심리 치료가 필요했다는 것은 정말로 이 당시 브라질 선수들의 멘탈은 박살나기 일보 직전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자 '''1:0이 되는 순간부터 전술한 대로 주장 다비드 루이스부터 공격욕심에 정신줄을 놓더니''' 그 이후부터 허리부터 붕괴되어 말 그대로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경기 전에도 '네이마르가 빠지는 것보다 시우바가 빠지는 게 더 문제가 될 수 있다'라는 예측을 한 축구인들이 많았는데 이 우려는 경기가 펼쳐지자 그대로 현실이 됐다.
이렇게 된다면 줄리우 세자르, 프레드, 마이콘 같은 팀 내 베테랑급 선수들이라도 선수들을 다독이면서 구심점의 역할을 했어야 하는데[31] 그들조차도 선수생활 동안 겪어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경험하지 않을 정도로 털리다 보니 선수들을 제대로 다독이지 못했다. 특히 2006년 독일 월드컵에도 출전했던 프레드는...
그나마 마이콘이 오버래핑에 눈이 먼 루이스와 마르셀루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수비에 주력하고 센터백 자리까지 커버하는 등 최선을 다하기는 했고, 줄리우 세자르가 탈탈 털리는 와중에도 정신줄 잡고 몇 차례 슈퍼세이브를 해낸 덕에 '''그나마''' 7실점으로 그쳤지만 이 정도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만약 카카나 호나우지뉴가 대표팀에 합류했더라면 가정에 불과할지 몰라도 1:7이라는 엄청난 대패까지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8강에서 패배를 당해서 탈락하고 청문회에까지 불려간 그들은 조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패한다면 어떤 사태가 일어날지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다. 호나우지뉴나 카카는 수차례 언론을 통해 팀에 헌신하겠다라는 뜻을 보였으나, '''스콜라리 감독은 둘 다 국대에 승선시키지 않았다'''[32] .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브라질의 모습은 단순히 어린 에이스, 실력이 좋은 선수뿐만 아니라 정신적 지주가 될 만한 선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가 됐다.
아니면 최소한 마이콘에게 주장 완장을 쥐어주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차라리 마이콘이 주장 완장을 차고 선수들을 조율하는 게 그나마 경기를 운영하기에 나았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6.1.5. 포지션에 맞지 않는 돌출행동
다비드 루이스의 경우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공격에만 집착해서 자기 자리를 비워두는 어이없는 행보를 경기 내내 보여줬다. 그 결과 수비의 축이 무너지면서 단 6분 만에 4골이나 헌납하는 어이없는 상황을 연출하고야 말았다. 안 그래도 월드컵 개막전부터 수비수들의 경험 문제와 백업 자원의 부실함이 걱정되었던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이었는데, 다비드 루이스가 이렇게 공격에만 집착한 탓에 수비의 축이 완전히 붕괴되고 말았다. 다만, 다비드 루이스는 그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는 평도 있는지라... 왜인지는 위에서 나온 다비드 루이스의 경기 후 인터뷰와 다비드 루이스에 대한 평가를 읽어보자.
결국 독일 선수들은 거의 허허벌판을 달리는 지경에 이르렀고 골 넣자마자 또 골을 넣는 등, 그것도 4번 연속 이런 일이 벌어지는 등 브라질은 전반전에 이미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거기에 왼쪽 윙백인 마르셀루마저 과도한 오버래핑으로 공격진영에 나가 있으니, 브라질의 수비진은 사실상 2명이 퇴장당한 채 경기를 치르고 있던 것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사실, 아무리 에이스 네이마르가 엔트리에서 빠졌다고 해도 다비드 루이스와 마르셀루가 조금만 정신을 차리고 수비에만 전념했더라면 패배하더라도 '''6분 만에 4골을 실점하는 한마디로 어이가 집을 나간 상황'''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최소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는 네덜란드전에서 수비에만 전념해서 끈질긴 추적 끝에 무실점으로 막아내기까지 하는 등 다비드 루이스보다 모든 면에서 훌륭했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브라질이 속절없이 골을 내줄 때 '''"이 장면들을 볼 때 네이마르가 문제가 아니군요!"'''라며 시우바의 부재가 더 크다고 지적했고, 마스체라노의 활약에 대해서는 '''골을 넣은 것과 똑같은 활약'''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도 다비드 루이스는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에서 최악의 선수로 뽑혔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술된 빈약한 공격력과 무관하지 않으며, 속된 말로 '''"오죽 공격진이 답답하면 수비수가 직접 공격을 하려고 했을까?", "공격진이 골 잘 넣고 공격을 잘 했으면 다비드 루이스와 마르셀루가 자리를 비우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고, 수비에 전념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공격이 안 되면 10백을 하면 되지라면서 철벽 수비로 일관한 후 승부차기로 가는 게 더 나은 전략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33]
그러나 이 점은 위의 선수들의 압박감 항목에서도 서술했듯 선수들만 일방적으로 탓할 수 없는 것이 한 마디로 '''"화끈한 축구"'''를 바라는 자국 국민들과 '''"브라질 축구의 긍지"''' 운운하는 전직 스타들의 보이지 않는 압박이 이런 플레이를 유발하게 했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브라질 축구는 태생적으로 이탈리아 축구 대표팀의 전매특허인 카테나치오와 같은 즉 수비를 두텁게 해 역습을 노리는 '''선수비 후역습'''이 아닌 강력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대량득점을 노리는 '''닥치고 공격'''으로 설명되는 극단적인 공격 위주의 축구를 펼치는 까닭에 심지어 수비수에게 조차 공격성향의 축구 DNA가 새겨진 탓도 있을 것이다. 깊게 생각해 볼 것 없이 브라질이 낳은 세계적인 네임밸류의 축구스타들의 이름들을 보면 브라질 축구스타들의 상당수는 공격수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34] 이런 요소들이 경기상황과 맞물려 선수들로 하여금 닥공으로 나가게 한 원인이 된 것일 수도 있는 일이다. 그리고 이것이 셀레상이 알비 셀레스테만 못한 일면이다. 알비 셀레스테는 유사시에는 침대축구로 돌변하기도 하지만 셀레상에게 침대축구란 없다.[35][36]
또한 스콜라리 감독의 용병술이 실패했다고 보는 주장도 있다. 다비드 루이스는 이전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된 전적도 많았고, 실력도 좋았던 만큼, 미드로 올라가는 성향이 강하다. 마르셀루는 윙어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자주 올라가고,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이런 식의 오버랩핑으로 팀 공격에 기여도가 높은 편이다. 이런 두 선수의 성향을 생각하지 않고, 이 둘이 올라가고 나서의 일을 대비하지 않을 전술적인 패착도 분명이 작용했을 것이다.
6.2. 디 만샤프트의 승리 요인
독일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8강 탈락 이후 세대 교체에 성공하면서 지난 3번의 월드컵에서 모두 3위 이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운좋은 대진과 올리버 칸이라는 전설적인 골키퍼빨로 결승전으로 올라갔다는 평가가 많지만,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는 안정된 전력으로 4강까지 가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사실 월드컵이라는 단기 토너먼트에서 4강 이후부터는 어느 정도 운도 작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독일이 지난 2번의 월드컵에서 결승에 못간 것은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2006년부터 다져온 조직력이 이번 월드컵에 들어서 정점에 올라선 것처럼 보이는데 이번 경기의 독일의 7골 중 최소 5골은 마구잡이식으로 우겨넣은 것이 아닌 모두 정교하고 유기적인 패스플레이에 의한 골이었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독일의 조직력이 얼마나 좋은지를 알 수 있다. 또한 간과하기 쉬운 사실인데, 독일의 축구의 힘의 원천은 조직력도 있지만 각 포지션에 위치한 선수들 개개인이 모두 월드 클래스급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기도 하다. 당장 바이에른 뮌헨의 에이스 토마스 뮐러가 공격진에 포진했고, 벤치 멤버로 안드레 쉬얼레, 마리오 괴체, 율리안 드락슬러가 있었으며, 뽑히지 못한 선수가 벤더 형제, 마르코 로이스(부상), 마리오 고메스, 슈테판 키슬링이다. 즉 개인 기량+팀워크가 조화된 팀인 셈.
6.2.1. 본선 진출 32개국 중 최고의 조직력
독일은 다른 31개국보다 뛰어난 조직력을 보여줬다. 사실 과반수의 선수들이 FC 바이에른 뮌헨 소속이니만큼 '''최소 6년 이상 손발을 맞춰온 사이'''였고, 그랬기에 조직력에 대한 부담이 가장 적긴 했다. 실제로 독일과 브라질을 제외하고 다른 팀들의 조직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감독의 자만과 세대교체 실패로 인해 16년 만에 조별 리그 탈락을 한 스페인.[37][38][스포일러?]
- 초반에는 잘 했는데 막판에서 힘이 빠지며 아르헨티나의 결승 진출 제물이 된 네덜란드. 사실 힘이 빠진 것도 있지만, 네덜란드도 감독의 판단 미스가 역시나 결정타였다. 승부차기까지 가지 않으려고 너무 무리하다 보니 교체 카드를 모두 소모했고, 결과적으로 승부차기에 야스퍼 실러선을 그대로 투입하는 바람에 아르헨티나에게 덜미를 잡혔다. 실러선은 페널티 킥에 유난히 약한 골키퍼이다. 이후 네덜란드는 세대교체를 실패해 UEFA 유로 2016에 가보지도 못하고 예선에서 탈락했으며, 나아가 2018 월드컵마저도 예선 탈락했다.
- 리오넬 메시 원맨 전술로 인해 공격진이 폭망한 아르헨티나. 물론 네덜란드를 이기고 결승까지 올라왔지만, 16강까지는 메시의 영향력이 아르헨티나에게 컸다.[39] 결국 독일과 혈투 끝에 패배했다. 아닌 게 아니라 조별 리그 이후[40] 메시가 8강부터 버로우 타자 아르헨티나는 8강은 1점차 꾸역승, 4강은 승부차기로 뚫어낼 만큼 득점력이 빈곤해졌다. 8강전부터는 마스체라노가 이끄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로호 등의 수비라인, 그리고 로메로 골키퍼의 활약으로 빌빌거리던 공격진과 달리 팀을 멱살캐리하며 결승까지 진출시킨다.
- 팀 조직력은 독일 못지않게 단단하지만, 경기의 흐름 자체를 바꿔줄 슈퍼스타의 부재가 아쉬운 멕시코.[41]
- 4년 전 추태를 만회하며 다시금 강자로 떠올랐으나, 팀 전체를 이끌 베테랑의 부재가 아쉬운 프랑스.[42][43]
- 다른 걸 다 갖추고도 팀의 평균연령이 높아 무너진 이탈리아[44]
- 슈퍼스타가 있었음에도, 또 다른 슈퍼스타가 엑스맨이 되어버린 포르투갈[45]
- 종가의 명성을 잃은 잉글랜드.[46]
- 황금세대라 불렸으나, 12년이란 공백으로 우승후보라 불리기엔 부족한 모습을 보인 벨기에[47][48]
- 선수진은 좋았으나 돈 문제로 팀 케미스트리가 완전히 박살난 카메룬.[49]
- 정신력과 체력이 쥐약이라 몸싸움만 했다 하면 발리는 일본[50]
- 본 팀이 잘하는 것[51] 을 간과하고 전혀 다른 전술[52] 을 택했지만 실패하였고, 심지어 주전으로 내세운 선수가 심하게 부진을 겪고 있었음에도 그를 중심으로 한 포메이션만 설계했던 대한민국[53]
6.2.2. 압도적인 미드필더진
미드필더진의 압도적인 힘은 승리의 1등 공신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독일 미들진의 위용은 32개국 전체를 통틀어도 최강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만한 라인업이다. 조별리그 때 광탈한 스페인 정도가 비슷한 수준. 단순히 멤버만 화려한게 아니라 이들의 케미스트리도 매우 우수했다. 토니 크로스, 사미 케디라,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의 미드필드진은 적어도 '''2014년 당시에는 최강이었다'''.브라질의 공격을 허리 라인부터 차단하면서 브라질이 롱볼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가게 만들었다. 토니 크로스는 뛰어난 볼 간수 능력과 전진 패스로 브라질 수비를 위협했고, 사미 케디라는 수비력이 부족한 토니 크로스의 약점을 보완했다. 토니 크로스가 소속팀에서 뛰는 부분을 보면, 2선이나 3선 부분에서 압박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를 케디라가 완벽하게 보완하면서 브라질 선수들은 미드에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슈바인스타이거는 전반 초반까지는 나름 2선으로 침투하는 기미도 보였지만, 브라질이 롱볼을 사용하지마자, 포백 라인을 수호하는 본래의 역할에만 치중했고, 모든 롱 패스를 차단했다. 또한 본인도 후방 빌드 업을 책임지면서 양질의 패스를 공급하고, 토니 크로스가 더 좋은 위치에서 패스를 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비록 메수트 외질의 폼이 아직 정상적이진 않지만 나머지 3명의 유기적인 조직력은 이에 대한 공백을 메우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훗날 밝혀진 통계 자료에 의하면 외질도 실은 이날 좋은 폼를 유지했다는 것이 밝혀졌다.[56] 평상시에 플레이 스타일이 눈으로 보이는 활약을 적게 한다는 점이 한 몫한 모양이다.
6.2.3. 철벽 수문장
여기에 롱볼로 일관한 브라질 앞에는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가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노이어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커버 범위는 일반적인 골키퍼를 아득히 넘어서는, 역사상 전무후무하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넓었다. 노이어 이전에도 옌스 레만 같은 스위퍼형 키퍼가 많이 활약했으나, 노이어는 여기에 동물적인 반사신경과 볼 다루는 스킬을 겸비하여 엄청난 범위를 커버했다. 브라질이 미드필더진에서 밀리자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작전은 미드필더진을 거치지 않고 한 번의 롱볼로 역습을 시도하는 것이었는데 독일이 뒷공간을 비워놓고 마음대로 공격에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노이어의 덕이었다. 조금이라도 독일의 뒷공간을 노리고 들어오는 롱볼은 모두 노이어가 페널티 에어리어 밖에서 걷어냄으로써 브라질의 마지막 희망까지 송두리째 날려버리고 말았다.
6.2.4. 베테랑 공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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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독일 국가대표팀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원톱 공격수의 부재로, 이 당시 독일 대표팀 엔트리를 보면 공격수가 클로제 한 명밖에 없었다.
요아힘 뢰프 감독은 이를 토마스 뮐러를 제로톱으로 씀으로써 어느 정도 해결하려 했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가 아닌 투박하고 딱딱한 힘의 축구를 구사하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이러한 독일 축구에 대한 이미지는 2000년대 중반 이후 많이 변했는데, 서유럽에서 마지막까지 고수하던 독일 순혈주의를 버리고 이민자 2세 출신 선수들을 폭넓게 등용하면서 스피드 - 기술 - 힘이라는 이 3박자를 절묘하게 결합한 전술을 완성함으로서 세계급의 강호들을 상대로도 대량 득점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
이렇게 변화된 독일 축구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세계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이후에도 2013~2014시즌부터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으로 부임한 펩 과르디올라가 뮌헨에 티키타카를 이식해나갔고, 독일 대표팀 역시 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이처럼 충분히 제로톱으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기에 독일대표팀 엔트리가 발표되었을 때에 최전방공격수가 부족하다는 것은 미드필드진의 강력함으로 메꿀 수 있다는 의견도 많았다.
문제는 티키타카는 2014년까지 파훼법이 집중적으로 연구된 전술이어서 독일 같은 강팀이 패싱게임을 한다면 상대방은 무조건 걸어 잠그는 전술로 나왔던 것. 아무리 독일이 강해도 현대축구에서 대놓고 걸어잠그는 수비 전술을 사용하면 반코트게임이 되어 필드가 좁아지고 결과적으로 패싱게임의 강점이 희석되어 골을 만들기 힘들어진다. 때문에 독일은 8강전까지 공격력에 일각의 비판을 받았으며 전체적으로 조별 리그 가나전(무승부), 16강 알제리전(연장혈투), 결승 아르헨티나전(연장혈투)은 하마터면 패할 뻔하기까지 했다.
이에 뢰프 감독은 클로제를 원톱으로 기용하는 강수를 두었는데 일각에서는 무려 36살인 노장 클로제가 빅 매치의 선발 원톱이라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으나 클로제는 상당한 활동량과 더불어 골까지 넣으며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실제로 클로제의 히팅 포인트를 보면 이게 미드필더인지 원톱인지 분간이 안 갈 지경이다.
6.2.5. 이타적인 플레이
독일 선수들의 이타적인 플레이는 브라질에게 한치의 틈도 허용하지 않았다. 우선 토마스 뮐러는 이미 선취점을 낸 상황에서 한 골만 더 넣으면 득점왕 확정인 상황에서 두 번째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는데, 그 상황에서 슛을 날리면 바짝 따라오던 마르셀루나 세자르에게 막힐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는지 클로제에게 패스하는 쪽을 선택했다. 클로제가 월드컵 통산 16호골을 성공시킴으로써 새 역사를 쓴 것은 덤.
그리고 이미 대량 득점에 성공해 승리가 확실한 상황에서 골찬스를 잡은 케디라는 토니 크로스에게 어시스트하여 세자르와 수비수들의 헛점을 찌름과 동시에 크로스가 최단 시간 연속골을 성공하게 도와주었고, 외질 역시 기회를 잡았을 때 자신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있던 케디라에게 패스해서 도움을 기록하였다. 골 욕심을 부리다 결정적인 찬스를 날려먹는 사례는 셀 수도 없이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날 독일 선수들의 플레이에는 허점이라는 게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처럼, 디 만샤프트는 더욱 완벽한 찬스를 얻어내기 위해 슛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다시 한 번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세자르 골키퍼의 허를 찌르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리고, 세자르 골키퍼는 한 번 더 주고 받는 패스 플레이로 인해 슛이 날아온다는 예측 타이밍을 놓치면서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막아낼 수 없는 위치에서 슛이 날아오다보니 당연히 멍하니 바라보면서 골을 내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독일 선수들의 좋은 패스와 순도 높은 골 결정력도 있었다.
'''하이라이트 영상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지만, 디 먄샤프트가 보여주는 이타적인 플레이는 정말 10점 만점에 10점으로 부를 정도로 정말 완벽했다.'''
6.2.6. 마지막까지 잃지 않았던 집중력
원래 대승하던 팀이 무너지는 경우는 승리는 낙관하고 쉬엄쉬엄 플레이를 할 때인데 경기장 내 베테랑들은 독일 선수들이 방심하지 않도록 끝까지 다잡아줌으로써[57] 후반에 오히려 2골을 더 몰아치며 브라질 선수들과 팬들을 헤어날 수 없는 지옥의 문턱으로 끌고 갔다.
마츠 후멜스 역시 하프 타임에 '''"끝까지 성실하게 뛰면서 홈팀 브라질을 존중하자."'''라고 선수들끼리 약속을 했다. 사실, 프로의 세계에서는 어느 한 쪽이 크게 앞선다고 해서 상대에게 기회를 양보한다든지, 점수를 낼 수 있는 기회에서 일부러 득점하지 않는다든지 하면서 적당히 플레이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무례한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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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시절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차범근과 요아힘 뢰프의 대화. 그리고 크게 당황스러운 결과...
독일이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은 뒤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은 이유는 유럽 지역 예선에서 얻은 뼈저린 교훈 때문이다. 예선 초기 독일은 스웨덴에 4:0으로 앞서자, 완전히 마음을 놓고 놀면서 플레이를 했는데 그 대가로 4골을 연달아 내주면서 무승부를 기록, 조 1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로 내몰렸던 적이 있다.[58] 그 날 이후 독일은 뭔가 깨달았는지, 아무리 크게 앞서고 있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경기의 주도권을 내주려고 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도 전반전 5:0은 너무 큰 차이라서 독일도 체력 안배를 하겠다고 후반전에는 비교적 공세를 늦춘 편이었는데도 브라질이 속절없이 안드레 쉬얼레에게 농락을 당하며 두 골을 더 넣었다는 점이 이 비극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59]
게다가, 이런 충격적이고 압도적인 승리를 했으면 기분이 들뜰 만도 한데, 현지 상황이 상황이고 대승 이후 결승에 못 간 전례도 있었던지라 냉정·침착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 대승하고 결승전에 올라서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된 만큼 물론 기뻤겠지만 독일 선수단 내지 독일 국민들도 브라질을 상대로 이렇게 역대급의 스코어로 대승을 거둘 줄은 아마 꿈에도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6.2.7.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
마지막 요인은 바로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다. 경기 후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 수석코치인 한지 플릭이[60] 밝힌 바에 따르면 독일은 개최국 브라질을 대비하여 독일 쾰른 체육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50여명을 동원한 프로젝트를 시행했고 이들은 지난 2년간 브라질 각 선수들의 플레이 성향은 물론이고 압박 상황에서의 습관, 선호하는 공격 루트, 파울에 대한 반응 모습, 그 외 선수들에 대한 모든 관련 기사들을 수집, 이를 데이터화를 해서 독일 대표팀에 전달했다. 플리크 코치는 "이들이 모은 데이터는 놀라울 만큼 상세하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준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유익한 정보들을 많이 얻었고 브라질전을 앞두고 대응 전략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완벽한 조직력과 끝까지 방심을 하지 않는 정신력, 치밀한 준비와 분석'''이 이 경기를 압승으로 이끌었던 원인 중 하나라고 보면 된다.
6.3. 총평
2014년의 브라질 대표팀은 홈 어드밴티지의 역효과와 엄청난 불운을 겪은 팀이었다. 물론 감독의 선수 선발 과정에 문제가 다소 있었는데, 실력 있는 인재를 내쳐버리고 경험이 풍부하고 산전수전 다 겪어 본 베테랑들의 자발적 지원을 거절했다. 안 그래도 2014 브라질은 역대 최약체 멤버라고 혹평받은 팀이었는데도 감독이 이러한 처사를 내린 건 의혹을 제기할 만한 부분이다.
그러나 2014 브라질은 브라질 국민들의 지나친 응원으로 인해 선수들의 멘탈이 제정신이 아니게 되었고, 남미 대회 특성상 남미팀이 강한 대회인데다가 당시 2014 월드컵 본선 당시에 다크호스 전력을 보여준 칠레, 콜롬비아라는 남미 2팀을 16강, 8강에서 각각 만나는 불운을 겪어 버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칠레, 콜롬비아의 무지막지한 파상공세와 더불어 심판의 관대한 판정 때문에 브라질 선수들의 체력은 점차 고갈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네이마르와 수비의 핵심인 치아구 시우바가 이탈해 버렸다. 이런 상태로 4강에 진출했는데, 하필이면 브라질과 달리 쌩쌩한 전력으로 올라온 독일과 만나 버렸고, 독일도 이전 대회에서의 모습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철저하게 대비를 해서 나왔으니 이러한 참사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세부 내용 면에서 분석한 기사를 보면 브라질이 점유율, 유효슈팅 숫자에서도 우위를 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살리지 못한 채 경기를 매우 비효율적으로 풀어나갔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유럽 최강팀 vs 남미 최강팀의 명승부가 되어야 했을 4강전 경기는 졸지에 조별리그 최강팀 vs 최약팀의 경기로 전락해 버리고 만 것이다.'''
7. 반응
7.1. 브라질의 반응
7.1.1. 브라질의 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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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에서 총 14골을 실점한 것을 풍자한 브라질 국기. 이 사진은 준결승전 직후에 만들어진 사진이고 그때까지 총 11골을 실점하였는데, 3위 결정전에서 3골을 더 실점하여 예언을 담은 사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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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사람들의 반응이다. 아예 자국의 국기를 대상으로 화형식까지 치렀다. 허탈한지 몇몇 사람들은 헛웃음을 흘리는 것도 보인다. 따봉은 덤이다.
브라질 각지에서 소요가 일어나고 있다. 한편 대한민국 외교부 공식 페이스북은 현지체류국민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공식적인 발표 외에 웹에 유포된 브라질 소요사태 사진들은 상당수가 2013년 브라질 소요사태와 영국 노동자 파업사태의 것들을 쓰고 있음이 밝혀졌으니 소요사태에 관한 글은 작성을 주의하길 바란다. 현지에서 나오는 얘기로는 소요사태가 있긴 있었지만 생각보다는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라고 한다. 다만 현지 기자 입으로 '이제부터의 브라질은 월드컵 기간 동안 비교적 안전했던 브라질과는 다를 것이다.'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이니 현지 사정이 위험하다는 건 사실인 듯하다. 어쨌든 마라카낭처럼 들뜬 분위기에서 접전으로 진행하다가 털렸다면 모를까, 저런 일방적인 대참사 앞에서는 그 어느 누구라도 기운이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에 무리한 월드컵 개최로 인해서 나라사정이 개판 5분 전이라 축구에 열광한다는 브라질 국민들조차 불만이 많았던 점도 감안해야 될 듯하다.
반면에 네이마르에게 미안하다는 내용(SORRY NEYMAR)의 글귀가 적힌 천을 흔드는 관중이 카메라에 잡혔다. 네이마르 개인 입장에서는 오히려 출전 못한 게 전화위복이 된 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네이마르에게 상해를 입혀 퇴장시켜버린 수니가는 진지하게 자신의 목숨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후에 오보로 밝혀졌지만, 브라질 마피아가 수니가를 암살하겠다고 공언했다거나 이에 반발해 콜롬비아 마피아가 수니가를 보호할 것이며 그가 피해를 입을시 브라질 선수들에 보복하겠다는(...) 기사가 전 세계에 나가기도 했다.# #2 축구에 대한 열기가 어느 나라보다 높은 브라질이고, 안그래도 이번 월드컵 개최에 대한 여론이 좋지 못했던 마당에 우승은커녕, 이러한 치욕적인 대패가 나온지라 브라질 국민들의 분위기는 매우 험악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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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붕괴한 팬들의 모습, 그리고 위 사진에서 좌절한 노신사[61] 의 모습이 참으로 안타까운 풍경이었다. 그를 위로해주는 소녀의 모습도 짠하다. 이 사람은 원래 포르투알레그리에서 피자 가게를 운영했는데, 굉장히 유명한 축구 애호가였다. 실제로 1990 FIFA 월드컵 이탈리아 때부터 브라질 대표팀을 따라다니며 응원했다고 한다.할배의 월드컵 참관 역사 24년 2002년에 한국에도 왔으며, 1차전 터키와의 경기가 열리는 울산에서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한 적도 있다.#[62] 클로비스는 언제나 가우초 모자와 함께 월드컵 트로피 모형을 들고 응원하는데, 이 때문에 별명이 '가우초 다 코파(Gaucho da Copa)'라고 한다. 피파와 인터뷰까지 했을 정도로, 진성 축구광이 많은 브라질에서도 유명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번 경기 후 오랫동안 함께 한 트로피 모형을 독일 팬에게 건네주었다고 한다. 알고 보니 이 할아버지는 지난 9년 동안 암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으며, 결국 2015년 9월 17일에 향년 60세로 세상을 떠났다. 정말 안타까운 최후였는데, 생애 마지막 월드컵이 이런 참사로 끝난 것도 그렇고 1년 뒤 자국 축구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감격스런 장면을 놓치고 말았기 때문이다. 훗날 2018 러시아 월드컵 에서는 2명의 브라질 남성들이 그의 모자를 씌운 트로피 모형을 들고 사진을 찍어 그를 기렸다.[63]
브라질 현지 반응 사진 모음
이번 경기에도 아쉽게 아디오스 아저씨의 모습은 보이지가 않았다. 어차피 그 아저씨가 브라질 팬이라면, 그 특유의 웃음으로 아디오스 브라질을 써놓지는 못했을 것이다.(…) 다만, 합성 이미지는 있다.[64]
7.1.2. 브라질 축구계
자신들이 '''축구를 못한다'''는 사실에 당연히 멘탈붕괴. 아름다운 축구를 포기하고 실리 축구를 위해 둥가를 영입할 정도니 설명이 필요없다. 과거 1998 FIFA 월드컵 프랑스 결승에서 브라질이 프랑스에게 0-3으로 참패하자 브라질에서는 참가 선수들이 진상 규명을 위한 청문회까지 참석하며 질의에 답변해야 했는데, 이번 비극으로 인해 또 청문회가 열릴 듯하다. 지금까지 미뤄 왔던 브라질 월드컵 개최 자체에 대한 질타도 곁들여서.브라질은 독일은 물론, (조별 리그에서 탈락한) 스페인보다 밑에 있다.
- '''네이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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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나우두는 해설가로 직접 현장 중계에 참여했다가 조국의 치욕적인 패배와 함께 자신의 기록마저 깨지는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목도하고 말았다'''. [65] 이 대회에서 독일은 두 명의 Ronaldo를 멘탈까지 털어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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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바우두는 왜 하필 '''독일 방송국인 ZDF'''에 출연해서… 썩은 눈빛과 표정이 압권이다. 본의는 아니었겠지만, 카메라로 히바우두를 실시간으로 능욕한 이 프로그램은 최고 3,257만 명이 시청해 독일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종전 기록은 2010년 독일과 스페인의 4강전 경기로 3,110만 명이 시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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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의 저주는 이번에도 유효했다. 따봉은 덤이다. 하지만, 펠레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트위터로 또 다른 저주(아래 참고)를 자국에 내리는 참사를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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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국 시간으로 2018년 7월 7일 새벽 3시에 열린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8강전 브라질 vs 벨기에 경기에서 브라질이 1:2로 패하면서 저주는 다시 한 번 실현되었다. 여담으로, 펠레의 그 예언에 대해 디에고 마라도나는 '''"웃기고 자빠졌네!"'''라고 비웃었으며, 그렇게 마라도나의 그 대답은 앞서 서술한대로 그대로 맞아 떨어진 것이다.
7.1.3. 브라질 경제
브라질 정부는 월드컵 준비를 위해 상파울루에 있는 SC 코린치안스의 홈 구장인 아레나 코린치안스의 신축에 20억 헤알(약 1조 원), SC 인테르나시오나우의 홈 구장이자 대한민국이 알제리 쇼크를 겪은 무대인 이스타지우 베이라히우의 리모델링에 14억 헤알(약 7,000억 원), 그리고 1950년 준우승의 한이 서린 곳이자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쓰일 마라카낭 축구장 역시 12억 헤알(약 6,000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하는 등 '''억 이상의 소리가 나는 천문학적 수준의 거액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아레나 코린치안스는 앞으로 '''20년에 걸쳐''' 건설 비용 50%를 갚아야 하는 데다가 한 번이라도 연체하면 구단 자산 압류 및 동결이라는 족쇄가 채워졌고, 이스타지우 베이라히우는 그레미우의 홈 구장인 아레나 두 그레미우의 시설이 딱히 베이라히우보다 떨어지지 않음에도 베이라히우의 리모델링을 강행해 비난을 샀으며, 마라카낭은 리모델링까지 다 해 놓고 브라질이 예상치도 못하게 독일산 신형 전차들에게 초토화되며 결승전에 가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게다가 엉뚱한 곳에서 일이 터졌으니...
월드컵 이후 대한민국 - 러시아 경기가 열린 곳이자 2,600억 원을 들여 건설한 마투그로수 주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나우는 개장한 지 1년도 안 되어 누수가 생기는 부실이 발견되어 2015년 1월에 폐쇄되었고, 페르남부쿠 주 헤시피에 있는 아레나 페르남부쿠는 종교시설로 쓰이며, 브라질의 굴욕적인 3-4위전이 열렸던 브라질리아의 마네 가린샤 국립 주경기장은 경기가 없을 때 '''주차장'''으로 쓴다고 한다.
안 그래도 살인적인 더위로 악명높은 아마조니아 주 마나우스의 아레나 아마조니아에서는 월드컵 이후 열린 축구 경기가 고작 5경기뿐이라고 한다. 다만, 월드컵이 열린 경기장들 중 브라질리아, 리우데자네이루, 상파울루, 사우바도르, 벨루오리존치, 마나우스 경기장에서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축구 경기도 분산 개최한다. 단, 마라카낭에서는 올림픽 축구 준결승과 결승전만 열리고, 그 외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하는 올림픽 축구 조별예선 경기는 에스타디우 올림피코 주앙 아벨란제 경기장을 이용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2014년 11월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재선에 아슬아슬하게 성공하긴 했지만, 상기했듯이 월드컵 개최로 인한 온갖 재정문제로 야당과 언론의 집중 포화를 한 몸에 받는 등 가시밭길이 훤히 펼쳐진 상태다.
남아공 월드컵 때 투자된 금액의 3배가 넘는 거액을 들여 경기장을 짓거나 레노베이션하고, 그 과정에서 부동산 붐을 일으켜서 집을 살기 힘들게 만들고 빈민가를 뒤엎었으면서도 보상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서 부글부글 끓던 여론은 폭발할 준비를 다 갖췄기 때문이다. 월드컵 반대론을 펼치던 前 축구선수 출신 국회의원인 호마리우를 비롯해 월드컵 개최에 부정적이던 정치인들이 반사이득을 얻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호마리우 및 여러 월드컵 개최 반대 및 부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던 정치인들은 월드컵이 끝나자 책임을 따지며 강도높게 여당과 축구 협회를 비난했다. 이전부터 월드컵이 문제없이 개최되려면 신이 도와야 한다며 비관적인 입장을 밝히던 호마리우는 "브라질 축구는 점점 추락하고 있다. 그 이유는 축구를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회장이기 때문이다."라고 SNS를 통해 전했다. 특히, "고급스로운 집무실에서 자기 배만 채우려 한다며, 축구협회 회장인 호세 마리아 마린과 2015년부터 이어받을 마르코 폴로 델 네로는 감옥에 가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2015년 9월에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안이 거세지면서 정치적 위기에 처했다. 물론, 이 경기가 직접적 원인이 아니라 비리 혐의 때문에 그렇다. 결국 2016년 들어서 호세프 대통령은 직무정지를 당하면서 사실상 정치권에서 매장되었다. 마라카낭에서 열린 올림픽 개막식에도 못 갔다.
우연하게도 호세프 대통령의 고향이 벨루오리존치다.
7.1.4. 브라질 언론
평소 자국 팀이 한 골 차이로만 패배해도 무슨 부모의 원수인 것 마냥 질타하던 브라질 언론들도 국민들을 흥분시키지 않기 위해서 자극적인 보도를 자제하고 있을 정도이다.오늘의 1면은 없습니다. 당신이 이걸 보는 동안, '''독일은 또 골을 넣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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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현지 언론의 경기 다음날 1면들 모음 1.
브라질 현지 언론의 경기 다음날 1면들 모음 2.
멘붕이 무엇인지 처절하게 보여주는 문장들이 압권이다. 어떤 일간지는 아예 1면을 없애고 '오늘 1면은 없습니다'라고 적어놓고는 '지금 이 순간에도 독일은 골을 넣고 있을 겁니다.'라고 적어넣기도 했으며, 그것도 표현할 길이 없어서 그냥 백지를 내거는 등 전면에 사진을 게재하지 않으면서까지 분노를 쏟아내었다.
위의 이미지에서 오른쪽은 '역사상 최악의 치욕'(PIOR VEXAME DA HISTÓRIA)이라는 문구를 숫자 7 모양으로 늘어놓은 것이고, 왼쪽은 독자들이 원하는 단어를 채워 넣으라고 하면서 밑에 추천단어를 적어놓았는데 그 단어들이 INDIGNAÇÃO(분노), REVOLTA(증오), DOR(고통), FRUSTRAÇÃO(불만), IRA(격앙), VERGONHA(수치), PENA(비통), DESILUSÃO(환멸) 같은 단어들이었다. 스콜라리 감독이 손가락 7개를 펼치는 모습을 실어놓고는 타이틀로 '지옥에나 가라 스콜라리(VÁ PRO INFERNO VOCÊ, FELIPÃO!)'라고 써 놓은 일간지도 있었다. 그야말로 모든 신문들에서 한결같이 자국 대표팀을 미친듯이 까댔으며, 심지어 1950년의 마라카낭의 비극이 재평가되기도 하였다.
특히 브라질 최대 발행부수의 신문인 우 글로부는 스콜라리 감독과 출전한 자국 선수들의 평점을 모두 다 '''0점'''을 부여하였다.[66] 그리고 스콜라리 감독이 두 번 다시 자국 대표팀을 맡을 일이 없을 것이라는 보도와, 이번 대표팀 선수 중 다수가 '''다시는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할 것'''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말 그대로 64년 전의 일이 그대로 되풀이되었다.
일각에서는 아예 브라질 국대의 유니폼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마라카낭의 비극 이후 이를 청산하는 의미에서 상하의 하얀색이었던 브라질 유니폼이 전부 수거되어 소각되고 지금의 상의 노란색, 하의 파란색으로 바뀌었는데 또 다시 이러한 비극을 겪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유니폼 색깔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브라질 축구 연맹에서는 지금의 유니폼으로 누렸던 영광의 시간이 굉장히 많아서인지 결국 색깔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유지했다.
7.2. 독일의 반응
베를린의 어느 광장에 모인 독일인들의 골 반응. 5골 이후부터는 어디선가 온 노이즈 때문에 일부러 볼륨을 낮췄는지 함성 소리가 많이 줄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여전히 즐거워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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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FC에서 한솥밥을 먹는 동료인 오스카르를 위로하는 쉬를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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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브라질의 랜드마크인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을 모티브로 했다. 위의 사진은 한숨짓는 예수. 아래의 사진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모습을 합성한 사진. 브라질 입장에선 여러모로 굴욕적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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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한 브라질을 위로하는 독일 축구 연맹 페이스북. 포르투갈어와 독일어로 쓰여 있다.모든 브라질인들에게 그들이 보여준 엄청난 환대와 따뜻함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싶다. 2006년 이래 우리는 자국에서의 준결승전에서 진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다[67]
. 고개를 들라! 앞으로 잘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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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를 설명하는 데 있어 아주 적절한 사진. 문자 그대로 독일이 브라질을 잡아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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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후 독일 팀을 경호하기 위해서 현지에서 군대가 투입되었다. 경기가 끝나고 영어와 독일어로 독일인은 마지막에 퇴장하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브라질 자국 리그의 클럽 간의 경기에도 라이벌전이 벌어지면 흔히 있는 일이니 특이한 일도 아니다. 물론, 지금 상황은 위험도가 더 높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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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을 거두고 있음에도 애써 표정 관리를 하는 독일 응원단의 모습. 이 화면이 나오자마자 쉬를레가 7번째 골을 넣었다. 처음에 독일 쪽에서 선취 득점이 나자 독일 응원단은 당연히 기뻐하고 좋아했지만 골이 계속해서 연달아 터지자 절망하고 있던 주위의 브라질 팬들의 눈치를 슬슬 보기 시작했고 7번째 골까지 터지자 급기야 그들도 믿기지 않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에 이르렀다.(...) '''거기다가 메수트 외질이 8번째 골을 넣으려고 하자 한 독일 팬이 "그만! 그만 넣어!" 라고 절규했을 정도였다.'''[68]
물론 이겼으니까 기뻐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독일로서도 충격적인 결과이기는 마찬가지인 듯한 모양이다. 실제로 독일 선수들도 경기가 끝난 후 참패를 당해서 침통해 있는 브라질 선수들을 달래기에 바빴다.
독일의 한 신발 가게는 '득점할 때마다 10% 할인' 을 공약으로 걸었다가 할인율이 70%가 되어 강제로 점포 정리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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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을 운영하는 위르겐 클린스만의 가족들은 아주 철저하게 브라질을 능욕했다.
그러나 4년 뒤 세대교체는 안타깝게 실패...
7.3. 아르헨티나의 반응
'''완전 경사가 났다.''' 영원한 주적인 브라질이, 그것도 우호국인 독일에게 참패하자 아르헨티나인들은 당사자인 독일인들보다도 더 기뻐했다.[70] 후술할 사진에서도 나오다시피 자국 땅도 아닌 브라질에서! 손가락 7개를 펴고 대놓고 조롱하질 않나, 네이마르의 허리가 부러진 것을 상징하는 척추뼈 모형을 들고 환호하는 등 그야말로 '''브라질 탈락은 쌤통'''이라며 경사가 났다.
디에고 마라도나가 7점 포즈를 취하며 브라질을 도발했다는 사진과 기사가 올라왔지만, 해당 사진은 2010년도에 촬영된 사진이었다. 마라도나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날짜만 잘라서 올린 것이니 낚이지 말자. '''그런데, 이 아저씨는 진짜 저런 소리를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사람이라서'''[71] 실제로 브라질이 개판이었다고 한 소리하긴 했다.
문제는 이게 그냥 내뱉은 독설에 불과했음에도 틀린 말 하나 없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그냥 현장에서 대충 보고도 축구 좀 아는 사람이라면 답이 전혀 없다는 게 나올 정도로 브라질이 형편없었다는 얘기다. 게다가, 그 다음 날이 '''아르헨티나 건국기념일'''이었고, 아르헨티나는 네덜란드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결승에 올랐다. 아르헨티나인들에게 이보다 더욱 짜릿한 건국기념일은 없었을 듯하다. 다만 결승전에서는 안타깝게 패배...'''"브라질은 별로다. 그렇다고 독일이 잘한 것도 아니다. 독일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중반이란 없었으며 단테와 다비드 루이스의 호흡도 전혀 안 맞았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브라질이 한 거라고는 롱슛밖에 못한 게 전부라는 점이다."'''
ㅡ 디에고 마라도나, 미네이랑의 비극 직후 인터뷰에서.
7.4. 세계인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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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난 뒤 BBC에서는 믿을 수 없는 경기 스코어로 인해 7이 오타라는 오해를 사거나, 7을 1로 잘못 볼까봐 아예 seven이라고 표시해줬다.
"축구는 언제나 22명이 뛰다가 독일이 이기는 게임이다."이라는 명언을 남긴 게리 리네커는 경기 종료 후 트위터로 "반 세기 동안 축구를 본 이래 목격한 가장 놀랍고, 충격적이고, 어리둥절한 경기였다."라고 평했다.
ESPN은 이번 경기를 중계하면서 미하엘 발라크[72] 와 지우베르투 시우바를 스튜디오 패널로 모셔 놓고 경기 총평을 했는데, 기뻐 죽겠는데 웃음을 참고 있는 발락과 말 그대로 개똥을 씹은 듯한 표정을 보여주는 시우바의 대조적인 모습이 압권이다. 경기 종료 후 캐스터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만 연발하였고 "단언컨대 월드컵 역사상 가장 쇼킹한 순간이다"라는 말을 하며 시우바에게 경기 총평을 부탁했는데, 시우바는 "아마추어 팀과 프로 팀 간의 경기였다"라는 한 마디로 총평을 끝내 버렸다. 2002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경고누적으로 출전 정지를 당해 팀의 패배를 벤치에 앉아 지켜봐야 했던 발라크는 아마 속이 시원했을 것이고, 시우바는 "내가 이러려고 여기에 앉아있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한편 브라질을 7 대 1로 이긴 독일에게 16강에서 연장 접전을 펼친 알제리와, 조별 리그에서 독일과 2-2로 비겼던 가나도 재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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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는 경기 종료 후 휘성의 〈놈들이 온다〉를 선곡하며 수니가의 신변을 걱정해주었고, MBC는 드라마 천국의 계단 OST인 〈아베 마리아〉를 선곡했다(…). 아마존의 눈물 드립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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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명 포르노 사이트인 Pornhub에는 브라질인, 수치플레이(public humiliation) 카테고리로 자꾸 해당 경기의 영상을 업로드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운영자가 자제를 부탁했다.
월드컵 로고로 표현한 다른 버전.
웃음 자아내는 브라질-독일전 패러디 10선
브라질-독일전 패러디 10선 링크에 사우디아라비아가 브라질을 위로하는 사진도 있는데 저 앞의 각주에도 있듯 12년 전 월드컵에서 사우디는 독일에게 0:8 대패를 당했다. 이번에는 득실은 달랐지만 당한 팀이 브라질이었으니 믿기지 않는 참패였다. 참고로 12년 전 대회에서 브라질과 사우디는 극과 극을 달렸던 팀이었다. 브라질은 우승에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고, 사우디아라비아는 3전 전패 0득점 12실점으로 32개 팀 중 32위에 최다 실점 기록을 세웠다.
네팔의 한 소녀가 브라질의 결승 진출 실패를 비관해 자살했다는 뉴스가 떴다.
한편 경기가 끝나고 월드컵 전에 방영된 싱가포르의 스포츠 도박 공익 광고가 다시금 주목을 받았는데, 원래는 주인공 소년 앤디의 아버지가 적금을 모두 월드컵 우승 팀 도박에 쏟아부었다는 슬픈 내용이지만 그 팀이 바로 독일이었다는 점 때문에 유튜브 댓글에 '''"너희 아버지는 세상에서 제일 현명한 사람이다![73] ", "운 좋은 자식, 아들아 걱정하지 마라! 우린 이제 부자야!"'''같은 드립들이 난무하고 있다.(...) 패러디 버전 그 와중에 '''2018년 1월에 올라온 진짜 이 광고가 도박중독 방지 광고였다면 한국에 거셨겠지'''라는 댓글이 많은 추천을 받았고 이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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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의식했는지 해당 캠페인 홈페이지도 '''"너네 아빠가 건 팀이 이겼는데 기분이 어때? 돈 돌려받았어?"'''라고 친구가 묻자, '''"아니야, 아빠가 또 다시 도박하러 갔어."'''라는 사진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상술한 싱가포르 공익 광고는 2015년 싱가포르 국영 미디어기업인 미디어콥의 제 9회 The Laurels Awards에서 인기 텔레비전 광고상을 받았다. 상 자체도 싱가포르에서 권위 있는 광고 대상이라 의미있다는 평가다.
애니메이션 채널 442oons도 〈'''BADZIL vs GERMAZING'''〉이라는 제목으로 패러디했다. 브라질 선수들이 무덤에 빠질 때 토마스 뮐러는 경사가 나서 One to Seven을 중얼거렸다.
7.5. 당시 반응의 요약
독일은 브라질을 이겼고, 클로제는 호나우두를 이겼습니다.
- 조우종(KBS 캐스터)
What was that? Hard to believe.
(무슨 일이었지? 믿기가 어렵다.)
- 프란츠 베켄바워
In nigh on half a century of watching football, that's the most extraordinary, staggering, bewildering game I've ever witnessed.
(반 세기 동안 축구를 본 이래 목격한 가장 엄청나고, 충격적이고, 어리둥절한 경기였다.)
- '''게리 리네커'''
Brazil, thoroughly UNFORGIVABLE performance. Germany, thoroughly UNFORGETTABLE performance.'
(도저히 '''깔 수 밖에 없는''' 경기력의 브라질, 도저히 '''까먹을 수 없는''' 경기력의 독일.)[75]
- 경기 종료 후 BBC 캐스터진의 총평
'''Tchau'''
'''Brasil!'''
(안녕 브라질!)
8. 대참사 이후
8.1. 라이벌의 결승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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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과 네덜란드의 3, 4위전에서 브라질을 조롱하는 아르헨티나 팬들.
브라질이 비참한 패배의 충격으로 신음하는 사이, 철천지 원수인 아르헨티나는 네덜란드를 승부차기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게다가 그 다음 날이 '''아르헨티나 건국기념일'''이었다. 아르헨티나인들에게 이 보다 더 짜릿한 건국기념일은 없었을 듯하다. 아르헨티나의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경기장에선 두 발의 총성이 들렸고, 브라질의 분위기는 더욱 나빠졌다.
사실 아르헨티나가 졌다면 2012년 런던 올림픽 한일전 이상의 단두대 매치가 성사됐을 것이고, 여기서 명예회복의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독일이 아르헨티나를 꺾고 우승하며 철천지 앙숙인 아르헨티나가 1950년의 한이 서린 그 곳[76] 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꼴을 보는 건 면했다. 참고로, 1950년 당시에는 쥘 리메컵이었다.
포포투 2015년 1월호에 독일대표팀의 브라질 뒷이야기가 실렸는데 노이어의 인터뷰에 따르면 브라질전 이후 독일대표팀 숙소에서 일하는 브라질 현지인들은 자국팀의 대패에 매우 실망이 컸지만 독일선수들에게 축하를 해주었고 '''"아르헨티나가 월드컵을 들어올려선 안 된다."'''고 부탁할 정도였다. 브라질 주간지에서는 독일대표팀 사진과 같이 아르헨티나를 이겨줘서 고맙다는 글을 실을 정도.
물론 2010 FIFA 월드컵 남아공 당시에는 독일이 아르헨티나를 4-0으로 털고 4강에서 스페인한테 털렸는데[77] 이때는 되려 아르헨티나 주간지에서 스페인 대표팀 사진과 같이 독일을 이겨줘서 고맙다는 글을 실었었고 실제로 리오넬 메시가 직접 스페인 선수단 숙소를 방문해서 독일을 이겨줘서 고맙다는 인사까지 했었다. 스페인-독일의 경기전 메시는 '''"독일이 월드컵을 들어올려선 안 된다"'''고 부탁했었다.
그러나 브라질과는 달리 아르헨티나는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싸움을 벌이다가 마리오 괴체의 결승골 때문에 1:0으로 아쉽게 패했기 때문에[78] 자존심 싸움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이긴 셈이다. 아르헨티나 언론들도 자국 대표팀을 비난하지 않았고 격려했다. 당시 아르헨티나 신문 1면 모음
8.2. 온갖 불명예로 얼룩진 목메달을 받아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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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은 참패의 충격을 딛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수도 브라질리아로 가서 마네 가힌샤 국립 주경기장에서 열릴 네덜란드와의 3위 결정전에서 필승을 다짐하였다.
네이마르가 어느 정도 치료를 받고 걸을 수 있게 되자 브라질 대표팀 훈련캠프를 찾았는데, 일단 타인의 도움없이 걸어다닐 수 있어서 한시름 놓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훈련캠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리 마비될까봐 무서웠다"라는 말을 남기며 수니가에 대해서도 비판의 말을 남겼다. 기사 그는 3위 결정전이 시작되자 유니폼을 입고 벤치에 앉아서 브라질의 승리를 기원했다.
그러나 브라질은 주장 치아구 시우바가 복귀, 선발로 출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시작 3분만에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이 페널티킥을 내준 반칙을 한 것이 바로 복귀한 치아구 시우바. 아르옌 로벤에게 개인 돌파를 허용하자 기왕 이렇게 된거 난 빠지겠어라며 손으로 그를 잡아채었으니 퇴장을 당하는 게 정상이다. 경고만 받은 게 오히려 놀라울 정도.
이로 인하여 반 페르시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허용하는 등 여전히 맥 빠진 공격력과 수비력을 보여 주었고, 결국 네덜란드에게 0-3으로 대패를 당해 월드컵을 4위로 마감하고 말았다. 게다가 이 날 경기는 그냥 진 것도 아니라 골키퍼 교체 관광까지 당했으니 브라질로서는 더더욱 수치스러운 결과였다. 네덜란드의 판 할 감독은 월드컵 기간 동안 유일하게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백업 골키퍼인 미셸 포름을 마지막 추가 시간에 내보냄으로써 브라질에게 관광을 선사함과 동시에 "23명 엔트리 전원 기용"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입증하였다. 결국 네덜란드가 브라질을 두 번 죽인 셈이 된 것이다.
일단 경기 내용 자체는 독일전 비극을 능가하는 브라질의 노답 경기. 지는 게 당연한 경기였다. 3, 4위전이고 이미 4강전에서 1:7로 대패해서 팀 케미가 이미 완전히 붕괴된 상태라는 걸 브라질인들도 아는지라[79] 경기 내용은 더 개판인데도 묻힌 것이다. 단 실점과정을 복기해 보면 심판의 판정에 문제가 많았다. 네덜란드가 넣은 3골 중 첫 번째 PK골부터 오심이 끼어 있었을 정도이니 말 다 한 셈. 특히 논란이 되는 판정은 경기 시작 직후 치아구 시우바의 반칙으로 인한 페널티킥. 반칙 지점이 페널티킥이 아니라 프리킥을 선언해야 하는 지점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으나, 시우바가 레드 카드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옐로 카드로 끝났으니 결국 쌤쌤이라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그리고 이 날 브라질이 보여준 경기력은 판정을 빼더라도 네덜란드를 이길 수 있는 수준이 되지 못했다. 결정적으로, 페널티킥을 안주는 대신 시우바가 퇴장당했다면 이보다 더 큰 점수차로 졌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시우바가 없었던 독일전에서 이미 희대의 대패를 당해버렸으니...
브라질의 최종 순위는 4위, 전적은 3승 2무 2패에 득실은 11득점 '''14실점'''으로 오만가지 기록이란 기록은 나쁜 방향으로만 갈아치운 것도 모자라서 '''역대 월드컵 개최국 사상 한 대회 최다 실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까지 남기고 말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출전 국가 중 '''최다 실점국'''에 랭크된 건 덤이다. 기존의 개최국 최다 실점은 1954 FIFA 월드컵 스위스에서 10실점을 당한 스위스가 보유하고 있었고, 2014년 월드컵 최다 실점국 2위는 9실점에 최종 순위 꼴찌를 기록한 카메룬이다. 이는 1998년 월드컵 이후 16년만에 일어난 일이며, 마지막에 대량 실점을 하는 바람에 꼴찌로 추락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1998년에는 실점이 1~2골씩 차곡차곡 쌓여 7실점이 됐다가 결승에서 프랑스한테 3실점을 당하는 바람에 단 한 골 차이로 최다 실점 팀이 됐다면, 이번에는 8강에 이르기까지 멕시코전은 무실점으로 방어하고 나머지 4경기는 1골씩만 실점하며 경기당 실점률 0.8점을 기록하다가 4강과 3위 결정전에서 각각 7골과 3골씩 10골을 몰아서 실점을 당했다. 참고로 4강전 7실점은 8강까지의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당한 4실점의 1.75배에 달한다. 그것도 FIFA 월드컵 최다 우승국이 이런 굴욕적인 기록을 만들었으니...그 반응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 테니까 말이다...
8.3. 선수들의 운명
브라질 축구 역사상 최악의 대참패를 당한 스콜라리 감독과 브라질 선수들에게 '''혹독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먼저 스콜라리 감독이 대회가 끝난 후 자진 사퇴했다. 펠레는 스콜라리 감독에게만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며 스콜라리의 유임을 주장했지만, 독일전과 네덜란드전의 잇단 대패 때문에 여론이 너무나 나빠진 상황이었다. 코치진까지도 모두 자진 사퇴했으며, 브라질 축구협회는 "최고의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그 동안 수고했다."라면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리고 스콜라리 감독은 나중에 자국 리그 팀 그레미우의 감독으로 부임했으나 이듬해 해임되는 굴욕을 또다시 맛본 후, 2015년 6월부터 중국 슈퍼 리그의 광저우 헝다 감독으로 부임하게 된다.
주전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는 대패의 책임을 지고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단, 줄리우 세자르는 어차피 2014년에 이미 30대 중반이었고, 2018년에는 만 39세가 되기 때문에 결과가 좋았어도 언젠가는 은퇴했을 상황이었다. 한마디로 불명예스럽게 은퇴한 셈이다.
가장 심한 비난을 받은 공격수 프레드 역시 내게 더 이상 브라질 대표팀 선수로 뛰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그런 상황이었다면 펠레가 와도 야유가 끊이지 않았을 거라며 "왜 나만 갖고 그러냐?"라고 푸념했지만, 그 말에 수긍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알제리 쇼크 이후 대한민국에서 박주영에 대해 보인 욕 한바가지 섞인 반응과 똑같다.'''
다른 선수들도 대부분 무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8강전에서 불의의 부상으로 월드컵을 마감하기 전까지 사실상 혼자서 브라질의 공격을 이끈 네이마르는 동정론까지 돌고 있는 만큼 별일 없을 것으로 보이고, 4강전에서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지만 3·4위전에서 그나마 본인 덕분에 브라질이 비극까지 안 가고 0-3으로 그쳤다고 평가받는 주장 치아구 시우바, 뻘짓하던 동료들 때문에 고생했다는 소리를 듣는 오스카르[80] 나 루이스 구스타부 등은 이후 국대에 살아남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대참사의 주역인 페르난지뉴, 마르셀루, 단테, 다비드 루이스, 헐크, 프레드는 영원한 역적으로 남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지난 마라카낭의 비극 때, 당시 우루과이와의 경기에 직접 참여했던 선수들 거의 모두가 영원한 역적으로 남았었듯이 말이다.
7월 22일(현지시각), 브라질 축구협회는 대표팀의 새 감독으로 수비에 바탕을 둔 실리축구를 추구했다가 아름다운 축구가 아니라는 이유로 브라질인들의 미움을 받았던 둥가를 선임했다. 아름다운 축구보단 실리축구가 낫다는 데 그제서야 동의한 셈이다. 둥가 감독은 취재진들에게 "우리는 더 이상 최고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팬들에게도 최고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하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하였다.
8월 19일(현지시간), 드디어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의 새로운 멤버가 확정되었다. 기존 멤버 중에 살아남은 선수는 네이마르와 오스카르를 포함해 10명이며, 헐크와 다비드 루이스도 포함되었다. 치아구 시우바는 부상 때문에 선발되지 못했으며, 프레드와 마르셀루가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다만 마르셀루는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제외당했고, 2015년 3월 평가전에서는 다시 대표팀에 소집됐다.
이후 브라질은 평가전에서 연승을 거두면서 조금씩 상처를 회복 중이다. 특히 10월 14일에 싱가포르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4:0으로 승리했는데, 부상에서 회복된 네이마르가 혼자서 4골을 다 넣었다.# 2015년 3월엔 프랑스 원정에서 1998년의 아픈 기억이 있는 경기장에서 프랑스에게 3:1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경기 후 선수들은 인터뷰로 "월드컵의 기억은 떨쳐냈다."라고 하였다.
2015년 6월 칠레에서 열린 2015년 코파 아메리카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하필이면 철천지 원수인 콜롬비아를 또 만나면서 네이마르에게 악령이 덮쳤다.''' 산티아고에서 열린 조별예선 2차전인 콜롬비아전의 후반전 인저리타임 때 네이마르가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바카와 심하게 싸우면서 둘 다 퇴장당했고, 상벌위에서 바카는 A매치 2경기, 네이마르는 A매치 4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결국 브라질은 네이마르 없이 본선에서 헤메다가[81] 어찌어찌 올라간 8강에서 파라과이에게 승부차기까지 간 접전 끝에 결국 탈락하고 말았다. 월드컵의 악몽을 전혀 씻어내지 못함은 물론, 남은 자존심마저 박살나 버렸다.
게다가 코파 아메리카 8강 탈락으로 인해 더 이상 A매치를 치를 수 없게 되면서 네이마르 없이 2015년 10월까지 월드컵 지역 예선을 치러야 했고, 결론은 칠레 원정에서의 굴욕적인 패배였다. 다행히 다음 경기인 베네수엘라전에서 승리하며 자존심을 챙기기는 했지만, 브라질에게 여전히 러시아 월드컵으로 가는 길은 험난해 보인다.
게다가 치아구 시우바는 둥가와 마찰을 빚어 대표팀에 나서지 못했다.
2016년 코파 아메리카에서는 에콰도르, 아이티, 페루와 함께 B조에 편성되었다. 브라질이 이 대회에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였지만, 첫 경기인 에콰도르에게 무득점 무재배. 왠지 불안하다 싶었으나 2차전인 아이티전에서는 똑같은 스코어인 7:1로 크게 이겼다. 그러나 질레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3차전 페루와의 경기에서 0:1로 지면서 8강 진출이 좌절되고 말았다. 이로 인하여 결국 둥가 감독은 또다시 해임의 칼날을 맞았고, 아데노르 레오나르도 바치(약칭 : 치치)가 새로운 수장에 앉게 되었다.
8.4. 브라질의 미래는?
브라질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역사에 길이 남을, 그리고 씻어내기 어려울 한을 안게 되었다. 마라카낭의 비극은 월드컵 우승을 놓친 것에 불과했기 때문에, 64년 만에 다시 유치한 월드컵에서 우승한다면 64년간 맺혔던 한을 완벽히 풀 수 있었다. 비극의 원흉인 우루과이를 직접 꺾는다면 금상첨화. "월드컵 우승"은 쉽게 논할 수 없는 어려운 목표임은 분명하나, 영원한 우승 후보로 불려온 축구 강국인데다 홈 어드밴티지까지 업은 브라질에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비극을 완벽하게 설욕하려면 독일에서 개최되는 월드컵에서 압도적인 점수차로 독일을 꺾어야 한다. 이것 자체도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데, 개최국 독일을 포함한 14팀이나 되는 유럽 팀을 뚫어야 하는 건 덤이다. 최대 6개의 남미 팀만 올라올 수 있었던 브라질 월드컵보다 훨씬 어려운 조건. 실제로 대진표를 보면 독일은 4강에서 브라질과 맞붙기 전까지 남미 팀과 단 한 번도 맞붙지 않았지만, 유럽 팀을 다 피하는 건 불가능하다. 16강-결승에서 초운빨로 유럽 국가를 안 만날 수는 있지만, 조별 리그에서 무조건 최소 1팀 이상은 만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독일은 전전대회 개최국이자 서독 시절 포함하여 2번이나 개최했다. 다시 독일에서 월드컵이 열리려면, 적어도 반세기 가량은 기다려야 할 것이다. 애초에 언제 다시 열릴지 모르는 대회에서 독일을 압살해야 된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실현 가능성은 사실상 거의 없다.
브라질은 이번 비극으로 "브라질의 상징" 중 하나를 잃고 말았다. 전 세계인이 브라질하면 축구를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처럼 브라질에서의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모든 브라질인이 자부심을 가지는, 브라질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였다. 그런데 월드컵이라는 세계구급 무대, 그것도 '''안방에서 개최된''' 대회의 준결승전 경기에서 역대 최악의 대패를 당하는 장면이 전세계에 생중계되며 '''"브라질하면 축구"라는 등식은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마라카낭의 비극은 냉정히 말해 우승 설레발을 너무 치다가 뒤통수를 맞았을 뿐인 사건이었지만, '''이번 참패는 단순한 패배를 넘어 축구 강국이라는 브라질의 정체성 중 하나를 무참히 짓밟고 깨뜨려 버렸다.'''[82] 더구나 이번 경기에서 브라질이 보여준 경기력은 전혀 브라질 같지 않은 면이 많았던지라[83] 더 이상 넘사벽의 위치에 있지는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들기도 한다. '국치일'이라는 표현이 절대 과한 것이 아니며, 브라질 국민들이 나라를 잃은 것마냥 슬퍼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브라질 출신의 월 스트리트 저널 기자는 이 부분을 두고 "브라질에 축구가 어떤 의미인지 몰라서 그래"라는 칼럼을 썼다. 이 칼럼은 미네이랑의 비극에 의해 브라질 국민들이 받았을 충격과 그 내면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게다가 이 참사가 벌어진 지 1년 후 치러진 2015년 코파 아메리카에서, 브라질은 페루를 상대로 아주 실망적인 경기 끝에 겨우 역전승을 거두고 콜롬비아에게 일격을 얻어맞으며 조별 리그 마지막까지 탈락을 걱정하는 처지까지 몰렸다. 이 조의 '''4팀 모두가 1승1패의 꼬리를 물고 꼬리가 물리는 전적'''이 나와버려서 4팀 모두 마지막 한경기로 8강 진출여부가 결정될 판이긴 했다. 문제는 '''그 브라질이 페루 따위와 같은 전적이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여기에 브라질의 스타플레이어 네이마르가 콜롬비아전 패배 이후 빡쳐서 쓸데없이 상대에게 분풀이를 하다가 징계까지 먹고 자국 내에서도 욕을 얻어먹는 등 추태를 벌였다. 다른 톱시드인 아르헨티나와 칠레(개최국)는 가볍게 올라온 8강을 브라질만 정말 힘겹게 올라왔고 8강에서는 '''2014년 월드컵 지역예선 꼴찌를 기록한 파라과이에 승부차기 끝에 일격을 얻어맞았다.'''(전략) ...브라질 사람들이 축구를 사랑하는 수준은, ‘여느 나라 사람들이 여느 스포츠를 사랑하는 것’을 넘어선다. 축구는 브라질의 정체성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본질적인 요소다. 브라질 사람으로서 독일전 완패는 자신의 정체성을 알리는 신분증을 잃은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게다가 이렇게 잃은 정체성을 다시 회복할 수 있기는 한 건지도 모른 채 말이다.
그 정체성은 브라질 사람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월드컵에서 5회 우승하고 펠레와 같은 천재 선수를 배출하면서, 세계인들은 ‘브라질 하면 축구’를 연상하게 됐다. 브라질 사람이 해외에 나가면 이 사실을 몸소 느낀다. 내가 브라질 사람이라고 하면, 상대방이 축구를 언급하지 않는 경우가 한 번도 없었을 정도다. 축구가 없었다면 브라질이라는 나라가 어디에 붙은 나라인 줄도 몰랐을 사람들도 더러 있을 것이다.
단일 스포츠에 한 나라가 이 정도로 보편적으로 연상되는 경우가 또 있을지 모르겠다. 이런 현상은 (브라질 사람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것도 꽤나 무거운 부담감으로.
물론 브라질 사람들이 축구를 국가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에 ‘브라질 하면 축구’라는 깨부술 수 없는—사실 이미 깨진—등식이 더 강해진 것도 사실이다.
브라질은 축구를 잘하는 나라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는, 다른 많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덮었다. 부정부패 스캔들이 또 났다고? 경제가 엉망진창이라고? 교육과 삶의 질, 안전 수준 국가 순위에서 브라질이 또 최하위라고? 이렇게 악재가 넘쳐도 우리는 적어도 잘 하는 게 하나는 있다는 사실을 안다. 축구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몇 개밖에 못 땄다고? 괜찮아. 우리는 축구는 끝내주게 잘하잖아.
'''하지만 독일전에서 대패를 당한 후, 브라질 사람들이 다시 이런 자부심을 회복하려면 꽤나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퍼터맨 기자가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지만, 일 년에도 몇 차례나 국기를 자랑스럽게 꺼내 흔들 기회가 많은 미국과 달리, 브라질은 월드컵에서만 그런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산적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축구는 브라질 국민 전부가 예외없이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귀중한 대상이다.
아니 귀중한 대상이었다. 화요일 일어난 일을 표현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가 ‘치욕’이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우리가 정체성을 회복하거나 아니면 축구를 대신할 (자부심의) 대상을 갖게 될 때까지, 자기반성은 계속될 것이다. 브라질인들의 삶은 계속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면은 공허하게 비어있다.'''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에서도 이것만큼은 아니지만 치욕을 당했다. 승점자판기 신세였던 아이티와의 경기는 제외하고 보면 에콰도르와는 오심 덕을 봐서 가까스로 무승부, 그리고 작년에도 같은 조였던 페루와의 경기는 신의 손이 터지면서 패배. 그나마 오심으로 그 경기에서 억울하게 패배한 점과 치욕스러운 참패를 당한 경기가 없었다는 점 등은 좀 낫지만 어쨌건 패한 건 분명하고, 둥가도 당연히 탈락 즉시 실업자가 되었다.
물론, 부잣집은 망해도 3대는 간다는 말이 있듯이, 이 굴욕적인 참패 한 번으로 브라질이 월드컵 본선진출조차 힘겨운 어정쩡한 팀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 비극을 겪었어도 어쨌든 최종 성적은 어지간한 유럽과 남미 국가들도 오르기 힘들고 비유럽/비남미 국가로는 단 두 나라만이 밟아 본 자리인 '월드컵 4강'이며, 그나마 비유럽/비남미 국가로 4강에 오른 미국은 출전국 수가 적었던 초대 대회에서 올린 성적이니 논외로 치는 게 맞고, 그나마 정상적으로 월드컵 4강에 오른 대한민국도 그 때 하필 우주의 기운이 모인 데다[84] 개최국의 이점을 받은 끝에 기를 써서 간신히 한 번 했고 터키, 러시아, 오스트리아, 폴란드, 벨기에,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불가리아, 칠레 등과 같이 4강 1~2회가 최고 성적인 나라들조차도 언제 다시 하게 될지 알 수 없는 성적이다. 심지어 월드컵에서 두 번이나 준우승을 기록했던 체코나 헝가리도 쇠락한 후 리즈 시절을 되찾지 못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하지만 앞으로 브라질이 축구왕국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녹슨 전차군단"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침체되었던 독일이 10년이 넘는 꾸준한 투자를 통해서 세계 정상에 다시 한 번 우뚝 섰듯이, 브라질도 뼈를 깎는 쇄신을 거치면 비로소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정상에 다시 오를 수 있을 것이다.
2년 후 자국에서 열린 올림픽 축구에서 참 재미있는 광경이 2번이나 연출됐다. 8강전에서 브라질이 콜롬비아를 만났고, 마라카낭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브라질은 독일과 맞붙게 된 것. 만일 브라질이 온두라스에 패했다면 브라질은 나쁜 기억이 있는 미네이랑으로 가게 되는 일이 생길 수 있었지만, 브라질이 벨루오리존치행 거부포를 날린 네이마르를 앞세워 온두라스에 KO 핵펀치를 날리며 마라카낭에서 독일과 결승 빅 매치가 성사됐다. 올림픽(U-23) 축구라지만, 상대가 독일이라는 걸 알고 말 그대로 이를 악물고 뛴 브라질 선수들은 승부차기에서 결국 독일을 무너뜨리고 첫 올림픽 축구 금메달을 받았다. '''사실상 장소만 다를 뿐, 2년 전의 비극을 어느 정도는 씻은 셈이다.'''[85] 그리고 이 금메달이 올림픽에 이어 다가올 월드컵 예선에서 브라질 대표팀[86] 의 선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다행히 올림픽 축구 금메달로 분위기를 반등시키고 국가대표팀 감독을 치치로 교체한 후, 월드컵 예선에서 브라질이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 올림픽 이후 9월부터 치러진 지역예선 8연승을 이루며 예선 선두까지 올라왔다. 특히 11월 11일에는 이 참사의 무대인 미네이랑에서 영원한 라이벌 아르헨티나를 '''3:0'''으로 털어 버렸으며, 2017년 3월 29일에는 2번의 코파 아메리카에서 물먹였던 파라과이도 3:0으로 털며 전 세계에서 맨 먼저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2017년 4월 6일 발표된 피파랭킹에서도 아르헨티나를 제치고 1위에 오르며 2010년 5월 이후 무려 6년 11개월만에 피파랭킹 1위 복귀에도 성공했다. 2017년 11월 10일 일본과의 평가전(3년만의 리턴매치)에서도 3대 1로 승리하였다.
그리고 2018년 3월 28일,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미네이랑의 비극 이후 첫 맞대결인 브라질과 독일의 평가전이 성사되었다. 그리고 결과는 복수를 꿈꿨던 브라질이 네이마르의 결장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가브리에우 제주스의 결승골을 잘 지켜내 1:0으로 이기며 절반의 복수를 이뤘고, 독일 국대의 22연속 무패 기록도 끊었다. 그리고 같은 날 아르헨티나가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무려 1:6으로 대패하며 자존심 싸움에서 완승을 거뒀다.[87]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본선에서는 대한민국이 독일을 조별리그에서 KO시켜 독일과의 복수전은 성사되지 않았다. [88] , 4년 후에 열릴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를 기약해야 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8강전에서 벨기에의 김덕배라고 불리는 사나이에게 털려먹고 패배, 전기 월드컵 개최국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했고 비극도 완전히 잊지는 못했다. 그래도 벨기에전은 석패한 쪽에 가깝지만...[89]
그 후 자국에서 열린 2019 코파 아메리카에서 브라질은 리빌딩을 성공시키며 다시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다.[90]
9. 기타
- 이제는 손가락 7개를 펴는 게 브라질인들에게 새로운 욕설로 받아들여질지도 모른다.[91] 동아일보 기자에 의하면 브라질 현지에서 외국인만 보면 브라질인들이 침울하게 손가락 7개를 펴고 지나가던 경우를 여럿 봤다고 하니 반쯤은 자조적인 의미로 쓰이고도 있는 듯하다. 그러나 외국인이 브라질인에게 손가락 7개를 펴면 할렘가에서 니그로를 외치는 것과 비슷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음을 명심하자. 니그로라는 단어를 흑인들끼리는 친근감의 의미로 쓸 수 있지만 흑인이 아닌 사람이 쓰면 엄청난 모욕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실제로 마라카낭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축구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독일이 닐스 페테르센의 실축으로 브라질에게 패했을 때도 브라질 관중들은 독일에게 박수를 보냈는데, 수비수 로베르트 바우어가 대놓고 관중들에게 손가락 7개를 보이는 세리머니를 하여 구설수에 올랐다. 토니 크로스는 2017년을 맞아 본인의 SNS에 독일어로 'Feliz 2017!!'을 올렸는데, 당연히 브라질을 향해 비꼰 것. 이게 왜 비꼰 거냐면 1에 브라질 국기, 7에 독일 국기를 합성했기 때문이다. [92]
- 맥이 잠시 끊기나 했던 월드컵 본선의 5점 차 이상의 압도적 관광 경기가 이렇게 맥을 잇게 되었다. 1994 FIFA 월드컵 미국의 러시아-카메룬전(6:1), 1998 FIFA 월드컵 프랑스의 네덜란드-한국전(5:0)과 아르헨티나-자메이카전(5:0)과 스페인-불가리아전(6:1),[93] 2002 FIFA 월드컵 한국/일본의 독일-사우디전(8:0), 2006 FIFA 월드컵 독일의 아르헨티나-세르비아 몬테네그로전(6:0),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포르투갈-북한전(7:0)의 뒤를 이은 것. 하지만 기존 대회들의 5점차 이상 경기는 모두 조별 리그에서 벌어진 것이고 러시아와 카메룬의 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납득할 만한 실력 차가 있는 팀 사이의 경기였다면 이번 경기는 4강전에서, 그것도 브라질이 홈에서 처참하게 패배했다는 점에서 그 충격이 메가톤급이다. 그것도 독일은 아르헨티나에 이어 두번째로 2경기 관광 경기를 일궈냈다.
-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은 포르투갈과 브라질을 상대로 총 11골을 터뜨리며 포르투갈어로 대표되는 이 두 나라를 한 대회에서 처절하게 뭉갰다.
-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브라질은 독일과 네덜란드를 상대로 총 10골을 얻어맞으며 게르만족으로 대표되는 이 두 나라에게 한 대회에서 처절하게 뭉개졌다.
- 암살교실에서도 등장한다. 이상한 것은 2013년 10월 중순에 브라질로 가서 이 드립을 쳤다는 것.
- 2013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브라질에서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이 2014 월드컵 4강에서 탈락하며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팀은 이어지는 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는 징크스는 계속 이어지게 되었다. 게다가 브라질로써는 4번째 당하는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 징크스며, 2005년, 2009년, 2013년까지 3번 연속으로 당하게 되었다.
- 브라질은 이 패배 하나 때문에 저 멀리 이스라엘에게까지 어처구니 없는 조롱을 받았다. 2014년 7월 가자지구 분쟁을 불균형적 무력 사용이라고 비난하던 브라질에게 이스라엘 외교부가 브라질 팀의 참패를 가지고 불균형적인 건 브라질 1-7 독일이라는 개드립으로 응수한 것이다. 외교적 문제에 뜬금없이 축구, 그것도 상대의 트라우마로 남을 사건을 걸고 넘어지는 결례를 범한 것이다. 웃기는 건 그 이스라엘도 2002년 2월 13일에 가진 친선경기에서 똑같이 1-7로 털렸었다는 거다. 참고로 2000년에 가진 친선경기에서는 독일과 이스라엘이 2-2로 비겼는데, 2년만에 이렇게 대파한 걸 두고 당시 이스라엘에서 엄청 비난이 거셌는데, 현대 이스라엘 건국 이후 국대 축구 팀 최다 실점 패였기 때문이다. 여하튼, 브라질 언론이나 여론은 이스라엘이 다른 걸로 안 되니까 축구 가지고 외교적으로 개소리한다고 비난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스라엘 측의 대응이 도를 넘었다고 보고 별도의 대처를 검토 중이라고 했으나 1년이 넘도록 조용히 넘어갔다.
- 월드컵 이전에 방송된 심슨 가족의 시즌25 16화에서는 호머 심슨이 모범적인 심판으로서 리사 심슨을 위해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승부조작을 거부하는 내용이 나왔는데, 그 결과 호머가 승부조작을 거부한 결승전에서의 정확한 판정으로 브라질이 독일에게 패배하는 결말이 나왔다. 물론 7대 1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아니었지만...
- 트로피코라는 가상의 섬나라를 운영하는 게임인 트로피코 4의 캠페인 중에, 트로피코 팀이 브라질 팀을 7대 1로 박살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이 게임이 발매된 것은 2011년이다.
- 이후 독일은 9월 4일 결승에서 만났던 아르헨티나와의 리매치에서 무려 홈에서 4골을 기록하며 패배하였다. 이후 2골을 만회했지만 자신이 홈에서 브라질을 꺾은 것처럼 아르헨티나에게 덜미를 잡힌 셈이 되었다. 다만 아르헨티나는 2010년 월드컵이 끝난 이후 스페인과의 친선전에서도 4:0으로 이겼던 적이 있긴 하다. 독일은 그 이후 UEFA 유로 2016 지역예선에서 폴란드한테 또 0-2로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참고로 폴란드는 이 승리가 국대 경기에서 독일을 상대로 거둔 최초의 승리다. 당연히 폴란드는 국가적으로 잔치가 벌어졌다. 그리고 이 경기 결과로 인해 독일은 FIFA 점수를 318점이나 뭉텅이로 잘리면서 FIFA 랭킹 1위 자리에서 단 1년 만에 물러나버리고 말았다. 월드컵에서 우승하면 그 동안의 전적과는 상관없이 FIFA 점수를 300점이나 더 얹어주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2등으로 내려오기 힘든데, 피파 랭킹 90위권 국가의 점수 총합 수준인 318점을 단번에 잃어 2위로 내려앉았다. 그것도 모자라 2015년 9월자 FIFA 랭킹에서 독일은 벨기에에게조차 그나마 2위를 내주며 3위로 떨어졌다. 그러나 2017년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을 차지하면서 2년만에 다시 1위에 복귀했다가 카잔에서 험한 꼴 당해서 무려 15위로 곤두박질쳤다. 그리고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하면서 얻은 월드컵 전체 최다 골 기록도 도로 브라질에게 내주고 말았다.
- 알고 보면 독일은 우루과이가 지난 월드컵 동안 2번 우승했을 때 결승에서 이긴 팀들을 한 방에 이긴 꼴이 되었다. 다만 순서는 바뀌어서 우루과이는 아르헨티나 먼저 이기고 나서 브라질을 이겼지만 독일은 브라질 먼저 이기고 나서 아르헨티나를 이겼다.
- 미네이랑의 비극 이후 거의 두 달 만인 2014년 9월 17일에는 AFC U-16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대한민국 U-16 대표팀이 이승우와 장결희의 활약으로 시리아를 똑같은 스코어로 털어 버렸다. 관련 기사에는 아니나 다를까 미네이랑 드립이 간간이 보이고 있다. 다만 북한에게 덜미를 잡혀 우승은 실패했다. 여담이지만, 북한은 1966년에 이탈리아도 털어 버린 팀이였다.
- 이 참사 이후 3개월 뒤인 10월 22일(한국 시각) 2014/15 UEFA 챔피언스 리그 E조 3차전에서 FC 바이에른 뮌헨이 AS 로마를 원정 경기에서 똑같은 스코어로 털어 버렸다. 특히 AS 로마는 과거에도 맨유에게 7:1로 털린 전례가 있던 팀이라 이 경기를 떠올리는 축구 팬들도 더러 있다. 더욱이 독일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 상당수가 FC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그대로 뛰는지라... 심지어 둘 다 박살난 측이 홈이었다는 점, 전반전이 5:0으로 끝났다는 점마저도 똑같다.
- 2015년 2월 독일은 브라질 미네이랑 경기장 박물관의 요청에 따라 영사관을 통해 자국 대표팀 유니폼을 기증했다. 1950년 마라카낭의 비극도 60년 넘게 담아두고 있었던 브라질인 만큼, 이 참사도 두고두고 잊지 않겠다는 뜻인 듯하다.(...)#
- 인터넷에서는 7-1 자체가 하나의 밈이 되었다. 영어 Z와 7, i와 l이 1과 미묘하게 닮은 걸 이용해 형상화한 게 Bra71L. 아니면 Bra'7'il, Bra7i1 같은 식으로 퉁쳐도 말이 된다. E-스포츠 중계의 경우 점수가 7 대 1이 되면 7-1 never forget과 함께 채팅창에 도배된다.
- 이 사건으로 인해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이 몇년전에 비해 더 약해진 팀이라는 현실을 증명했다. 사실 1998 FIFA 월드컵 프랑스 당시 대한민국이 최악의 침체기였다고는 하지만 네덜란드한테 0-5로밖에 안 패했는데 브라질은 그보다 더 큰 차이가 나는 점수로 패했기 때문이다.[94] 게다가 축구의 세계에서 7점 이상 실점하고 패하는 경기는 정말 손에 꼽으며, 그렇게 패한 팀들은 2014년의 브라질을 제외하면 전원 극초반에 광탈한 팀들 뿐이다. 월드컵에서 7점 이상 실점이 나온 경기는 1934년 이탈리아 7-1 미국, 1938년 스웨덴 8-0 쿠바, 1950년 우루과이 8-0 볼리비아, 브라질 7-1 스웨덴, 1954년 헝가리 9-0 한국, 헝가리 8-3 서독, 터키 7-0 한국, 우루과이 7-0 스코틀랜드, 서독 7-2 터키, 오스트리아 7-5 스위스, 1958년 프랑스 7-3 파라과이, 1974년 유고슬라비아 9-0 자이르, 폴란드 7-0 아이티, 1982년 헝가리 10-1 엘살바도르, 2002년 독일 8-0 사우디아라비아, 2010년 포르투갈 7-0 북한, 2014년 독일 7-1 브라질 정도에 불과하다. 경기당 평균 3골 이상을 기록한 1958년 대회 이전 기록을 제외하면 거의 10~20년마다 한 경기씩만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2년 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축구 C조 마지막 경기인 독일과 피지의 축구시합이 미네이랑에서 벌어졌는데, 10:0으로 독일이 완승을 거두었다. 같은 경기장에서 열린 8강전 대한민국은 온두라스에게 파상공격을 퍼붓고도 역습 한 방에 무너져 결국 0:1로 지고 짐을 쌌다. 상파울루에서 열린 8강전에서 브라질은 또 콜롬비아를 만나는 진풍경을 보여 주었다. 결과는 2:0으로 브라질이 승리했다. 네이마르도 득점하며 수니가 동네에 제대로 화풀이했다.
-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축구 결승전인 독일과 브라질의 경기가 마라카낭에서 결국 또다시 벌어지고야 말았는데, 이번엔 네이마르의 참여로 인해 기세를 타서 결국 후반전 종료까지 네이마르와 독일의 막시밀리안 메이어의 각각 1골로 승부차기로 이어졌는데 4골 까지 서로 골에 성공한 이후 5번째 시도에서 브라질 키퍼가 독일의 공을 막아냄과 동시에 네이마르가 마지막 종지부를 찍어낸다. 한마디로 네이마르로 시작에서 네이마르로 끝난 셈. 이로써 브라질은 2년전의 치욕과 동시에 마라카낭의 비극을 극복해 낸다.
- 이 경기 이후 3, 4위전에서 골키퍼인 줄리우 세자르는 다시 3실점하여 2경기 10실점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 아이러니하게도 이 참사의 주범이었던 독일은 4년 후 대회에서 미네이랑의 브라질보다 훨씬 더 끔찍한 비극을 카잔에서 겪고 만다.[95][96] 축구 변방 아시아 출신의 피파랭킹 57위 약체 팀에게 0:2로 완패하면서, 독일 축구 역사에 온갖 치욕적인 최초 기록들을 대거 추가하고 조별 리그에서 최하위로 탈락하는 수모를 당한 것이다.[97] 더욱이 이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선수 중 토니 크로스, 사미 케디라, 토마스 뮐러는 4년 후 삽질을 거듭하며 대표팀을 몰락시킨 역적으로 전락하여,[98][99]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웠다. 이 영혼까지 털린 참사 이후 껍데기만 남은 독일은 이후 네이션스 리그 등에서 형편없는 경기력으로 강등되는 등, 다시 1990년대 후반을 연상케 하는 녹슨 전차 시절로 돌아가게 되었다.[100] 반면 대한민국은 분위기를 반전시킨 뒤 아시안 게임에서 흔들리나 했지만, 절치부심한 끝에 대회 2연패를 하면서 재도약을 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카잔의 기적 참조.
- 브라질 현지에서는 2017년에 토니 크로스가 신년 축하 메시지 로 SNS에 올린 '해피 2017!!'을 본따서 2 자리에 대한민국 국기, 0 자리에 독일 국기를 올린 후 뒤에 18을 붙여 2018년 축하라며 독일을 향해 맞조롱했다.[101][102] 원본 링크
- 이날 비극의 주역이던 뮐러와 보아텡은 카잔에서 패한 죄로 대표팀에서 나가야 했지만 대신 바이에른 뮌헨에서 다시 호흡을 맞춘 뒤 이번에는 6년 뒤 바르셀로나를 8대 2로 밟아버렸다. 경기 내용도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벌어진 것과 놀랄만큼 유사해서 오죽하면 뮐러가 브라질전보다 더 쉬웠다고 굳이 말했을 정도.
- 그런데 2020-21 UEFA 네이션스 리그에서, 원정 경기였다지만 독일도 이때 브라질이 어땠을지, 스페인을 상대로 제대로 공감하게 된다. 자세한 것은 여기로...
10. 관련 문서
- 마라카낭의 비극 (1950)
- 이란 쇼크 (1996)
- 마르세유 참사 (1998)
- 세네갈 쇼크 (2002)
- 남아공 쇼크 (2010)
- 울산의 비극 (2013)
- 2014 FIFA 월드컵 브라질
- B조 스페인 vs 네덜란드 - 디펜딩 챔피언 중 최다 점수차 패배.
- H조 대한민국 vs 알제리 (알제리 쇼크)
- 2015 FIFA 여자 월드컵 결승전
- 도하 참사 (2016)
- 리바이스 참사 (2016)
- 밀라노 참사 (2017)
- 카잔 참사 (2018) - 독일 축구 역사상 20년 전 크로아티아전을 뛰어넘는 최악의 졸전.
- 리스본 쇼크 [103] (2020)
- UEFA 네이션스 리그/2020-21 시즌/리그 A 4조 6회전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