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9 그리폰
1. 기체 제원
모델명: TYPE-J9
제조사: 샤프트 엔터프라이즈 일본 지사 츠지우라 연구소
전고: 8.55m
중량: 7.15t (장비 장착시 7.6t)
2. 개요
기동경찰 패트레이버의 등장 레이버. 정식명칭은 '샤프트 엔터프라이즈 일본 지사 츠치우라 연구소 제작 타입 J-9 그리폰'. 파일럿은 바드리너스 하찬드. 작중에서는 거의 '검은 레이버'라고만 불린다. 비밀리에 만들어진 미등록 레이버라, 정식명칭을 알고 있는 것은 제작자들 뿐이기 때문.[1]
패트레이버 미디어믹스 작품군 중 그리폰과의 대결에 가장 큰 비중을 둔 작품은 만화판이며, TV애니메이션에서 그리폰이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겨우 다섯 화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TV판의 에피소드 수가 원래 계획된 52화에서 47화로 변경되면서 그리폰과 알폰스의 마지막 대결을 그려내려던 클라이맥스 부분이 잘려나갔기 때문이기도 하고, TV판의 그리폰은 만화판보다 더 최종보스 포지션이라 얼굴을 자주 내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TV 방영분에서 못 다 한 이야기는 나중에 신OVA에서 그려지며, 여기서 그리폰은 최종보스의 포스를 유감없이 과시한다.
그리폰은 극 중에서 주인공 기체인 AV98 잉그램의 강력한 라이벌이자 최종보스이며, 특히 첫 등장에서 오오타 이사오의 잉그램 2호기와 시노하라 아스마가 탄 이코노미를 걸레짝으로 만들어버리고 하늘로 날아서 사라지는 모습과 신 OVA판에서도 피스메이커의 목을 뜯어버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카리스마 그 자체로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수십 년 지난 오늘날에도 확고한 팬덤을 거느린 로봇.
기본적으로는 사지(팔다리)와 머리가 몸통에 달려있는 인간형의 레이버인데, 백팩에 옵션으로 비행용 가변익과 제트 엔진으로 구성된 플라이트팩, 또는 하이드로젯(워터제트 추진기)을 장비한 아쿠아팩 중 하나를 설치하는 것이 가능하다.
플라이트팩은 주로 도망칠 때 사용하는 일회용 비행장비로, 비행기처럼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는 것은 아닌 듯 하고 단시간 저공비행 정도밖에는 못하는 모양이다. 그럼에도 대개는 레이버가 하늘을 난다는 것을 상상도 못하기 때문에, 경찰 등의 허를 찌르는 데는 큰 효과가 있었다.
아쿠아팩은 안정적인 사용이 가능하며 그리폰을 수중항행과 수상항행이 가능한 수륙양용 레이버로 만들어주는 우수한 장비로, 물속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기습 효과를 노려 자주 이용되었다. 또한 아쿠아팩 쪽에도 사실 수중항행과 수상항행을 위한 워터제트 추진기와는 별개로 제트 엔진이 실려 있어서, 지상에서의 급기동에 이것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OVA에서는 제트 엔진을 사용한 가속으로 달리기의 스피드를 올리는 기발한 전술이 등장했다.
그리폰 레이버 본체 역시 잉그램 이상의 뛰어난 성능을 갖고 있으며, 여러 대의 군경 레이버들과 단신으로 대결해도 밀리지 않는 파워와 강인함을 자랑한다. 비무장임에도[2] 무장한 군용/경찰용 레이버를 파워와 스피드로 손쉽게 압도하며, 상대의 무기를 탈취해 사용하는 유연함도 보여준다.
만화를 통해 잘 전달되지는 않으나 그리폰의 구조나 움직임은 다른 레이버들과는 전혀 다르다고 한다. 사카키도 부품을 분석하면서 지금까지의 레이버 브랜드의 특색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별개의 레이버라고 평했으며, 레이버 개발의 공로자[3] 로 이름난 한 학자의 말에 따르자면, 보통 레이버들은 인간의 움직임을 엉성하게 모방하는 데 지나지 않지만 그리폰만은 인간처럼 움직인다고.
그러나 그리폰의 진가는 그 하드웨어가 아니라, 인간의 뇌와 직접 연결하여 레이버를 조종하는 학습형 OS인 ASURA 시스템이다.[4] 그리폰 레이버 자체는 (고가품 원오프 타입이긴 하지만) OS 개발용 플랫폼에 불과하며,[5] 파일럿인 바드도 좀 귀한 소모품 취급.[6]
게다가 엄밀히 말해 진정한 가치는 ASURA 시스템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체실험기인 그리폰을 자위대 레이버나 이즈미 노아의 AV98 잉그램과 같은 강적들과 싸움붙여가며 ASURA 시스템 내에 축적한 학습 데이터가 진정한 보물이다. 실제로 극중에서 샤프트 USA가 신병을 확보하고 있던 바드와 개발 7과의 ASURA 시스템을 맞교환할 것을 요구하자, 학습 내용이 들어있지 않은 신품 ASURA를 빈 깡통에 불과하다며 아무 미련없이 넘겨주었다.
만화판에서는 그 성능을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기체에 부담이 너무 심하기 때문에, B시스템이라는 일종의 리미터를 사용하고 있다는 설정이 존재한다. 일시적으로 이것을 해제할 수 있으며, 그 짧은 시간 동안 성능이 대폭 올라가게 된다. 그러나 이 상태는 기체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장기전은 할 수 없다. 전속 파일럿은 바드리너스 하찬드, 만화판에서는 쿠로사키가 아쿠아 타입을 잠시 운용한 적이 있었다.
그리폰의 개발 목적은 ASURA 시스템을 개발한 기술진과 기술을 팔기 위한 전시용이며, AV98 잉그램의 OS를 덤으로 끼워넣기 위해 만들어진 기체였다. 따라서 대량생산을 애초부터 포기하고 기존의 규격과 엄청난 비용, 양산성 등을 죄다 무시하고 만든 이레귤러. 덕분에 초고성능을 낼수는 있었지만 어차피 소모품이었으며 바트는 그저 이용당했을 뿐이었다는 이야기.[7]
제작비는 그야말로 샤프트 엔터프라이즈 일본 지사를 뒤흔들 정도였는데 개발비 자체도 엄청나지만 부품의 밀반입,운반,제조 시설의 확보,정보조작과 은페,주변인 매수등 간접적인 부분에서도 엄청난 지출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코믹스판에서는 훈련중이던 자위대의 군사용 레이버를 습격했던 사건에서 보인 매니퓰레이터의 섬세하고 정교한 동작으로 인해 시노하라 중공업의 잉그램 계열기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으나 아스마가 '''"시노하라에서 그런 걸 만들었다면 자위대 습격같은 쓸데없는 짓을 하기보단 희희낙락해서 어떻게든 팔아 먹어보려고 들고 왔을 것."'''이라고 하자 모두가 납득했다.(...)
세부적으로는 그리 닮지 않았는데 실루엣과 컬러링 면에서 아스트라나간이나 게슈펜스트과 닮았다는 평을 많이 듣는다. 물론 그리폰 쪽이 먼저지만. 이외에 마스터 건담과도 닮았다. 그러나 이 로봇들보다 먼저 나왔으며 그리폰 쪽이 닮았다는 소리를 들을만한 로봇이 있는데 바로 블랙 옥스. 실제로 작품 내에서의 그리폰의 포지션과 존재감은 블랙 옥스와 비슷하다. 이는 원작자인 유우키 마사미가 직접 언급한 내용.
3. 각 매체별 그리폰
3.1. 만화판
만화판의 주제는 바로 그리폰과의 결판에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ASURA 시스템의 치명적인 결함이 드러난 것도 만화판이며, 처음 자위대의 훈련에 난입해서 자위대 부대를 박살내며, 하루미의 국제 레이버 쇼에서 한바탕 난동을 부린 뒤 도쿄만에 상륙, 잉그램 1호기와의 전투 중 SSS의 개입으로[8] 기체에 손상을 입고, 이후 1호기와의 사투 끝에 날아서 도주하다가 데미지 때문에 고도가 올라가지 않아 바다에 추락. 결국 무승부로 끝난다. 그 뒤에 ASURA를 회수하기 위해 쿠로사키가 두번째 기체를 몰고 갔으며, 이 기체는 나중에 특차2과와 한바탕 한 뒤에, 우츠미 일당의 특차2과 습격 때 노아의 1호기와 리턴 매치, 격전 끝에 대파된다.
만화판의 그리폰은 ASURA 시스템이 일종의 옵션으로, 이를 제거한 상태에서도 조종이 가능하다. 물론 이 상태에서는 일반적인 레이버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성능만이 나오는 모양. 또한 ASURA 시스템이 콕핏 안에 설치되어 있는 모양이라, 이 상태에서는 어른이 탑승할 공간이 나오지 않는다고. 애당초 어린이를 파일럿으로 이용하는 것이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
리미터인 B시스템에 관련된 설정은 만화판에서만 나온다.
또 최종 결전 이후 발견된 것이었지만 자동권총 형태로 만들어진 전용의 대구경 핸드캐논도 등장한다. 만약 사용했으면 잉그램은 곤란했을테지만, 목적이 데몬스트레이션이었던 것에 더해, 레이버 싸움을 게임이라고 생각해 가볍게 여기고 정정당당한 싸움을 원하던 파일럿인 바드의 의향에 따라 사용되지 않았다.
3.2. TV판
기본적으로 만화판과 같지만, 35화에서 파괴된 후 등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고미오카 츠토무가 오오타한테 팀킬당할 뻔한 에피소드는 다뤄지지 않았다.(…)
3.3. 신 OVA판
본격적으로 수중 항행용 유닛을 장착하고 등장. 1소대의 신예 패트레이버 피스메이커를 가지고 놀면서 걸레로 만들고, 복수의 의지를 다지면서 출동한 잉그램 2호기도 물속에 담가서 리타이어. 1호기도 제트 엔진 대쉬로 박아버려 큰 데미지를 입힌다. 그러나 이후 잉그램 3호기에 발목을 잡히면서 다시 1호기와의 3차전에 돌입하고, 자기 게임이라며 방해하지 말라는 버드의 목소리가 그대로 흘러나온 덕분에,[9] 파일럿이 버드라는걸 안 노아의 잉그램에게 1대 1로 "누나 말 좀 들어라!"라면서 신나게 쌈판을 벌이다가 결국 대파, 콕핏을 제압한 노아에게 버드가 구속되었고, 우츠미에 의해 자폭장치가 가동된 뒤 3호기에 의해 바다에 던져져서 폭파되었다.
3.4. PS1판
마지막 스테이지에서 뜬금없이 최종보스[10] 로 등장. 확실히 움직임은 빠르지만, 근처에 걸리적거리는 게 많아서 오히려 붙잡기가 쉽다. 공격 모션에도 틈이 많아서... 신OVA판에서 가라앉은 물건을 샤프트 재팬이 극비리에 인양해서 무인 시스템의 데이터 수집용으로 복구했다고 한다.
4. 기타
92년 사운드트랙과 신규영상 및 기존 영상을 편집한 컴필레이션 Patlabor Music Clips (One Day of Noa) 에 그리폰의 테마가 수록되었다. 곡명은 '검은 파괴자~GRIFFON~(黒い破壊者 ~GRIFFON~). 작곡은 패트레이버 시리즈의 음악을 총 담당한 카와이 켄지.
위에 언급된 그리폰의 활약상을 4분만에 요약본으로 감상할 수 있다!
[1] 하지만 경찰 수뇌부는 이미 정식 명칭을 알고 있었는데, 그리폰이 자위대의 군용 레이버를 습격했을 때 바드가 그리폰의 이름을 땅에 적어놨기 때문. 바드가 한 짓 덕분에 샤프트 엔터프라이즈 일본지사의 토쿠나가 상무가 한 실언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2] 그리폰 전용 핸드캐논이 개발되어 있다는 설정이 있긴 하며, 만화판에서는 그 실물이 등장한다. 다만 만화판에서도 역시 이 핸드캐논을 딱히 사용하지는 않았다.[3] 아래 기술된 아슈라 시스템의 아버지이기도 하다.[4] ASURA 시스템은 AV98 잉그램으로 대표되는 시노하라 중공업의 레이버들이 채용하고 있는 컴퓨터와 유사한 학습 컴퓨터이며, 그에 더해서 인간의 뇌와 레이버의 제어 컴퓨터를 연동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뇌파 감지 방식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이렇듯 고성능 제어 컴퓨터와 선진적인 조종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기에, 마치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과도 같은 직관적인 감각으로 조종할 수 있다는 것 같다. 전속 파일럿인 바드리너스 하찬드가 세상만사를 게임처럼 생각하는 사고방식의 소유자이고 현실을 게임으로 착각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점을 감안해 보면, 상당히 시사하는 바가 큰 부분이기도 하다.[5] 실제로 극중에서 추락으로 인해 완파되어 한 기가 소실된 적도 있는데, 별다른 언급도 없이 한 대 더 만들었다.[6] 작중 쿠로사키가 바드에게 한 취급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인체실험용 기니피그가 아니냐는 말도 있었지만 사실 기획 7과 내에서 바드는 그 정도 비중도 없었다. 다만 아무래도 바드의 능력 자체는 뛰어난 지라 가출했을 때는 필사적으로 찾긴 했다. 사실 이것도 바드를 걱정해서나 그 가치를 인정했다기보다는 그냥 과장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쿠로사키가 멋대로 버려서 그랬던 것에 더 가깝지만.[7] …라고는 하지만 이 역시 확실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우츠미가 워낙 상또라이 유쾌범인지라... ASURA 시스템의 기술진과 기술을 판다는 것도 궁극적인 목적이라기보다는 이걸 이용해 그리폰을 만들어서 실컷 논 뒤 다 쓴 장난감은 갖다 버리고 시스템과 기술, 기술진을 팔아서 다시 한번 기반을 세운 뒤 그리핀을 가지고 놀았던 것과 같은 짓을 계속하려고 한 것일 가능성도 있다.[8] 만화판에서는 그리폰 본체에 폭탄이 달려 터지는데, TV판에서는 폭탄의 폭발 여파에 의해 손상을 입는 것으로 바뀌었다.[9] 이는 우츠미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곡을 틀면서 상륙하려고 달아놓은 외부 스피커 덕분이였다. 정작 본인은 달아놓고 까먹었다며 안썼다만. [10] 정확히는 그 다음의 잉그램 1호기와의 전투로 페이크 최종보스가 되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