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악산
- 紺岳山.
1. 경기도 파주시, 양주시, 연천군에 걸쳐 있는 산
화악산, 송악산, 관악산, 운악산과 더불어 경기 5악의 하나로 높이는 해발 675m.
감악산(紺岳山)이란 지명은 검푸른 바위 산이라는 뜻인데, 바위 사이로 검은빛과 푸른빛이 보인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지역 주민들에게는 감박산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린다.
신라시대부터 무속신앙에서 영산으로 여겨 국가적으로 소사(小祀)라는 제사를 지냈으며 또한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했다. 정상은 평지인데 그곳에 석단 위에 세운, 감악산비 혹은 비뜰왕비라 불리는 석비(石碑)가 있다. 글자는 오랜 세월 풍화로 마모되어 거의 없어졌기 때문에 무슨 내용을 새겼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1] 삼국시대에 세워진 것은 거의 확실하다. 북한산 순수비와 형태가 비슷하다 하여 진흥왕 순수비 중 하나라는 설과, 진평왕의 순수비라는 설, 그리고 당나라 장수 설인귀가 감악산에서 태어났다는 전설을 근거로 설인귀비라고 주장하는 설이 있다. 2019년 9월 이 비석의 몇 글자가 해독되었는데, 광(光), 벌(伐), 인(人) 등의 글자들이 해독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영토 정벌 후 세워진 순수비일 가능성이 더 높이 점쳐지고 있으며, ‘이벌찬’의 벌처럼 신라의 관등명을 뜻하는 낱말일 수도 있다. # 인근에 칠중성이 있어 고구려와 신라 간에 칠중성 전투가 여러 차례 있었다.
조선 궁중에서도 봄/가을에 별기은이라 불리는 산신제를 지냈다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 태조실록에 있다. 지금도 무속신앙에서 감악산을 영험하게 생각하여 전국에서 무속인들이 이 산에 찾아오며, 일부 산악회도 이 산에 와서 시산제를 지내기도 한다.
정상에서는 북쪽 방면에 있는 임진강 건너편으로 휴전선 일대가 보이며, 날이 맑으면 개성시의 송악산까지도 희미하게나마 보이곤 한다.
장군봉 바로 아래에는 임꺽정이 관군의 추격을 피하고자 숨어지냈다는 전설이 있는 임꺽정굴이 있다. 또다른 전설에는 설인귀가 그 굴에서 살았다 하여 설인귀굴이라고도 한다.
수량이 풍부한 운계폭포가 있다. 그리고 범륜사를 비롯해, 수월사, 봉암사, 미타암 등의 절이 있다.
삼국시대에도 임진강 중류를 낀 군사적 요충지였듯 6.25 전쟁 중 벌어진 설마리 전투[2] 의 무대이기도 하다. 설마계곡 입구에는 이를 기리는 영국군 참전 기념비가 있다. 휴전선과 가깝기 때문에 감악산은 현재에도 파평산과 더불어 감제고지라는 군사적 요충지라 주변에 군부대도 주둔한다. 이 때문에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등반이 금지되었던 적이 있다. 80년대 후반에 들어서 등산코스가 개방되어 등산이 가능해졌다. 개방된 등산코스 중 범륜사로 올라가는 코스에는 중간 중간에 약수터가 있지만 갈수기에는 수질이 나빠져서 마실 수가 없다.
멀지 않은 곳에 소요산이 있다. 그리고 연계 교통수단으론 의정부 버스 25-1와 파주 버스 092(출렁다리)가 있다.
제25보병사단의 사단가에도 감악산이 언급되며, 신교대 간편 행군 코스로 감악산을 오르기도 한다. 운이 좋으면 얼굴바위까지만 올라가지만 없으면 정상까지 낑낑대며 올라가야 한다.
제28보병사단에서 관리하는 태풍유격장이 있으며 28사단은 물론 주변 타 부대에서도 와서 이곳에서 유격 훈련을 받곤 한다. 위에 언급된 무속인들이 굿하는듯한 소리도 유격장에서 종종 들리곤 한다. 특히 취침시간에 불침번을 서면 잘 들린다.
정상 부근에는 KBS의 중계소가 있다. TV, 라디오 등을 송출하며, 가청권역은 파주시, 연천군, 동두천시, 양주시 등 경기도 북부지역 및 개성시 등 북한 일부 지역이다. 1라디오 연천중계소와 양주중계소가 폐쇄된 후 감악산중계소로 송출이 대체되었다.
매년 9월 둘째주 일요일에는 이 산을 알리기 위한 감악문화축제가 양주시 남면 신산리에서 진행된다.
2016년에 출렁다리가 개통되어 감악산의 이용자가 한 순간에 늘었는데, 질서 유지가 잘 되지 않을 수 있어 파주시 공무원 전원이 주말에 당직으로 투입되고 있다. 감악산출렁다리를 KBS 2TV 다큐멘터리 3일 제작진이 촬영하여 방송되었다.
2017년 11월 10일 오전 8시쯤에 이산 정상에 화재가 났었다.
2. 강원도 원주시와 충청북도 제천시에 걸친 산
강원도 원주시와 충청북도 제천시에 걸쳐 있는 높이 945m의 산.
인근 치악산의 규모와 유명세에 묻힌데다 워낙 외진 곳에 있어서 원주 시민들도 잘 모르는 산이였으나, 블랙야크 100대 명산으로 지정되면서 인지도가 올라가고 등산객이 급격히 늘었다.#
가장 대표적인 코스인 원주 황둔리 출발 기준으로 보았을때, 시작점으로부터 정상까지의 거리가 멀지 않고 계곡 코스를 이용한다면 정상 바로앞 빼고는 경사가 가파르지 않아 당일로 산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능선 코스를 이용하면 길이 매우 위험하고 경사도 가파르기 때문에, 초보자들은 능선 코스는 피해야 한다.[3]
정상석이 두 개 있는데, 특이하게 두 개의 정상석이 각각 다른 봉우리에 세워져있다. 하나는 원주시에서 세운 것이고, 하나는 제천시에서 세운 것이다. 원주시에서 세운 곳이 930m, 제천시에서 세운 곳이 945m이므로, 진짜 정상은 제천시 정상석이 있는 곳이다.
정상의 북서쪽 봉우리의 낮은 쪽에 신라시대 때 창건된 백련사가 있다. 북서쪽으로는 치악산이 솟아 있고 남쪽 인근에는 세명대학교가 자리잡고 있다.
3. 경상남도 거창군에 있는 산
경상남도 거창군 남상면 무촌리에 있는 높이 952m의 산. 정상 부근에는 1983년에 세워진 KBS(MBC 임대사용)와 KNN의 방송 중계탑이 있다. 가청 권역은 진주시, 사천시, 거창군, 함양군, 산청군, 합천군 등 경상남도 북서부 지역이나 대구광역시 대부분, 경상북도 김천시, 칠곡군 등 남부 지역까지 전파가 간다. 감악산의 전망대에서는 날씨 좋을 때 대구광역시가 희미하게나 내려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