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구호
'''暗口號 / Password, Countersign[1] '''
1. 개요
야간이나 전시 상황 같은 피아식별이 용이치 않은 상황에서 상대가 아군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암호. 문어와 답어로 이루어져 있다. 수하하는 쪽에서 문어를 물으면 답어를 답해야 하는 방식인데, 훈련소에서 처음 배울 때 문어/답어라는 의미를 제대로 모르는 어리바리한 훈련병이 "손 들어, 움직이면 쏜다. '''암구호'''!"라고 수하하는 경우가 꽤 있다. 혹은 "손 들어, 움직이면 쏜다, '''문어!'''[3] 도 있었다."화랑! 담배!"[2]
한국군 기준으로 전파 방식은 1개 중대 기준으로 정오에 행정보급관이 중대전원에게 전파하는 방식인데 실제론 이대로 지켜지는 경우는 없고 대부분 아침 점호 후 지휘통제실에 삼삼오오 모인 행정병들 혹은 막내들에 의해 전파된다. 경계근무 나가기 전에 근무자들이 직접 확인하기도 한다.
또한 각 군의 암구호가 다를 경우 이런저런 이유로 타 부대의 검문소를 지나거나 근무지가 겹칠 경우 서로 틀려서 끌려오거나 아군 오사의 가능성이 있기에 일반적으로 중앙에서 각 군의 지통실에 하달하며,[4] 이후 지통실들은 매일 정오를 기해 변경 입력되는 CEOI를 이용한 암호화를 통해 각 군에 전파하게 되며, 유선 전화로 각 중대에 하달할 경우에도 (도중에 감청될 위험이 있으니) 기준 원칙에 의해 암호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밑에 글에서 전화로 전달하지 말라고 하는 건 평문으로 송신하지 말라는 의미에 가깝다. 절대로 "오늘의 암구호는 무엇무엇입니다"라고 평문 송신해서는 안 된다.
2. 보안성
3급 비문이며 날마다 바뀌고 비문의 특성상 외우기 힘들다고 어딘가에 적어서 휴대하고 있는 행위는 '''군보안법에 저촉되어 처벌을 받으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입대한 지 얼마 안 된 이등병들이 잘 모르고 이런 식으로 수첩에 적어서 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있는데, 입대를 앞둔 사람들은 명심하도록 하자. 괜히 적어놨다가 (주로 적어놓은 것을 꺼내서 보다가) 걸리면 폭풍 갈굼은 기본에[5] 그날로 고문관 딱지를 획득할 위험이 있고 재수없으면 간부에게 불려가서 따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 보통 훈련소에서 경계근무 교육을 할 때 암구호가 비문이라는 사실도 같이 알려주지만 그걸 흘려듣고 나중에 사고치는 훈련병들이 꼭 있다.
당연히 전화 통화로 알려줘도 안 된다[6] . 일례로 한 병장이 휴가 복귀할 때 전화로 고문관이었던 일병 후임에게 암구호를 물었을 때 그 일병이 그대로 대답하는 바람에 이 분대는 나중에 죽도록 얼차려를 받았다고 한다. 간부가 병사 생활관에 전화하여 암구호를 묻는 경우도 있는데 [7] 이때는 당연히 간부라고 해도 "암구호는 전화로 알려드릴 수 없다"고 거절해야 한다. 불시 점검을 위해 걸었는데 괜히 암구호를 답변하려고 시도한다면 진정한 헬게이트를 맛보게 될 것이다.
비문이기 때문에 이게 분실될 경우 적에게 유출된 것으로 판단하여 무조건 폐기한 후 즉시 새로 만든 암구호를 전파한다. 특히 이런 일이 한밤 중에 일어날 경우 갑자기 바뀐 암구호를 전달받지 못한 근무자들과 근무 교대자들이 우왕좌왕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지통실에서 자물쇠로 잠가두고 보관하는 품목 중 하나다.
2.1. 관련 부조리
PC통신시절 이성찬이라는 네티즌이 쓴 '병영일기'[8] 라는 군대 연재물에서는 1990년대 초 국방부 같은 근무지에서 옛날에 병장 등 고참이 암구호를 무시하고 "야 문열어라" 식으로 뭉갰는데 이등병이 FM대로 "안 됩니다, 당직실에 가서 암구호를 알아오십시오"라고 하자 밑에 상병을 불러다가 문 열고 이등병을 두들겨 패버렸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현재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믿고 싶지만 혹여 이런 일이 적발된다면 군형법상 '''초병'''폭행죄가 적용되어 정말 심각하게 처벌 받을 수 있다.[9]
근데 보통은 같은 부대 사람끼리는 얼굴, 목소리, 체형, 걸음걸이 등으로 야간에도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이 사실 필요할 때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암구호는 매일 매일 바뀌기 때문에 정말 깜빡하는 경우도 많다.
개념 없는 간부가 암구호를 숙지하지 않고 수하에 불응하는 경우도 꽤 많다. 단순히 암구호를 잊어버려서 초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 부대에서 정한 2차 신원확인 절차[10][11] 를 통하면 되지만 그게 아니라 작정하고 뭉개고 들어온다면 근무를 서고 있는 병사로서는 참 난감하다. 특히 그 대상이 다른 간부들도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원사 정도 되는 위치라면...
하지만 정말로 이렇게 계급으로 뭉개다가 초병이 공포탄을 발포했다거나 기타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경우 다음날 일일 상황 보고에서 그 일이 부대 최고 지휘관의 귀에 반드시 들어가게 된다. 이 때문에 해당 간부는 이리저리 불려다니며 갈굼으로 피곤한 나날을 보내야 하고 심하면 징계를 먹을 수도 있다. 군에서 오래 복무했다면 다들 이를 잘 알기 때문에 처음에는 귀찮아서 불응하려다가도 근무자가 강력하게 나올 조짐이 보일 경우 알아서 기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초병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수하한 것에 기분이 나빠진 상급부대에서 파견된 영관급간부가 지휘라인에 건의 했다가 지휘관에게 크게 꾸지람을 듣고 이후에 지휘관인 자신에게 수하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보통 지휘관이 부대에 귀환하기 전에 미리 연락을 하여 수하보다는 근무보고를 하는편이지만, 이 이후 진짜 손을 들고 암구호를 대면서 접근했다. 간부가 병사들에게 모범을 보여라는 압박을 몸소 보여준 사례이다.
현실적으로는 정말 누군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암구호를 몰라서 못 대더라도 그냥 통과시켜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야간에 어느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더라도 평소 봐온 사람이라면 목소리, 실루엣 등으로 신원이 파악이 되기 때문에 뻔히 누군지 아는대도 FM대로 한답시고 암구호 모른다고 끝까지 통과 안 시켜주고, 심지어 공포탄까지 발포한다면 원칙상으론 옳은 행동일진 몰라도 군생활은 굉장히 피곤해질 것이다. 특히 군대는 소문이 굉장히 빨리 퍼지고 뒷담화가 일상이기 때문에 계급이 낮은데 선임이나 간부를 상대로 철저히 FM으로 했다간 중대 내에서 또라이, 고문관 취급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부대 성향별로 간부고 뭐고 간에 철저하게 FM으로 수하하는 부대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대도 있으므로 부대 성향에 따라 행동하면 된다.
3. 후임병의 유의점
보통 중대나 소대의 통신병은 지통실에서 암구호를 알아오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갓 전입 온 신병의 경우 자기 이름 석자만큼이나 필히 외우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외우지 못하고 있다가 갑작스레 날아오는 선임의 '오늘 암구호 뭐냐?' 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할 시 지옥을 경험할 수도 있다.
대답 양식도 정해져 있다. '이병 XXX, 금일 보안에 대해 답변드리겠습니다. 문어에 XX, 답어에 XX, 이상입니다.' FM은 이렇지만 부대별로 양식이 조금씩 다르다. 참고로 암구호 부분 자체는 큰소리로 외치면 안 된다. 인근에 적 공작원이나 그들이 설치한 감청기가 있을 경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암구호를 큰소리로 외치고 다니는 것 자체가 갈굼의 대상이 된다. 즉 앞부분은 열심히 크게 이야기 하다가 정작 암구호 부분 자체는 작은 목소리로 외쳐야 하는 것.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도 고문관 허지훈이 암구호를 크게 외쳤다고 갈굼당하고 너무 작게 말했다고 갈굼당하고 못 외웠다고 3단 콤보로 갈굼당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다못해 근무자 신고 또는 저녁점호 직전만큼은 반드시 기억해두길 바란다. 그나마 초병근무 나가기 직전은 행정반에서 확인 뒤 투입이 가능하니 웬만큼 돌머리가 아닌 이상 안전한 편.
근무 투입 시 사수로 같이 서게 되는 선임이 물어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부사수가 암구호를 확실히 숙지하고 있는지 확인차 물어보는 것이긴 하나, 현실은 미숙지를 핑계삼아 갈구기 위함이거나, 정말로 자기가 몰라서 물어보는 경우가 대부분. 전자의 경우는 위에서 서술한 답변 방식대로 대답하지 않으면 그걸 또 핑계삼아 갈구며, 후자의 경우는 저 양식대로 대답하려고 하면 ''''아 됐고 됐고 암구호만 말해''''라고 한다. 결국 같이 서는 선임이 어떤 타입의 사람인지 요령껏 맞춰주는 수밖에. 파악이 안 됐다면 그냥 FM대로 답변하는 게 좋겠다.
하지만 사실은 근무지(초소 혹은 위병소 등) 경계작전태세를 갖추는 지역 내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암구호를 알려줘서는 안된다. FM 대로의 답변이라면 "근무지에선 암구호를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라고 말해야한다. 예를들어 후방부대나 파견나온 간부들이 가끔 저녁에 저녁먹고 부대앞까지 구보를 뛰려고 나가면서 초병에게 묻는 경우가 있는데, 그 간부의 계급이 중사건 상사건, 소령이건 중령이건, 대령이건 스타건, 그냥 말해줄 수 없다고 해도 할 말 없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직업군인으로서 안보관이 철저하기 때문에 애초에 병사들에게 물어볼 리가 없고, 일부 선임들에게 "근무지라서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했다간 근무 마치고 갈굼당할 수 있으니, 그냥 조용히 알려주자.
4. 암구호 구성 및 맹점
암구호로 쓰이는 단어는 보통 2, 3글자이며 은근히 외래어가 많이 섞여있다. 예를 들자면 시계/스포츠. 암구호는 글자수가 맞는 단어 중 무작위로 선정되므로 문어와 답어간에 의미상 연결고리가 전혀 없는 경우가 대부분. 이유는 한미동맹 때문이다. 대대 본부급 이상에서 복무하면 대놓고 영문과 한글이 같이 쓰여 있다.
간혹 뜬금없는 의미로 연결되는 경우가 있는데, 타이거/마스크나 나이키/에어, 담배/인삼, 스포츠/뉴스, 비키니/서비스 같이 따로 안 외워도 되는 조합도 존재한다.
문답으로 구성되는 암구호의 특성상 맹점이 존재한다. 실제 한국전쟁 시절, 위장하거나 야간 정찰하던 북한군이나 조선족 병사가 국군과 조우해 문어를 듣고 도주한 뒤[12] 인접한 다른 병사에게 다가가 먼저 문어를 말해 답어를 듣고는 그 진지나 검문소를 통과했다는 일화가 있으며,[13] 말기로 갈수록 이러한 권모술수가 심해지자 53년 5월 즈음엔 암구호도 중앙에서 전파하는 걸 포기하고 아예 각 부대별 재량에 맡겨버렸다.
4.1. 합수어
이런 암구호의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 합수어다. 예를 들어 오늘의 숫자가 9라면, 상대방이 4라고 했을 때 5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숫자를 직접 말하는 대신 돌 따위를 부딪쳐 그 소리의 횟수를 이용하는 부대도 있다. 소리를 낼 수 없을 때는 손가락으로 표시하기도 한다.
보통은 화학전 상황에서 사용하고 케미컬 코드라고도 한다.
일과 이, 셋과 넷 등 비슷한 발음으로 인해 헷갈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통 야전통신에서 쓰이는것과 같이 하나, 둘, 삼, 넷, 오, 여섯, 칠, 팔, 아홉, 공으로 합수어를 댄다.
합수어는 보통 암구호보다 좁은 단위에서 사용된다. 예를들어 X군단에서는 현재 화랑, 담배라는 암구호를 사용 중이지만 X군단 소속의 a대대는 별도 작전 중이라 따로 합수어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이럴 때 작전지역에서는 군단 전체가 숙지하고있는 암구호가 아니라 작전대대원들만 알고있는 합수어를 따로 사용해 피아식별이 가능해진다. GOP를 예로들면 X군단 A사단 소속의 a대대와 X군단 B사단 소속의 b대대에서 둘 다 합구호를 사용중이라 가정할 때 같은 군단 소속이지만 두 대대의 작전지역이 달라 서로의 합수어는 알지 못할 수 있다. 만약 서로의 작전지역이 겹치는 철책에서 마주쳤다면 상대는 합수어에 대답하지 못할 것이며, 이 경우에는 보다 넓은 단위에서 사용되는 암구호를 통해 피아식별을 해야한다.
5. 기타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경계 근무 교대를 위해 초소에 접근중인 후번초에게도 수하를 반드시 해야 한다. 후번초의 선임이 개념이 없다거나 후임들 괴롭히는 것을 좋아하는 경우 가끔 일부러 수하에 불응한다거나 이상한 암구호를 대 놓고는 반응을 지켜보기도 하는데, 이럴 때 근무자 입장에서는 참 난감하다. 누군지 뻔히 아는데 원칙대로 제압하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대충 넘어가려고 하면 곧바로 그 선임에게 "근무 그 따위로 서냐"는 폭풍 갈굼이 날아온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무리 선임병이라고 해도 어떤 목적으로든 고의로 수하에 불응해서는 안 된다. 즉, 이런 행동은 선임병쪽의 명백한 잘못이니 좀 불편하더라도 원칙대로 하려는 시늉을 하는 것이 좋다. 근무 태도 불량으로 갈굼 받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바리에이션으로, 근무자 사수와 후번초 사수끼리 허물없고 절친한 사이인 경우 장난을 치기도 한다. 실제 사례로 일부러 근무자 쪽 사수가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한 후에 그 날의 암구호가 아닌 이상한 말(예를 들면 X발...)을 하고, 후번초 선임은 답어 대신 "ㅋㅋ뒤질래?"로 응수하면 근무자는 마치 암구호 수하가 끝난 듯이 다음 절차를 진행한다. 물론 간부에게 걸리면 정말로 큰일나지만 옆에서 보면 웃기기 때문에 경계 근무에 나름대로 활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암구호는 역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쓰인 '썬더/플래쉬'일 것이다.[14][15] 한국의 경우엔 화랑/담배 혹은 보안/철저. 신교대나 훈련소의 경계 훈련 때 많이 쓰이는데, 논산훈련소의 경우는 경계/철저를 사용한다. 화랑/담배는 담배를 못 피우는 훈련소에서 흡연 욕구를 일으킨다는 이유도 있고 요즘은 금연을 권장하기 때문에 최근 사장되는 분위기다.[16]
사고 사례로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독일 해군의 U보트 에이스 볼프강 뤼트 대령의 죽음이 유명하다. 유럽 서부 전선이 종전을 맞은 1945년 5월 13일에서 14일에 이르는 새벽, 뤼트 대령은 뮈어비크의 해군 사관학교 영내를 통과하려던 중 수하에 응하지 못하였고, 19세의 초병 마티아스 고틀롭 이등병의 발포로 사망하였다. 당시 제국 대통령이던 해군원수 카를 되니츠 제독은 플렌스부르크 군정 사령관인 영국 육군의 로버츠 대령에게 요청하여 뤼트 대령의 장례를 국장으로 치렀으며[17] , 군법회의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밝히도록 했다. 고틀롭은 어두운 새벽인 탓에 상대방을 인지할 수 없어 3회에 걸쳐 수하했음을 진술하였다. 위병 책임자이던 카를 프란츠 중사가 당시 상황을 확인하였고, 법정은 고틀롭의 무죄를 선고하였다. 뤼트가 초병의 검문에 고의로 불응하였는지, 혹은 초병이 그의 대답을 듣지 못한 것 뿐인지는 끝내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13년 뒤인 1958년, 되니츠 제독은 자신의 전쟁 회고록에 이를 '옛 해군의 마지막을 상징하는 비극적인 사건'으로 기록하였다. 대서양에서 23만톤을 격침한 크릭스마리네 2위의 유보트 에이스이자 네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한 다이아몬드 곡엽 검 기사 철십자장 수훈자의 어처구니없는 최후다.
화성 해안초소 K-2 소총 사취 사건에서도 초병이 군 간부를 사칭한 거수자에게 암구호를 알려주는 실책을 범했다.
좀 더 역사 속으로 들어가면 계륵도 (잘못 유통된) 암구호의 일종. 조선시대 조선군에서도 사용하였는데 당시 군호(軍號)라고 하였으며 속칭으로 말마기(言的)라고도 불렀다. 당시 매일 밤 병조참의나 참지 중 한 사람이 세글자 이내의 암호를 임금의 결재를 받아 경수처와 병조에 내렸다고 한다. 역사에 기록된 조선시대의 군호를 몇 개 소개하면 무인정사 때 이방원군의 군호였던 산성(山城).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는 '용호(龍虎)'와 '산수(山水)'라는 군호가 기록되어 있다. 또한 갑신정변 때 개화당은 거사를 앞두고 '하늘을 바꾼다'는 의미를 담아서 하늘 천(天)을 암구호로 정했다.
일본의 경우 세키가하라 전투 당시 동군(도쿠가와 이에야스 지지 세력)의 암구호가 '산은 산(山が山), 휘는 휘(麾が麾)'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산은 산'의 경우 산(山)이 두 개면 '출(出)'이 되므로 '출진하라'는 의미가 담긴 암구호였다고 하며, '휘(麾)'는 대장기를 뜻한다.
모던 워페어 2 에서 EMP로 인해 전자기기가 먹통이 되자 사용한다. 암구호를 어떻게 사용하며, 왜 중요한지 제대로 알 수 있는 사례이다. 워싱턴 D.C 전투에서 전령이던 한 미군 이병이 암구호 까먹었으니 쏘지말라고 하면서 왔었다.[18] 이후 작전 수행 도중 소속불명 부대를 발견하고 포위 후 역시 암구호를 사용하였다. 이 부대는 암구호를 알지 못했으므로 러시아 부대로 판명되어 교전이 일어나 전멸 당했다.
셜록 홈즈 소설의 한 부분에서는 '''수열을 이용한 암구호'''가 등장한다. '''9에서 7!'''이라 하면 '''7에서 5!'''라고 말하는 방식.(......)
이렇게 중요한 것이지만 고증오류가 넘쳐나는 모 드라마에서는 '''최전방 GOP에서 작전 하러 튀어나왔다는 병사들'''이, 총구를 들이대는 데에 '''관등성명을 대는 것만으로 총을 내리고 작전권까지 넘겨줬다'''. 자세한 것은 해당 항목으로. 한국에서 드라마를 얼마나 생각없이 만드는 지 보여주는 사례.
[1] 문답 양쪽을 뜻하기도 하고, 답어만을 뜻하기도 한다.[2] 이의 구호는, 6.25전쟁 때 국군과 인민군을 구별하기 위한 대표적인 암구호다. 당시 화랑이라는 담배가 있었고 "화랑!"하고 말하면 "담배"라고 말해야 했다.[3] 물론 진짜 암구호가 문어인 경우도 있긴 있다.[4] 반대로 이걸 신경 쓸 여력이 없거나 문어만 듣고 도주한 뒤 잠시 뒤 인접 부대에게 먼저 문어를 말해 답어를 알아내는 식으로 악용될 경우, 각 부대에 맡겨버리기도 한다. 자세한 건 후술.[5] 자신만 갈굼당한다면 참으면 그만이겠지만 이런 경우 그 위의 선임들까지 싸그리 불려나간다는 게 문제다.[6] 단 비화기는 제외[7] 이런 경우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그 간부가 진짜로 꼴통이거나 불시 점검을 위해 일부러 걸었거나.[8] 이후 너희가 군대를 아느냐라는 제목으로 출판도 되었다.[9] 사실 이때 이 이등병이 3번 수하 이후에도 상대가 불응한다면 발포하여 해당 병장을 사살했다 해도 아무 책임이 없다.[10] 예를 들면 그 부대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할 지휘관 혹은 참모장의 관등성명을 묻는 것이 있다. 사령관이나 사단장 같은 총지휘관 관등성명은 인터넷 검색만 해 봐도 다 뜰 정도로 보안이 상대적으로 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보통 부지휘관이나 참모장 등을 많이 묻는다. 물론 이것은 한 예이고 2차 신원확인 방법은 부대마다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사단가를 불러보라고 하거나, 특정인의 별명을 말해보라고 한다거나 등등 집단 내부인이 아니면 알기 힘든 정보를 물어보는 것이다.[11] 밤에 휴가 복귀를 하는 경우 부대 밖에 있었던 복귀자가 암구호를 알 리가 없다. 이럴 때는 휴가 복귀자라고 솔직하게 말하고 그냥 시키는 대로 잘 따르자. 보통 위병소에서 그냥 통과시키지만 부대에 따라서는 휴가 복귀자에 대해서도 2차 신원 확인을 필수로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담당 지휘관의 성향에 의해 결정되는 듯 하다.[12] 물론 이 단계에서 문어만 듣고 답어를 말하지 않은 채 도주하는 적병을 놓쳐버린 건 해당 병사의 책임이다.[13] 이 수법은 KCTC 대항군도 애용한다.[14] 밴드 오브 브라더스 2편에서 뿔뿔이 흩어진 공수부대원들이 서로 만나는 장면에서 나온다. 다만 '플래쉬'가 문어고 '썬더'가 답어인 게 고증오류이므로 이것은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살펴보는 것을 권장한다.[15] 상기 두 작품 이외에도 2차대전을 다룬 미디어물에서 워낙 자주 나와서 서구권에선 일반인에게도 유명하기 때문에, 2차대전 패러디나 개그 영상에서 암구호로 썬더/플래쉬를 매우 자주 사용한다. 빅뱅이론 등의 시트콤에도 나올 정도.[16] 비슷한 이유로 유명한 군가 '전우'의 2절도 제대로 불려지지 않는다. 2절 가사에 한 까치 담배도 나눠핀다는 가사가 있어서...[17] 제3제국 최후의 국장이기도 했다.[18] 이때 암구호는 스타/텍사스. 참고로 이 전령은 처음 수하했을 때 던 상병이 꽤 크게 문어를 말했는데 암구호를 이해를 못했는지 그냥 달려왔다. 안그래도 시가전 진행중에 EMP 터진 직후라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총 맞아 죽을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