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민지원
- 한자: 對民支援
- 영어: military aid to civil authorities
1. 개요
군[1] 이 민간을 대상으로 노동력 혹은 물자 따위를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간혹 정부사업 등에 대민지원이란 이름을 달고 병력을 차출하는 경우도 있다. 경부고속도로 일부도 대한민국 육군 공병들이 놓은 곳이다.
2. 상세
태풍, 제설이나 수해 등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민간의 인원으로 처리하기가 어려울 때 지원을 나가기도 한다. 이런 임무는 자위대의 기본 임무랑 비슷하다. 세계 어디의 군대나 이런 유사시를 대비한 예비자원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일반 전투병이 아닌 육군특수전사령부나 해군 특수전전단과 같은 특수부대의 경우 본격적인 수색-구조작업에 투입되기도 한다.[2]
그 외에는 좀 사적인 지원을 나가기도 하는데 시골 등에 위치한 부대의 경우 일손이 달리는 농장 등에 수확 업무를 도우러 나간다.
한국의 연례 재난인 조류 인플루엔자 등이 터졌을 때도 군인들이 대민지원을 간다. 군인들의 일은 수많은 가축들의 살처분을 돕는 것. 가축들을 때려잡아서 포획하거나 혹은 산 채로 포획하고 묶어두어 바닥에 묻는 일을 돕는다. 말만으로도 알겠지만 살아 있는 동물들의 죽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봐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이 따를 뿐더러, 똥, 비명, 피, 냄새, 먼지와 하루 종일 마주해야 하는 3D 작업이다. 이 일을 아침부터 밤이 될 때까지 해야 하니 군인들의 피로도 상당하다.
비슷한 경우로 해군에서는 적조 발생시 황토방제와 폐사어류 구제, 폐그물이나 태풍 내습 후의 해상 쓰레기 수거 및 파손된 부두시설 정비, 유조선 기름유출 방제, 그리고 웬만해선 없어야 할 일이지만 '''세월호 사고같은 대규모 인명구조''' 등이다.[3]
이러한 사적인 대민지원을 나가는 곳을 잘 보면 부대 근처, 사격장 근처나 훈련장 근처가 많은데 이유는 대체적으로 평소에 환심을 사놔서 나중에 훈련하거나 할때 소음같은 게 발생해도 민원을 넣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대민지원을 나갈 때는 간식을 제공하는 편이다. 우유랑 소보루가 많이 나온다. 농촌으로 대민지원을 가는 경우에는 끓인 라면이나 막걸리 한두 잔씩 먹을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물론 원칙적으로는 먹으면 안 된다. 대민지원을 나가서 그들로부터 무언가를 얻어먹는 거 자체가 군인복무규율에 위반이기 때문. 근데 실질적으로 대민지원 나가면 죄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인데 이런 분들이 고맙다고 떡이고 빵이고 주는데 매몰차게 거절하기가 좀 그렇다. 게다가 이 분들이 주시는 이유로 말씀하시는 게 '''내 아들같아서... 내 아들도 이렇게 고생했을건데...''' 와 같은 말씀을 하시면 거절은 하드코어. 요새같은 시대야 안 먹어도 그만이지만 묘하게 이런 거 조차 댓가성이랍시고 병들한테 못 먹게 하는 점에서 다소 치사함이 느껴지는 게 사실. 심지어 '''대민지원 나갔다가 농민한테 치킨을 얻어먹고 신고를 당해 영창을 갔다'''는 증언도 있다. 하지만 영창까지 가는 건 정말 간부가 이상한 경우이고, 대부분은 묵인하는 편이다 [4][5] .
좀 다른 사안이지만 '''소방 공무원이 환자를 이송해주고 병원으로부터 커피 한 잔을 받았는데 감사팀에서 이걸 뇌물로 보고 받지 말라고 권고한 사례가 있다!'''# 그런데 법적으로는 병들도 공무원으로 취급 되므로 당연히 병들도 받으면 안 된다는 논리가 된다. 원래 국가로부터 월급을 받을 경우엔 편의 제공을 댓가로 월급을 주는 것이므로 제 3자로부터는 어떠한 물질적 지원도 못 받게 되어있다.
이 분야의 끝판왕은 항공기를 이용하여 대민지원을 나가는 경우. 제5공중기동비행단에서 행하는 실전 대부분이 대민지원과 관련된 것이며, 실제로 이를 대비하여 훈련도 한다. 해외에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부분 인도적 지원을 나가며, 위투가 사이판에 상륙하여 사이판 공항이 큰 피해를 입어 우리 국민들이 고립되었을 때 C-130H 수송기가 가서 괌 ~ 사이판 구간을 돌며 우리 국민들을 구조했다. 2020년에는 이라크에서의 코로나 19 창궐로 인해 A330 MRTT를 보내 이라크 교민들과 건설업체 주재원들을 데려오기도 했다.
해외에 파병된 한국군은 이것을 잘해서 민심을 잘 얻는다고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6] . 물 없는 동네에는 수로를 파주거나 우물 뚫어주고, 병원 없는 동네에선 의료 지원도 한다. 재해지역에는 복구 작업을 도와주고 파병기간이 종료된 다음에는 건설장비들을 무상원조 하기도 한다. 덤으로 태권도도 가르친다.
예비군훈련 때 훈련 대신 이 것으로 대체할 때도 있다. 보통은 수해 복구와 같은 큰 작업이 필요할 때 가는 경우가 많다.
3. 비판
장병들은 군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기본인데, 상당한 지휘관들이 너무 빈번하게 대민지원을 보내는 경우가 있다. 신문기사에 군과 민간이 더욱 가까워진다고 기사가 뜨기도 하는데, 이렇게 기사가 나면 해당 부대 지휘관은 정작 본인은 이름을 알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기사까지 나는 경우는 꽤 드문 편이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병들에겐 보상 하나 없는 강제적인 일거리에 불과하다.''' 거기에 상당수의 대민지원이 긴급한 목적이 아니라 농사나 건설 등 사실상 인건비를 줘서 고용해야하는 업무를 떠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역 유지들과의 친분을 목적으로 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대민지원을 자주 내보내는 지휘관도 있다. 대민지원의 빈도가 매우 높은데 매번 같은 곳이고, 사람들을 돕는 업무라기보다 공사현장 일일 용역 같은 업무라면 기분이 묘하다. 그렇게 자주 대민지원을 가면 지원받는 쪽에서 도움받는 걸 당연히 여기는 경우도 있다. 병들에게 일을 빨리빨리 못한다고 호통을 친다든가.
이게 무슨 경우냐면 그 부대 지휘관이 마을 사람들과 호형호제하는 사이일 경우 이런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억지로 끌려온 병사들 입장에서는 미치고 환장할 노릇. 전역 후에 간단하게 신문고에 찔러버리자. 형님이 웬수로 바뀌는 거 한순간이다. '''군인은 국방의 의무를 하러 온 거지, 농민들에게 농삿일이나 거들어주려고 온 게 절대 아니다.''' 정신나간 농부들은 모자란 인력을 국가에서 지원 안 해준다고 항변하고 싶을지도 모르지만, 실질적으로 대민지원에 동원된 군인들 만큼의 인건비를 날로 먹겠다는 소리나 다름없다. 물론 부대에서 작업하는 것보다 대민지원이 더 좋은 사람은 그냥 해도 상관은 없지만.
이렇게 대민지원을 자주 내보내는 경우에는 대개 식사가 푸짐하고 각종 편의가 뒤따른다. 운이 좀 따라주면 포상휴가도 잘 나온다. 병들 입장에서는 지휘관이 병 주고 약 주는 듯한 복잡한 기분이 되어버린다. 물론, 정말 악질적인 지휘관을 만나면 뭐 하나 받는 것도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병들 입장에서 소중한 것은 정당한 휴식이지, 이런 강제로 하는 일거리에다 뭐 좀 얻어먹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 병사의 복지가 거의 노예 수준이라 그렇지 한 일에 비하면 대민지원의 보상은 거의 쥐꼬리라 불러주기도 뭣한 수준이다. 진짜 과거 노예들에게 해주는 수준의 보상이다. 우리의 주적은 간부라는 말은 별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웬만해선 부대 작업보다 대민지원이 시간도 잘 가고 편하다. 일과를 빠지고 싶다면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나 이것도 날씨나 장소, 사람을 잘 만나야한다. 만약 주변에 구제역이나 조류독감 등 질병이 발생하면 불려나가서 닭장이나 돼지 축사 치우고 못 볼 꼴 다보는 경우도 있고, 땡볕이나 찬바람 씽씽 부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경우도 부지기수. 게다가 군대 내에서 하는 작업과는 차원이 다른 중노동들이라 익숙치 않아 굉장히 힘들다. 개중에는 몇 푼 안하는 담배나 간식 줬다고 생색은 생색대로 내면서 말그대로 머슴 부리듯이 애먼 장병을 부리는 악질들도 있다.
거기에 지역민들 입장에서도 불만이 많은 게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대민지원 그중에서도 농사일 같은 것은 보통 지역 유지나 그 유지와 친분이 있는 사람 위주로 간다. 이것 때문에 유지와 친분이 없는 사람은 대민지원 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다. 게다가, 농사일에 무지한 병력들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일 돕는답시고 비싼 상품 작물을 망치거나 하는 실수도 많아 대민지원 보내줘도 거절하거나, 고생하는 거 다 안다고 일은 대충 시키고 먹을 거 챙겨주느라 득보다 손해가 커지는 경우도 많다.
대한민국의 유통 기업 지오영이 2020년 코로나19 확산 중에 2020년 군인 강제노동 논란을 일으켰고 항공편 일제 취소 등으로 국내 농촌에 외국인 농업노동자의 수급이 어려워져 공무원과 군장병의 대민지원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1] 또는 전환복무인 의경이나 해경, 의방, 지금은 폐지된 의무인 교정시설경비교도대가 하기도 하며 공무원이 하는 것을 대민지원이라 하기도 한다.[2] 일례로 SSU와 UDT/SEAL은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에서 발생한 자국민 피해로 인해 헝가리로 갔다.[3] 여기엔 끌려나가는 함정, 부대들만 계속 끌려다닌다는 한계가 있다. 태생 자체가 그런 목적도 부여된 퇴역한 평택함이나 요즘의 통영함, 청해진함, 그리고 거기에 승조한 SSU 대원들이 그 주역들로 겉으로는 티나지 않아도 내부 불만이 있을 수 있으니 지휘관들이 다소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군도 마찬가지로 전투기 조종사들이 대민지원을 할 수 없어서 수송기, 공중급유기나 헬기 조종사들이 대민지원을 해야 하므로, 제5공중기동비행단, 제15특수임무비행단 (정확히 말하면 정부 전용기를 관리하는 제35비행전대)등 끌려나가는 부대, 항공기만 계속 끌려나간다는 점이 있다. 상황에 따라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까지 공식적으로는 정부 전용기이므로 대민지원에 끌려나갈 수도 있다.[4] 808포병부대라는 소설의 작가가 권말에 밝힌 바에 따르면, 대민지원 나갔다가 막걸리 얻어먹고 취해서 부대 복귀 후 고성방가를 부르며 말썽을 피운 사병을 간부와 행보관들이 처벌하지 않았다고 한다.[5] MBC 예능 진짜사나이에서도 대민지원을 나갔을 때 농가에서 잔치 국수를 얻어먹은 일이 있었다. 일해주고 수고했다며 얻어 먹는 일이 그렇게 잘못된 것이라면 방송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6] 반대로 병사들은 간부에게 증오심을 가지게 된다고 하지만... 이건 병역 중에 노가다 뛰었다는 악심에 나오는 소리고, 전투 지역에 가까운 곳일수록 땀 좀 흘려서 민심을 얻는 게 나중에 피를 덜 흘릴 수 있다. 과거 월남이나 예멘, 소말리아 같은 사례를 보면 외국 군인들에게 총을 쏘거나 폭탄을 던진 건 단지 해당 지역 반군만이 아니었다. 어제까지 얼굴 보며 지내던 동네 할아버지, 아줌마, 코흘리개가 다가와서 방아쇠를 당기거나 수류탄을 던지는 일이 벌어진 것. 이런 통수를 맞지 않으려면 사전에 민심을 얻어놓는 게 몹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