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궁

 



1. 개요
2. 이야기
3. 주요건축
4. 서경 대화궁 대연 치어
5. 같이보기


1. 개요


大花宮 / 大華宮 / 大華闕
고려왕조 서경(西京) 임원역(林原驛)에 건설된 별궁(別宮)으로, 현 평안남도 대동군 부산면 남궁리에 유적이 남아있다. 고려 중기 인종 공효대왕이 건설했으며 묘청, 정지상 등이 부추겼다.
음양설과 풍수지리설에선 길지, 기운이 좋은 땅은 대화세(大華勢), 대명지(大明地)라고 한다. 그래서 궁의 이름도 이를 때 대화궁, 대화궐이라 하였다. 임원역에 세워져서 임원궁(林原宮)이란 별칭도 있었다.

2. 이야기


묘청은 서경 평양부로 천도하기 위해 온갖 술수로 인종을 현혹했는데, 예를 들면 대동강 물에 기름진 을 넣어서 강이 오색 영롱하게 빛나 보이게 했다는 둥, 서경의 궁궐로 들어가니까 노랫 소리가 들렸다는 둥의 이야기가 유명하다.
묘청은 왕이 천도에 동의하게 하려고 이런저런 준비를 많이 했다. 기록에 따르면 대동강 근처에 기름을 넣은 떡을 준비하고, 인종을 대동강가로 모시고 나오면서 대동강에 도착할 때에 맞춰 사람들로 하여금 기름떡을 대동강의 적절한 위치에 던져 가라앉혔다고 한다.
떡에서 새어 나온 기름이 물에 둥둥 떠 햇살을 받아 반짝이자, 묘청은 인종에게 '대동강에 잠든 을 토해 대동강 물에 상서로운 기운이 깃든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서기가 비치니 서경은 천기가 가득한 땅'이라고 허위광고를 한 것이다.
반대세력이 묘청을 의심하여 강물을 살짝 떠보니 기름기가 느껴지므로, 잠수부를 동원해 자맥질하게 해보니 떡이 발견되어 들통났다.
신채호 선생을 필두로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을 남용하다 보니 고려사를 편찬한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왜곡된 기록이라고 보는 시각도 간혹 있지만,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묘지명에도 이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보면 왜곡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서경 천도 주장은 인종의 부왕인 예종도 써먹은 적이 있었고 인종도 이것으로 서경 주민들을 꼬셨기 때문에 소위 묘청의 난이라 불린 사건은 인종이 단초를 제공했다고도 볼 수 있다.
어쨌든 서경 천도 문제로 인해 조정에서 이와 관련한 논쟁이 있었지만 개경파 유학자의 선두 주자였던 김부식의 제지로 실패, 게다가 평양에 짓기 시작한 궁궐에서 연이은 불길한 징조로 위기 의식을 느낀 묘청은 곧장 반란을 일으켰다.
묘청과 그 세력은 나라 이름을 '대위'라고 짓고 서경 이북 지역을 장악해 나갔으나 총사령관 김부식의 재빠른 조처로 곧 서경에 고립되었고 김부식의 조이기 전략 중 내분으로 묘청은 부장 조광에게 살해되었다. 그러나 이 후 서경의 민심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서경 사람들이 다시 저항을 하게 되었고 완전히 이를 진압하는 데는 1년이 더 걸렸다.
동문선 23권엔 인종이 이 사건에 대해 자책하는 조서가 남아있다. 대화란 신궐을 짓고 멍청한 자들에게 휘둘렸다고 사과하는 글이다.

3. 주요건축


  • 건룡전(乾龍殿): 대화궁의 정전(正殿). 인종이 행차한 기록이 있다. 뜻은 천룡(天龍)의 전각.
  • 팔성당(八聖堂): 대화궁 내의 사당으로 여덟 명의 신선을 모셨다. 각각:
    • 호국 백두악 태백선인(護國 白頭嶽 太白仙人) 실덕문수사리보살(實德文殊師利菩薩)
    • 용위악 육통존자(龍圍嶽 六通尊者) 실덕석가불(實德釋迦佛)
    • 월성악[1] 천선(月城嶽 天仙) 실덕대판천신(實德大辨天神)
    • 구려 평양선인(駒麗 平壤仙人) 실덕연등불(實德燃燈佛)
    • 구려 목멱[2]선인(駒麗 木覓仙人) 실덕비파시불(實德毗婆尸佛)
    • 송악 진주거사(松嶽 震主居士) 실덕금강색보살(實德金剛色菩薩)
    • 증성악 신인(甑城嶽 神人) 실덕륵차천왕(實德勒叉天王)
    • 두악 천녀(頭嶽 天女) 실덕부동우파이(實德不動優婆夷)

4. 서경 대화궁 대연 치어


동문선 제 104권엔 서경 대화궁 대연 치어(西京 大花宮 大宴 致語)가 기록되있다. 대연(大宴)은 큰 연회란 뜻이고 치어(致語)는 연회 중 신하가 군주에게 올리는 찬양문이다. 인종이 대화궁을 세운 뒤 이 곳에서 연회를 열었고 이인저란 신하가 글을 써 올렸다.

"제(帝)가 진(震)을 나와 하늘(乾)을 탄다."는 단지 때에 맞추어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허나 왕께서 호경(鎬)에 가 술을 드신다는 건 바로 여러 사람과 같이 기뻐하기 위함입니다.

봄을 부러워하니 식(式)이 즐거워집니다. 물고기 때와 같이 움직이니 시가(詩歌)를 부르니 인애롭게 취합니다.

민(民)이 생긴 이래 금일과 같은 흥성함이 없었습니다. 상제(上帝)가 돌보아 만년을 갈 상스러움이 나타나 새로운 장관(壯觀)을 보았습니다. 사방에서 환희의 소리가 들립니다.

엎드려 황상(皇上)을 생각컨데 슬기로우시며 거룩하십니다. 능통하시며 신령스러우십니다. 도량이 크시며 겸손하십니다. 당고(唐高)[3]

의 성덕(盛德)을 지니셨지만 그것을 뽐내시려하지 않습니다. 늘 문왕(文王)의 마음가짐을 가지려 하시니 정치가 고쳐지고 폐단이 보수됩니다. 현명하고 충성스러운 자를 고르시고 못난 자를 떠나 보내셨습니다.

땅이 어찌 (왕을) 사랑하고 아끼지 않겠습니까? 그리하여 귀한 금덩이가 동도(東都)에서 나왔습니다. 하늘이 성명(成命)을 내리니 신새(神璽)가 서주(西州)에서 나왔습니다.

(생략)

벼락을 두른 금여(金輿)를 타고 하늘(天)이 보좌(寶座)에 오시니 실가(室家)가 모두 기뻐하였습니다.

(생략)

만국(萬國)에서 옥(玉帛)을 들고 조회하려 옵니다.

신 등도 법을 배우고 민요(民謠)를 채집해 천안(天顔)을 받들고 구호(口號)[4]

를 외칩니다.

옥련(玉輦)이 서순(西廵)한지 여섯번째 봄이 왔네.

주방(周邦)은 오래됐지만 천명(命)은 새롭네.[5]

건원(乾元)[6]

께서 아홉 용을 부르시니,

사방의 나라들이 제후가 되고자 하네.

제소(帝所)[7]

는 이미 즐거움이 퍼졌고,

노루가 군신(群臣)을 반겨주네.

대평(大平)하니 부로(父老)들이 앞다투어 축하드리고자 하고

오색 구름(五色雲)이 북진(北宸)[8]

을 바라보고 있네.

즐거움과 의범이 있으니 구름들이 모이네,

순수하며 윤택하니 운율의 조화가 들린다.

진엄(辰嚴)[9]

을 받들어 공사(工師)들이 같이 노래를 부른다.

- 서경 대화궁 대연 치어. 동문선 104권 중. 이인저 작.


5. 같이보기



[1] 동경월성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다.[2] 목멱은 산 이름인데, 서경의 목멱산과 남경의 목멱산이 있다. 이미 평양선인이 있는 걸로 봐선 남경의 목멱산인 듯 한데 앞에 구려가 붙어 있어 확신할 수 없다.[3] 요 임금. 피휘를 위해 요를 고라고 하였다.[4] 즉석에서 만들어 부르는 시.[5] 망한 주나라의 천명이 고려에 왔다는 뜻이다.[6] 하늘의 근원인 황제를 이른다. 반대로 황후는 땅의 근원, 곤원이라 한다.[7] 황제가 있는 장소.[8] 북진은 천자, 임금을 상징하는 별자리다.[9] 인종을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