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다리살

 


1. 개요
2. 상세
3. 여담


1. 개요


pork ham
말 그대로 뒷다리, 그중에서도 돼지고기에서 엉덩이부터 무릎 발목까지 부위의 살을 말한다.[1] '후지(後肢)'라고도 부르며, 마찬가지로 반대 부위인 앞다리살은 흔히 '전지(前肢)'라고 한다.
겉부분의 두터운 비계층을 제거하면 속살은 거의 대부분 근육덩어리이다. 돼지의 무거운 몸무게를 지탱하는 뒷다리인 만큼 근육량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2. 상세


지방이 풍부하고 육질이 부드러운 삼겹살이나 항정살, 고기와 지방의 비율이 적절하고 식감이 찰진 목살에 비하면 뒷다리살의 대부분은 퍽퍽하고 딱딱하게만 느껴진다. 자연히 우리나라에서는 최고 인기 부위인 삼겹살에 비해 절반~1/4 이하의 가격대까지 떨어진다. 수난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아서 족발을 만들 때도 앞다리살을 먼저 쳐 주고 뒷다리살은 하급품으로 취급한다. 여러모로 껍데기나 비계, 뼈를 논외로 한다면 가장 저렴한 돼지고기 부위의 하나인 셈이다.[2] 이는 돼지를 도축하면 뒷다리살이 가장 많이 나오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보통 구이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목살과 삼겹살이 4.6kg, 9kg정도 나오는 반면 뒷다리는 13.5kg로 둘을 합친 분량만큼 나오기 때문이다. 많이 나오는데다 인기도 없으니 값이 싼 것은 당연하다.
2016년 11월 기준으로 삼겹살은 18,000원~22,000원/kg 수준인 데 비해, 뒷다리살은 4,000원~8,000원/kg다. 200g을 1인분으로 잡으면 800원 정도. 몇몇 정육점은 3~4근에 만원씩 팔기도 한다. 저렴한 가격에 돼지고기 안주를 내놓는 가게들은 대부분 이 뒷다리살을 파인애플이나 배즙, 혹은 시판 연육제로 부드럽게 해서 원가를 절감한다고 보면 된다. 집에서도 고기를 부드럽게 할 수단 만 갖추고 있다면 저렴한 가격에 고기를 엄청 먹으면서 살 수 있다. 게다가 껍질 쪽의 지방층을 제거하면 육질부위의 지방 함량이 적어서 살도 덜 찐다.
반면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문화가 발달한 나라에서 유독 많이 쓰이는 부위로[3] 그 유명한 하몬이나 쿨라텔로 등의 생햄은 바로 이 뒷다리 부위를 통째로 소금에 절여서 숙성시키는 제법을 통해 완성된다. 오랜 기간의 숙성을 통해 맛성분이 극대화된 뒷다리살 햄을 얇게 썰어내면 퍽퍽함은커녕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맛을 볼 수 있다. 숙성된 고기의 참맛을 보는 햄은 지방 비중이 70%까지 올라가곤 하는 베이컨보다 지방 성분이 육질로부터 철저히 분리되어 있는 뒷다리살 쪽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Ham 자체가 뒷다리살 및 그 가공품을 부르는 용어.
전지와 함께 미국 정통 바비큐의 오리지널 부위이기도 하다.[4] 보통 햄으로 가공되는 허벅지보다 윗부분의 엉덩이살(Butt)을 사용한다. 8-12시간이라는 오랜시간 은근한 불에 요리하므로 겉을 감싸고 있는 두꺼운 지방이 튀겨져 바삭해지고 안쪽은 부드럽게 익어서 별미이다. 살코기에 지방이 적어서 완성품이 더 촉촉하다는 이유로 오히려 전지보다 후지가 선호되기도 한다.
다만 구제역 파동 이후 돼지고기 가격이 급상승한 통에, 저렴한 후지를 찌개거리로 자주 판매한다. 살코기 자체에 붙어있는 비계는 적지만 따로 존재하는 비계는 두꺼워서 찌개용으로 나름 적합하다. 살코기의 퍽퍽함을 꺼리지 않는다면 저렴하게 보쌈용으로 먹을 수도 있다.
상기 언급한대로 근육질의 살코기 부위라 로스(구이)용으로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돼지고기 장조림이나[5] 아예 푹 삶아서 질기지 않게 만드는 수육, 파인애플이나 콜라 등의 고기를 연하게 만드는 첨가물을 넣을 수 있는 불고기, 역시 푹 삶겨서 어지간한 고기는 풀어져버리는 카레, 얇게 썰고 강한 양념에 버무리는 제육볶음, 국거리 등에 사용된다. 아니면 소세지스팸으로 다 간다. 다만 다른 부위에 비해 얇게 썰면 질기고 퍽퍽한 감이 많이 줄어들어 대학생 MT같이 고기의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는 자리에선 싸게 많이 먹을 때 쓰기도 좋다. 아니면 아예 다져서 분쇄육으로 만들어 버린 다음에 밥과 볶아버려도 먹을 만한 음식이 나온다. 일부 정육점에선 뒷다리살을 구워먹거나 불고기를 만든다고 하면 대패질로 얇게 썰어준다. 최근에는 탕수육용 고기로 각광받고 있다. 보통은 등심을 사용하지만 뒷다리살을 사용하면 10000원 어치만 튀겨도 상당한 양을 자랑한다... 고기다지는 망치로 얇게 펴버리면 조직이 개박살이나서 구분이 잘 안된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정육점에서 가지고는 있는데 전시는 안하는 좀 안습한 부위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정육점은 고기를 반마리째로 사서 해체 후 판매하는 게 보통인데, 아무래도 선호도가 떨어져서 냉동고 구석에 짱박아 놓고, 손님이 따로 후지를 달라고 하지 않는 이상 꺼내지도 않는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정육점 자체에서 판매하는 가공육, 양념육 등에 주로 사용되며, 식당등지에서 파는 제육볶음 등 돼지고기류 중에 부위는 없고 국내산이라고 써있는 메뉴의 재료는 거의 뒷다리살이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안그래도 비선호부위인데 2020년 코로나의 여파로 학교급식등 공급처가 여기저기 줄어들자 재고가 많이 남아돌았었다.
사실상 피하지방을 걷어내면 거의 순수한 근육덩이다보니 저지방 식단에 있어서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런 용도로 후지를 찾는 사람들이 꽤 있어서인지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 시에 지방이 없는 부위와 있는 부위를 동시에 두고 판매하는 경우도 꽤 있다.[6]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정육점에서도 이런 가공은 부탁하면 해준다.

지방층이 없는 관계로 의외로 튀김재료로 많이 쓰이는 편이다. 요식업 관계자들이 주로 튀김 용도로 사용한다. 한국에서 돼지와 관련된 튀김요리의 주된 목적은 살코기의 식감과 튀김 껍질에 지지 않는 육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관계자 혹은 일부 미식가들을 빼고는 이 부위를 튀겨놓으면 등심과 구분하지 못할 때가 많다.[7] 돈까스뷔페 같은 곳에 갔을 때 로스까스나 히레까스가 유달리 크고 아름답다면, 혹은 탕수육 안에 고기가 유달리 거뭇거뭇하면 뒷다리를 의심할 수 있을 듯. 다만, 뒷다리살이 싸구려 재료라 맛도 없으리라는 지레짐작은 금물이다. 다른 부위에 비해 누린내가 강한 편이니 수육을 만든다면 요리 전에 물에 담가서 핏물을 빼주고 향신료미림, 맛술 등을 적극 활용해 냄새를 지우는 것이 좋다. 그만큼 풍미가 강한 부위이기도 하다. 잘 숙성된 생햄을 먹어보면 돼지고기 특유의 향을 매우 강하게 느낄 수 있다.

3. 여담


만화고기의 실제 모델로 강력하게 추정되고 있다. 뒷다리 + 다리뼈까지 합하면 그야말로 만화고기 비주얼이 나오기 때문.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도 돼지의 비계를 싫어하고 퍽퍽한 살코기 식감만을 반기는 사람들은 거의 살코기로만 이루어져 지방이 적은 뒷다리살이 싸고 맛있다고 더 선호하기도 한다
보디빌더들이 돼지고기를 먹을 때 주로 먹는 부위이기도 하다. 앞다리살과 동시에 제일 잘 먹는 돼지고기 부위라고. 닭가슴살과 같은 이치.
백종원맛남의 광장을 통해 한돈 뒷다릿살을 이용한 프레스햄을 개발했다.

[1] 무릎 아래 뒷다리 부분도 포함되지만 그 부분은 보통 족발이라고 한다.[2] 이유라 친다면 우리나라에서 고기를 조리할 땐 보통 바싹 익혀먹는데 뒷다리살은 그런 바싹 익혀먹는 조리법을 적용하면 식감을 살리기 힘든 부위이기 때문이다. 바싹 익혀먹는 부위는 삼겹살, 목살, 꽃등심 등 지방이 많거나 어우러진 부위가 잘 맞기 때문.[3] 햄용으로 많이 쓰이는 탓에 유럽에선 뒷다리살이 최고급 부위의 대우를 받는다는 낭설이 퍼져 있지만 하몬과 같은 가공식품의 가격이 비쌀 뿐 뒷다리살 자체는 그다지 비싸지 않은 편이다.[4] 보통 바베큐에서 사용하는 고기는 대부분 앞다리살과 뒷다리살을 많이 사용한다. 특히 뒷다리살은 지방이 적당히 껴 있어서 고기를 구울 때 지방이 녹아 풍미를 더해준다고.[5] 애초에 장조림은 소고기 부위중에서도 살코기 부위인 사태부위에다 힘줄까지 넣어서 만드는 음식이다.[6] 보통 지방을 걷어낸 쪽이 더 비싸다. 지방의 중량이 줄어들고 고기의 비율이 많아지기 때문이다.[7] 그냥 조리하면 질감의 차이 때문에 대부분 알아채지만, 화학 연육제나 연육 작용을 하는 물질에 담궈서 가공한다면 전문가도 헷갈리는 레벨의 물건이 탄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