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몬
1. 스페인식 햄
Jamón. 스페인어로 햄을 뜻한다. 한국에서는 '하몽'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1][2]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하몬이다. 하몬이라는 단어 자체는 꽃보다 할배 등 한국 미디어에서 언급된 것과 달리 특정 요리의 이름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햄이란 뜻이다. 그러나 스페인에서는 하몬이라고 하면 으레 소금에 절여 건조시킨 햄 종류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하몬을 달라고만 해도 소통에 문제가 없다. [3]
대표적으로 하몬 이베리코[4] , 하몬 세라노[5] 가 있다. 시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하몬의 대부분은 하몬 세라노다. 둘 사이의 가장 간단한 차이는 하몬 세라노는 흰 돼지, 하몬 이베리코는 이베리코라 불리는 스페인 토종 흑돼지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돼지의 뒷다리를 소금에 절이고 천장에 매달아 수 개월에서 수 년까지 건조시켜 만든다.[6] 현지의 마트나 전통시장의 정육점에 가면 다리 하나 통째로도 걸어놓고 파는데, 써는데 드는 인건비를 고려하면 실제로 다리 하나를 통째로 사는 것이 작은 포장으로 사는 것 보다 훨씬 저렴하다. 종류 또한 엄청나게 많은데, 그 중 최상품은 일반사료가 아닌 도토리와 목초만 먹여서 키운 이베리코 품종 돼지의 뒷다리로 만든 '''하몬 이베리코 데 베요타 (Jamón ibérico de bellota)''''이다. 하몬 이베리코는 이베리코 품종의 돼지 뒷다리라는 뜻이고, 베요타는 도토리를 말한다. 하몬의 등급은 알파벳 'J'의 개수로 표기하며, 최상급인 5J급 이베리코는 스페인 현지에서도 1킬로그램 당 50~100유로까지 받을 수있다. 한국의 대형 마트에서도 볼 수 있는데, 일반 등급도 100그램 에 1만원이 넘는 상당한 가격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돼지고기 뒷다리살이 받는 취급과 가격대를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 현지에선 3000원 정도이다.
낯선 향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은 특유의 향이 역하게 느껴질 수도 있기에 비싸기만 하고 맛이 이상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생돼지고기로 만든 것이기 때문인데, 익숙해지면 오히려 그 향에 끌려서 먹게 된다. 하몬의 등급들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처음먹는 사람들은 가격이 싼 낮은 등급을 먹어보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이 실망한다. 등급이 높은 경우 견과류의 향을 맡을 수 도 있는데, 아래 등급으로 내려갈수록 향이 역하게 변하는 것을 느낄 수 도 있다. 따라서 누군가는 낮은 등급으로 시작하게 되면 역한 향의 기억이 남게되어 윗등급을 시도하지 않거나, 역한 향을 윗등급들 에서도 찾아내게 되어 선호하지 않게되는 안타까운 사례가 생긴다. 물론 누군가는 낮은등급의 하몬도 만족하고 먹을 수 있다.
위에서 서술했듯이 특유의 향과 더불어 염장식품이기에 굉장히 짜다. 그렇기에 하몽만 따로 많이 먹기가 힘들다. 이것이 하몽을 두껍게 썰어먹지 않고 얇게 저며서 먹는 이유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식당에 따라 즉석에서 뒷다리를 가져다놓고 칼로 저며서 제공하는데, 굵기에 따라 풍미와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저미는데에 높은 숙련도가 필요하다. 적당한 굵기로 하몬을 저미는데는 기술이 필요한 일이기에, 스페인의 바나 레스토랑에서나, 수요가 있는곳에서는 하몬 저미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있다.
보통 먹을 때는 익히지 않고 생으로 얇게 저며서 술안주로 하거나, 빵에 끼워 보카디요[7] 로 만들어 먹는다. 생으로만 먹는것이 아닌 익혀 먹는 요리법도 있다. 주로 스페인에서 국밥마냥 간단하면서도 든든하게 한 끼 때울 때 먹는 스크램블 에그 일종인 우에보스 로토스[8] 로 해먹을 때 감자튀김과 계란 후라이 위에 하몬을 구워 먹는데 이렇게 요리할 땐 딱 나머지 재료들과 어울린 만큼만 조리하고 하몬 특유의 향과 식감이 사라지지 않게 살짝만 가열하는 게 포인트이다.어떻게 먹어야 할지 고민이 되는 입문자에게 추천해줄만한 조합은 스페인에서도 흔히 생햄을 먹는 방법인 메론과 함께 먹는 것. 이를 '하몬 콘 메론'이라고 하는데, 이탈리아의 프로슈토 에 멜로네처럼 하몽을 멜론에 얹어서 먹는 것을 말한다. 대중적으로 즐겨먹는 방법 중 하나로 알려져있고, 스페인에서는 안주 이외에도 산모들이 산후 조리용으로 먹는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이다.[9]
비슷한 형태의 음식이 포르투갈의 프레준투(presunto), 이탈리아의 프로슈토(prosciutto), 프랑스의 장봉(jambon)에도 있으나 스페인의 하몬이 가장 유명하다. 숙성시 다리 자른 단면을 어떻게 처리하냐 등 사소한 차이점이 있지만 비훈연 생햄이라는 점에서 옆나라 이탈리아의 프로슈토, 포르투갈의 프레준투와도 맛에 공통점이 있다.[10] 그러나 하몬이 더 긴 기간동안 숙성된다.[11]
대체로 건조한 식품들이 그렇듯이 쪄서 먹으면 상당히 먹을 만 하다. 일설에 의하면 하몬을 밥솥에 얇게 저며넣고 밥을 지어 먹으면 맛있다고 전해진다. 주로 살코기가 많이 붙은 부위를 저며서 먹지만[12] , 비계만 붙은 부위도 따로 썰어내 수프나 스튜를 만들 때 쓴다. 소금에 절인 것이라 조리할 때 부족한 간을 할 수 있고, 기름진 국물 요리의 풍미를 살려준다.
간혹 멧돼지 뒷다리로 하몬을 만들기도 하며, 모로코계 스페인인 등 스페인 내 무슬림들을 위해 돼지가 아닌 다른 가축(특히 중동에서 많이 식용하는 양과 염소)의 뒷다리로 할랄 하몬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요새는 한국의 대형마트가 아닌 그냥 조금 큰 슈퍼마켓에서도 수입품이 어렵지 않게 보이는데,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서인지 사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세라노는 프로슈토 디 파르마보다 싸고 이베리코는 더 비싼 것 같다.
2020년 11월 17일자 기사에 스페인에서 하몬용 돼지가 비위생적이고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 물론 이 문제는 흑돈인 이베리코와는 상관이 없지만, 스페인산 백돈에는 품질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보이며 하몽을 살 때 유의할 것.
현대의 염장식품은 빠른 배송과 진보된 식품보존 기술로 인해 보존성이 아닌 상품의 맛에 치중하기 때문에 보관을 잘 해야 된다.
한 하몽회사는 통으로 뒷다리를 산 경우라면 서늘하고, 건조하며, 환기가 잘 되는 공간에 보관하고,
자른 단면에 랩이나, 처음의 겉부분을 자르고 난 이후 절단면에 덮어서 보관, 보관기간은 다리통이든, 자른것이든 3개월 이내까지로 권장한다. 2. 일본도 특유의 무늬
일본도를 담금질[13] 할 때, 부위별로 냉각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생겨난 무늬이다. 한자로 도문(刃文)이라고 쓰고 하몬(はもん)이라고 읽는다.
일본도를 담금질하기 전에 칼등에 진흙(야키바즈치)[14] 을 발라 물이나 기름에 담그면 진흙이 단열하는 두께에 의해 부위별로 냉각속도가 달라진다. 냉각속도의 차이에 따라 부위별로 조직의 성질이 달라지고 급격히 냉각된 날 부분에는 견고한 마텐자이트가, 느리게 냉각된 부분에는 무른 펄라이트가 형성된다. 그로 인해 두 조직 사이에 경계선이 생기게 된다. 이 과정에서 검의 칼등과 칼날을 순수하게 직선으로 영역을 나누어 바르면 그야말로 금속 조직의 미세구조만을 원인으로 경계선이 완벽한 직선이 되지 않고 휘는 것이고, 실제 '예술적' 으로 평가되는 일본도의 경우 장인들이 칼의 상태나 본인이 계승하는 제조법의 개성에 따라서 일부러 진흙을 바를 때 패턴을 넣는다. 예를 들어, 칼등에서 칼날 쪽으로 가느다란 가지를 그리듯 선 모양을 찍어발라 형상을 만들면 그 선에 따라 내부의 열이 보존되며 냉각속도를 가두는 경계가 된다.
제대로 연마하기 전에는 희미하게 보이는 정도로, 연마사가 이를 특유의 방법으로 연마하여 무늬를 도드라지게 한다.
'''일본도의 가장 대표적인 개성''' 중 하나이다. 일본도의 경우에는 부분 열처리 과정을 거치기에 같은 연마과정을 거치면 인문이 드러나게 되지만 대부분의 도검은 그러한 연마 과정은 생략하고 날 자체를 세우는 마광 과정만 거친다.[15]
하몬과 비슷한 열처리 무늬가 보이는 우리 유물도 있지만, 일본도와 같이 경계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경우는 드물고 연마를 통해 부각하지도 않는다.
하몬은 각 도검 제작자마다 자신이 제작한 도검이란 것을 알리는 일종의 상표로도 기능했다. 제작자마다 자신만의 진흙 바르는 패턴이 있기 때문에 하몬의 무늬가 제작자마다 전부 다르다. 이러한 점 때문에 2차 대전 후, 일본도의 제작과 생산 명맥을 없애버리려 했던 GHQ에게 일본도의 곡선과 하몬의 무늬 감상 등을 설명하며 군수 물품이 아닌 예술품이라고 설득하여 결정을 막을 수 있었다.
이는 하몬 자체가 칼의 성능과는 상관 없는 미학적인 면에서 주목받기 때문에 상품으로서 일본도의 미학과 제식 군수품으로 실용성 위주의 군용 도검의 차이라 하겠다. 물론 그 시초는 부위마다 다른 열처리를 가하는 공정에서 온 것이므로 미적 요소를 위해 탄생한 것은 아니며, 초기의 하몬은 말 그대로 열처리에서 발생한 랜덤한 패턴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전국시대 일본도의 생산 기술 경쟁 속에서 그 패턴 자체를 기술력의 상징과 함께 브랜드화하면서 일부러 하몬을 제어하는 테크닉이 같이 발달했고, 에도시대를 거쳐 차츰 권위와 예술의 상징으로 변하면서 하몬도 의미가 성능이 아닌 미적인 측면으로 두드러지게 되었다. 게다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도가 미 군정에 의해 무기로서의 생산 금지되고 대신 전통문화 및 미술품으로서 허용받았기에 전통 기술을 계승 유지하는 예법으로서 하몬 제작기술이 전승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도의 공정방식을 그대로 따르지 않는다면 도검의 성능에 필수적 요소가 아니다. 그 때문에 오늘날 만드는 모조 일본도 제품 중에서는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콜드스틸의 제품을 들 수 있다. 이는 부분 열처리 대신 전신 열처리를 가했기 때문이다. 제작자의 재해석 나름이다. 그래서 제작자에 따라서 부분 열처리를 통해 하몬을 재현하는 예도 있다.
하몬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예를 들어 직선으로 곧은 하몬은 ‘스구하(直刃)’라 한다.[16]
대표적으로 원피스 등의 만화에서는 보통 칼날 부분은 하얗게, 측면과 등은 검게 하여 표현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칼날부분에에 밝은 톤의 무늬가 칼등을 향해 스며들듯[17] 부풀어올라 있고 측면과 등이 어둡게 보이는 정도이다.
[1] 걸어서 세계속으로 등 일부 국내 프로그램에서는 2018년에 이르러서도 '하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2] 네이버 웹툰 돼지만화에서도 하몽이라 표기되었다.[3] 참고로 초리소, 살치촌, 하몬, 하몬과 똑같지만 쇠고기로 만들어 레온 지방 일대 명물인 세시나 같은 스페인식 훈제고기류 전반을 칭하려면 엠부티도(embutidos)라 부르면 된다.[4] Jamón ibérico. 이베리아 반도 산 흑돼지 혈통이 50%이상인 돼지의 고기로 만든 햄이다.[5] Jamón serrano. 스페인 시에라네바다 산맥 또는 산지에서 자란 돼지로 만든 햄이다.[6] 앞다리로 만드는 팔레타(Paleta)도 있지만, 하몬과 비교하면 넘사벽.[7] 스페인식 샌드위치를 뜻한다.[8] huevos rotos, 말 그대로 '부서진 계란'[9] 다만 멜론의 종에 따라 맛의 조화가 천차만별이라는 말이 있다. 한국에서 흔히들 먹는 부드럽고 달콤한 멜론과는 맞지 않는다는 듯하다. 오히려 한국산 참외와 같이 먹으면 비슷한 맛이 난다는 듯.[10] 허나 요상하게 하몬은 아무리 얇게 저며도 선홍색이고 프로슈토는 분홍이다.[11] 최대 18개월[12] 생으로 먹는것인지라 비계는 질기고 맛없다.[13] 야키이레(焼き入)[14] 보통 점토, 숯가루, 돌가루 등을 섞어 만든다[15] 출처: '칼, 실용과 상징', 고려대학교 박물관 특별전 도감.[16] 문서 참고.[17] 카타나 장인들의 표현으로는 파도 무늬, 꽃망울 무늬 등으로 비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