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지(진격의 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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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이사야마 하지메의 만화 《진격의 거인》의 등장인물.
램지는 '''원작 《123화: 섬의 악마(島の?魔達)》''', 미카사 아커만의 과거 회상에서 처음 등장하였다. 램지는 마레 제국의 적국 출신 이민자로, 도벽 증세가 있는 아이다. 작품의 이야기 흐름 속에서 주인공 엘런 예거의 내면과 작가 하지메가 강조하고 싶은 걸 드러내는 극중 장치 같은 '''중요한 존재'''라고 볼 수 있다.
이름이나 복장을 볼 때 중동인 혹은 튀르크계로 보인다.
2. 작중 행적
2.1. 조사병단의 원정 조사
원작 123화, 리바이와 한지 조에 그리고 104기 조사병단은 바다 저편의 대륙, 마레 제국의 땅을 밟으며 첫 원정 조사를 개시한다. 이들은 극도로 발달한 신세계의 문명과 조우하면서 걱정과 불안을 느끼기도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문화를 접하게 되면서 어린아이와도 같은 순수한 모습을 내보인다.
먹성이 대단한 사샤는 조사 시작과 동시에 먹잇감을 찾아 냄새를 맡는다. 아즈마비토 가문에서 받은 용돈으로 아이스크림을 사 먹는 것을 시작으로 난생 처음 보는 시장의 음식을 찾아 탐닉한다. 니콜로에 의해 마레 음식에 뇌가 절여진 사샤가 먹는 것에 정신이 팔리다가 결국, 램지라는 소매치기 소년에게 지갑을 뜯기고 만다. 그 광경을 목격한 리바이는 램지의 손을 잡아 올린다.
사샤의 지갑을 몰래 훔치려던 도벽꾼 램지는 눈썰미가 좋은 리바이에게 걸려 제지당하고 만다. 소매치기 행각을 발견한 다른 마레인들은 램지를 두고 적국의 이민자로 추정된다며, 군중을 만들어 소년을 둘러싼다. 자신들과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보나 마나 배에 숨어들어 왔을 거라 지레짐작한다. 정신나간 마레인들은 소년을 두고 바다에 던져버리거나, 멀쩡한 오른손을 부러뜨려 대로변 눈에 잘 띄는 곳에 매달아 두자며, 자신들 나름대로 정의구현을 실행하려 한다.어이, 그건 네 지갑이 아니잖아.
리바이
해당 문제의 피해자인 사샤는 램지에 정도가 심한 인민재판을 행하는 마레인들을 향해 "그럴 수가...!! 너무 심하잖아요!!"라며, 자신의 지갑은 멀쩡하니 그만하라고 말려보지만, 마레 군중은 이건 아가씨의 문제가 아니라며 좀도둑인 소매치기에게 본때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더군다나 나라에서 쫓겨난 이민자라면 '유미르의 백성'일지 모른다며, 악마 새끼들의 피가 이 근방까지 흘러 들어온다면 잠을 잘 수가 없다며, 램지를 죽일 눈빛으로 쳐다본다.
조사병단 멤버들은 유미르의 백성이라는 사실과 신분을 숨기고 있기에 마레인들이 그들에게 한 말은 아니었으나, 바다 저편의 세계가 정말로 에르디아인을 향해 격렬히 증오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앞에서 체감한다. 리바이는 공포에 질린 램지를 보고는 소년을 낚아채어 "그건 이 꼬맹이 누나 지갑이라고."라 말해, 마레 군중은 입틀막을 당한다. 물론 정황이 다소 어색한 건 어쩔 수 없어서 일행은 급히 램지를 데리고 그 자리를 벗어난다.
그렇게 리바이와 조사병단 멤버들은 위험에 처한 램지를 구해주었지만, 도벽이 대단한 램지는 그새를 못 참아 이번엔 인류 최강의 지갑을 또다시 훔친다. 아즈마비토한테 받은 용돈이니 리바이는 넘어간 듯하다.
그 날 저녁, 시장에서 있었던 이 소란에 대해 조사병단과 키요미가 티타임 대화를 나누던 도중, 미카사는 엘런이 사라진 것을 눈치챈다. 모두가 찾아나선 뒤 미카사가 발견했을 때 엘런은 램지를 그의 할아버지나 다른 동료들과 거주하는, 전쟁으로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피난민 이민자 텐트촌에 데려다 주었던 참이다. 그리고 엘런은 그 앞에 서서 어째서인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엘런에게 다가온 미카사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는데, 엘런은 '''아직''' 아무 것도 없다는 기묘한 대답을 한 뒤 둘이 바라보고 있는 곳을 설명한다.
그러더니 엘런은 미카사에게 자신은 너에게 무슨 존재냐며, 왜 그렇게 자신에게 다정하게 대해주는지 미카사의 진심을 듣고 싶어한다. 미카사는 엘런의 돌발 행동에 홍조를 띄우며, 말을 쉽게 못 한다. 갑분싸 분위기가 될 찰나, 램지의 할아버지가 이 둘에게 다가와서 차를 대접한다. 그 날 낮에 램지가 조사병단과 엮였던 사건과 후술하는 엘런의 도움에 대해 고맙게 느껴 나름 답례를 해주려 했던 듯.'''전쟁으로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거야.''' 우리도 그랬어. 어느 날 갑자기 일상이 끝장나고, 모든 것을 빼앗겼지.
모든 자유를..., 빼앗겼어.
그리고 엘런을 찾아 나섰던 다른 104기 동료들이 거기 뒤따라오자 마침 잘 됐다며, 엘런은 미카사와 동료를 이끌며 램지의 할아버지와 함께 천막으로 들어간다. 그 날 저녁, 엘런과 친구들은 맥주로 추정되는 술과 안주를 먹으며, 전쟁터로 터전을 잃은 이민자들 사이에 끼여 원없이 술 파티를 즐긴다. 술이 다 떨어질 무렵에는 코니와 장이 술을 더 가져오고, 사샤는 아직 어린아이인 램지에게 술을 먹이는 둥, 장난을 치기도 한다. 한지와 리바이, 오니안코폰이 그 곳에 왔을 때는 이미 다들 취해 곯아떨어진 상태. 조사병단은 이들과 처지가 비슷한 것을 느끼며, 인류애를 느낀 듯하다. 훈훈하기 그지없는 만남이었지만, 이 때만 해도 엘런 외의 조사병단 멤버나 이들 피난민들이나 이 앞에 기다리고 있는 절망적인 운명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에게나 엘런에게나 이 날의 파티는 그 운명을 맞이하기 직전의 최후의 만찬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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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땅울림
원작 131화, 다시 한 번 램지가 등장하며, 이번엔 그의 시선으로 작품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릴이라는 램지의 동생으로 추정되는 아이도 같이 나오는데, 이 둘은 이날에도 도둑질을 하고 있다. 램지는 이 돈을 주머니에 가득 채울 때까지 훔치면, 모두 함께 좋은 곳에서 살 수 있을 거라며 말한다. 하릴은 계속 도둑질을 했다간 왼손도 잘릴 거라 걱정하는데, 램지는 계속된 도둑질에 마레인들에게 '''결국 오른손을 잘린 것'''으로 묘사된다. 더 이상 할아버지를 슬프게 하면 안 된다며 하릴은 램지를 걱정하고 말린다.
램지는 터전을 잃고 움막집에서 생활하는 자신의 가족과 동포 이민자들을 위해 돈을 훔쳐서라도 모아, 좋은 땅에서 살고자 했다. 그 동안 숱한 고난을 겪으면서까지 도둑질을 했던 것도 적국의 이민자란 형편상 달리 돈을 모을 수단이 없어서였던 것으로 보이며, 자신이 죽으면 모두에게 이 돈을 전해달라고 말할 만큼 배려심이 깊은 아이였다. 그러다 갑자기 땅이 진동하며 울리기 시작하고, 갑자기 사람들이 대피하는 것을 본 램지는 놀란다. 그리고 이야기는 조사병단의 첫 마레 잠입 당시, 아즈마비토 저택에서 갑자기 사라졌던 엘런이 바라보는 시선으로 시작된다.'''하지만... 누군가 하지 않으면 모두 그 낡은 텐트에서 나오지 못한 채, 겨울을 나지 못하고 사람들이... 매년 몇이나 죽어갈 거야.'''
'''이젠 그런 건 싫어...'''
램지는 리바이의 지갑을 훔친 직후 또다시 시장에서 지갑을 훔치다가 걸린 것인지 마레인들에게 구타를 당하고 있었다. 엘런은 구타를 당하고 있는 램지를 두고 그를 구해줘야 할지 고심한다. 땅울림을 통해 이 소년을 언젠가 죽일 것인데, 폭력의 끝을 달릴 자신이 무슨 자격으로 정의로운 척 나서야 하나 망설인다. 꺼지라는 마레인의 대답에 알겠다며, 뒤돌아 서려고 할 때에 램지가 너무 심하게 맞다 토악질까지 하게 되자 엘런은 결국, 소년을 구해준다. 그리고 엘런은 램지를 업고서 그를 텐트촌으로 데려다 준다. 램지가 "고맙습니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자, 엘런은 무릎을 꿇는다.저 소년..., 미래의 기억에서 본 적이 있어. 아마 난 이 소년을 구할 것이다...
바뀌지 않을 땅울림이 실현되는 미래, 엘런은 램지가 거인에게 밟혀 죽는 것을 보았다. 그 미래는 자신의 손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엘런은 램지의 앞에 무릎을 꿇고 진심으로 사죄한다. 램지에게 엘런은 벽 밖의 인류를 희생하여 섬의 인류, 에르디아를 구하기로 했다고 토로한다. 아르민과 함께 책에서 보았던 아름다운 세계와 그 이상은 벽 밖의 잔혹한 세계와 전혀 달랐다며, 벽 밖의 인류가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엘런 자신은 크게 실망했다고 토로한다.'''미안... 미안하다...'''
엘런
이야기는 다시 램지가 초대형 거인들이 자신의 쪽으로 진격해오는 것으로 다시 시작된다. 램지와 램지의 할아버지 그리고 하릴, 사람들은 땅울림을 피해 캠프촌을 급히 떠난다. 높은 곳을 향해 달려가지만, 반대편 산에서 내려오는 초대형 거인의 군단을 보고 사람들은 절망한다. 할아버지와 하릴은 이제 죽을 것이라며 절망하지만, 램지는 '''포기하면 안 된다며, 도망친다.'''
사람들과 함께 도망치다가 램지는 손에 쥐고 있던 돈자루를 길바닥에 떨어트리고 마는데, 하릴이 그 돈을 주으려 뒤돌아섰을 때 초대형 거인은 이미 그들의 코앞까지 진격해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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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지는 하릴의 손을 잡고 도망쳐보지만,[2] 초대형 거인에 의해 발생한 낙석에 의해 하릴과 램지는 그만 깔리는데, 램지는 낙석에 의해 오른쪽 다리가 짓눌리고 만다. 자신이 잡고 있던 하릴의 오른손에는 돈뭉치가 있고, 하릴은 낙석에 의해 처참하게 '''머리가 터져버려 즉사했다.'''
직후, 동생의 옆자리에서 램지도 단발마의 울부짖음과 함께 초대형 거인에게 밟혀 땅에 짓눌려 온몸이 터진체로 사망하고 만다. 램지의 할아버지와 사람들은 형제가 처참하게 밟혀 죽는 광경을 보고 절규하지만, 그들도 그 자리에서 모두 밟혀 죽는다.난..., 바랐어.... 모두 지워 없애고 싶었어... 미안해... 미안해...
엘런
한편 한지와 104기 훈련병 출신의 조사병단 구성원, 마레의 전사대의 생존자들로 구성된 연합군은 파라디섬 항구에서 비행선을 마련해 엘런을 추적해 땅울림을 저지하려 하고 있었지만, 예거파에게서 구출해낸 아즈마비토가의 기술자들의 말에 의하면 비행선 준비에는 아무리 빨라도 반나절이 걸린다고 했고 심지어 한지가 목격한 땅울림의 진격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빨라 그 시점에선 이미 마레 연안의 도시들이 모두 초토화되어 있을 거라 여겨졌다. 즉 그 시점에서 이미 램지를 비롯한 시민들 다수가 학살당한 뒤였거니와 어떻게 해도 그 뒤를 바로 쫓을 수도 없었던 것. 그 말을 들은 장은 램지를 비롯한 피난민들과 파티를 즐겼던 기억을 떠올리며 참담해한다.
3. 존재적 의의
전쟁의 상혼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던 배려심이 많은 어린 아이가 초대형 거인에게 짓밟혀 죽어 처참히 생을 마감했기 때문에, 시각적 측면에서는 램지는 땅울림의 실상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동시에 서사적 측면에서는 작품에서 이사야마 하지메가 계속 강조하는 비극, 증오의 연쇄에 의한 죄 없는 이들의 '죽음'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거인이라는 절대적인 힘에 저항하지 못하고 죽어가는 램지와 하릴 형제의 힘 없고 무력한 모습은 '''"이 세계는 잔혹하다."'''라는 메시지를 극단으로 연출한 것이다.
작품을 떠나 현실에서도 이와같은 일들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데, 작가 하지메는 이렇게 증오와 차별로 만들어진 전쟁의 순환 고리가 반복되는 인류의 역사가 종국에는 한 쪽을 몰살하려 드는 극단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이를 작품에서 드러낸 것이 주인공 엘런이 해결책으로 제시한, 전 인류의 몰살이라는 재앙의 선택지인데,[3] 작품 속 인류의 역사가 에르디아인, 비에르디아인이라는 끊임없는 인종 차별의 계급 다툼과 사회진화론으로 포장하여 다른 국가를 침략하는 것은 옳다며 전쟁이 반복되는 모순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4] 하지메는 이러한 비극은 잘못되었다고, 죄 없는 램지와 하릴의 희생을 통해 엘런의 사상관을 정면 반박한다. 엘런 역시 자신의 행위에 대해 사죄하는 모습을 램지에게 보인다.[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