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휴일
Roman Holiday
1. 개요
'''제26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의상상, 원작상 /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각색상, 미술상, 촬영상 후보작'''
미국 파라마운트 픽쳐스에서 1953년에 만든 흑백 영화. 감독 윌리엄 와일러, 그레고리 펙, 오드리 헵번 주연.
로맨틱 코미디의 고전으로 알려진 영화이다. 미국에서도 150만 달러로 만들어져 12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도 성공했지만 유달리 대한민국과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고 세월이 지나도 인기가 엄청났다. 동아시아권에서는 2008년에도 헵번이 핸드폰 광고에 등장하고 일본 영화지 키네마 순보가 영화 할리우드 역사상 최고 걸작 100 선정에서 이 작품이 들어갈 정도로 불세출의 명작 정도로 취급한다.
일단 AFI (미국영화연구소)에서 선정한 역사상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 4위에 선정되기도 했듯 서양에서도 이 작품을 명작으로 평가하지만, 어디까지나 '로맨틱 코미디 장르' 안에서의 걸작 정도로 쳐주는 정도고, 할리우드 불멸의 걸작 100에 들어갈 정도는 아니라서 [1] 일본 영화지 평가에 대하여 좀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Hollywood on the Tiber로 대표되는 할리우드가 195-60년대 미국 정부가 추진한 마셜 플랜의 지원을 받아 이탈리아 로마에서 이탈리아 영화계랑 같이 작업하던 시절에 만들어진 영화다. 스튜디오 촬영도 치네치타 스튜디오라는 유명 이탈리아 영화 스튜디오에서 이뤄졌다. 이 시절 대표작으로는 윌리엄 와일러가 만든 리메이크판 벤허와 클레오파트라, 전쟁과 평화가 있다. 영화가 관광 홍보 영화 필이 나는 것도 이 때문.
명성에 비해 블루레이가 상당히 늦게 나온 편. 블루레이 시장이 완숙기에 들어서고도 한창인 '''2020년'''에야 4K 복원판이 블루레이로 나왔다.
2. 줄거리
로마를 방문한 어느 나라의[2][3] 공주 앤(오드리 헵번)은 꽉 짜인 스케줄에 진력이 나서 어느날 밤 남몰래 숙소인 대사관을 빠져 나가지만, 시의(侍醫)가 준 수면제 때문에 벤치에서 깜박 잠들고 만다. 그곳을 지나가게 된 미국기자 조 브래들리(그레고리 펙)는 그녀를 하숙으로 옮겨 편히 자게 하는데, 이튿날 그녀가 왕녀임을 알게 되어 같이 즐겁게 로마 시내를 관광하면서 특종을 노리고 친구인 사진사를 시켜 그녀 몰래 사진을 찍게 한다. 하지만 서로가 은밀한 애정을 품기 시작하면서 특종을 단념하고 기자회견 때 사진을 공주에게 건네주며 작별을 고한다.(위키백과 출처)
3. 평가
4. 기타
이 영화의 각본가 이안 맥컬런 헌터는 1953년 아카데미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실제 각본가는 돌턴 트럼보(James Dalton Trumbo)였고, 이안 맥컬런 헌터가 한 것은 제목을 '공주와 평민'에서 '로마의 휴일'로 바꾼 것 뿐이었다. 트럼보가 매카시즘의 광풍 때문에 공산주의자로 낙인이 찍혀서 헐리우드에서 공식적인 활동이 금지된 상태였기 때문에 친구인 이안 맥컬런 헌터의 이름을 빌린 것이었다.[4] 영화 트럼보에서는 트럼보가 직접 자신의 작품이라는 것을 밝힌 것처럼 묘사되었지만, 실제로는 트럼보가 죽고 19년이나 지난 후에야 트럼보의 작품이라는 것이 인정되었다.
오드리 헵번이 앤 공주 역으로 열연,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세기의 연인 오드리 헵번의 데뷔작이자 출세작이 되었으며 아직도 그녀의 최고 배역으로 이 앤 공주 역을 꼽는 사람이 많다.
대부분의 할리우드 영화들이 그렇듯이 여러 배우들이 주인공 물망에 올랐다. 원래 프랭크 캐프라가 감독을 남자 주인공은 케리 그랜트, 여주인공은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연기할 예정이였으나, 캐프라의 제작사가 재정난으로 판권을 파라마운트에 팔았고, 감독도 윌리엄 와일러로 교체되었다. 카프라 대신 연출을 맡게 된 와일러는 제작비가 적어서, 영화전체를 흑백필름으로 하루 동안 두 남녀가 로마 시내를 구경하는 스토리로 찍었다. 그랜트는 오드리 헵번이 여주인공을 맡게 되자 "그녀와 공연하기에 나는 너무 늙었다"고 하차했지만, 10년 후 샤레이드에서 그녀와 공연한 후 "나와 공연한 여배우들 중 최고"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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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나오는 곳들은 거의 대부분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진실의 입 같은 경우엔 그 전에도 유명했으나 이 영화에 나오고부터는 그냥 1년 365일 내내 입에 팔을 집어넣는 사람들로 가득. 현재는 입구에서 사진촬영의 댓가로 헌금을 받는다. 각 언어별로 된 헌금구가 있으니 거기에다 눈치껏 넣고 사진 찍으면 된다. 참고로 한국어로 된 헌금구에는 "봉헌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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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공주가 스페인 광장의 계단에 앉아 젤라토를 먹는 장면이 유명했으나, 하도 관광객들이 따라한답시고 젤라토를 먹고 쓰레기를 버려대는 통에(...) 젤라토 가게는 없어지고 2012년 기준 가방 가게가 자리잡고 있다. 현재는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계단에서 음식물 취식을 금지하며 경우에 따라 벌금까지 내야할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따라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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헵번이 이 영화에서 보여준 숏컷은 '헵번 스타일'이란 이름으로 21세기에도 여전히 미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당시 영화의 포스터에 대한 에피소드 하나. 당시 포스터에는 신인인 오드리 헵번의 이름보다는 이미 명배우로 이름을 날리던 그레고리 펙의 이름이 크게 나왔었다. 그러자 펙은 "헵번은 오스카 상이 확실할 정도로 잘 했는데 내 이름만 크게 올린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며 수정할 것을 요청했고, 두 사람의 이름이 같은 크기로 나왔다고 한다.
국내에선 여러 번 더빙 방영된 바 있는데, 1974년 KBS 첫 방영당시에는 이강식/고은정, 1988년 방영에는 유강진/장유진, 1997년 방영본에선 이강식/정미숙이 남녀 주인공 역을 맡았다. 2016년 10월에는 OBS에서 오드리 헵번 출연작 연속 방영의 일환으로 편성한 적이 있다.
5. 서브컬처에서의 오마주
영화 자체의 스토리가 로맨틱 코미디의 고전으로 하나의 클리셰가 되었다. 지금도 종종 나오는 이야기 구조인 공주나 아가씨 등 높으신 분들이 몰래 빠져나와 평범한 주인공과 데이트를 즐긴다는 소재의 오리지널이다. 이 이야기 구조는 21세기에도 여전히 카피되고 있다.
시간탐험대에서 샬랄라 공주가 돈테크만의 시간여행으로 로마에 가서 그곳의 기자와 하룻동안 데이트하는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딱 봐도 이 영화의 패러디. 심지어 제목도 대놓고 로마의 휴일이다. 하지만 여기 나온 기자는 돈테크만 일행과 얽히며 찍은 사진이 조작이라고 편집장이 찢어버리며 화내고 멀리 남극으로 강제발령가고 만다... 하긴 사진에 용용이나 램프의 바바 같은 게 찍혔으니 믿는 사람이 이상하긴 했다. 마지막에 남극에서 추위에 떠는 기자를 보여주며 끝났다.
심슨 가족 시즌 26 에피소드 15에서 도망친 나이지리아 공주[5] 와 평범한 시민인 모가 하루 데이트를 하게 된다는 설정(사랑에 빠지진 않지만)이 나온다. 공주가 스프링필드를 떠나기 전 기자 회견 장면은 영락없는 로마의 휴일 마지막 장면의 모습 그대로다.
파프리카에서 주인공들이 들어가는 꿈 속 무대도 이와 유사하다. 앤 공주가 보디가드를 통기타로 내려찍는 것을 카메라로 찍으며 '한 번 더!'라고 외치는 씬은 대놓고 패러디되었다.
웹소설 재벌강점기 미국 파트에서 어진이 디즈니를 인수하여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 <조선의 휴일>로 패러디되었다. 여주인공 역은 박소담. 도입부는 비슷하지만 일제강점기의 조선과 일본을 토끼 나라, 여우 나라로 나왔고, 털의 색으로 차별한다든가, 매국노 토끼 완이라든가 1921년 조선의 상황을 담았다. 몇년 후에 나오는 기술들도 끌어다 썼기 때문에 미국에서 말 그대로 대박이 터지며, 사회적 인식을 바꿔가는 데 성공했다.
타다 군은 사랑을 하지 않는다가 오마주한 작품으로 추정되는데 사진과 관련된 남주인공(로마의 휴일은 사진기자. 타다 군은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고등학생)과 공주님인 여주인공, 오프닝 영상에서도 해당 작품을 오마쥬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니세코이의 논비리 공주 에피소드는 누가봐도 이것의 오마주.
러브 앤 프로듀서의 5챕터에서 주인공과 허묵교수가 이 영화를 보고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허묵은 "그럼 만일 우리가 함께 하는 날이 온다면 당신은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자신이 있나요?"라 묻는다.
내가 아가씨 학교에 ‘서민 샘플’로 납치당한 사건에서는 한 에피소드를 아예 영화 재연으로 채웠다. 시오도메 하쿠아를 여주 포지션에 놓고 메이드들이 반강제로 카구라자카 키미토를 끌어들여 재현하게 시킨다.
기동전사 건담 UC에선 도망쳐 나온'''공주''' 미네바 자비가 이 영화의 포스터를 보고 오드리 번이라는 가면을 쓴다. 마침 헤어스타일도 햅번 스타일과 유사하다.
REC 애니 1화에서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우연히 만나서 본 영화가 이것이다.
[1] 윌리엄 와일러 역시 명장으로 취급받는 감독이지만, 현지에서 걸작을 꼽으라면 리메이크판 벤허, 미니버 부인, 우리 생애 최고의 해 같은 영화들이 먼저 거론된다. 로마의 휴일은 와일러보다 오드리 헵번이 먼저 거론되는 쪽.[2] 영국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영국순방을 마치고 로마에 왔다는 방송이 나온다. 사실 유럽에 왕국이 영국만 있는 게 아니었다. 네덜란드도 왕국이고 벨기에, 스페인(다만 스페인은 영화가 나올 당시에는 왕국이 아니었다.),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도 왕국이다. 그리고 영화가 나올 당시에는 그리스도 왕국이었다. 그런데 80년대 말 한국에서 출시된 VHS판에서는 자막이 '미국의 공주'라고 나온다...[3] 사실 이 영화 개봉당시 영국은 26살로 왕위에 오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즉위한지 2년 되는 시점이었다. 여러가지로 신경이 쓰일수 밖에 없는 상황.[4] 트럼보는 활동금지로 묶여 있는 동안 가명과 친구, 친척 이름으로 수백편의 각본을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아직도 정확히 어느 영화가 트럼보의 각본인지를 추적하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5] 실제 나이지리아는 연방 공화국이다. 즉 공주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지방 토후국은 많다고 한다. 유명한 나이지리아 왕자 스팸 메일 패러디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