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사조삼부곡)

 

1. 개요
2. 작중 행적
2.1. 출생
2.2. 죽음
3. 평가
4. 모티브?
5. 미디어


1. 개요


楊康
<사조영웅전>의 등장인물.
주인공인 곽정의형제. 성실, 순박하고 다소 멍청한 구석이 있는 곽정에 비해 머리가 잘 돌아가고 얼굴도 잘 생겼으나 인품은 훨씬 못 미치는 인물이다. <신조협려>에서의 곽부와 마찬가지로 사조영웅전 전반에서 악역으로 등장한다.[1]

2. 작중 행적




2.1. 출생


친아버지는 양철심이지만, 금나라 조왕 육태자 완안열의 음모로 인해 뱃속에 있을때 어머니 포석약과 함께 납치되었고[2] 완안열의 아들로서 태어났기 때문에 그를 아버지로 알고 자랐다. 이 때문에 금나라 왕자로서는 '완안강'으로 불린다.
금나라 왕자 출신으로 평탄한 인생이었으면 잘 먹고 잘 살 인물이었으나, 곽정을 만나고부터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다.[3] 사조영웅전 후반부 그의 행적은 과거의 왕자 시절을 잊지 못해 저지르는 악행의 연속으로 후반부 거의 모든 사건의 흑막이다.
강남칠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를 찾아온 구처기로부터 무공을 배우게 되었는데, 무예는 비교적 착실히 배웠으나 행실이 바르지 못해 결국 구처기가 곽정을 훌륭히 키워낸 강남칠괴에게 패배를 인정하는 결말이 빚어졌다. 다만 어린 시절에는 조왕부에서 시녀로 숨어있던 매초풍을 우연히 만나서 그녀에게 무공을 배웠는데 그게 구음백골조였다.
목역이라는 이름으로 위장하고 다니던 양철심목염자를 데리고 비무초친을 할 때, 비무에 도전하여 목염자를 희롱한 것 때문에 구경하던 곽정의 분노를 사서 곽정과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된다. 왕처일의 개입으로 중재되었지만 이 일에 원한을 품고, 목염자의 미색에 욕정하여 곽정, 목염자, 양철심, 왕처일을 조왕부(趙王府)로 초청해 함정에 빠뜨린다.
이 때, 자신의 어머니 포석약으로부터 양철심이 친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친부모가 자결했음에도 불구하고 금나라 왕자로서의 부귀영화를 버리지 못하고 완안열의 지위와 세력에 홀려 계속 그의 뒤를 따름으로써 곽정을 실망시킨다.[4][5]
금나라의 사신이 되어 남송으로 가다가 자신을 쫓아온 목염자를 만나 혼인을 언약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희롱하려 한 것이었지만, 목염자의 깊은 정과 순결한 몸가짐에 진심으로 아내로 삼을 생각까지 하게 된다.
배를 타고 태호(太湖)를 지나다가 육관영의 수하들에게 나포된다. 자신의 무공으로 육관영과 결투하여 쓰러뜨리고 풀려나게 되었지만, 육승풍에게 패배하여 다시 붙잡힌다. 귀운장에 감금되어 있다가 황용의 인도를 받은 목염자가 찾아오지만, 금나라의 왕자가 되어 부귀영화를 누리기를 바라고 있었던 속물근성을 드러내서 그녀를 실망시킨다. 아무튼 풀려나기 위해 친아버지라는걸 곧바로 믿을수 없었다던가, 이제는 금나라를 버리겠다는 말로 그녀를 속이고 매초풍을 불러오게 한다.
귀운장에 잡혀 있던 단천덕이 음모를 모두 고백하자 단천덕을 죽인다. 그리고 곽정과 의형제를 맺지만 여전히 부귀영화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그리고 곽정에게 쫓기게 된 완안열을 정에 이끌려 구해주었다가, 그가 송나라를 무너뜨리고 부귀영화를 쟁취하자고 하자 완전히 그에게 넘어가서 완안열을 놓아주게 된다.
완안열과 함께 악비의 유서를 훔치러 배를 타고 남송으로 가다가 구양봉과 함께 다니게 되었는데, 그의 뛰어난 무공을 보고 구양봉의 무공을 전수받으려는 야심을 품게 된다.
곽정이 악비의 유서를 지키기 위해 구양봉과 대결하고 있는 것을 보고, 근처에 있던 호위병들을 구음백골조로 처치한 다음 곽정을 칼로 찌른다. 그리고 악비의 유서가 숨겨진 황궁의 폭포 뒤의 동굴에서 작은 돌 상자를 얻게 된다.
다른 완안열의 무리와 같이 황약사에게 위협당해 가랑이 사이로 기어나가는 굴욕을 당한 후, 분을 참지 못해 복수를 하려고 돌와았다가 우가촌에 돌아온 목염자를 보고 뒤따라가게 된다. 그리고 구양극정요가목염자를 희롱하고 있는 것을 보자 거기에 동조하는 척 하다가 구양극을 창날로 찔러 살해한다.
게다가 남송에 사신으로 왔다가 우가촌에서 곽정을 찾고 있던 툴루이와 화쟁을 보자, 금나라를 위해 그들을 암살하려는 생각을 하고, 자신은 곽정의 의형제이며 곽정이 남송의 음모에 걸려 단천덕에게 살해당했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툴루이에게 접근해 환심을 사려 한다.
구처기, 마옥, 손불이, 윤지평 등이 나타나자 이번에는 곽정이 황약사에게 살해당했다고 거짓말을 하여 전진교와 황약사를 이간질 한다. 그리고 개심한 척 하면서 구처기의 환심을 산다. 지나가던 개방 제자들과 만났는데 황용이 떨어뜨린 타구봉을 주워들고 있었기 때문에 영문은 몰랐지만 일단 그 자리를 벗어나기 위해 목염자와 같이 개방 대회로 떠나게 된다.
개방 제자들에게 캐물어서 정보를 얻은 다음 개방 대회에서 홍칠공황약사전진칠자에게 살해당했으며 자신이 홍칠공에게 유언으로 방주의 자리를 물려받았다고 거짓말 한다. 그리고 개방 방주의 계승 의식으로 거지들의 가래침을 받는 의식을 치르고 방주로 선출된다. 또 자신의 악행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팽 장로에게 붙잡혀 입이 막혀 있는 황용곽정에게 홍칠공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씌워 처형하려다가, 마침 구천인이 방문하자 그와 대담하기 위해 잠시 처형을 멈추었다.
구천인에게 무공을 보여주려다가 오히려 그의 강한 무공에 역습당하고[6], 철장방의 방도가 아녀자를 희롱하다가 개방의 여생과 여조흥이 철장방 방도들을 혼내준 사건에 사과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여 여생과 여조흥이 자결하게 만든다. 게다가 구천인이 전해준 완안열의 뇌물을 받고 개방을 눈에 가시로 보는 금나라의 요구에 따라 강남 지방으로 개방 문도들이 모두 이동하도록 명령을 내린다.
포박을 푼 곽정황용을 죽이라는 명령을 개방에 내리지만 황용에게 타구봉을 빼앗겨 버린다. 그리고 개방 방주의 신물인 죽장의 이름이 "타구봉"이라는 것조차 모른다는 것이 밝혀져서 곤경에 처하고 마침내 타구봉과 더불어 개방 방주의 상징인 타구봉법을 직접 선보이며 자신이 방주임을 증명한 황용에게 방주의 지위를 빼앗기자 구천인과 함께 도망친다.[7]
구양봉, 완안열 일행과 함께 도화도에 들어가서, 강남칠괴를 죽이고 그 죄를 황약사에게 덮어씌워 그들을 이간질 하는 꾀를 낸다. 그리고 전진칠자구양극을 죽였다고 거짓말 하여 구양봉의 환심을 산다.

2.2. 죽음


가흥 철장묘에서 마침내 구양봉의 제자로 들어가지만, 가진악과 함께 철장묘에 숨어있던 황용이 나타나 곡영풍의 딸을 증인으로 하여 모든 비밀을 밝혀낸다. 구양극을 죽인 비밀까지 들키게 되자 황용을 죽이려 구음백골조를 썼지만 연위갑의 가시에 손이 꽂혀 부상을 입는다. 게다가 하필 그 연위갑에는 구양봉이 독살한 강남칠괴 중 남희인의 피가 묻어 있었기 때문에 피에 남아있던 극독에 중독되어 서서히 죽어간다.
결국 혼자서 쓸쓸히 죽어갈줄 알았으나 목염자가 양강을 찾아내고 그녀가 자신의 아이를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친부 양철심의 환각을 보고는 '당신만 아니었다면 내가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며 소리치다가[8] 목염자에게 비취 신발을 주려다가 사망한다.
시신은 나중에 곽정에 의해 매장되어, 가흥 철장묘 근처에 쓸쓸한 무덤으로 남게 되었다. 나중에 구처기가 '불초제자 양강의 묘'라는 비문으로 비석을 세워주었고, 훗날 아버지의 정체를 알게 된 양과도 가진악을 통해 비석을 하나 남겼다.

3. 평가


기본적으로 작중 내내 상당히 찌질한 짓을 반복하는 악역이다. 하지만 악역이 된 동기는 모두 양강의 기이한 출생이 원인이기 때문에 양강을 동정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곽정은 일단 몽골에서 지내던 어릴 때부터 어머니 이평에게 곽소천의 죽음에 대해서 원수 단천덕의 이름을 외우게 될 정도로 철저하게 교육을 받았다. 게다가 주변의 몽골 사람들 역시 금나라를 증오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금나라에 저항하는 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그 반면에 포석약은 양강의 출생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알려줄 수 없는 입장이었고, 구처기도 출생에 대해서는 나중에 알려줄 생각인지 입 다물고 있었던 듯 하다. 따라서 양강은 날 때부터 성장하면서 내내 완안열의 아들, 당당한 대국 금나라의 왕자로서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살아왔던 것이다.
상식적으로 거지꼴로 나타난 친아버지 양철심이 갑자기 "너는 내 아들이다."라고 해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며, 완안열 역시 양강이 자신의 아들임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변함없이 자신의 아들로서 대했다. 결국 양강은 한족의 혈통으로 태어났으나 여진족의 금나라를 배신할 수는 없는 인연이 충분히 있었던 셈으로 쉽게 버릴 수 없는 입장이기는 했다. 이 때문에 양강을 동정하는 의견도 많은 편이다.[9]
이 점에서는 사조영웅전의 선악 구분이 굉장히 단순하고 평면적이라는 점 역시 감안해야 한다. 간단히 말해 이 작품에서는 한족=송나라=선역이고, 오랑캐(여진이나 몽골)=악역이라는 도식이 명확하다는 것. 작중의 갈등 구조를 한족 대 이민족(여진족)의 대립으로 한정해 본다면 사실 양강의 선택은 충분히 이해 가능한 영역에 있다. 혈통의 비밀이 어쨌건 20년 가까운 세월동안 금나라의 왕자로써 성장해 왔으며, 완안열은 분명 양강이 자신의 친아들이 아님을 알고 있는데도 양강을 자신의 아들이자 후계자로 인정하고 있었던 것이다.[10] 즉, 현대인 독자의 기준에서 본다면 '양강이 혈통적으로 한족이라고 하더라도 도리나 의리상 양강의 조국은 금나라이고, 그렇다면 양강이 금나라에 충성을 다하는 것을 잘못이라고 볼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사조영웅전이라는 작품은 철저히 한족중심주의적인 관점에서 씌여진 작품이라는 것이다. 즉, 이 작품의 내적 기준에서 한족=송나라는 선한 편이고, 여진족=금나라는 악한 편이며, 따라서 양강이 금나라의 편에 선 것은 악의 편에 선 것이므로 양강은 당연히 악역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양강은 악역이므로 당연히 도식화된 악역의 특성들을 부여받게 된다. 위 주석에서는 '양강이 양철심이 아닌 완안열을 선택한 것은 정이나 도리 때문이 아니라 부와 권력을 탐냈기 때문이므로 동정할 가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는데, 사실 그렇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양강이라는 인물 자체가 악역으로 '''정해진''' 인물이기 때문에 양강에게는 '의리나 대의보다는 부와 권력을 탐낸다'는 악역의 속성이 부여된 것이다. 결국 사조영웅전은 오랑캐의 침략에 맞서는 한족 영웅의 이야기이고, 이 작품의 인물간 구도 역시 이 주제에 맞춰서 한족의 편에 서 있는 인물들은 철저히 선하게, 이민족의 편에 선 인물은 철저히 악하게 조형되었다는 것이다.
양강에 대한 옹호론, 또는 동정론과 동정할 가치가 없다는 주장의 충돌은 바로 이 지점에서 일어나는 것이라 보아야 한다. 한족중심주의에 동의하지 않거나 반감을 가진 독자들은 당연히 '양강이 완안열을 선택한 데에도 나름의 정당성이 있지 않으냐'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인물상은 그렇게 입체적, 다면적으로 독해하도록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양강이라는 인물은 복잡한 출생배경 관련된 부분 다 빼놓고 그냥 금나라의 왕자라고 쳐도 비열하기 짝이 없는 인물로 읽히도록 조형된 인물인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작가 자신이 '양강은 나쁜 놈이니까 이놈도 사실은 좋은 녀석이었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의도를 작품에서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이런 의도 없이 입체적이고 다면적인 인물상을 보고 싶으면 사조영웅전이 아니라 천룡팔부소오강호를 보아야 한다.
게다가 양강에게 적절한 부성 역할 모델이 없었다는 것도 문제다. 양아버지 완안열은 아들인 양강에게는 좋은 아버지였지만 단지 그뿐, 인간성 그 자체는 내내 부도덕하고 오만한 사람으로 묘사되며, 구처기 역시 양강의 독선생이었지만 천하를 떠돌아다니며 양강 옆에 붙어있지 않았다. 곽정이 경제적으로 풍요롭지는 않아도 주변에 아버지 역할을 대신해 줄만한 의롭고 영웅적인 남성 롤모델[11]이 많았던 것과는 비교되는 부분. 양강이 포석약에게 칭찬을 듣기 위해 일부러 토끼 한 마리를 생포해 다리를 부러트린 후 포석약에게 들고 가 치료해달라고 하는 부분을 보면 양강이 상당히 애정결핍에 유아적인 면이 있음이 잘 드러난다.
다른 김용 작품에서는 한족의 영웅이었으나 거란족의 혈통이었다는 것이 드러나는 천룡팔부소봉과 정 반대의 입장인 셈이다.[12][13]
암튼 상기한 작품의 외적 요소를 빼고 작품 내적인 부분으로만 보면 확고한 빌런 캐릭터로 설정된 것임은 변함없다. 심지어 웬만한 이민족 악역들과 비교해도 더 악질로 나오는데, 작품에서 만악의 근원에 해당되는 완안열도 포석약을 얻기 위해 비열한 음모를 꾸민 걸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뛰어난 정치인과 일편단심 순정남, 그리고 자상한 아버지이며 칭기즈 칸도 천하제패를 노리는 야심가이고 비정한 학살자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을 죽일뻔했던 제베를 용서하고 곽정의 기개를 마음에 들어하는 등, 적어도 '같은 편'에겐 좋은 군주였다. 하지만 양강은 완안열을 출세 도구 정도로만 생각했으며, 연위갑에 묻은 독에 중독되어 죽게 되자 그 때에야 본모습을 드러내며 양강을 살리기 위해 구양봉에게 무릎까지 꿇었던 완안열을 죽이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신조협려의 주인공인 양과를 자식으로 남기고 죽음으로써 소설 속에 큰 획을 하나 그었다. 곽정의 잔소리에 양과가 감화되어 못 알아채는 경우가 많지만, 인물이 곱상한 것도 그렇고 머리 돌아가는 것도 그렇고 양강이랑 판박이다. 그러나 아버지 같은 악인은 절대 아니고 후반부에는 몽골의 침입에 맞서는 의협으로서 명성을 떨친다.(자세한 건 양과 항목 참조.)

4. 모티브?


청나라 시기의 소설인 설악전전에서 등장하는 육문룡이라는 인물을 모트브로 했다는 추측이 있으며 둘이 은근히 비교당하는 편이다. 사조영웅전이 설악전전과 비슷하게 외세에 저항하는 민족주의적 성격을 가졌고, 설악전전의 주인공 악비 및 그와 관련된 떡밥이 사조삼부곡에서 꾸준히 언급되는지라[14] 아예 근거가 없는 추측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육문룡의 아버지 육등은 송나라의 장수였으며, 금나라의 침공에 성이 함락되자 부인과 같이 동반자결한다. 당시 금나라 군의 총수였던 완안올출(완안종필)은 육문료을 양자로 들이게 된다. 세월이 흘러 육문룡은 어른이 되었지만 자신에 관련된 출생의 비밀을 보르고 올출을 아버지로 생각하며 자신이 금나라의 왕자인줄로만 안다.
여기까지는 양강과 아주 비슷해 보이지만... 금나라에 첩자로 잠입한 왕좌라는 인물이 육문룡의 출신을 밝히고 살아남아서 금나라에 같이 끌려갔던 육문룡의 유모가 증언하면서 육문룡은 송나라에 귀순한다. 양강과는 정반대 엔딩을 맞은 셈이다.

5. 미디어


2008년 사조영웅전 드라마에서는 초반에 아버지인 양철심에게서 양가창법을 다 배우기도 한다. 뭣보다도 철장묘에서 사망하지 않는 파격적인 전개가 나왔다! 양철심과 포석약의 죽음 이후 완안열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고 목염자와 착실히 살아가려 하지만 완안열의 간계+남부러울 것 없이 살던 왕자에서 평민으로 힘들게 살아가야 한다는 현실의 모순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완안열의 아들로 돌아간다. 그 뒤 숱한 악행을 저지르다 곽정에게 패한 후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목염자와 함께 조용하게 살아가며 아들인 양과의 탄생도 본다. 하지만 늘 자신의 죄값을 죽음으로 치뤄야한다는 각오를 품고 있었고, 그래서 구양극의 복수를 하러 나타난 구양봉에게 순순히 합마공을 맞고 죽는다.
이때 구양봉은 구양극의 복수를 해야한다는 강박증에 찾아오긴 했어도 여전히 정신이 나간 상태라 양강의 기지라면 충분히 구양봉에게서 달아날수 있었지만 오히려 구양봉을 일시적으로 제정신으로 돌려놓아 복수를 이루게 해준다.[15] 곽정과 황용이 목염자를 찾아왔을때는 이미 구양봉에게 죽은 뒤였다. 그리고 아들의 이름을 곽정에게 지어달라는 유언을 목염자에게 남겨놓아 곽정은 '양과'라고 이름 짓는 걸로 드라마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여기선 양강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주로 다루고 있다.


[1] 다만 양강은 빼도박도 못할 악인(Villain)이지만 곽부는 악인이라기보다는 트롤러(Troller)에 가깝다. 그녀가 한 악업은 양과의 오른팔을 자른 것과 소용녀가 병을 치료하는 것을 방해해서 오히려 더 깊어지게 만든 것인데 처음 일은 잘못이긴 해도 양과가 먼저 원인을 제공한 건 사실이고 두번째는 의도하지 않은 실수였다.[2] 송나라에 와서 간첩짓을 하다가 구처기에게 쫒겨 도망치게 되었는데 하필 포석약이 그를 구해주면서 포석약에게 한눈에 반해버렸다. 이후 포석약이 남편인 양철심이 끌려가는 것을 보고 망연자실하자 감언이설로 그녀를 꾀어 자신의 왕부에 데려갔다.[3] 사실 틀린 말이다. 애시당초 양강의 인생은 그가 어렸을 때 어머니 포석약이 완안열을 만났을 때부터 이미 꼬여 있었고 그의 금나라 왕자 시절은 그저 이 문제가 잠시 가라앉아 있었을 뿐, 실제로는 언젠가 터졌을 일이었다. 그리고 이후의 일은 전부 다 양강이 부귀영화를 좆아 금나라 왕자로 남겠다고 결정함으로써 생긴 일이지 곽정이 나타난 것과는 인과관계가 없다. 당장 그가 죽게 된, 구양 공자 살인은 곽정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그가 구양봉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하다가 벌어진 일이고 이게 들킨 것도 곽정과는 별개로 황용이 알려준 것이었다.(이때는 곽정과 황용의 사이가 잠시 벌어져서 서로 멀어져 있었고 황용은 구양봉에게 사로잡혀 있었다.) 차라리 친부인 양철심을 만난 것이 더 그의 인생을 꼬이게 만들긴 했지만 역시나 진정한 원흉은 양철심이 아니라 완안열이다.[4] 생각해보면 18년동안 아버지로 알아온 사람을 떠나서 난생처음 보는 사람이 아버지라고 하니 믿기 힘든 상황일 것이다. 무엇보다 18년동안 왕자로 자랐는데 갑자기 거지가 친아버지라니… 게다가 어머니는 그 사람이 친아버지라면서 같이 자결을 하기까지 한다. 딱 미치기 좋은 상황이다.[5] 이는 원작의 내용과는 완전히 '''어긋난''' 해석으로, 원작에서는 포석약이 (그때까지 죽은 줄 알고 있던) 양철심을 만난 후 그제야 양강에게 그 신세내력을 알려주자 양강은 어머니가 갑자기 실성한 줄 알고 어의를 부르려 하는 장면, 이후 양강이 완안열과 재회한 상태에서 완안열을 아버지라 부르지 않고 서먹한 태도를 취하자 완안열이 '이 녀석이 결국 자기 신세내력을 알아버렸구나' 라고 눈치채는 장면, 스승인 구처기 역시 강남칠괴와의 약속(곽정과의 대결)이 끝나면 그때 양강에게 자신의 신세내역을 알려주어 어머니를 모시고 시골에 숨어 살도록 할 생각이었기에 양강을 가르치면서도 신세내력을 아직 알려주지 않았다고 설명하는 장면등이 작중 분명히 나온다. 즉 양강은 자신의 친부가 완안열인 줄 알고 18년동안 살아왔다고 작중에 서술되어 있는데 포석약이 살이있으니 양강이 자기 친아버지를 '''몰랐을 리 없다''' 고 해석하는 것은 무조건 양강을 까기 위해 원작의 내용조차 무시하고 이유를 지어내는 것에 불과하다. 이 역시 양강을 까기 위해 원작들의 내용을 취사선택하여 짜깁기한 것이다. 당장 <소봉은 요와 송의 평화를 위해 자결했다>는 해석 자체가 '''틀린'''것이, 자결하기 전에 소봉은 이미 요나라 황제에게 '군대를 물리고, 자신의 생전에는 다시 송나라를 침략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공개적으로 받아낸 상태였다. 즉, 평화 자체는 자결하지 않아도 이미 이뤄진 것. 하지만 거란인인 소봉의 입장에서 이는 '송을 위하 요를 배신한' 행위나 다름없었고, 이에 대해 요 황제에게 '네가 (네 출신인 거란족을 배신하고) 송을 위해 큰 공을 세웠으니 큰 벼슬에 봉해지겠구나' 라고 비아냥거리자 소봉으로써는 '자신은 단지 평화를 원했을 뿐, 부귀영화를 탐한 것이 아니다' 를 증명하기 위해 자결한 것이다. 이 부분은 애초에 <한족은 선한 편이고 이민족은 악한 편이다> 라는 구도로 쓰여진 사조영웅전의 등장인물과 <선악은 그 개인의 문제이지 그가 어떤 혈통으로 태어났느냐와는 상관 없는 일이다> 를 주제로 삼은 천룡팔부의 등장인물을 일대일로 대응시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수이다. 그리고 설령 두 작품의 등장인물들을 비교한다 해도, <혈통적 출신 문화권이 아닌 다른 문화권에서 성장한 인물이 보여주는 내적 갈등> 이라는 측면에서 소봉과 유사한 구도에 있는 것은 '''곽정이 아니라 양강이다'''. 이평과 강남칠괴에 의해 자신은 한족이라는 일깨움을 계속 받던 곽정에 비해 양강과 소봉은 자신이 여진족, 또는 한족인 것으로 알고 성장했고 성인이 된 후에야 진실을 알게 되었다는 공통점이 있고, 그 결과로 '자신을 키워준 사회'에서 등돌려 '자신이 본래 (혈통적으로) 속해있던 사회로 돌아가 충성을 다한 곽정에 비해 소봉과 양강은 결국 '자신이 성장한 사회'를 선택했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있는 것. 다만 자신의 출신을 저버린 이유가 '부귀영화를 위한 것' 이었기에 악역으로 평가받는 양강에 비해 '평화와 백성들의 삶을 위하여' 거란(요)를 저버린 소봉은 영웅으로 인정받는 것이 다를 뿐이다. 즉 사조영웅전과 같은 잣대를 들이대어 '본래 자신의 출신을 저버리고 부모의 원수를 섬겼으니 충효를 저버린 것이다' 라고 평가하려고 들면 소봉 역시 이런 평가를 피할 수 없다.(소봉 역시 한족에 의해 어머니가 살해당했다) 다만 철저히 한족중심주의에 기반한 평면적 갈등구조인 사조영웅전에서 '한족을 저버리는 자는 곧 악당' 이라는 구도가 나타나는 것과는 달리 상대주의에 기반한 천룡팔부에서는 보다 입체적으로 '자신의 출생마저 저버림으로써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나고, 영웅적 행적의 완결성을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인물상이 성립 가능한 것이다.[6] 이때 당시 양강은 구천인의 실력을 구천척의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7] 설마 신성한 개방의 방주를 상징하는 죽봉의 이름이 타구봉, 즉 개를 패는 봉이라는 천박한 이름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양강은 너무 순진했다. 명칭의 자세한 의미는 타구봉법 항목 참조. 또한 개방 방주의 취임식 때에는 제자들의 가래침을 한몸으로 받는다.[8] 낳은 정보다 키운 정 더하다고 양강이 오로지 아버지로 알고 따르던 사람은 완안홍렬이었다. 갑자기 나타난 거지가 친부라니 황당할터.[9] 하지만 문제는 그 판단의 근거다. 양강이 양철심이 아닌 완안열을 선택한 이유는 완안열에 대한 정이라기보다는 이제까지 누렸던 부와 권력이 아쉬웠기 때문이었고 또, 이후에도 그의 인생에서의 모든 선택의 기준 또한 부와 권력이라는 데에서 동정할 가치가 있다고 보긴 힘들다. 그래서 최신 사조영웅전 드라마들에서는 완안열이 양강을 친아들처럼 아끼고 양강도 그런 완안열을 친아버지처럼 따르는 장면들을 추가해 양강이 재물이나 권력이 아닌 정에 따라 선택한 것으로 묘사한다.[10] 아래에서는 양강에게 적절한 부성 모델이 없었다고 보고 있으나, 양강을 아들로 인정한 부분을 기준으로 본다면 완안열은 충분히 대인배라 불릴 수 있을 만큼 인격적으로 탁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실 이런 인물이 왜 남의 부인 하나 빼앗자고 그 난리를 피웠는지가 오히려 이해되지 않을 정도다.[11] 강남육괴 중 가진악은 비교적 권위와 원칙이 아주 분명한 스승으로 특히 곽정에게 가부장의 위치를 지켜주었고, 육괴 전원이 곽정 가르치느라 울기까지(한소영) 하는 등 아주 단단하고 적절한 애착관계를 형성해주었다. 게다가 의인이었던 곽소천에 대해 계속 설명해주어 '아버지가 없다'는 상실감을 육괴의 애정과 함께 상쇄할 수 있게 해줬다. 강남육괴 외에도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사람이 몽골의 대영웅 칭기즈 칸, 그를 가르친 건 그 휘하의 제베다. 그밖에도 곽정에게 내공을 가르쳐주고 구처기를 싫어했던 강남칠괴도 존경할 정도로 군자인 마옥, 곽정의 또다른 사부이자 의협심의 화신인 홍칠공 등 주위에 본받을 만한 영웅들이 치고 넘치는 상황...[12] 한족중심주의와는 별개로 양강은 무협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틀림없는 악인이다. 소봉은 중원에서는 한인의 대협이었고 거란인으로서는 거란 황제의 의형제이자 충신으로 의와 협에 벗어난 행동을 한 적이 없다. 하지만 양강은 배신과 협잡을 밥먹듯이 하고 도대체가 의와 협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러니 협을 중요시하는 무협소설에서 좋은 말을 들을 리가 없는 것이다. 사실 따지고보면 오히려 소봉이야말로 전형적인 영웅상이고 양강이 더 다면적인 성격을 보여주지만 그래도 양강은 빼도박도 못할 악인이 맞다.[13] 다만 김용의 작품에서 인물의 선악에 대한 평가를 한족중심주의와 별개로 하기는 어려운 것이, 당장 사조삼부작(특히 그중에서도 선악 묘사가 단순하고 평면적인 사조영웅전)에서 <배신과 협잡을 밥먹듯 하고 의와 협에는 관심없이 자신의 영달만을 꾀한다> 는 속성은 이민족(오랑캐) 편의 속성이고 <의와 협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는 속성은 한족 편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즉, '한족중심주의를 빼놓고 양강의 행적을 보면 분명 악인이 아니냐' 고 하기에는 사조영웅전에서 여진/몽고 편을 드는 인물들은 거의 다 악인이고, 한족 편을 드는 인물들은 거의 다 선인인 것이다.반면 천룡팔부에서 작가 김용은 기존의 한족중심주의를 버렸고, 그 상징이 바로 송에서 한족의 대협이자 요에서 거란의 충신인 소봉인 것. 애초에 김용 작품 자체가 한족중심주의/대중화주의와는 별개로 인물의 선악을 평가하기에는 해당 주제가 작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14] 특히 양가창법이나 우두산 전투 같은 건 실제 역사가 아닌 설악전전의 설정인지라 빼박 소설의 내용을 참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15] 이때 구양봉에게 하는 대사가 이전과 다르게 굉장히 당당하고 인간적이다. '아비가 되어보니 그 마음을 알겠더이다.' '구양선생, 자신이 누구고 여기 왜 왔는기 기억해보시오.' '좋소. 구양선생이 복수를 했다는 것을 알게되면 구양극도 저승에서 편히 눈 감을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