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쥐
1. 개요
이름 그대로 쥐처럼 생긴 유대류들을 지칭하는 말. 다만 이 이름으로 불리는 유대류들은 한 분류군이 아니고 심지어 잘 살펴보면 쥐랑 그다지 비슷한 구석이 없다.
2. 어포섬(Opossum, Order Didelphimorphi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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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만 보면 굉장히 귀엽지만...
입을 잔뜩 벌린 모습. 놀랄 수 있으니 클릭시 주의. 사람에 따라서는 징그러울 수 있다.
아마도 가장 잘 알려진 '주머니쥐'. 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를 포함한 신대륙에서만 살며 호주에는 단 한 종도 없다. 원시적인 유대류의 특징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몸 꼴만 놓고보면 그나마 쥐처럼 생겼지만 머리만 놓고 보면 쥐와 전혀 안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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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주어포섬의 두개골...딱 봐도 쥐보다는 오히려 갯과 동물과 비슷해 보이는 구조다.
결정적으로 이들의 생활사는 설치류보다는 오히려 소형 식육목이나 호주의 주머니고양잇과 유대류들과 매우 흡사하다.[3] 다시말해 태반류의 설치류에 완전히 대응하는 종류는 아니라는 것.
특이하게도 이 분류군 중에는 유대류인데 육아낭이 퇴화한 종류가 많다.[4] 그러니까 새끼들은 태어나자마자 어미의 유두에 대롱대롱 매달리기만 한 채 살아야 한다. 어느 정도 자라서도 일정 기간동안 혹은 장기간 서식지를 찾아 이동할 시에 어미의 몸통이나 등에 오밀조밀 모여 붙어다닌다.
더욱 특이한 사실은 유대류인데 태반이 있다는 점이다. 다만 이 태반은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퇴화되며 태반류의 태반보다는 효율이 떨어진다고 한다.[5]
버지니아어포섬은 죽은 척하기에 매우 특화돼있다. 미국에선 Playing Dead의 동의어로 Playing Possum이 널리 쓰이고 심지어는 프로레슬링 기술 중에서 기절한 척하다가 상대가 근처에 왔을 때 기습 핀폴을 시전하는 게 Possum Pin이다. 물론 이 기술을 트럭 앞에서도 시전하다가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 죽은 척할 때 완벽한 위장을 위해 일부러 풍기는 썩는 냄새가 매우 지독하다. 거의 사람 송장과 맞먹는 수준. 차가 와도 다른 동물들처럼 도망가지 않고 죽은 척 스킬을 시전하기에 미국 길바닥에서 최고로 흔히 볼 수 있는 사체다. 즉 죽은 척하다 정말로 깔려 죽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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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멕시코에 많이 사는데 미국같은 경우, 정말 쥐처럼 유해동물로 지정되어 전문적으로 사냥하는 업체까지 있다. 왜그런가 하면 스스로 집을 짓지 않고 '이미 지어진' 장소를 찾아 서식지로 삼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이 만들어 놓은 장소(차고, 다락방, 굴뚝, 벽틈 등) 몸이 비집고 들어갈 틈만 있으면 어디든 들어가 살기 때문. 그러니 부엌이나 쓰레기통을 뒤지는 것도 흔하다. 미국에는 가정에 텃밭을 꾸미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들이 텃밭 채소들, 정원 연못 물고기들까지 닥치는대로 먹는다. 먹을 걸 가리지 않고, 덩치도 크지 않은게 겁도 없어서 훨씬 큰 개에게 덤벼들며[6] 개밥이나 고양이밥도 빼앗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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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입벌린 사진을 봐도 알겠지만 이가 무척 날카로워 자칫 건드리다간 크게 다친다. 거기에 뻔뻔한 성격까지 곁들어 먹을 걸 한번이라도 주면 그 집 근처에서 장기간 붙어 떠날 생각하지 않기에 절대로 먹을 걸 주면 안된다! 이런 점말고도 심각한 건 온갖 기생충이나 벼룩, 진드기같은 병해충도 옮길 수 있고. 사람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굴뚝 안이나 천장/지붕 틈새에서 죽어서 집안에 악취를 풍기거나 다른 병해충을 집 안에 끌어오기도 한다.
다만 까칠한 성격, 날카로워 보이는 이빨과 큰 입을 가지고 있긴 해도 사실 허세용에 가까워서, 앞서 서술된 것 처럼 '덤벼든다'는 것도 대부분의 경우 사납게 으르렁대며 입을 벌리고 물어버리겠다는 시늉을 하는 방어적인 블러핑 수단에 불과하다. 심지어는 어포섬이 전혀 호전적인 성격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새끼까지 밴 화난 어포섬의 벌린 입에 손을 가져다 대도 물지도 않는 수준. 정작 턱 힘이 약해 이렇다 할 큰 상처를 입히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소형 포유류들과 싸우면 필패라고 봐도 좋을 정도라 자기 덩치와 비슷한 스컹크나 고양이, 라쿤 등과 싸움이 붙으면 일방적으로 털리기 일쑤이다.[7] 그러나 일단 물릴 경우 여느 야생동물들이 그렇듯 질병의 감염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는 있다.
그래도 미국에서 애완동물로 키우는 경우도 있는데 사람에게 길들여지면 애교부리기도 하고 순하기도 하다. 유튜브에서도 종종 올라온 영상을 봐도 목욕시켜도 얌전하고 사람 팔에 안겨 애교부리거나 침대에서 사람이나 고양이랑 같이 잠을 자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가난한 이들이 먹는 고기라는 이미지가 있다. 심슨 가족에 등장하는 클레투스 델 로이네 집에서도 먹는다는 묘사가 있고,[8]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도 가난한 이들을 비웃을 때 "그 집에서는 주머니쥐 고기 밖에는 먹을 게 없다"는 표현을 쓴다.
미국에서는 로드킬의 주 희생양이기도 하다. 사슴에 못지 않게 로드킬 당하는 경우를 매우 자주 볼 수 있다.
국내를 비롯힌 동아시아에서는 수입이 어려운 종에 속한다.
주머니쥐의 천적으로는 퓨마, 재규어같은 대형 고양이과 동물과 흰머리수리가 있다.
3. 땃쥐어포섬(Shrew Opossum, Order Paucituberculata)
- 새도둑주머니쥐속 (Caenolestes)
- 회색배새도둑주머니쥐 (Caenolestes caniventer)
- 안데스새도둑주머니쥐 (Caenolestes condorensis)
- 북부새도둑주머니쥐 (Caenolestes convelatus)
- 검은새도둑주머니쥐 (Caenolestes fuliginosus)
- 레스토로스속 (Lestoros)
- 페루새도둑주머니쥐 또는 잉카새도둑주머니쥐 (Lestoros inca)
- 링콜레스테스속 (Rhyncholestes)
- 긴코새도둑주머니쥐 (Rhyncholestes raphanurus)
어포섬과는 반대로 이녀석들은 목 단위로 육아낭을 상실했다. 육아낭이 퇴화한 흔적조차 없으며 유두는 태반류처럼 털 속에 묻혀 있다.
멸종된 아메리카 유대류인 아르기롤라구스(''Argyrolagus'')와 가까운 관계라고 한다.
4. 포섬(Possum, Suborder Phalangeriformes)
- 쿠스쿠스아목 (Phalangeriformes)
- 쿠스쿠스상과 (Phalangeroidea)
- 쿠스쿠스과 (Phalangeridae)
- 꼬마주머니쥐과 (Burramyidae)
- 주머니하늘다람쥐상과 (Petauroidea)
- 꿀주머니쥐과 (Tarsipedidae)
- 주머니하늘다람쥐과 (Petauridae)
- 반지꼬리주머니쥐과 (Pseudocheiridae)
- 깃털꼬리주머니쥐과 (Acrobatidae)
- 쿠스쿠스상과 (Phalangeroidea)
'주머니쥐'로 불리는 동물들 중에서는 '''그나마''' 설치류 스러운 외모에[9] 나무를 타는 설치류와 생활사가 비슷하다.[10] 대형종의 경우에는 원숭이나 여우원숭이와 생활사가 비슷하다. 베어그릴스에 따르면 맛은 쥐고기랑 비슷하다고.
솔꼬리포섬(Common brushtail possum, ''Trichosurus vulpecula'')은 얼굴 모양이 여우처럼 생겨서 가끔 '주머니여우'라고 불리지만 실제로 여우의 생태지위를 차지하는 유대류는 아니다. 생활사는 오히려 다람쥐나 원숭이와 비슷.)
뉴질랜드에선 골칫거리 외래종이라고 한다.[11]
5. 소형 주머니고양이과 유대류
이 분류군은 주머니쥐로 불리는 경우가 상당히 적다. 그도 그럴 것이 호주에서는 이미 태반류 쥐가 자기들의 생태 지위를 차지하고 있어서 유대류들이 쥐의 생태지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생활사만 놓고 보면 오히려 식충류의 땃쥐와 더 흡사하다.
그리고 분류군이 분류군인지라 작고 귀여워 보여도 이래봬도 맹수. 특히 윗 사진에 나온 코와리의 경우는 새도 잡아먹는 녀석이다. 이빨이 상당히 날카롭다.
6. '''"진짜"''' 주머니쥐
- 주머니생쥐과(Heteromyidae)
- 주머니생쥐속(Perognathus)
- Chaetodipus
7. 주머니쥐 캐릭터 및 주머니쥐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들
[1] 현지인들은 '어'를 발음하기가 귀찮은건지 그냥 포섬이라 부른다.[2] 현지인들은 '어'를 발음하기가 귀찮은건지 그냥 포섬이라 부른다.[3] 남아메리카에 사는 종인 야포크(Yapok, ''Chironectes minimus'')는 수달과 비슷한 생활사를 가졌다. 그리고 이녀석이 전 세계에 유일한 수생 유대류이며 유일하게 암수 모두 육아낭이 있는 유대류다. 사실은 주머니늑대도 이렇다고 하지만 이녀석은 멸종했으니...[4] 총 7속 중 주머니가 있는 건 '''단 3속.'''[5] 다른 유대류 중에도 일시적으로 태반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6] 이러다 물려 죽는 녀석들도 태반이다. 맹견을 키우는 집에선 덫에 걸리고 개에 물려 죽은 주머니쥐의 시체를 치우는게 일상이라고 인증한 레딧 유저의 글도 있다.[7] 민가에 많이 사는 동물이라 그런지 유튜브에 스마트폰으로 찍은 싸움 동영상도 제법 많은 편이다. 그러나 이녀석의 생존전략은 이빨을 드러내며 위협하다가 그게 통하면 좋고 안통하면 몇대 맞고 죽은척하는 방향으로 발달했는지 상대 앞에 그냥 입을 벌리고 서 있는 것으로 끝이다. 이렇다보니 비슷한 체급인 스컹크 앞에서도 입 벌리고 서있다가 피범벅이 되도록 얻어맞고 죽은척으로 탈출, 다시 쫒아가서 또 입 벌리고 서있다가 또 쥐어터지는 일이 반복될 뿐이다. 반응속도도 그닥 빠르지 않은지 고양이 앞에서도 역시나 입 벌리고 서있다가 불꽃 싸다구 맞고 도망갈 뿐이고, 좀 더 체급이 큰 라쿤은 개밥 훔쳐먹으면서 옆에서 입 벌리고 서있는 이녀석을 처음에는 힐끔힐끔 의식이라도 해주다가 그냥 입을 벌리고 서있을 뿐인 것을 알았는지 무시하고 개밥 훔쳐먹는데만 열중할 정도. 이렇게 무시당하면 아무것도 안하고 또 그냥 간다.[8] 저녁으로 주머니쥐, 운이 좋으면 아르마딜로를 먹는다는 언급이 있다.[9] 이 목은 일부 종을 제외하면 치아 구조가 설치류와 매우 흡사하다.[10] 하늘다람쥐와 비슷하게 진화한 종류도 있다.[11] 키위 등 날지 못하는 토종새들의 알 등을 먹기 때문이다. 동물을 잡거나 죽이는게 법적으로 까다로운 뉴질랜드에서 담비, 쥐와 함께 죽이는게 국가적으로 권장되며 사람들도 거리낌없이 죽이는 몇 안되는 생물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