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랑의 조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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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 등장 작품
- 은하영웅전설 3권 <자복편> 1장
- 은하영웅전설 OVA 27화
- 시기 : 우주력 798년, 제국력 489년 표준력 1월 22일
2. 진행
이 전투의 가장 큰 원인은 제국과 동맹이 서로의 접경지역인 이제르론 회랑에 분계선을 확실히 그어두지 않았기 때문이다.[2] 그러다보니 제국과 동맹 양쪽 모두가 자신들의 공역이라 생각하는 곳들이 발생했고, 순찰임무를 수행하던 양쪽 병력이 이러한 공역에서 서로를 발견하고 포화를 주고받는 일이 종종 발생하곤 했다. 이 전투 역시 이제르론 회랑에서 흔히 벌어지던 조우전 중에 하나였다.
이제르론 회랑에서 조우전이 벌어진다면 난공불락으로 이름 높은 이제르론 요새와 이제르론 요새 주둔함대를 뒷배경으로 삼을 수 있는 동맹군이 유리한 편이었다. 그러나 이 전투에서는 그러한 동맹군의 이점을 한 번에 상쇄시킬 수 있을 정도의 악재를 안고 있었다. 바로 더스티 아텐보로 소장이 지휘하는 2,200척의 분견함대 B함대에 승함한 병력 대부분이 '''전투라곤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는 신병들'''이었단 점이다. 이는 동맹군이 제국령 침공작전과 구국군사회의 쿠데타로 날려먹은 함대전력을 재건하고자 이제르론 요새 주둔함대의 숙련병을 대거 차출하고 그 빈자리를 새로 징집한 병사들로 보충했기 때문[3] 이었다. 신병 훈련중에 적을 만났으니 참으로 황당한 상황.
상황을 보고받은 아텐보로는 한숨을 푹푹 내쉬면서 참모 라오에게 훈련 중지와 함께 신병들의 전투 배치와 이제르론 요새에 구원병 파견을 요청하도록 지시했다. 일단 부대 규모는 서로 큰 차이가 없는 대등한 수준이었으나 부대의 질적인 부분에서 아텐보로의 분함대가 확실히 열세였다. 따라서 양 웬리 대장의 구원부대가 도착할 때까지 최대한 버티는 것을 작전 방침으로 정하고 전투를 지시하였다.
업무시간을 마치고 요새의 식물원에서 늘어지게 낮잠을 즐기고 있던 양 웬리는 부관 프레데리카 그린힐 대위를 통해 아텐보로 분함대의 상황을 보고받고는 역시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양은 형식적인 절차이지만 거쳐야 하는 참모회의를 즉시 소집하여 모든 병력을 동원한 구원작전을 결정하였다. 그리고 립슈타트 전역 이후 동맹으로 망명한 객원제독 빌리바르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 제독에게 작전에 대한 조언과 기함 히페리온에 동승을 요청하였다.
한편 아이헨도르프 소장이 지휘하던 은하제국군 분함대는 아텐보로 분함대를 상대로 상당한 전과를 올리고 있었다. 그 상당한 전과의 배경에는 동맹군의 신병들이 경험부족을 드러내며 알아서 자멸을 거듭한 덕분이었다. 그러나 아이헨도르프는 동맹의 최정예라는 양 웬리 함대가 상식 외의 형편없는 모습을 보여주자 오히려 적의 계략에 휘말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식하면서 소극적으로 부대를 지휘하고 있었다. 덕분에 아텐보로 분함대도 제국군을 상대로 그럭저럭 전투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다.
이때 아텐보로 분함대에 소속되어 있던 율리안 민츠도 스파르타니안을 타고 총 4번 출격했다. 첫 출격에서 발퀴레 2기, 2차 출격에서 제국군 순항함 렌바흐 격침, 3차 출격에서는 수적 열세로 인해 적 발퀴레에게 쫓겨다니기만 했고[4] , 모함이었던 아무르타트가 파괴되어 사실상 탈출이나 다름없었던 마지막 출격에서 발퀴레 1기를 격추하는 전공을 세웠다.
전황이 교착상태에 빠져갈 무렵,[5] 양이 이끄는 이제르론 요새 주둔함대 본대가 전장에 도착하였고 동맹군은 이 소식을 대놓고 통신망에 떠들면서 제국군의 사기를 깎았다. 아이헨도르프는 1만척 이상의 대군이 도착해다는 소식에 사색이 되어 즉시 철군을 명령하였고, 양 역시 확전 의사가 없었기 때문에 병력을 수습한 다음 이제르론 요새로 철수하였다.[6]
3. 이후 이야기
누가 이기고 누가 졌다고 평가하기에는 애매하나 제국군이 먼저 전의를 상실하고 철수했으므로 작중에서는 제국군이 패배한 것으로 묘사한다. 실제 이제르론 방면군을 지휘하던 칼 구스타프 켐프 대장은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원수에게 패전을 했다면서 사죄했다. 그러나 딱히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국지적 충돌이었기에 라인하르트는 승패는 병가지상사라는 말과 함께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첫 출격에서 놀라운 전공을 올린 율리안 민츠는 중사 대우에서 상사 대우로 승진했다. 그리고 알렉스 카젤느의 집에서 열린 축하연에서 와인을 마실 수 있는 자격을 얻어 처음으로 어른들과 같이 술을 한 잔 대접받았다. 얼굴이 벌개져서 놀림거리가 된 것은 덤.
이후 제국군이 같은 해 4월에 전무후무한 공세를 펼쳤기에 이 전투는 '1월의 전초전'이라 부르면서 메인 이벤트의 예고편이었단 평을 들었다.
4. 기타
은하영웅전설 6에서 SG를 설치하면 추가 시나리오로 이 전투가 구현되어 있다. 제국은 켐프와 아이헨도르프, 동맹은 양과 아텐보로가 함대를 지휘한다. 아텐보로와 아이헨도르프가 맵 중간 정도쯤에서 맞붙고, 양과 켐프는 지도 양쪽 끝에서 구원에 나서는 배치이다.
양쪽의 부대규모는 비슷하며 아텐보로가 신병을 이끄는 상황을 감안한 것인지 적극성이 약간 낮은 상태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아이헨도르프는 통솔 66/지휘 65/운영 31/정보 45/공격 64/방어 61/기동 57로 애매한 능력치인데다가 성향도 일반이다. 반면 아텐보로는 통솔 76/지휘 90/운영 57/정보 54/공격 81/방어 88/기동 80으로 능력치가 훨씬 좋고 성향이 용맹이다. 게다가 시작하자마자 교전에 돌입하기 때문에 적극성도 쑥쑥 잘 올라가므로 금방 제국군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고 밀어붙일 수 있다.
구원부대에서도 켐프는 통솔 85/지휘 78/운영 54/정보 40/공격 94/방어 81/기동 86로 능력치가 좋지만 돌진 성향이라서 전장으로 이동하면서 적극성을 많이 깎아먹는다. 반면 양 웬리 통솔 100/지휘 100/운영 29/정보 84/공격 87/방어 95/기동 78에 냉정 성향이라 이동하면서 능력치를 깎아먹지는 않는다. 이러한 성향 문제로 인해 제국군으로 플레이할 경우 동맹군으로 플레이할 때보다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1] 우주모함 30~40척, 전함 200~250척, 순항함 400~500척, 구축함 약 1,000척[2] 사실 분계선을 그을 수 없던게 광활한 우주다보니 지구에서처럼 국경선을 따라 장벽을 쌓을 수도 없으며 제국과 동맹 모두가 서로 싸우기만 하다 보니 분계선 자체를 그을 수 없다. 설령 긋는다 해도 우주의 특성상 군사충돌이 아주 안 일어나는건 불가능. 그나마 이제르론 요새를 기점으로 대충 최소선은 그어져 있었다. 즉 동맹령은 대충 이제르론 요새에서 동맹령 방향쪽이고 그 반대쪽은 제국령이라는 식이라 볼 수 있겠다.[3] 아주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새로운 부대를 신병만으로 완편하는 짓은 하지 않는다. 타 부대에서 경험이 있는 고참병과 함께 섞어서 편성을 하는데 이 시기 동맹군에서 숙련병을 구할 수 있는 곳은 양 웬리 함대뿐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언제 교전이 벌어질지 모르는 최전선 부대의 전투력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정도로 대거 차출한 것이 통상적인 조치라 평하기는 좀 어렵다. 물론 동맹정부 수뇌부가 어떤 놈들인지 감안해보면 이런 미친짓이 왜 일어났는지 안 봐도 비디오.[4] 대사로 보면 렘바흐에 타고 있던 발퀴레 파일럿들인 것 같다. OVA에서 이들은 모두 포플랭에게 발할라행 티켓을 받는다.[5] OVA에서는 아이헨도르프가 동맹군 상태가 정상이 아님을 알고 막 제대로 공격하려는 때였다.[6] 어차피 양 웬리의 전략이 최소한의 아군의 희생으로 전투에서 이기는건데 더 싸워 이겨봐야 아군의 희생만 생길 것이고 무엇보다도 '''전략적인 의미가 없다.''' 전략적인 승리를 중시하는 양 웬리의 입장상 더이상의 전투는 전략적 의미가 없고 더이상 확전할 의미가 없다고 판단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