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줄숲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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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파리목 모기과에 속하는 모기의 일종.
2. 소개
검은 몸체에 흰색 줄무늬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일반 모기와 달리 몸이 흑백으로 얼룩덜룩하다. 게다가 덩치도 커서 잘 모르는 사람이 멀리서 대충 볼 경우 모기 비스무레한 다른 곤충처럼 보일 수도 있다.
사람과의 접촉이 많은 만큼 국내에서는 다양한 별명으로 불린다. 야산의 수풀이 우거진 지역, 대표적으로 육군 군부대 같은 곳에서 자주 출몰하여 '전투모기'라고도 불린다. 전투복을 뚫고 들어오기 때문에 붙여졌다고도 한다. 또한 몸통의 줄무늬 때문에 '아디다스 모기' 라고 하거나, 일부 공고나 공대에서는 탄소피막저항의 색띠 모양을 본따 '전자모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잡으면 또 몸에 있는 검은 무늬에서 나오는지 검은 가루가 묻는다. 별 거 아닌 듯 하지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상당히 찜찜하다. 이 때문에 '연탄모기'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원래 한반도에 서식하지 않고 동남아시아나 열대 쪽에 서식하는 종이었다. 그러다가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에서 원목 수입을 할 때 화물선에 묻어 들어오면서 한국에 유입되었고[1] 한국의 여름 날씨가 엄청나게 덥고 습한 관계로 삽시간에 야산이나 남부 해안가를 중심으로 퍼졌다.
현재는 전국토가 영향권이다. 한국의 여름은 장마철이 있어서 열대지방처럼 우기가 있는 격인지라 비가 내리고 날씨도 습하고 더운 것이 이들이 살기에 딱 맞은 요건이다. 물론 한반도는 냉/온대라 건기가 춥긴 하지만 땅 속이나 나무 속 등에 숨어 연명하는 등 끈질기게 버틴다. 온난화로 4~5월 기온이 치솟으며 사실상 여름이 5월부터라 번식도 더 쉽다.
3. 상세
우선 모기의 사이즈가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빨간집모기'보다 상당한 대형이다. 성인의 손가락 한 마디쯤 되는 사이즈. 물론 개체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일반 모기에 비해 크기가 크므로 알아보기 쉽다. 그래서인지 날아다닐 때 나는 소리도 일반 모기에 비해 훨씬 더 크다. 대충 들으면 은근 파리가 날아다니는 소리와 비슷한 느낌이 들 정도.
일반 모기에 비해 독성이 굉장히 강해서, 이 모기에 물린 자국은 넓은 범위로 퉁퉁 부어오르곤 한다. 단순히 가려움을 넘어서 묵직한 압박감과 멍이 든 듯한 통증까지 느낄 수 있다. 가렵다고 긁다가 염증이 더해지면 물린 자국이 주먹만큼 커지다가 물집이 생기고 고름까지 나올 수 있다. 다행히 며칠이면 일반 모기만큼 작게 가라앉는다. 그런데 가라앉으면 더 가렵다. 가려움을 참길 포기하고 긁으면서 지내다 보면 며칠도 아니고 무려 2~3주동안 딱딱하고 무겁게 부은 상처와 물집으로 고생하게 된다.
거기다가 일반 섬유옷감은 물론이요, 옷과 신발까지 뚫어 피를 빨았다는 피해사례도 있다.[2] 정확히는 옷을 찢거나 하는 건 아니고, 섬유 조직의 미세한 틈새 사이로 침을 꽂아 넣는 식이다. 게다가 다른 모기와는 달리 침을 박아넣을 때 온몸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쑤셔넣기까지 한다. 얼마나 필사적인지 보통 모기는 조금만 뒤척여도 도망가지만, 이 녀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집요하게 쑤셔박는다. 이마가 가려워서 한 손가락으로 긁어보니 모기가 잡혀 있더라 하는 말이 있다. 군부대 면회 민간인의 기피대상 제1호다. 특히 여름에 훈련을 하게 되면 만나게 되는 최종병기. 무릎이 따끔해서 살펴보니 숲모기 다섯 마리가 같은 부위에 달라 붙어 피를 빨고 있는 경우도 있을 정도. 그렇게 피를 빨리면 알러지 반응이 온 것처럼 해당 부위가 거대하게 부풀어 오른다.
흰줄숲모기는 풀이 많고 그늘진 습한 환경에서 특히 잘 서식한다. 그래서 시골에는 이 모기가 아주 흔하며 그냥 \''''산모기'''' 또는 \''''풀모기''''라고 한다. 산간지역에서는 해 질 녘이 되면 어둠 때문이 아니라 '''이 자식 때문에''' 농사 및 야외 활동을 그만둘 정도로 악명이 높다. 때려잡아 보면 줄무늬 모양이 손에 선명하게 남는 것으로 보아 방수사양도 갖춘 듯(나비처럼 인설이 있다는 뜻)하며 새로 산 신형 살충제가 아니면 잘 죽지도 않는다. 모기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다행히 흰줄숲모기는 다른 모기보다 눈치가 빠르지 않아서 요리조리 잘 도망가는 다른 종류의 모기보다는 비교적 때려잡기가 쉽다. 보통 모기는 지근거리에서 접근하기만 해도 바로 눈치를 까고 날아가는데, 이것들은 사람이 휴지 들고 지근거리에서 다가가도 가만히 있다가 쉽게 잡힐 정도. 그래도 방심은 금물.
완전한 평지가 거의 없는 한국은 대도시라고 해도 어디에나 주변에 야산을 끼고 있기 때문에 이 모기들도 시골 말고도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 같은 대도시에 출현한 사례도 많다. 관악구나 은평구, 금정구 같은 산을 끼고 있는 지역은 물론, 논현동에서도 매우 자주 목격된다고 한다.
게다가 흰줄숲모기는 '''뎅기열 바이러스, 황열병 바이러스, 지카 바이러스의 매개체'''니 물리지 않게 조심하자.
'전투모기'로 불리는 또다른 이유는 미친 듯이 달려들기 때문이다. 일반 모기는 한번 못 잡으면 어디로 숨어 한동안 안 나타나지만, 전투모기는 그러지 않는다. 손 등에 앉아 쫓아내면 팔목에 앉고 또 쫓아내면 어깨에 앉는다. 도망가면 벌마냥 '''쫓아오기까지 한다'''. 숲에서 사는 특성상 짐승들의 피를 빨고 살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이 점 때문에 일반 모기보다 상대적으로 때려잡기 쉽다.
하지만 이 모기들은 성향이 끈덕진지 일단 물기로 한 타깃을 포기하지 않는 데다, 수에서 수십 마리가 한 번에 덤비는 게 공포다. 반바지 입고 풀숲에 들어가는 순간 수십 마리가 달려드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다 잡지 못해 손을 휘둘러 쫓아내면 도망가는 듯 하다 2초 뒤에 다시 돌진한다. 집이라면 살충제를 분사해버리면 그만이나, 그런 것도 없는 밖에선 곤란하다. 다행히 휴대용 모기 퇴치 스프레이(예시)도 요새 나오고 있으니, 여름에 밖에 나갔다가 이것들 달려드는 게 걱정이라면 한 번 구입해보자.
이들은 화장실 벽에 앉아서 쉬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주변에 녹지가 있는 공중화장실에 가면 이 모기가 바글바글한 상황이 종종 있다. 나쁜 상황은 화장실에 갔다가 볼일 보는 동안에 국부나 엉덩이, 항문이 물리는 경우까지 종종 있는데, 민감한 곳이 가렵고 부어올라 정말 미칠 지경이지만 긁기도 힘든 상황이라 정말 힘들게 만든다. 심지어 가혹행위 수단으로 한여름 밤시간에 팬티만 입고 연병장에 T자 모양으로 팔을 벌려 집합시켜 두는 수법까지 있었는데, 고통의 강도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할힌골 전투 당시, 일본 육군 관동군도 이 모기 때문에 매복부대가 견디지 못해 난리가 났고,[3] 일부는 소련 육군에 항복하면서 모기 때문에 못 견디겠다고 하소연해 게오르기 주코프 장군이 "포로가 되느니 배를 가르고 죽는 일본군이 모기에게 항복하냐?"라고 비아냥거린 적도 있다.
가끔 건물 뒤에 산이 있는 집이나 학교, 특히 절에서 출몰한다.
여름이 되면 국군의 주적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강력한 존재. 심지어 경상도와 제주도에 많이 주둔하는 대한민국 해군 및 대한민국 해병대 부대 등 남부 지방에 있는 군부대에서는 '''12월에 출몰하기도 한다.'''
창원시에는 1월 딱 한 달만 조용하다. 중부지방도 사실 여름이 아니라 가을이 더한 극성인 경우가 많다. 특히 강원도에 있는 산간 유격장이나 훈련소 같은 곳에서는 아주 그냥 미쳐 날뛰는데, 땀범벅이 된 군인들이 수백 명이나 있으니 별 수 없다. 야행성인 집모기와는 달리 흰줄숲모기는 '''낮에도 사람을 물어뜯는다'''. 땀에 절은 채로 그늘에서 휴식하고 있으면 코 앞으로 날아드는 모기가 한두 마리가 아니다. 날아오는 족족 잡았더니 휴식시간 동안 한 다스 넘게 잡았더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지경.
여름에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에어소프트 동호인들도 산에서 게임할 때 이놈들 때문에 반팔도 못 입고 긴소매 옷을 입고 게임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게다가 긴소매를 입어도 어떻게든 피를 빨겠다고 많게는 10마리 이상이 한 팔/한 다리에 몰려 붙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심지어 이것들이 이제는 미국과 유럽에도 진출했다고 한다. 낮에도 사람을 물어뜯는 포악성과 22가지의 질병을 옮기는 매개체로서 악명을 떨치는 중이다.
2014년에는 백신조차 개발되지 않은 '''치쿤군야 열병 바이러스'''의 변종이 이런 것들로 말미암아 옮겨진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관련 링크. '''치쿤군야 열병'''은 치쿤구니야 바이러스를 보유한 원숭이나 야생동물을 물어 감염된 모기에게 사람이 물려서 감염되는 전파 경로를 지닌 전염병으로, 주로 흰줄숲모기가 감염된다고 한다. 증상은 2일 내지 12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약 40도 가까운 고열이 나면서 심한 근육통과 두통, 관절통이 발생+팔, 다리, 목 주변에 땀띠와 유사한 발진이 일어나고 피로, 오심, 구토 등의 증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뎅기열과 증상이 비슷하여 구별이 어려운데, 치쿤구나열병이 뎅기열보다 더 증상이 길다. 길게는 1년 이상 가기도 한다. 뇌수막염, 길랑 - 바레 증후군, 마비 등 신경학적 질병과 심근염, 간염 등의 중증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고, 꼭 이런 수준까진 안 가도 관절 통증을 일으키는 병이지만 다행히 사망율은 낮다고 한다.
게다가 2016년에는 소두증의 발병 인자로 지목되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도 흰줄숲모기가 전염원이 될 수 있다는 보도가 발표되었다. 기사 링크. 이 모기의 해악은 어디까지일지. 엄밀히 따지자면 모기들이 저런 바이러스를 가진 동물과 그렇지 않은 동물을 구별하고 피 빨아먹은 다음에 인간 피를 빨 수도 없을 테지만.
요새는 여름이 아니라 봄에도 등장해주신다. 광주광역시처럼 상대적으로 남쪽에 있는 곳에선 3월 하순부터 출몰하기도 했다. 그 이유. 비단 이건 흰줄숲모기뿐만 아니라 다른 모기들에도 적용되는 사항이라는게 더 충격과 공포.
왜 이런 사태가 벌어지는지 대충 요약하자면 이렇다. 원래 모기 성충의 활동 온도는 14℃~41℃ 정도다. 14℃라면 여름에 비하면 한없이 낮은 온도긴 하지만 봄철 온도에 해당하는데, 모기들은 의외로 이런 낮은 온도에서도 성충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지구가 온난화 현상을 겪으니까 봄의 온도도 그만큼 따뜻해져서 모기들의 활동시기가 앞당겨진 것.
그리고 도시에 있는 여러 건물과 아파트에는 물탱크와 온수 탱크 같은 저수 시설과 지하 주차장의 배수구처럼 겨울에도 '''외부에 비해 기온이 따뜻하고 얼지 않는 ‘물웅덩이’가 늘 존재하기에''' 이곳에서 성충 상태로 겨울을 나고 봄부터 깨어나는 모기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 외에 하수도관이나 엘리베이터 등 모기 입장에서도 안전하고 편하게 고층지대까지 접근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도시 도처에 깔려있는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또 한가지 짜증나는 경우는, 집에서 쉬면서 얘 한 마리가 들어오면 대처법을 검색 할 때가 있는데, 정작 나가지 말라고만 하고 집에서 대처할 방법은 코빼기도 안보이는 인터넷에 한탄하는 정말 답이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빡침을 유도할 수 있다.[4]
병원 주변도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병원은 건물 특성상 환자들이 많다 보니까 사람 냄새와 피 냄새가 많이 풍기고 해서 그런다는 듯. 그래서 병원 입장에서도 심히 골칫거리라고 한다.
4. 방제
모기장이나 모기약 등 일반적인 모기의 방제법이 다 적용되지만 한국군의 주적이라고 할 정도니 군 현실에 맞는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이 흰줄숲모기의 특징 중 하나는 멀리 날아다니지 못한다는 것이다. 생애 비행반경이 고작 180m 정도 밖에 안되니 주둔지 부근에 빗물이 고일 수 있는 웅덩이나 나무 구멍, 낙엽, 폐타이어 등 모기가 알을 깔 수 있는 물이 고일 수 있는 환경을 메우든가 해서 싸그리 없애야 한다. 흐르는 물은 상관없다. 물이 고이는 구조 자체를 없애기 어려우면 물 표면에 기름막을 만드는 기름이나 정화조 등에 뿌리는 모기유충 퇴치용 약제를 뿌려두어 물이 고여도 장구벌레(모기 유충)가 살 수 없게 하면 된다.
막사나 초소 등 사람이 있는 부근에 벌레를 유인하는 유아등이나 모기 유인용 덫을 설치하면 부근의 사람은 모기에 덜 물릴 수 있다. 유인용 덫은 높이 1자 정도의 검은 원통에 바닥에 모기가 산란하기 좋도록 물이 약간 담겨있다. 암모니아와 젖산, 지방산, 이산화탄소 등 인간의 땀 비슷한 성분을 발산하여 모기를 유인하고 안벽과 물에는 접촉시 모기 성충을 죽이는 살충제와 물에는 모기 알과 유충을 죽이는 성분이 들어있다. 영문위키 미군 특허를 받은 Trap-N-Kill이란 상용 제품도 있다. 살충제를 모기가 서식하는 곳에 대량 살포하는 것보다는 훨씬 효과적이고 친환경적인 방제수단이다. 미군이나 호주, 필리핀, 브라질 등도 이 모기 유인 덫으로 상당한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모기를 만나야 하는 경우 모기기피제를 바르고 가자. 매우 효과가 좋다. 안 바른 곳을 집요하게 물어뜯기도 하니까 방심은 금물. 장갑을 끼거나 토시를 착용한다고 해서 손과 팔에 바르지 않으면 뚫고 들어오기 십상이니 구석구석 바르도록 하자.
[1] 부산항 인근 용당동에 원목을 수입하여 합판으로 가공하는 동명목재상사가 있었고 주한미군이 사용하는 제 8부두가 있다. 이질바퀴 또한 마찬가지로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유입되었다고 추정한다.[2] 두껍기로 유명한 군인들의 전투화조차 뚫으려고 한다. 발등부분의 전투화끈이 교차하는 부분의 얇은 부위에 정확하게 달라붙어서 뚫고 피를 빨려고 안간힘을 쓴다(...) 다만 전투화 사이즈가 정말 정확하게 발과 일치하는 수준이 아닌 이상 발과 전투화 사이에 여분의 공간도 있고, 보급양말도 꽤 두꺼운 편이라 실제로 이쪽을 뚫고 피를 빨지는 못하지만, 여름에 야외 작업하다 앉아서 쉬는데 신발에 모기 서너마리가 달라붙어 있는 광경은 꽤 쇼크.[3] 방충망 보급이 모자라다며 하소연 하면 상부는 정신력으로 버티라는 개소리나 해댔다고 한다.[4] 그냥 가만히 앉아 있다가 코 앞으로 온 순간 손으로 '''팡''' 잡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특성상 살충제를 아무리 많이 써 봤자 사람만 고통스럽고 모기는 아무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관련 정보가 없다시피한 것은 이 때문이다. '''굳이 쓸 이유가 없기에 정보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