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S./평가

 



1. 평론가
2. 기타


1. 평론가


[image]

20주년이라는 숫자는 단순히 이 그룹의 세월만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 걸그룹의 역사가 20년 되었다는 의미이고 그들이 곧 한국 아이돌 걸그룹의 표본이었다는 얘기이다. 유진가 아기 엄마가 되었다는 사실만 빼면 뚜껑을 열어본 S.E.S.의 목소리와 열정, 심지어 외모마저 그들은 기적같이 여전했다.

네이버뮤직 1월 2주, 이주의 발견 (2017.01, 음악평론가 김성대)

[image]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걸 그룹을 칭하는 통상적 기준이 외모부터 노래까지 기획사가 관리해 내놓는 팀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아이돌 그룹은 S.E.S.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외모. 달콤한 목소리에 깜찍한 춤으로 숱한 남성팬을 거느렸던 이들은 “여성그룹은 음악판매가 부진하다”는 가요계 통념을 깨뜨렸고, 세 번째 정규앨범 ‘러브(Love)’가 78만장이나 팔리면서 역사상 가장 앨범을 많이 판매한 여성그룹이란 기록을 남겼다.

할아버지 할머니 소녀시대도 모르세요? (2009.09.30, 조선일보)

[image]

이후 몇 세대의 아이돌을 거치는 동안 대한민국 가요계에는 수많은 걸 그룹이 탄생했지만 그 모든 출발점에는 S.E.S.가 있다. 이들은 훗날 등장한 걸 그룹들이 나아가는 방향의 모델이 되었다. 멤버들의 성장과 더불어 음악도 함께 성숙해지는 모습으로 대중들의 기대를 충족시킨 S.E.S.는 대한민국 걸 그룹 시대의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레전드100人) S.E.S, 걸 그룹 시대를 연 원조 요정 (2013.09.13, M.net LEGEND 100 ARTIST)

[image]

꽤 시간이 흘렀어도 여전히 걸그룹의 모델로 기억되는 S.E.S.와 아시아의 아이돌을 표방한 동방신기가 한 자리씩 차지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동원훈련에 참가 중인 젊은 평론가는 S.E.S.를 “이미지만 아니라 음악까지 인정할 수 있는 최초의 아이돌” (김봉현)이라고 칭송했다. 또한 S.E.S.는 핑클과 경쟁하며 스타경쟁구도의 효과를 보여줬다. 원더걸스소녀시대의 경쟁이 걸그룹 시대를 연 것처럼 말이다.

최고의 아이돌과 최악의 아이돌은 누구? (2010.09.21, 한겨례)

[image]

S.E.S.가 1세대 걸그룹의 춘추전국시대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한발 앞서나간 음악성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힙합 리듬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파격적이고 신세대적인 감각의 댄스 곡이었던 데뷔 싱글 ‘('Cause) I'm Your Girl’과 몽환적인 댄스 팝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Dreams Come True’, 지적인 알앤비 발라드 스타일로 한층 성숙한 미학을 표출한 ‘Love’와 재즈적인 방법론을 도입한 혁신적인 시도가 돋보이는 ‘Be Natural’ 등 매 앨범마다 성공적인 변신과 함께 음악적으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S.E.S.는 2002년에 공식적으로 해체를 선언하면서 “박수칠 때 떠나라”는 명제를 실천했다. 영원한 “소녀들”의 이미지를 품고 진정한 아름다운 퇴장을 선택한 것이다. 따지고 보면 불과 5년 남짓한 활동 기간이었지만, 짧고 굵은 경력을 남긴 S.E.S.는 스타성과 음악성을 겸비한 걸그룹의 명징하고 상징적인 표본으로 자리한다.

추억의 1세대 걸그룹 돌아보기- 1부 (1997~1999) (2014.02.11, 벅스뮤직)

[image]

내게 에스이에스는 군 사단병원에서 누워 있다가 넥스트의 해체 인터뷰를 보고 속상해서 다시 팍 드러누워 있을 때 어느샌가 다가왔다. 그 데뷔 무대엔 어떤 전복도 도전이 아닌, 그저 오롯한 이상적인 소녀상을 구현하려 한 이수만SM 초중반기 진입의 혼신이 서려 있었다. 그건 나쁘다 좋다의 범주를 넘어선 어떤 징그러움에 가까운 완성도였고, 결과적으로 아직도 이 경지에 도전하고자 한 후진들에겐 발견하기 힘든 광휘였다.

(Single-Out #130-4) 에스이에스 「Remember」 (2017.01.16, 음악평론가 박병운)

개인적으로는 S.E.S.의 첫 데뷔 무대를 보자마자 팬이 되었었는데 그 때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정말 충격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그녀들의 데뷔는 기존의 우리나라 여자가수들과는 전혀 다른 아주 새로운 것이었다. 예를 들자면 니가 잘났네, 내가 잘났네하며 끼리끼리 놀던 한 평화로운 교실에 일본에서 살던 아주 이쁘고, 인형같고, 옷도 우리들이랑은 다르게 입는 한 아이가 전학 오며 모든 게임을 평정해버린 느낌이랄까. 전혀 신인답지 않던 세련된 무대와 그녀들의 눈에서 쏘아져 나오는 자신감에 불타던 눈빛은 국내 여자 가요 시장을 즉시! 접수해버리겠다는 바로 그것이었다. 그렇게 S.E.S.라는 그룹 사이에 생겨나던 아우라는 단순히 그녀들의 캐릭터에 의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녀들이 그렇게 기존 여자 가수들을 유치한 누나들로 격하시키며 자신감있게 등장할 수 있었던 그것은 바로 ‘I’m your girl’라는 음악에 대한 자신감이 컸을 것이다. ‘I’m your girl’의 백미는 특이하게도 인트로에 있다. 언제나 신선한 기대를 품게했던 도입부의 신시사이저 스트링 라인은 요즘 들어도 그때의 신선함을 농축하고 있는데 그 당시엔 오죽했겠는가. 마치 콜라캔의 병뚜껑을 딸 때 그 경쾌한 소리만으로도 침이 넘어가고 목이 말라오는 것처럼 ‘I’m your girl’에서 흘러나오는 인트로만으로도 본 곡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를 수 있었던 그 기분은 지금 생각해도 별반 다를 바 없다. 그리고 ‘나를 믿어주길 바래~’라는 코러스 라인의 아기자기함. 그 코러스 라인에 다가가기 위해 ‘두려워 하지마~ 내 곁에 있는걸~’로 경쾌한 음악 분위기를 살짝 한번 잡아 당겨주는 바다의 솔로 멜로디. ‘사랑해 언제까지나~ baby You always in my heart~’의 훅 부분은 팝적인 감각을 10대 취향에 맞게 캐주얼 스타일로 완성했던 기대감의 완결체였다.

S.E.S. Unforgettable (2002.12.25, 현 소니뮤직 코리아 상무 정병기)

[image]

현대적인 웰-메이드 여성 아이돌 그룹은 이 노래로 시작됐다. TV 앞에 몰려든 남성들은 세 명의 미소녀에게 순식간에 빠져들었고 흠잡을 데 없는 노래와 퍼포먼스로 가요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알렸다. H.O.T.로 탄력 받은 유영진은 이 곡을 통해 연타석 홈런을 날렸고 이후 SM 황금기의 탄탄대로를 열었다. 무엇보다 멜로디의 간결함과 완성도가 높으며 군더더기 없는 편곡과 코러스, 정돈된 캐릭터와 안무는 삼위일체 여성 그룹의 교본으로 후대에 전해졌다. 클로즈업된 눈동자에 비친 원형의 형광등 조명. 찹쌀떡처럼 노출 오버되어 강조된 톤은 한동안 아이돌 뮤비의 정석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기준이 된다는 것은 중요하다. 다이아몬드 원석이 깎는 대로 빛을 발하는 것처럼, 이때의 S.E.S.는 후배 여성 그룹들에게 공통적인 영감을 주었고,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노래가 바로 'I'm your girl'이다.

Dance Track 120 (2014.07.21, 음악평론가 홍혁수)

<I'm Your Girl>은 유영진이 남긴 곡 가운데 가장 이색적인 곡이다. H.O.T.의 폭발은 아이돌 시장을 확장시키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고 특히 그동안 성공한 적이 없는 소녀 아이돌에 대한 기대를 잠재적으로 심는 역할까지 담당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이제는 소녀 아이돌이 나올 때라는 공감대가 은연중에 생겼고 SM이 그것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무릎을 쳤다. 누구도 개척하지 못한 척박한 영역이었음에도 이건 나오면 무조건 뜬다는 분위기가 나오기 전부터 형성이 됐고 실제로 뜰 수밖에 없게끔 만들어진 존재가 나왔는데 그게 바로 S.E.S.였다. 이전에도 S.E.S.와 같은 형태의 그룹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지만 모범적인 기준을 제시한 건 아니었다. 그런 상태에서 H.O.T.와 마찬가지로 S.E.S.의 처음을 담당한 유영진은 실로 거짓말 같은 결과를 이끌었는데 <I'm Your Girl>을 잘 살펴보면 비트 자체는 거의 힙합이다. 따라서 안무로 표현하면 동작이 끊어지는 맛이 있어서 소녀다움을 제대로 살리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m Your Girl>은 누구에게나 마냥 사랑스럽고 살랑거리는 이미지로 상징된다. 마약 같은 도입부와 세련된 그리고 뛰어난 곡 해석 능력 덕분이다. 이 곡의 깜찍함만을 빌리려고 도전했다가 어설픔만 드러내는 후배 그룹들의 무대를 종종 보면서 S.E.S.가 얼마나 기념비적인 출발이었는가를 새삼 깨닫곤 한다.

유영진 트리뷰트 : 유영진에게 가는 길 (2009.09.15, 대중음악웹진 보다)

[image]

일찍이 세또래애플(Apple), 쎄쎄쎄와 에스오에스(S.O.S)와 같은 걸그룹의 시초라 할만한 사례들이 다수 있었지만 S.E.S.에게 진정한 “원조”라는 기념비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걸그룹의 조직적인 양산으로 인한 경쟁 체제가 주류 음악 시장의 판도를 뒤바꾸게 되는 시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S.E.S.는 최초의 “완성형” 걸그룹이었다. 즉, 엄청난 경쟁률의 오디션을 뚫고 선발되어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쳐 스타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게 된 소녀들이 소속사의 아낌없는 투자와 철저한 준비로 예정된 성공을 거두는 공식을 실현한 최초의 사례였다.

추억의 1세대 걸그룹 돌아보기- 1부 (1997~1999) (2014.02.11, 벅스뮤직)

[image]

S.E.S.의 두번째 앨범인 《Dreams Come True》는 본격적인 아이돌 그룹의 시대가 열린 뒤 음악적으로 얘기할 만한 ‘꺼리’가 있는, 혹은 평단의 관심을 받은 최초의 아이돌 음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첫 싱글로 핀란드 출신 가수의 유로 팝 《Dreams Come True》를 커버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앨범은 깔끔하고 세련된 콘셉트를 지향하였다. 그리고 음악부터 스타일, 패션까지 ‘요정’이라는 콘셉트를 두고 비교적 일관된 이미지를 구축했다. ‘아이돌’이란 낱말에 연연하지 않아도 될 좋은 팝 앨범이었다.

K-POP 세계를 홀리다 - 아이돌 명반 (2012.04)

[image]

힙합 리듬과 재즈적인 화성을 결합하고 TLC, 재닛 잭슨을 연상시키는 미국적인 음악을 내세웠던 S.E.S.의 신작 크레딧에서 작곡가 유영진과 테디 라일리의 이름을 함께 보는 일은 드라마틱하다. 전 세계 수백 명의 작곡가 풀을 관리하는 데 이른 SM의 국제적 A&R(아티스트&레퍼투아) 시스템이 첫발을 디딘 게 바로 S.E.S.(Dreams Come True, 1998년)를 통해서였기 때문이다. S.E.S.의 음반들은 SM의 음악적 욕심을 보여준 오래된 미래였다. 그 미래가 현재에도 유효하다.

S.E.S. ‘Remember’- 14년만의 복귀… 변함없는 그때 그 요정 (2017.01.06, 임희윤 기자)

S.E.S.의 4집 앨범은 한국에서 아이돌 음반도 '제대로' 나올 수 있고, 특히 한국 아이돌뿐만 아니라 일반 여성 보컬리스트의 수준을 훌쩍 넘어서는 바다의 보컬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이돌의 한 시대를 마감하는 동시에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는 문제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충분한 완성도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고, 이는 특히 SM이 지금까지 유영진과 그루비 K등 자신들의 작곡가와 프로듀서 외에 다른 인물들을 대거 기용해 완성도를 높인 것이라는 점에서 투자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부분이기도 하다.

A letter from greenland - S.E.S. (2001.01, 대중문화평론가 강명석)

바다의 그 '대단한' 가창력과 이제는 얼굴'만'으로 어필한다고 얘기하기 힘든 솜씨를 보여준 나머지 두 멤버의 보컬이 '정신차린' 유영진의 지휘아래 매끈한 팝음악에 담긴 그들의 4집 앨범은 시간이 갈수록 강한 모습을 보이며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시끄러웠던 대학입학문제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쓰러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앨범이 팬들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대중에게도 '음악'으로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갖췄기 때문이었다. 3집까지만 해도 팬들에게만 인정받던 이들은 4집에서 '아이돌'이라는 말만으로 정의내릴 수 없는 어떤 한계를 넘어섰고, 그것은 이들을 한국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아이돌의 대중성과 보컬그룹에 대한 음악적 인정을 획득하는 그룹으로 만들었다. 이제 S.E.S.만큼은 '노래가 좋아서' 앨범을 산다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룹이 된 것이다. 현재의 그들은 정말 '잘자란' 20대 팝그룹이다.

1등 바로 그 앞 - S.E.S. (2002.02, 대중문화평론가 강명석)

[image]

SM 최초의 여성 아이돌 그룹 S.E.S.는 ‘음악의 질’로 다른 여성 아이돌을 따돌렸다. 작곡가 이전에 스스로 R&B 뮤지션이자 해외 팝에 관심이 많은 리스너였던 유영진은 S.E.S.의 디스코 그래피에 양질의 노래를 많이 남겼다. 흠잡을 데 없는 소프트-R&B 데뷔곡 “I’m Your Girl”과 당시 보기 드문 세련됨을 지녔던 “Shy Boy”, “Love” 등이 그것이다. S.E.S.가 지금에 와서 일부 사이에 ‘음악적’으로 재평가되는 이유는 이렇듯 아이돌에 대한 편견으로 깎아내릴 수 없는 수준의 음악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폄하할 의도는 없으나) 라이벌 그룹이었던 핑클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튀는 ‘아이돌’ 뒤의 숨은 손, 유영진 (2010.06.08, 시사저널)

[image]

S.E.S.는 음악에 멤버들의 캐릭터와 퍼포먼스를 고려해야 했던 H.O.T.와 달리 세 명의 소녀들이 발랄한 멜로디를 부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유영진은 좋은 멜로디가 살아있는 ‘I`m your girl’을 만들었고, 노래는 대 히트했다. 당시 대다수의 곡들이 멜로디를 중심으로 리듬을 붙인 것과 달리, ‘I`m your girl’은 리듬을 중심으로 멜로디가 따라붙었다. 심플한 리듬에 맞춰 멜로디의 강약이 조절되면서 ‘I`m your girl’은 1절부터 강하게 치고 나가며 대중을 사로잡았고, 댄스음악의 리듬과 발라드의 호소력을 함께 가진 걸그룹에 최적화된 댄스음악이 됐다. 유영진은 R&B의 작법을 한국인에게 어울리는 팝 댄스로 이식했다. 특히 섹시함을 강조하지 않고도 성숙함을 이끌어낸 ‘Love’, 재즈적인 사운드를 바탕으로 멤버들의 파트를 불규칙하게 전개, 팝 안에 재즈를 품은 ‘Be natural’은 걸그룹 노래의 레전드다.

10 STYLE 유영진 (2010.05.24, 텐아시아)

S.E.S.는 <S.E.S> 이후부터 바로 일본 활동을 병행하게 된다. 대중이 인정해주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하진 못했지만 결코 단발로 계획된 진출이 아니었고 누구보다 깊숙이 파고들어 다음 주자인 보아(BoA)의 성공을 이끄는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그리고 S.E.S.는 S.E.S.대로 일본에서의 실적과는 상관없이 아주 근사한 행보를 이어간다. 이제와 <Love>를 들으면 1990년대 후반 대한민국에서 가장 팝적인 감각을 지녔던 게 어쩌면 유영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S.E.S는 등장했을 때부터 처음이라고는 믿기 힘든 완성도를 지닌 그룹이었고 결과야 어쨌든 해외 활동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경험을 거의 유일하게 쌓고 있었던 만큼 그에 걸맞는 포지션을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원산지가 해외인 <Dreams Come True>에서는 이질적인 요소도 함께 부담해야 됐지만 자체적으로 공수한 <Love>는 한 치 부족함이 없는 높아진 위상 그 자체였다.

유영진 트리뷰트 : 유영진에게 가는 길 (2009.09.15, 대중음악웹진 보다)

[image]

플레이 버튼을 누른다. 앨범의 시작을 알리며 ‘Be Natural’이 흐른다. 다른 세계가 열린다. 진짜 다른 세계는 따로 있었다. 이건 압도적이다. 압도? 감히 아이돌 앨범이? 그러나 다른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 걸 양해하길 바란다. 어차피 다른 아이돌의 앨범에서 압도적이라는 표현을 쓸 일도 거의 없다. 이거 하나면 족하다. ‘Be Natural’이? 아니면 <A Letter From Green Land>가? 둘 다라고 해두자. ‘Be Natural’이 앨범을 대표하는 곡으로 적절한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문을 여는 곡으로 그만큼 인상적인 순간도 드물다. ‘Be Natural’을 ‘다르다’라고 발음해도 좋다. 이미 다른 세계라고 했지만 덧붙여서 다른 경지, 다른 차원이라고 부르고 싶은데 얼마나 허용될 수 있는 말인지 궁금하다. 유영진은 ‘Be Natural’을 통해 S.E.S.를 전혀 다른 어딘가로 인도한다. S.E.S.는 그걸 능수능란하게 받아들인다. H.O.T.의 앨범 판매 100만장 돌파와 멤버 전원의 자작곡으로 채운 앨범이 아니라 이것을 통해 처음으로 대한민국 아이돌의 앨범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 특정 집단에게 최적화됐던 <Love>의 구성을 훨씬 보편적으로 보완했고 수록된 곡들은 모두 아이돌 팝의 정수를 갖추고 있다. 동시대에 활동했던 아이돌은 물론 진화라는 수식에 동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야인 지금의 아이돌조차 아무도 넘지 못한 벽이 여기 있다. 9년 전의 일이다.

유영진 트리뷰트 : 유영진에게 가는 길 (2009.09.15, 대중음악웹진 보다)

S.E.S.에게 ‘Be Natural’은 성장의 선언이었다. 그렇다, 지금도 걸그룹들이 종종 소울/훵크 사운드를 도입하거나 섹시 안무를 시도하는 것과 같은, ‘성장’ 말이다. 심드렁하게 늘어지다가 짜증인지 격정인지 애매한 고음을 ‘뽑아내는’ 목소리는, ‘가요계의 요정’이던 S.E.S.에게 극적인 변화를 부여했다. (당시에는 쓰지 않던 표현이지만) 레이드백 스타일이 주는 섹시한 느낌, 다소 어려운 듯한 화성과 과감한 구조 역시 S.E.S.에게는 새로운 옷이었다.

레드벨벳 – Be Natural (2014) (2014.10.11, 음악평론가 미묘)

'Be Natural'이 물이 오를 대로 올랐던 그룹 S.E.S와 작곡가 유영진의 숨겨진 수작이자 그렇기 때문에 흥행과는 상관없는 SM 엔터테인먼트 황금시대의 산물이라는 점에는 반론할 여지가 없다.

1st Listen : 2014.10.11~10.20 (2014.10.26, 음악평론가 김윤하)

[image]

S.E.S.는 다른 팀에 비해서, 좀 더 품격이 있고, 우아했다는 겁니다. 즉, 다른 팀에 비교해서 격이 더 높았습니다. 2집의 ‘Dreams Come True’ 같은 경우는 정말 유행을 앞서갔죠. 그렇게 음악 스타일도 그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사운드를 보여줬습니다. 거기에 바다를 중심으로 한 화음과 퍼포먼스 모두 훌륭했고요. 그 당시로선 보기 드물게 정말 훈련이 잘된, 잘 다듬어진 웰메이드 팀이었습니다. 그야말로 SM엔터테인먼트의 위상을 한 단계 격상시킨 팀이기도 하고요. SM이 정말 공을 들여서 시장조사 및 연구를 잘해서 만든 팀이 S.E.S.입니다. 해외 걸그룹의 성공사례도 잘 찾아냈고요, 멤버들도 한국 미국 일본으로 뽑아내기도 하고요. 역시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사장이었던 이수만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 대중음악 생태계를 바꿔버린 거거든요.

널 다시 만나고 싶어. S.E.S (2016.10.19, 김홍범 PD의 히든베스트)

[image]

S.E.S., a group loved for their innocent and “fairy” image, was one of the first girl groups to ever take the stage even before the term “K-pop” existed. Kyle tells us, “I still listen to S.E.S. a lot, even the old songs. My favorite song right now by them [“Love”] is so old, yet I still listen to it now.” Where are they now? Despite disbanding in 2002, Eugene, Bada (Sea), and Shoo have proven that their strong rapport can stand the test of time, teasing at a future comeback. Currently, Eugene and Bada remain active as actresses in musicals and popular television dramas.

K-Pop's Sexiest Stars (2013.12.17, marie claire)

[image]

With a name derived from the first initials of members Sea, Eugene and Shoo, S.E.S. made a monster impact in K-pop throughout the late '90s to early '00s, and is now widely credited for paving the way for all-female acts to take the reigns years later. The trio debuted in 1997 with their sugary single "I'm Your Girl" under record label SM Entertainment, the future home to trailblazing troupes like Girls' Generation and f(x), and took the then-male-dominated industry by storm. The catchy beat, easy-to-follow lyrics and S.E.S.'s schoolgirl image zoomed by other hit makers on the charts -- including boy band sensations H.O.T. and Sechs Kies plus top vocalist Lim Chang Jung. The girls went on to release an extensive list of hits and sell a remarkable amount of records. Although the group disbanded in 2002, the trio's legacy continues today, with S.E.S. still labeled as Korea's best bubblegum novelty.

Top 10 K-Pop Girl Groups You Need to Know (2014.04.30, billboard)

[image]

성공이라는 단어보다 평정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기존의 여자 가수들을 싹쓸어버리면서 가요계에 확고부동한 위치에 자리한 S.E.S.는 얼마안가 DSP의 야심작 핑클에 의해 양자구도를 만들어 내지만 한국지형에 맞는 여자 아이돌 가수의 교과서를 직접 써 내려갔던 S.E.S.의 오리지널리티는 S.E.S. 팬들만의 프라이드였다. ‘I’m your girl’ 이후에 이어진 2집의 싱글 ‘Dreams come true’는 요정같이 신비했던 S.E.S.의 이미지를 유로비트로 녹여내는 고급스러운 유로댄스팝이었다. 그리고 대망의 3집에서는 ‘Love’라는 곡으로 음악적인 퀄리티에 있어서 만큼은 타 여성 댄스 그룹들의 수준을 저만치 따돌려 놓기에 이르른다.

S.E.S. Unforgettable (2002.12.25, 현 소니뮤직 코리아 상무 정병기)

[image]

S.E.S.의 [Remember]를 무엇이라고 부를까? S.E.S.의 재결합 앨범? ‘재결합’은 ‘재결성’ 대신 조심스럽게 선택된 단어일 것이다. 그것은 향후 지속적인 그룹 활동을 담보하지는 않지만 단순한 리메이크나 기념공연 차원은 넘어서는, 새로운 음악과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뜻한다. 이 감각 안에서 [Remember]는 S.E.S.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스페셜 앨범이라는 사실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다. 이른바 걸 그룹의 역사에서 S.E.S.의 많은 것이 최초다. 당연히 14년 만의 새 앨범도,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도 처음이다. 사실 앞으로 이런 경우가 또 있을 지조차 모르겠다.

S.E.S.와 SM의 재회 (2017.01.10, 음악평론가 서성덕)


2. 기타


[image]

때가 있다고 생각해요. 꽃이 피는 걸 아무리 빨리 보고 싶어도 억지로 비료를 주는 건 좋지 않죠. 꽃은 자기가 자연스럽게 피었을 때가 가장 탐스러운 것 같아요. 화장도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꽃도 피는 것보다 어떻게 지는가가 중요해요. 그 마지막은 다양해요. 저는 알맞은 시기에 피었다가 아름다운 계절에 지고 싶어요. S.E.S.는 누군가 제일 좋은 양지에 데려다 놓았고 지금은 활짝 피었죠. 떨어질 땐 서로의 그 잎자락을 어떻게 위로하면서 떨어질까... 그런 생각을 해야죠.

Out of S.E.S. (2001년 04월호 THE FAN)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