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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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Escape from New York. 존 카펜터 감독의 B급 액션 스릴러 영화로 1981년작. 요즘의 기준으로 만들어진 웰메이드 영화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독특한 설정과 개성 강한 캐릭터의 맛으로 인해 서브컬처에 많은 영향을 준 컬트 명작으로 꼽히고 있다. 커트 러셀 주연. 배급사는 1986년에 문닫아서 사라진 앰버시 픽처스. 후속작으로 L.A. 탈출이 있다.
2. 스토리
오일 쇼크에 의한 경제공황과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강력 범죄 급증으로 미국은 막장이 되었으며, 폐허가 된 뉴욕 맨해튼은 종신형 이상의 중범죄자들이 유배되는 감옥섬으로 변해있는 근미래.[1]
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위해 출장 중 전용기가 테러를 당해 맨해튼 섬에 추락하게 되고 경찰군(US Police Force)은 대통령 구출을 위해 특수부대를 투입하지만 대통령의 목숨을 쥐고 있는 범죄자들 때문에 물러나게 된다. 이에 경찰군 사령관은 최고의 군인이자 전쟁영웅이었으나 제대 후 무장강도로 돌변해 수배 중이었던 주인공 '스네이크 플리스킨'을 끌고와 지효성 독극물[2] 을 체내에 투입한 뒤 대통령 구출에 강제 투입시킨다.
세계무역센터 옥상으로 소리가 안나는 글라이더를 타고 뉴욕에 잠입한 스네이크는 극장지하에 잠입해 대통령을 수소문하지만 범죄자들과 난투극을 벌이고 도망을 다닌다. 극장에서 그를 알아본 택시 기사의 도움으로 그는 대통령의 행방을 알고 있다는 브레인에게 데려간다. 브레인은 스네이크의 과거 동료로 부인인 매기와 함께 뉴욕 도서관에서 사는 인물. 그가 스네이크를 배신하고 도망간 전적이 있어서 스네이크는 그를 죽이려들지만 대통령 구출이 우선이라 일단 브레인과 동행한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은 뉴욕의 갱단의 두목 듀크가 데리고 있음을 알게되고 듀크를 만나러 듀크의 아지트인 기차역으로 간다. 듀크의 부하에게 잡혀 고문을 받고 있던 대통령을 구출한 스네이크는 도망중 화살을 오른쪽 다리에 맞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듀크 일당에게 맞아 정신을 잃는다. 무기를 다 뺏기고 대통령 역시 듀크에게 노리개가 되어 총알과녁 신세로 굴욕을 당하고 있는 와중 스네이크가 깨어나 듀크와 수많은 갱들이 보는 앞에서 거한과 링에서 데스매치를 벌인다. 이때를 틈타 브레인과 매기는 듀크의 부하들을 처리하고 대통령을 구출. 그 소식을 듣고 달려간 듀크와 부하들 때문에 스네이크도 자유의 몸이 되어 대통령을 쫒아간다.
뉴욕무역센터 옥상에 도착한 스네이크는 미리 도착한 듀크의 부하들과 총격전을 벌이는 브레인과 대통령을 구해내지만 탈출 도구인 글라이더가 박살난다. 1층에 있는 차로 도주하러 내려온 사이 듀크 일당이 찾아와 스네이크 일행을 포위하지만 스네이크는 듀크 앞에 놓인 가스통에 사격을 하고 그들이 혼비백산한 사이 바깥에 와있던 택시 기사의 도움으로 간신히 도망친다. 69번 다리를 통해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스네이크 일행과 대통령. 하지만 다리 중간에 놓인 지뢰를 밟아 차는 두동강이 나고 택시 기사도 숨진다. 이윽고 따라오는 듀크를 저지하려다 브레인은 지뢰를 밟아죽고[3] 아내 매기 역시 듀크를 총으로 저격하려다 듀크의 차에 치여 죽는다. 다리 끝에 다다른 스네이크와 대통령. 대통령을 먼저 보내고 스네이크도 올라가려는 와중 도착한 듀크의 공격으로 시간이 1분도 안남은 스네이크는 죽음의 위기에 빠진다. 그러나 스네이크는 매복해 있다가 듀크를 때려눕힌 뒤 간신히 벽에 오르고, 듀크는 정신을 차리고 스네이크를 쏘려하지만 벽 위에서 대통령이 욕설을 퍼부으며 듀크를 총으로 사살한다. 스네이크는 겨우 벽을 넘은 뒤 도착한 의료진에게 백신을 맞아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다(종료 2초전이었다).
이윽고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하기 위해 면도를 하고 있다. 스네이크는 당신을 구하기 위해 희생당한 사람들에 대해 할 말이 없느냐는 질문을 던지지만 대통령은 냉소적으로 국가가 알아서 보상을 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소리만 한다. 사령관은 스네이크에게 특별팀을 꾸려 일자리를 주겠다고 하지만 스네이크는 관심이 없다는듯 지나간다. 대통령은 연설을 하면서 테이프를 작동시키지만 스네이크가 택시에서 테이프를 바꿔치기한 것이 드러난다. 그리고 기지를 유유히 걸어가는 스네이크가 테이프 원본을 마구 훼손하면서 영화는 끝난다.
3. 상세
워터게이트 사건에 영향을 받은 작품이다.
디스토피아적인 근미래를 배경으로 다루었지만,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저예산 B급 영화답게 뭔가 허술한 냄새가 풀풀 난다. 군인들은 M16 소총에서 총열 덮개만 벗긴채 미래총이라고 들고 다니고, 극 후반부에는 주인공이 데스매치에서 못박힌 야구방망이로 싸움을 하는데, 예산 탓인지 스턴트맨이 아니라 배우들이 액션을 하는 바람에 무슨 교실에서 친구들끼리 빗자루 가지고 장난치는 듯 보인다(...). 같은 해 나온 매드 맥스 2와 견주자면 미안해질 정도.
하지만 쓰잘데기 없이 진지하게 무게잡다 병맛을 시전하는 영화[4] 가 아니라 당시 유행하던 디스토피아물과 서부극을 결합하여, 2차 오일 쇼크와 레이거노믹스에 대한 블랙 코미디적 은유를 담아 장르 법칙을 통렬히 깨는 영화라 곱씹으면 씹을수록 매력 넘치는 작품이다.
최종보스가 어이없게 죽는 대신 라스트에는 관객의 뒤통수를 치는 반전이 있다. 또한 리 밴클리프, 어니스트 보그나인, 도널드 플레젠스, 해리 딘 스탠튼 같은 연기파 배우들을 B급 액션에서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으며, 악역인 뉴욕 듀크를 연기한 아이작 헤이즈(1942~2008)는 그래미나 아카데미 음악상 등을 수상한 R&B 음악의 거물이다. 사우스파크의 셰프로도 유명하다.
어쨌건 6백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전세계에서 5천만 달러(북미 흥행 수익은 2520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려 상업적으로도 대성공을 거두었고, 커트 러셀이 맡은 주인공 스네이크 플리스킨이라는 매력넘치는 캐릭터는 나중에 그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 만화가 따로 나올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4. 여담
- 코지마 히데오가 이 작품의 팬이라서 메탈기어 시리즈(특히 MSX판보다는 메탈기어 솔리드 1 이후의 작품에서 두드러진다)의 스토리나 디자인 군데군데마다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유명하며,주인공이 붙잡힌 뒤 탈출\"도 메탈기어 솔리드1~3까지 재현되었고, 메기솔 1편의 경우는 주인공의 몸에 무언가 치명적인 것이 주입되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5] 메탈기어 솔리드 2에서는 솔리드 스네이크가 대놓고 이로쿼이 플리스킨[6] 이라는 가명을 대면서 오마쥬를 바치기도 했다.
- 이 영화는 사실상 독립영화였는데 흥행에 성공하고 이후 배급사인 앰버시가 문닫은 뒤로 대형 영화사들이 돈 많이 줄테니 속편 찍자는 러브콜도 제법 했지만 카펜터는 계속 거절했다. 그러다가 1996년에야 파라마운트 영화사 배급으로 L.A. 탈출이란 속편을 찍었지만 이건 흥행/비평 양면으로 대실패했다. 5천만 달러 들여서 4천만 달러 조금 넘겼을 정도.
- 한국에선 비디오로 출시된 적이 있으나 약 10분 정도 분량이 잘려 나갔다. 비디오 제목은 "커트 러셀의 코브라 22시".
- 뉴욕 탈출에서 스네이크 플리스킨은 뒷세계에서 이름을 모를 자가 없을 정도로 전설적인 존재로 나온다. 때문에 그를 처음 본 사람들은 100% 가까이 "당신이 스네이크...? 죽었다고 들었는데."라며 놀라는 장면이 나오는데, 후속작인 L.A. 탈출에선 이를 패러디해 스네이크를 처음 본 사람들이 "당신이 스네이크...? 생각보다 키가 작네."[7] 라며 살짝 실망하는 장면이 역시 100% 가까이 나온다. 그런데 이 키 드립이 훨씬 인상깊었는지 훗날 여러 작품들에서 오마쥬된다. "생각보다 작네" 라고 한다면 이 작품 오마쥬라고 보면 된다.
- J.J. 에이브럼스가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인데, 어릴 적 봤을 때 포스터에 나오는 자유의 여신상의 머리가 떨어져 나가는 장면이 없어 좀 실망했다고 한다.
- 사실 J.J. 에이브럼스는 당시 아버지가 본 작품의 촬영 스튜디오에서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완성되기 전의 필름 컷을 먼저 볼 기회가 있었는데 10대였던 쌍제이가 작중 한 여성 캐릭터가 사망하는 장면이 없었음을 지적했고, 작품을 완성하고 나서야 그걸 기억해낸 존 카펜터는 결국 추가촬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 리메이크로 제작 예정이다.# 각본은 업그레이드 연출을 맡은 레이 워널.
[1] 작품내 설정으론 1997년. 이 영화는 1981년에 개봉했으니 충분히 근미래라고 할만하다.[2] 투입 후 시간이 지나면 캡슐이 녹고, 캡슐의 심까지 녹으면 극소형 폭발물이 터져 동맥이 날아간다.[3] 지도에 표시된 지뢰들이 전부 반대로 되어있었다.[4] 이를테면 나중에 나온 영화 런닝 맨은 돈 많이 들이고도 눈뜨고 못봐줄 정도의 처참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원작자인 스티븐 킹은 빈부격차와 사회 풍자를 다룬 소설을 아놀드의 대충 액션으로 만들었다고 격분했다. 원작팬들도 격분했고 흥행도 참혹했다. 이 영화를 찍은 감독도 그 이후 영화계에서 시망. 특이하게 감독이 드라마 스타스키와 허치에서 스타스키 역을 맡은 폴 마이클 글레이저이다.[5] 당장 이 영화의 주인공인 스네이크 플리스킨이 솔리드 스네이크의 모티브이다. 여기에 본작의 플롯인 "임무 위치까지 탈 것을 통해 잠입->주인공이 붙잡힌 뒤 탈출"도 메탈기어 솔리드1~3까지 재현되었고, 메기솔 1편의 경우는 주인공의 몸에 무언가 치명적인 것이 주입되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6] 이로쿼이는 '방울뱀'이란 뜻으로 게임의 배경이 되는 맨하탄 일대에 거주했던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 연맹인 이로쿼이 연맹에서 이름을 따왔다.[7] 배우인 커트 러셀의 키가 180cm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