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레아그로스

 


'''Μελέαγρος / Meleager'''
1. 개요
2. 일대기
3. 대중 문화에서
4. 그 외
5. 관련 문서


1. 개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
칼리돈의 오이네우스의 왕비인 알타이아와 군신(軍神) 아레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즉, 반신(半神)이다.[1]
그리스 신화에서 제일 을 잘 던지는 인물이라 전해지며 수많은 쟁쟁한 영웅의 종족 중에서도 손꼽히는 대영웅이다.

2. 일대기


태어날 때 그리스 신화의 최대 사망 플래그예언을 들었는데, 어머니 알타이아의 앞에 운명의 여신모이라이가 나타나 멜레아그로스가 뛰어난 영웅이 될 것임을 예언하다가 마지막에 '''저 난로의 장작이 다 타면 네 아들이 죽는다'''라고 예언했다. 또는, 운명의 여신들은 그냥 자기들끼리 수군거렸던 것이고 이걸 알타이아가 우연히 엿들었다고도 한다.
당연히 알타이아는 당장 불을 끄고 타지 않은 장작 하나를 보관해 두면서 멜레아그로스는 잘 살고 있었다.

2.1. 《아르고 호 원정


그렇게 해서 아직 어린 멜레아그로스가 대담무쌍한 무리에 들어갔던 것이다. 한데 내 생각에 헤라클레스를 제외한 그 누구도 이 사람을 능가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가 일 년만 더 아이톨리아 인들 가운데 머물러 성장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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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고나우티카』 1권, 「196~198행」, 로도스의 아폴로니오스, 강대진 역

할아버지 포르타온이 여종과의 사이에서 얻은 아들이자 아버지 오이네우스의 이복 형제인 삼촌 라오콘, 그리고 외삼촌이자, 테스티오스의 아들인 이피클로스와 함께 어린 나이에 아르고 호 원정에 참가했다고 한다. 라오콘은 오이네우스가 멜레아그로스의 보호자로 함께 보낸 것이다.
전체적으로 큰 비중은 없지만, 아르고나우티카의 저자인 로도스의 아폴로니오스는 멜레아그로스가 일 년만 더 성장했더라면, 헤라클레스를 제외한 모든 영웅들을 능가했을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물론 본인의 의견이라고 밝혔고 진위 여부는 불명. 헤라클레스 외에도 디오스쿠로이 형제나 이다스 등 그에 비견되는 영웅들이 있었으니.

2.2.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제사를 깜빡하고 지내지 않아 분노한 아르테미스가 신수(神獸) 멧돼지를 보내 칼리돈의 농사를 망쳐놓았다. 이에 멧돼지를 사냥하려고 영웅들을 모으고, 이아손, 테세우스 등의 영웅들이 사냥에 동참했다. 이아손, 네스토르 등의 당대의 호걸 등이 덤볐지만 아르테미스의 보호가 걸려있었기에 창은 죄다 빗나갔고 화살도 튕겨나갔다. 멜레아그로스도 녀석의 공격을 받았는데 이때 여성 영웅 아탈란테가 쏜 화살이 멧돼지에게 박혔다.[2]
멧돼지에게 첫 상처를 입힌것은 아탈란테고, 목숨을 끊은 것은 멜레아그로스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전승에 따라 이 화살이 박힌 곳이 조금씩 다르고, 그에 따라 아탈란테의 공적도 조금씩 바뀐다. 멧돼지의 옆구리에 박혔다는 전승에서는 멜레아그로스에게 달려들던 멧돼지에게 피해를 입혀 멜레아그로스의 생명을 구하고, 동시에 멜레아그로스가 멧돼지를 잡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반대로 귀에 화살이 박혔다는 전승에서는 아탈란테 이후 암피아라오스가 멧돼지의 눈에 화살을 쏴 상처를 입혔고, 이후 멜레아그로스가 투창으로 멧돼지의 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며, 연이은 투창으로 멧돼지의 목숨을 끊는다.
멜레아그로스는 멧돼지 가죽을 벗겼다. 미녀인데다가 능력도 좋고 심지어 (전승에 따라) 목숨의 은인인 아탈란테한테 당연히 마음이 생긴 그는 멧돼지 가죽을 아탈란테한테 주려고 했다. 사냥의 결과물의 가죽을 준다는 것은 '그 사람이 사냥한 것'과 의미가 비슷하다. 헤라클레스가 사자를 잡고[3] 그 가죽을 두르고 다닌 것으로 유명한 것만 봐도 확실한 사실. 따라서 이 행동은 사실상 아탈란테한테 모든 공을 돌리는 셈이 된다.
그런데 멜레아그로스의 외삼촌들이 멧돼지의 분배를 갖고 시비를 걸며 아탈란테와 멜레아그로스를 모욕하자,[4][5] 이에 격분한 멜레아그로스는 '''외삼촌들을 살해한다.'''[6]
자신의 형제들이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알타이아는 큰 충격을 받고, 보관했던 장작 토막을 꺼내 불을 지펴버렸다. 사냥을 마치고 돌아오고 있던 멜레아그로스는 느닷없이 몸이 타들어가는 듯한 고통에 시달리다가 장작이 다 타버리는 것과 동시에 사망한다.
알타이아는 곧 자신이 저지른 일을 후회하고, 아들의 뒤를 따라 자살했다.[7]
예언을 피할 수 있는 인물이었지만 한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이 정말 안습이다.

2.2.1. 《도서관》


아폴로도로스의 신화 모음집 《도서관》에서 언급되는 바로는 장작이 불타지 않는 한 부상을 입지 않는 전사였다고 한다.
또한 멜레아그로스가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탈란테를 멧돼지 사냥에 참가시킨 것은 이다스와 마르펫사의 딸 클레오파트라와 결혼했음에도 아탈란테와의 사이에서도 아이를 원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2.2.2.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의 서사시 《변신 이야기》에서는 몸이 불탈 때, 신음소리 하나 내지 않고 내장이 불타는 고통을 견뎌냈다고 한다. 하지만 피를 흘리고 죽지 않는 것을 불명예스럽게 생각하고 차라리 칼리돈의 멧돼지에게 죽은 앙카이오스가 행복하다며 말하며 사망한다.

2.3. 《일리아스


일리아스에서도 언급되는데 널리 알려진 바와는 달리 멧돼지 사냥 이후 전리품 다툼이 전쟁으로 번져서 여기서 외삼촌을 죽였다.
아들이 자신의 형제를 죽였다는 것에 충격을 받은 알타이아는 멜라아그로스에게 폭언을 내뱉고, 이에 마음의 상처를 받은 멜레아그로스는 집안에 틀어박힌다. 허나 전쟁은 계속되었고, 멜레아그로스 쪽인 아이톨리아족은 연이어 전쟁에서 패배하여 몰린다. 이에 알타이아를 비롯한 지인들이 멜레아그로스에게 전쟁에 나가달라 간청하지만 멜레아그로스는 그 간청을 무시한다.
이내 쿠레테스족이 칼리돈의 지척까지 몰려들자, 멜레아그로스의 아내 클레오파트라[8]는 전쟁에서 패배하면 처자식이 모두 노예가 될 것이라며 멜레아그로스를 설득하는데 성공한다.
멜레아그로스가 전쟁에 나서자 전황은 급변하여 전쟁은 아이톨리아족의 승리로 끝난다. 허나 멜레아그로스는 이 전쟁에서 목숨을 잃는다.
읽으면 알겠지만, 멜레아그로스의 행보는 일리아스 내의 아킬레우스의 행보와 비슷하게 그려진다. 동시에 전쟁에 빠지겠다고 선언한 그를 설득한 그의 아내 클레오파트와 이름의 뜻이 같은 인물이 다름 아닌 파트로클로스다.
비슷하게 마음의 상처로 인해 전투를 거부한 건 비슷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멜레아그로스는 아킬레우스와는 달리 자신의 진영인 아이톨리아족이 지는 것을 바라지는 않았다. 아킬레우스는 헥토르가 이끄는 트로이군이 방벽을 넘어서고 함선에 불을 지를 때조차도 전투를 거부했고 파트로클로스가 전사하고나서여 복수심에 불타며 전장으로 돌아간 것이지만, 멜레아그로스는 결국에는 가족과 조국을 지키기 위해 참전했다.

3. 대중 문화에서



3.1. 《올림포스 가디언


외삼촌들을 직접 죽인 게 아니라, 외삼촌들이 시비를 걸다가 그냥 지들끼리 절벽에 떨어지는 것으로 이야기를 바꾸었다. 안 그래도 패륜적인 이야기[9]니, 직접적인 친족 간 살인 묘사를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성우는 한호웅(9화), 김승준(28화)) 하지만 그 특유의 비극적 최후가 변하지 않은 얼마 안 되는 영웅이 되었다.[10] 최후가 바뀔 수가 없는 게, 삼촌들이 죽는 것이 원전의 핵심이라 어쩔 도리가 없다. 사실상 이미 사망 플래그였던 것.
또한, 에피소드의 단일 주인공이 아니라 아탈란테와 공동 주인공이며, 내용 자체가 아탈란테가 멜레아그로스를 잃은 아픔을 극복하고 히포메네스와 결혼하는 이야기라 죽을 수밖에 없긴 했다.
신화를 그대로 전달하는게 목적인 신화책이나 올림포스 가디언같이 각색을 할지언정 최대한 원작을 따라가는 원작중시형 작품에서는 대체로 아탈란테에게 호감을 품었다가 죽은 비극적인 인물로 나오지만, 그리스 신화를 모티브로, 혹은 단순 배경으로 사용해 많은 각색을 넣는 작품에서는 히포메네스를 대신하여 아탈란테의 연인격인 인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는 히포메네스가 아무리 옹호하려 해도 본인의 열망으로 꼼수를 이용해 아탈란테와 결혼했으면서 순전히 자신의 실수로 그렇게 결혼한 아탈란테를 파멸시킨터라 현대인의 눈에 그렇게 좋게 비춰지지가 않지만, 멜레아그로스는 업적은 있을지언정 현대인의 눈으로 봐도 흠이 되는 행적은 없는터라[11] 멜레아그로스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기 때문.

3.2. 《그리스 로마 신화(아울북)


아르테미스가 주인공인 만화로 읽는 초등 인문학 그리스 로마 신화 13권의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 에피소드에서 등장한다.
오이네우스 왕이 아르테미스에게 제사를 바치는 것을 깜박했을 때, 설마 신이 그걸 신경 쓸 정도로 쪼잔하겠냐는 투로 비꼬았는데, 실제로 아르테미스는 그 정도로 쪼잔했기 때문에 칼리돈의 멧돼지가 칼리돈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원전과 마찬가지로 아탈란테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었으며, 멧돼지 가죽을 아탈란테에게 주려다가 삼촌들을 죽이게 된다. 결국 어머니 알타이아가 장작을 불태워서 사망하고 아탈란테는 불탄 멜레아그로스의 몸을 안고 오열한다.
멜레아그로스의 장례식을 지켜보는 아르테미스는 그가 자신의 욕심 때문에 파멸했다고 말한다.

4. 그 외


  • 북유럽 신화사가 중 《노르나게스트》(Norna-Gest)의 이야기가 이 멜레아그로스 이야기와 흡사하다. 다만 노르나게스트 이야기는 평온한 해피엔딩으로 끝난다.[요약]

5. 관련 문서



[1] 아폴로도로스, 플루타르코스, 가이우스 율리우스 히기누스 셋 모두 멜레아그로스를 아레스와 알타이아의 아들로 서술했고 오비디우스변신 이야기에서는 아예 '마보로스의 아들'이라고 불린다.(변신이야기, 356p, 민음사1판에는 마르스의 아들이 아니라는 각주가 달려있는데 누구의 아들인지는 영문 위키피디아에도 판본에 따라 다르다고 하는 것 같음)[2] 처녀신 아르테미스를 숭상하던 처녀 아탈란테가 아르테미스가 손수 내린 신벌인 멧돼지에게 처음으로 상처를 입혔다는 것이 아이러니. 나중에 아탈란테는 히포메네스라는 남자의 계략에 넘어가 (히포메네스는 아프로디테에게 아탈란테와 결혼하고 싶다고 빌었고, 아프로디테는 그에게 아탈란테의 눈길을 끌 수 있는 황금사과 3개를 내어준다. 이걸 가지고 히포메네스는 아탈란테와의 달리기 경주에서 황금 사과를 중도에 하나씩 던지는 식으로 그녀를 산만하게 만드는 꼼수를 써서 그녀를 이긴 끝에 그녀와 결혼하게 된다. 아탈란테와의 달리기 경주에서 이긴 자는 그녀와 결혼하는 것을 보장받을 수 있었기 때문) 그와 결혼하게 되는데, 어쩌면 그녀가 나중에 결혼함으로써 더 이상 처녀신을 숭배하는 처녀가 아니게 되리라는 암시였을지도...[3] 그 유명한 열두 과업의 최초인 네메아의 사자. 가죽이 워낙 단단해서 창칼이 통하지 않는다고 하는 보물이다.[4] 멧돼지 사냥 이야기에서 외삼촌들이 쥐뿔도 언급 안 되는걸 보면 외삼촌들의 활약이 적거나 암것도 안 하고 손 놓고 있다가 멧돼지 분배 시점이 되자 그래도 보상은 차지하고 싶어서(...) 숟가락 얹기를 하려 하지 않았냐는 추측도 있다. 만약 외삼촌들이 아탈란테의 공만 인정하지 않고 조카 멜레아그로스의 공만 인정하려 했다면 멜레아그로스도 모욕하진 않았을테니...[5] 만화판에선 외삼촌들이 아무것도 안 하다가 멜레아그로스와 아탈란테가 사냥 다 마치고 난 뒤 가죽의 분배 건을 가지고 드잡이질을 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멜레아그로스 역시 외삼촌들에게 사냥에 뭔 보탬이 되었냐고 지적하는 판본도 있다.[6] 아르테미스에 의한 일이라는 말도 있다. 원인은 여러가지로 추측해볼 수 있는데, 자기가 내린 신벌의 멧돼지를 살해한 인간 멜레아그로스를 아르테미스가 고깝게 봐서 친족 살해라는 폐륜을 저지르게 유도한 것일수도 있고, 혹은 자기를 모시는 처녀 사냥꾼 아탈란테를 까대는 외삼촌들을 괘씸하게 여긴 아르테미스가 그들의 조카였던 멜레아그로스 탓에 그들이 죽게 만드는 최후를 내렸을지도...[7] 저지르고 후회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장작을 태워 아들을 죽인 후에 자신도 죽을 작정을 했다고 나오는 버전도 있다.[8] 아르고 호 원정칼리돈의 멧돼지 사냥 시절에 멜레아그로스의 동료였던 이다스와 마르페사의 딸이다.[9] 조카가 삼촌들을 죽이고, 어머니가 친아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10] 이 만화에서는 만화에서도 안 좋게 끝나는 벨레로폰이나 자기 연인이었던 아탈란테조차도 해피 엔딩으로 끝났다. 하필 같은 회차에서 아탈란테와 히포메네스의 각색된 이야기도 다루는 바람에 애꿎게 멜레아그로스만 2배로 안쓰러워졌다(...). 오르페우스, 이카로스도 마찬가지.[11] 물론 외삼촌들을 죽이는 패륜을 저지르기는 했지만, 외삼촌들이 먼저 멜레아그로스와 아탈란테를 모욕한데다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현대인에게도 용납가능한 선, 혹은 로망에 해당하기 때문에(많은 로맨스 소설에서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남주인공이 객관적으로 볼때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저지르는 이유가 이것이다.) 이를 흠이라 여기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요약] 한 아이가 태어나자 세 명의 노른이 아이에게 운명을 부여해 주러 왔는데, 그 중 한 명이 사람들에게 박대를 당하자 화가 나서 "저 초가 다 타면 아이도 죽을 것"이라 예언했다. 그러자 다른 노른은 재빨리 촛불을 끈 뒤 아이 어머니에게 주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아이는 '노른의 손님'이란 뜻의 '노르나게스트'란 이름을 얻었고, 후일 그가 장성하자 어머니는 문제의 초를 주면서 거기 얽힌 사연을 알려주었다. 이후 노르나게스트는 300년을 살면서 수많은 영웅들을 만나고 함께 싸웠다. 나중에 그는 스칸디나비아의 기독교화에 헌신한 '올라프 트리그바손' 왕을 섬기게 되었는데,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젊고 강건하며 지혜로웠다. 후일 노르나게스트는 왕의 희망에 따라 기독교식으로 세례를 받고, 자신의 수명에 대한 비밀을 알려주면서 이제는 죽음을 기다리고 있음을 암시하는 말을 한다. 왕은 그의 요청에 따라 그 초에 불을 붙였고, 초가 다 타자 노르나게스트는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