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
'''stock'''[1]
1. 개요
넓은 의미에서는 살코기, 뼈, 생선, 채소 등을 우려낸 국물을 말하고, 좁은 의미에서는 그렇게 우려낸 국물을 고형화한 상품을 말한다. 간단하게 말하면 서양권에서 쓰는 육수, 고형화된 인스턴트 스톡은 다시다. 후자의 경우 마트에서 큐브형으로 파는 경우가 많다. 주로 서양 요리에서 많이 사용한다. 사실 외국산 큐브 스톡도 고기 농축액뿐 아니라 효모 농축액과 MSG등이 섞여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한국에서 사용되는 다시다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큐브냐 분말이냐의 차이일 뿐이다.
이탈리아의 유명 셰프인 제나로 콘탈도(Gennaro Contaldo)의 전통적인 치킨 스톡 조리법.
혼자 먹을 요리를 할 때는 아예 간을 생략하거나 큐브를 쪼개서 나눠 쓰는 게 좋다. 기성 제품의 경우 자체적으로 가염이 되어 있어 엄청나게 짜질 수 있기 때문.
최현석은 "치킨 스톡은 자기가 요리를 잘 한다고 착각하게 만들어 주는 아이템이죠."라고 말한 바가 있다. 대부분의 성분이 치킨파우더와 치킨기름 그리고 MSG와 허브들을 절묘한 조합으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당연히 맛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대부분의 레스토랑에서도 적든 많든 안쓰는 곳을 찾기 힘들다.
주된 제조사로는 유니레버 계열인 크노르(Knorr) 등이 있다. 독일판 아지노모토라 할 수 있는 마기(Maggi) 쪽도 유명한 편이다.
2. 종류
2.1. 치킨 스톡
닭고기 우려낸 맛이 나는 스톡. 가장 흔하게 구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대표적으로 이경규의 꼬꼬면이 치킨스톡으로 만든 음식이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감칠맛을 내는 재료와 골육, 지방부위 등을 넣고 아주 오랫동안 끓여내서 만들지만 일반 가정에선 이런 방법으로 절대로 흔히 생각하는 치킨스톡을 만들어낼 수 없고 일반적으로 맛을 내기 위해 쓰이며 판매되는 치킨스톡은 MSG를 넣어 만든 닭고기맛 베이스 조미료이다.
서양음식[2] 에서만 쓰일 것 같지만 사실 중화요리에서도 자주 쓰이며, 지징(鸡精,雞精, 계정)이라고 한다. 기스면을 비롯한 면 종류나 샥스핀 요리에도 쓰이고 짬뽕도 원래 치킨스톡을 사용했다고 한다.[3] 단, 큐브형 치킨스톡보다는 닭뼈를 우리거나 닭을 바싹 튀겨 빻아 만든 치킨파우더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메이커에서 만드는 제품이며, 메이커마다 맛과 풍미가 조금씩 다르다. 서양업체에서 만들어지는 치킨 스톡은 서양 음식의 풍미가 나고, 이금기에서 만드는 치킨 파우더는 닭 백숙 국물, 진하게 끓이면 닭곰탕 맛이 난다.
2.2. 포크 스톡
돼지고기를 우려낸 스톡. 돼지국밥, 돈코츠 라멘 국물 생각하면 편하다.
돼지국밥이나 돈코츠 라멘이나 각국에서 유명한 인기 메뉴지만, 가정식문화 단위로 봤을 때 돼지국물은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마이너에 속한다. 일본은 가츠오부시와 다시마가 꽉 잡고 있고, 한국도 삼계탕, 백숙 등 닭국물이나 곰탕, 설렁탕 등 소고기 국물이 주류. 다만 돼지국물 자체는 전술한대로 돼지국밥, 순대국밥, 뼈해장국 등 돼지뼈나 살로 우려내는 국밥류 메뉴들이 서민들의 한끼식사 메뉴로 자리잡은 만큼 자영업용, 상업용이 주로 유통되고 인스턴트 상품으로는 가장 찾아보기 힘든 케이스에 해당한다.
돼지육수 들어가는 요리를 집에서도 먹는 문화권에서는 당연히 판다. 필리핀 같은 곳이 대표적.
2.3. 비프 스톡
쇠고기 우려낸 맛이 나는 스톡. 소고기 육수는 보편적으로 인기가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브랜드도 많다. 하지만 주로 서구권의 인스턴트 비프 스톡은 국내에서 잘 보이지 않는데, '''다시다'''와 그 경쟁 제품군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국내시장을 꽉 잡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이 너무 심할 뿐더러, 해외 입맛에 맞춘 풍미의 비프 스톡은 한국인에게 호불호가 갈리는 것도 감점 요인. 해외 제품들은 주로 큐브 형태로 굳어져 있다.
이 스톡이 큐브 형태로 된 것은 근대의 일로, 전통적으로는 병에 담긴 페이스트 형태를 띠고 있었는데 , 마마이트 계열의 Bovril이라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제품이 있다. 근데 괴이하게도 마미이트와 '''재료는 다른데 맛은 같다'''고 한다. [4] 이 물건은 빈자들을 위해서 다시다나 치킨 스톡처럼 저렴하게 고기맛이 나는 영양가있는(농축 과정에서 영양가가 다소 파괴되지만 비타민이나 기타 영양소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전무하던 엣날의 인식과 홍보는 그러했다) 국물을 만들기위한 용도로 개발, 판매된 물건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뜬금없이 건강, 활력, 미용에 탁월한 영양보양식품으로 홍보되게 되었고, 이어서 컵스프와 비스무리하게 이걸 차로 마시게 되었다. 영국의 축구 경기장에서는 상당히 흔한 국민 음료(!)이며 한국으로 치면 어묵국물과 비슷한 위치에 있다고 보면 된다. 영화 킹스 스피치에서 백작부인(훗날 엘리자베스 왕대비)가 언어치료사 라이오넬 로그를 처음 찾아가는 영화 전반부를 잘 보자. 건물 벽에 아주 크고 아름답게 Bovril 광고가 붙어 있다. 위대한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은 사우스조지아 섬을 횡단할 때 이걸 넣어 끓여 만든 스튜를 먹었는데, 이걸 소재로 만든 보브릴 광고도 있었다. [5]
2.4. 베지터블 스톡
각종 야채를 우려내어 만든 스톡. 주로 향이 강한 버섯이나 익히면 단맛이 나는 파, 양파, 마늘 등이 주로 쓰인다. 재료가 재료다 보니 치킨 스톡과 더불어 한국에서도 그나마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이고, 정 귀찮으면 그냥 야채 몇 개 대충 사 와서 집에서도 얼마든지 직접 만들 수 있다. 유럽의 마트 야채 코너에 가면 야채를 종류별로 세트로 판매하는 경우도 있는데, 바로 이거 만들라고 판매하는 것.
샘 킴이 즐겨 쓴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야채 스톡만 줄창 쓴다고 까일 정도(...).[6] 물론 샘 킴이 쓰는 것은 기성품이 아니라 직접 야채를 끓여서 만드는 것이다. 대개 샘 킴의 레시피의 1번은 "'''채소를 잘라 끓인다.'''"이다.
2.5. 피쉬 스톡
주로 한국 요리, 중국 요리, 일본 요리 에 쓰인다. 대표적으로 말린 멸치, 밴댕이, 가쓰오부시, 홍합 등으로 국물을 내는 것이 있다.
2.6. 복합
이외에도 기존 스톡들을 합성한 스톡들이 있다. 단일화된 제품은 아니긴 하지만, 오뎅 국물도 피쉬 스톡과 야채 스톡의 혼합이라 할 수 있다.
일본에는 중화풍 조미료인 '웨이파'라는 물건이 있는데, 돼지와 닭을 우려내어 서로 부족한 맛을 보완한 제품이다.
[1] 유럽 대륙에서는 독일(Brühe라 쓴다)을 제외하면 대체로 프랑스어 단어에서 차용한 'bouillon'(부용)으로 많이 부른다.[2] 알리오 올리오 같은 오일 파스타 요리에도 소스를 우려내기 위해 쓰인다.[3] 닭 육수 기반의 짬뽕 한정. 일반적으로 짬뽕은 돼지고기 육수 기반, 닭 육수 기반, 해산물 육수 기반으로 나뉜다.[4] 보브릴이 마마이트 비슷한 맛이 된 건 옛날처럼 쇠고기 페이스트만 쓰는게 아니라 이스트 페이스트도 써서 그렇다. 애초에 지금 유럽에서 리비히사의 제품을 제외하면 쇠고기 페이스트만 쓰는 물건은 거의 없다.[5] 이에 대한 상세한 서술과 자료는 국내 발간 된 톰 닐론의 '음식과 전쟁' 참조[6] 가령 1주년 특집에서 샘 킴이 중화 요리를 만들려고 채소를 썰고 있을 때 정형돈이 "저기다 물만 부으면 육수에요!" 라는 드립을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