샥스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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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 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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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줄이 풀어지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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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줄이 다 풀어진 후
1. 개요
2. 맛
3. 수요
4. 비판
4.1. 남획과 윤리성
4.2. 수은 오염
5. 샥스핀 금지 운동
6. 인공 샥스핀


1. 개요


중국요리 재료. 한문으로는 어시(魚翅)다. 말 그대로 상어지느러미(Shark's fin)로, 이것을 넣어 만든 이나 도 이 단어로 칭한다. 불도장 등 고급 요리에 거의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중국의 대표적인 진미. 상어 지느러미를 끓는 물에 삶아내면 힘줄이 당면처럼 되어 풀어지는데, 이것을 요리 재료로 쓴다.
그 유래는 명나라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에는 아무나 못 먹는 고급음식으로 진미 중의 하나로도 손꼽혔는데, 중국의 경제성장 이후로 중산층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자 상어 지느러미 수요가 크게 늘어 상어 개체수 급감의 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2. 맛


사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가의 진미지만 상어 지느러미 자체에는 '''아무런 맛도 없다.''' 오히려 맛이나 냄새 등 개성이 느껴지는 것은 하급품으로 취급한다. 상어고기 자체는 연골어류 특유의 체내 요소 때문에 죽은 뒤 시간이 지날수록 암모니아 냄새를 풀풀 풍기는 데다 맛도 없어서 먹을 게 못 된다.
연골어류는 체내의 삼투압 조절을 위해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기로 만들면 암모니아 냄새가 나서 다른 생선처럼 평범하게 먹기가 힘들다. 이런 냄새를 없애려면 아예 갓 잡아서 바로 손질해 먹어야 한다. 그래서 아예 발효시켜서 암모니아향을 극대화시키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예시가 삭힌 홍어. 상어고기로도 하우카르틀 같이 냄새 지독한 발효식품을 만들곤 한다.
그나마 나은 부위가 지느러미라서 지느러미만 먹게 되는 것. 따라서 상어 지느러미는 '''100% 식감만을 위한 재료'''이며, 이 무미, 무취의 상어 지느러미를 만들기 위해서는 숙련된 전처리 작업이 필요하다.
진미로 쳐지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그 식감 때문이다. 샥스핀 요리는 젤라틴 그 자체의 식감을 즐기는 음식으로 곤약 같은 식재료와 비슷한 성격이며 이에 같이 수반되는 양념이 샥스핀의 맛을 완성하는 역할을 한다. 샥스핀의 재료인 상어 지느러미는 조리 과정에서 특유의 조직 특성으로 인해 양념을 100% 가깝게 흡수하기 때문에 한입 먹으면 조직 사이사이 배어든 양념의 맛을 온전히 느끼게 된다. 이 말은 양념을 최고급 재료들로 만들면 그 재료들의 맛이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말이 되기 때문에 중국에서 최고로 치는 식재료 중 하나인 건화(=말린 전복)는 따위로 불릴 정도로 내로라하는 고급 식재료를 사용해 양념을 만든다. 샥스핀이 비싼 이유는 샥스핀 자체의 단가보다는 양념에 들어가는 재료의 단가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저렴한 재료들로 만든 염가판도 있지만 샥스핀에 중국인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돈을 들이면 들일수록 더 고급진 재료들로 만든 샥스핀을 맛볼 수 있으므로 자신의 부를 과시하거나 성공의 상징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예를 들면 별미 생선인 아귀복어가 있다. 다만, 복어는 식감이 좋은 것에 더불어 살 자체에 은은한 단맛이 있어 다른 양념같은 것 없이 자체의 맛을 즐기는 식재다(물론 독은 다 제거한 기준). 식감만 즐기고 맛은 다른 재료로 낸다는 점에선 아귀가 가장 흡사하다. 아귀 식감이 샥스핀이랑 비슷하다는 건 아니지만. 앞서 같은 연골어류로 설명한 홍어도 그 냄새는 그렇다치고 진짜 맛있는 이유는 역시 식감이다.
그래도 역사가 오래된 요리라 저 양념은 많이 발달해서, 잘 만든 걸 먹어보면 확실히 고급 요리라 부를 만한 맛이다.
북한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의 증언에 따르면 김정일이 샥스핀을 매우 좋아해 1주일에 4~5회 정도 샥스핀 요리가 식탁에 올라왔다.
한국에서도 상류층들사이에서 인기있는 식재료로 특히 김대중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권노갑은 신라호텔 중식당 팔선에서 수억원어치의 샥스핀을 즐긴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기도 하였다.

고든 램지당면(Glass Noodles)맛이라고 표현하며 순수히 소스 맛으로 먹는 샥스핀을 왜 돈 주고 사 먹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치킨이나 삼겹살 같이 샥스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싼 식재료를 육수에 넣어 먹는것만으로도 훌륭한 요리였을 것이라고 한다.[1]

3. 수요


밑에서 서술하는 여러 가지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국과 중화권에서 샥스핀의 인기는 대단하다.
그 이유는 맛보다도 과시의 목적이 더욱 강한데, 중국인들에게 있어서 샥스핀 요리는 부의 상징이자 출세의 증거라는 인식이 뚜렷하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대다수의 중국 사람들은 "내가 출세하면 저 음식은 꼭 먹어봐야지."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여기서 저 음식은 캐비어, 샥스핀, 불도장 등 다양하다.
이처럼 샥스핀을 단순히 음식이 아니라 일종의 사치재로서 소비하는 인식 때문에 수은이 많이 들어있든 맛이 없든(無味) 큰 상관을 하지 않는다.이들은 샥스핀이란 고급 음식을 먹는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이기에 천연 샥스핀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는 것이다. 때문에 훨씬 값싸고, 안전하고, 식감도 좋은[2] 인조 샥스핀이 비싸고, 몸에도 해롭고, 구하기 어려운 천연 샥스핀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비싼 술과 샥스핀 수프 등을 공식 연회에 올리는 것을 금지하는 반부패 운동과 유명 인사의 상어 보호운동으로 인한 젊은층의 인식 변화, 가짜 샥스핀 요리에 대한 위험성과 수은 함유량에 대한 우려 등으로 샥스핀 수요량이 감소 추세다.#
2020년 7월 16일에 갈라파고스 제도 인근 연안에서 중국 어선들이 대거 출몰하면서 샥스핀을 목적(!)으로 상어들을 잡아들이자 에콰도르와 중국간의 외교갈등이 발생했다.#

4. 비판



4.1. 남획과 윤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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샥스핀을 얻기 위해 남획을 일삼는 일부 어민들과 도매상들에 대해 환경운동가들이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별로 맛이 없는 상어 고기는 필요 없기 때문에 상어를 잡으면 지느러미만 잘라낸 뒤 몸통만 남은 상어를 물속에 버리는 게 일반적이며, 버려진 상어는 헤엄을 못 쳐 질식사한다.[3]
상어 고기를 버리는 건 맛도 없고 다른 용도도 딱히 없는 값어치 없는 고기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연골어류답게 부패가 빠르고 그러면 암모니아 냄새가 지독해진다. 끽해야 어묵으로 만드는 게 고작. 이누이트족도 개 먹이로 쓴 게 다였다고. 한국에선 상어 고기로 만드는 돔배기를 먹기는 하나 이걸 만드는 상어는 한정되어 있다. 큰눈환도상어, 청새리상어, 검목상어 등 중소형 상어들은 버려진다. 애초에 원양어선에서 부수적으로 혼획되는 상어도 상당하다.[4]
샥스핀 채취 과정을 담은 영상(약혐)을 보면, 산 채로 지느러미가 잘린 채 바다에 던져진 뒤 버둥거리다가 죽어가는 상어의 모습을 아주 자세히 담아냈다. 상어가 고통을 느끼며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상어 지느러미를 공급하기 위해 남획되기 때문에, 희귀종인 상어의 씨를 말려버린 가장 큰 이유로 샥스핀을 꼽을 수밖에 없다. 지느러미만 취하고 몸통을 버리는 방식 때문에 버려진 상어의 시체가 썩어서 해양 오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몇몇 국가에서는 법으로 상어를 잡을 때 몸통까지 같이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금방 배가 만선이 되기 때문에 상어를 필요 이상으로 남획할 수 없고 공해도 줄기 때문이다.
해외 상어 관련 다큐멘터리에서 중국인 샥스핀 도매상이 나와 '식인상어가 많아 잡아도 된다'라는 발언을 했다가 "그럼 사람을 잡아먹지 않는 상어는 왜 잡는가?"라며 분노하는 상어 보호 운동가들의 반론에 반박하지 못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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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희생되는 상어는 귀상어다. 매우 큰 지느러미를 가진 환도상어고래상어도 남획되며, 이 둘은 '''심각한 멸종위기종으로''' 보호가 필요하다.

4.2. 수은 오염


갈수록 심각해지는 해양 오염 때문에 상어의 수은 함량은 대략 0.979 ppm 정도로, 수은 함량이 높은 어류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한다. 이는 체중이 60 kg인 성인이 샥스핀 100 g을 섭취했을 경우, 수은 97.9 μg을 섭취하게 되며, 식품첨가물 전문가회의(JECFA)에서 정한 하루 수은 허용량인 42.8 μg의 두 배를 넘게 된다는 뜻이다. '''즉, 한 그릇만 먹어도 건강에 매우 해롭다.'''
수은을 포함한 중금속들은 생태계 피라미드 위쪽으로 갈수록 축적되는 경향이 있어 최상위 포식자들인 상어들은 당연히 수은 축적량이 많다. 실제 샥스핀의 과다 수은 함량에 대해 인체에 위협적인 연구결과가 등장하고 있다.#

5. 샥스핀 금지 운동


중화권의 샥스핀 수요를 줄이기 위해 국제적인 상어 보호 활동단체 Shark Savers에서 'I'm FINished with Fins'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I'm finished with fins
과거 샥스핀 소비 최대국이었던 홍콩대만은 이제 상어 포획이 불법이다. 홍콩은 영미법계로 일찍이 영국식의 수렵면허제도가 있어서 허가 없이 바다에서 어획을 하면 해안경비대가 배는 나포하고 사람은 체포한다. 덕분에 남중국해의 상어 개체수는 1990년대에 비해 많이 회복되었다.
오히려 온난화로 이 쪽의 상어들이 한국의 동해황해로 북상해 돌고래바다표범을 잡아먹고 해수욕장에 상륙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여름에는 아열대 바다 수준의 수온을 보이는 황해는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 사는 상어들의 산란처가 되어 5~6월 사이에 백상아리가 자주 나타난다. 이 백상아리들은 인천에서 백령도까지 가서 바다표범의 수를 줄이고 있다.
2016년 8월 11일 청와대에서 박근혜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 오찬 때 샥스핀이 나와 논란이 되기도 했으나, 오찬에 같이 나온 송로버섯의 임팩트에 밀려 묻혔다. 다만 따져보면 송로버섯은 비싸긴 해도 돈만 있다면 먹는 것 자체에 큰 문제가 없지만, 샥스핀은 상술한 여러가지 문제점이 심각하다. 원조인 중국에서조차 정부 주최 연회에 샥스핀을 자제하는데 저랬기에 더욱 거센 비난을 받았다.
중국의 전 NBA 선수인 야오밍[5]도 샥스핀을 반대하는 광고에 출연한 적이 있다. #

6. 인공 샥스핀


샥스핀이 순전히 양념 맛으로 먹게 되는 식재료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무 맛도 없고, 포획 과정도 잔인해 윤리적 측면에서도 좋지 않고, 생태학적 측면에서도 좋지 않은 것은 물론, 수은 함량은 과다여서 몸에도 해로운 것도 모자라 가격까지 비싼, 말 그대로 백해무익한 음식을 먹으려고 상어를 죽이거나 비싼 돈 주고 먹지 말고 젤라틴으로 만든 인조 샥스핀을 먹는 게 차라리 낫다.
인공 샥스핀의 경우 보통 힘줄이 붙어있는 지느러미 형태가 아니고 힘줄이 풀어진 짧은 국수 모양으로 생산된다. 간혹 샥스핀을 보고 당면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는 듯. 식감은 전혀 다르다. 당면에 비해 오독오독한 식감이 더 강조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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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는 값비싼 진짜 상어 지느러미 대신 일본에서 수입한 인조 상어 지느러미에 쇠고기, 닭고기 국물과 각종 건더기를 넣은 국수인 '운자이치(碗仔翅)'[6]가 서민 음식으로 잘 팔리고 있다. 위 사진에서 고명으로 올라간 당면 같은 게 바로 인조 샥스핀.
다만 화학처리된 젤라틴이 몸에 해롭다는 주장도 있고 아무래도 역시 음식 재료로 인공물보다는 자연물이 더 선호되다보니 백목이버섯으로 대체하는 곳도 있다.[7] 다른 목이버섯이나 젤라틴보다 비싸지만 그래도 상어 지느러미보다는 훨씬 저렴하며, 물에 불려 잘게 썰어놓으면 샥스핀과 모양이나 색상, 식감 등이 매우 유사해 훌륭한 대체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버섯이기에 수은이나 화학처리 걱정도 없다.
[1] 이에 대해 고든 램지가 푸아그라에 대해서는 별 말 없이 잘 요리해서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왜 똑같이 동물학대 논란이 있는 푸아그라에는 아무 말 없느냐, 동양 요리인 샥스핀만 까는 것을 보니 오리엔탈리즘이 아니냐고 비판하는 의견도 있으나, 램지는 샥스핀에 대해 맛 외의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아무 맛도 나지 않는 재료를 엄청난 돈을 들여가며 요리에 넣는 것을 까는 것일 뿐.[2] 초기엔 거의 흉내만 낸 수준이었지만, 기술이 많이 발달했으므로.[3] 상어나 다랑어속의 어류는 아가미 근육이 없어 유속이 느릴 경우, 유영을 통해 입 안으로 바닷물을 통과시켜야 호흡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상어는 잠잘 때도 계속 헤엄을 쳐야 하며, 지느러미가 잘리면 호흡이 불가능해지므로 숨을 쉬지 못해 익사한다. 사람으로 치면 '''팔다리를 잘라 물에 던져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4] 프랑스 요리인 푸아그라랑 비슷한 문제다. 차이점이라면 푸아그라는 거위오리을 적출하기 때문에, 이들은 그나마 필연적으로 죽게 된다. 또한 거위와 오리는 간만 먹는 것이 아닌 부위별 대부분을 먹으며, 다른 용도도 얼마든지 있다. 무엇보다 거위와 오리는 가축으로 사육을 하는지라 푸아그라 용도로 키운다고 해도 딱히 야생의 개체수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5] 재미있게도 NBA 진출 전 CBA의 상하이 '샤크스'에서 뛰었다.[6] wun² zai² ci³. 표준 중국어로는 완자이츠(wǎn zǎi chì).[7] 고동색인 일반 목이버섯과는 다르게 하얀색 목이버섯이다. '은이버섯'이라고도 하며 이 이름으로 제품을 검색하거나 찾아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