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쓰오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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鰹節(かつおぶし)[2]
1. 소개
일본의 식재료. 한국어로 가다랑어포. 가다랑어를 찐 다음 훈제를 하고 발효시켜 건조시킨 식재료다.
가다랑어는 다른 큰 참치 어종에 비하면 덩치도 작고 맛도 좀 떨어지고 비린 맛이 강하다 보니, 대접이 다소 박하고 값도 상당히 싼 편이다. 그래서 옛날에 잉여 생선이었던 가다랑어를 어떻게 해야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만들어졌다는 설이 지지를 받고 있다. 또한 냉장 기술이 발달하지 못한 옛날의 상하기 쉬우며 특유 냄새와 피비린내 때문에 보관이 어려운 가다랑어를 보관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설도 있다.
2. 역사
가쓰오부시는 본래 단순히 훈연만 한 뒤 건조시킨 것이었다.
오늘날의 형태가 된 때는 식문화가 급격히 변화한 에도 시대로,[3] 이 때 가쓰오부시도 함께 변화하여 이전까지는 하지 않았던 발효 과정을 거치게 되었다. 곰팡이, 구체적으로는 누룩곰팡이속(Aspergillus)이 훈연시킨 생선 표면을 뒤덮을 때까지 숙성시키면 완전히 말라붙으면서 특유의 향이 배어든다.[4]
3. 종류
가쓰오부시는 가다랑어로 만든 숙성포를 통칭하는 말이며, 가다랑어로 만든 포를 '혼부시' 라고 한다.
가다랑어의 등살 부위에 해당하는 가쓰오부시를 '오부시'(雄節), 뱃살 부위를 '메부시'(雌節)라고 하며 부위에 따라 각기 다른 맛을 낸다. 그래서 그냥 가쓰오부시를 넣어서 끓인다기 보단 각 '소바야(소바 전문 음식점)'마다 자신들의 개성에 맞게 각 부위의 또는 다른 생선으로 만든 가쓰오부시를 맛의 포인트로 사용하는 식으로 적절히 배합하여 사용한다. 이름 있는 소바야의 쓰유 맛이 조금씩 다른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하나카쓰오(花かつお)는 아주 얇게 가공한 가쓰오부시로 주로 오코노미야키나 아게다시도후(튀김 두부) 같은 요리의 토핑용으로 많이 이용한다. 얇게 가공했다는 것은 중량 대비 표면적이 넓다는 의미로, 짧은 시간에 맛이 우러나기 때문에 종종 국물에 응용하기도 한다. 단 깊은 맛은 모자란 편이라, 주로 오차즈케처럼 뜨거운 물(차)를 붓고 즉시 먹기 시작하는 음식에 얇은 가쓰오부시를 쓴다고 보면 된다.
아쓰케즈리부시(厚削り節)는 비교적 굵게 가공한 것으로 우리가 국물용으로 많이 쓰는 마른 밴댕이(디포리) 정도의 두께이다. 오래 우릴 수 있으므로 깊은 맛을 내는데 딱 맞다.
국물 우리기가 귀찮으면 미리 우려서 조미를 해놓은 가쓰오 농축액, 과립형 다시, 국시장국 등등을 써도 된다.
4. 굳기
굉장히 단단해서 가벼운 돌멩이와 같으며 두드리면 툭툭 하고 잘 마른 장작 같은 소리가 난다.
세계에서 건조하면서 가장 단단한 식재료로 경도(성질)(모스 굳기계 기준) 7 ~ 8로 돌 중에서 단단한 축에 속하는 화강암(6 ~ 7)보다 단단해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창과 방패에도 나온 바 있는데, 상대는 Will It Blend에도 나온 Total Blender, 완전히 갈리긴 했으나 제한 시간 내에는 실패해 가쓰오부시의 승리가 되었다.
가쓰오부시를 갈아서 칼을 만든 용자도 있다. 굉장히 날카로워 종이는 물론이고 알루미늄 캔까지 뚫을 수 있을 정도지만, 가장 압권은 영상 초반부의 손질하지 않은 가쓰오부시로 못을 박고 각목을 부러뜨리는 부분이다. 《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 마리 필요한가》[5] 라는 일본 추리소설에서는 가쓰오부시를 날카롭게 갈아 흉기로 사용한 괴인이 등장한다.
가쓰오부시 중 고숙성된 물건은 가레부시(枯れ節)라고 부르며, '''초경합금 날을 써서 깎아내야 할 정도이고, 못을 박을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해진다.''' 이를 두고 일본에서는 가쓰오부시를 '세계에서 가장 단단한 먹거리'라고 소개한다.
5. 대패질
워낙 단단하기 때문에 이것을 그대로 이용하는 일은 거의 없고, 대부분은 '''대패'''로 갈아서 나온 얇은 대팻밥을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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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패로 갈기 전 원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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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대패로 가는 모습.#
전용 분쇄기도 있다.#
예전에는 가정에서도 덩어리 형태를 사서 대패로 갈아서 쓰곤 했으나 요즘에는 이미 대패질이 된 것을 사서 쓰는 경우가 많다.
6. 맛
가쓰오부시는 일본 요리의 밑바탕이라고 할 만큼 많은 요리에 사용되는데, 가쓰오부시에 감칠맛을 내는 이노신산이 풍부하여 어떤 맛에도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가쓰오부시는 멸치와는 달리 칼칼하다기보다는 감칠맛이 강하고 미묘한 단맛과 신맛[6] 이 같이 나는 스타일의 국물을 내는데 이것이 일본의 맛과 잘 어울린다. 실제로 대부분의 일본 요리에서는 다시마 + 가쓰오부시 또는 각각 따로 사용한 국물이 가장 기본적이고 범용성 있는 육수이며, 설문 조사를 통해서도 대부분의 일본인이 다시마와 가쓰오부시를 우린 국물을 일본의 맛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우동은 물론이고 소바, 라멘, 시루(일본식 국) 등 가쓰오부시를 사용하지 않는 일본식 국물을 찾기가 힘들 정도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멸치 육수[7] 보다는 지위가 좀 더 높고, 거의 쇠고기 육수급 쯤 된다. 그리고 더 풍부한 맛을 위해 아즈케즈리와 사바부시(고등어) 두 가지를 섞어서 국물을 내는 집이 많다.
특유의 식감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좋아하는 사람은 특유의 감칠맛을 좋아하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비닐 같은 식감이 별로라고 싫어한다.
7. 요리
- 우동: 가장 기본적인 국물의 베이스.
- 라멘: 해물맛 라면 국물을 내는 데 들어감.
- 야키소바/야키우동: 고명
- 오코노미야키: 고명, 맛국물로 반죽함
- 와사비동: 고독한 미식가에도 등장한 음식으로, 밥 위에 가쓰오부시와 즉석에서 갈은 고추냉이를 넣은 뒤 간장을 뿌려 비벼먹는 간단한 음식이다.
- 소바: 면을 담갔다 빼는 쯔유의 국물내기 재료
- 카츄유: 오키나와 요리의 하나. 그릇에 가쓰오부시, 파, 미소, 날계란 등을 넣고 끓는 물을 부어 먹는 간단한 음식이다. 민간요법으로 감기 걸렸을 때 먹는다.
- 타코야키: 고명, 맛국물로 반죽함.
- 후리카케: 김, 깨, 소금과 기타등등이 혼합된 밥 반찬. 이걸 뿌린 밥 위에 뜨거운 녹차를 부어 국물을 우려내 말아먹는 차밥(오차즈케)이라는 음식도 있다.
- 혼다시(상표명): MSG로 만든 조미료.[8] 가루 형태와 과립 형태가 존재한다. 미소(일본된장)국을 끓일 때 사용하기도 하고, 쯔유를 만들 때도 사용한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다시다의 원형이 바로 이 혼다시이다. 제일제당이 다시다 출시 당시 혼다시의 제조사인 아지노모토와 협력 관계에 있었기 때문.[9] 실제 초기 다시다 포장에서는 혼다시와 동일한 가다랑어 도안을 볼 수 있다. 심지어는 쇠고기 다시다에는 쇠머리에 가다랑어 몸통인 키메라가 그려져 있기도. 원래는 상표명이나 일반명사화했다.
- 네코맘마: 일명 고양이 밥. 밥 위에 가쓰오부시를 얹고, 된장국을 끼얹어서 말아먹는 음식. 심야식당에서 네코맘마가 나올때는 밥 위에 가쓰오부시를 얹고 심플하게 간장을 뿌려 먹는 바리에이션이 등장하기도 했다.
- 아와세(상표명) 가쓰오 미소: 가쓰오부시 맛을 첨가한 미소(왜된장)이다. 맹물이나 다시마 우린 물에 아무 채소나 넣고, 이것만 넣으면 일본식 된장국이 된다. 돼지뼈 우린 국물에 넣으면 미소 라멘 국물이 된다. 한국 된장에 비해 단맛과 감칠맛이 강하다.
- 가쓰오 쇼유: 여러 회사에서 가스오부시 맛을 첨가한 간장을 팔고 있다. 농축액으로 나온 경우가 많으며, 농도를 조절해 우동 국물, 메밀국수 찍어 먹는 소스, 튀김 찍어먹는 소스를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 국내의 국수장국도 이런 가쓰오 간장과 비슷한 물건이다. 국내에서 참치액이라는 이름으로 파는 건 가다랑어액인데, 빛깔이 맑다. 간장과 섞어 쓰면 가쓰오 쇼유와 같은 게 된다.
- 도빙무시: 가쓰오부시가 들어가는 요리 중 가장 비싼 요리다.
8. 한국에서
한국에서도 이러한 가쓰오부시를 심심치 않게 구매할 수 있는데 주로 대형마트의 외국 조미료 코너에서 자주 볼 수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즈음해서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 2019년 기준 보통 400g에 15000원 정도면 살 수 있으며 세일을 하면 이보다 가격이 더 낮아진다. 다만 한국에서 파는 가쓰오부시는 일본산이 아니라 대부분 인도네시아산이다. 일본산 가쓰오부시는 상당히 비싸 잘 수입되지 않는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가쓰오부시는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타코야끼, 우동, 메밀국수, 가락국수을 만들 때 필수로 들어간다. 일부 라멘이나 기타 육수를 낼 때 많이 사용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먹는 사람만 먹는 조미료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꽤나 많은 양의 가쓰오부시를 소비하고 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데다, 일본 식재료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2019년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의식해서인지 요리연구가 백종원은 맛남의 광장을 통해 가쓰오부시와 비슷한 맛이 나는 훈연멸치[10] 를 개발하여 유튜브 채널이나 맛남의 광장에서 이를 사용하는 메뉴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9. 위험성
제조과정에서 훈연과정이 포함되기 때문에 그을음에서 생기는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검출되는건 어쩔 수 없다. 특히 수지(나무기름, 송진 등)가 많은 목재 품종으로 훈연을 할 경우, 수지가 타면서 벤조피렌이 더욱 많이 생길 수 있다.[11] 한국에서는 벤조피렌이 가쓰오부시에서 초과검출된 적이 있고, 이탈리아에서도 벤조피렌 초과검출로 수입이 금지되었다. 일본 언론은 반발하는 중. ##
이런 점만 놓고 보면 사실상 가쓰오부시가 건강에 이로울 것은 전혀 없어보이지만 가쓰오부시를 즐겨먹는 일본인들에게 암 발병률이 높아졌다는 명확한 상관 관계에 대한 보고서는 나오지 않고 있다.
10. 기타
제조법이나 먹는 방법이 생햄과 유사하다. 얇게 썰어서 그대로도 먹지만 다른 요리의 밑재료로 쓰이는 것도 비슷하다. 하몽 이베리코 같은 생햄이 워낙 비싼 탓에 주연으로 많이 쓰여서 그렇지 원래 세계 각국의 이런 훈제 발효 육류는 밑재료 혹은 조리를 거쳐 먹는 식재료로 더 많이 쓰인다.
가쓰오부시를 뜨거운 음식에 고명으로 얹으면 상승하는 열기와 습기를 머금고 바람에 흩날리듯 춤을 춘다. 2014년 이전까지는 시중에 파는 농심 生生우동 야키우동 버전에서 이걸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일본 교토의 니시키시장에는 맷돌로 직접 가쓰오부시를 갈아서 판매한다. 후리카케로 판매하기도 하고, 국물용으로도 판매한다. 일부 가쓰오부시는 일본 전통방식으로 제작한다.
[1] 벨렘나이트 화석과 비슷하게 생겼다.[2] 옛 궁녀들이 쓰던 명칭으로 오카카(おかか)라는 명칭도 있다.[3] 쌀밥에 발효시킨 생선을 얹어 먹던 스시가 날 스시로, 메밀 요리법도 죽에서 국수로 바뀌었다.[4] 초창기의 메밀국수가 바로 가쓰오부시를 극단적으로 활용한 사례인데, 삶은 메밀면에 가쓰오부시만 왕창 넣어 끓인 국물만을 들이부은 것이었다.[5] 원제: 完全犯罪に猫は何匹必要か?[6] '신맛'이라 하면 의미가 왜곡될 수 있는데, 정확히는 '산미'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신맛'은 말 그대로 재료가 가지는 원천적인 새콤함을 의미한다면, '산미'는 재료 자체에는 신맛이 없지만 입안의 침과 같은 소화액과 반응하여 새콤한 맛이 나는 것을 말한다[7] 디포리(마른 밴댕이) 육수도 있지만, 멸치 육수보다는 비교적 덜 알려진 편. 다만 식당에 따라서 디포리와 멸치를 섞어 육수를 내기도 한다. 식객에 따르면 서로의 맛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8] 가쓰오부시는 별로 안 들어간다. 그런데 가다랑어 모양의 로고를 사용하고 가쓰오부시 맛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뒤에 나오는 다시다도 마찬가지.[9] 대상 미원의 경쟁 제품인 미풍을 만들기 위해 협력하고 있었다. 아무리 광고를 하여도 도저히 이기지 못하자 혼다시를 들어와 변형한 다시다를 출시해 역전한 것.[10] 여수시의 특산물인 대멸치를 이용했다.[11] 야외에서 훈제요리를 할 때 아무 나무로 훈제를 하면 몸에 해롭다고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목재가 타면서 발생하는 유해물질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