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
1. 개요
연체동물문 이매패강 담치목 홍합과 홍합목의 동물. 담치, 합자, 열합, 섭, 각채, 주채 등으로도 불린다. 삶아서 말린 것은 담채(淡菜)라는 이름으로 따로 구분한다. 참홍합과 지중해담치 두 종류가 있다. '지중해담치'[2] 는 예전에는 진주담치라고 불렀다. 엄밀하게 말하면 참홍합만이 홍합이고, 지중해담치는 홍합이 아닌 유사종이지만 이미 몇십년전부터 참홍합은 동해 일부에서만 구할 수 있는 귀한 조개가 되었고, 우리가 일상에서 먹는 양식 홍합은 죄다 생명력과 번식력이 뛰어난 지중해담치가 되었기에 지중해담치도 홍합이라고 말하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맛과 특성도 큰 차이는 없다. 참홍합이 훨씬 더 크고 맛도 좋지만 우리가 먹는 홍합의 맛은 지중해담치의 맛이고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
홍합이라는 이름은 '''살 색이 다른 조개류에 비해서 매우 붉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뭇 조개들을 모아놓고 조개껍데기를 다 벗겨놔서 섞어도 홍합이 뭔지 추려낼 수 있을 정도. 홍합이라는 이름답게 붉은 색이 진한 것을 상품으로 친다. 하지만 같은 지역에서도 흰 홍합과 붉은 홍합이 동시에 나오는데, 이것은 '''흰 홍합은 수컷, 붉은 홍합은 암컷'''이기 때문이다. 수컷에 비해 암컷이 상품이기는 하지만 의외로 흰홍합 중에도 맛있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일단 흰홍합 자체는 품종이나 품질의 차이가 아니다.
늦겨울 ~ 봄 사이가 제철이며, 산란기는 늦봄 ~초여름 사이이다. 산란기 전후의 것은 맛이 매우 떨어질 뿐더러, 후술하겠지만 삭시톡신(Saxitoxin)이라는 '''독'''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외국산의 경우 패각이 아름다운 녹색을 띄는 경우도 있다.
몸에서 족사(足絲, Byssus)라는 섬유질을 분비해 몸을 벽면에 고정시키고, 여러 무리일 경우 서로 연결시키는 식으로 더 단단하게 고정한다. 해수면 위로 노출된 지형에 자생하는 홍합은 해저에 자생하는 홍합보다 더 많은 족사를 써 결속력을 높인다. 또한 고동, 소라 등 천적에 대한 방어 용도로도 족사를 사용하는데, 껍질을 주변에다 고정시켜버려 못 움직이게 만들어 아사시켜 버린다. 족사는 먹을 수 없기에 홍합을 먹을 땐 제거하고 먹는다.
이 족사로 옷감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며, 영어로 바다 비단, Sea silk라고 한다. 주로 지중해 인근 국가에서 만들었는데 촉감이 매우 고우며, 만들기가 힘들어서 아주 고가에 거래되었다.
2. 식용
달달하고 감칠맛이 있어서 육수 재료로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다시마, 멸치, 가쓰오부시급으로 자주 사용되는데, 해물탕에 '''홍합이 들어갔느냐에 따라 맛 차이가 매우 크다.''' 그런 이유로 짬뽕, 미역국에 넣기도 하고 홍합탕을 끓여서 다른 조개처럼 먹기도 한다. 굴과 마찬가지로 홍합은 칼슘, 칼륨, 비타민, 철분과 단백질이 풍부한 고영양 식품이다. 그 홍합국물 특유의 시원한 맛은 단백질이 아닌 질소화합물인 타우린, 베타민, 아미노산, 핵산류와 호박산인데 소화력이 약한 사람들도 누구나 소화 시킬 수 있는 성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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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특히 이스탄불의 토속요리로 미디예 돌마스(Midye dolması)라는 요리가 있는데, 홍합을 삶아 살을 발라내고 그 껍질자리에 양념한 밥을 채워넣은 다음에 위에 발라낸 홍합살을 올려서 내는 음식이 있다. 하지만 터키 요리에서는 좀처럼 해산물을 사용하지 않으며, 원래 그리스 요리이다. 이 미디예 돌마스는 위에 레몬즙을 듬뿍 뿌려서 먹는데, 새콤하면서도 약간 매운맛이 나는 밥과 홍합살의 조화가 일품이다. 이스탄불에 가면 길거리에서 파는걸 흔히 볼 수 있는데 한개에 1터키 리라, 한국돈으로 250원 정도면 사먹을 수 있다. 다만 이스탄불 외에서는 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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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는 뭐니뭐니 해도 벨기에식으로 쪄서 프렌치 프라이와 같이 먹는 물 프리트(moules frites)가 유명하다. 이탈리아에는 꼬제라는 홍합찜 요리가 있다.
일본에서는 양식하는 진주조개의 식량을 빼앗아먹고 부교에 달라붙어서 무겁게 만드는 골칫거리로 취급한다. 먹는 지역도 있고 마트에서 팔기도 하지만 식용 조개 하면 홍합이 빠지지 않는 한국에 비하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수준. 정확히 말하면 일본인들은 전통적인 해산물 요리에 홍합을 잘 넣지 않으며, 프랑스어를 음역한 '무루가이'란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서양 음식에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통영에서는 건홍합을 만들 때 삶은 물(이 때 소금물을 쓴다)을 계속 졸여서 합자젓국이라는 감칠맛나는 장을 만든다고 한다.
3. 독성
3월 ~ 9월의 홍합은 삭시톡신이라는 마비성 패류독소를 품는다. 홍합이 자체적으로 내는 것은 아니고 플랑크톤에서 비롯된다. 조개독에는 마비성, 설사성, 신경성 독이 있는데, 삭시톡신은 조개독의 일종으로 거의 플랑크톤을 직접, 혹은 간접으로 섭취하는 조개류는 모두 독화시킬 수 있는 조개독의 일종이다. 홍합만이 아니라 다른 패류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3] 굴 역시 이 시기에 독성 물질이 생긴다. 특히 독화가 심할 때는 플랑크톤이 번성하는 여름철이다. 적조 현상 등이 벌어질 때이다. 그래서 영어에서 매월마다 'R이 들어가지 않는 달(month)'에는 굴, 혹은 조개류를 먹지 말라고 한다. May, June... 물론 R이 들어간 9월에도 있을 수 있으니 주의. 비슷하게 'A로 시작되는 달(4월)부터 A로 시작되는 달(8월)'까지 조개류를 먹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설사독으로 끝나고 마비성, 신경성 독이라고 해도 엄청나게 먹지 않는 이상 생명을 잃을 정도로 중증 중독은 드물지만 그래도 주의는 해야 한다.[4] 양식 홍합은 비교적 없는 편이나 독이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 보통 양식에 독이 생기면 채취를 금지시키기는 한다. 해당 독소가 있는 플랑크톤은 '''바닷물의 온도가 비교적 높을 때 번식하므로''', 겨울 홍합에서는 독소가 없고 이 시기가 제철이 되는 것이다. 그나마 굴과 홍합은 겨울철 생산량이 워낙 많아서 안전한 시기에 채취 후 냉동해버리면 문제 없다.
주위 환경에 비교적 잘 적응하는 탓에 '''오염 물질에 찌들어 있을 수도 있는데''', 잘 보고 먹지 않으면 탈날 수 있으니 거듭 주의하자. 홍합은 중금속에 대한 내성이 매우 높아서 체내에 납을 약 '''3,000 ppm'''(먹을 수 있는 기준 농도는 10 ppm)까지 농축할 수 있고, 납 제독능력도 있어서 소화선 내에 과립상으로 납을 잔뜩 저장할 수 있다. 홍합의 식생지인 연근해에 상당히 많은 폐수가 방출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중금속이 고농도로 누적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식품. [5] 다행히 시중에 나오는 홍합은 홍합 자체가 가격이 낮기 때문에 몇 년은 커녕 몇 개월 키우지 않고 바로 출하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흔히 유통되는 식품 홍합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4. 기타
한국에는 참홍합과 지중해담치(진주담치 ''Mytilus edulis'', blue mussel) 두 종류가 있는데 참홍합을 구하기는 매우 어렵다. 우리가 일상에서 먹는 홍합은 대부분 지중해 담치. 전세계적으로 분포한다. 지중해 담치는 참홍합에 비해서 크기가 작고, 껍데기에 따개비 같은 것들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은 참홍합과 다르게 껍데기가 말끔한 경우가 많다. 맛은 참홍합에 비해 떨어지지만 이걸 넣어도 나름 맛은 좋고, 가격도 참홍합에 비하면 매우 싸다.
가끔 껍데기 안에서 게가 기생하기도 한다.[6] 또한 껍데기 밖에는 따개비가 붙어 있기도 하다. 이미지
별별 곳에 다 달라붙어 살아가는데, 선박 정비에서는 역시 중요 이벤트가 홍합 청소하기다. 배 밑바닥은 이해가 되는데, 각종 용수 흡입구나 파이프 내부에도 가득가득 들어차 있는 모습을 보면 거의 호러. 내가 보고 있는 것이 홍합인가 괴물인 건가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몇 년에 한 번씩 도크 정비를 할 때 배바닥과 각종 용수통로에 붙은 홍합을 다 떼어내고 나면 보기도 싫어진다. 그런 만큼 양식이 쉬워서 홍합 값이 싼 것. 참홍합은 꽤 깊은 바다에 서식하기 때문에 양식하기가 거의 불가능해 자연산밖에 없다.
뉴질랜드 특산 뉴질랜드 홍합 또는 그린홍합도 있는데, 조가비가 녹색으로 진주담치보다 크고 속도 아주 실하게 찬 것이 특징.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맛도 꽤 좋은 편이다. 뷔페 같은 곳에서 삶아서, 혹은 치즈구이 등 메뉴로 자주 볼 수 있고 대형마트에서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원산지가 남반구이므로 한국에서 봄~가을에 홍합을 먹고 싶다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빠르게든 느리게든 여러 번 반복해서 말하기가 어려운 단어이다. 그 정점을 찍은 노래가 바로 한 번도 안 틀리고 누구도 부르기 어려운 노래이다.
만약 살아있는 홍합을 잔뜩 사와서 요리를 하고도 남기게 되었다면 그냥 전부 다 쪄서 살을 발라내고 손질한 뒤에 얼리는 게 낫다. 살아있는 채로 냉동실에 넣으면 나중에 질겨지고 손질하기도 힘들다. 게다가 바지락과는 달리 홍합들은 산 채로 얼렸다 끓이면, 얼리는 동안 잘 열리지도 않는다. 이는 홍합이 얼면서 살아 남으려고 여기저기 껍질을 막기 때문이고, 이런 애들을 손질하면서 혐오스런 모습으로 부서지는 데다가 인도적으로 홍합한테 못할 짓이기도 하다.
냉동홍합이랍시고 팔리는 것들은 생물을 바로 조리하는것에 비하면 맛도 별로 없고, 가끔은 해감도 제대로 안 된 채 팔린 놈들까지 있어서[7] 정말 싸게 팔아도 가성비가 실질적으론 떨어지는 물건. 그냥 생물을 잘 보고 고르는게 낫다. 건홍합의 경우 냉동홍합보단 좀 나아서 국물재료 등에도 쓰일 수 있고 불려서 조리하는 기법도 있다는듯.
스타크래프트의 포식귀의 별명이다.
5. 홍합이 모티브인 캐릭터
- 열대어 - 홍하비
[1] 홍합과의 포괄적 명칭. 발음은 mʌsl. 근육을 뜻하는 영단어인 'muscle'과는 약간의 철자 차이가 있지만, 발음은 완전히 동일해서, 언어유희에도 자주 쓰인다. 간혹 근육을 키우고 있다던데, 집에 홍합이 있는 수족관이 있다던가...[2] 종전에는 진주담치라고 불렀으나 학계에서 지중해담치를 공식 이름으로 정해 바꿔 부르기로 했다고 수산과학원은 설명했다. 관련 기사[3] 전복은 해초 즉 미역이나 다시마를 먹으므로 독화하지 않는다.[4] 저 영어 속담이 나왔을 때는 냉장고가 발명 되지 않았던 때라 식중독 발생 위험으로 인해 위 속담이 나왔다는 의견도 있다.[5] 폐광지역 벼재배도 그렇고 산업단지 인근 수산업도 그렇고, 정부가 제대로 조사해 정책을 만들려 하면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이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나서서 무산시키기 일쑤다.[6] 이런 초소형 게들은 홍합같은 조개류의 속살 안에 기생한다. '속살이게' 라는 명칭으로도 불린다. 홍합같은 조개류를 먹다보면 정말 드문 확률로 껍데기 안에서 탈출 실패해서 함께 요리되어버린 작은 게를 발견할 수 있다. 혐짤주의[7] 이 경우 조리 후 씹을 때 불쾌한 뭔가가 씹히는 질감이 나니 먹지 말고 바로 버리는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