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더 워리어
[image]
통합 전쟁 당시 썬더 워리어 및 아스타르테스 군단들의 상징인 랍토르 임페리알리스(Raptor Imperialis).
이것도 커스토디안 가드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 사실 독수리와 번개 자체가 황제의 상징이긴 하지만.
1. 개요
Warhammer 40,000의 인류제국의 황제가 인류제국 건국 전 지구를 통일하는 전쟁을 벌이던 당시에 거느렸던 강화 인간 전사들.
최초의 커스토디안 가드들이 창조된 이후 만들어진 초인 전사들로, 스페이스 마린들보다 훨씬 더 먼저 만들어진 일종의 프로토타입이다.
따라서 프로토 아스타르테스(Proto-Astartes)라고도 불린다. 모든 스페이스 마린들의 대선배들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들은 후대의 스페이스 마린들과 유전적인 연결고리를 가지지 않는 별개의 존재들이다.
이름에 걸맞게 썬더 워리어의 표식은 황제의 상징이기도 한 독수리와 번개이며, 외장이 구리와 비슷한 황동색 갑옷을 사용했다.
2. 썬더 워리어들의 역사
2.1. 투쟁의 시기
이들이 만들어진 것은 한때 온 은하를 호령하던 인류가 기계의 반란으로 크게 쇠퇴한 뒤 전 은하에 걸쳐 폭발한 워프 폭풍으로 인해 사분오열되고 자기들끼리 싸움을 일삼으며 점차 원시 야만인 수준으로 퇴화해가던 투쟁의 시기(Age of Strife)로, 황제가 혼란에 빠진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그 첫 걸음으로 지구를 평정하기 위해서 창조하였다.
당시 지구에서는, 기술 수준과 육체능력은 높되 정신수준과 문명은 원시 시대로 퇴보한 '테크노 바바리안(Techno-Barbarian)'[1] 들이 소수의 군벌(warlord)들을 필두로 여러 개의 나라들로 나뉘어 있었다. 이들은 치열한 패권 경쟁을 벌이기 위해 인적•물적 자원을 고갈시키며 이미 황폐화된 지구의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들로 인한 피해가 인류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에 다다르자[2] 황제는 이들을 꺾고 지구를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 썬더 워리어들을 생산하며 '''통합 전쟁 (Unification War)'''[3] 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다만 이 스페이스 마린의 프로토타입들은 후대의 스페이스 마린들과 상이한 방식으로 생산되었다.
스페이스 마린은 프라이마크로부터 물려받은, 그들을 초인 전사로 만들어주는 진 시드라는 유전자 물질을 배양해 만든 인공 기관을 평범한 인간에 이식하여 피이식자를 프라이마크(그리고 황제)에 좀 더 가깝게 변형하는 방법을 통해 생산되는 반면, 썬더 워리어는 황제의 유전학 연구소에서 출생 이전 단계에서부터 유전자 조작 과정을 거쳐서 생산되었다. 이는 썬더 워리어가 존재하던 시절엔 아직 유전자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고 프라이마크가 제작되기도 한참 전이다 보니 그나마 이 방식이 초인 전사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4]
상기한 유전자 조작 덕분에 이들의 반사신경, 근력, 지구력, 시력 등은 테크노 바바리안 측의 유전자 조작 병사들과 보통 인간들의 능력들을 아득히 초월했다.[5] 심지어 이는 후대의 아스타르테스(스페이스 마린)들을 뛰어 넘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이러한 육체적 강점 외에도 이들은 엄청난 호전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현재 스페이스 마린이 쓰는 파워 아머의 아주 오래된 형태인 Mk 1 썬더 타입과 초기형 볼터, 체인소드, 파워 소드를 사용했다. 물론 이 무기의 수준은 40번째 천년기의 같은 무기체계에 비하면 매우 빈약하기 그지없었지만,[6] 썬더 워리어는 당시 지구권에 난립하던 테크노 바바리안 국가들의 어떤 전사들보다 월등히 강력했으며 무엇보다 황제의 가호와 지휘를 받고 있어서 마침내 황제의 지휘 아래 지구권을 통일하게 되었다.
2.2. 숙청
이 때문에 황제는 마침 진행 중이던 프라이마크 프로젝트가 옛 동지 에르다의 방해로 완성 직전에 파토나자 그 과정에서 획득한 유전자 기술을 기반으로 썬더 워리어만큼 강하나 그들과는 달리 정신적·인격적 측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는 새로운 초인 전사의 제조법을 연구하여 썬더 워리어만큼은 아니더라도 강력하면서도 동시에 도덕성·지성 같은 인간성이 보강된 스페이스 마린을 만든다. 그리고 지구 통일을 완수하고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썬더 워리어를 스페이스 마린을 동원하여 숙청하였고 거의 절멸당했다. 호루스 헤러시 블랙 북에서 언급되는 바에 의하면, 이 숙청 과정에서 썬더 워리어들도 격렬히 저항했는지 숙청에 나선 월드 이터 군단이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다만, 아릭 타라니스(Arik Taranis, the Lightning Bearer)라는 자와 그를 따르는 소수의 썬더 워리어는 숙청에서 살아남았다.
일단 제국의 공식적인 역사에서 아릭은 아라랏(Ararat) 산에서 벌어진 우라투(Uratu) 왕국과의 싸움에서 전사했고, 그가 최후의 순간 황제의 상징인 번개 깃발을 꼬옥 쥐어잡아 꼿꼿이 세운 채로 죽었기에 '라이트닝 베어러'라는 칭호를 추서받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역시 숙청 대상이었고, 결국 배신을 당했지만 최후의 숙청에서 살아남아 도망쳤다. 황제에게 제대로 토사구팽을 당한 셈이지만, 그럼에도 아릭은 황제의 뜻을 이해했기에[7] 황제에게 원한을 품지 않았다. 그는 황제로부터 썬더 워리어를 창조하는 데 쓴 유전적 기술을 어깨너머로 조금 배워서 알고 있었으며, 그 기술로 자신과 동료들의 수명을 연장시켰다. 다만 완벽한 것은 아닌지라 불안불안 했으나, 큰 문제 없이 이후 호루스 헤러시 때까지 지구에서 범죄단체의 두목으로 살았다.
최신 소설이나 단편들에서도 숙청에서 살아남은 썬더 워리어들은 여전히 황제에게 충성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3. 능력
소설 등 매체에서 묘사되는 이들의 전투력은 가히 초월적으로 허접한 일반인 군사집단이나 테크노 바바리안 등 오합지졸은 상대도 안 되고 보다 발전된 장비와 유전공학 기술이 적용된 스페이스 마린들도 고전한다."황제의 군대에 맞서려 하다니, '''그건 미친 짓이오.'''"
사내가 말을 끊었다.
'''"당신은 그들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어야 했소. 그 전사들은 전쟁을 위해 존재하고, 깨어 있을 때의 모든 시간을 훈련에 쓰는 이들이란 말이오."'''
유라이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우리는 그 사실을 황제의 군대가 시야에 들어오자마자 깨달았을 거요."'''
표정이 어두운 유라이어는 아무래도 좋지 못한 옛 기억을 떠올리는 듯했다.
"하지만 그때 우리는 넘쳐 흐르는 사기에 취해 있었소. 당시 우리 병력은 5만에 달하는 강군이었지만 그에 비해 황제의 군대는 우리 숫자의 십 분의 일도 되지 않아 보였소. 그날 우리가 이기지 못하리란 생각은 하지 못했소. 게다가 하뷸레크[8]
가 이리저리 말을 타고 돌아다니며 우리들의 피에 불을 지폈다오. 그의 동생은 그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지. 우리는 미치광이처럼, 영광에 정신이 팔린 자들처럼 비탈길을 타고 돌격했다오. 함성을 내지르며, 머리 위로 들어올린 검과 권총, 소총을 흔들면서 말이오. 그때 나는 여섯 번째 열에 있었다오. 거인들의 진영 가까이에 다다를 때쯤엔 우리 군은 거의 1킬로미터를 뒤덮을 정도였소. 거인들은 우리가 달려들 때까지는 조금도 움직이질 않았다오. 그러나 우리가 가까이 다가오자 그들은 총을 겨누더니 발포하기 시작했소.그 소리를 난 절대 잊을 수 없을 거요. 그건 마치 갑작스런 폭풍이 몰아치는 듯했지. '''그리고 내 앞에 있던 다섯 열이 완전히 무너져 버렸소.''' 심지어 비명을 지를 시간조차 없었지. '''적의 총탄은 사지를 찢어 버리고 젖은 부대자루마냥 사람을 터뜨려 버렸소.''' 무엇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소만 난 뒤를 돌아 무언가를 외치려 했소. 그때 난 뒤통수에 불이 난 듯한 통증을 느끼면서 몸 왼쪽 반절이 날아가 버린 병사의 시체 위로 쓰러져 버렸소. 그 시체의 모습은 '''몸 안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 같았지.'''
나는 뒤통수를 만져보았소. 끈적거리고 피범벅이 되어 있었지. 난 내가 총에 맞았다는 걸 알게 되었소. 아마도 스쳤던지 파편을 맞았던지 그랬을 것이오. 그리고 만약 그것이 조금만 더 컸더라면 난 머리를 잃었겠지. 난 피가 흘러나오는 걸 느끼며 고개를 들었고, 적들이 또다시 사격을 시작하는 게 보였소. 그제서야 난 비명소리를 듣게 되었지. 우리의 돌격이 멈추자, 남자고 여자고 할 것 없이 공황과 공포에 빠져 사방으로 흩어지려 했소. 비로소 하뷸레크가 무슨 짓을 한 것인지 깨닫게 된 거요. 천둥 전사들(Thunder Warriors)은 총을 거두고 칼집에서 모터로 작동하는 톱날이 달린 검을 뽑아든 채 우리들을 향해 진군해왔소. 오, 하느님. 그 소음이란. 난 결코 그 칼이 내는 굉음을 잊지 못할 거요. 악몽에서나 나오는 무언가가 내지를 법한 소리였소. 그들이 일제사격으로 우릴 고꾸라뜨린 순간 우린 이미 패배했던 거요. 그리고 난 그 도살장 한가운데에서 죽어 널부러진 하뷸레크를 발견했소. 하반신이 완전히 날아가 버린 그의 시신에서 난 내가 느끼고 있던 똑같은 공포의 흔적을 볼 수 있었소. 사람들은 무기를 버리고 항복을 외치며 자비를 구걸했지만 그 전사들은 멈추지 않았소. 그들은 곧바로 우리 쪽으로 진군하며 무자비하게 우리들을 베어나갔소. 그렇게 병사들은 사지가 잘려나가고 짐승처럼 도살당했지. 그 짧은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는지 나도 믿기 힘들 정도였소. 그건 전쟁이 아니었소. 최소한 내가 읽은 책에 적혀 있던 명예로운 사람들 간의 영광스러운 전투는 아니었지. 그건 '''기계적인 도살'''이었소."
비록 현대의 스페이스 마린들에 비해 매우 빈약한 장비로 싸웠고 전술도 뒤떨어지지만, 육체적으로 상당히 튼튼하기에 일부 자료에서는 스페이스 마린보다 훨씬 더 강하다는 묘사도 나온다. 포지 월드에서 발간한 호루스 헤러시 1권 Betrayal의 월드 이터 설정 파트를 보면 대성전 초창기에 썬더 워리어 잔당을 숙청하러 제12군단 워 하운드(월드 이터의 옛 이름)가 공격해 전멸시켰으나[9] 워 하운드 전사자가 4~5배 더 많았다.
또한 역시 호루스 헤러시 소설 시리즈 중 하나인 The Outcast Dead에서는 상기한 헤러시 시절까지 살아남은 썬더 워리어인 아릭 타라니스와 일당들이 사우전드 선 소속 스페이스 마린을 손쉽게 이기기도 했다. 여기서 아릭과 일당들은 이 Outcast Dead[10] 진압 과정 중 사망한 스페이스 마린 대원들의 진 시드를 득템하는 데 성공하여 자신들에게 이식하였다고 하는데, 그 이후의 행적은 알려진 것이 없다.
여담으로 아이언 핸드의 일원이자 후일 파운딩된 레드 탈론의 초대 챕터 마스터 오텍 모르와, 월드 이터의 충성파인 엔드리드 하르는 스페이스 마린 치고 특이할만큼 호전적인 성격에 다른 스페이스 마린들도 가뿐하게 찢어죽이는 돌출적인 전투력 때문에 작중 인물들로부터 숙청에서 살아남은 썬더 워리어가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그럴만도 한게 아무리 개차반같은 프라이마크여도 유전적 아버지로 여기며 열렬히 숭배하는 대부분의 마린들과는 달리 이들은 기이할 정도로 각자의 프라이마크와 사이가 매우 험악했기 때문. 다만 당사자들은 부인하였고, 둘 다 소속 군단이 원체 호전적인 성향이라 별로 문제시 되지는 않았다. 이후 오텍은 제국의 기록에도 남지 않은 여러 과격한 방식의 전투를 벌이며 레드 탈론의 챕터 마스터로 활약했고, 엔드리드는 호루스 헤러시 당시 1차 테라 공성전에 참가해 아바돈을 파워 피스트로 두들겨 패 죽기 직전까지 몰았다가 그의 반격에 사망한다.
3.1. 단점
이렇듯 육체적인 능력 하나만은 아스타르테스를 뛰어넘는 썬더 워리어들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는데, 단순히 무력뿐만 아니라 지성에서도 평범한 사람들보다 뛰어난 초인인 스페이스 마린[11] 과는 달리 썬더 워리어가 창조되던 당시 사용하던 유전자 기술력의 한계 때문에 썬더 워리어는 오로지 '''전투에만''' 특화된 인간흉기였기 때문이다. 덕분에 육체적으로는 후대의 스페이스 마린보다 강하고 튼튼했지만, 냉혹하고 비정하며 잔인한데다 정신적으로도 상당히 불안정했기 때문에 인간성의 훌륭한 측면보다 오히려 나쁜 측면만을 드러내고 있었다.#
따라서 썬더 워리어는 전란의 시대가 아닌 황제가 인류를 위해 기획한 평화로운 사회에서는 용인될 수 없는 암적 존재나 마찬가지였다.
실제로 지구 역사 최후의 교회인 빛나는 돌 교회[12] 를 지키던 사제 유라이어 올래사이어 역시 정체를 숨기고 있던 황제와 토론을 하다가 자신이 과거에 술에 취해서 썬더 워리어에게 행패를 부리다가 그들에게 붙잡혀 조롱을 당했으며 , 자신이 참가했던 가두어의 전투에서는 황제에 대항하던 반란 민병대 5만 명이 썬더 워리어에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학살당한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그들의 잔인함에 대해 한탄하고, 그들은 자신들을 거느리고 있는 자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존재라고 말한다.
그 후, 드디어 정체를 드러낸 황제의 제안에도 여전히 "폐하가 거느리는 저 전사들을 보십시오. 저들의 난폭함과 잔인함이 인류에 어떤 보탬이 되겠습니까?"라고 비난한다. 황제 역시 그 말에 '''동의'''하면서 이들로 대성전을 진행할 생각이 없었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유라이어를 설득했었다. 아마 황제는 처음부터 이들(썬더 워리어)을 쓰고 버릴 장기말로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는 나중에 벌어진 썬더 워리어 숙청 당시에 살아남았던 썬더 워리어의 수장인 아릭 타라니스(Arik Taranis)마저도 썬더 워리어는 반드시 제거당해야 할 자들임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황제가 자기네를 '''철저하게 이용하고 내다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원한을 품지 않았다'''고 한다. 문자 그대로 자타공인 막장인 셈.
더구나 소설 Master of Mankind에서 나타나는 통합 전쟁 시절 황제의 회상에 나타난 바에 의하면, 이들은 제대로 된 전략이나 전술을 짜지도 못한 채 그저 적을 향해 무식하게 돌격하는 것 밖에 모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서 황제는 이들을 '''대성전 시기에 적대한 외계종족들과에 싸움에 내보냈다가는 순식간에 몰살당할 것'''이라고 평가했다.[13] 아스타르테스보다도 생산하기 다소 힘든 존재인데 그렇게 무의미하게 소모당하는 건 어마어마한 낭비이니 경제적인 면으로 봐도 좋지 않았던 것.
여기에다 후대의 발달한 기술로 만든 프라이마크와 레기오 쿠스토데스 그리고 스페이스 마린과는 달리 수명이 극히 짧다는 단점도 있었다. 실제로 대성전은 말 그대로 온 은하를 정복하는 우주구급 스케일의 전쟁이였는데 이 때문에 행성 하나를 점령하고자 수십 년을 소비하는 일도 다반사였던 만큼 단명하는 데다가 성품마저 잔혹하고 전략 전술도 전무한 썬더 워리어는 이러한 치밀하면서도 초장기적인 임무에서 활약할 구석이 없었다. 따라서 야만적인 테크노 바바리안을 상대하며 지구 한곳에서 전투하는데엔 완벽하지만 결코 그 이상은 아닌, 말 그대로 지구 통합 전쟁만을 위해 만든 소모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