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갱

 


羊羹(ようかん Sweet bean je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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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기원
3. 상세
4. 스포츠 보조식품화
5. 기타


1. 개요


화과자(; ''와가시'')의 일종. 같은 재료에 설탕, 물엿, 한천 등을 섞고 졸여서 만든 과자이다.
"양갱"에 접미사 "-이"가 결합된 형태를 그대로 단어라고 생각해서 '양갱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꽤 있다. 그 외에 '단팥묵'이라고 부르기도 하나, 이는 한국에 남아 있는 양갱의 형태가 대부분 단팥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으로 다른 재료 이용한 양갱도 있다.

2. 기원


'양갱(羊羹)'은 본래 양고기와 선지를 재료로 하는 국이라는 뜻이다. 옛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의 고기와 피 등을 이용해서 선지처럼 굳혀서 먹는 음식도 있었고 양의 장기모양을 본뜨기도 하여 양간으로 불렸던, 서양의 블랙 푸딩이나 대한민국선지와 비슷한 음식이었다.
그러나 고기를 먹지 못하는 승려들이 양갱에 피 대신 팥을 넣고 졸여 먹기 시작했고, 일본으로 전파되어 일본식 단팥과 한천을 베이스로 다양하게 발전한 음식이 되었다. 본래의 양고기 국거리 음식이나 양간 선지요리의 문맥은 사라졌고, 원전과는 상관이 전혀 없어 보이는 다른 음식이 된 예로써, 오란다[1]센베이[2]와 비슷한 경우라 할 수 있다. 현대 한국, 일본 등지에서 일반적으로 먹는, 팥을 재료로 한 달달한 양갱은 일본에서는 무로마치 시대에 처음 등장했다. 이때부터 팥에 밀가루나 갈분을 섞어 찐 것으로 재료가 달라지면서 위의 원조 양갱과는 이름만 같은 다른 제품이 되어버렸다. 설탕이 무척 귀했던 때여서 보통은 설탕을 안 썼고, 설탕을 쓴 양갱은 따로 설탕양갱이라 칭했다.
우리에게 친숙한 연양갱은 1589년에 와카야마스루가야(駿河屋)에서 # 처음으로 만들었으며 17세기부터는 류큐와 아마미 제도에서 흑설탕이 생산되기 시작해 일본으로 유입되면서 양갱을 만들 때 설탕을 쓰는 방식이 일반화하여 에도 시대 때는 그 전성기에 이르렀다. 이것이 한국에도 구한말~일제강점기를 거쳐 들어와 그대로 정착해 오늘에 이른다.
그래서 지금은 일본의 전통과자 취급이고 원래의 양갱은 거의 듣보잡. 다만, 원조 양갱의 본고장 중국에서는 양의 피에 소금과 한천을 넣어 굳혀 만든 '진짜(?)' 양갱도 여전히 남아있다.

3. 상세


한국에서는 1945년 8.15 광복 이후 일본인 공장주가 버리고 간 양갱 공장을 인수해서 창업한 해태제과에서 '연양갱'[3]을 만든 것이 처음이다. 연양갱은 지금도 변함없이 사랑받는 '''대한민국 제과류 중 최장수 제품'''이다.
1961년에 출시되어 2위인 크라운산도와도 16년의 차이가 있다. 단, 이쪽은 염가에 제조하기 위해 원료(팥 앙금)의 함량이 굉장히 낮으며, 당연히 바탕이 되는 원료의 함량이 높아질수록 가격은 수직상승한다. 그리고 2000년대를 기점으로 포장박스 한가득 들어있던 게 이제는 흔들면 사방을 부딪칠 정도로 작아지고 짧아졌다.
가장 많이 쓰는 재료는 역시 이지만, 그 외에도 고구마으로 만들거나 혹은 녹두, 호두, , 아몬드, 인삼, 배+도라지, 녹차, 심지어 클로렐라 등을 쓰거나 집어넣는 등 다양한 종류의 양갱이 있다.
맛이 몹시 달고 부드러워서 이가 약한 사람이 먹기에도 부담이 없어서 인기가 높지만 싫어하는 사람도 없진 않다. 주로 연령대가 높은 사람들이 즐기거나 학생들이 당분을 높이려고 사탕을 대신하는 용도 이외는 많이 쓰이지는 않았다. 게다가 비슷한 형태와 가격을 가진 데다가 알맞게 달고 씹는 느낌도 좋은 초코바가 보급이 되면서, 양갱의 인지도도 점차 떨어지게 되었다.
양갱의 단점은 아주 강한 단맛. 많이 먹기 경쟁에 양갱을 종목으로 삼았다간 지나친 흡수 때문에 에 부하가 걸려서 강제 수면 상태가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하고 한꺼번에 많이는 먹지 말자.
다른 단점은 포장지가 양갱에 딱 달라붙은 상태로 나온다는 점이다. 포장이 생각보다 두터우면서도 제품에 딱 달라붙어 있는데 이 때문에 깨끗하게 포장을 떼어내기가 어렵다.[4] 때문에 양갱이 손에 닿을 수도 있고 무너질 수도 있다. 무엇보다 양갱은 은근히 끈적거리고 알게 모르게 안 좋은 냄새도 난다. 양갱을 굳히는 재료인 한천은 유사한 재료인 젤라틴이나 펙틴보다 응고강도가 강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제품에서 수분의 이력현상이 일어나는 성질이 있어 막 만들었을 때는 건조한 듯 해도 시간이 지나면 눅눅해지고 끈적해진다.
은박포장 벗기기를 많이들 어려워하지만, 하단의 스포츠 양갱처럼 짜내 먹으면 편리하다. 제조공정상 액체상태의 양갱을 포장튜브 위쪽에서 주입해 굳히는 식이므로, 처음부터 밀봉된 맨 아랫쪽 포장 모서리는 뭉툭하게, 나중에 밀봉하는 위쪽 입구는 뾰족하게 되어 있다. 때문에 뭉툭한 쪽만 뜯어내고 뾰족한 쪽을 쥐어짜면 쑥 밀려나온다. 아니면 잘은 안보이지만 은박포장을 잘 만져보면 포장지의 양 끝이 만나 접히는 부분이 있다. 접히는 곳을 파고들어서 눌러잡고 접힌 포장을 위로 잡아뜯으면 일자로 가지런히 뜯어지며 그대로 뒤집으면 깔끔하게 뜯을 수 있다.
일본에는 원래의 양갱보다 물기가 더 많은 물양갱(水羊羹, みずようかん)도 있다.
노인들 중 '요깡' 이라 부르는 경우도 있는데, 다른 일본어 잔재들과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에 일어식 발음이 굳은 것이 계속 불리고 있는 듯하다.
해태 연양갱의 경우 아이스크림으로도 나왔다. 하드바 타입인데 아이스크림 치고는 연양갱과 매우 유사한 느낌이 난다. 엄청 꽝꽝 얼린게 아닌 한 얼려서 좀 사각거리는 연양갱과 비슷하게 느껴질 정도.

4. 스포츠 보조식품화


본래 나이 드신 분들이 즐긴다는 이미지 탓에 젊은 층에서는 인기가 없었지만 2000년대 들어서 등산, 자전거, 마라톤 등 생활 스포츠가 발달하면서 급격히 인지도를 올리게 된다. 장거리 자전거 여행의 달인들, 일명 '''행군의 달인'''들 중에는 양갱을 초코바보다 더 높이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자체 수분 함량이 높아서 물을 적게 또는 안 마셔도 쉽게 목으로 넘어가고 입이나 이에 신경쓰일 수준으로 달라붙지도 않으며, 열량이 높고 또한 비타민도 많아 기력 유지에 매우 좋다고 한다. 그리고 달달한 음식이니 운동을 한 뒤 입에 딱 맞기도 하다. 초코바처럼 더운 날씨나 체온에 녹아내리는 취식의 애로사항이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5] 이 점을 노려 국내에서는 해태제과에서 스포츠용 양갱을 출시했는데, 자회사의 연양갱보다 포장이 훨씬 나아졌다.[6] 이쪽은 단맛이 조금 덜한 편이어서 싫어하는 사람들도 조금 더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는 맛.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운동선수들에게 유행하였는데, 특히 식사를 과하게 하고 시합에 나갈 경우 생길 수 있는 복통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 시합 당일은 계속 이걸 먹었다고 한다. 파워 젤 [7]에 비해 훨씬 저렴하면서도 효율이 상당히 좋기 때문에[8] 아마추어 마라토너들도 선호한다. 물론, 제조사에서도 그걸 잘 알고 있으며 대개 마라톤 대회에 참가신청을 하면 주는 안내 책자에도 광고를 자주 싣고 경기 이후 나눠주는 회복식에도 종종 포함된다. 양갱은 지방이 전혀 없다. 단기간에 탄수화물과 당을 집중해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양갱은 초코바나 칼로리바보다 고강도의 운동에 훨씬 더 적합하다. 당이 들어가면 피로가 풀리기 때문에 양갱은 보조 운동 효과를 충분히 본다.
다만 스키어나 스노보더들은 잘 안 먹는데 양갱에 딱 달라붙은 속포장이 장갑을 끼고 까먹기에 힘들기 때문이다. 반대로 날이 추우니까 초코바가 녹을 이유도 없어서 초코바를 먹는 경우가 많다.

5. 기타


일본풍자물에서는 정치인들이 양갱을 비롯한 각종 단과자 포장 상자에 뇌물을 넣어서 주고받는 클리셰가 있다. 한국에서도 이 습관이 있어서 정비석의 자유부인 등에서 비슷한 묘사가 나오기도 했으며, 현대에도 사과상자에 돈을 넣어서 보내는 게 뇌물의 상징으로 통했던 것과 같은 이치다.
양갱은 겔 전기영동에 쓰인다.
양갱을 만들 수 있는 재료는 무궁무진해서[9] 거반 젤리에 가까운 투명한 양갱을 만들거나[10] 의도적으로 온통 공을 들어 아주 세련되고 예쁜 수제양갱을 만들어 관광상품으로 파는 곳도 있다. 일본 시치조칸슌도(七條甘春堂)라는 가게에서 만든 양갱들이 그 대표적인 예시.
요즘에는 견주들이 양갱 만드는 기법을 활용해, 앙금을 빼고 한천 + 기타 재료 + 우유만 넣고 건조시켜서 수제 애견간식[11]을 만들기도 한다.
아재개그 소재로도 쓰인다. 서양조폭은 양갱이라는 식으로.
[1] 15세기 일본에 네덜란드 상선이 도착하며 발전한 난학의 시대에 네덜란드인을 칭하던 단어(홀란드, Holand)가 포르투갈인 선교사들의 발음(올란다)에 기반하여 오란다(オランダ)라는 표현이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개화기를 거치며 일본어적 표현이 대거 유입된 광복 후 한국에서 오란다라는 표현을 차용한 과자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유래는 아마도 전술한 네덜란드(홀란드)식 웨이퍼 와플. 알알이 과자가 뭉쳐진 모습이 와플의 격자무늬와 유사하다는 관점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추측되고 있다. 간혹 오란다라는 과자가 일본 과자에서 유래한 것이 국내에 유입된 것이라고 아는 사람도 있으나, 대다수의 일본인 중 그 누구도 오란다라는 음식에 대해서 알지 못하며 형태를 설명하면 가미나리오코시(쌀강정) 정도를 떠올릴 뿐이다.[2] 중국에서 시작된 전병의 일어식 발음. 중국과 한국에서는 부침개와 만두의 중간 형태로, 부침개 위에 속을 놓고 덮어 튀긴 후 썰거나 포장하는 방식의 만두형 음식을 현재까지도 전병이라고 칭하나, 일본만은 해당 음식이 긴 세월에 따라 완전히 다른 형태로 변모하여 넓적한 모습으로 달게 튀긴 과자류로 현지화된 케이스[3] '부드럽다'는 뜻의 연(軟)양갱은 아니다. 쇠 따위를 불리다(단련하다)는 뜻의 연(鍊)양갱. 일본의 네리요캉(練り羊羹; 연양갱)을 그대로 읽은 것이라 보면 되는데, 한자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르다고 시각도 있으나, 일본어 특유의 관행상 똑같이 읽을 수 있는 한자라면 어느 쪽을 사용해도 문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練る와 錬る 둘 다 '네루'로 읽을 수 있으며 전자는 반죽하는 의미, 후자는 금속이나 기술을 단련하는 의미이나, 의도적으로 인식해 구분지어 표기하면 좀 더 좋을 뿐이지 사실상 발음상으로 같기 때문에 혼용해도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4] 다만 이는 한국의 '연양갱' 제품에 한하며, 다른 상표의 양갱 중에는 직육면체 형태로 포장도 벗기기 쉽게 되어 있는 것도 있다.[5] 양갱의 재료인 한천은 한번 굳었다가 녹는 온도가 70~80도로 높기 때문에, 초코바처럼 물이 되어버리진 않는다.[6] 위의 포장을 뜯고 아래에서 밀어먹는 방식. 아이스크림 폴라포를 생각하면 쉽다.[7] 운동 중에 에너지를 빠르게 보충하기 위해 섭취하는 식품. 짜 먹는 방식이라 편하고 효율도 좋지만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많은 양을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럽다. 다만 저렴한 국산 파워젤도 현재 많이 나와있다. [8] 파워젤은 보통 낱개가 2~4천 원 정도인데, 양갱은 개당 800원 정도이며 열량도 비슷하다.[9] 과일류, 단호박, 고구마, 초콜릿, 콩, 팥, 녹차, 백년초 등등 활용할 법한 재료는 다 넣어도 상관없다. 예쁜 색을 내길 원한다면 식용색소를 첨가해도 되고. 심지어 와인까지 양갱 재료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10] 한천을 더 많이 쓰고 앙금을 줄이면 된다. [11] 일명 우유껌. 보통 반려견들의 턱관절운동과 치석 관리용으로 쓴다. 우유껌은 처음에 굳혔을 땐 달지 않은 우유젤리에 가깝지만 건조기에 들어가면 말린 묵처럼 되며, 꽤 질겨지기에 반려견들이 턱힘을 써가며 껌처럼 잘근잘근 씹어먹는 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