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슐러 K. 르 귄
1. 소개
미국의 SF 및 판타지 작가. 대표작인 헤인 연대기 시리즈와 어스시 연대기 시리즈를 포함, 20편 이상의 장편소설과 100여편의 중단편을 발표했다. 주로 상술한 두 장르의 작품들을 써서 거장의 자리에 올랐지만, 동화, 번역서 및 문학비평서들도 냈다.'''르 귄은 단순한 SF 작가가 아닌 문학의 아이콘이었다.'''
부친인 앨프리드 크로버(Alfred L. Kroeber)는 UC 버클리의 저명한 문화인류학자였고, 모친 시어도라 크로버(Theodora Kroeber)는 작가였다. 이들 부부는 '최후의 야생 인디언'으로 유명한 야히 부족 최후의 생존자 이시를 맡아 보호하면서 이시에게 많은 감화를 받았고, 어슐러도 부모에게 이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어스시나 헤인 시리즈 중 언어가 특정한 힘을 가지는 설정은 바로 야히 부족의 문화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SF 문학상 중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휴고상(Hugo Award)을 8회, 네뷸러상(Nebula Award)을 6회 수상했다. 그런데 데뷔 당시에는 '독자들은 여자가 쓴 소설을 읽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출판사 측에서 'U.K.르 귄'이라는 이름[3] 으로 발표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항성간 여행을 통해 우주로 진출한 먼 미래 인류의 모습을 그린 SF 시리즈인 헤인 연대기는 아이작 아시모프 작가의 파운데이션에 비견할 만한 큰 스케일에 르귄 특유의 정밀한 정치적, 문화인류학적 설정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서 르 귄이 창안한 초광속 통신인 '''앤서블'''은 후배 작가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쳤고,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처럼 거의 보편적인 개념으로 승화되었다. 앤서블은 서양 SF뿐만 아니라 이영도, 듀나의 단편에서도 등장한다.
친정이라고 할 수 있는 SF 문단에서는 1950년대의 SF를 대표하는 거장이었던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하인라인, 아서 클라크 다음 가는 인지도를 갖고 있다. 로저 젤라즈니 , 제임스 G. 발라드 등과 마찬가지로 1960년대의 뉴웨이브#s-3 운동 시절에 두각을 나타냈지만 후술할 정치사회적 아젠다가 워낙 확고했던 탓에 실험적 경향이 강했던 뉴웨이브 운동 자체와는 거리를 두고 있었다. 하드한 과학이야기 대신 환상적인 설정과 은유가 넘실대는 단아한 문체, 디테일 넘치는 심리묘사를 적극적으로 도입했으며, 그 결과 SF 장르뿐만 아니라 20세기 후반의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자리잡았다.
마법사와 드래곤이 등장하는 대하 판타지인 어스시 시리즈는 고전인 반지의 제왕과 비견될 정도로 독자들과 평단 양쪽의 극찬을 받았으며, 시리즈 세 번째 장편인 《머나먼 바닷가》는 일본의 지브리 스튜디오에 의해 극장판 애니메이션화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 결과물인 2006년작 게드전기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진정한 흑역사로 간주된다. [7]
즐겨 다루는 주제는 성평등, 전쟁 반대, 자연 보호 등이다. 주인공을 죽기 직전까지 몰아넣어 기적적으로 역경을 극복하는 무대장치를 많이 쓴다. 여담으로 글을 쓸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은 글의 아름다움이라고 한다.
동양 철학에도 조예가 있어 〈환영의 도시〉 같은 작품에선 노자의 도덕경이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심지어 도덕경을 영어로 번역까지 했다!
2008년, DC인사이드 판타지 갤러리에서 단체로 팬레터를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답장이 왔다!
전 프로게이머 롱판다 김윤재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꼽기도 했다.
2014년 미국 도서상을 수상했는데 수상 소감이 매우 감동적이다. 읽어보자.
2. 페미니스트로서의 어슐러 K. 르 귄
오랜 시간동안 여성 작가로서 창작 활동을 하였고, 70년대 2세대 페미니즘 물결의 영향을 받았기에 페미니스트로서의 창작 활동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어둠의 왼손의 경우 양성을 가진 종족을 다루며 퀴어/젠더적인 주제를 다룬 SF의 명작으로 칭송받는다.나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칭할 때도 많아요.
설령 페미니스트 작가라는 표현이 내 생각이나 내 글을 온전히 설명하지 못한다고 해도 내가 페미니스트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배은망덕한데다가 거짓된 행동일 겁니다.
<데스 레이>와의 인터뷰#
또한 페미니즘을 주제로 하여 1983년 밀스 칼리지에서 발표한 "Left-Handed Commencement Address"은 20세기 최고의 연설 중 하나로 선정된 바 있다.# 전문(영어)
하지만 이는 작품 활동 초기부터 그랬던 것이 아니다. 어슐러 K. 르 귄의 초기 작품에서는 여성 주인공의 역할이 크지 않고, '여성의 마법처럼 빈약한' 과 같은 표현처럼 남성중심적 시각이 보이기조차 한다.[8] 르 귄 또한 어둠의 왼손에서 작 중 양성 외계인을 칭하던 남성 대명사를 후에 개정하며 교정하는 등으로 이러한 비판을 적극 수용하였다.[9]
어슐러 르 귄은 페미니스트 소설가로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여성 작가로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페미니즘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며 자신을 페미니스트 소설가로 정체화하고, 이에 따라 후기 작품에도 적극 반영해 갔다.
3. 작품 목록
전체 목록은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자.
'''어스시 연대기'''
- 어스시의 마법사
- 아투안의 무덤
- 머나먼 바닷가
- 테하누(1990 네뷸러)
- 어스시의 이야기들: 5편이 실린 소설집
- 또 다른 바람
- The Daughter of Odren: 중편 단행본
- 해제의 주문
- 이름의 법칙
- 로캐넌의 세계
- 유배 행성
- 환영의 도시
- 어둠의 왼손(1969 휴고, 1970 네뷸러)
- 세상을 가리키는 말은 숲
- 빼앗긴 자들(1974 네뷸러, 1975 휴고)
- 용서로 가는 네 가지 길: 4편이 실린 소설집
- The Telling
- 셈레이의 목걸이
- 겨울의 왕
- 제국보다 광대하고 더욱 느리게
- 혁명 전날[11]
- 쇼비 이야기
- 가남에 맞춰 춤추기
- 또 다른 이야기 혹은 내해의 어부[12]
- 카르히데에서 성년이 되기
- 세그리의 사정
- 선택하지 않은 사랑
- 산의 방식
- 고독
- 옛음악과 여자 노예들[13]
- 기프트
- 보이스
- 파워
- 하늘의 물레
- 바람의 열두 방향: 소설집
-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바람의 열 두 방향>에 실린 단편
- 열일곱, 외로움을 견디는 나이: 청소년 소설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미줄: 동화책
- 내해의 어부: 소설집
- 날고양이들[14]
- 세상의 생일: 소설집
- 라비니아
-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 에세이집
- 밤의 언어: 에세이집
- 정복하지 않은 사람들: 페미니즘 SF 선집 <혁명하는 여자들>에 실림
- 안사락 족의 계절: <오늘의 SF 걸작선>에 실림
[1] 한국에서는 '''우술라''' 라고 번역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인어공주가 있다.[2] 현재는 하버드 대학교에 통합되여 대학원과정으로 남아있다.[3] 'Ursula'는 대부분 여자 이름으로 쓰인다. 인어공주의 문어 마녀 이름 그거 맞다. 유명한 미드 프렌즈에서 피비 부페이의 쌍둥이 이름도 Ursula.[4] 작가 성향을 보면 알겠지만 흔한 전형적인 이야기를 싫어하는 개성이 강한 타입이다. 그런데 디즈니는 말 그대로 전형적인 메인스트림의 상징이니 영 취향이 안 맞을 수밖에.[5] 문서를 보면 알겠지만 고로 자체가 오직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억지로 참여한 수준이었다.[6] 원문, 아카이브.[7] 이 망작의 제작과정에 대해 알려진 바에 의하면 미야자키 하야오가 20여 년 전부터 애니화를 하고 싶다고 작가에게 여러차례 편지를 보내 허락을 구했는데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 당시 르 귄 여사는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없었고 고작 디즈니 수준으로 여겨 부정적이었다고. [4] 이렇게 오래 걸리자 포기했는지 미야자키는 이미 그녀의 소설의 엑기스를 뽑아서 나우시카 등의 작품에 집어넣었고, 아이디어를 써 버렸으니 나중에 가서는 그 작품을 영상화 할 의욕도 사라진 상태였다. 그런데 이후 이웃집 토토로를 본 여사가 감명받아 생각이 바뀌었는지 애니메이션화를 허락했고, 몇 년 후 프로듀서였던 스즈키 토시오가 추진하여 미야자키의 장남인 미야자키 고로가 감독을 맡아 영상화했다.그러나 이는 토시오의 중대한 판단 착오였다.[5] 결과는...망했어요. 작가 본인도 "이 작품은 저의 책이 아닙니다. 이 작품은 당신의 영화입니다 . 이 작품은 좋은 영화다.(Yes. It is not my book. It is your movie. It is a good movie.)" 라며 그녀의 고향에서 치뤄진 지브리 주최의 시사회 후에, 미야자키 고로에게 개인적인 소감을 전했다. 즉 '''내 작품과 전혀 달라졌다'''라는 불만이었던 것. 그런데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들은 미야자키 고로가 어슐러 여사가 칭찬했다고 선전에 이용하자, 이번에는 진짜 속마음을 드러낸 평을 올려 상당히 까칠하고 신랄한 평을 했다. [6] 특히 원작과 달리 등장인물들의 피부색을 고로 마음대로 밝은 색으로 표현한 것을 매우 불쾌해했다. 인종차별에 민감한 미국과 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일본의 차이로 인해 발생한 문제인 듯.[8] 나중에 다른 작품에서 이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 어째서 여성이 쓰는 마법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붙었는지 해명한다.[9] 처음엔 방어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점점 생각하면 할 수록 그들의 지적이 옳다는걸 알게 됐다고.[10] <바람의 열두 방향>에 실려 있음[11] 여기까지 4편은 역시 <바람의 열두 방향>에 실려 있음[12] 여기까지 3편은 <내해의 어부>에 실려 있음[13] 여기까지 6편은 <세상의 생일>에 실려 있음[14] 날개가 달린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동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