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홈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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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엘리자베스 앤 홈즈(Elizabeth Anne Holmes, 1984년 2월 3일 ~ )는 미국의 메디컬 스타트업 기업인 '테라노스(Theranos)'[1] 의 창업자 겸 CEO지만, 그 실체는 '''사기꾼'''이다.
극소량의 혈액으로 250여 종의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의학 키트 '에디슨'의 개발자이다. 2014년 홈즈 대표가 에디슨의 개발을 공표하자, 테라노스는 미국 최고의 메디컬 유니콘 기업[2] 이 되었다. 2015년 테라노스의 시장 가치는 90억 달러로 평가되었다. 포브스는 45억 달러 어치의 자사 주식을 보유한 엘리자베스 홈즈를 세계에서 제일 부유한 자수성가형 여성으로 꼽았다.[3]
그러나 2015년 월스트리트 저널이 테라노스를 정밀 취재한 결과, 광고에 언급된 250여개의 질병 중 실제로 에디슨이 진단할 수 있는 것은 헤르페스를 포함해 16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나머지 200여개의 병은 실제로는 다른 기업이 출시한 의학 기기로 진단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에디슨을 사용해 '정밀'한 검사 결과를 받으려면 주사기 한 대 분량의 피를 채혈해야 하며, 그렇게 받은 정밀 진단 결과도 통계적/의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사실 또한 밝혀졌다.
2016년 테라노스의 기업 가치는 0원으로 추락했으며 이에 따라 홈즈 대표의 재산도 공중으로 사라졌다.
2. 초기 이력
엔론(...)의 전 부사장이며 미국 국제 개발청에서 근무한 아버지와 의회 내 위원회 직원인 어머니 밑에서 태어났다.[4] 중국어는 고등학교 때부터 공부해서 유창하다.
고등학교 졸업후 2001년 스탠퍼드 대학에 입학하여 화학 공학을 전공하기 시작했다. 2~3학년에 재학하던 당시 중국과 홍콩에서는 SARS가 유행했는데, 이 시기에 그녀는 중국어를 하는 이점을 살려 싱가포르의 연구소에 인턴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의학 진단 키트의 아이디어를 얻어 2004년 스탠퍼드를 중퇴하고 메디컬 스타트업 '테라노스'를 설립했다.
3. 테라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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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홈즈의 에디슨 키트 선전사진 [5]
전통적인 혈액 검사를 하기 위해서는 주사기를 이용하여 정맥으로부터 수 ml의 혈액을 뽑아야 한다.[6] 이 때문에 환자의 의료 부담 비용이 '''지독하게 높은''' 미국에서는 간단한 혈액 검사를 하기 위해서 피검사자가 수백 달러의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또한 숙련된 의료진이 부족한 저개발국이나 내전 지역에서는 혈액 검사 시행 자체가 힘들다. 홈즈 대표의 주장에 따르면, 에디슨 키트를 사용할 시 채혈 난이도와 혈액 검사 비용이 혁신적으로 낮아진다. 질병 진단 결과를 받으려면 손끝을 바늘로 따서 피 몇 방울을 에디슨 키트에 담아 테라노스 본사로 보내기만 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고객이 부담하는 비용은 약 50달러.
에디슨 키트 발매 직후, 테라노스는 미국의 주요 약국 체인인 월그린(Walgreens)과 계약을 맺는 개가를 올렸다.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될 것 같은 기술' 개발에만 치중할 뿐 '세상을 바꿔놓을 신기술'은 발명하지 못했다는 콤플렉스에 은근히 시달리던 실리콘밸리는 테라노스의 등장에 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의 테크 미디어는 홈즈와 에디슨 키트를 치켜세우느라 바빴다. 홈즈는 항상 검은 터틀넥을 골라 입어 스티브 잡스의 이미지를 차용하고, 생명공학 관련 잡지보다는 IT 계열 미디어에 더 자주 모습을 드러내며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였다.
하지만 의학계와 생명과학계는 손 끝에서 채취한 소량의 혈액으로도 질병 진단이 가능하다는 주장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일단 기존의 방식대로 정확한 검사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오염도가 낮은 검체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손끝과 같은 말단의 모세혈관에 바늘을 찌르면, 상당량의 간질액 및 파괴된 세포 내액이 혈액과 섞여버린다. 설령 특수한 기술을 이용해 순수히 혈액만 채취할 수 있다 해도 여전히 문제가 남는다. 극미량의 혈액은 질병 세포를 극히 적게 포함할 수 밖에 없으므로, 표본으로서 대표성을 갖기 어려운 탓이다.
그러나 홈즈는 의구심을 품은 사람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그저 에디슨에 적용한 극비 기술은 외부로 유출시킬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에디슨의 진단 기술을 증명할 실험 결과나 논문은 발표하지 않았다.'''[7] 테라노스의 투자자들은 기술 설명을 듣지 않겠다는 조건에 동의해야만 투자에 임할 수 있었다.
최초로 테라노스의 기술이 허구임을 보도한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에디슨의 원리를 묻는 뉴요커지의 질문에 홈즈가 이렇게 답하였다고 한다.
홈즈는 화려한 언변과 자기 PR 능력으로 명성을 얻었으며, 검증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유명인의 명성을 빌려와 피해가곤 했다."먼저 화학작용이 일어나 화학 반응이 발생하고, 시료(혈액)와의 화학적 상호 작용을 통해 신호를 생성한 후 이를 결과로 변환하며, 이 결과를 공인된 실험실 직원이 검토합니다. (a chemistry is performed so that a chemical reaction occurs and generates a signal from the chemical interaction with the sample, which is translated into a result, which is then reviewed by certified laboratory personnel.)"
3.1. 사기 사건: 드러난 진실
2015년, 월스트리트 저널(WSJ)의 기자 존 커레이루(John Carreyrou)[8] 는 뉴요커의 인터뷰 내용에 의구심을 갖고 테라노스 취재를 시작했다. 그 결과 커레이루는 테라노스의 전 직원 및 내부고발자의 치명적인 폭로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테라노스가 에디슨으로 진단할 수 있다고 제시한 250가지의 혈액검사 항목 중 실제로 에디슨이 진단할 수 있는 것은 10여 개 항목에 지나지 않았으며, 나머지 항목은 대기업들이 출시한 별도의 기기로 검사를 시행하여 진단한 병이었다. 게다가 테라노스는 규제의 빈틈을 교묘하게 노려 FDA의 검사도 거치지 않은 채 에디슨을 시장에 공개하였으며, 실험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실험 결과 조작으로 덮고 넘어갔다. '''처음부터 만능 진단 키트는 없었다.'''
결국 테라노스가 지금까지 내놓은 실험 결과는 모두 무효가 되었다.(#) 2016년 테라노스는 주식 시장에서 퇴출되었으며, 에디슨 키트를 비치했던 월그린 등의 대형 마트들은 테라노스와의 계약을 중단했다. 연방 검찰은 본격적인 기업 조사에 착수했다.
한때 45억 달러로 평가받았던 홈즈의 주식은 하루 아침에 0원으로 추락했다. 10억 달러에 이르는 투자금 역시 공중 분해 되었고, 애리조나 주는 그간 테라노스에 주었던 세제 혜택과 보조금에 대한 환급을 요구하고 있다. 루퍼트 머독이 테라노스에 투자하여 손실한 금액만 약 1억 달러에 이른다.[9]
2016년 8월 미국 보건부 산하의 CMS(Center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10] 는 향후 2년간 홈즈에게서 실험실 운영 및 설립 자격을 박탈하고, 10년간 홈즈가 기업 임원으로 취임하는 것을 금지했다.
2016년 11월, 테라노스 홈페이지에 '엘리자베스 홈즈로부터의 공개 서한'이 올라왔다. 임상 실험 연구소와 고객 대상 혈액 검사를 시행하는 '웰니스 센터'(Wellness Center)를 모두 폐쇄한다는 내용이며, 이 때문에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펜실베이니아에서 근무 중인 직원 340명이 해고되었다. 홈즈는 앞으로 지카 바이러스를 진단할 수 있는 소형 혈액 분석기인 미니랩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1월, 모든 연구소에 폐쇄 결정이 내려졌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018년 3월 14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바이오 벤처 기업 '테라노스' 창업주 엘리자베스 홈스의 의결권을 박탈하고 향후 10년간 어떤 상장사의 관리자도 될 수 없는 중징계를 내렸다.
2018년 6월 15일. 연방대배심이 전 경영자(CEO)인 엘리자베스 홈즈와 운영책임자(COO)인 라메쉬 발와니[11] 를 총 11건의 혐의로 기소했다. 산호세 지방 법원에서 재판 중이다.
2018년 9월, 테라노스는 끝내 청산 절차를 밟게 되었다. 회사 측에 남은 현금은 채권자들이 분할하게 된다.(#)
3.2.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미국의 투자자들은 스타트업을 평가함에 있어 스토리텔링과 CEO의 캐릭터에 점수를 많이 주는 경향이 강하다. 그중에서도 홈즈는 특히 실리콘밸리에서 선호하는 '영웅 서사' 내지는 '성공 신화'에 고스란히 부합하는 캐릭터였는데, 대락 다음과 같은 조건들 덕이었다.
1. 세계적 명문대, 스탠퍼드 중퇴
때문에 종종 하버드를 중퇴한 빌 게이츠와 마크 저커버그, 리드 칼리지를 중퇴한 스티브 잡스에 비견되곤 했다. 하물며 스탠퍼드는 사실상 실리콘밸리의 모체나 다름없으며, 미국에서도 혁신의 상징, 창업의 요람처럼 평가받는 학교다. 벤처업계에서 스탠퍼드 출신이라는 것만으로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것. 문제는(개인의 재능과 독학으로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는 IT 분야면 몰라도) 극도의 전문적 지식을 요구하는 의학 진단 기기의 개발을 화공과 2학년 중퇴생이 주도한다는 것은 지극히 부자연스러운 일인데, 4년간 미국 언론은 이 점을 지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의학 진단기기 회사 '창업주/경영인'이 생명공학과 관계 없는 전공 출신인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이런 경우는 본인이 연구 개발 과정에 깊숙이 손대지 않는다.
때문에 종종 하버드를 중퇴한 빌 게이츠와 마크 저커버그, 리드 칼리지를 중퇴한 스티브 잡스에 비견되곤 했다. 하물며 스탠퍼드는 사실상 실리콘밸리의 모체나 다름없으며, 미국에서도 혁신의 상징, 창업의 요람처럼 평가받는 학교다. 벤처업계에서 스탠퍼드 출신이라는 것만으로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것. 문제는(개인의 재능과 독학으로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는 IT 분야면 몰라도) 극도의 전문적 지식을 요구하는 의학 진단 기기의 개발을 화공과 2학년 중퇴생이 주도한다는 것은 지극히 부자연스러운 일인데, 4년간 미국 언론은 이 점을 지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의학 진단기기 회사 '창업주/경영인'이 생명공학과 관계 없는 전공 출신인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이런 경우는 본인이 연구 개발 과정에 깊숙이 손대지 않는다.
2. 실리콘밸리에서 보기 드문 비유대인 백인 여성 CEO
실리콘밸리의나 유명 IT회사의 CEO들은 기본적으로 '아시아계', '유대계', '남성' 중 두 가지 이상, 최소 한 가지의 조건을 갖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저 조건들은 한마디로 미국 내에서 전형적인 너드의 이미지를 가진 집단이다. 구글의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12] 는 유대계 & 남성이다. 구글의 현 CEO 선다 피차이와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는 인도계 & 남성이다. NVIDIA의 CEO 젠슨 황은 대만계 & 남성이며, AMD의 CEO 리사 수는 여성이지만 대만계다. 유튜브의 CEO 수잔 워치츠키, 생명공학 벤처 업체 23앤드미의 앤 워치츠키[13] 자매는 동유럽계 성을 가진 전형적인 아슈케나지 유대인이다. 그러나 홈즈는 여기에서 모두 벗어난 특징을 가진다. 이는 실리콘밸리나 테크 스타트업에서는 실제로도 드문 특징이고, 고위직으로 눈을 돌려보면 더더욱 찾기 힘든 특징이다. 예나 지금이나 벤처투자자들은 '새롭고 신선한 스타트업'을 찾아 헤매며, 따라서 이런 조건을 하나도 갖추지 않은 홈즈는 투자자들에게 대단히 신선한 이미지로 다가왔다.
실리콘밸리의나 유명 IT회사의 CEO들은 기본적으로 '아시아계', '유대계', '남성' 중 두 가지 이상, 최소 한 가지의 조건을 갖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저 조건들은 한마디로 미국 내에서 전형적인 너드의 이미지를 가진 집단이다. 구글의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12] 는 유대계 & 남성이다. 구글의 현 CEO 선다 피차이와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는 인도계 & 남성이다. NVIDIA의 CEO 젠슨 황은 대만계 & 남성이며, AMD의 CEO 리사 수는 여성이지만 대만계다. 유튜브의 CEO 수잔 워치츠키, 생명공학 벤처 업체 23앤드미의 앤 워치츠키[13] 자매는 동유럽계 성을 가진 전형적인 아슈케나지 유대인이다. 그러나 홈즈는 여기에서 모두 벗어난 특징을 가진다. 이는 실리콘밸리나 테크 스타트업에서는 실제로도 드문 특징이고, 고위직으로 눈을 돌려보면 더더욱 찾기 힘든 특징이다. 예나 지금이나 벤처투자자들은 '새롭고 신선한 스타트업'을 찾아 헤매며, 따라서 이런 조건을 하나도 갖추지 않은 홈즈는 투자자들에게 대단히 신선한 이미지로 다가왔다.
3. 잘생긴 외모
멋진 외모도 플러스 요인이었다. 미인이면서도 이지적이고 냉철한 엘리트적 인상을 갖춘 것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겼다. 거기에 원래 갈색인 머리도 노란 금발로 염색해서 인상을 뚜렷하게 만들고, 목소리를 낮춰서 자신의 외적 이미지를 철저히 통제했다. 검은 터틀넥은 덤. 당장 날카로운 실루엣을 의도적으로 강조한 위의 에디슨 키트 선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14] 업계 종사자들의 전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홈즈의 특성들이 투자자들과 언론의 눈을 가리는 장막이 되었다.
멋진 외모도 플러스 요인이었다. 미인이면서도 이지적이고 냉철한 엘리트적 인상을 갖춘 것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겼다. 거기에 원래 갈색인 머리도 노란 금발로 염색해서 인상을 뚜렷하게 만들고, 목소리를 낮춰서 자신의 외적 이미지를 철저히 통제했다. 검은 터틀넥은 덤. 당장 날카로운 실루엣을 의도적으로 강조한 위의 에디슨 키트 선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14] 업계 종사자들의 전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홈즈의 특성들이 투자자들과 언론의 눈을 가리는 장막이 되었다.
4. 스토리텔링
창업 후 자신의 전 지도 교수 채닝 로버트슨을 연구원으로 고용하는 등의 비범한 행동, 검은 터틀넥을 즐겨 입는 이유에 대해 묻자 "연구에 전념해야 하는데 옷 같은 걸로 고민하기 싫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거나, 채혈에 대한 공포 때문에 에디슨을 발명하게 되었다고 말한 것 등이 그것이다.[15] 실제로 진실이 까발려지기 전에도, 홈즈가 연구보다는 이미지 메이킹에 관심을 더 많이 보인다는 비판이 간간히 나왔을 정도였다. 홈즈는 '젊고 신비로운 천재 미인 CEO', '여자 잡스'라는 캐릭터를 구축했고, 실상은 아무것도 없는 속 빈 강정에 불과한 기업이었던 테라노스는 비합리적일 정도로 폭발적인 주목을 받았다. 테라노스의 가능성을 보고 달려든 펀드의 규모는 막대했다. 인기가 정점에 달하던 2015년, 테라노스의 시가 총액은 90억 달러를 넘어섰다. 세상의 다른 모든 메디컬 스타트업의 시가 총액을 다 합쳐도 테라노스의 규모를 따라갈 수 없었다. 이 모든 투자가 CEO의 캐릭터와 스토리텔링만 보고 이뤄진 것이다.
창업 후 자신의 전 지도 교수 채닝 로버트슨을 연구원으로 고용하는 등의 비범한 행동, 검은 터틀넥을 즐겨 입는 이유에 대해 묻자 "연구에 전념해야 하는데 옷 같은 걸로 고민하기 싫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거나, 채혈에 대한 공포 때문에 에디슨을 발명하게 되었다고 말한 것 등이 그것이다.[15] 실제로 진실이 까발려지기 전에도, 홈즈가 연구보다는 이미지 메이킹에 관심을 더 많이 보인다는 비판이 간간히 나왔을 정도였다. 홈즈는 '젊고 신비로운 천재 미인 CEO', '여자 잡스'라는 캐릭터를 구축했고, 실상은 아무것도 없는 속 빈 강정에 불과한 기업이었던 테라노스는 비합리적일 정도로 폭발적인 주목을 받았다. 테라노스의 가능성을 보고 달려든 펀드의 규모는 막대했다. 인기가 정점에 달하던 2015년, 테라노스의 시가 총액은 90억 달러를 넘어섰다. 세상의 다른 모든 메디컬 스타트업의 시가 총액을 다 합쳐도 테라노스의 규모를 따라갈 수 없었다. 이 모든 투자가 CEO의 캐릭터와 스토리텔링만 보고 이뤄진 것이다.
5. 언론과 각계 인사들의 조장 내지 방조
위와 같은 이유로 언론에서는 홈즈의 사기행각을 들추긴 커녕 오히려 홈즈를 "기적적인 젊은 여성 CEO"로 띄워주기에 급급했다. 수 년 간 아무도 테라노스를 의심하지 않았다. 많은 신문, 잡지, TV프로그램은 마치 홈즈를 새 시대 여성 CEO 독려운동의 아이콘으로, 혹은 새로운 잡스로 삼기라도 한 듯 했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미국의 유명 인사와 투자자들이 홈즈의 뒤를 받쳐주었다. 테라노스와 홈즈의 인기를 등에 엎고 이미지 상승 효과만 노리는 언론들과 정계 인사들만이 있을 뿐이었다. 테라노스는 전설적인 외교관 헨리 키신저와 전 국무장관 조지 슐츠,[16] 제임스 매티스(트럼프 행정부의 첫 국방장관)를 이사로 두었고, 언론의 제왕 루퍼트 머독의 투자를 받았다.[17] 조 바이든 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그리고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이 공개적으로 홈즈를 극찬했다. 미국에서 테라노스의 권위를 의심한다는 것은, 곧 미국의 실권자들이 지닌 판단력을 의심한다는 소리나 다름 없었다. 테라노스는 제대로 된 테스트 제품은커녕 실험 데이터조차 공개한 적 없음에도 엄청난 영예를 누렸다. 테라노스의 투자자 중 의학과 관련된 인물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이는 한국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네이버 등에서 2014~2015년도 글들을 검색해 보면 당시의 홈즈를 칭송하는 뉴스 기사나 블로그 글을 여전히 많이 볼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은 단순히 '이런 유니콘 기업이 있다더라' 수준의 소개글이지만, 간혹 정말 진지하게 홈즈의 위대함 등을 분석한 글들도 있다.위와 같은 이유로 언론에서는 홈즈의 사기행각을 들추긴 커녕 오히려 홈즈를 "기적적인 젊은 여성 CEO"로 띄워주기에 급급했다. 수 년 간 아무도 테라노스를 의심하지 않았다. 많은 신문, 잡지, TV프로그램은 마치 홈즈를 새 시대 여성 CEO 독려운동의 아이콘으로, 혹은 새로운 잡스로 삼기라도 한 듯 했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미국의 유명 인사와 투자자들이 홈즈의 뒤를 받쳐주었다. 테라노스와 홈즈의 인기를 등에 엎고 이미지 상승 효과만 노리는 언론들과 정계 인사들만이 있을 뿐이었다. 테라노스는 전설적인 외교관 헨리 키신저와 전 국무장관 조지 슐츠,[16] 제임스 매티스(트럼프 행정부의 첫 국방장관)를 이사로 두었고, 언론의 제왕 루퍼트 머독의 투자를 받았다.[17] 조 바이든 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그리고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이 공개적으로 홈즈를 극찬했다. 미국에서 테라노스의 권위를 의심한다는 것은, 곧 미국의 실권자들이 지닌 판단력을 의심한다는 소리나 다름 없었다. 테라노스는 제대로 된 테스트 제품은커녕 실험 데이터조차 공개한 적 없음에도 엄청난 영예를 누렸다. 테라노스의 투자자 중 의학과 관련된 인물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결국 WSJ의 폭로 이후, 미국 언론은 허황된 '성공 신화'가 시장의 판단력을 이렇게나 형편없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4. 기타
홈즈의 대외적인 이미지는 선하고 차분한 엘리트였다. 그러나 실제 테라노스 '경영자' 홈즈는 여타 악독한 신생 기업가들과 다른 것이 없었다. 독단적으로 회사를 운영했고, 정보 보안에 기이할 정도로 집착했으며, 직원들의 움직임을 철저히 통제했다. 테라노스의 모두가 홈즈 자신처럼 장시간 노동을 하길 원해서 직원들의 저녁 식사 시간마저도 8시 이후로 잡았을 정도였다. 또한 홈즈가 비밀 엄수 명목으로 직원들끼리도 업무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없게 한 탓에, 연구자들은 무슨 일을 하려면 홈즈의 지시를 무작정 기다려야 했다. 또한 존 커레이루가 테라노스의 허점을 폭로하자, CEO인 홈즈와 COO인 발와니는[18][19] 테라노스 직원들을 불러모아 커레이루 욕을 복창하도록 선동했다. 직원 중 하나는 커레이루의 사진을 총으로 쏴서 떨어뜨리는 게임을 만들어 퍼뜨리기도 했다.
2016년에 테라노스에서 근무하던 직원 한 명이 자살했다. 이 직원의 아내는 테라노스의 문제점이 심각하다고 주장한 탓에 남편이 홈즈에게 찍혀버렸고, 이것이 해고에 대한 두려움과 스트레스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남편이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전했을 때 홈즈 측의 반응은 무척 사무적이고 냉랭했다고 한다.
목소리가 상당히 굵고 낮다. 선천적으로 목소리가 낮은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남자처럼 낮춰서 발성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뉴스나 유튜브에서 목소리의 부자연스러움을 이야기하는 코멘트가 빠지지 않을 정도. 이는 커레이루 기자가 당시 사건을 주제로 쓴 저서 <나쁜 피>에서도 언급된다. 커레이루가 인터뷰했던 한 직원은 홈즈가 대화 중 실수로 본래 목소리를 낸 것을 들었다고 한다. 그때 그녀가 많은 것을 속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이미지 메이킹의 일환이라는 듯. 또한 대화 중 눈을 잘 깜빡이지 않는다.
실제 머리 색깔은 갈색이며 창업 이후 금발로 염색했다. 구미권에서 금발 벽안은 전형적인 게르만계 백인의 상징이지만, 반면에 '금발 미녀는 섹시하고 귀엽지만 멍청하다, 결혼할 만한 여자는 아니다' 라는 오래된 부정적 편견이 존재한다. 그러한 이유로 미국에서는 금발을 타고난 전문직, 사무직 여성들은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짙은 갈색으로 염색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오히려 여성적 리더십, 온화함, 사교적임을 강조하기 위해서 여성 CEO, 사업가들은 금발을 유지하거나 염색하는 경우가 많은데, 미국 인구의 2%가 금발이지만 S&P 500에 들어가는 기업의 여성 CEO 중 금발의 비율은 무려 48%나 된다.# 홈즈가 원래는 갈색인 자신의 머리를 금발로 염색한 것은 '완벽한' WASP CEO의 이미지라는 것을 강조함과 동시에, '금발은 멍청해'라는 정면을 맞서는 당찬, 그러나 여성적 리더십까지 갖춘 리더로 포지셔닝하기 위함이었다고 볼 수 있다.
빅 쇼트의 감독 아담 맥케이가 제니퍼 로렌스를 주연으로 하여 엘리자베스 홈즈를 다루는 영화를 만들 예정이다.(#) 제목은 <나쁜 피>(Bad Blood). 이는 테라노스의 허점을 폭로한 존 커레이루 기자의 책 제목과 같다.[20]
2019년 3월에 알려진 근황에 따르면 감옥에 들어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27세의 호텔 체인 상속자와 약혼을 했다.#
미국의 잡지 더 버지는 지난 10년 간 테크 분야 가장 큰 실패작 3위로 테라노스를 선정했다.[21] [22]
이처럼 소량의 체액으로 다양한 검사를 수행하는 기술은 2010년대부터 다양한 기관에서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다. 단지 테라노스는 제대로 된 기술도 사업 모델도 없이 허풍으로 투자금을 끌어모았다가 망한 케이스다. 창업 당시 홈즈는 미세유체공학을 이용해서 혈액 샘플을 제어하는 방식을 생각했지만 기술적으로 실현하기 어려웠고, 로봇 팔이 직접 샘플을 들고 움직이는 방식으로 선회했으나 이마저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1] 영어 발음은 [ˈθɛrənoʊs\](세러노스)에 가깝다. 치료법을 뜻하는 영어 단어 '테라피'(therapy)에서 유래한 명칭이다.[2] 유니콘 기업이란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가리킨다. 기업가치가 100억 달러 이상인 유니콘 기업은 따로 분류해서 데카콘이라 부르기도 한다.[3] 특정 가문, 기업, 인물 등에게서 재산을 상속받지 않고 스스로 재산을 일궈낸 여성들 중 1위. 2014년 포브스가 뽑은 세계의 400대 부자들 중에서는 110위에 이름을 올렸다.[4] 홈즈를 평범한 중산층 공무원 가정의 자녀로 알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실제로는 상류층까진 아니더라도 중산층 중에서 상층에 속하는 엘리트 가정 출신이다. 다만 본인 집안이 부자가 아니라는 것을 홈즈는 꽤 불만스럽게 여겨서 어릴 때부터 백만장자가 되겠다는 야망을 품었다고 한다.[5] 단순히 웃고 넘기기는 어려운 것이, 조명 처리와 음영, 후보정 상태도 유망 기업의 홍보용으로 보기에는 허술하다.[6] 헌혈할 때 검사용으로 별도 수집하는 혈액이 10ml 시험관 3개, 약 30ml다.[7] 비슷한 사례로 황우석은 1999년에 체세포 복제로 '''젖소 영롱이'''를 만들었다고 발표하면서 유명해졌는데, 이것도 '''논문이 없다'''. 심지어 그 소가 복제소가 맞는지 아닌지 확인할 증거인 유전자 검사는 커녕, 연구노트조차 없었다. 그저 '복제로 만들었어요'라는 발표가 전부였는데, 학계에서 검증도 하기 전에 언론에서 홍보성 기사를 내는 바람에 그냥 기정사실이 돼버렸다. [8] 퓰리처 상을 두 번 수상한 탐사 전문 기자이다.[9] 루퍼트 머독은 테라노스 관련 폭로를 보도한 월스트리트 저널의 주주이기도 하다. 홈즈는 머독에게 이 보도를 막아달라고 요청했으나, 머독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한다.[10] 메디케이드 같은 미국의 공적의료보험을 관리하는 공공기관. 우리로 치면 건강보험공단에 해당된다.[11] 홈즈의 연인이기도 했다.[12] 사실 페이스북은 저커버그가 하버드 재학중에 개발했으므로 엄밀히 실리콘밸리에서 태동한 기업은 아니다. 허나 본 궤도에 오른 것은 실리콘밸리로 옮긴 후이며, 현재도 페이스북 본사는 다른 수많은 IT기업들처럼 실리콘밸리에 있다.[13] 세르게이 브린의 배우자로도 유명하다.[14] 야후의 마리사 메이어 전직 CEO가 능력 외적인 부분에서 관심을 샀던 이유도 젊고 미모가 빼어난 비유대인 금발 여성이라는 특징이 적지 않은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임을 부인할 수 없다. 다만 메이어는 야후 CEO로서 실패했지만, 이전까지 구글에서 자기 능력으로 달성한 실적들은 탁월했다. 홈즈처럼 사기꾼이 아니었다.[15] 이 동기는 기사마다 방송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와서 어느 쪽이 진짜 이유인지 알 수가 없다. 일단, 의사였던 증조부를 본받아 약학을 공부하고 싶었으나 곧 주사바늘에 대한 공포 때문에 그쪽 학문을 전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화학공학으로 눈을 돌렸다는 이야기가 가장 먼저 언급되기는 했다. 질병에 시달리는 난민 어린이들을 돕고 싶어서 에디슨을 개발했다는 설정은 테라노스의 이름이 대중에 알려진 후 나온 것이다.[16] 공교롭게도 이 조지 슐츠의 친손자 타일러 슐츠는 스탠퍼드 졸업생이며, 테라노스의 주요 내부고발자이다. 타일러가 인턴으로 일하다 발견한 문제점들을 회사에 알렸으나 홈즈와 발와니는 무시와 협박으로 대응했다고 한다. 결국 타일러 슐츠는 WSJ에 테라노스의 비리를 목숨 걸고 폭로하여 회사 몰락에 일조하게 되며, 이 사건 이후 할아버지와 손자의 관계는 악화되었다. 타일러의 부모도 조지 슐츠를 명절에 만날 수 없다고.[17] 물론 테라노스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면서 이들도 큰 손실을 보았다.[18] 이 둘이 2016년까지 연인 관계였다는 사실이 검찰 조사 이후 드러났다. 홈즈와 발와니의 관계는 테라노스 창립 이전(홈즈가 20세였을 때)부터 시작된 것이지만, CEO와 COO가 비밀리에 사적인 관계를 맺는 건 사내 윤리 규정 위반으로 간주할 수 있는 사항이다.[19] 발와니와의 관계는 사적으로 볼 때도 적절치 못한 측면이 있었다. 이 둘의 나이 차이는 거의 20살 가량인데, 둘이 처음 만났을 당시 발와니는 이미 30대 후반이었고 홈즈는 18살에 불과했다. 그리고 이 당시 발와니는 전처 후지모토 케이코와 법적으로는 결혼 상태인 유부남이기도 했다.[20] 고발성 영화를 만드는 감독의 성향이나 영화 제작이 발표된 시점(2016년)에서 알 수 있듯, 이 영화는 테라노스와 홈즈의 거짓과 몰락을 묘사하기 위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21] 해당 기사에서는 가장 큰 실패작 2위로 갤럭시 노트 7을 선정했다. #[22] 1위는 미국 내 망 중립성 폐기에 지대한 역할을 한 미국 연방정보통신위원회(FCC)의 회장 아지트 파이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