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틸리티 플레이어
1. 개요
유틸리티 플레이어 중 야구에 한해서 설명하는 문서. 비슷한 뜻의 올라운더의 하위 문서로 분리되었지만, 야구쪽에선 '유틸리티 플레이어'라는 용어가 자주 쓰이곤 한다. 올라운더의 다른 의미인, 공수주에서 모두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에 대한 서술은 5툴 플레이어, 호타준족, 30-30 클럽 같은 항목에서 찾아볼 수 있다.
2.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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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대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상징인 벤 조브리스트의 내/외야 수비 장면.
야구에서 유틸리티 플레이어는 여러 수비 포지션이 가능한 선수를 말한다. 크게 유틸리티 내야수, 유틸리티 외야수로 나눈다. 내, 외야를 모두 볼 수 있는 선수도 있긴 하나 드물다.
보통 팀마다 로스터의 유동성을 위해 백업용 유틸리티 선수를 최소 1명 이상은 로스터에 포함시키는데, 그래서 보통 1군에서 주전으로 뛰기에 실력이 딸리는 유망주들이 멀티 포지션을 연습해서 어떻게든 벤치 자리라도 노리는 것이 보통이다.
투수의 비중이 점점 늘어난 현대 MLB의 25인 로스터는 보통 투수 13명+타자 12명으로 구성하는데, 타자 중 9명(NL 8명)은 주전이고, 남는 벤치 멤버 3(4)자리 중 1자리는 백업 포수 자리이다. 결국 남는 2(3)자리를 놓고 수많은 플래툰 타자, 백업 유틸리티들이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것이다.[1]
전문 유틸리티 내야수들은 유격수, 2루수, 3루수 중 최소한 2개 보직은 기본으로 할 줄 알아야 하며, 추가로 외야수, 1루수 등을 볼 수 있기도 하다. 포수는 애초에 연습 좀 한다고 익힐 수 있는 보직이 아니며, 애초에 포수를 할 줄 알면 전문 백업 포수를 하는 것이 대접이 더 좋으므로 포수를 할 줄 아는 유틸리티는 거의 없다.[2]
결국은 실력이 딸려 주전급이 못 된 벤치 멤버라 대접은 그다지 좋지 않다. MLB에서 이러한 내야 유틸리티들은 보통 1~3년차 최저임금으로 싸게 쓰는 선수이며, 연봉조정 대상자여도 100만 달러 언저리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도 이런 유틸리티 능력을 인정받아 저니맨 생활을 하며 10년 넘게 장수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류현진과도 함께 뛴 적이 있는 제리 헤어스톤 주니어, 닉 푼토가 이러한 유형으로 가늘고 길게 장수한 대표적인 유틸리티이다.
그래도 내야 유틸리티는 그나마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내야수(특히 유격수)는 수비가 중요하고 운동능력이 많이 필요한 포지션이라 어느 정도 백업의 수요가 있지만 외야수(특히 코너 외야수)는 1루수 다음으로 난이도가 낮은 포지션이라, 외야 유틸리티는 말이 유틸리티지 그냥 땜빵용이다. 내야수를 볼 줄 모르면 대부분 최저연봉을 넘기지 못하는 소모품이다. 이런 선수들은 일명 '4번째 외야수(4th Outfielder)'라고 불린다.[3]
현재 대형 선수가 된 몇몇 선수 중에서도 유틸리티 능력을 가지고 있던 경우가 있는데, 보통 신인 시절 팀 사정상 포지션을 떠돌아다녔거나, 낮은 레벨의 유망주 출신으로서 살아남기 위해 유틸리티 능력을 배웠다가 늦은 나이에 대기만성한 선수들이다. 전자의 경우가 알버트 푸홀스인데, 첫 3시즌동안 1루수, 3루수, 좌익수, 우익수를 겸업했다. 후자의 경우로 저스틴 터너가 있는데, 내야 유틸리티였다가 방출당하고 스플릿 계약으로 LA 다저스에 입성해서 기량을 만개했다. 하지만 보통은 주전급 위상을 갖는 순간 포지션을 고정하고 뛰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더 이상 유틸리티로 불리지 않는다. 호세 바티스타처럼 유틸리티에서 주전이 되었다가 나이들어 기량이 하락하고 다시 유틸리티로 뛰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종종 스타팅 멤버 급의 실력을 갖고도 유틸리티로 뛰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선수는 '슈퍼 유틸리티'라고 불린다. 대표적인 슈퍼 유틸리티가 바로 '''벤 조브리스트'''. 유틸리티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꾼 선수로, 2009시즌 타석에서는 27홈런 91타점 .297 .405 .543을 기록하고 수비 때는 포수를 제외한 모든 수비 포지션을 보면서 최상급의 수비를 하는 경악스러운 활약을 보여주었다.
조브리스트 등장 이전에도 슈퍼 유틸리티는 있었다. 이미 80년대부터 내, 외야 전 포지션을 오가던 올라운드 유틸리티로 유명했던 토니 필립스, 80년대 다저스의 주포이자 1루, 3루, 외야 전 포지션을 겸업할 수 있던 페드로 게레로 등이 있다. 숀 피긴스도 2000년대 대표적인 슈퍼 유틸리티. 심지어 '''호너스 와그너''', '''스탠 뮤지얼'''처럼 역사에 남을 위대한 타자들도 3개 포지션 이상을 겸업하기도 했다.
상술했듯 현대 야구의 많은 팀들이 슈퍼 유틸리티에 주목하고 있다. 선발 투수가 먹는 이닝이 해가 갈 수록 줄어들고, 오프너 전략 등도 생겨나면서 로스터에서 불펜 투수 비중이 점점 늘어나는 바람에 가용한 벤치 멤버의 수가 줄어들고 있고, 그러다보니 스타팅 멤버급의 능력을 가졌으면서 유틸리티 능력이 있는 선수들에게 주목하는 것이다. LA 에인절스의 감독 조 매든이 이러한 유틸리티 능력에 주목하는 대표적인 야구인. 템파베이 시절 벤 조브리스트를 키워낸 것이 바로 매든이며, 컵스 이적 후에도 FA로 다시 데려올 정도로 조브리스트의 유틸리티 능력을 신뢰하는 감독. 이 양반은 심지어 MVP 3루수 크리스 브라이언트에게도 코너 외야수를 겸업시킨다..
이러한 현대야구의 추세에 맞춰 세이버매트리션들이 뽑는 최고 수비수 상 필딩 바이블 어워드에도 2014년부터 멀티 포지션 부문이 생겼다.
현존 최고의 슈퍼 유틸리티로는 단연 벤 조브리스트가 꼽히며, 필딩 바이블 어워드 멀티포지션 2회 수상자이자 내야 유틸리티로 30홈런을 치는 하비에르 바에즈, 2017 월드시리즈의 주전 유틸리티 마윈 곤잘레스,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위트 메리필드, 피츠버그 파이러츠 시절의 조시 해리슨, LA 다저스의 우타 유틸리티 듀오 키케 에르난데스나 크리스 테일러 등도 훌륭한 슈퍼 유틸리티들이다.
한국프로야구에서는 투수와 유격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소화했던 해태 타이거즈의 이건열, 변신괴물이라 불렸던 LG 트윈스의 이종열, 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이 가능한 KIA 타이거즈의 서동욱, '''한 시즌'''에 포수와 투수 제외 전 포지션을 소화한 기록이 있는 삼성 라이온즈의 조동찬, 현대 유니콘스로 커리어를 시작해 15년이 넘게 유틸리티 능력 하나만으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NC 다이노스의 지석훈 등이 있다. 또한 외국인 중에는 타일러 살라디노도 있었다.[4] . 한화 이글스의 오선진또한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동하고 있다.
[1] 이러한 로스터 유동성 문제 때문에 이 문서에 서술된 유틸리티 플레이어는 물론 팻 벤디트같은 스위치 투수나 오타니 쇼헤이 같은 투타겸업 선수들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논의가 나오고 있다.[2] 애리조나 디백스의 제프 매티스는 본인이 전담하는 투수보다도 타격을 못 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통산 OPS가 고작 5할 중반대이지만 포수 수비력 하나는 인정받아서 '''30대 중반'''까지 백업포수로 선수 생활을 하는 중이다.[3] 이런 타자들이 팀에서 불러주지 않으면 아시아 리그로 향한다. 짐 아두치, 재러드 호잉이 바로 추신수나 다른 주전 외야수들의 백업을 보던 선수.[4] 살라디노는 준수한 성적으로 슈퍼 유틸리티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허리 부상이 장기화되어 시즌 중 웨이버 공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