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갑자

 



1. 개요
2. 역사
2.1. 백제에서의 사용
2.2. 조선시대와 그 이후의 사용
3. 계산법
4. 용례
5. 소소한 주의점
6. 관련 문서
7. 바깥 고리


1. 개요



sexagenary cycle
'''육십갑자'''란, 천간(天干) 10개[1]지지(地支) 12개[2]를 순서대로 조합하여 만든 간지 60개를 말한다. '''육십간지'''(六十干支)라고도 한다. 갑자(甲子)부터 계해(癸亥)까지 총 60개가 있다. 10과 12의 최소공배수는 60이므로 각각의 60개의 간지를 모두 사용하면 한 바퀴를 돈다. 대한민국에서 세는나이로 61세가 되면 환갑(還甲) 혹은 회갑(回甲)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상원갑자(上元甲子)·중원갑자(中元甲子)·하원갑자(下元甲子)라고 하여 60년씩 세 개로 이루어진 180년짜리 주기의 일부이기도 하다.

2. 역사


사마천의 사기에 따르면 황제(黃帝)가 사관인 대요(大撓)에게 명령하여 갑자를 지었다고도 한다. 그 외에도 중국신화의 삼황(三黃) 중 천황(天皇)[3]이 갑자를 지었다고도 하고, 황제(黃帝)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니 갑자가 내려왔다고도 한다. 다만 이러한 유래는 지나치게 신화적이라 믿기 어렵다. 상나라 갑골문에서도 각 날을 간지를 사용하여 표현하였으므로, 상나라나 그 이전에 제례 목적으로 날을 나눈 것이 이어졌다는 학설도 있다.
원래 간지는 연월일 중 일에만 적용하였다. 17세기 중국의 학자 고염무(顧炎武)는 저서 일지록(日知錄)에서 "옛 사람들은 갑자를 연(年)에 붙이지 않았다. (십간십이지의) 22글자를 일(日)에만 붙였을 뿐이다."라고 설명하기도 하였다. 연도를 표시할 때에는 세성(歲星: 목성)이 하늘의 어느 분야에 있는가, 혹은 태세(太歲)[4]가 하늘의 어느 분야에 있는가로 표시하였다. 이는 목성이 하늘을 일주하는 데 약 12년이 걸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목성의 공전주기가 정확히 12년이 아니라 11.86년이므로, 불과 10년만 지나도 오차가 1년 이상 벌어졌다. 당연히 이 방법은 매우 불편하였으나 오랫동안 유지되었다.
기원전 104년, 한무제가 태초(太初)연호와 태초력(太初曆)을 반포한 것은 60갑자의 역사에서 한 획이 되었다. 기원전 105년 동지#s-2의 절입시각[5]이 절묘하게도 갑자월의 1일 갑자일의 자시에 들었다. 기록에 따르면 그뿐만이 아니라 칠요[6]가 하늘의 자방(북쪽)에 모였다고 한다. 이 일은 신비롭게 해석되어 기원전 105년의 세차가 원래는 병자(丙子)년이는데 갑인(甲寅)년으로 개칭되었으며, 기원전 105년 동지는 태초력의 역원[7]이 되었다.[8]
서기 85년에 사분력이 실시되면서, 목성이나 태세의 위치로 연도를 표기하는 방식은 사라지고 60갑자를 매년 순차적으로 붙이는 방식이 정착하였다. 이때 메톤 주기인 19년이 3번 지난 57년 주기로 천상의 별들이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는 이유로, 태초원년의 57년 전인 기원전 161년 경진(庚辰)년을 역원으로 삼았다. 태초력의 갑인역원과 함께 사분력의 경진역원도 두고 두고 영향을 끼쳤다. 그 외에도 갑인년이나 경신년을 역원으로 삼아야 한다는 온갖 주장이 많았으나, 이 모두는 당시 술수가들의 주술적 의미에서 도출한 것이다.
또한 역원(歷源)이 당연히 갑자년이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계산의 편의문제도 있으나, 최초에 갑자가 갑자부터 시작했다는 것이다. 복희가 기원전 2637년을 갑자년으로 정하고 갑자가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있으며, 16세기 명나라의 만민영(萬民英)은 삼명통회(三命通會)에서 대요가 황제(黃帝)의 명을 받아 북두칠성으로 점을 쳐서 갑자를 정하니, 갑자년 갑자월 갑자일 갑자시에 칠요가 자방에 모였으므로 간지가 시작된다고 썼다.
육십갑자의 초기 표현으로는 고갑자가 있었다. 현대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2.1. 백제에서의 사용


백제는 일반적으로 연호로 연도를 표기하던 다른 국가들과 달리 60갑자로 연호를 표기했다. 《한원(翰苑)》에서 인용된 《괄지지(括地志)》에서 "연도를 기록할 때 따로 연호를 쓰지 않고 60갑자로만 차례를 삼는다[其紀年, 無別號, 但數六甲爲次第]"라는 기록이 남아있고 후에 발견된 사택지적비도 "'''甲寅年'''正月"로 60갑자가 사용되었다. 즉, 육십갑자를 연호 대신에 연도 표기법으로 사용한 굉장히 특이한 사례이다.

2.2. 조선시대와 그 이후의 사용


1444년, 조선 세종대왕때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역법칠정산을 편찬하면서 이를 원년(갑자년[9])으로 삼아 육십갑자를 기년법으로 사용하였다. 이후 계유정난과 같이 조선시대의 각종 역사적 사건을 기록하는데 활용하게 된다.[10] 이는 1895년 을미개혁(1894년 갑오개혁의 연장)때 양력[11]을 채택할 때까지, 아관파천(1896) 전까지 이어진다.
공문서 등에 사용하는 연호와는 다르다. 조선시대에는 명나라, 청나라 황제의 연호를 사용하다가 을미개혁으로 건양(양력을 세움), 대한제국 건국으로 광무 연호, 일제강점기로 일본 연호를 사용했으며, 독립하면서 대한민국 연호, 단군기원을 사용하다가 1962년 현재의 서력기원을 쓰게 된다. 그러나 민간에서는 관습적으로 육십갑자를 계속 사용하였고, 공문서 및 학교교육에서부터 서력기원이 점차 자리잡으며 현재에 이르게 된다.

3. 계산법


옛날에는 해[12], 날짜[13][14], 시간에 이 갑자 단위를 이용했다. 보통 기년법으로 사용하였으나, 달력에 따라서는 월 또는 일에 대해서도 갑자를 붙이는 경우도 있다. 역사적 사건 중에는 그 사건이 일어난 해의 갑자를 앞에 붙일 때가 많다.(ex. 갑자사화, 임진왜란) 따라서 육십갑자의 순서를 외우면 그 사건이 정확히 몇 년에 일어났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꼭 외우지 않을 때는 간단한 방정식으로 해를 계산할 수 있다. 익숙해지면 암산으로 술술 나온다. 나이든 사람들은 손가락 마디로 갑자를 구한다.
60갑자 역시 순환이므로 그 시작의 기준년이 있어야 순환을 시작할 수 있을 텐데, 최초의 갑자년이 언제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이미 상나라 때부터 세차를 따졌던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세종대에 칠정산을 편찬한 것을 기념하여 세종 26년(1444) 갑자년을 기준으로 삼았다.
하지만 특정 연도와 그해에 해당하는 육십갑자를 외우지 않아도 간단한 나눗셈과 표를 이용해 어떤 해의 육십갑자가 무엇인지 구하는 방법이 있다. 그 방법은 아래와 같다.(여기서 모든 해는 서력기원에서의 기원후를 기준으로 한다.)
1. 구하고자 하는 서기해를 10으로 나눈 후, 그 나머지를 아래 표와 대응시킨다.
나머지(일의 자릿수)
0
1
2
3
4
5
6
7
8
9
천간










2. 구하고자 하는 서기해를 12로 나눈 후, 그 나머지를 아래 표와 대응시킨다.
나머지
0
1
2
3
4
5
6
7
8
9
10
11
지지












3. 1단계와 2단계에서 나온 천간과 지지를 순서대로 합쳐서 어떤 해의 육십갑자를 구하게 된다.
예를 들어, 1592=159×10+2=132×12+8 이므로 나머지가 각각 2와 8이 되기에 위의 표를 이용하면 각각 임과 진에 해당하여 1592년은 임진년임을 알 수 있다. 1919년 역시, 같은 원리로 1919=191×10+9=159×12+11 이므로 나머지가 각각 9와 11이 되기에 위의 표를 이용하면 각각 기와 미에 해당하여 1919년은 기미년임을 알 수 있다.
다른 계산법은 연도에서 4를 뺀 뒤, 각각 10과 12로 나누어 0부터 차례대로 천간과 지지를 대응시키면 된다. 이 경우는 다음과 같아진다.
나머지
0
1
2
3
4
5
6
7
8
9
천간










나머지
0
1
2
3
4
5
6
7
8
9
10
11
지지












기원전은 계산법이 조금 달라지는데 다음과 같다.
1. 기원전의 연도의 숫자를 음수로 바꾸고 3을 뺀다.
2. 1에서 나온 수를 10과 12로 나누어, 그 나머지를 각각 아래 표와 대응시킨다.
나머지
0
1
2
3
4
5
6
7
8
9
천간










나머지
0
1
2
3
4
5
6
7
8
9
10
11
지지












4. 1단계와 2단계에서 나온 천간과 지지를 순서대로 합쳐서 어떤 해의 육십갑자를 구하게 된다.
예를 들어서 기원전 102년의 경우, $$-102-3=-105$$가 되어 -105로 계산한 뒤, 위의 방식을 그대로 따른다.
-105=10×(-11)+5=12×(-9)+3이므로 나머지가 각각 5, 3이 되므로, 위의 표를 이용하면 기묘년이 된다.
한 손가락의 엄지를 제외한 마디수가 12마디로 십이지의 개수와 일치하여 이것을 이용해 60갑자로 셈을 할 수 있다.

4. 용례


새 간지가 시작되는 기준을 양력설, 음력설, 입춘(양력 2월 4일경) 중 무엇으로 잡아야 하는지는 현재 많은 논란이 있다. 일단, 전통적으로 사주팔자에서는 입춘을 기준으로 간지가 새롭게 시작한다고 간주했다. 일상생활에서는 1896년 태양력이 조선에 들어오기 전에 태음력을 사용했으므로 음력 1월 1일부터 새 간지로 간주했지만[15], 태양력을 사용하는 현대에는 그레고리력을 모든 일정의 기준으로 삼으므로 양력 1월 1일부터 새 간지로 간주한다.
물론 몇몇 일부 보수적인 사람들은 현대에도 음력이나 입춘을 기준으로 간지의 시작을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전통적으로 간지의 시작은 해가 바뀌는 기준일로 삼는다. 즉 입춘이나 음력설에 간지가 바뀌어야 한다는 정해진 규칙은 없으며, 단지 그해의 바뀜의 기준이 입춘이나 음력설이었을 뿐이다. 따라서 현대 사회에서 한 해의 시작의 기준을 양력설인 새해 첫날로 삼는다면 새 간지의 기준도 양력 1월 1일로 보편화되고 관습화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주요 포털 사이트나 언론, 상업 시설들은 간지의 시작을 양력으로 여기고 있으며,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각 부서 장관들, 대학 총장들도 양력 1월 1일을 새로운 간지의 시작으로 삼고 신년사를 발표한다. 즉 현대 한국에서는 이미 간지의 시작을 양력 1월 1일로 간주하는 관습이 정착했다.[16]
사주 기준으로 띠를 말할 때는 월일만이 아니라 시간까지도 따진다. 두 사람이 같은 날 입춘에 태어났어도 몇 시 몇 분에 태어났느냐에 따라 사주가들이 보는 '띠'는 다를 수가 있다. 당연히 이런 기준을 사회의 일반적인 언어생활에 반영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러기에 일반적인 사람들은 그냥 양력 1월 1일을 기준으로 삼는다.
61세(한국식 나이)를 의미하는 환갑[17]이라는 말의 어원도 갑자가 한 바퀴 돌았다는 것에서 비롯된다. 한국식 나이는 1살로 시작하므로 1+60=61.
무협지 용어로도 쓰이곤 한다. 초기 무협들에서는 짤 없이 60년을 연공해야 1갑자 내공을 쌓기 때문에, 공력 1갑자를 쌓았음은 굉장한 고수의 상징이었다. 이때는 단순히 60년 수련을 했다는 뜻으로 쓰였지만, 무분별한 격체전공이나 몇 배의 효과를 내는 스피드핵 무공들이 판을 쳐서 내공 인플레이션이 진행된 현재의 퓨전무협계에서는 갑자가 내공의 단위인 줄 착각하는 경우까지 생긴 상황이다. 1갑자 정도면 쩌리고 최소 2갑자 정도는 쌓아야 '오우 어디서 수련 좀 해본 놈인가?' 하고 인정해 주는 정도이다.
'육갑을 떤다'는 욕설도 여기서 유래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사주팔자를 봐주는 꼴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어리숙한 사람이 손가락으로 날짜 계산을 하다 곧잘 틀리는 모습에 빗대었다는 설도 있다.
동방 프로젝트의 세계관에서는 60년 주기로 결계이변이 발생한다. 가장 최근에 일어난 이변은 바깥 세계 기준 2005년.

5. 소소한 주의점


  • 음이 '신'인 것: 천간에서는 辛, 지지에서는 申. 그러나 辛申의 갑자는 유효한 갑자가 아니다.[18] 단, 사주를 볼 때에는 유효한 조합이다.[19] 지지의 경우 고대에는 辰도 해당되었을 것으로 본다.[20]
  • 戊(무)와 戌(술)의 구분: 戊(무) 황금색을 뜻함 - 戌(술) 개를 뜻함
  • 己(기)와 巳(사)의 구분: 己(기) 황금색을 뜻함 - 巳(사) 뱀을 뜻함
  • 甲(갑)과 申(신)의 구분: 甲(갑) 파란색을 뜻함 - 申(신) 원숭이를 뜻함
이상 세 쌍은 각각 붙이면 유효한 갑자가 된다.

6. 관련 문서



7. 바깥 고리


  • 육십갑자 계산기[21]

[1] 甲乙 丙丁 戊己 庚辛 壬癸(갑을 병정 무기 경신 임계)[2] 子丑寅卯 辰巳午未 申酉戌亥 (자축인묘 진사오미 신유술해)[3] 중국의 고서에서는 삼황오제의 삼황을 단순히 천황, 지황, 인황이라고 서술하기도 하는데 그중 천황을 뜻한다.[4] 고대 중국인들이 목성과 마주보며 돈다고 상정한 가상의 행성[5] 태양의 중심이 황도상의 특정지점에 겹쳐지는 시간을 말한다.[6] 태양과 달, 그리고 사람이 눈으로 확인 가능한 다섯 행성, 즉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을 가리킨다.[7] 달력을 계산하는 기준점[8] 기원전 105년에 동지가 들었는데 태초 원년이 이듬해인 기원전 104년인 이유는, 동지가 든 달을 음력 11월로 삼아 2개월 뒤인 음력 1월부터 새해가 시작되기 때문이다.[9] 참고로 계해년 1443년 12월에는 훈민정음이 창제되었다. 이래저래 의미있는 시점이다.[10] 이전에는 위화도 회군, 왕자의 난.[11] 그레고리력. 이전에는 시헌력(음력)을 사용하였다.[12] 연도에 간지를 적용함을 세차(歲差)라고 한다. 육십갑자의 대부분은 세차에만 따지는 편이다.[13] 각 달(月)에도 갑자가 적용이 되며 월건(月建)이라고 부른다. 달이 12달이고 십이지 또한 12개이므로 각 달마다 지가 정해지는데, 동짓날이 드는 음력 11월이 시작이다.[14] 날에 붙는 갑자는 일진(日辰)이다.[15] 조선왕조실록에서도 매년 음력 1월 1일이면 새해 간지를 본문 위쪽에 작게 적어두었다.[16] 그래서 일반적인 사람들은 1월 1일에 태어난 아기를 새로운 해에 태어난 아이로 인식한다.[17] 회갑이라고도 한다.[18] 짝수 천간은 짝수 지지와 조합을 이루고, 홀수 천간은 홀수 지지가 조합으로 이루는 특성상, 천간에서 辛은 8번째이고 지지의 申은 9번째이므로 있을 수 없는 갑자이다.[19] 신월(申月) 신일(辛日) 조합이라면 가능한 것으로 본다. 사주에서는 출생일 못지 않게 출생월도 중시하기 때문.[20] 문서를 보면 알겠지만, 이 글자의 음은 고대부터 혼란이 극심했다.[21] 이 계산기는 기원전과 기원후 모두 육십갑자로 실시간 변환이 가능하며, 필요한 연도를 입력하면 그 연도에 해당하는 갑자를 찾아서 출력해 준다. 기원전 연도는 마이너스(-) 기호를 앞에 붙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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