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화감독

 



애니메이션의 현장 -작화감독 편-[1]
1. 개요
2. 하는 일
3. 역사
4. 총 작화감독
5. 작화감독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것
6. 관련 문서


1. 개요


作画監督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줄여서 ‘작감(作監)‘으로 부르는 경우가 더 많다.[2] 주로 2D로 작업하는 셀 애니메이션에서 사용되는 체제. 애니메이션에 삽입되는 작화의 책임자로서 원화, 레이아웃을 수정하거나[3] 움직임 등을 보충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각 화 작화의 책임자이며 기량과 경험을 가진 애니메이터가 담당한다. 작화감독이 충분한 시간 안에 제대로 일을 하면 '''그림체가 하나로 통일'''되어 위화감이 사라진다. 이 때문에 특정한 애니메이터의 그림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작화감독만 따라서 애니를 보는 사람들도 있다.
제작 기간 관계상 하나의 TVA에 여러 작화감독이 참여한다. 과거에는 한 편마다 한 명의 작화감독이 배치되었으나, 사람들이 원하는 작화의 수준이 올라가고 사용되는 선이 매우 자잘해지면서 2010년대부터는 한 편에 2명 이상은 기본에 8명~10명씩 작화감독이 배치되는 경우도 있다. 2010년대 이후 일본에서 널리 방영되는 30분짜리 TVA는 1화당 수백 장의 원화가 필요하며, 1명의 작화감독이 전편의 작화를 담당하고 수정하는 건 시간상 힘들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는 캐릭터별로 애니메이터를 할당하여 같은 캐릭터의 그림이 달라지는 것을 억제하는 반면, 일본에서는 컷마다 애니메이터를 할당한다. 따라서 같은 캐릭터라도 컷마다 그림의 통일성이 손상될 수 있으며, 작화감독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직책이다.
상술한 대로 작화감독은 보통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구를 대로 구른 베테랑 애니메이터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 중에서도 손이 빠른 인원들이 주로 선호된다. 이유는 보통 애니메이터들은 특성상 업무량이 일정하지 않고 특정 시기에 편중되는 경우가 많은데, 작화감독은 말 그대로 '''올라오는 원화 매수가 곧 업무로 직결되므로 업무량 편중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업 속도가 빠르고 시간 배분을 잘하는 애니메이터들 위주로 기용되는 것. 여기서도 경력이 쌓이는 경우, 한 애니의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하는 캐릭터 디자이너와 총 작화감독, 또는 연출 일을 배워서 애니메이션의 감독으로 승진하는 케이스도 있다. 반대로 본인의 성향과 역량에 따라 작화감독 단계에서만 머무는 애니메이터들도 있다. 감독으로 올라가려면 연출과 시나리오에도 지식이 있어야 하는데 이건 그림만 연구해선 얻을 수 없는 지식이기 때문이다.[4]
작화감독이 되지 못하고 원화에서 머무는 애니메이터들도 많은데 이 경우는 주로 얼굴을 못 그려서 그런 경우가 많다. 작화감독 = 얼굴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그림체가 트렌드에 안 맞으면 작화감독이나 총 작화감독을 하기 힘들다. 또는 다 잘 그리면서도 그냥 남의 그림 수정하는 게 싫고 차라리 자신이 처음부터 그리는 게 좋다는 사람들은 일부러 작화감독을 안 한다.
베테랑이 꾸준히 작화감독을 맡는 경우는 애니메이션 역사 전체를 둘러봐도 많지 않다. 속도가 중요한 일이라서 애니메이터들이 나이를 먹고 손이 느려지면 가끔 1, 2화 정도 담당하는 것 외에는 작화감독을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5] 또한 신인을 육성하기 위해 일부러 베테랑보다 신인에게 작화감독을 맡기기도 한다. 또한 작화감독은 그림체가 유행에 맞는 것도 중요하므로 유행과 동떨어지기 시작하면 작화감독을 맡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대체로 작화감독 리스트의 기조는 10년 주기로 크게 뒤바뀌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6] 총작화감독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베테랑은 작화감독을 하고 신인이 총작화감독을 하는 경우도 많이 늘었다.

2. 하는 일


기본적으로는 올라온 원화들 중 하자가 있는 원화를 수정하여 그림체를 캐릭터 디자인에 맞게 통일시키고, 동세나 이펙트 등을 보정한다. 또는 수정할 사항들을 적어놓고 원화가에게 다시 보내 리테이크를 시킨다. 간혹 애니메이터 중 너무 실력이 없거나 지연이 잦은 인원은 실시간으로 연락하여 시간을 정해 컷을 보내라고 독촉하거나 연출제작진행을 시켜 아예 회사까지 끌고 와서 그리게 하고 옆에서 감시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작화 퀄리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면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다 해야 하며, 만에 하나 작화 붕괴가 발생하면 이에 대한 책임이 가장 큰 직책이다.
작화감독들도 제각기 성향이 다 달라서, 원화가 올라오면 자기가 묵묵히 다 수정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최소한의 수정만 하거나 아예 안하고 리테이크만 줄창 시키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감독이나 연출진보다 작화감독의 짬과 명성이 더 높은 경우, 작화감독의 독단에 스태프들이 끌려가는 사태도 종종 벌어진다.
한편 이처럼 작화 수정에만 주력하는 작화감독도 있지만, 간혹 담당한 화에서 원화를 그리는 경우도 있고, 실력이 특출날 경우 작화감독 자신이 혼자 모든 원화를 그리는 경우도 있다. 이를 일본에서는 1인원화(一人原画)라고 부른다. 주문은 토끼입니까? 1기 4화, 모브사이코 100 1기 4화, 전생했더니 슬라임이었던 건에 대하여 1기 1화, 아주르 레인 THE ANIMATION 4화 등에서 선보인 적이 있다. 이런 행보로 유명한 애니메이터로는 스다 마사미, 사사카도 노부요시, 에바타 료마, 오오시마 에니시 등이 있다. 사실 이 경우는 작화감독을 했다기 보단 그냥 원화가 1명에게 모든 권한을 다줬다고 보는 것이 좋다.
퀄리티에 문제가 없는 원화는 수정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통상적으로 전체 원화의 30% 가량은 통과, 50%가량은 얼굴이나 옷주름, 머리카락등의 간단히 수정해서 보내면 되는 작감수정, 15%가량은 지시사항을 적어 되돌려 보내는 리테이크, 마지막 5%가 비례부터 뒤틀려서 리테이크 줘봐야 그 원화가로서는 답이 안나온다고 판단되어 직접 전체를 수정하는 작업을 거치는 비율이다. 이 5%가 실질적으로 전체 작업공정의 대부분의 시간을 까먹는 주요 원인이며 이렇게 작화감독 선에서 단단히 찍힌 원화가는 일감을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되어 이리저리 다른 회사들을 떠돌다 다른 회사의 작감에게 찍히는 과정이 누적되어 점점 일할 곳이 사라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잘못된 원화가 있어도, 제작 기간 등의 사정에 따라 충분히 수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이게 심해져 작화가 어그러지는 현상을 작화 붕괴라고 부른다.
우수한 원화만의 개성을 내기 위해 약간의 차이가 있어도 굳이 수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애니메이션의 최고결정권은 감독에게 있기 때문에, 작화감독이 자의로 수정했더라도 감독이 통과 사인을 내지 않을 경우, 감독의 의향대로 다시 수정해야 하는 불상사도 생긴다.
애니메이션 제작의 최중요 핵심 직책이긴 하지만, '''마감 기한이 매우 촉박한 경우에는 역설적으로 0순위로 생략되는 비운의 직책이기도 하다'''. 이를 업계에서는 '''NO 작감(NO作監)'''이라 부른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애니메이션 제작사 입장에서는 작화 퀄리티가 불량한 것보다 납품 기한을 초과하여 방송을 펑크내고 위약금 물어주는 게 압도적으로 손해이기 때문이다. 전자도 작화 퀄리티가 불량한 상태가 지속되면 점점 일거리가 끊기는 악순환이 반복되지만, '''후자는 제작사에 바로 타격이 간다.''' 때문에 애니 제작사는 '''원화를 완성해서 기한 내에 납품하는 게 더 중요하다'''. 이렇게 노작감이면 당연히 심각한 작화 붕괴가 발생하며, 자기가 체크하지도 못했던/않았던 작붕 때문에 작화감독이 욕을 먹고 책임을 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노작감은 작화감독의 편의를 봐주거나 업무량이 줄어든다는 뜻이 아니다. '''정말 최대한 수정할 만큼 했는데도 그걸 감당 못할 정도로 스케줄이 막장이라 업무량이 밀려들어 결국 수정할 시간이 없었다'''라는 뜻이다. 거기다 DVD판/BD판 발매를 대비해 작화를 다시 뜯어고쳐야 하는 한 번 할 일을 두 번 하게 된다.(…). 아예 더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스케줄이 무너지다 못해 저세상 애니메이션이 되어버린 메르헨 메드헨의 경우 해당 작품에 참여한 작화감독 타테이시 키요시는 7화에서 딱 '20컷'만 받아서 수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엔딩 크레딧에 자신이 단독 작화감독으로 올라와 있다며 황당함을 표한 적이 있다.
작화감독이 하는 일에 대해서는 2001년에 발매된 OVA 애니메이션 제작진행 쿠로미짱과 2015년에 TV로 방영된 SHIROBAKO에서 자세하게 알아볼 수 있다.

3. 역사


토에이 동화에서 확립된 것으로, 처음 작화감독 시스템에 의해 제작된 것은 1963년의 토에이 동화의 작품 장난꾸러기 왕자의 오로치 퇴치이다. 전세계 최초로 작화감독을 한 사람은 모리 야스지.
기본적으로는 1명의 작화 감독이 캐릭터, 메카닉, 시각 효과 등을 담당하지만, 각각 전문의 작화감독('''캐릭터 작화 감독''', '''메카닉 작화 감독''', '''이펙트 작화 감독''')을 두는 게 1980년대부터 증가하여 왔다.
2000년대부터는 위의 역할별 작화감독 제도와는 별도로 하나의 작품(극장 애니메이션이나 TVA중 한 화)에 2명 이상, 때로는 10명에 가까운 대규모 작화감독을 세우는 일도 있다. 이것은 작화 제작에 주력하고 있다기 보다는 주로 제작기간이 짧고, 요구하는 작화 퀄리티가 높아지면서 1명만으로는 작화관리가 어렵게 되어 많은 작화감독이 동시에 수정해야 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사실 2010년대부터 작화감독의 수가 과거 애니메이션에 비해 눈에 띄게 많이 크레딧되는 것은 스태프롤을 보다 더 정확히 표시하기 위한 기조의 변화라고도 볼 수 있다. 과거의 애니메이션 스태프롤은 의외로 신뢰성이 상당히 낮았는데, 작업 공정이 오늘날처럼 정교하지 않았고 전부 아날로그 식으로 작업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작업 상의 변수가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태프롤에 명의만 올려놓고 실제 작화감독은 다른 사람이 하거나 여러 명이 작업했는데 이 중 대표자 한 두 명만 걸어놓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7] 이러던 것이 2010년대부터는 작화 요구 퀄리티가 높아지고 작화 그림의 선이 얇고 많아지는 추세를 반영하면서[8] 작화감독 명단을 보다 더 정확하게 표시하게 되었다는 것.
작화감독이 없거나 이름만 올리고 아무 일도 안 하는 작품도 있는데 작화감독이 없으면 그림체가 통일되지 않는 대신에 각 장면 별로 원화가들이 작화수정 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마감 직전까지 공을 들일 수 있기 때문에 액션의 질이 올라간다. 과거에는 토미노 요시유키가 이 기법을 즐겨 사용했다. 그러나 현대에는 그림체를 중시하는 애니메이션, 만화 팬이 늘어나면서 그림체가 달라지면 작붕이라고 작품을 음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사라져가고 있다. 위에 언급된 NO 작감과는 경우가 다른데 이건 처음부터 작감을 안 넣기로 하고 시간을 널널하게 해서 만드는 기법이고 NO 작감은 작감이 일을 못할 정도로 스케줄이 펑크가 난 사고를 말한다.

4. 총 작화감독


'''치프 작화감독''', '''치프 애니메이터''', '''애니메이션 디렉터'''[9]로도 불리는 데 작화감독들이 수정한 원화에서 추가로 터치의 차이를 보정해 그림을 통일하면서 전체 작화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작화감독들의 총감독.''' 일반적으로 캐릭터 디자인 담당자가 겸임하지만, 서로 다를 수도 있으며, 한 작품에 총 작화감독도 여러 명인 경우가 간혹 있다. 보통 문제가 발생한 원화는 작화감독 선에서 수정되므로 총 작화감독은 작화감독마다 미묘하게 달라지는 캐릭터의 얼굴 화풍을 캐릭터 디자인에 맞게 통일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해당 작품에서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사람이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
주로 2000년대 후반부터 도입되기 시작했으며, 애니메이션의 요구 작화 퀄리티는 높아져 가는데, 제작 스케줄은 이전과 변함없이 그대로인 경우가 많아 스케줄에 맞추기 위해 한 에피소드에 투입되는 작화감독의 수가 많아지기 시작한 것이 총 작화감독제 도입의 배경이다. 총 작화감독을 여러 명 기용하는 애니메이션에서는 '''총 작화감독별로 작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작화감독과 달리 총 작화감독은 자세히 비교해야 차이점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차이가 크지 않다.
사실 과거에도 도입이 된 사례가 없던 것은 아닌데(예로 역습의 샤아) 옛날엔 각 애니메이터마다 그림체의 개성 차이가 너무 커서 적용이 힘들었다. 안노 히데아키마사유키 작화를 수정하려다가 그만뒀다는 일화도 있다. 이게 2010년대부터 가능해진 건 지금 애니메이터들의 그림체가 다 고만고만하고, 팔리는 그림체가 아니면 먹고살 수 없는 환경이 되어서 그런 그림체로만 그리게 됐음을 반증해준다. 또한 그림체가 조금만 바뀌어도 작붕이라고 닦달하는 애니메이션 팬들 때문에 제작위원회에서 제작사에게 총작감제를 강요하기도 한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어서 이게 도장 찍기라고 불리며 하나의 문제점이 되어가고 있다. 또한 애니메이터들의 그림체를 서로 비교하고 분석해 해당 애니메이터의 특징을 파악하는 일도 힘들어졌다. 캐릭터가 서로 비슷한가 비슷하지 않은가로 작화 붕괴의 여부를 따지는 시청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문제도 있다.
총 작화감독 제도를 보급하기 전에는 작화감독이 다른 각 화마다 캐릭터의 얼굴이 달라지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총 작화감독 제도가 도입되면서 이러한 에피소드 별 작화 차이는 크게 억제됐지만, 반대로 작화감독, 애니메이터마다의 개성이 희석되는 결과가 되었다. 실제로 그림체가 좀 개성적인 애니메이터들은 일조차 구하기 힘든 시대가 되어가고 있고, 애니메이션 회사 별로 소속 애니메이터들의 그림체가 동일해지는 부작용도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캐릭터가 약간 닮지 않을 정도를 작화 붕괴라고 평가하는 사람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문제도 있다.
그러나 현재도 크레용 신짱, 유희왕 시리즈와 같이 총 작화감독이 없는 애니메이션도 있으며 2년 이상 장기방영 애니메이션은 총작화감독이 없는 경우가 많다. 총 작화감독은 장기 방영 애니메이션에는 굉장히 부적합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원화가 완성되고 작화감독의 수정까지 거쳐 올라온 그림을 또 수정하기 때문에 시간 기한이 매우 촉박해진다. 작화감독보다 업무량은 적지만 받는 스트레스, 마감 때의 압박감과 업무량은 더 커진다. 시간이 없고 일이 몰아서 들어오므로 철야 작업이 기본이 된다. 때문에 건강을 해치는 사람들도 있으며 이런 업무 폐단을 없애고 애니메이터들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서 다시 총 작화감독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

5. 작화감독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것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위쪽에 뜨는 타이틀이고 유명한 사람들이 많다보니 작화감독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이 많다. 작화감독은 주로 그림체나 머리카락, 옷의 주름이나 무늬, 명암 같은 디테일을 관리하는 직책이라고 보는 것이 좋다.
  • 액션이 좋은 건 작화감독 때문이다?
작화감독이 액션 신 원화를 동시에 담당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의 경우 스케줄이 촉박하고 시간이 없어서 그러는 경우가 별로 없다. 액션 신은 주로 원화를 그리는 애니메이터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고 아예 액션 작화감독이나 액션 디렉터 직책을 따로 두기도 한다. 그 다음으론 연출가, 특히 콘티 담당이 좋아야 한다. 대신 작화감독이 실력이 좋으면 움직임 중간에 모나거나 튀는 그림의 연결을 자연스럽게 수정해서 움직임이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진다.
  • 작화감독은 얼굴만 수정하니 움직임의 질과 무관하다?
액션에서 콘티 담당이나 원화 애니메이터의 실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나 위에 말한대로 애니메이팅을 작화감독이 다듬으니 작화감독도 애니메이팅과 무관하지 않다. 애초에 왜 원화를 계속 그린 베테랑들을 작화감독으로 올리냐하면 애니메이팅 실력이 없으면 작화감독을 못하기 때문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계는 원화에 신인을 많이 쓰고 움직임만 표현하고 그림의 디테일은 생략한 제1원화의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에 작화감독에게 올라가는 원화의 질이 그림체, 움직임 포함해서 처참한 경우가 많으며 작화감독이 이걸 다 볼만하게 수정해야 한다.[10] 따라서 애니메이팅에 대한 감각이 있어야 한다. 설명하면 어느 원화가가 그린 고난이도의 작화를 수정할 때 작화감독이 그 원화가와 실력이 비슷하지 않으면 그 장면의 작화수정을 못하며 했다간 오히려 작화를 망칠 수 있다. [11] 작화감독이 액션 신을 수정할 능력이 없으면 액션 신의 작화가 작화수정 없이 그대로 올라가서 액션 신의 그림체가 달라지거나 작화가 붕괴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작화감독이 얼굴만 다듬는 직책이었다면 작화감독은 일러스트레이터 출신들이 하고 있었을 것이며 타카다 아케미 같은 사람이 작화감독을 하다 욕 먹고 물러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다만 총작화감독은 이러한 업무를 작화감독에게 넘기고 그림체 위주로 수정하는 사람이 맞다. 또한 점점 액션 작화 수정을 못하는 작화감독이 늘어나면서 액션 작화감독이라는 직책이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게 많이 잘못 알려진 원인 중 하나가 트위터나 제작사 공식 홈페이지 같은데서 원화를 공개할 때 질이 높은 걸 공개하기 때문이다. '원화의 질이 이렇게 높으니 작화감독은 하는 게 별로 없겠구나.' 하고 잘못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원화는 대부분 작화감독의 작화 수정이 끝난 최종 원화이다. 심지어 일부 원화가는 원화집을 낼 때 자신의 제1원화가 아닌 작화감독이 수정을 넣은 원화를 넣어 자신의 실력을 포장하기도 한다.
  • 작화감독이 많으면 제작 현장이 막장이다?
한국에서 유독 잘못 알려진 것이다. 주로 작화가 망하거나 방영 중 중단되는 애니들이 작화감독이 4~10명씩 붙어있는 경우가 많아서 마치 작화감독이 많으면 제작현장이 무조건 막장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절반만 들어맞는다. 오히려 대다수는 작화감독이 많이 투입되면 작화 품질이 더 좋아진다. 제작 기한은 과거와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는데 대신 작화감독을 많이 둠으로써 한 명의 작화감독에게 주어지는 원화의 장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을 덜고 수정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20세기 애니에 비해 21세기 애니는 캐릭터 디자인의 질이 좋아지고 그만큼 선도 세밀하고 많아진 데서 비롯된다. 특히 2010년대 후반부터는 조금이라도 그림체가 무너지거나 틀어지면 욕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1화부터 작화감독을 4명 이상 씩 투입하는 애니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면 그림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1화부터 작화감독이 다수 있고 3~4화 이후의 작화감독 명단에 큰 변동 없이 로테이션 식으로 돌아간다면 그건 원래 그런 식으로 만드는 애니메이션이다.
그러나 스케줄이 꼬이면 작화 수정을 할 시간과 인력이 없으니 다른 데서 작화감독을 막 불러와서 투입하게 되므로 작화가 박살난다. 간단히 말해서 화수마다 작화감독이 많이 투입되는 애니메이션이라고 해도 참여자 명단이 큰 변동 없이 대체로 로테이션 식으로 돌아간다면 작화관리가 잘되고 있다는 뜻이고, 참여자 명단이 수시로 바뀌거나 추가된다면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특히 2010년대부터는 원화와 작화감독 명단에 아예 하청사 이름만 덩그러니 적혀 있는 경우도 다수 보이는데 이는 이미 그 애니의 작업 현장은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작화감독 이름을 일일이 넣을 수 없으니 그냥 하청사에서 모든 작화를 했다는 식으로 퉁치는 것이기 때문. 당연히 하청사에 모든 작화를 맡긴 꼴이니 하청사 실력이 낮으면 바로 작화가 뭉개진다.

6. 관련 문서



[1]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기획 영상이다. 출연하는 인물은 키노시타 유키로 1960년대부터 인터뷰 당시인 2017년까지 꾸준히 작화감독을 해온 베테랑급 인물이다.[2] 드라마에서도 작감이란 용어를 사용하는데, 이때는 시나리오 작가, 연출 감독을 합쳐서 부르는 말이다.[3] 작화감독에 의한 수정은 "작감수정"등으로 불린다.[4] 그래서 보통 감독으로 올라가는 인물들은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영화드라마 등 각종 영상물을 다양하게 접해 깊게 연구한 인물들이 많다. 일례로, 카와모리 쇼지토미노 요시유키의 "애니메이션을 만들려거든 애니메이션을 보면 안된다!"는 말에 3년간 애니 시청을 끊었던 적이 있다.[5] 그래서 2010년대부터는 고령의 애니메이터가 캐릭터 디자인만 담당하고 작화에는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늘었다.[6] 반면 연출은 어느 정도는 대충 그려도 되고 시간적인 여유도 있어 노후에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이 많다.[7] 일례로 체포하겠어 1기 39화는 원래 마츠모토 노리오가 원화와 동화, 작화감독까지 다 하려고 했는데 체력과 시간 문제로 실패하여 결국 다른 스태프들이 보조로 투입되었고, 이에 자신은 스태프 롤에 올라갈 자격이 없다면서 빠져버렸다. 그래서 정작 해당 화에 참가하지도 않았던 캐릭터 디자이너 나카지마 아츠코가 대신 스태프 롤에 오르게 된 것. 또한, 키시다 타카히로처럼 일부 애니메이터들은 자신이 작품의 퀄리티에 만족하지 못했을 경우 크레딧 등재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으며, 정말 퀄리티가 흑역사급으로 나쁠 경우 아예 가명 앨런 스미시를 써버리는 경우도 있다.[8] 40년 이상 작화감독을 해온 베테랑 키노시타 유키는 전에는 연필을 주로 썼으나 오늘날에는 복잡해지는 작화 공정에 맞춰가기 위해 샤프로 그린다고 하며, 그림에 따라 샤프도 5mm와 3mm 2개로 나눠서 사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9분 42초 경부터)[9] 주로 선라이즈 애니에서 사용되는 명칭. 해외에서는 일본식의 작감을 애니메이션 디렉터로 번역하고 있으나 미국의 애니메이션 디렉터는 연출 감독을 의미한다. 동시에 연출감독이라는 용어도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말하는 연출감독과 미국 애니메이션에서 말하는 연출감독은 또 다른 의미인데, 아마도 적절한 번역명이 없어서 동의어가 혼용되기 때문 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나 여타 영상매체에서 말하는 연출감독이란 화면의 배치, 미쟝센의 구성등의 심미적인 완성도를 관리하는 감독을 의미하는 반면 미국 애니메이션에서 말하는 연출감독이란 애니메이팅의 전반적인 총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의미한다. 콘티에서 보여지는 움직임과 타이밍이 실제로 애니메이팅으로 구현했을 때 너무 빠르거나 느려서 말이 안되는 구조라거나, 아무 의미없이 복잡하기만 하거나 애니메이팅 전반적으로 특별히 강조해야 하는 구간이 있다면 기존의 원화를 뜯어 고쳐서 애니메이팅 자체를 안정적/효과적으로 고쳐주는 역할이다. 그러니까 작화감독이 그림체에 관여하는 감독이라면 미국 애니메이션의 연출감독은 움직임의 연출에 관여하는 감독인 셈.[10] 특히 메카닉 작화감독의 경우에는 로봇이나 자동차 같은 메카닉을 잘 그리는 사람이 극히 드믈어 원화로는 움직임의 기초 틀만 올라가기 때문에 원화 애니메이터를 거의 안 따지고 메카닉 작화감독의 실력을 위주로 평가한다.[11] 안노 히데아키마사유키의 그림을 수정하지 못 했다는 이유가 이것이며 카나다 요시노리, 우츠노미야 사토루, 오오히라 신야가 그린 장면에 작화 수정이 거의 안 들어가는 것도 이들의 실력이 작화감독을 능가해서 감히 고칠 수 없기 때문이다.